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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인] 조용필, 5년 만에 ‘주경기장’ 다시 오른다..‘가왕’의 도전 계속

“‘가왕’ 조용필은 나이가 들었음에도 두터운 팬층을 갖고 있어요. 적어도 한국에서는 ‘아미’(방탄소년단 팬덤) 못지 않죠. 그가 50대, 60대 때 이미 주경기장에서 공연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무난히 공연을 마칠 거라 생각해요.”(임진모 대중음악 평론가)‘돌아와요 부산항에’, ‘킬리만자로의 표범’, ‘단발머리’,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바운스’ 등 무수한 히트곡을 남기며 한국 대중가요 최고의 전설로 남은 조용필이 돌아온다.조용필은 오는 5월 13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이하 주경기장)에서 ‘2023 조용필&위대한탄생 콘서트’를 개최하며 다시 한 번 관객들 앞에 선다.좌석 수 6만5599석, 수용 인원 10만명인 주경기장은 가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불리는, 공연장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다. 공연장으로 활용할 때 관객 규모는 5만명 안팎이 되는데 이 역시 국내 최대다. 지난 2018년 데뷔 50주년 콘서트 이후 5년 만에 주경기장에 오르는 조용필에게는 데뷔 55주년, 74세의 나이에 시작하는 새로운 도전이다. ◇ 주경기장과의 ‘20년’ 인연주경기장은 오는 6월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앞두고 있다. 기존 경기장에 열리는 마지막 콘서트를 조용필이 장식하게 됐다. 당분간 주경기장에서 공연이 중단되는 만큼 조용필도 의미가 있던 장소에서 공연 개최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조용필은 국내 솔로 가수 중 가장 먼저 주경기장의 문을 두드린 데 이어 리모델링 전 마지막 공연까지 하며 또 하나의 역사를 쓰게 됐다. 주경기장과 20년간 인연을 맺어온 조용필은 이번 콘서트에서도 홀로 무대를 채우며 자신의 음악 인생에 또 하나의 발자취를 남길 것으로 보인다.조용필은 2003년 데뷔 35주년을 기념해 올림픽주경기장에서 국내 최초로 솔로가수 콘서트를 열었다. 이를 시작으로 2005년 전국투어 ‘필&피스’, 2008년 데뷔 40주년 공연, 2009년 ‘평화기원 희망 콘서트’, 2010년 소아암 어린이 돕기로 개최한 ‘러브 인 러브’(2회), 데뷔 50주년 공연까지 총 여섯 번의 콘서트를 개최하며 ‘7회차 매진’이라는 유일무이한 기록을 냈다.주경기장에서 총 7회의 공연을 마친 조용필은 솔로 가수 중 ‘최다 주경기장 공연’ 기록의 보유자다. 이번 콘서트까지 포함하면 총 8회다. 조용필 외에는 이승환(2007), 이승철(2010), 이문세(2013), 서태지(2014·2017) 등이 주경기장에서 공연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싸이가 지난해 7월 ‘흠뻑쇼’를 개최했다.잠실 주경기장에서 단독으로 콘서트를 개최한 다른 가수들의 체급과 비교해도 조용필의 행보는 독보적이다. 1999년 한국 가수 최초로 H.O.T.가 주경기장에 단독 입성했으며, 2세대 보이그룹 JYJ(2010)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어 엑소(2017)와 방탄소년단(2018)이 나란히 공연을 열었고, NCT드림은 지난해 9월 데뷔 이후 첫 콘서트를 주경기장에서 열었다. 아이유 또한 같은해 여자 솔로 아티스트 최초로 단독 입성했다. ◇ 70대 조용필, 노장에도 굳건한 가창력올해 74살의 조용필이지만 그의 음악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꾸준히 신곡을 발매하고 있으며 최근 공연에서도 전성기 시절 못지 않은 가창력을 자랑했다.아직까지도 조용필에 필적할 경력과 실력을 갖고 있는 현직 가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그만큼 조용필의 자기관리가 뛰어나며, 음악을 향한 그의 열정이 남다르다는 것을 입증한다.조용필은 지난해 11월에는 신곡 ‘찰나’와 ‘세렝게티처럼’을 발매하고 같은 달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2022 조용필&위대한탄생 콘서트’를 개최했다. 코로나19 이후 4년 만에 열린 조용필의 콘서트는 티켓 오픈 30분 만에 총 4만장이 매진되는 기록을 썼다.당시 콘서트를 관람한 관객들에 따르면 조용필은 “오빠” 소리가 나올 만큼 변하지 않는 노래 실력과 퍼포먼스, 전혀 지치지 않는 투혼을 발휘했다. 2시간 10분 동안 23여 곡을 절창으로 소화했을 정도니 말이다.공연기획사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이번 콘서트는 세대를 관통하는 조용필의 명곡을 기억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코로나19 여파로 공연을 즐기지 못한 팬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조용필이 콘서트를 기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4년 가수 서태지를 만난 조용필은 “공연 연출을 위해 뮤지컬 하나를 12번이나 봤다”고 말하기도 했다. 공연에서 한 치의 오차도 용납하지 못하는 완벽주의자인 그의 성격이 드러난 발언으로, 조용필이 이번 콘서트에서는 또 어떤 완성도 높은 무대로 팬들을 열광하게 만들지 기대가 모아진다.임진모 평론가는 “조용필은 음악적 측면에서 세밀한 관리를 해왔다. 자기가 만족할 만한 소리를 위해 모든 걸 통제한 사람”이라며 “보컬의 강도가 20대 못지 않다. 피 나는 자기관리와 준비의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높이 평가했다.공연기획사 인사이트엔터테인먼트 측은 “‘굿바이 서울올림픽주경기장!’이 될 이번 공연은 세대를 관통하는 조용필의 명곡과 함께 상징적인 공간을 기억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03.22 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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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이브K' 역대급 발라더 9인이 전하는 故 이영훈표 발라드

