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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9만1032명이 무박2일 '흠뻑쇼' ..자동차 경주장에서 벌어진 MLB 스피드웨이 클래식

메이저리그(MLB) 역사에 남을 스피드웨이 클래식(Speedway Classic)이 9만1032명 관중의 환호 속에서 끝났다. 강우가 쏟아지는 가운데 대부분의 팬들은 자리를 뜨지 않고 '흠뻑쇼'를 즐기는 장관도 연출됐다.미국 최대의 자동차 경주장인 테네시주 ‘브리스톨 모터 스피드웨이’에서 지난 3일(한국시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오하이오주의 신시내티 레즈가 맞붙었다. 스피드웨이 클래식이라고 명명한 이 한 경기를 위해 나스카(NASCAR·전미자동차경주협회)의 상징과 같은 자동차 경주장이 야구장으로 개조됐다. 일반 야구장 두 배의 크기인 이 경기장에 9만1032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애틀랜타 엘리 화이트가 홈런 2방을 포함해 4타수 2인타 4타점을 쓸어담으며 4-2 승리를 이끌었다. 그의 2회 그의 홈런 타구를 쫓은 중계 카메라에 잡힌 거대한 관중석은 이 경기의 하이라이트였다. 화이트는 이 경기장에서 처음 홈런을 터뜨린 주인공이 됐다. 그의 홈런이 터지자 경주용 자동차가 경기장 바깥쪽 트랙을 돌며 축하했다. 현지 중계진은 "마력(horse power)을 보여줬다"라며 흥분했다. 화이트의 홈런 열기를 식히려는 듯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그라운드는 금세 진흙탕이 됐다. 현지시간 자정을 지나 재개된 이 경기는 스피드웨이 클래식을 즐기는 팬들에게 짜릿한 추억을 선물했다.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고 뛰었고, 관중들은 자리를 지키며 이 특별한 경기를 관전했다.1961년 개장한 브리스톨 모터 스피드웨이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자동차 경주장이다. 타원형 구조로 수용 인원이 약 16만명에 달해 미국 내 최대 규모이고, ‘최후의 위대한 콜로세움(The Last Great Colosseum)’이란 별명으로도 불린다. 나스카 최고 인기 경기인 ‘나이트 레이스’를 1978년부터 개최해왔다. 나스카는 미국에서 NFL(미식축구), 메이저리그 야구 등과 함께 최고 인기 스포츠 중 하나다.스피드웨이 시리즈를 앞두고 이 경기에 MLB 역사상 최다 관중이 들어설지 관심이 모였다. 지난 2016년 테네시대와 버지니아공대의 미식축구 경기가 이곳에서 열렸는데, 15만6990명이 모여 NCAA 미식축구 역사상 최다 관중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역대 MLB 단일 경기 최다 관중은 2008년 LA에 있는 ‘메모리얼 콜리세움’을 야구장으로 개조해서 열린 LA 다저스와 보스턴 레드삭스의 시범경기에 모인 11만5300명이다. 스피드웨이 시리즈는 9만 명 이상이 찾았으나, 이에 미치지 못했다. 다만 MLB 정규시즌으로 한정하면, MLB 최다 관중을 기록한 1954년 9월 12일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와 뉴욕 양키스의 경기(클리블랜드 스타디움, 8만4587명)을 넘어선 것으로 인정 받을 것으로 보인다.야구의 세계화, 관전 문화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MLB는 2010년 들어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하고 있다. 일본, 멕시코에서 MLB 정규시즌 개막전을 여러 번 치렀고, 지난해에서는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가 '서울 시리즈'를 개최했다. 2019년부터는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축구 경기가 열리는 런던 스타디움에서 많은 관중을 모으고 있다. 또한 MLB는 미국 곳곳에서도 특별한 이벤트를 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2021년 옥수수밭에서 치른 뉴욕 양키스와 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정규리그 경기다. 지난 1989년 개봉한 할리우드 영화 ‘꿈의 구장’에서 나온 장면을 현실화한 것이다. 2022년에도 같은 장소에서 경기를 개최했다. 또한 지난해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프로 야구장이자 과거 니그로(흑인) 리그가 열렸던 앨라배마주 릭우드 구장에서 경기를 펼치기도 했다. 김식 기자 2025.08.04 08:54
해외축구

