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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18년 만에 회장 승진 정용진, 진정한 ‘1인자’ 될까

신세계그룹의 수장이 마침내 바뀌었다. 삼성가 3세로 ‘적자’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회장으로 18년 만에 승진하면서다. 그러나 동갑내기 사촌지간으로 항상 비교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처럼 그룹 내 ‘1인자’로 올라서기 위해 성과 창출과 책임경영 강화 등 해결해야 할 숙제가 적지 않다. 급변 환경 속 ‘정용진의 신세계’ 되나 10일 재계에 따르면 정용진 회장의 모친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총괄회장으로 물러났지만 그룹 총수(동일인) 지위는 유지된다. 이는 정용진 회장이 아직 진정한 ‘1인자’의 입지는 아니라는 의미다. 신세계그룹은 지난 8일 ‘정용진 회장 승진 배경’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돌파구 마련을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1995년 입사 이후 28년 만에 회장 승진이다. 신세계는 “날로 경쟁이 치열해지는 유통 시장은 과거보다 훨씬 다양한 위기 요인이 쏟아지고 있어 그만큼 '강력한 리더십'이 더욱 필요해졌다”며 “정용진 회장 승진을 통해 시장 변화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나가고자 한다”고 강조했다.‘강력한 리더십’ 구축은 이제 정용진 회장의 당면 과제가 됐다. 신세계는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자의 막내딸인 이명희 총괄회장의 색채가 강하다. 이명희 총괄회장이 40대 때 여성 경영자로 나서 신세계그룹을 키웠다. 이에 여전히 이 총괄회장의 영향력이 강하고, 곳곳에 측근들이 포진돼 있다. 신세계는 이건희 회장 별세 이후 이재용 회장이 1인자의 지위를 공고히 구축한 삼성그룹과는 다른 분위기다. 삼성그룹은 이병철·이건희·이재용 회장으로 이어지는 남성 중심의 권력구조가 강하다. 이로 인해 ‘1인자’ 이재용 회장을 중심으로 측근들이 수직화된 구조다. 이재용 회장은 1991년 입사한 뒤 지난 2022년 10월, 31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정용진 회장은 동갑내기로 어렸을 때부터 사촌지간인 이재용 회장과 항상 비교돼왔다. 재계 관계자는 “둘은 서울대 입학 등 모든 측면에서 비교대상이 됐기 때문에 친구인 이재용의 앞선 회장 승진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다”고 했다. 정용진 회장이 모계의 영향력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 ‘유통 1위’를 자부하는 신세계는 쿠팡의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쿠팡에 유통 매출 선두 자리를 내줬다. 이마트의 매출이 29조4000억원이었고, 쿠팡의 매출은 31조8000억원에 달했다.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의 합산 매출 규모는 35조8000억원으로 아직 쿠팡에 앞서있다. 하지만 온라인 이커머스의 급성장세 등 유통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1위 수성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위기의식이 팽배한 신세계는 정용진 회장을 내세워 ‘승부수’를 던졌다. 지난 8일 회장 승진 이후 첫 사장단 회의에서도 “위기가 있으나 더 열심히 하겠다”고 첫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해 연말에는 경영전략실을 기능 중심의 컨트롤타워로 개편하는 등 '정용진의 신세계'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모습이다. 신세계는 “현재 환경이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혁신이 필요한 시점임을 인식하고 있다”며 “정용진 회장 승진으로 치열하게 변화하는 혁신기업으로 성장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했다. ‘SNS 리스크’ 줄이고, 책임경영 보여줘야 정용진 회장은 신세계그룹의 수장으로서의 신뢰도를 끌어올릴 필요성이 있다. 신세계는 오너가의 책임경영 측면에서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오너가 중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린 경영자가 없기 때문이다. 이명희 총괄회장, 정용진 회장, 정유경 총괄사장 등은 모두 비등기임원으로 경영 권한은 막강하지만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구조다. 