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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 ‘살인자ㅇ난감’ 이창희 감독 “정치적 작품 아냐…정치 관심도 없어” ②

“억울하죠. ‘넷플릭스ㅇ난감’이에요.”꼬마비 작가의 동명 웹툰 원작에 최우식, 손석구, 이희준 등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 스타일리시한 연출 등으로 글로벌 인기를 얻고 있지만, 정작 국내에선 정치색과 상수원보호구역 야외취사 논란 등으로 시끌시끌한 ‘살인자ㅇ난감’. 화제가 너무 극명해 난감해진 ‘살인자ㅇ난감’에 대해 연출을 맡은 이창희 감독이 입을 열었다.최근 서울시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창희 감독은 “담당 CP는 휴대전화를 끄고 살라고 했지만, 평가는 꾸준히 보고 있다”며 “호불호가 있을 거라 생각했다. 불호를 보며 반성하고 호를 보며 자신감을 얻고 있다. 이렇게 작품으로 시청자를 만난다는 자체가 행복하다”고 밝혔다.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와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원작인 동명 웹툰은 단순한 그림체와 살인 이야기의 조합, 작가가 심어 놓은 반전 등으로 팬들을 열광시킨 바 있다. 원작은 대한민국 콘텐츠어워드 만화신인상, 오늘의 우리만화상, 독자만화대상 심사위원상 등을 받았다. 이창희 감독은 “처음 웹툰을 봤을 때 영상화가 어렵지 않을까 싶었는데 담당 CP의 응원 덕에 도전 의식이 생겼다”며 “원작자가 오늘 아침에 전화해 10분 동안 감탄사가 많이 섞인 칭찬을 했다. ‘더할 나위 없었다’고 말했다. 원작자가 만족해하는 것으로 성과를 이루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원작자의 칭찬은 있었지만, 공개 후 몇몇 논란에 휩싸인 ‘살인자ㅇ난감’이다. 특히 극 중 비리 회장으로 등장하는 형정국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연상시킨다는 일각의 문제 제기는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에 대해 이창희 감독은 “내가 정치적 견해를 작품에 반영했다면 그렇게 치졸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몰래 (작품에) 녹이는 건 저열한 행위라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주말에 많은 사람들이 시청한 것에서 비롯된 해프닝이라고 생각한다. 우연의 일치도 있지만, (음모론을 제기하는 사람들이)억지로 끼워맞춘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논란의 요소가 된 형정국 역의 죄수번호, 그가 먹은 음식인 초밥, 비주얼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창희 감독은 “(죄수번호 관련해) 의상팀에 확인했는데 정말 아무 번호나 갖다 붙인 거였다. 해당 정치인과 관련된 번호가 한 두 개가 아니지 않나”라고 했으며 “(초밥의 경우) 우리 인물들을 음식으로 보여준다. 바쁜 경찰들은 컵라면, 쫓기는 이탕(최우식)은 삼각김밥을 먹지 않나. 도덕성을 보여주는 장치로 쓰인 것인데 확대 해석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표와 닮은꼴 배우를 캐스팅한 게 아니냐는 지적에는 “우리 작품에 나오는 배우가 150명이다. 연기력을 가지고 캐스팅하는데 닮은 사람을 찾을 수 있겠나. 캐스팅 과정에서 특정 정치인을 닮았다고 생각한 적이 없는데 (일부 사람들은)그렇게 본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형정국 역을 연기한 배우와 통화했는데 본인도 황당해했다”며 “억울하다. ‘넷플릭스ㅇ난감’이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이창희 감독은 호흡을 맞춘 최우식, 손석구, 이희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창희 감독은 “(최우식이 이탕 역에) 계속 몰입해있었다. 디테일한 걸 잡는데 ‘역시 월드스타’라는 생각이 들더라”라며 “본인의 매력을 본인만 모르는 것 같다. 밝지만 생각도, 고민도 많다. 그래서 나를 괴롭힌다. 그게 연기에 보이지 않았나 싶다”고 미소 지었다.장난감 역의 손석구에 대해선 “수염은 손석구의 아이디어였다. 여러 테스트를 했는데 붙이는 데만 2시간이 걸린다”며 “손석구는 본인의 의상과 분장이 배우의 많은 것을 차지한다고 생각하더라. 그걸 보고 프로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또한 할아버지를 연기해야 했던 이희준에 대해서는 “안 해본 걸 하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2시간씩 분장을 해도 엄청 즐거워했다. 촬영이 끝났는데도 ‘더 찍을 거 없냐’고 하더라”라고 칭찬했다.마지막으로 이창희 감독은 “전혀 정치적인 작품이 아니고 나 역시 정치색이 (작품에) 드러나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정치에 관심도 없다”며 ‘살인자ㅇ난감’이 정쟁에 활용되는 것이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겸손해져야 할 것 같다. 나를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데 결과가 쏟아지는 지금은 감정이 잘 정리되지 않는다. 과한 연출은 무엇이었으며 비평은 무엇이었는지 돌이켜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항상 의문을 가지고 계속 물음표를 던지는 감독이 돼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4.02.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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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ㅇ난감’ 측 “푸드트럭 운영, 사전 허가 받았다” [공식]