오현규, 유럽파 태극전사 1호골… 전반 9분 만에 선제골

벨기에 프로축구 헹크에서 뛰는 스트라이커 오현규(24)가 2025~26시즌 유럽파 태극전사 공식전 1호 골을 터뜨렸다.오현규는 28일(한국시간) 벨기에 브뤼허 얀 브라이덜 스타디움에서 열린 클뤼프 브뤼허와의 2025~26 벨기에 프로리그 개막전에 선발 출전해 전반 9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콘스탄티노스 카레차스의 전진 패스를 받은 오현규는 중앙으로 드리블하며 기회를 엿보더니 페널티아크에서 오른발로 통렬한 터닝슛을 날려 골대 오른쪽 가장자리에 꽂았다. 수비수 3명이 달려들어 슈팅을 막으려 했으나 오현규의 몸놀림이 워낙 빨랐다.올 시즌 유럽에서 뛰는 한국 국가대표가 공식전에서 넣은 첫 번째 골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8월 16일, 독일 분데스리가 8월 23일 등 유럽 빅리그 개막이 보름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벨기에 프로리그는 이날 개막전을 치렀다.오현규에게도 의미가 큰 골이다 그는 지난 시즌 오현규는 정규리그(플레이오프 포함) 9골로 득점력이 좋았으나 대부분 시간을 벤치에서 보냈다. 정규리그 33경기에 교체 투입됐고, 선발로 뛴 경기는 딱 3경기에 불과했다. 올 시즌엔 정규리그 1라운드부터 당당히 선발로 나서 70분을 소화하며 시원하게 골까지 터뜨렸다.축구 기록 사이트 풋몹은 오현규의 선제골에 기대득점(xG) '0.2'를 매겼다. 통상 그런 위치와 상황에서 공격수가 슈팅했을 때 골이 들어갈 가능성은 20%에 불과하다는 뜻이다. 지난 시즌 리그 3위를 해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 출전하는 헹크는 이미 오현규를 핵심 자원으로 쓸 것임을 예고했다. 황인범이 활약하는 네덜란드 명문 페예노르트가 오현규 영입에 나섰으나 헹크는 협상 테이블로 나서지 않았다고 HLN 등 현지 언론이 보도한 바 있다.2026 북중미 월드컵을 1년 앞둔 홍명보호에도 의미가 작지 않은 골이다. 지난 시즌 해외파 주요 공격수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해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올 시즌엔 시작부터 오현규가 시원하게 득점포를 가동해 기대감을 부풀렸다.유럽파 오현규와 K리거 이호재(포항), 주민규(대전), J리거 오세훈(마치다) 등이 경쟁하는 홍명보호 원톱 경쟁은 더 뜨거워졌다. 오현규의 선제골에도 헹크는 결국 웃지 못했다.안희수 기자 2025.07.28 07:14
스포츠일반

휴온스 창립 60주년 맞아 다양한 스포츠마케팅 활동 눈길

휴온스가 창립 60주년을 맞아 장애인 선수를 고용하는 등 다양한 스포츠마케팅 활동을 펼치며 건강한 기업문화와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고 있다. 특히 출범 5년째를 맞는 휴온스 당구단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23일 휴온스에 따르면 ‘휴온스 헬스케어 레전드’는 지난 15일 개막한 2025-2026 시즌을 선수단 변동 없이 맞으며 힘찬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2021년 제약업계 최초로 출범한 휴온스 헬스케어 레전드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휴온스는 지난 2024-2025 시즌에 정규리그 후반 라운드에서 무서운 기세를 보였다. 팀리그 마지막 5라운드에서 3위를 차지했고, 그 결과 2024-2025 시즌 팀리그 최종 순위 6위로 시즌을 마무리하며 중위권에 안착했다. 한층 단단해진 조직력이 돋보였다. 주장인 최성원과 이상대, 김세연, 차유람, 이신영, 하비에르 팔라손, 로빈슨 모랄레스, 등 모든 팀원이 합심한 결과 안정적인 성적을 거뒀다. 팀원간 결속력을 고려해 휴온스는 지난해 함께했던 팀원 전원 그대로 새 시즌에 돌입했다. 이는 기존 선수 간의 호흡을 믿는 전략으로 팀워크를 중심으로 경기 운영의 안정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는 계산이다. 마침 2025-2026 시즌 개인투어 개막전인 ‘우리금융캐피탈 PBA-LPBA 챔피언십’에서도 휴온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LPBA 4강에서 휴온스 소속의 차유람과 이신영이 맞붙었고, 차유람은 최종 준우승을 차지하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휴온스는 당구단 외에도 다양한 스포츠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다. 휴온스 골프단은 실력과 잠재력을 겸비한 선수단 구성을 바탕으로 올 시즌도 안정적인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8년 창단한 휴온스 여자프로골프단은 기존 선수인 김소이, 강지선, 조은채와 함께 박도영, 윤혜림을 새롭게 영입해 전력을 한층 강화했다. 휴온스는 장애인 스포츠 선수 고용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20년 시작해 금전적 지원을 넘어 장애인 스포츠 선수들의 꿈과 도전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현재 휴온스글로벌, 휴온스, 휴온스바이오파마 소속의 장애인 선수는 총 19명으로 축구(8명), 스케이트(2명), 육상(2명), 아이스하키(3명), 수영·탁구·역도·조정 각1명으로 구성됐다. 휴온스그룹은 해당 인원에 대해 올해 전원 재계약을 체결했다. 휴온스는 지난 2022-2023 시즌부터 프로배구 V리그에 장내 광고 후원사로 참여하고 있다. 국내 배구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지난 4월 열린 V리그 시상식에서 감사패를 수상하기도 했다. 휴온스그룹 관계자는 “올 시즌 다양한 스포츠마케팅 활동을 통해 휴온스그룹의 ‘글로벌 토탈 헬스케어’ 가치를 널리 알릴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몸과 마음이 모두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겠다”고 밝혔다.김두용 기자 2025.06.24 05:30
프로야구