삼성가의 경우 이재용 회장이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사법리스크’에 빠지기 전까지 등기임원을 유지했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경우 2011년부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며 책임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정 회장의 경우 2013년 신세계와 이마트의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은 뒤 등기이사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있다. 지난 2020년 이명희 총괄회장의 지분 증여로 대주주 지위가 바뀌었을 때도 책임경영 강화에 대한 요구가 있었지만 정용진 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은 등기임원을 끝내 맡지 않았다. 소셜미디어(SNS) 리스크를 줄여야 하는 것도 과제다. 84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정 회장은 ‘재계 인사’다. 경영행보를 비롯해 일상생활, 가족사까지 다양한 게시물을 올리며 대중과 소통하고 있다. 하지만 ‘멸공’ 등 정치적 색깔을 노골적으로 드러냈고, 기자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등 그룹을 대표하는 수장으로서 진중하지 못한 태도가 도마 위에 올랐다. 회장 승진 이후 이런 논란의 게시물들을 일괄 삭제하는 등 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재계 관계자는 “이제 지위가 달라진 만큼 슬기로운 SNS 생활로 그 리스크도 줄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3.11 07:00
연예일반

‘배트맨’과 ‘덱스터’가 혼재된 K콘텐츠..‘살인자ㅇ난감’ 전 세계 사로잡다 [줌인] ①

히어로 같긴 한데 또 어떻게 보면 히어로가 아니다. 살짝 비틀린 다크 히어로의 이야기 ‘살인자ㅇ난감’이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넷플릭스 새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은 설 연휴였던 지난 9일 공개된 이후 한국을 비롯해 볼리비아, 인도, 카타르, 홍콩 등 세계 19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공개 3일 만에 31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10 비영어 TV 부문 2위에 등극하는 쾌거도 올렸다.‘살인자ㅇ난감’은 우연히 살인을 시작하게 된 평범한 남자 이탕(최우식)과 그를 지독하게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보통의 다크 히어로들이 확고한 가치관과 능력치를 갖고 있는 것에 반해 ‘살인자ㅇ난감’ 속 이탕은 외모가 유약해 보이기까지 하는 평범한 남성이다. 첫 번째, 두 번째 살인은 우발적이었던 이탕은 자신이 죽인 사람들이 천인공노할 범죄를 저지른 살인자들이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며 자신에게 범죄자를 감별할 능력이 있는 게 아닌지 스스로 의심하게 된다. ◇‘배트맨’과 ‘덱스터’ 그 사이히어로 역할을 하는 본인조차 스스로의 능력에 대한 확신이 없다는 것은 ‘살인자ㅇ난감’의 차별점이다. 그간 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수많은 다크히어로들은 법의 체계를 넘는 사적제재를 자신의 능력과 명분으로 정당화하며 대중의 호응을 끌어냈다.이탕은 다르다. 마치 범죄로 가득 찬 고담 시티 속 ‘배트맨’ 같으면서도 한편으론 자신의 살인욕을 또 다른 살인자들을 죽이는 것으로 해소하는 사이코패스 법의학자 ‘덱스터’ 같기도 하다. 홍콩 유력 매체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살인자ㅇ난감’에 대해 “이탕은 스타일리시한 사적제재 히어로의 면모를 가지고 있다. ‘배트맨’과 ‘덱스터’가 혼재된 K시리즈 캐릭터”라고 평했다.이렇게 자신에 대한 확신이 없는 캐릭터는 시청자들로부터 공감을 받기에 더 좋다는 평가도 있다. 박현민 대중문화평론가는 “사법체제에 대한 불신에서 피어난 다크히어로에 대한 갈망과 도덕적으로 완전무결하지 않은 여러 인물들의 고민에 대한 공감, 열린 결말을 통해 콘텐츠 수용자에게 사유를 건넨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기존의 단편적인 ‘사이다맛 히어로’와 차별점을 구축했다”며 ‘살인자ㅇ난감’의 인기 요인을 짚었다. ◇스타일리시한 연출도 호평‘타인은 지옥이다’로 자신만의 독보적인 색채를 인정받은 이창희 감독의 스타일리시한 연출 역시 ‘살인자ㅇ난감’에 호평이 쏟아지는 이유다.누리꾼들은 “교차편집, 감각적인 음악”, “각본과 연기, 연출 모두 섬세하게 신경 쓴 것이 느껴진다”, “연출 쫄깃”, “팝하다는 연출이 뭔지 알 것 같다” 등 연출에 대한 호평을 계속해서 내놓고 있다.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작품의 주제 의식을 보여주는 코드이자 이탕이 살인을 했다는 증거물이라는 이중적 의미로 삽입한 것도 섬세한 연출을 보여주는 예다. 