넷플릭스 시리즈 ‘살인자ㅇ난감’ 측이 푸드트럭 운영 논란에 대해 사전에 허가를 받았다는 입장을 밝혔다.13일 ‘살인자ㅇ난감’ 제작진 측은 “‘살인자ㅇ난감’ 제작진은 야간 야외촬영 현장 스태프들의 식사 제공을 위해, 지난해 1월 16일 충청북도 청남대 관리사업소(이하 ‘관리사업소’) 측에 스태프 및 배우 식사를 위한 공간 대관 요청을 담은 ‘청남대 공유재산 시설 사용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이어 “관리사업소로부터 허가를 받아 현장 스태프들이 간식차에서 식사를 진행했고, 식사 후 모든 물품도 차량에 실어 현장에서 철수했다”고 설명했다.‘살인자ㅇ난감’ 푸드트럭 운영 논란은 지난 9일 청남대 관리사업소 공식 SNS에 올라온 글로 불거졌다. 해당 SNS에는 “올해 상반기 넷플릭스 최고 기대작이자 흥행예정작인 드라마가 바로 청남대 본관에서도 촬영됐다는 사실을 아시나요?”라는 문구와 함께 배우들의 사진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에는 촬영 스태프가 푸드트럭에서 분식을 먹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도 함께 올라왔다. 특히 “촬영 당시 온 간식차에서 제가 손석구 배우님 옆에서 떡볶이 같이 먹은 건 안 비밀”이라는 깨알 같은 자랑 멘트도 덧붙어 있다.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청남대가 야외 취사 행위가 불가한 상수원보호구역이라는 상황이 알려지며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청남대 측은 해당 게시물에서 푸드트럭이 찍힌 사진을 삭제했고 제작진 측도 입장을 발표하며 진화에 나섰다.한편, ‘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 이탕(최우식)과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 장난감(손석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지난 9일 공개됐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2.13 1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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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우리는' 최우식·김다미, 불행 마주하고 흔들리는 웅연수

‘그 해 우리는’ 최우식, 김다미가 행복의 정점에서 다시 불행을 마주했다. 지난 24일 방송된 SBS 월화극 ‘그 해 우리는’ 15회 시청률이 4.9%(닐슨코리아, 수도권 기준), 순간 최고 5.8%를 기록했다. 이날 최우식(최웅)과 김다미(국연수)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하루를 보냈다. 하지만 둘만의 설레고 달콤한 시간 끝에는 예기치 못한 위기와 선택의 순간이 기다리고 있었다. 두 번째 연애는 과거의 추억을 떠오르게 하다가도, 이전에는 몰랐던 서로에 대해서 더욱 깊숙하고 솔직하게 들여다보게 만들기도 했다. 귀갓길을 마중 나오는 것, 선물을 주고받는 것을 질색하던 김다미의 말들이 모두 진심이 아니었음을 깨달은 최우식은 그를 위한 선물을 골랐다. 괜한 잔소리를 들을까 이런저런 핑계로 목걸이를 건넨 그는 “예쁘다”라며 웃는 김다미의 모습에 마음을 놓았다. 그리고 두 사람은 온종일 착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은 채 홈데이트를 즐겼다. 마치 세상에 둘만 있는 것처럼 평화롭고 포근한 분위기 속, 김다미는 “난 이렇게 행복할 때면 꼭 불안해지더라. 내가 또 망쳐버릴까 봐”라며 왠지 모를 조바심을 느꼈다. 최우식은 본업인 고오 작가로 돌아가 3일의 야간 전시회를 열었다. 정신없는 일정을 보내고 김다미가 오기로 한 마지막 날, 그보다 먼저 모습을 드러낸 사람은 노정의(엔제이)였다. 짝사랑을 끝낸 그는 최우식에게 진짜 친구가 되자고 손 내밀었다. 그동안에도 김다미는 소식이 없었다. 바로 그때 초대하지 않은 관객 곽동연(누아) 작가가 찾아왔다. 표절 의혹 제기에도 무관심한 최우식을 향해 “넌 뭐가 그렇게 잘났냐?”라며 자신이 대학 시절에도 그의 그림을 훔친 사실을 시인했다. 그리고는 “불쌍하더라, 네 인생이. 그렇게 살면 뭐가 남냐, 네 인생엔?”라며 “네 그림도 보다 보니까 지루하다. 텅 비어있잖아”라는 뼈아픈 충고를 하고 돌아섰다. 한편, 퇴근 후 최우식에게 향하던 김다미는 할머니 차미경(강자경)의 소식을 듣고 병원으로 달려갔다. 갑작스럽게 쓰러진 할머니 옆을 지키며 언젠가 그마저 떠나고 자신 혼자 남게 될 훗날을 떠올렸다. 그런 손녀에게 “나는 너만 있으면 돼. 나는 늙어갈 일만 남았으니까 너 하나만 있으면 돼. 그런데 너는 할머니처럼 살지 말아. 옆에 사람도 두고 하고 싶은 것도 하고 그렇게 재미나게 살아, 인생을”이라며 “나 때문에 살지 마, 연수야”라고 당부하는 차미경을 바라보며 김다미는 하염없이 눈물 흘렸다. 김성철(김지웅)과 만남 후 돌아온 최우식은 자신을 기다리는 김다미를 발견했다. 그의 걱정스러운 목소리와 손길에 또다시 김다미는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내가 또 다 망쳐버린 줄 알고… 또 나 때문에 망쳐버린 줄 알고…”라며 미안하다고 말하는 김다미. 이에 최우식은 “내가 말했지? 그럴 일 없다고. 넌 아무것도 망치지 않아, 연수야”라며 힘들다는 그를 아무런 말도 없이 안아줬다. 하지만 고오 작가에 대해 ‘감정을 나열한 그의 그림은 자신만의 세상에 갇힌 어린아이의 낙서에 지나지 않는다’라고 유명 평론가가 혹평을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정작 누구보다 위로가 필요한 건 최우식 자신이었지만, 김다미를 향한 그의 따뜻한 미소가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날 최우식과 김다미의 행복에 균열을 일으키는 불행의 조각들이 곳곳에 감지됐다. 성공한 건물 일러스트레이터 고오 작가 최우식의 추락부터 김다미의 유일한 가족인 할머니 차미경의 건강 악화까지, 오직 사랑만으로 넘어설 수 없는 현실의 장애물 앞에 위기를 맞은 두 사람의 운명에 이목이 집중됐다. 방송 말미 에필로그에서는 최우식이 김다미와 이별로 포기했지만, 재회 이후 다시 고민 중이던 유학 이야기를 꺼내는 모습이 그려졌다. “너랑 같이 가고 싶어”라는 한 마디에 흔들리는 김다미의 눈빛은 그 선택에 궁금증을 더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2022.01.25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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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우리는' 김다미, 최우식 향한 짝사랑 빠졌다

‘그 해 우리는’ 김다미가 답도 약도 없는 짝사랑에 빠졌다. 지난 4일 방송된 SBS 월화극 ‘그 해 우리는’ 10회에서 김다미(국연수)가 감정의 격변을 맞았다. 돌연 친구를 제안한 최우식(최웅)에 대한 입덕 부정기를 지나 지독한 짝사랑을 시작한 그의 눈물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저릿하게 했다. 이날 김성철(김지웅)의 등장에 김다미는 도망치듯 최우식의 집을 나섰다. 그리고 절친 박진주(이솔이)에게 최우식이 친구를 하자고 했고 무슨 생각인지 알아보기 위해 ‘자백’을 받아내겠다고 했다. 그러자 박진주는 “자백이야, 고백이야? 지금 수사물 아니고 멜로야. 범인 잡는 거 아니고 짝사랑하는 거라고”라며 정곡을 찔렀다. 물론 김다미는 아니라고 잡아뗐지만, “상대방 생각이 궁금한 것, 내 마음과 같길 바라는 것”이 짝사랑이라는 박진주의 말에 반박할 수 없었다. 다음 날 아침, 최우식의 집 마당에서는 노정의(엔제이)의 인터뷰 촬영이 한창이었다. 때마침 김다미는 깜빡 두고 온 파우치를 핑계로 최우식의 집을 찾았지만, 노정의의 인터뷰도 모자라 두 사람이 데이트에 나서는 뒷모습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노정의와 식사를 하던 최우식은 몰래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과 그들의 수군거림을 듣고 마음이 편치 않았다. 