레전드급 발라드 공연 무대가 펼쳐진다. 3일 첫방송되는 SBS '전설의 무대-아카이브K'에서는 진행자 성시경을 포함해 이문세·변진섭·임창정·백지영·조성모·이수영·김종국·폴킴 등 국내 역대급 발라더 9인이 한자리에 모인다. 성시경·이수영·김종국·조성모는 발라드 명곡을 작곡한 故 이영훈 작곡가의 히트곡 메들리를 무대에 올려 기대를 모은다. 이들은 모두 故 이영훈이 작곡하고 이문세가 노래한 국민 가요를 자신의 음반에 리메이크한 기록들이 있는 가수들이다. 성시경은 '소녀' 이수영은 '광화문연가' 김종국은 '기억이란 사랑보다' 조성모는 '깊은 밤을 날아서'를 연이어 부른다. 성시경은 '소녀'를 부른 후 가사 중에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을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떠나지 않아요'라는 가사가 가장 와 닿았다. 보통은 '떠나지 말아요'라는 가사가 대부분인데 어떻게 한글자 차이로 이렇게 차원이 다른 정서를 전달할 수 있는지 이영훈은 천재 작곡가이기 전에 천재 작사가였다"고 말해 모두의 공감을 샀다. 故 이영훈과 콤비로 수많은 발라드 명곡을 남긴 이문세가 직접 출연해 '이영훈의 한국형 발라드'가 남긴 잊어서는 안 되는 대중음악사적 가치에 대해서도 집중 조명한다. 방송은 3일 오후 11시 5분. 김진석 기자 superjs@joongang.co.kr 2021.01.03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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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 뭐하니?' 이문세, 겨울노래 구출작전 유재석과 컬래버 제안

가수 이문세가 '겨울 노래 구출 작전' 합류를 걸고 유재석에게 듀엣 무대를 제안한다. 이문세가 유재석에게 제안한 곡은 무엇일까. 오늘(26일) 오후 6시 30분에 방송되는 MBC '놀면 뭐하니?'에는 '겨울 노래 구출 작전'의 게스트로 'OST계 황제' 김범수와 '가요계 살아있는 전설' 이문세 섭외에 나선 유재석과 데프콘, 김종민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문세 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MBC 최장수 라디오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이하 '별밤')다. 이문세는 12년간 '별밤지기'로 유재석을 비롯한 많은 별밤 가족들의 청소년기를 함께 했다. 유재석은 이문세가 직접 만든 '별밤'의 로고송을 그의 반주에 맞춰 열창한다. "이 노래만 들으면 뭉클해"라며 자신의 추억 치트키 음악을 요청한다. 오직 '별밤'에서만 들을 수 있었던 곡의 정체는 무엇일지 궁금증을 끌어올린다. 공개된 사진에는 이문세가 노래하는 모습에 감동한 유재석의 모습이 포착됐다. 감동을 넘어 추억에 과몰입한 유재석의 표정이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약 10년 전 이문세와 유재석의 특별한 인연도 공개된다. 이문세는 '겨울 노래 구출 작전' 합류를 두고 "조건이 있다"라고 발언해 유재석과 김종민을 긴장하게 만든다. 이문세가 유재석에게 듀엣 무대를 제안한 것. 특히 '놀면 뭐하니?'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이문세와 유재석이 함께 노래를 부르는 스틸이 공개돼 두 사람이 함께 구출할 겨울 송은 무엇일지 관심을 자극한다. 유재석과 데프콘이 대한민국 보컬 3대장 '김나박(김범수, 나얼, 박효신)'의 주인공 김범수를 찾아간다. '천국의 계단'의 '보고 싶다', '시크릿 가든'의 '나타나'를 비롯해 '다모', '슬픔보다 슬픈 이야기' 등 다양한 드라마와 영화 OST로 음원 차트를 휩쓸었다. 많은 명곡 중 어떤 곡으로 '겨울 노래 구출 작전'에 함께 할지 기대를 모은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20.12.26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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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면뭐하니' 레전드 이문세 등장, 유재석·김종민 '떼창'

이문세가 겨울송 구출작전에 동참한다. 26일 방송되는 MBC ‘놀면 뭐하니?'에서는 ‘겨울 노래 구출 작전’의 게스트로 이문세를 섭외하기 위해 연습실을 찾은 유재석과 김종민의 모습이 공개된다. ‘대한민국 가요계의 살아있는 전설’ 이문세는 ‘옛사랑’, ‘소녀’,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붉은 노을’ 등 셀 수 없이 많은 히트곡을 만들어낸 주인공이다. ‘콘서트의 황제’이자 ‘연예인들의 연예인’으로 통하며 빅뱅, 성시경, 임재범, 김범수, 규현, 아이유 등 내로라하는 후배 가수들의 리메이크로 시대와 세대를 초월해 큰 사랑을 받는 레전드 중의 레전드다. ‘겨울 노래 구출 작전’에 이문세를 섭외하기 위해 나선 유재석과 김종민의 존재감 넘치는 비주얼이 시선을 강탈한다. 빠글빠글한 ‘핑클파마’에 ‘MBC 청룡’이 적힌 야구 점퍼를 입은 유재석과 장발에 ‘청청 패션’으로 복고의 끝을 보여주는 김종민은 타임머신을 타고 8090 시대로 돌아간 듯하다. 설렘을 가득 안고 연습실의 문을 연 유재석과 김종민은 들려오는 이문세의 노래에 흠뻑 빠져 그대로 멈춰버렸다고. 이문세의 노래에 맞춰 자연스럽게 ‘떼창’을 부른 유재석과 김종민. 그러나 끝날 듯 끝나지 않은 노래에 다소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유재석과 김종민의 파격적인 비주얼에도 아랑곳 않고 2절까지 노래를 부른 이문세는 뒤늦게(?) 두 사람을 발견하고 놀라워 했다. 노래 한 곡을 다 부를 동안 투명인간이 된 상황에 유재석이 “이러고 있는데, 이제 보셨다고요?”라고 묻자 이문세는 ‘별밤지기’ 다운 입담으로 현장을 폭소케 만들었다. 유재석은 그의 목소리를 들을 때마다 “라디오를 듣고 있는 것 같다”며 감탄의 찐 리액션을 연발하는 가하면 학창 시절부터 신인 때까지 ‘별이 빛나는 밤에’와 함께 한 ‘별밤 가족’이라고 밝혀 이문세를 흐뭇하게 만들었다. 특히 유재석은 자신에게 이문세의 목소리는 그 시대로 돌아가게 해주는 ‘추억의 버튼’이라며 그의 입담을 동경했다고 고백하기도. 첫만남부터 유재석과 김종민의 떼창을 유발한 이문세의 곡은 무엇일지, ‘겨울 노래 구출 작전’에 이문세를 섭외하기 위해 어떤 이야기들을 나눴을 지 궁금증을 끌어올린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12.25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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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세X존 레전드 섭외"…'놀면뭐하니?' 역대급 겨울 소환송 완성