이 외에도 심각한 장면에 삽입된 코믹한 효과음이나 음악, 장면과 장면을 연결시켜 주는 트랜지션의 기발함 등이 ‘살인자ㅇ난감’의 특징이다.미국 매체 포브스는 “카메라 기법과 불안감을 고조시키는 음악, 최우식과 손석구의 열연이 압권”이라면서 “재미있고 놀라운 반전으로 가득 찬 잘 짜인 미스터리 스릴러”라고 ‘살인자ㅇ난감’을 평했다.다만 극에 등장하는 죄인 형정국이라는 인물의 생김새 등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연상시킨다는 논란이 인 건 아쉽다는 평가다. 잘 만들어진 작품에 괜한 논란이 끼얹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살인자ㅇ난감’을 연출한 이창희 감독은 “내가 정치적 견해를 작품에 반영했다면 그렇게 치졸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몰래 (작품에) 녹이는 건 저열한 행위라고 생각한다”며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2.16 06:00
산업

얽히고설킨 재벌가 혼맥…돋보이는 ‘범 LG가’

재벌과 재벌이 만나고 가문과 가문이 결합하는 혼맥은 대기업 오너 일가의 흔한 ‘결혼 등식’이다. 비즈니스 확대와 협력을 위해 큰 그림을 그리지만 꼭 ‘1+1=2’라는 등식으로 맞아 떨어지지는 않는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고 있는 재벌가의 결혼 풍습과 혼맥 지도를 살펴봤다. 연애결혼 흐름 속 재벌끼리 얽히고설킨 재계 오는 27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녀 희진 씨의 결혼으로 재벌의 혼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대가와 대우가의 결합이라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예비 신랑은 김우중 대우그룹 창업자의 형인 김덕중 전 교육부장관의 손자로 알려졌다. 대우는 이미 해체된 그룹이라 재벌 간의 결합이라는 시선보다 유학 중 연애결혼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재벌은 재벌끼리 결혼한다’는 말이 유행할 정도로 재계는 얽히고설킨 혼맥 지도가 존재한다.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지난 2020년 총수가 있는 55개 대기업집단의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 혼맥을 분석해 발표했다. 올해도 이런 혼맥 지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 조사에 따르면 총 317명의 오너 일가 중 대기업 간 혼인한 비중은 48.3%(153명)에 달했다. 부모 세대 간 혼사가 46.3%였다면 자녀 세대에서 대기업 간 결합이 50.7%로 비중이 되레 더 늘었다. 재벌 1, 2세들은 사업의 확장성을 위해 정·관계 집안과 혼인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녀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결혼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하지만 이런 정·관계 혼사는 재벌 3, 4세로 가면서 확연히 줄어들고 있다. CEO스코어 분석에 따르면 부모 세대에서 28%(49명)로 높았던 정·관계 혼인은 자녀 세대에서 7%(10명)까지 크게 떨어졌다. 가문과 가문의 결혼으로 가장 관심을 모았던 혼사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임세령 대상그룹 부회장 커플이었다. 삼성그룹과 대상그룹 간의 결합이라 큰 관심을 모았지만 2009년 결혼 11년 만에 이혼하면서 관계가 서먹해졌다. 사실 삼성그룹의 경우 고 이건희 회장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 관장의 혼사도 가문과 가문의 결합으로 큰 의미를 지녔다. 재벌과 관료 집안의 만남이었다. 홍라희 전 관장의 아버지는 법조인 출신 정치인으로 법무부장관 등을 역임한 바 있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소장은 “2000년대 이전에는 창업하고 사업을 확대해 나가는 오너 경영자들의 경우 정·재계 집안과 혼인 관계를 맺는 게 하나의 트렌드였다”며 “부모가 가문에 따라 배우자를 정해주는 시대의 흐름이었고, 혼맥을 사업이나 정치적으로 활용하려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이재용 부회장, 최태원 회장과는 달리 연애결혼을 했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정의선 회장은 같은 성씨인 정지선 씨와 결혼을 했는데, 동성동본이 아니라서 가능했다. 정지선 씨는 정 회장 친구의 사촌동생이기도 하다. 구광모 회장은 부인 정효정 씨를 뉴욕 유학 시절에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유교적 색채가 강해 연애결혼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례적으로 결혼까지 성공한 케이스다. 