그는 애써 담담한 척하지만 “왜 사람들은 날 이해해 주지 못할까요?”라는 노정의를 “이해받으려고 안 해도 돼요. 나만 날 이해하면 돼요”라고 위로했다. 김다미는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을 두 사람이 신경 쓰였지만, 정작 최우식은 노정의의 집 초대도 거절한 채로 데이트를 마치고 돌아왔다. 그는 욕실에서 발견한 파우치를 들고 김다미의 집을 찾았다. 그리고 김다미의 할머니 차미경(강자경)의 부름에 세상 어색하고 불편한 식사를 했다. 뭐가 그리도 못마땅한지 시종일관 쌀쌀맞던 할머니는 “너 울린 놈 뭐가 예쁘냐”라며 최우식과 이별 후 힘들어하던 손녀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 말에 놀란 것도 잠시, 최우식은 “거 봐. 친구 해도 괜찮잖아, 우리”라며 돌아갔다. 드디어 김다미가 각성했다. 최우식과 김다미의 10년은 ‘친구’라는 관계로 정의할 수 없을 만큼 깊고 복잡했다. ‘그러니까 전, 단 한 번도 최웅을 잊은 적이 없었나 봐요’라는 그의 내레이션이 바로 이를 대변하고 있었다. 뒤늦게 자신의 진심을 깨달은 그가 “내가 잘못한 거야, 내가 이기적이었어”라며 할머니의 품에 안겨 흘린 후회와 미련의 눈물은 보는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여기에 최우식이 김성철의 생일을 맞아 방송국 편집실을 찾은 가운데, 촬영본에서 김성철의 시선으로 담긴 김다미의 모습을 확인한 그의 굳은 표정도 심상치 않았다. 이제껏 김다미만 바라보느라 놓치고 있던 절친 김성철의 짝사랑 시그널을 감지한 것. 솔직한 진심을 마주할수록 더욱 엇갈리는 청춘들의 감정과 관계의 변화에 시청자들의 과몰입도 고조되고 있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2022.01.05 07:55
스포츠일반

"발목 꺾여도 얼굴 상처나도, 아픔보다 즐거움이 더 커요"

“요즘 ‘중딩’이란 말은 거의 안 쓰는데요.” 최근 서울 뚝섬 한강공원 X-게임장에서 만난 조현주(14)가 웃으며 말했다. 지난달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스케이트보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대표로 뽑힌 6명 전원이 중학생이었다. 이 중 한 명이자 스케이트보드 대표팀의 간판인 조현주에게 ‘중딩이 접수했다’고 하자 돌아온 답이다. 대신 조현주는 “요즘엔 초등학생, 중학생을 ‘잼민이’라고 한다”며 까르르 웃었다. 2007년생 조현주는 중2(서울 마포구 성서중)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이미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조현주는 어린 나이의 비인기 종목 대표 선수지만, 각종 광고를 섭렵해 ‘셀러브리티’라는 수식어를 붙일 만하다. 요즘 배달앱 광고에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등장한다. 또 카메라와 스케이트보드 샵의 공식 후원도 받는다. 올해 스포츠 패션 브랜드 모델로 가수 씨엘·배우 최우식·프로게이머 페이커와 함께 광고 촬영을 했다. 정작 ‘스케이트보드 선수’ 조현주는 개점휴업이 길어졌다. 그는 “코로나19로 작년과 올 초 수도권 전체 ‘파크(스케이트보드 경기장)’가 폐쇄됐다. 최근엔 학교 같은 반에 확진자가 나와 열흘간 격리해 방 밖으로 못 나왔다. 훈련 재개한 지 며칠 안 됐는데, 새롭게 시작했다”고 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스케이트보드 신동을 보고 흥미를 느낀 조현주는 “어린이날에 보드를 사달라고 졸랐다. 난 언니랑 12년 터울의 늦둥이다. 엄마 아빠가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라’며 지지해준다”고 했다. 조현주에게 선생님은 소셜미디어와 유튜브다. 영상으로 유명선수들 움직임을 캐치해 기술을 습득한다. 학교를 일찍 마친 날은 용인, 뚝섬, 일산 등에서 하루 9시간씩 훈련한다. 운동화는 금방 닳고, 온몸에 흉터가 생기지만, 귀찮아서 약은 잘 안 바른다고 한다. 젊은 세대에서 인기가 뜨거운 스케이트보드는 올림픽과 아시안게임 정식종목에 채택됐다. 세부 종목은 2개인데, ‘파크(Park)’는 밥그릇처럼 움푹 파인 슬로프를 왕복하며 기술을 선보이는 종목이고, ‘스트리트(Street)’는 길거리처럼 계단, 레일, 경사면이 모두 있는 곳에서 구조물을 타며 기술을 구사한다. 대표 선발전에서 2종목 모두 1위에 오른 조현주는 한 종목을 택해야 했다. 조현주는 “주로 파크를 해왔지만, 스트리트로 정했다”고 했다. 스트리트는 피지컬이 좋으면 더 높은 곳에 올라가기 수월한데, 조현주는 최근 2년 새 키가 14㎝ 컸다. 조현주의 주특기는 ‘킥플립’이다. 보드를 차서 띄워 돌린 뒤 착지하는 기술이다. 필살기로 ‘빅스핀 보드 슬라이드’를 연습 중이다. 보드를 270도 돌려 계단 옆을 타고 내려오는 기술이다. 2019년 싱가포르 반스 파크 시리즈 아시아 2위에 오른 조현주는 2020 도쿄올림픽에는 못 나갔다. 코로나19 여파로 국제대회에 못 나가 포인트를 쌓지 못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스케이트보드 강국이다. 도쿄올림픽에서는 일본 10대 여자 선수 2명이 금메달을 휩쓸었다. 스트리트에서 니시야 모미지(14), 파크에서 요소즈미 사쿠라(19)가 우승했다. 일본은 선수층이 탄탄하고, 시설도 한국과 비교해 잘 갖춰져 있다. 조현주는 “진천선수촌에도 스케이트보드 시설이 없어 일본 사가에로 전지훈련을 간다. 한국엔 국제 규격의 파크가 없다. 반면 일본은 스케이트보드 인구도 많고, 겨울에도 즐길 수 있는 실내 파크도 있다”고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올림픽에 '젊은 종목'을 연이어 추가하고 있다. 스케이트보드가 도쿄올림픽에서 첫 정식종목이 된 이후 2024 파리 대회에서는 브레이킹(스트리트 댄스)이 올림픽 정식종목이 됐다. 최근 방송계에서도 10대들의 춤 싸움을 주제로 한 서바이벌 예능 ‘스걸파(스트릿 걸스 파이터)’가 인기다. 조현주는 이런 트렌드에 대해 “코로나로 ‘집콕’이 길어지니 기분전환을 위해 ‘힙’한게 유행하는 것 같다. 스케이트보드도 경연 프로그램이 생긴다면? 음... 아마도 1회 만에 파이널을 해야 하지 않을까. 우리나라에서 스케이트보드를 전문적으로 타는 여자 선수는 10명에 불과하다”고 했다. 조현주는 “스케이트보드는 인간이 만든 바퀴 4개 달린 것 중 가장 타기 어렵다는 말도 있다. 발목이 꺾인 적도, 초보 때 보드가 얼굴 위로 날아와 상처 난 적 있다. 하지만 실패하고 넘어지는 아픔보다 즐거움 더 크다”고 했다. 조현주는 “BTS의 뷔, 투모로우 바이투게더의 수빈이 응원해 준다면 밤새 보드 탈 수 있다"며 10대 소녀답게 눈을 빛냈다. 그는 "일본이 강하지만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목표다. 파리올림픽 때 고등학교 2학년인데, 그때 전성기가 될 것 같다. 앞으로 할머니가 되어서 못 서있을 때까지 타고 싶다”고 했다. 박린 기자 안양=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1.12.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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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해 우리는' 최우식X김다미, 달콤 살벌한 상극 케미