KBO리그판 '미스터 무관심'...롯데 장두성· SSG 박시후, 10라운더 한계를 극복하다 [IS 피플]

미국프로풋볼(NFL)에는 매년 '미스터 무관심(Mr. Irrelevant)'으로 불리는 선수가 나온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최하위인 262번(7라운드)에 지명된 이들 얘기다. 조롱 섞인 별칭이다. 북미 4대 스포츠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은 NFL,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다 보니, 262번째로 불린 선수는 데뷔조차 쉽지 않았다. 해당 선수에겐 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수여되는 하이즈먼 트로피를 패러디 한 '로우'즈먼 트로피를 수여해 사진을 찍게 하는 해프닝도 일어난다. 일종의 상술이다. 그런 '미스터 무관심' 선수가 데뷔 2년 만에 슈퍼볼 무대를 밟았다. 그것도 주전 쿼터백으로 명문 팀 공격을 진두지휘했다. 바로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소속 브록 퍼디(26) 얘기다. 2022 NFL 드래프트 7라운드 전체 262순위에 샌프란시스코에 지명된 그는 2022시즌 중반, 1번(주전) 쿼터백이었던 트레이 랜스가 실각하고, 그전 시즌까지 주전이었던 지미 가로폴로까지 부상으로 이탈한 13주 차부터 선발 쿼터백으로 나서기 시작, 남은 정규리그 6연승과 포스트시즌 2연승을 이끌며 기적을 썼다. 본격적으로 1번 쿼터백 임무를 맡은 2023시즌 그는 한층 품격 있는 플레이를 보여주며 소속팀 샌프란시스코를 슈퍼볼까지 이끌었다. 현역 '넘버원' 패트릭 마홈즈가 이끄는 캔자스시티 치프스에 패하며 빈스 롬바르디는 들어 올리지 못했지만, NFL 역사상 가장 극적인 '신데렐라'로 인정받은 게 사실이다. 어느 종목에나 '미스터 무관심'이 있다.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KBO리그)에서도 지명받은 시점에는 인정받지 못했던 잠재력을 드러낸 10라운더가 있다. 대표적인 선수는 바로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장두성(26)이다. 그는 2018 2차 신인 드래프트 10라운드, 전체 93순위에 롯데 지명을 받은 선수다. 안우진(키움 히어로즈), 곽빈(두산 베어스), 강백호(KT 위즈) 등 한국 야구 현재이자 미래로 평가받는 선수들이 유독 많았던 해(2018)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프로 무대에 입성한 것. 장두성은 지난 시즌(2024)까지 '대주자' 요원이었다. 엄밀히 1.5군 선수. 하지만 그는 그는 올해 비로소 도약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최우수선수로 뽑히며 성장세를 인정받더니, 개막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고 꾸준히 1군 무대를 지켰다. 2025시즌 초반 주로 대주자로 나섰지만, 황성빈이 부상으로 빠진 시기 선발로 나서 크게 향상된 타격 능력을 보여줬다. 지난 29일까지 5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13를 기록했다. 5월 21경기에서는 0.333. 선발 출전한 24경기에서는 0.327를 마크하며 자신은 주전감이라고 무력시위했다. 10라운더의 기적을 보여주고 있다. KBO리그판 '미스터 무관심' 선수 SSG 랜더스 투수 박시후(24)도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는 지난 29일 홈(인천 SSG 랜더스필드) NC 다이노스전에 4회 초 구원 등판, 2와 3분의 2이닝 동안 2실점을 기록했고, 타선이 그가 마운드 위에 있을 때 역전한 뒤 리드를 지켜내며 SSG가 승리한 덕분에 데뷔 첫 승을 거뒀다. 그는 지난 2일 잠실 LG 트윈스전에서도 2와 3분의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은 뒤 데뷔 첫 홀드를 올린 바 있다. 박시후는 2020 2차 신인 드래프트 10라운드 전체 100순위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 지명을 받은 선수다. 2022년 1군에 데뷔했고, 지난 시즌(2024)엔 11경기에 나섰다. 올 시즌 개막 엔트리에 들었다가 닷새 만에 2군행 지시를 받았지만, 다시 1군 부름을 받았다. 올 시즌 성적은 15경기 1승 2홀드 평균자책점 3.10. 조금씩 1군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장두성, 박시후가 퍼디처럼 정상급 선수로 올라선 건 아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은 선수들이 살아남아 1군 무대에서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야구팬 시선을 사로잡는다. 최근 10시즌 10라운더 중에서 현재 확실한 주전급으로 볼 수 있는 선수는 2018 드래프트 10라운드 전체 97순위에 LG 선택을 받은 문성주(28)다. 그는 2022시즌 390타석을 소화하며 1군 선수로 도약했고, 2023시즌 세 자릿수 안타(132개)를 기록했다. 이제 LG에서 없으면 안 되는 선수로 성장했다. '우승 유격수' 오지환은 지난 오프시즌 정근우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에 출연, 자신과 함께 고교 시절 5대 유격수로 불렸던 동기들의 비범한 재능을 치켜세우면서도, "처음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라고 했다. 지명 순위를 그저 숫자로 만들고 있는 선수들의 행보를 지켜보는 것도 KBO리그를 보는 새로운 흥미가 될 것 같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5.31 04:30
프로야구