정효정 씨는 중소기업 보락의 정기련 대표 장녀다. 재벌 중 가장 눈길을 끈 연애결혼은 단연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었다. 정용진 부회장은 정략결혼의 정설을 깨고 1993년 배우 고현정과 세기의 결혼식을 올린 바 있다. 둘은 2003년 이혼하며 주변을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GS, 10개 기업집단과 화려한 혼맥 재벌 중에서도 범 LG가의 혼맥이 가장 화려하다. 유교적인 가풍의 영향 때문인지 재벌과 재벌의 만남이 잦았다. LG그룹에서 분리한 GS그룹의 경우 10개 그룹과 사돈을 맺었다. LS그룹도 현대차·두산·삼표·OCI 등 8개 그룹과 혼맥을 맺었다. 허태수 회장이 이끌고 있는 GS그룹은 태광·삼표그룹·중앙그룹 등과 사돈 관계로, 재계에서 최다 혼맥을 과시하고 있다. 허태수 회장의 부인은 이지원 씨로 이한동 전 국무총리의 딸이다. 허태수 회장의 처제는 이정원 씨로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의 부인이다. GS그룹은 재계와 정·관계는 물론이고 언론계와 법조계에도 인연을 맺고 있다. GS그룹 오너일가 27명의 배우자 출신 현황을 살펴보면 재계가 13명(48.1%)으로 가장 많았고, 관료 출신이 5명(18.5%)으로 그 뒤를 이었다. 범 LG가인 LIG와도 사돈지간이다. 고 허준구 전 LG건설 명예회장은 고 구철회 LIG 회장의 장녀인 구위숙 씨와 결혼했다. 허승조 전 GS리테일 부회장의 부인은 태광그룹의 창업주 이임룡의 장녀 이경훈 씨다. 허승조 전 부회장은 현재에도 태광산업 고문을 맡고 있다.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의 장남 허서홍 GS 부사장은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장녀 홍정현 씨와 결혼했다. 또 허광수 회장의 장녀 허유정 씨는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의 장남 방준오 조선일보 부사장과 혼인을 맺었다. 재계 관계자는 “범 LG가는 유교적인 가풍이 강해 부모들이 혼인 상대를 정해주는 경향이 다른 그룹보다 더 강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GS그룹 관계자는 “개인적인 사정이라 상세한 내막은 알 수 없다. 당시 재벌끼리 만나는 흐름이었던 것 같다”고 했다. GS그룹 오너일가는 자녀 세대로 넘어갈수록 재계 출신과의 혼인율이 높아졌다. 부모 세대가 재계 출신과 혼인율이 37.5%였던 반면 자녀 세대는 11명 중 7명으로 63.6%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집안과 집안의 정략결혼은 좋지 않은 결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의 장녀 서민정 씨는 홍석준 보광창업투자 회장의 장남 홍정환 씨와 2020년 결혼하며 주목을 끌었다. 홍석준 회장은 홍석현 중앙홀딩스 회장의 동생이다. 그러나 이 커플은 결혼 8개월 만에 이혼하며 남남으로 갈라섰다. 재벌 간의 혼맥은 장점이 분명하지만 점점 쇠퇴하는 분위기다. 대기업일수록 혼맥을 활용하는 사업적 필요성이 줄어들기 때문에 집안과 가문에 연연하지 않는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 김동관 한화솔루션 회장은 사내연애를 통해 결혼했고, 정기선 HD현대 대표도 2020년 교육자 집안의 여성과 결혼식을 올렸다. 연애결혼이라고 다 잘 사는 것도 아니다.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는 1999년 사내연애를 통해 만난 임우재 전 삼성전기 상임고문과 결혼하며 ‘세기의 로맨스’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부진 대표는 결혼 17년 만에 이혼소송을 제기하며 갈라섰다. 재계 관계자는 “재벌가의 혼인은 이제 부모가 정해주는 시대는 지났다"며 "과거처럼 가문과 집안을 따지는 것보다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는 말처럼 재벌가에서도 연애결혼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6.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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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IS] '뮬란·도망친여자' 스크린 문제작의 날