‘그 해 우리는’ 최우식, 김다미가 달콤 살벌한 상극 케미로 돌아온다. 오는 12월 6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월화극 ‘그 해 우리는’ 측은 달라서 더 끌리는 애증(?)의 티키타카가 웃음을 유발하는 1차 티저 영상을 8일 공개했다. ‘그 해 우리는’은 헤어진 연인이 고등학교 시절 촬영한 다큐멘터리의 인기로 강제 소환되면서 펼쳐지는 청춘들의 첫사랑 역주행 로맨스다.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말자!’로 끝났어야 할 인연이 다시 얽히면서 겪는 복잡 미묘한 감정들이 진솔하게 그려진다. 이날 공개된 1차 티저 영상은 만났다 하면 ‘으르렁’ 대는 최우식(최웅)과 김다미(국연수)의 모습으로 시작된다. 훗날 역주행 인기몰이로 강제 소환될, 문제의 다큐멘터리 카메라 앞에 앉은 두 사람이 시작부터 카운터 펀치를 한 방씩 날린다. “질문이 뭐였죠?”라고 묻는 어리바리한 최우식이 한심하다는 듯 “집중 좀 하지?”라고 한숨 섞인 타박을 하는 김다미. 이에 “너 말 다 했어?”라고 최우식이 발끈해 보지만 정작 김다미는 타격감 제로다. 최우식과 김다미가 함께 보낸 열아홉 여름은 하루도 조용할 날이 없다. 체육 시간에는 김다미에게 휘둘려 온몸으로 강속구를 받아내고 쉬는 시간의 꿀 같은 낮잠 타임도 속절없이 빼앗기는, 최우식의 ‘웃픈’ 수난기와 소심한 반항이 웃음을 자아낸다. 김다미를 향해 “싸이코!”라며 몸서리치는 최우식의 발악은 이들 관계에 궁금증을 더한다. 이어 “이거 왜 찍는다고 하신 거죠?”라는 최우식의 불만 섞인 질문으로 신경전은 더욱 팽팽해진다. “전교 1등이 전교 꼴등을 갱생시키는 프로그램, 맞죠?”라는 김다미의 천연덕스러운 대답에 “사회성 떨어지는 애 옆에서 얼마나 오래 버티나 실험하시려는 건가?”라고 할 말은 하는 최우식의 반격도 만만치 않다. “어쨌든 확실한 건, 10년 후엔 다신 이 답답한 애랑 볼 일은 없을 거예요”라는 패기 넘치는 선언은 ‘리셋’ 되고, 결국 10년 전처럼 또다시 카메라 앞에 앉은 스물아홉 최우식과 김다미의 모습 또한 흥미롭다. 여기에 “아, 진짜 이거 해야 돼?”라고 투덜대는 김다미와 달리 최우식의 의미심장한 미소가 눈길을 끈다. 두 사람의 열아홉을 강제 소환한 다큐멘터리의 정체는 무엇일지도 기대감을 고조시킨다. 최우식은 자유로운 영혼의 건물 일러스트레이터 최웅 역을 맡았다. 마땅한 꿈도 없고, 자신을 감추며 살아가는 것이 익숙했던 최웅은 매일이 치열한 전교 1등 국연수를 만나면서 다양한 감정들과 마주하는 인물이다. 6년 만에 예고도 없이 불쑥 나타난 국연수와의 만남에서 최웅은 이전과 달라진 모습으로 관계의 새로운 면을 들추어낸다. 김다미는 성공을 위해 직진하는 현실주의 홍보 전문가 국연수로 분한다. 학창 시절에는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았던 우등생, 사회에서는 모두가 인정하는 홍보인이 됐다. 성공만 바라보고 달려왔지만, 팍팍한 현실에 상처와 공허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이다. 죽어도 보지 말자며 헤어졌던 최웅과 비즈니스 파트너로 재회하면서 애써 묻어둔 감정이 요동치기 시작한다. ‘그 해 우리는’은 오는 12월 6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oongang.co.kr 2021.11.09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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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늙었단거냐" 윤여정 쉬운 영어에 세계가 빵 터졌다

“전 한국에서 굉장히 오랫동안 연기를 해 왔습니다. 근데 이번 영화는 하기 싫었습니다. 독립 영화라는 걸 알았거든요. 그 말은 즉 제가 고생할 거라는 뜻이죠.”(I’ve been in this business such a long time in Korea. I didn't wanna do it. Because I knew this was going to be an independent movie. That means, I'm going to suffer with all the things.) 영화 ‘미나리’로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배우 윤여정이 지난해 초 선댄스영화제에서 영화 상영 뒤 Q&A 시간에 한 말이다. 환한 미소를 머금은 채 농담조로 쏟아낸 솔직한 고백에 객석에서 웃음보가 터졌다. 미국이나 한국이나 저예산 독립영화의 제작 환경이 열악한 것은 뻔한 사실이라서다. 무대에 올라 ‘미나리’ 출연진과 나란히 소개받을 때부터 그는 좌중을 휘어잡았다.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이 “한국에서 온 전설적인(legendary) 배우”라고 운을 떼자 몸둘바 몰라 하면서도 “아이작, 전설적이란 말은 내가 늙었단 뜻이잖아(Isaac, ‘legendary’ means I am old)”라며 나무라듯 눈을 흘겼다. 다른 배우들이 촬영 과정을 진지하게 설명하고 난 뒤 마이크를 잡았을 땐 “다른 분들은 너무 심각한데 전 안 그래요(They are so serious, I am not that serious)”라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영화 속 할머니 순자 뿐 아니라 배우 윤여정 자체가 이날 무대의 신스틸러였다. 연기 경력 56년차의 74세 배우라 해도 라이브 현장에서 관객을 쥐었다 폈다 하는 건 보통 능력이 아니다. 게다가 윤여정은 이 모든 걸 스스로 영어로 한다. 그는 1970년대 중반 가수 조영남과 결혼해 미국으로 건너가 11년 살다 귀국한 것으로 알려진다. 서른 안팎에 해외로 가서 아이 둘을 키우며 영어를 익힌 것도 대단한데 귀국한 지 30여년째 그의 영어는 막힘이 없다. 이미 TV예능 ‘꽃보다 누나’ ‘윤식당’ ‘윤스테이’ 등에서 외국인과 자연스레 소통하는 모습을 과시해왔다. “미국에서 상당히 살았던 교포의 자연스러움이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외국어란 게 소통을 위한 도구에 불과하단 걸 알고 있다. 미국에서 살았다고 다 그렇게 잘하지 않는다. 한국인이라고 한국말을 다 잘하는 게 아니듯. 오히려 웬만한 미국인보다 듣기도 말하기도 잘하는 것 같다.” 12일 공개된 팟캐스트 '배우 언니' 스페셜 1탄, 뉴요커가 본 미국 '미나리' 현상. [사진 A24, 판씨네마]경력 22년의 동시통역사 홍희연(프리랜서)씨의 말이다. 홍씨가 첫손에 꼽은 윤여정의 능력은 외국인의 유머코드를 잘 안다는 것. “‘독립영화 안하려고 했다, 고생할 게 뻔하니까.’ 이렇게 미국인도 공감하는 상황을 현지어를 적절히 섞어 무겁지 않게 풀어낸다. 한국인들이 집착하는 문법, 발음보단 전달력에 집중하는 태도와 자신감이 사람을 끌어당긴다.” 