'올해 두 번째 부상' KIA 김도영·KT 강백호 사실상 전반기 아웃 [종합]

KIA 타이거즈 김도영(22)과 KT 위즈 강백호(25)가 부상으로 사실상 전반기 시즌 아웃이 유력하다. 김도영과 강백호는 28일 각각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KIA 구단은 "김도영이 교차 검진 결과 오른쪽 햄스트링 손상 2단계 소견을 받았다"며 "김도영은 당분간 치료받은 뒤 4주 후 재검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도영은 전날(2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 5회말 공격에서 2루로 도루하다가 다쳤다.햄스트링 부상은 근육 손상을 기준으로 3단계로 구분한다. 2단계는 근육이 부분적으로 파열된 상태다. 완전 파열을 의미하는 최악의 경우인 3단계는 피했으나 만만하게 볼 상황은 아니다. 김도영은 올 시즌 개막전에서도 햄스트링을 다쳐 1단계 손상 진단을 받고 4월 말 돌아왔다. 햄스트링 부상이 반복되는 상황을 가볍게 볼 순 없다. 입단 3년 차이던 지난해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비롯해 KBO리그에 새바람을 몰고 온 김도영은 올 시즌 두 번이나 부상에 쓰러졌다. 올 시즌 성적은 27경기에서 타율 0.330 7홈런 26타점. 지난주 홈런 4개, OPS(장타율+출루율) 1.367로 장타력을 회복한 터라 이번 부상 이탈이 더욱 안타깝다. 강백호는 오른쪽 발목 인대 파열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KT 구단은 "강백호가 정밀 검진에서 발목 인대 파열 진단을 받았다"며 "회복에 8주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강백호는 전날 수원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홈 경기 0-0으로 맞선 4회말 공격에서 주루하다 발목을 다쳤다. 김상수의 직선타 때 3루로 돌아가다가 발목을 접질렸다. 강백호는 걸어서 더그아웃으로 향했으나 최소 두 달 동안 실전 경기를 치를 수 없다. 올 시즌 종료 후 개인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강백호는 43경기에서 타율 0.255 7홈런 23타점 OPS 0.763에 머무른다 강백호는 지난달 오른쪽 옆구리 외복사근 부상으로 열흘가량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이형석 기자 2025.05.28 17:57
프로야구

"홈에서 이기려고 그런 거죠" 흔들리는 세이커스에 트윈스 마음이 닿을까 [IS 잠실]