'놀면 뭐하니?'가 2020년 크리스마스와 다가오는 2021년 신축년 새해에 선물 같은 시간을 전한다. MBC ‘놀면 뭐하니?'의 ‘겨울 노래 구출 작전’은 오는 26일과 내년 1월 2일 총 2주에 걸쳐 방송된다. ‘놀면 뭐하니?’ 측은 25일 “탁재훈·윤종신·김범수·이문세·존 레전드 등 살아있는 레전드 가수들의 겨울 소환 송으로 2020년 크리스마스와 2021년 새해에 선물 같은 시간을 선사해 드릴 예정이다"고 밝혔다. 지난주 갑작스러운 결방의 아쉬움을 달래 줄 초특급 게스트의 등장이 예고됐다. ‘겨울 노래 구출 작전’에 대한민국 가요계 전설인 이문세가 합류한 것에 이어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팝스타 존 레전드(John Legend)가 ‘겨울 노래 구출 작전’을 위해 깜짝 선물을 보내온 소식이 전해진 것. 앞서 본캐 유재석과 시청자가 함께한 라이브 방송에서 겨울 소환 송으로 수많은 추천을 받아 이문세와 존 레전드의 노래가 플레이리스트에 선정됐다. 특히 존 레전드의 ‘브링 미 러브(Bring Me Love)’는 유재석이 요즘 흠뻑 빠져 있다며 추천했던 곡으로 존 레전드 측에서 라이브 방송을 보고 먼저 연락을 해왔다고 해 놀라움을 자아낸다. 존 레전드는 유재석과 한국 팬들을 향한 메시지와 함께 직접 피아노를 치며 ‘브링 미 러브(Bring Me Love)’를 부르는 영상을 보냈다고 해 기대를 모은다. 또한 이번 주 방송에서 유재석과 김종민이 ‘겨울 노래 구출 작전’에 이문세를 섭외하기 위해 직접 나선 모습도 공개된다. 대한민국 가요계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그가 이번 프로젝트에 합류하게 된 이유와 과정은 어땠을 지 관심이 쏠린다. ‘겨울 노래 구출 작전’은 일리노이주에 위치한 유재석의 ‘유(YOO)니버스’ 하우스에서 열린다. 붉은 벨벳 슈트와 중절모, 멋스러운 선글라스로 크리스마스 ‘패셔니산타’가 된 유재석과 루돌프 데프콘의 오프닝을 시작으로 안방극장에 흥과 온기가 가득한 겨울을 가져다줄 전망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12.25 0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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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세기 힛-트쏭' 무르익는 가을감성 '진한 여운'

'이십세기 힛-트쏭'이 촉촉한 가을 감성과 함께 진한 여운을 전했다. 23일 방송된 KBS Joy '이십세기 힛-트쏭' 31회는 '가을 탑승! 무르익는 갬성 힛-트쏭 10'을 주제로 꾸며졌다. 그 시절 특별했던 가을 노래들을 품고 시청자들을 만났다. 이날 '이십세기 힛-트쏭' 1위의 영광은 전람회의 '기억의 습작'에게 돌아갔다. 김동률 특유의 울림과 어우러진 '기억의 습작'은 '이십세기 힛-트쏭' 스튜디오는 물론 안방을 가을 감성으로 물들이기 충분했다. '기억의 습작'에게 다시 한번 히트를 안긴 영화 '건축학개론'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었다. '이십세기 힛-트쏭'은 '건축학개론'의 명장면들을 다시 한번 돌아보는 것은 물론 영화 흥행 이후, 전람회의 1집 판매량이 70배 상승한 사연을 공개하며 추억을 소환했다. '이십세기 힛-트쏭'은 '기억의 습작' 외에도 이용의 '잊혀진 계절', 김광석의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정일영의 '기도', 패티김의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토이의 '여전히 아름다운지', 김지연의 '찬바람이 불면', 뱅크의 '가을의 전설', 서영은의 '가을이 오면', 최연제의 '너의 마음을 내게 준다면' 등 가을의 정취가 물씬 느껴지는 '힛트쏭'들을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감성이 충만해진 만큼, 특별한 라이브 무대도 만나볼 수 있었다. 먼저 '쏭맨'(임준혁)은 이용으로 변신, '잊혀진 계절'을 선사했다. 그는 이용 특유의 제스처까지 완벽하게 카피하며 '이십세기 힛-트쏭' 스튜디오를 감탄과 박수로 가득 채웠다. 김희철 역시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그는 변진섭의 '로라'를 선곡해 진한 여운이 담긴 라이브 무대는 물론 유노윤호와의 깜짝 전화 인터뷰를 통해 2002년 타임캡슐 에피소드를 소환하는 등 '이십세기 힛-트쏭'의 주인장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이밖에도 하루 200회 이상 전파를 타며 '최다 일일 방송곡'으로 기네스북에 오른 '잊혀진 계절', "가을이 오면 네 목소리가 생각난다"라고 칭찬해준 '가을이 오면'의 원곡 가수 이문세의 이야기, 딸 최연제의 가수 활동에 반대했던 선우용녀의 사연 등 특별한 비하인드 스토리들이 공개돼 호기심을 자극했다. 고(故) 김광석 특유의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라이브 무대들, 상반된 매력이 빛나는 이미자와 패티김의 'Yesterday' 듀엣 무대, 유희열의 반주 때문에 뜻하지 않게 원키로 '여전히 아름다운지'를 소화하는 김연우의 모습은 물론, '기도'하면 떠오르는 드라마 '가을동화'의 명장면, '찬바람이 불면'과 함께 생각나는 최수종의 데뷔작 등 희귀 영상들이 대거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잊고 있던 추억의 명곡을 재소환하고 트렌디한 뉴트로 음악 감성을 만날 수 있는 '이십세기 힛-트쏭'은 매주 금요일 오후 8시 KBS Joy에서 방송된다. KBS Joy는 Skylife 1번, SK Btv 80번, LG U+tv 1번, KT olleh tv 41번 그리고 KBS 모바일 앱 'my K'에서 시청할 수 있으며, 지역별 케이블 채널 번호는 KBS N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이십세기 힛-트쏭'의 더 많은 영상은 주요 온라인 채널(유튜브, 페이스북) 및 포털 사이트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2020.10.24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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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S] "55년간 나의 우상"…후배들이 말하는 남진[종합]

가수 남진의 55주년을 축하하기 위해 후배들이 뭉쳤다. 국민학교 시절부터 우상이었던 남진은 지금까지 현재진행형 레전드로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중가요의 길을 개척해온 남진은 "무대를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다보니 아쉬운 마음"이라면서 트로트 부흥에 책임감을 느꼈다.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63시티 컨벤션에서 남진 55주년 헌정식이 열렸다. 남진의 음악 인생 55주년을 축하하고 기념하기 위한 자리로, 후배 가수들이 함께 했다. 기자회견에는 설운도·조항조·진성·이자연·알리·육중완밴드가 참석했다. 마이크를 잡은 남진은 "55년 동안 슬럼프가 3번이 있었다. 그 3번의 슬럼프를 이겨낼 수 있는 원동력은 팬들의 사랑이었다. 힘들 때마다 사랑해주신 팬들이 있기에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고 감격했다. 대한가수협회 이자연 회장은 "55주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어렸을 때부터 남진 선배님의 노래를 좋아했다. 농업시대부터 산업화시대를 이어가는 우리 국민들을 위로하고 희망을 심어주는 노래를 불러주신 분"이라면서 남진의 헌정식에 영광스럽다는 소감을 밝혔다. 남진 55주년 헌정 앨범 추진위원장인 김광진 회장은 "이 프로젝트를 1년 전부터 했다. 지난해 제작발표회를 하고 오래 걸렸다. 정성들여 만든 시간도 있었고 코로나 19로 제작이 어렵기도 했다. 이렇게 헌정식을 열 수 있게 되어 기쁘다"고 말했다. 또 "우리 국민을 행복하게 했던 가수가 남진이다. 후배들은 남진처럼 오래도록 왕성하게 가수 활동을 하길 희망한다. 