여우조연상 후보 지명 소감도 마찬가지다. AP통신과의 화상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과 함께 자가 격리 중인 친구 이인아 프로듀서와 둘이서 자축하겠다는 뜻을 비쳤다. 그러면서 “문제는 인아가 술을 전혀 못 한단 거다. 혼자 마셔야 한다. 그녀는 쳐다만 보게 될 거다.(The problem is Inah cannot drink any alcohol. so I need to drink by myself. She will be watching me drinking)”라는 깨알 유머를 잊지 않았다. 이런 유머 감각은 올 초부터 방영 중인 한옥 체험 리얼리티쇼 ‘윤스테이’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외국인 손님들이 오징어 먹물이 들어간 메뉴를 조심스러워 하며 “우리 독살하는 거 아니죠?”라고 짓궂게 물었을 때 그는 표정도 바꾸지 않고 “오늘밤은 아니고, 내일은 모르죠(Not tonight, maybe tomorrow)”라고 재치 있게 답했다. 부부이자 연구실 동료라는 이들에겐 “24시간 붙어 있는 게 괜찮냐?”고 물어봤을 때 남편이 “축복이죠”라고 답하자 “아내 생각은 다를지 모른다”며 귓속말로 따로 묻는 시늉을 했다. 티키타카식 농담과 재치에 손님들은 일제히 “사랑스럽다(sweet, lovely)”는 반응을 보였다. 꾸준한 학습 의지도 돋보인다. 손님에게 우엉차를 대접하자 우엉이 뭐냐는 질문이 들어왔다. 뉴요커 출신 이서진도, 캐나다 시민권자 최우식도 몰라서 난색을 표할 때 윤여정은 일단 “전통차다. 몸에 좋다(good for your health)”며 권했다. 그리고선 돌아서서 인터넷 어학사전을 검색했다. “영어로는 Burdock이다”고 알려주는 모습에서 수십년간 몸에 밴 습관이 묻어났다. 예의 차리느라 해야 할 말을 안 하는 것도 아니다. ‘미나리’가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뒤 미 CBS ‘굿모닝 아메리카’와 인터뷰 했을 때 앵커로부터 “한국의 메릴 스트리프”라는 말을 듣자 그는 “우선 저를 한국의 메릴 스트리프라고 하셨는데… 스트리프는 그런 말 들으면 싫어할 것이다(웃음). 칭찬으로 듣겠다”고 말해 진행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홍씨는 “통역할 때도 언어 뿐 아니라 비언어적인 걸 포착해서 녹여내는 게 중요한데 윤여정은 오랜 배우 생활에서 그런 훈련이 잘 돼 있다”고 짚었다. “대답할 때 태도나 말에 감정을 싣는 것, 문장의 어떤 지점에서 쉬어주면서 상대 반응을 보고 리액션하는 게 능숙하다. 고급 단어를 쓰지 않고도 영어를 잘 한다는 인상을 주는 이유다.” 지난해 ‘봉준호의 입’으로 국내외의 관심을 한데 받은 통역사 샤론 최(최성재)와는 사뭇 다른 영어 스타일이다. 홍씨는 “샤론 최는 소통도 뛰어날 뿐 아니라 언어를 고르는 감각이 탁월하다”고 감탄했다. 대표적으로 꼽은 게 미 NBC ‘지미 팰런 쇼’ 출연 때다. 봉 감독이 ‘기생충’에 대해 “(스토리는) 되도록 여기서 말을 안 하고 싶다. 스토리를 모르고 가서 봐야 재밌다”라고 하자 샤론 최는 이를 “I'd like to say as little as possible here because the film is the best when you go into it cold.”라고 옮겼다. 홍씨는 “(go) cold의 용법이 기가 막히게 적절했다. 통역사로서 내가 배우고 싶을 정도였다. 윤여정은 그처럼 인상적인 ‘현지 영어’는 없지만 주눅 들지 않는 태도와 소통하려는 진실함이 돋보인다. 동시에 내가 나라는 데 당당하다. 봉준호 감독의 영어도 그렇다”고 했다. 정작 윤여정은 자신의 영어에 대한 평가가 박하다. 한 인터뷰에서 그는 “남의 나라 말은 끝이 없다. 내가 거기서 태어난 사람이 아니면 완벽하게 할 순 없다. 그래서 ‘윤스테이’를 안 본다. 내가 틀린 거 알기 때문에. 틀린 걸 막 썼을 거다. 아우 짜증난다”고 털어놨다. 그럼에도 그의 화술이 언어 장벽을 뛰어넘는 것은 매 순간에 충실하기 때문일 터다. ‘윤식당’에서 그가 손님들에게 자주 했던 말처럼. “우리는 프로 요리사가 아닙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어요(We are not professional chefs but we did our best).”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2021.03.18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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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카 넘보는 '미나리' 윤여정 "美진출 이유? 아들 보려고"

“제가 미국서 산 경험이 있잖아요. 제가 봤어요. (국제결혼한) 친구 어머니가 (미국에) 와서 손자한테 밤을. 친구 남편이 아이리시(아일랜드계)인데 너무 놀란 거예요. 멀쩡한 애, 이도 다 있는 애를 왜 밤을 깨물어서 스푼에 뱉어서 주냐. 너네 나라는 그래서 간염이 많다.” 영화 ‘미나리’(3일 개봉)에서 미국에 이민간 딸 모니카(한예리)를 찾아간 한국 할머니 순자를 연기한 배우 윤여정(74)이 극중 어린 손자 데이빗(앨런 김)에게 삶은 밤을 깨물어 주는 장면에 불어넣은 체험담이다. 재미교포 2세 정이삭(리 아이작 정) 감독이 각본을 겸해 1980년대 미국 아칸소 시골로 이주해 한국 야채 농장을 연 자전적 이민사를 그린 이 가족 영화는 골든글로브 최우수외국어영화상, 선댄스영화제 심사위원대상‧관객상 등 지금껏 미국 안팎에서 90개 영화상 트로피를 받았다. 그 중 32개가 LA‧워싱턴DC‧보스턴‧샌프란시스코 비평가협회 등이 윤여정에게 선사한 여우조연상이다. 출연진 전원이 받은 뉴멕시코비평가협회‧미들버그영화제‧국제온라인시네마어워즈(INOCA)‧디트로이트비평가협회의 앙상블상은 따로 치고서다. 할리우드 배우들이 직접 뽑는 미국배우조합(SAG)상에선 한국인 최초 여우조연상 후보에 올랐다. 인디와이어‧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은 다음달 시상식에 앞서 오는 15일 발표될 제93회 아카데미상 후보에도 한국배우 최초 후보 선정 가능성을 높게 본다. 수상할 경우 ‘사요나라’(1957)의 일본 배우 우메키 미요시에 이어 아시아계론 역대 두 번째다. ━ 한국에서 날아온 미나리 할머니 이런 화제 덕에 한국에선 개봉 11일 간 44만 관객이 들며 코로나19 극장가에 봄바람을 몰고 왔다. 가족 생각에 뭉클했단 호평이 우세한 가운데 기대보다 심심하단 반응도 있다. 미국에선 아메리칸 드림을 품은 지극히 미국적인 이민자 가족 영화이자,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가족애를 되새기게 해준 영화로 더욱 주목받는 분위기다. 특히 카우보이 부츠를 신은 어린 손자와 세대와 문화차를 뛰어넘는 한국 할머니 순자의 인기가 높다. 정 감독이 “아시아계 미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백인 관객을 위해) 굳이 설명하지 말자는 게 의도였다”고 거듭 밝힌 영화는 영어 제목도 한국말을 그대로 옮긴 ‘Minari’다. 순자는 바로 그 미나리의 분신 같은 캐릭터다. 심장이 약한 손자 손을 이끌고 한국에서 가져온 미나리씨를 아칸소 깊은 숲속 개울가에 심으며 “미나리는 어디서든 잘 자란다. 