LG스포츠는 올해 '되는 집안'이다. 프로야구 LG 트윈스는 2025시즌 개막 7연승을 달리면서 올 시즌 가장 꾸준히 1위 자리를 지키는 팀이 됐다. 프로농구 창원 LG가 여기에 힘을 보탰다. 최근 3시즌 연속 정규리그 2위에 오른 창원 LG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 3전 전승을 거두고 창단 세 번째 챔피언 결정전에 올랐다.두 팀은 최근 희비가 조금 엇갈린다. LG 트윈스는 최근 잠시 하락세에 빠져 1위 자리를 한화 이글스에 내줬다.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실패한 셈. 반면 농구단은 챔프전을 3전 전승으로 출발했다. 프로농구 역사상 한국은 물론 전세계 어디에서도 3전 전승 팀이 우승을 놓친 적이 없었다. 창단 첫 우승을 바라볼 수 있던 상황.그런데 두 팀의 희비가 또 한 차례 엇갈리는 중이다. 야구단은 최근 5연승을 질주, 다시 단독 1위를 탈환한 반면 농구단은 예상 못한 일격을 맞았다. 4차전에서 서울 SK에 패해 챔프전 역대 최소 실점(48점)을 쓴 창원 LG는 이어 5차전엔 30점 차 대패를 당하면서 분위기가 다소 꺾인 상태다. 흔들리는 농구단에 야구단이 기를 불어넣어줄 수 있을까. LG 트윈스 선수단은 앞서 4강 플레이오프 시점인 4월 25일 광주 원정 때부터 농구 세리머니를 시작했다. 안타를 치고 나간 선수들은 슛을 쏘는 시늉을 하며 농구단의 선전을 기원했다. 그 기운 덕인지 챔프전 진출에 성공했고, 트윈스 선수단은 챔프전 중인 지금도 농구 세리머니를 이어가고 있다.그만큼 농구단의 상황에 대해서도 야구단 선수들 역시 주시하는 상황. 지난 14일 잠실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5연승을 거둔 뒤 박해민에게 "창원 LG가 최근 좋지 않다"고 하자 "농구 결과는 계속 확인하고 있다. 아마 홈에서 우승하려고 그런 것 아니겠나"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만큼 '한 식구'를 응원하고 있다는 뜻이다.박해민은 "창원 LG가 우승해야 하기 때문에 하고 있다. 같은 LG로서 힘을 합쳐 우승했으면 한다. 한 시즌의 결실을 맺었으면 하는 마음에 작은 일이지만 세리머니로 같이 하고 싶었다"며 "창원 LG가 우승이라는 결실을 맺는다면, 우리도 이후 이지강이 만든 원래 세리머니로 돌아와 다시 우승을 노리려 한다"고 전했다.다만 세리머니에도 꼭 지켜야 하는 '기본기'가 있다. 박해민은 "베이스에서 발이 떨어지면 안 된다"고 웃으며 "농구 세리머니하면서도 선수들에게 점프는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발로 하는 세리머니는 위험하다"고 했다.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은 15일 오후 7시 창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3연승 후 2패를 당한 LG는 1승만 더 하면 우승을 확정할 수 있다. 6차전에서 이긴다면 LG가 홈에서 우승하지만, 승리하지 못해 시리즈 동률이 맞춰진다면 마지막 7차전은 SK의 홈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창원=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5.05.15 08:42
프로농구