그래서 남진을 존경하는 후배들이 모여 헌정 앨범을 내고 헌정식을 열게 됐다. 이런 자리는 처음"이라면서 "남진의 오랜 친구로서 이런 행사를 추진할 수 있어 기쁘고 행복하다"고 덧붙였다. 후배들도 남진의 팬을 자처하고 55주년을 함께 기뻐했다. 설운도는 "어릴 때부터 선배님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가수의 꿈을 키웠다. 선배님의 격려의 한 마디가 오늘날 이 자리에 설 수 있는 큰힘이 됐다. 55주년 헌정공연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선배님처럼 끊임없는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이번에 남진 선배님 노래를 하면서 철학이 있고 애환이 있고 감동이 있는 노래라는 것을 느꼈다. 가왕이라는 것이 저절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남진과 악수했다. 조항조는 "남진 선배님 노래 인생동안 수고많으셨고 축하드린다. 대중가수는 대중 위에 군림하는 게 아니라 대중과 가까이 하는 존재라는 가치를 느끼게 해주신 분이다. 앞으로도 귀감이 되어주시길 바란다"고 인사했다. 진성은 "55주년이라는 금자탑은 아무나 쌓는 것이 아니다. 내가 국민학교 시절에도 우상이었고 지금도 우상이다. 전설이다. 앞으로도 건강을 계속 유지하셔서 60년, 70년 계속 살아있는 본보기로 남아계시면 우리 후배들도 뒤를 따라 열심히 하겠다"고 남진의 활동에 감탄했다. 알리는 "선배님 음악에서 '미워도 다시 한 번'이라는 곡을 불렀다. 내가 태어나지도 않았던 시절 나온 곡인데 공부하면서 내 스타일로 편곡했다"면서 "이런 헌정 앨범 방식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육중완밴드는 "중학교 장기자랑할 때 '둥지'를 불렀다. 55주년 기념 앨범에 함께 하게 되어 영광이다. 정말 하늘과 같은 선배님이라 우리 밴드에게 너무나 큰 의미가 있다. 역사적인 발자취에서 함께 축하할 수 있어 영광이다"고 말했다. 남진은 헌정앨범뿐 아니라 방송으로도 후배들과 다양하게 소통 중이다. SBS '트롯신이 떴다'에선 방탄소년단 노래에 도전하고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를 재해석하는 등 색다른 도전도 이어간다. 진성은 "남진 선배님이 계시기에 가능한 프로그램이다. 후배들에 양보와 미덕을 보여주고 계신다.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화기애애하다. 선배님이 마음의 문을 열고 여유를 보여주시는데 정말 대단한 분이라는 걸 느꼈다. 반세기를 노래하는 분 중에서 이런 분이 있구나 싶은 마음"이라고 남진의 예능 활약에 놀랐다. 남진은 "트로트가 요즘에 뜬다고 하는데 훨씬 더 뜰 수 있다. 방송국이랑 타이밍이 안 맞았던 것 같다. 가수들이 정말 더 보여줄 매력들이 많으니 계속해서 트로트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며 지속적인 트로트 장르에 대한 관심을 당부했다. 또 "트로트 쇼 프로그램을 많이 기획했으면 한다. 무대를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다보니 아쉬운 마음"이라는 책임감을 느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20.07.23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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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30주년' 신승훈, "자만 하지 않되, 자부심은 갖겠다"

영원한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은 지난 30년간 사건사고, 구설 한 번 없이 한 눈팔지 않고 오직 음악만 했다. 1990년 1집 '미소속에 비친 그대'로 데뷔해 싱어송라이터로서 지난 30년간 꾸준히 곡을 쓰고 부르며 음악으로 메시지를 전했고, 희노애락을 표현했다. OST 등 프로젝트 음원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11장의 정규 앨범을 내며 가요계 굵고 진한 발자취를 남겨왔다. 1집부터 8집까지는 연속으로 밀리언셀러를 달성했다. 음악을 향한 열정과 성실함엔 쉼표가 없었다. 오늘날 후배 가수들에게 신승훈의 음악이 음학(音學)이 된 이유다. 30주년을 맞아 8일 발표한 스페셜 앨범의 타이틀은 'My Personas'다. 음악이 곧 그에겐 분신과도 같다는 의미다. 히트곡 리메이크곡으로 지난날의 영광을 되새기기 보다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인 가수라는 걸 증명이라도 하듯 신곡 8곡으로 꽉 채웠다. " 세상과 상황에 떠밀려서 음악을 한 적은 없어요. 스스로 결정했고, 그렇기 때문에 결정에 따른 책임을 졌죠. 힘든 순간이 왜 없었겠어요. 그래도 그 위기를 넘겨가며 제 것을 지켜왔다고 생각해요. 자만은 하지 않되, 자부심은 갖고 싶네요." -30주년 소감은. " 인생을 마라톤에 비유를 많이 하지 않나. 어떤 기자가 데뷔 10주년에 '음악 인생에 반환점에 온 것 같다'는 말을 했다. 20주년에도 그런 똑같은 질문이 나왔다. 하지만 그때마다 아직 반환점이 아닌데 왜 그렇게 말하는지 의아했다. 반환점이면 내 음악 인생이 10년, 20년만 남았다는 의미일테니까. 그런데 30주년이 되어보니 이제 좀 반환점이라고 생각할 때가 된 것 같다. 점 하나 찍어두고 바라보는 터닝포인트의 의미에서 반환점 말이다. 신인 시절에 남들은 몰라줘도 점을 꾸준히 찍어서 멀리서 봤을 땐 그 점이 선으로 보일 수 있도록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30개의 점을 찍어왔고 이제 멀리서 바라보니 신승훈이라는 선이 하나 생긴 것 같다. (가요계) 한 획을 긋긴 그었구나 라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코로나19 여파로 공연도 연기되고 계획했던 앨범 계획에도 차질이 생겼다. "많은 걸 계획대로 못해서 속상하긴 하다. 28주년, 29주년에 '30주년에 제대로 할거야'라는 마음으로 기다려왔는데 30주년이 되자마자 날벼락처럼 이런 상황이 벌어졌으니. 전국투어를 한 뒤 미국, 일본 공연도 돌고, '힘들어서 못 살겠다'라는 느낌이 들만큼 열심히 활동하려고 했는데 차질이 생겼다. 세종문화회관 공연도 취소되고 서울 공연도 연기했다. 하지만 전화위복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앨범을 내고 한 달에서 한 달 반 정도 뒤에 공연을 하는데 그렇다 보면 준비를 촉박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에 갑자기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서 공연 순서를 다 엎었다. 노련미 있는 공연을 하려고 했는데 지금은 오프닝부터 팬들에게 충전을 받아야할 것 같아서 무모하리만큼 노래 순서를 바꾸고 초반부터 큰 박수를 받은 연출로 진행하려고 한다. 3월 16일에 내려던 앨범이 미뤄져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곡을 선공개했는데 사실 이 노래는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듣는 마니아 노래가 될 수 있었는데 상황과 맞물려 많은 분들에게 위로와 위안을 주는 노래가 된 것 같다. 