미나리는 원더풀(wonderful)” 노래를 부른다. 정 감독이 유년기 자신을 투영한 손자 데이빗에겐 “한국 냄새 나는(smells like Korea)” 할머니다. 한국서 딸이 좋아하는 고춧가루‧마른멸치를 바리바리 싸 오지만, 요리는 하지 않는다. 심장 약한 데이빗이 교회에서 사귄 백인 소년에게 훈수까지 두며 ‘이겨 먹는’ 화투도 순자의 특훈이다. 그런데 이 웃음기 어린 추억의 순간들이 가족을 지켜낸 든든한 보호막이었다는 걸 영화가 끝날 때쯤에야 깨닫게 된다. ━ "윤여정의 연기는 모든 걸 믿을 만하게 만든다" 이런 모든 의미를 땅에 발 붙인 할머니 캐릭터로 연기해낸 윤여정의 힘도 크다. 정 감독의 할머니를 흉내 내야 할까, 묻자 정 감독은 “선생님 마음대로 하시라” 했단다. 지난달 LA타임스와 영어 인터뷰에서 그는 자신의 실제 모습과 다른 순자의 모델로 증조할머니를 들기도 했다. “증조할머니는 제가 열 살 때도 살아계셨는데 그때는 그녀를 전혀 좋아하지 않았다”면서 “증조할머니는 한국전쟁 때 우리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어릴 적 나는 그 상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해서 전쟁 후 물이 부족해서 물을 아끼려고 몇 번이고 같은 물로 씻는 것이 더럽다고 생각했다. 정말 바보 같았고 아직도 마음이 아프다”고 돌이켰다. 결과적으로 “사랑 많고 입이 거친”(LA타임스) “신스틸러”(USA투데이) 역으로 윤여정은 “한국의 메릴 스트립”(굿모닝 아메리카)이란 별명까지 얻었다. 영화 매체 인디와이어는 윤여정을 지난해 최고 여성 배우 13인에 꼽으며 “윤여정의 연기는 모든 걸 믿을 만하게 만든다”고 극찬했다. ‘기생충’ 배우 최우식과 출연한 ‘윤스테이’(tvN) 등 최근 활발한 TV 예능 행보, 데뷔 초부터 배우 경력까지 꼼꼼이 되짚으면서다. ━ 70년대 흔든 '장희빈''화녀' 팜므파탈 사실 한국 관객 중엔 미국에서 극찬받는 ‘미나리’가 ‘윤여정 역대 최고 연기는 아닌데?’ 어리둥절할 이도 있을지 모른다. 한양대 국문과 1학년에 재학 중이던 1966년 TBC TV 탤런트 공채에 합격하면서 데뷔해 올해로 56년차. 1967년 드라마 ‘미스터 곰’으로 신인탤런트상을 타며 개성 강한 외모와 말투로 스타덤에 올랐다. MBC로 이적해 71년 주연한 드라마 ‘장희빈’에선 장희빈의 표독스러움을 열연해 분노한 시청자들이 거리에 붙은 포스터 사진을 찢어버릴 정도였단다. 스크린 데뷔작은 같은 해 출연한 김기영 감독의 ‘화녀’다. 김 감독이 자신의 대표작인 흑백영화 ‘하녀’(1960)를 컬러로 재해석한 영화로 윤여정은 시골에서 상경한 순진한 명자를 맡았다. 식모살이 하던 집의 유부남과 외도하게 되며 광기에 휘말리는 스릴러를 빚어내 시체스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 대종상 신인상을 차지했다. 1974년 가수 조영남과 결혼해 미국으로 떠나며 사실상 은퇴하는 듯했지만 이혼 후 13년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최근 LA타임스에 그는 당시를 “쿠키 굽는 법을 배우며 주부이자 어머니가 되는 데 전념했던” 결혼생활에 종지부를 찍고, 공립학교에 보낸 어린 두 아이를 키우려 생계를 위해 최소 시급 2.75달러 슈퍼마켓 캐셔로 일해야 했던 고난의 시기로 기억했다. ━ 시급 2.75달러 美슈퍼 알바에서 칸의 배우로 그런 절박함 때문일까. 한국에 돌아와선 전보다 더 왕성하게 작품에 뛰어들었다. ‘사랑과 야망’ ‘모래성’ ‘원미동 사람들’ ‘작별’ ‘목욕탕집 남자들’ ‘넝쿨째 굴러온 당신’ 등 드라마에선 주로 시대에 질박하게 녹아든 여성을 연기했다. 영화론 ‘투 상수’ 임상수‧홍상수 감독을 만나며 ‘센 캐릭터’로 새 전기를 열었다. 임 감독과는 죽어가는 남편을 두고 늦바람 난 시어머니를 연기한 ‘바람난 가족’에 이어 김기영 감독의 동명 영화를 재해석해 늙은 하녀로 분한 ‘하녀’로 대종상‧춘사영화상‧대한민국영화대상‧시네마닐라영화제‧아시안필름어워드 등 2010년 여우조연상을 싹쓸이했다. 그해 홍 감독과 작업한 ‘하하하’와 ‘하녀’로 그는 같은 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두 편의 영화로 초청됐다. 이런 ‘이변’은 2년 뒤 그가 돈으로 젊은 남자(김강우)를 탐하는 재벌가 안주인이 된 임 감독의 ‘돈의 맛’, 프랑스 배우 이자벨위페르와 함께한 홍 감독의 ‘다른 나라에서’로 칸 경쟁부문에 나란히 초청되며 또다시 되풀이됐다. 2016년 소외된 목숨을 거두는 박카스 할머니를 연기한 이재용 감독의 ‘죽여주는 여자’론 캐나다 판타지아영화제 슈발누아경쟁-여우주연상을 받았다. 한국 문화예술계에의 그간 공로로 4년전 은관문화훈장도 받았지만, 전세계 영화산업의 이목이 쏠리는 미국에서 이처럼 주목받은 것은 처음이다. ━ 윤여정 미국 작품 잇따른 이유…재미교포 아들들 이미 워쇼스키 자매 감독의 넷플릭스 드라마 ‘센스8’에서 배두나와 영어 대사로 호흡 맞췄던 윤여정은 ‘미나리’를 잇는 차기작도 영어 작품이다. 재미교포 이민진 작가의 애플TV 미국 드라마 ‘파칭코’로 새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칸영화제 공식 선정작에 포함된 임상수 감독의 영화 ‘헤븐: 행복의 나라로’(가제)도 개봉을 기다린다. 오스카상은 너무 먼 얘기처럼 느껴진다고 말해온 그다. “제가 왜 자꾸 미국으로 돌아오는지, 왜 해외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는지 얼마 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눴어요.” LA타임스 인터뷰에서 이렇게 운을 뗀 그는 “아마 제 아들들이 재미교포이고 미국에 살고 있기 때문이고 한번이라도 더 그 애들을 볼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 덧붙였다. 정이삭 감독이 “자식의 미래를 위해 희망을 걸었던 세상 모든 부모를 향한 러브레터”라 칭한 ‘미나리’. “미나리는 가족간의 사랑을 의미한다. 질긴 생명력과 적응력이 우리 가족과 닮았다”고 했던 정 감독의 설명은 배우 윤여정이 품어온 또 다른 삶의 모습이기도 했다. 관련기사 코로나 미국 껴안은 할머니…뉴요커가 본 '미나리' 현상 [배우 언니] 극장가 '미나리' 효과…111일 만에 하루 관객 20만 돌파 공유·박보검 160억대 SF영화 '서복' 극장·티빙서 동시 만난다 정이삭 감독 “학점 따려 들었던 영화수업이 삶을 바꿨다” 골든글로브 수상 순간 껴안은 딸…"내가 미나리 만든 이유" [영상] '미나리' 英아카데미서도 6개 부문 후보…윤여정은 조연상에 나원정 기자 na.wonjeong@joongang.co.kr 2021.03.14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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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IS] 죄없는 이하늬 '기생충' 파티 인증샷→사과·삭제 '촌극' 역비난↑