절묘한 타이밍이다. 스케일은 하늘과 땅 끝 차이지만 각각의 이유로 '문제작'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코로나19 시국, 영화관 방문을 고민하는 관객들에게는 특별한 고민의 여지를 남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니키 카로 감독)'과 잊을만 하면 한번씩 존재감을 내비치는 홍상수 감독 신작 '도망친 여자(홍상수 감독)'가 17일 나란히 개봉, 한 날 한 시 스크린에 걸린다. 이미 문제작으로 각인됐지만, 한 작품이 아쉬운 극장들은 신작 편성에 꽤나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대대적인 응원을 받으면서 개봉해도 본전을 걱정해야 하는 시기다. 매일 매일 새로운 논란이 축적되고 있는 '뮬란'과, 해외 낭보를 전해도 국내에서는 '브이로그' 취급을 받는 홍상수 감독 영화는 국내 관객들에게는 일찌감치 비호감으로 찍혔다. 특별 관심 대상에서 제외된 채 레이스를 시작하게 됐다. 미국·중국도 외면한 '뮬란', 제3국 흥행 가능? 최근 몇 년간 '무조건 믿고 보는', '개봉하면 흥행'이라는 맹목적 애정을 한 몸에 받으며 한국 관객들에게 특히나 흡족한 결과를 얻어냈던 디즈니는 위기 속 희대의 오점을 남기고 말았다. 차이나 머니를 손에 쥐고 백인이 만든 동양 영화 '뮬란'이 글로벌 동네북으로 전락, 미국과 중국 정부까지 예민하게 만든 것. 주연배우 유역비 중국지지 발언부터 최근 신장 위구루자치구 촬영 논란까지 할리우드와 차이나 머니의 의기투합은 영화의 본질을 넘어 정치적 이슈로 불거졌다. 완성된 작품 역시 디즈니 특유의 색채는 담아내지 못한 채 '동양 문화 이해 부족'이라는 무지함만 확인 시켰을 뿐. 명작으로 회자되는 원작에 사죄해야 할 수준이다. 미국에서는 개봉을 포기하며 디즈니 자사 OTT 플랫폼 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풀어 버렸고, 흥행의 기점이 돼야 할 중국 본토에서도 외면한 작품을 제 3국에서 소비시켜 줄 이유는 특별히 없다. 코로나19는 '뮬란'에게 오히려 좋은 핑계거리가 됐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중국에서 개봉한 '뮬란'은 첫 주 주말 2320만 달러(한화 274억 6184만원)를 벌어 들였다. 역대 중국 개봉작 중 큰 흥행을 맛보지 못했던 '신데렐라' '말레피센트2' 등과 비슷한 수치다. 중국 내에서는 '뮬란' 관련 보도가 일절 금지됐고, 심지어 '타국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며 '뮬란'과 디즈니를 비판했다. 개봉 하루 전인 16일 '뮬란' 실시간 예매율은 26.7%로 다소 저조하다. 전체 1위 기록이기는 하지만 개봉 한 달을 바라보는 '테넷' 예매율 22.8%와 큰 차이는 없다. 극장 관계자는 "오프닝 스코어는 기대해 볼만 하지만 장기 흥행은 어불성설이다. 일주 천하로 끝날 조짐이라 첫 주 편성에만 힘을 쏟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세상 이슈 다 끌어모은 '도망친 여자' 홍상수 감독의 24번째 장편 영화이자 김민희와 7번째 호흡맞춘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이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 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감희를 따라가는 영화다. 지난 3월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에 해당하는 감독상을 수상하며 깜짝 주목을 받은 후, 최근 16회 부쿠레슈티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아 또 한번 해외를 통한 역 이슈에 성공했다. 그들만의 굳건한 세계관은 여전하지만 소소한 변화가 엿보인다. 홍상수 감독의 뮤즈이자 불륜 관계를 지속 중인 김민희가 '결혼 5년 차' 감희를 연기했고, 서영화·송선미·김새벽이 감희가 만나는 세 명의 지인으로 각각 등장한다. 영화는 조금 더 짜임새 있어졌고, 무엇보다 '여성 중심 영화'라는 지점이 주목도를 높인다. 또한 내에서는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그들만의 세상에서 은둔, 칩거 중이지만 누구보다 세상 만사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도망친 여자'로 다 보여준다. 김민희의 먹방부터 채식주의, 길거리 고양이밥 호불호, 데이트 폭력, 부동산 이슈까지 녹여냈다. 영화를 보면 공감할 수 있지만 몇 명이 관람할지가 관건이다. 홍상수 감독 작품은 내놓을 때마다 하락세를 경신 중이다. 누적관객수 1만 선을 지키지 못한지는 오래 됐고, 전작 '강변호텔' 역시 6912명을 동원하는데 그쳤다. 극장 관계자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2.2단계로 완화되기는 했지만 두 작품이 극장의 숨통을 트여 줄 작품이 되지는 못할 것 같다"고 내다봤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0.09.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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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작IS①] "정치색 빼고, 열연 더하고" '남산의 부장들'이 소환한 10월 26일