모두 다 힘들지만, 대한민국은 힘든 순간마다 항상 지혜롭게 다 이겨냈으니 이번에도 잘 이겨낼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30주년 스페셜 앨범에 대해 소개해달라. "앨범명을 'My Personas' 즉 나의 분신 같은 음악들이라고 정한 건 어느 날 봉준호 감독이 상을 받고 '나의 페르소나' 송강호 님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하는데 그 때 나의 페르소나는 뭘까 생각했다. 봉준호 감독에게 송강호 배우가 있었다면 30년간 음악을 하면서 나에겐 페르소나는 곧 음악이었다. 그래서 'My Personas'로 앨범명을 지었다. 총 8곡을 수록했다. 그 중 6곡은 직접 작곡 했다. 리메이크가 아닌 신곡으로 채워서 신승훈은 현재진행형 가수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또 과거의 영광과 시간을 기념하기 보단 충실하게 준비한 신곡으로 30년을 얘기하고 싶었다." -'여전히 헤어짐은 처음처럼 아파서'와 '그러나 우리' 등 더블 타이틀곡으로 한 이유는. "앨범을 내기 전 음악 관계자들에게 모니터를 많이 했는데 의견이 너무 갈렸다. 이 두 노래에 대한 반응이 정확히 반반으로 갈려서 어떤 걸 타이틀로 할까 끝까지 고민하다가 더블 타이틀로 정했다. 그래서 뮤직비디오도 두 편 다 찍었다. 똑같은 배우가 뮤직비디오에서 열연했다. '여전히 헤어짐은 처음처럼 아파서'는 남자 입장에서, '그러나 우리'는 여자 입장에서 바라본 상황을 그려냈다. 사실 한 곡을 타이틀곡으로 해야 마케팅을 하기도 수월하고, 더블 타이틀곡을 하면 집중도가 분산되고 차트 성적에도 도움은 안되지만 밀어붙였다. 전주도 30초가 넘는다. 요즘엔 음원 차트에서 반응이 오려면 전주가 길어도 안 된다고 하는데 그냥 그대로 밀어붙였다." -스스로가 꼽는 자신의 대표곡은. "매년 바뀐다. 이번엔 30주년이기도 하고, 아무래도 지금 이 순간 가장 의미있는 곡은 데뷔곡인 '미소속에 비친 그대'인 것 같다. 그날로부터 30년이 된거니깐." -발라드의 황제, 국민가수라는 호칭이 부담스러웠던 적은 없나. "가끔 농담으로 우리 집엔 왕족이 없다고 한다.(웃음) 발라드의 황제라는 수식어는 때론 족쇄일 때도 있었다. 신승훈은 발라드만 하는 사람, 발라드만 어울리는 사람으로 대중들이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발라드 말고도 재즈, 맘보 등 다양한 음악을 했는데 그럼에도 신승훈하면 떠오르는 대표곡이 '미소속에 비친 그대'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 '보이지 않는 사랑' 등이 떠올라서 그런 수식어가 붙은 것 같다. 국민 가수 수식어는 예전에 반납했다. (웃음) 1993년인가 1994년에 어떤 기자가 '나도 신승훈의 음악을 좋아하고, 와이프도 처제도, 딸도 엄마도 다 좋아한다. 이 정도면 국민가수가 아닐까'라는 기사를 썼다. 그러면서 국민가수라는 수식어가 붙었는데 지금은 아닌 것 같다. 어린 친구들은 내가 활동을 많이 안 해서 잘 모른다. 그럼 국민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할거냐고 누가 묻는다면 또 그건 아니다. 그냥 괜찮은 뮤지션, 아티스트로 남고싶을 뿐이다." -지난 30년간 상업광고를 다 거절하고 음악만 고집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고지식한 면이 있었던 것 같다. 솔직히 후회는 안 한다. 얼마 전에도 광고를 제안 받았는데 안 하게 되더라. 음악을 하는 동안 진정성 있게 하고 싶었고, 고지식해도 음악만 하자는 생각이 있었다. 지금은 그런 생각으로 안 하다보니 계속 안 하게 되는 것 같다. 앞으로도 안할지는 모르겠다. 사람 일은 모르니깐.(웃음) 그런데 상업적인 광고를 찍고 그런 것 보다는 30년간 받은 걸 음악으로 돌려주는 삶을 사는 데 더 집중하고 싶다." -힘든 순간, 위기의 순간은 어떻게 극복했나. "힘든 적이 왜 없었겠나. 슬픈 발라드를 내면 자기 복제라고 질타하는 사람도 있고, '전설 속에 누군가처럼' 같은 노래를 내면 '하던거 하지 너무 실험정신이 들어갔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때마다 고민이 깊었지만, 내 것을, 내 음악을 지키면서 음악을 해왔다. 중간 중간 외로움도 있었다. 단순히 연인에 대한 외로움 말고도 또 다른 형태의 외로움이 찾아왔다. 하지만 그런 걸 잘 이겨냈고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왔기 때문에 30년이 흘러 이렇게 인터뷰를 하고 음악으로 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 같다. 이런 점에서 자만은 하지 않되, 자부심은 갖고 싶다." -신승훈 음악의 강점은. "모나지 않음과 친숙함, 신뢰도인 것 같다. 신승훈 음악 듣고 욕 한 적은 없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썩 좋아하지 않을지언정 이상하진 않다는 것.(웃음) 또 (신승훈을 좋아하진 않더라도) 좋아하는 곡 중에 신승훈 노래가 한 곡 정도는 있다는 것. 그런 게 강점이지 않을까." -앞으로 어떤 음악 인생을 걸어나가고 싶나. "30년 동안 거의 쉬지 않고 음악만 했다. 음악도 한 게 아니라 음악만 했다. 앞으로 가야할 행보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후배들이 조언을 많이 구한다. 이문세, 조용필 선배님 발자취를 보면서 나 역시 따라가고 있지만, 나도 발자국을 크게 많이 남겨서 후배들이 편안하게 쫓아올 수 있도록 하고 싶다. 동서남북으로 왔다갔다 하지 않고 한 방향으로 가겠다." 김연지 기자 kim.yeonji@jtbc.co.k 사진=도로시컴퍼니 2020.04.08 08:00
축구

[차붐-배철수 단독인터뷰]"라디오계의 '차붐'이고 싶어요, 추천곡 My Way"

'두 거장'이 만났다.한 명은 한국 축구의 위대한 '전설' 차범근(65)이다. 또 다른 한 명은 한국 음악의 '선구자' 배철수(65)다.1970년대와 80년대 한국의 불모지였던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해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는 찬사를 받았던 '발의 거장' 차붐, 락밴드 송골매 기타리스트로 한국 음악계에 획기적인 파란을 주도했던 '손의 거장' 배철수.동갑내기인 두 거장은 지난 달 17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첫 만남을 가졌다. 축구장은 축구 경기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락콘서트가 열리는 장소이기도 하다. 둘 모두에게 의미가 깊은 무대였다.서로 다른 분야의 전설들이 왜 마주했을까.'축구'라는 공통분모가 이들의 만남을 성사시켰다. 배철수는 이미 알려진 대로 '축구광'이다. 축구에 대한 해박한 지식도 자랑한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차붐의 열렬한 팬이다.차붐에게도 배철수는 동경의 대상이다. 