포기하지 마세요, 7년 전 자리 없어 은퇴했던 정인덕이 LG의 4강 PO 주인공이 됐습니다

프로농구 창원 LG가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2024~25 프로농구 4강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에서 쾌조의 2연승을 달렸다. 역대 프로농구 4강 PO 기록을 보면 1, 2차전을 연달아 이긴 팀은 모두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했다. LG는 4강에 한이 맺혀 있다. 2022~23시즌부터 올 시즌까지 3년 연속 정규리그 2위를 차지면서 4강 PO에 직행했지만, 지난 두 시즌 모두 4강 PO에서 탈락했다.올 시즌 LG의 4강 시리즈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는 정인덕(30·1m96㎝)이다. 이름값 높은 스타도 아니고, 어리지도 않은 이 선수는 심지어 사연도 많다. 2016년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6순위로 LG에 지명됐던 정인덕은 프로 데뷔 때부터 그다지 주목받는 선수가 아니었다. LG는 전통적으로 스타 플레이어가 많은 팀이다. 그 사이에서 정인덕이 빨리 자리를 잡기는 쉽지 않았다. 그는 2018년 10월 시즌 개막을 앞두고 은퇴를 선언했다. 데뷔 후 두 시즌간 정인덕이 소화한 경기는 고작 12경기. 2시즌 평균 득점은 1점이었다. 프로에는 그의 자리가 없어 보였다. 은퇴 후 정인덕은 국군체육부대는 꿈도 꾸지 못했고, 일반 사병으로 입대했다. 강원도에서 복무하면서 부대의 시멘트 바닥에서 농구를 하다가 '초심'을 돌아봤다고 했다. 그는 전역 후 2021년 LG 구단 관계자에게 연락해서 연습생으로 재입단했다. 사실 말이 연습생 재입단이지, 그저 테스트 선수에 가까웠고 당시 그가 미래의 LG 주전, 나아가 4강 PO라는 중요하고 큰 무대에서 주인공이 될 거라는 생각은 그 자신조차 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LG도 올 시즌 사연이 많았다. 정규리그 2위, 4강 직행을 연이어 이루고도 번번이 단기전에서 좌절했던 LG는 시즌을 앞두고 전성현과 두경민이라는 고액 연봉의 스타 플레이어를 영입했다. 공격에 일가견이 있는 이들이 단기전 해결사가 되길 기대했다. 그러나 이들은 모두 긴 부상으로 2024~25 정규리그 내내 임팩트 있는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게다가 4강 PO에서는 둘 다 엔트리에 못 들어갔다. 전성현은 아직도 부상을 완전히 털지 못해 4강 PO를 뛰지 못하고 챔피언결정전을 바라보며 몸 만들기 중이다. 두경민은 별다른 이유 없이 4강 PO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구단 관계자들은 두경민이 빠진 이유에 대해 공식적으로 설명하지 않지만, 부상이 없는 상태인 두경민이 아예 얼굴도 비치지 않고 있어 자신의 역할에 대해 불만을 갖고 팀과 불화를 겪고 있다는 소문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5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자들이 이처럼 제몫을 못하는 있는 상황에서 단기전의 해결사로 나선 주인공은 연봉 1억1000만원의 '재입사자' 정인덕이다. LG는 정규리그에서 새 영입 스타들이 제 활약을 못하는 중에도 유기상, 양준석 등 20대의 젊은 가드들이 팀을 이끌었다. PO에서는 정인덕이 무게중심을 잡아가고 있다. 정인덕은 4강 1, 2차전에서 평균 29분을 뛰며 8.5득점을 올리고 있다. 결정적인 3점포로 상대 기를 꺾는 역할이 단기전에서 빛났다. 1차전에서는 3쿼터에 3점 2개를, 2차전에서는 3쿼터에 결정적인 3점포 3방을 터뜨렸다. 1, 2차전 평균 3점슛 성공률은 46.5%로 순도 만점이다. 단순히 공격에서만 빛나는게 아니다. 정인덕은 상대 앞선을 묶는 수비력이 빛난다. 단기전에서 '3&D의 교과서' 같은 활약을 하고 있다. 정인덕은 1, 2차전 현대모비스의 공격력 좋은 가드 이우석을 제대로 묶었다. 이우석은 1차전 13점, 2차전은 6점으로 고전했다. 이우석의 정규리그 평균 득점은 11.6점이다. 정인덕은 프로농구 중계방송사가 뽑은 4강 1, 2차전 수훈선수로 연이어 선정됐다. 그는 "동료들 덕분에 내가 잘 할 수 있었다"고 했다.그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이성구 페어플레이상을 받았다. 프로가 된 후 시상식에서 처음 받은 상이었다. 곧 아기가 태어날 예정인 예비 아빠이기도 하다. 1차전 후에는 LG 전력의 핵심인 아셈 마레이가 나서서 "정인덕은 연봉을 지금보다 세 배 더 받아야 한다"고 칭찬했다. 올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정인덕에게 LG 팬들은 '종신 LG 선수가 되어달라'고 응원하고 있다. LG는 28일 울산에서 현대모비스와 4강 PO 3차전을 치른다. 이은경 기자 2025.04.27 10:47
국가대표

여자축구 케이시 유진 페어, 미국서 프로 데뷔…“구단 역사상 최연소 출전”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 출신 공격수 케이시 유진 페어(18·에인절 시티)가 미국여자프로축구(NSWL)에서 프로 데뷔전을 소화했다.페어는 지난 19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NWSL 5라운드 고담FC와 홈 경기에서 0-3으로 뒤진 후반 31분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페어는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진 못했다. 에인절 시티는 0-4로 크게 졌다.페어가 NWSL 경기에 출전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지난해 1월 팀에 합류했고, 약 15개월 만에 데뷔전을 소화했다.페어는 한국인 어머니와 미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선수다. 미국 PDA 아카데미에서 기량을 갈고닦은 뒤, 대학에 진학하지 않고 곧장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페어는 에인절 시티에 입단하며 구단 역사상 최연소 선수로 이목을 끌었으나, 공식전 출전 없이 지난 시즌을 마감했다. 교체 명단에만 몇 차례 이름을 올렸다.반면 올 시즌에는 개막 5경기 만에 그라운드를 밟았다. 같은 날 에인절 시티는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페어는 오늘 경기서 NWSL 정규리그 데뷔전을 소화했으며, 구단 역사상 최연소 정규리그 데뷔 선수가 됐다”라고 조명했다.페어는 한국 여자축구 대표팀에서도 각종 최연소 기록을 보유 중이다. 그는 지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 월드컵을 앞두고 콜린 벨 전 감독에게 발탁된 바 있다. 당시 16세 26일의 나이로 콜롬비아와 대회 조별리그 경기에 교체로 투입돼 월드컵 사상 남녀를 통틀어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웠다. 페어의 A매치 통산 기록은 13경기 4골이다.김우중 기자 2025.04.20 09:54
프로농구

