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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IS] "80세까지 노래했으면"…이장희, 울릉도 벗어난 '포크 전설'
한국 포크의 살아있는 전설 이장희가 6년만에 서울 단독콘서트를 연다. 2004년부터 터잡은 울릉도를 잠시 떠나 두 번째 전국투어로 각지의 팬들을 만난다. 지난해 자신의 집 앞뜰에 울릉천국 아트센터를 건립하고 울릉도 음악 전도사로 활약해온 그는 올해엔 전국 팬들을 만날 기대감에 가득 찼다.그동안 많은 콘서트 제의가 있었지만 거절해왔다는 그는 "그동안 내가 어쭙잖다고 느꼈다. 1975년 대마초 파동으로 음악계를 떠나고 40년 동안 공연을 안 했는데 갑자기 콘서트를 하자고 하니까 해도 되나 싶었다. 괜히 나댄다고 할까 못하겠더라. 그런데 몇 개 공연을 해보니 '내가 노래를 좋아했구나' 깨달았다. 그래서 좋은 기회가 있으면 늘 하고 싶다. 80세까지는 노래했으면 좋겠다"고 이번 전국투어 개최 배경을 전했다.음악활동을 쉬는 동안 이장희는 울릉도 정취에 푹 빠져 살았단다. 미주 한인 최초의 라디오방송인 LA 라디오코리아대표를 비롯한 사업가로 성공가도를 달리던 그는 우연히 찾은 울릉도에 매료되어 사업을 정리하고 정착했을 정도로 울릉도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다. "울릉도는 산이 멋지다, 바다가 멋지다 이렇게 꼽을 수가 없다. 그냥 그 자체에 매력이 있고 볼수록 점점 더 좋다"고 홍보대사를 자처했다. 그러면서 "멋진 곳에서 살면서 농사에도 도전하고 다시 음악도 시작하게 됐다. 비록 농사는 망쳤지만 음악하고 술 마시기엔 울릉도가 참 좋다"고 화통하게 웃었다.울릉도의 좋은 기운을 충전한 이장희는 올해 전국 팬들을 만날 준비를 끝냈다. 3월 8일과 9일 양일간 서울 LG아트센터에서 단독콘서트 '나 그대에게'를 열고 전국투어 시작을 알린다. 국내 1대 세션인 '동방의 빛' 멤버 기타리스트 강근식, 베이시스트 조원익과 함께한다. 50년지기인 이들 셋은 "스무 살 팔팔할 때 만나 음악 이야기로 밤을 샜다. 그땐 판이 귀한 시절이라 어디서 판을 들고 오면 밤새 모여 듣고 그랬다. 대마초 파동에 의해 다들 직업을 바꾸면서 떨어져 살았다. 그러다 이장희가 울릉도에 정착하고서 다시 모이게 됐다"고 오랜 인연임을 알렸다. 이장희는 "50년 지기와 음악 공연하러 다니는 사람은 나밖에 없을거다"고 기뻐하며 "음악이 우리를 연결하고 있다. 내가 노래를 힘차게 하면 조원익과 강근식이 싹 받는다. 음악이라는 유대공간 안에서 말이 필요 없이 통한다. 오랜만에 만나도 통하는 게 있다. 셋이 또 술을 좋아하니까 친구끼리 70세가 넘도록 이어진 귀한 인연이다"고 애정을 보였다.공연에선 전세대가 좋아하는 '그건 너' '한잔의 추억'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등 이장희 대표곡을 들을 수 있다. 최근엔 KBS2 '불후의 명곡'에서 후배들이 히트곡을 재해석하기도 했다. 이장희는 "사실 젊은사람들이 과연 내 노래를 좋아할까 의심스럽다. 젊은 친구들이 너무 잘하지 않나. 우리 할 때와는 다른 차원이다"면서 "옛날과 완전히 다른 분위기라 이질적인 느낌도 들었다. 그러면서도 음악적으로 감탄했다"고 했다. 또 "아직까지 저작권 수입이 적진 않다. 10년~20년 전만 해도 노래방에서 정말 많이 나왔다. 가사가 '마시자~ 한잔의 추억'이러니까 다들 놀면서 많이 부르더라. 저작권수입이라는 것을 상상도 못했는데 아주 감사하다. 땡큐 베리마치"라며 '쿨'한 면모를 보였다.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19.02.13 1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