특히 국내 최장수 팝 전문 라디오 프로그램인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배철수는 차붐에 대한 숱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차붐을 위해 배철수가 차붐의 편에 서서 대신 분개하고 싸워줬다. 차붐은 이에 대한 고마움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는 자리를 기다려왔고 이번에 성사된 것이다.두 거장은 오다가다 마주친 적은 있지만 직접 대화를 나눈 것은 처음이다.차붐이 "생일이 어떻게 되세요?"라고 묻자 배철수는 "제가 3달 느립니다"라고 답했다. 차붐은 5월 22일, 배철수는 8월 18일생이다.차붐이 "동안이세요"라고 하니 배철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이 생각해요. 제가 군대를 갔다 와서 데뷔를 했거든요. 그런데 사람들은 바로 데뷔한 줄 알아요. 저를 그냥 3개월 동생으로 해주세요. 하하"라고 호탕하게 웃었다.둘의 통성명이 끝나자 인터뷰 질문지는 따로 필요 없었다. 두 거장은 인터뷰라는 것을 잊은 듯 그동안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쏟아냈다. 오랜 동갑내기 친구를 만난 느낌이었다. 축구 이야기로 시작해 인생 이야기로 그리고 서로를 향한 존경심까지 표현했다. 마지막에는 사회의 존경받는 어른으로서 고통 받는 지금의 청춘들에게 조언도 던졌다.3시간 가까이 나눈 두 거장의 뜨거웠던 대화를 소개한다. ◇우정의 시작 "차 감독님은 나를 당연히 모르셨을 것이다. 나만의 짝사랑이었다."배철수가 차붐을 향해 고백한 말이다.둘의 첫 만남은 고등학교 시절로 올라간다. 경희고에서 음악을 하던 배철수는 경신고 축구부 슈퍼스타 차붐의 경기를 보고 빠져버렸다. 배철수(이하 배) : 저는 감독님을 고 1때부터 알았어요. 제가 경희고를 나왔거든요. 저희 학교도 축구를 잘했단 말이죠. 경신고랑 결승에서 만날 때도 있었어요.차범근(이하 차) : 맞아요. 그때 경희고도 정말 잘했지요.배 : 경신고랑 축구 경기를 하는데 모두가 '저기 빠른 애는 누구야?'라고 깜짝 놀랐죠. 애들이 쟤는 청소년 대표라고 말해 주더군요. 그 빠른 애가 차 감독님이었습니다.차 : 그때는 제가 빨랐었죠. 하하.배 :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했을 때 한국에서 TV로 많이 봤습니다. 그런데 당시에 한국 축구를 보다 분데스리가를 보니 너무 스피디했어요. 그래서 방송국에서 필름을 빨리 돌린다고 했어요. 그걸 또 믿었죠. 하하.차 : 배철수 씨도 대학가요제 상도 타시고, 늘 관심이 있었어요. 아내가 음대를 나와 더 관심이 많았어요. 음악은 어떤 분야에도 다 연결이 돼 있는 것 같아요. 독일 진출 초반에는 여유가 없어 음악을 잘 듣진 못했지만 적응한 뒤에는 많이 들었죠. 아침에 일어나면 항상 음악을 들었어요. 음악은 사람을 차분하게 만들어줍니다. 긴장해 있는 선수들은 빠른 음악을 들으면 안 됐어요. 클래식을 좋아하고 대중가요도 자주 들었습니다.송골매 음악을 좋아했냐는 질문에 차붐은 잠시 머뭇거렸다. 그러자 배철수는 "왜 그런 곤란한 질문을 하고 그래요"라며 질문을 막아 나섰다.◇축구라는 공통분모 "축구는 잘 못하지만 애호가로서 오래 봐왔습니다. 보는 축구는 내가 전문가 수준입니다. 하하."축구라는 주제로 나눈 대화에서도 배철수가 차붐과 당당히(?) 맞설 수 있었던 이유다. 해박한 축구 지식에 차붐도 놀라는 눈치였다. 자연스럽게 두 축구 전문가의 심도 깊은 의견이 오갔다. 차 : 축구를 잘 하신다고 들었어요. 연예인 축구단에서도 활약을 했지요?배 : 축구를 너무 좋아했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축구부에 들어갔어요. 거기서 잘 했으면 축구 선수가 됐을 텐데 그러지 못했죠. 고교 때부터 시간만 나면 축구를 했어요. 대학에서도 군대에서도 체육대회를 하면 무조건 축구를 했죠. 차붐처럼 빠른 것은 아니었지만 날렵했어요. 제가 공을 몰고 가면 상대가 못 쫓아오고 그랬어요. 연예인 축구단도 했는데 꽤 열심히 했어요. 80년대 중반 최백호, 이문세, 주병진 등과 함께 앵무새 축구단에서 활동했죠. 연예계 최강 팀이었어요. 2002년에는 월드컵 성공을 기원하면서 전국을 돌면서 경기를 했고, 포항축구전용구장에서 시합도 해봤어요. 하지만 지금은 은퇴했습니다.차 : 배철수 씨를 보면 요한 크루이프가 생각나네요. 하하. 크루이프가 날렵한 스타일이에요. 저도 축구는 이제 안 해요. 축구를 하면 자꾸 다쳐서 못 해요.배 : 저는 데니스 베르캄프를 좋아했어요. 아스널 때 전성기였죠. 그래서 아스널도 좋아해요. 프리미어리그 경기를 현장에서 두 번 봤는데 한 번은 아스널과 퀸즈 파크 레인저스 경기였어요. 당시 박주영 선수가 아스널에 있을 때죠. 경기에는 나오지 않았어요. 또 한 번은 맨체스터 시티와 퀸즈 파크 레인저스 경기였어요. 프리미어리그를 보면 3골 넣었는데 악착같이 더 해서 5골을 넣더라고요. 그만 좀 넣지, 이건 너무 심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어요. 하하.차 : 브라질월드컵에서 독일은 브라질에 7골을 넣었잖아요. 그렇게 하는 것이 축구죠.배 : 한국 축구 특히 K리그가 인기가 없어요. 우리 애가 K리그 한 번 보고 싶다고 해서 몇 년 전에 경기장을 한 번 갔어요. 그런데 왜 이렇게 수비만 할까요. 양팀 통틀어 유효슈팅이 각팀 당 1개씩 하고 0-0으로 끝났어요. 애 보기가 창피했죠. 애도 집에 가면서 정말 재미없다고 말하더군요.차 : 분명 문제가 있죠. 골키퍼가 공을 잡으면 빨리 던져서 경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골키퍼 코치들을 만나면 다 이런 이야기를 해요. 그런데 경기에서는 잘 안 되는 것 같아요. 이기는 데만 너무 신경을 쓰다 보니. 물론 승리가 중요하죠. 그러나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것이 있어요. 빠른 경기, 깨끗한 경기가 필요해요. 세계 축구 흐름에 따라가야 합니다. 한국 대표팀도 그렇게 바뀌고 있어요. K리그 팀들도 그렇게 가야만 합니다.배 : 요즘 선수들은 차 감독님 현역 시절처럼 열심히 뛰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어요. 차두리도 열심히 뛰어서 팬들이 다 좋아하는 거잖아요.차 : 선수 수준이 높건 낮건 최선을 다해 뛴다면 감동이 옵니다. 월드컵을 봐야 감동이 오는 게 아니죠. 어떤 경기라도 최선을 다하는 게 보이면 팬들은 운동장으로 오게 돼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선수는 죽어라 열심히 뛰어야 합니다. 그 다음이 감독의 전술이죠.배 : 저는 스포츠의 교육적 문제를 방송에서 얘기를 많이 했어요. 요즘 학교에서 국영수 하느라 예체능을 없앤다고 해요. 이게 무슨 짓이냐고 화를 냈어요. 제 생각에는 국영수보다 예체능이 더 중요합니다.차 : 한국은 생활 체육을 많이 시켜야 합니다. 독일은 직장이고 학교고 다 체육이 생활화 돼 있어요. 한국은 엘리트만 체육을 하죠. 선진 사회, 좋은 사회는 공정하고 깨끗한 사회입니다. 이런 삶 속에는 스포츠가 있어요. 스포츠는 룰이 있어요. 페어플레이가 녹아 있죠. 스포츠가 생활화 돼 있으면 남에게 피해를 주거나 방해를 하지 않으려 합니다. 상대를 배려하게 됩니다. 또 스포츠를 통해 혼자 살아갈 수 없다는 걸 배우게 되죠.◇1998 프랑스월드컵의 상처 배철수는 조심스럽게 1998 프랑스월드컵 이야기를 꺼냈다.배철수가 방송에서 격분했던 내용이다. 차붐이 감독 지휘봉을 잡았던 프랑스월드컵은 가장 큰 아픔 중 하나다. 