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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정준호 "초지일관 성실·부지런함, 아내가 많이 믿어줘"
돌아온 원조 코미디 장인이다. 타고난 입담은 죽지 않았고, 특유의 능청스러운 매력도 활활 부활시켰다. B급 감성 충만한 영화 '히트맨(최원섭 감독)'을 통해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한 정준호는 다소 오글거릴 수 있는 대사, 행동 하나하나를 '정준호식'으로 표현,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예능에 출연하기 위해 영화를 선택했나 싶을 정도로 홍보 활동에도 여념이 없다. 이미 MBC '라디오스타'를 뒤집어 놨고, tvN '놀라운 토요일-도레미 마켓' 등 홍보 투어에 빠짐없이 참여 중이다. 유명한 인지도에 호감도까지 새롭게 얹었다. 이하정 아나운서와 결혼 후 조용히 안정적인 가정을 꾸려 나가는 모습도 정준호를 새삼 다시 보게 만드는 계기가 됐다. 과거 끝없는 '정치 입문설'에 휩싸였지만 정준호의 표현처럼 '했다면 벌써 5선 의원'을 했어도 넘을 시간이다. 이제 정준호에게 정치는 진중하게 말해도 우스갯소리로 넘길 수 있는 예능적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전국 100여 개의 홍보대사를 하는 것으로 만족한다는 속내. 시간이 지나봐야 진정한 가치를 알 수 있는 것들이 존재하기 마련이다. 차근차근 꾸준히 제 나름의 생활 방식을 지켜 온 배우 정준호는 존중받아 마땅한 인물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인터뷰①에서 이어집니다. -감독과 잘 통했나. "우리 최원섭 감독님의 눈빛이 그땐 지금보다 더 처절했다.(웃음) 낭떠러지에 서 있는 느낌이었달까?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고 하더라. '히트맨'에는 최 감독이 영화 감독이 되기까지 경험담도 녹아있다. 진심이 통했다." -권상우와는 처음 만났다. "(권)상우랑은 같은 동향이다. 충청도더라. 충청도 사람들은 공통된 것이 둘만 있거나 그러면 말을 잘 안 섞는다. 근데 두 달 있다가도 하고, 1년 있다가도 하고, 3년 있다가도 이야기 하고, 다 잊어버린 줄 알았는데 10년 있다가도 이야기를 하고 그런다. 속이 깊은 편이라 현장에서 불만있고 기분 나빠도 이야기를 안 한다. 상우와는 지내보니 그런 기질이 비슷한 것 같다. 서로 어떤 사람인지는 세월이 지나봐야 알지 않을까 싶다. 아마 1년 있다가 문자가 올지도 모른다.(웃음)" -연기 호흡은 어땠나. "권상우 아니면 준 역할은 할 사람이 없다 '히트맨'은 권상우 본인이 갖고 있는 역량을 최대한 발휘한 작품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렇지 않은데, 상우는 재수 씨한테 혼나기도 하고 그런 것 같더라. 엊그제도 재수씨가 깨진 쓰레기통을 버리라고 해서 아침부터 뒤집어 쓰고 나갔다고 하더다. 하하. 사랑스럽게 적당히 혼나기도 하면서 가정을 애정하는 모습이 영화는 물론 캐릭터와도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대견하다. 그리고 상우 혀가 짧다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하니까 '너 진짜 짧긴 짧은거냐' 물어봤더니 '아니에요. 형. 저 길어요' 하면서 보여줬다. 근데 진짜 엄청 길더라. 너무 길어서 오히려 입 안에서 주체를 못 한다고. 그게 또 권상우의 매력인 것 같다. '그런 매력을 장점화 시켜 오늘날의 권상우가 태어난 것 아니냐'는 말도 해줬다." -스스로도 가정적이라 생각하나. "난 가정적이다.(웃음) 그 가정적이라는 것이 쓰레기를 버리고 분리수거를 하는 디테일함이라기 보다는, 큰 그림을 그리는 스타일이다. 간혹 이벤트를 한다. 음식을 잘하니까 아침에 일어나서 아내에게 요리를 만들어 주기도 한다. 내가 홍보대사를 100여 개 하다보니 제철마다 전국에서 특산물을 선물로 많이 보내 주신다. 그럼 그런 것을 정리해서 요리를 해주는 것이다." -또 다른 이벤트도 있나. "출장이 많은 편이라 와이프가 좋아하는 것, 혹은 신발사이즈, 손가락사이즈 등을 꼭 기억에 메모했다가 조그마한거라도 사다 준다. 근데 한번에 다 주는 것이 아니라 출장에 갔다 올 때마다 일단 선물을 서재에 꽁꽁 숨겨놨다가 무슨 일이 있으면 하나씩 준다. 시기적절할 때. 그래서 아내가 내 서재를 항상 궁금해 한다. 열쇠가 많이 걸려있다. '저기 도대체 뭐가 들어있나' 생각하는 것 같다.(웃음)" -결혼 후 더욱 안정감을 찾은 것 같다. "아내가 나를 많이 믿어준다. 결혼 초반에는 아내도 '연예인들은 일 없으면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줄 알았다'고 하더라. 근데 난 새벽 2시에 들어가건, 3시에 들어가건 늘상 오전 6시에 일어난다. 한 2년 정도 살았을 때 와이프가 '어떻게 그 시간이 되면 딱 눈을 뜨냐'며 놀라워 했다. 그러면서 인정을 한 것 같다. '아, 초지일관 저런 사람이라 오늘날의 정준호가 연기력에 비해 성공을 했구나. 그 뒤에는 성실함과 부지런함이 있었구나'(웃음)" 〉〉③에서 계속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2020.01.26 17: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