‘1위→7위’ 2년 차에 흔들린 김주성 리더십

프로농구 원주 DB가 올 시즌 정규리그 7위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한때 우승 후보로 꼽힌 DB 입장에선 기대치를 한참 밑도는 결과다. 지난 시즌 팀의 정규리그 1위를 이끈 김주성 감독의 리더십에 의문부호가 찍혔다.DB는 8일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정관장과의 2024~25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67-78로 졌다. DB는 리그 31패(23승)째를 기록, 7위를 지켰다. 이날 경기는 프로농구 정규리그 최종전이었다. DB는 안방에서 정관장을 잡는다면 시즌 전적을 동률로 맞추고, 상대 전적에서 앞서기 때문에 6위를 탈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접전 끝에 무릎을 꿇으며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DB가 정규리그 7위를 기록한 건 지난 2022~23시즌 이후 2년 만이다. 김주성 감독은 정식 감독으로 승격한 지난 시즌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며 화려한 출발을 했지만, 1년 만에 뼈아픈 추락을 맛봤다.사상 첫 컵대회 우승…하드콜에 무너진 산성시즌 초반 DB를 향한 기대치는 단연 우승이었다. 검증된 외국인 선수 디드릭 로슨이 떠났지만, 파괴력만큼은 인정받은 치나누 오누아쿠가 합류했다. 오누아쿠는 일전에도 DB에서 활약한 바 있고, 직전 시즌엔 고양 소노에서 뛰었기에 KBL 적응 우려가 없었다. 단순 수비력에서는 오누아쿠가 로슨보다 낫다는 시선도 있었다. 문제는 오누아쿠가 ‘기용하기 까다로운 선수’ 중 하나였다는 점이었다. 그가 코트 안팎에서 보여주는 불성실한 태도는 선수단에도 악영향을 끼칠 거로 보였다. 시즌 초반에는 이런 걱정이 기우인 것처럼 보였다. 김주성 감독은 부임 후 꾸준히 선수단 소통에 자신을 드러냈고, 시즌 전 KBL 컵 대회에서 오누아쿠-김종규(안양 정관장)의 트윈타워로 우승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오누아쿠는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꼽히며 로슨의 공백을 메우는 듯했다. 하지만 DB는 1라운드 서울 삼성과 하위권으로 분류됐다. 개막전 승리 뒤엔 무려 7연패. 주전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높이가 낮아지자, 리바운드 단속에 어려움을 겪었다. 공격에선 턴오버에 발목을 잡히며 부진했다. 몸싸움에 관대해진 판정 기조 속에서 아시아쿼터 이선 알바노는 홀로 힘겨운 싸움을 해야 했다. 김주성 감독의 목청은 조금씩 높아지기 시작했다. 알바노·오누아쿠 트러블, 코치 경질 강수김주성 감독의 입지가 흔들리기 시작한 건 지난해 10월이었다. 특히 대구 한국가스공사전에서 30점 차로 패한 날, 김주성 감독은 작전타임 중 알바노에게 욕설했다. 이 장면은 중계 화면을 통해 전해졌고, 김 감독은 이후 사과했다. 악재는 이어졌다. 김주성 감독의 오른발로 여겨진 한상민 수석코치가 경질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상민 수석코치는 서울 SK에서 14년간 매니저·전력분석·코치로 활약한 인물. 지난 시즌 김 감독이 구단에 적극 추천한 인물이기도 했으나 1년 만에 짐을 쌌다. 구단은 이례적으로 수석코치를 시즌 중 ‘경질했다’는 표현을 쓰는 등 충격요법을 줬다. 하지만 잡음은 끝나지 않았다. 지난 시즌 한 차례 은퇴 소동을 벌인 유현준이 12월에 2차 은퇴를 선언했다. 구단은 은퇴 이유에 대해 특별히 설명하진 않았으나, 유현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웃는 이모티콘을 게시하며 의문부호만 남겼다. 시즌 내내 선수단 케미스트리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트레이드·스펠맨…구단은 ‘다 해줬지만’그럼에도 DB 구단은 김주성 감독을 위해 적극 지원했다. 몸 상태에 의문부호가 있는 김종규를 보내고, 정효근을 받아오며 긴급 수혈을 했다. 이어 자유계약선수(FA)가 된 오마리 스펠맨을 발 빠르게 영입했다. 스펠맨은 정관장 시절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끈 특급 외국인 선수다. DB는 후반기 반등을 이루는 듯했으나, 끝내 6위를 되찾지 못했다. 스펠맨은 정강이 통증을 이유로 시즌 마지막 경기서 빠졌다. 오누아쿠는 접전 중 의욕을 잃고 예전 모습을 반복했다. 김주성 감독은 지난 2023년 정식 감독으로 선임돼 3년 계약을 맺었다. 달콤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의 끝맛은 씁쓸했다. 김우중 기자 2025.04.09 12:00
배구