대회 도중 경질됐다. 차붐은 배철수를 향해 20년 전 아픔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J-PHOTO DB배 : 1998년 프랑스월드컵은 제가 방송에서 이야기를 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부끄러운 사건이었습니다. 정말 미개한 국가도 아니고. 대회 중간에 감독을 경질하다니요.차 : 그렇게 말씀해주셔서 감사합니다.배 : 저 혼자 격분한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었고. 정말 너무 부끄럽더라고요.시간이 지났으니 조심스럽게 물어보겠습니다. 그때 경질 통보를 받았을 때 어떠셨나요.차 : 중압감이 있었죠. 프랑스로 가기 전부터 기류들이 있었어요. 월드컵 전에 호주랑 경기를 했는데 0-2로 졌어요. 최종엔트리를 구상하기 위한 실험 무대였죠. 그런데 어느 한 신문 기자가 경질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어요. 한 달 뒤에 홈에서 일본을 이겨서 분위기를 반전시키는가 했는데 중국과 평가전에서 (황)선홍이가 다쳤어요. 선홍이는 우리의 에이스였죠.배 : 아 그 중국 수비수... J-PHOTO DB차 : 선홍이를 놓고 갈 수 없었어요. 상황을 봐야 하니까. 경과를 보니 사실 뛸 수 없었던 상태였어요. 이런 상황에서 선홍이가 뛸 수 있는데 안 뛰는 것처럼 보도가 나왔어요. 진통제를 맞으면 뛸 수 있다는 인터뷰도 나오고. 상황이 와전됐고, 첫 경기 멕시코전에 지니까 바로 해임설이 돌았어요. 다음 경기 네덜란드전에서 지니까 바로 그렇게 됐어요.배 : 솔직히 네덜란드는 실력차가 많이 나는 팀이었죠.차 : 이전 대표팀 감독 제의를 2번 거절하고 더 이상 거절하지 못해 승낙한 거였어요. 열심히 해서 본선까지 올려놨는데 안타깝기는 했죠. 하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괴롭힘을 받았고 막상 그렇게 되니 약간은 후련했어요. 그 무거운 책임을 안 져도 되니까. 나 스스로 사퇴는 못하겠다고 했어요.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고 했어요. 나를 그만두게 하려면 당신들이 해임을 시키라고 했죠. 더욱 화가 난 건 나 이후에 조광래를 그렇게 경질시킨 겁니다. 나 하나로 만족하지 못하고 또 그런 사례를 만든 거죠. 외국인 감독에게는 관대한 경우가 많았어요.배 : 외국인 감독 중에서도 거스 히딩크 감독만 성과를 낸 것 아닌가요.차 : 히딩크 감독도 월드컵 전에 계속 지니까 나보고 계속 해임해야 한다는 인터뷰를 해달라고 요청이 왔어요. 난 그렇게 못한다고 했어요. 때에 따라서는 처방이 될 수는 있지만 모든 것을 다 해임으로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배 : 2006 독일월드컵에서도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었어요. 차두리를 독일월드컵에 안 데려 간 것이죠. 독일 현지에서 뛰고 있는 선수를 뽑지 않다니. 제가 차두리 스타일을 좋아해요. 제 축구 스타일이 차두리와 비슷합니다. 하하.차 : 방송에서 (차)두리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고 들었어요. 부모 마음은 어쩔 수가 없나봐요. 제 아들 변호를 배철수 씨가 많이 해주니 정말 감사하더라고요. 두리도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고요.차두리 이야기를 할 즈음 차두리가 인터뷰 장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차두리 역시 배철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 방문했다. 차두리는 "예전에 뵌 적이 있지만 뜻 깊은 자리라 인사를 드리러 왔습니다"라고 정중히 악수를 건넸다. ◇서로를 향한 존경 차붐은 분데스리가에서 98골을 넣으며 최고의 외국인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더욱 대단한 기록이 분데스리가에서 뛰며 퇴장을 단 한 번도 당하지 않았다. 옐로카드 1장이 전부다.배철수는 1990년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시작한 뒤 무려 28년을 이어오고 있다. 100% 출장 기록이다. 지각 한 번 없었다. 한국 팝 음악 최장수 프로그램이다.찬사가 아깝지 않은 두 전설의 행보다. 배 : 분데스리가에서 오래 선수 생활을 했는데 퇴장은 없고 경고 한 장을 받았다는 사실에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이것만 봐도 차범근이 얼마나 깨끗한 사람인지 알 수 있습니다.차 : 나 정말 페어한 사람이야. 하하. 상대를 해코지 하는 건 생각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배철수 씨도 라디오를 오랫동안 하셨어요.배 : 다른 재능이 많았다면 이것저것 했을 텐데 재능이 이것(라디오 DJ)밖에 없어서 이거라도 잘 하자는 마음이었어요. 직장생활이죠. 28년째입니다. 8년 정도 했을 때 10년 까지만 하고 외국에 나가서 살다오려고 했어요. 20년 때도 그만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지금까지 왔어요. 지각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제 자신한테 놀라운 것은 28년 동안 아파서 못 나온 적도 없다는 거죠.차 : (허리를 굽혀 악수를 청하면서) 저의 10년 경고 한 장과 비교도 안 될 정도입니다.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수가 없네요. 철저한 자기 관리가 없다면 그렇게 못 합니다.배 : 따로 몸관리 하는 것은 없습니다. 저는 술을 마시지 않습니다. 방송 때문에 자제하는 건 아닌데 군대에서 전역한 후 마시지 않게 됐습니다. 제 몸에는 알코올을 분해하는 요소가 없는 것 같습니다.차 : 저도 술을 잘 먹지 않습니다. 선수 시절에는 운동 때문에 못 먹었고, 지금은 와인 한 두 잔 정도 즐깁니다.배 : 저는 원래 인터뷰를 잘 하지 않습니다. 할 이야기도 별로 없고요. 라디오에서 말을 할 수 있는 시간이 2시간이나 있는데 굳이 다른 매체에 가서 인터뷰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차 감독님과 함께 하는 인터뷰라 응하게 됐어요. 워낙 차 감독님을 좋아했습니다. 축구인으로서 행보도 좋아했어요. 정말 나이스한 분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늘 제가 짝사랑 하고 있었죠. 전 '라디오계의 차범근'이고 싶어요.◇차붐을 위한 음악 마이 웨이 팝 전문가 배철수가 차붐에게 추천해줄 곡이 있을까. 배철수는 "음악은 내가 좋아하는 음익이 최고입니다. 누가 추천해 주는 것이 아니라 우선 내가 좋아해야 합니다"라고 고개를 저었다.그렇다면 차붐의 현역시절 하이라이트 영상을 만든다면. 어떤 배경 음악이 가장 잘 어울리까. 배철수는 고민 없이 한 곡을 선택했다. 배 : 차붐 정도면 프랑크 시나트라의 마이 웨이를 깔아야죠. 이 음악은 아무에게나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곳저곳 왔다 갔다 한 사람은 안 됩니다. 진짜 외길만 간 분들에게만 마이 웨이가 어울립니다.차 : 배철수 씨도 마이 웨이가 어울립니다.