잘못이 없는데 사과했고, 논란이 아닌데 또 논란으로 불거졌다. 기뻐만 하기에도 모자란 상황 속 진심으로 '왜?'라는 소리가 절로 터지는 촌극이 아닐 수 없다. 이하늬는 11일 자신의 SNS에 영화 '기생충(PARASITE·봉준호 감독)'의 역사적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4관왕을 축하하며 미국 LA 현지 축하파티에 참석 인증샷을 공개했다. 사진 속 이하늬는 봉준호 감독을 비롯해 '기생충' 주역들과 함께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하늬는 '누가 보면 내가 상 탄 줄. 그런데 정말 그만큼 기쁘다. 오늘 잠은 다 잤다'며 한국을 넘어 세계 영화사에 굵직한 족적을 남긴 '기생충'의 성과에 진심어린 축하의 마음을 전했다. 이하늬 뿐만 아니라 공효진 역시 파티에 참석, 인증샷으로 기쁨을 함께 나눴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하늬와 공효진은 LA 체류 중이었고, '기생충' 측의 초대로 애프터파티에 참석했다. 봉준호 감독이 직접 언급했듯 아카데미 입성과 동시에 오스카를 휩쓴 '기생충'의 기록은 '한국에 특별한 일'인 만큼 온·오프라인은 온종일 '기생충'으로 떠들석했다. 일선에서 함께 일하는 동료들이 한달음에 달려가 축하인사를 건넨건 '기생충' 팀 입장에서도 분명 반가울 일이다. 이하늬와 공효진의 사진을 접한 대부분의 네티즌들도 시상식 직후 진행된 현지 애프터파티의 생생한 분위기를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할 수 있어 즐겁다는 반응을 내비쳤다. 하지만 일부 네티즌들은 이유모를 '불편함'을 표했다. 요지는 '기생충'의 일원이 아닌데 남의 잔치에 참석해 어울려 노는 모습이 보기 좋지 않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남의 시상식에서 트로피를 싹쓸이 한 '기생충'의 쾌거에는 왜 함께 기뻐하는지 모를 일이다. '열폭'과 '질투'라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정작 사진 속 봉준호 감독과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박명훈 등 배우들의 표정은 '행복함' 그 자체다. 그들이 함께 해 행복했고 즐거웠다는데 '자격'을 따지며 이를 지적하는 이들은 무슨 자격을 갖고 있는 것일까. 무엇보다 이하늬와 공효진은 '기생충' 출연 배우들과 남다른 인연이 있다. 이하늬와 공효진은 이선균과 드라마 '파스타'를 함께 했고, 공효진은 최근 이정은과 '동백꽃 필 무렵'에서 호흡 맞췄다. 공효진은 최우식과 한솥밥을 먹고 있는 사이이기도 하다. 어떤 일면식이 없다하더라도 문제될 것이 없는 문제다. 국내에서 TV로 시청한 대중들의 마음이나, 영화인들의 마음이나 다를 바 없다. 오히려 동료들의 영예가 동료로서 더욱 감격스럽다면 감격스러울 일이다. 해외 각지에서도 축하 메시지가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하늬와 공효진에게 보인 일각의 불편함은 그보다 더 많은 대중들의 불편함을 자아냈다. 이하늬는 결국 사진 삭제 후 "선배, 동료분들을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에 올린 피드에 마음 불편하시거나 언짢으신 분들이 계셨다면 죄송합니다. 개인의 감격을 고국에 있는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앞섰던 것 같아요. 또 다른 한국 영화의 역사를 쓰신 분들께 해함 없이 충분한 축하와 영광이 가기를 바라며 그 모든 수고에 고개 숙여 찬사를 보냅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라고 사과 및 해명했다. 이하늬는 혹여라도 '기생충'에 피해가 갈까 발빠르게 대처한 것으로 보이지만, 네티즌들은 언짢음을 내비친 이들에게 역비난을 표하고 있다. '기생충'으로 행복했던 낮과 밤, 모두가 좋은 추억으로만 간직하길 바랄 따름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2.11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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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S] "무섭게 준비했다" 충무로 젊은피, 관객 '사냥의시간'(종합)

2월, 관객 사냥에 나서는 충무로 대세들이다. 31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는 영화 '사냥의 시간(윤성현 감독)'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윤성현 감독과 주연배우 이제훈·안재홍·최우식·박정민·박해수가 전원 참석해 영화를 처음 소개한 소감과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한국 영화 최초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공식 초청된 '사냥의 시간'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작전을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다. 가장 먼저 베를린영화제 초청에 대해 윤성현 감독은 "자다가 소식을 들었다. 너무 깜짝 놀랐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제훈은 "우리 6명 단톡방이 있는데 거기에 감독님이 기쁜 소식을 올려 주셔서 동시에 환호했다. 베를린영화제가 어떻게 보면 꿈 같은 영화제인데, 초청될 수 있다는 자체가 흥분되는 일이라 다들 좋아했다. 제작사 대표님이 감독님과 배우들의 수트를 맞춰 주겠다고 하셨다. 날아가기만 하면 된다. 잘 다녀 오겠다"고 인사했다. 단순 추격전으로 설명할 수 없는 '사냥의 시간'에 대해 윤성현 감독은 "새롭다는 말은 좀 조심스러운 것 같고, 기존의 방향성과는 다른 방향성으로 가고 싶었다"며 "시대적 배경을 근 미래로 설정하기는 했지만, 꼭 근 미래로 보여지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우화적인, 은유적인 영역으로 보여졌으면 좋게다고 생각했다. 디스토피아 세계관으로 만들어졌다"고 밝혔다. 실제 '사냥의 시간'은 "드디어 개봉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크랭크업 후 후반 작업에 꽤 오랜시간 공을 들이고 있다. 윤성현 감독은 "내 예상보다 시간이 많이 걸렸다. 사실 여전히 막바지 작업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고, 이제훈은 "아무래도 욕심이 있다 보니까 디테일하고 세심하게 작업하시는 것 같다. 그만큼 완성도 높은 영화를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사냥의 시간'은 약 10여 년이 흐른 지금까지 독립영화 수작으로 꼽히는 '파수꾼' 팀이 다시 재회한 작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윤성현 감독과 이제훈, 박정민이 의기투합했고, 여기에 현 충무로 대세 반열에 오른 안재홍, 최우식, 박해수가 합류해 힘을 더했다. '파수꾼'에 이어 '사냥의 시간'을 이끌게 된 이제훈은 "나는 항상 이렇게 다시 모이기를 꿈꿨는데, 윤성현 감독, 박정민 배우와 다시 작품을 하게 돼 기분이 좋았다. 앙상블을 맞추면서 그때 생각도 많이 나더라. 