정규리그 2위 내주고 챔프전 우승 노린 정관장...고비마다 빛난 고희진 리더십

여자 프로배구 정관장이 2024~25시즌 '아름다운 패자'로 남았다. 고희진 감독의 리더십에 선수들이 부응해 만든 결과였다. 정관장은 지난 9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4~25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 5차전에서 흥국생명에 2-3으로 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 2패로 맞선 채 열린 이날 경기에서 고배를 마시며 흥국생명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정관장은 정규리그 3위에 올라 2위 현대건설과 치른 플레이오프에서 업셋 시리즈(2승 1패)를 만들었다. 정규리그 막판부터 부상을 당한 주축 선수가 많아졌지만, 챔프전 2~5차전 모두 풀세트 승부를 치르는 투혼의 레이스를 보여줬다. 정관장은 개막 전부터 현대건설와 흥국생명을 위협할 대항마로 평가받았다. 지난 시즌 아시아쿼터 선수로 합류, V리그 정상급 기량을 증명한 메가왓티 퍼위티와 재계약했고, 2023~24시즌 한국도로공사 소속으로 득점 3위(935)에 오른 반야 부키리치도 영입했다. 국가대표 '트윈 타워' 정호영과 박은진의 기량은 더 성장할 것으로 기대받았고, 여자 국가대표팀의 2020 도쿄 올림픽 4강 진출 주역인 세터 염혜선도 건재했다. 무엇보다 선수들을 하나로 모으는 고희진 감독의 리더십이 팀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정규리그 초반 정관장은 고전했다. 아포짓 스파이커였던 부키리치를 아웃사이드 히터로 쓰며 생기는 빈틈이 예상보다 컸다. 1라운드 전적은 3승 3패. 하지만 2라운드 후반부터 조직력이 살아났다. 지난해 11월 27일 페퍼저축은행에 일격을 당한 뒤 사흘 뒤 IBK기업은행전부터 무려 13연승을 거뒀다. 1위 흥국생명뿐 아니라 2위 현대건설까지 위협했다. 챔프전으로 향하는 길은 험난했다. 정규리그 막판 부키리치와 박은진이 왼쪽 발목 부상을 당했다. 고희진 감독은 이런 상황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주전 선수들에게 충분히 휴식을 준 것. 플레이오프(PO)에서 1차전 어드벤티지를 갖는 2위를 포기하는 대신 전열을 정비하기로 결정한 것. 이 선택은 맞아떨어졌다. 정관장은 정규리그 2위 현대건설과의 PO에서 1·3차전을 잡고 정규리그 1위 흥국생명이 기다리는 챔프전에 올랐다. 만신창이가 된 정관장은 인천 원정 1·2차전에서 모두 패했다. 특히 2차전은 1·2세트를 먼저 잡고 내리 세 세트를 내주고 말았다. 치명타였다. 정관장의 반격은 3차전부터 시작됐다. 4일 13년 만에 홈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3차전에서 먼저 1·2세트를 내주고도 내리 세 세트를 따냈다. 염혜선은 다리를 절뚝이면서도 코트 위에서 통증을 다스렸다. 미들 블로커 박은진이 염혜선이 움직이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신 토스를 했다. 그렇게 점차 경기력이 회복됐다. 양 팀 모두 34점까지 이른 2세트 듀스 승부에서 결국 2점 차 리드를 내줬지만, 오히려 이 시점부터 정관장이 기세를 올리며 리버스 스윕을 해냈다. 4차전 역시 5세트 승부 끝에 승리했다. 고희진 감독은 벼랑 끝에 몰려서도 선수들에게 애써 밝은 모습을 보여주며 "극복하자"라고 외쳤다. 3차전이 끝난 뒤에는 "역대 가장 감동적인 승리"였다고 선수들의 투혼을 치켜세웠다. 정관장은 정상에 오를 수 있는 기회에서 은퇴를 선언하고 고별전을 치른 '배구 여제' 김연경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2024~25시즌 레이스는 흥국생명만큼 빛났다. 고희진 정관장 감독은 "우리 선수들 정말 대단했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더 단단해진 정관장의 2024~25시즌에 시선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04.09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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