배 : 저는 아닙니다. 평범한 학생이었는데 가요제를 나갔더니 갑자기 상을 주더군요. 또 방송에 불려 다니다보니 노래가 히트가 됐어요. 내가 원하지 않는 삶을 80년 대 내내 살았던 것 같아요. 음악적 재능이 없는데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차 : 재능이 없는데 상도 받나요?배 : 대학가요제 때 신선한 노래가 나와서 반응이 있었던 겁니다. 제가 재능이 있어서 그런 게 아닙니다. 90년부터 라디오 방송을 하게 됐는데 너무나 재미있었어요. 그래서 그때 마지막 앨범을 내고 음악을 끝냈어요. 이후로는 방송만 했어요.차 : 저도 선수생활이 90년대 끝났어요. 그게 그거 아닌가요. 하하.◇청춘들에게 고하다 차붐과 배철수는 축구와 음악이라는 분야의 거장이다. 그리고 분야를 떠나 사회적으로 존경 받는 어른이다. 그들이 청춘이었던 시절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최고의 인물이 됐다. 그들에게 지금 최악의 환경에서 고통 받고 있는 청춘들에게 조언을 부탁했다.두 거장은 "청춘들에게 미안하다"라는 말부터 꺼냈다. 차 : 요즘 젊은 사람들이 굉장히 힘들어 합니다. 나이 든 사람으로서 미안하고 부끄러울 때가 많아요. 배철수 씨를 보고 청춘들이 무언가 느꼈으면 좋겠어요. 28년 방송을 하셨어요. 한 분야에서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젊은 사람들에게 조명이 될 만한 일이죠. 어떤 방법으로든지 우리 젊은이들에게 좋은 영향과 자극, 또 도전이 될 수 있는 삶을 사신 것 같습니다.배 : 감독님과 저는 동갑입니다. 어떨 땐 나이 먹은 것이 부끄러울 때가 있어요. 젊은이들이 존경할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나이가 들면서 현명해지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아요. 차 감독님이 그런 분이라고 생각을 했어요. 칼럼 쓰신 것도 봤는데 정말 생각이 바르고 상식적인 분이었어요.차 : 나이가 들어가는 사람들이 욕심을 많이 버려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요. 젊은 사람들이 보고 따라갈 만한 어른들이 많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배철수 씨와 같은 훌륭하신 분이 있어서 다행입니다. 실제로 젊은 사람들과 소통을 많이 하시니까 젊은이들이 많이 따라올 것입니다.배 : 저 역시 젊은 사람들에게 미안한 생각이 많이 듭니다. 지금 사회 시스템은 기성세대가 다 만든 겁니다. 하루아침에 바꿀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전 젊은 친구들을 만나면 이렇게 얘기를 해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면 대가가 올 것이다. 대가가 나오지 않으면 네 잘못이 아니다. 그렇게 만들어주지 못한 사회와 국가와 어른들 잘못이니 네가 괴로워할 이유가 없다'고. 사회와 국가가 바람직한 쪽으로 변해가야죠.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최용재·김연지·피주영 기자 2018.02.05 10:00
연예

[32회 골든] “조용필→H.O.T→싸이”… 대상으로 본 한국대중음악 흐름

올해로 32회째를 맞은 골든디스크는 가요시장의 성장과 함께 그 전통과 권위를 이어가는 최고의 시상식으로 자리매김했다. 골든디스크 대상 수상자는 한국 대중가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영광의 얼굴이자, 역사의 산증인이 되는 셈이다. 역대 대상 수상자를 살펴보면 조용필·이문세·신승훈 등 가요계 전설부터 춤바람을 일으킨 김건모, 원조 아이돌그룹 H.O.T, 신비주의 전략의 승리였던 조성모, 노래 하나로 전세계를 중독시킨 싸이까지 걸출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영광의 서른 두 번째 대상 페이지를 장식할 올해의 주인공은 누가 될까. 제32회 골든디스크는 10일(디지털 음원 부문)과 11일(음반 부문)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되며 JTBC와 JTBC2에서 생중계된다. 잔잔한 1980년대, 전설들의 시작'가왕' 조용필은 '허공'을 대히트시키며 골든디스크 초대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트로트풍의 잔잔한 분위기를 가져가는 곡으로 최근까지도 록커 김종서·국악인 남상일 등 많은 후배들이 재해석했다. 부드러운 멜로디는 발라드라는 장르로 변모하기 시작했다. '발라드의 전설' 이문세가 '사랑이 지나가면'으로 2회 대상을 안았고 변진섭·신승훈이 2연패의 기록을 쓰며 발라드 전성기를 누볐다. 신승훈은 1집부터 10집까지 골든디스크를 10회 연속 수상한 유일한 가수로 '국민가수'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흥폭발 1990년대, 아이돌그룹의 등장 김건모는 1994년부터 1996년까지 대상 3연패를 거머쥐며 대한민국 춤바람을 일으켰다. 1992년 데뷔곡은 비교적 잔잔한 '잠 못 드는 밤 비는 내리고'였는데 '핑계'로 초대박을 터뜨리며 '잘못된 만남' '스피드'까지 대중들의 흥을 자극했다. H.O.T는 아이돌그룹 첫 대상 수상자로 1997년 '행복'으로 영예를 안았다. 이후 아이돌그룹들이 대거 데뷔하며 중고생들의 마음을 훔쳤다. god(2001년 16회)·동방신기(2006년 21회) 등 아이돌 그룹들의 선전은 계속 됐다. 마케팅의 힘 2000년대, 얼굴없는 가수 아이돌그룹의 강세 속에서 솔로 가수들이 설 자리를 잃기 시작했다. 회사들은 새로운 마케팅을 고안했고 그 결과 '얼굴없는 가수'라는 신비주의 전략이 탄생했다. 조성모는 얼굴을 숨기고 1998년 데뷔앨범 '투 헤븐'을 발매했다. 대신 당시로선 상상할 수 없었던 억대 제작비를 들여 뮤직비디오를 찍었다. 배우 이병헌·김승우·배용준·이영애·이미연 등 톱스타들이 등장했고 신민아·권상우·김하늘 등이 출연 이후 톱스타로 발돋움했다. 조성모는 '슬픈 영혼식'·'아시나요'·'피아노'로 세 번의 대상 트로피를 받아갔다. 2005년부터 2007년까지 3연패를 한 SG워너비 또한 얼굴없는 가수로 데뷔해 '죄와 벌'·'내 사람'·'아리랑' 등을 히트시켰다. 빠른 소비 2010년대, 취향 따라 듣고 사고 SG워너비는 골든디스크 첫 음원대상 주인공이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앨범 판매가 급감한 반면, 음원 시장이 확대됐다. 아이돌그룹이 음반시장을 제패했고 대중들은 노래를 개별적으로 사서 듣는데 익숙해졌다. 이에 음반 판매고로만 수상자를 선정하는 것에 무리가 있다는 판단에 따라, 골든디스크 시상식은 2006년부터 음반과 디지털음원 두 부문으로 나눠 수상자를 선정해오고 있다. 그 결과 SG워너비 이후 아이비(22회)·쥬얼리(23회)·싸이(27회·28회) 등 다채로운 장르의 가수들이 음원대상의 기쁨을 받아갔다. 특히 싸이는 '강남스타일'·'젠틀맨'으로 전세계를 중독시키며 국제가수로 위상을 공고히 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18.01.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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