이번에도 또래 친구들이 모여 하는 이야기니까 현장은 춥고 힘들었지만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은 9년이라는 시간 동안 변한게 하나도 없다"고 애정을 표했다. 이번 영화로 3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하는 이제훈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계획을 설계하는 준석 역을 맡아 목표를 위해 거침없이 나아가고, 의리와 패기로 친구들을 이끄는 강렬한 모습을 선보인다. 정체불명의 추격자에게 쫓기는 극한의 상황에서 느끼는 폭발적인 감정 연기는 좌중을 압도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이제훈은 "내가 맡은 역할은 감독님이 나를 바탕으로 쓰셔서 그런지 캐릭터를 맞이하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단지 '친구들과 잘 어울리고, 작전을 펼쳐 그것으로 인해 쫓기게 되는 상황에 대한 체험과 공포스러운 순간들을 실질적으로 느끼고 표현해줬으면 좋겠다'는 주문이 있었다"며 "여기 나오는 친구들이 거친 스트릿패션을 추구하는데, 그것에 영향을 받아 실제로도 근 3년동안 스트릿패션을 추구하고 있다"고 귀띔해 웃음을 자아냈다. 안재홍은 친구들의 일이라면 일말의 고민 없이 나서며, 친구들을 위해 위험한 계획에 앞장서는 장호를 연기했다. 장호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기술들을 백분 발휘해 친구들의 계획이 성공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는 인물이다. 안재홍은 장호를 위해 탈색, 타투, 거칠고 투박한 패션까지 특별한 외적 변신도 시도했다. 안재홍은 "장호는 기존에 캐릭터에 접근했던 방식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새롭게 접근하려 노력했던 인물이다. 장호에게 조금 더 다가가기 위해 삭발을 하고, 탈색을 하고, 눈썹도 밀고, 피부결도 거칠게 보일 수 있도록 분장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실제 나와는 많이 다르다"고 밝혔다. '부산행' '기생충'으로 쌍천만 배우에 등극한 것은 물론, 또래 배우들 중 가장 바쁜 몸이 된 최우식은 가진 것은 의리뿐인 반항아 기훈으로 분해 열연했다. 누구보다 친구들을 먼저 생각하고 위험한 계획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면서도 가족들이 위험해지자 흔들리는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는 등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자랑한다. 최우식은 "외형적으로는 타투를 많이 그렸다. 타투를 그리기까지 작업이 엄~청 길더라. 열심히 했다"며 "연기적으로는 막내로서 형들과 진짜 친구처럼 보여야 하는 숙제가 있었다. 사실 내가 어떤 노력한 것은 아니고 감독님과 형님들 덕분에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겸손함을 드러냈다. 박정민은 친구들의 작전에 필요한 모든 것을 알아내는 정보원 상수의 옷을 입고 오랜만에 브레인의 면모를 뽐낸다. 사설 도박장에서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는 상수는 준석과의 과거 인연으로 위험한 계획에 합류하는 캐릭터. 조용하지만 묵묵하고 성실하게 주어진 일을 해내며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박정민은 "친구들이 자기 계획에 상수를 끼워주는 것이다. 네 명의 연기 호흡을 맞추는데 있어 튀지 않게 녹아 들어가는 것이 중요했다"며 "준석이라는 인물의 감정에 도움이 되어야 하는 인물이라 그런 것들을 중점적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박해수가 소화한 정체불명 추격자 한은 모든 것이 베일에 싸여 있는 미스터리한 존재로,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 새로운 미래를 꿈꾸는 친구들의 뒤를 쫓으며 사냥을 하듯 극한의 순간으로 몰아넣는 인물이다. 박해수는 범접할 수 없는 카리스마와 압도적 분위기로 숨이 멎을 듯한 긴장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박해수는 "감독님이 여러 레퍼런스의 영화들을 보여주셨고, 한이 가질 수 있을만한 본성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며 "현장에서 (다른 캐릭터들과) 동 떨어질 수 있는 상활들을 만들어 주셔서 캐릭터를 직접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또래들이 모인 만큼 현장 분위기는 화기애애 그 자체였다. 대표적인 분위기메이커는 안재홍이었다고. "내가 분위기를 메이킹 했다"며 인정한 안재홍은 "평소에도 너무 너무 좋아하는 연기자들이고 동료들이어서 현장 나가는 자체가 좋았다. 치열했던 현장 속에서 서로 서로 의지하면서 뭔가를 돌파해 나갔다는 느낌이 들어 더 좋았다"고 강조했다. 최고 반전 인물은 큰 형님 박해수. 차갑고 냉소해 보이는 첫 이미지와 달리 오랫동안 알고 지낸 동네 형처럼 실제 성격은 그렇게 친근할 수 없었다는 후문이다. 최우식은 "만나자마자 친해졌다. 만난 다음날부터 바로 친한 형동생이 됐다. 인간미가 넘친다"며 좋아했고, 이제훈 역시 "우직하고 강렬한 이미지로만 생각했는데 진짜 친근하고 너무 착한 형이다. 촬영 이후에도 해수 형에 대한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치켜 세웠다. 하지만 정작 박해수는 "똘똘 뭉쳐 다니는 4명이 솔직히 너무 부러웠다. 나는 밤과 새벽 촬영이 많아 외롭기도 했다"고 토로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사냥의 시간' 팀은 60초 홍보의 시간을 갖고 "'사냥이 시간'은 젊은 배우들이 나오는 작품이다. 엄청난 극강의 케미스트리와 함께 압도적 카타르시스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전작에서는 보지 못했던 배우들의 얼굴도 많이 나온다. 평소에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하다보면 정말 영화밖에 모르는 분이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감독님의 능력을 바탕으로 영화적인 것들을 집약해 놓은 영화라 생각한다. 젊은 배우들이 나온 시네마틱하고 체험할 수 있는 영화다"며 한 마디씩 설명한 후 "'사냥의 시간 대박' '많이 보러와주세요' '사랑해주세요' '와, 베를린 간다' '감사합니다"라고 외쳐 최강의 케미를 확인시켰다. 반짝 반짝 빛나는 충무로 젊은 피들과 함께 신선한 세계관을 구축한 '사냥의 시간'은 2월 말 국내 개봉한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박찬우 기자 2020.01.3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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