"각하,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오." 정치색은 빼고, 배우들의 열연은 더했다. '남산의 부장들'이 1979년 10월 26일을 고스란히 2020년 1월 22일에 소환한다. 오늘(22일) '남산의 부장들'이 관객을 찾아온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한-일 양국에서 약 52만부가 판매된 논픽션 베스트셀러 ‘남산의 부장들’을 원작으로 한다.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의 신작이다. 1979년 10월 26일 오후 7시 40분경 서울 종로구 궁정동 중앙정보부 안가에서 중앙정보부 부장이 대통령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다. 18년간 지속된 독재 정권의 종말을 알린 이 사건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 중 하나다. '남산의 부장들'은 대통령 암살 사건 발생 40일 전 총와대, 중앙정보부, 육군 본부에 몸 담았던 이들의 관계와 심리를 섬세하게 따라가며 스크린에 담아낸다. 그 중심에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의 이병헌이 있다. 대사가 그리 많지 않음에도 표정과 눈빛으로 말한다. 특히 클로즈업 신이 많은데, 스크린에 이병헌의 얼굴이 가득찰 때마다 특유의 에너지로 관객을 압도한다. "각하,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오"라는 유명 어록도 그의 입을 통해 등장한다. 특히 엔딩에서 보여주는 이병헌의 열연은 전율을 일게 할 정도다. 철저히 계산된 행동 하나하나, 눈빛 하나하나는 극장의 불이 켜지고 나서도 여운을 남긴다. 박통 역 이성민의 열연도 놀랍다. 이미 충무로를 대표하는 연기를 보여주고 있는 이성민이지만, 이번엔 특히 소름 돋는 연기를 보여준다. 박 대통령이 살아돌아온듯 높은 싱크로율을 완성한 덕분이다. 오랜만에 새 작품으로 돌아온 곽도원은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역을 맡았다. 이희준이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을 연기한다. 이병헌을 필두로 이성민, 곽도원, 이희준이 전혀 밀리지 않는 기 싸움을 펼친다. 네 배우는 숨 막히는 티키타카로 관객의 몰입도를 최상으로 끌어올린다. 이처럼 배우들의 열연이 빛날 수 있던 배경에는 우민호 감독의 섬세한 연출이 있었다. 서서히 변화하는 김규평의 심리를 그리며 '남산의 부장들'만의 차갑지만 격앙된 톤을 만들어냈다. 자로 잰 듯 철저히 대칭을 맞춘 연출로 군부 독재 시절의 이분법을 말하는 듯하다. 서울과 파리의 당시 모습을 재현한 연출로도 시선을 끈다. 일부 관객들은 '남산의 부장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이야기를 풀어놓지 않을지 우려한다. 그러나 '남산의 부장들'은 섣불리 옳고 그름을 판단하지 않는다. 도덕적인 혹은 정치적인 판단보다는 등장 인물들의 심리에 집중한다. 그리고 사건에 대한 판단은 오롯이 관객에게 맡긴다. 이에 대해 우민호 감독은 "이 영화는 정치적 색채를 띠지 않았다. 어떤 인물의 공과 과를 절대 평가하지 않는다. 단지, 그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인물들의 심리 묘사로 보여주고 싶었다. 판단은 관객 분들이 하시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흥행 예감이 좋다. 개봉일 오전 7시 기준 '남산의 부장들'은 48.7%의 예매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예매관객수는 15만 3582명이다. 가장 먼저 예비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다가오는 설 연휴 '남산의 부장들'의 이야기에 많은 관객이 공감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신작IS②] 에서 계속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신작IS①] "정치색 빼고, 열연 더하고" '남산의 부장들'이 소환한 10월 26일 [신작IS②] "준비된 히든카드" 입소문 터진 '히트맨' 설 복병될까 2020.01.22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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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부장들' 이병헌→이성민, 美친 연기로 소환한 10월 26일[종합]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다. '미친' 연기의 향연이 이어진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다.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언론배급시사를 통해 '남산의 부장들'이 첫 공개됐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한-일 양국에서 약 52만부가 판매된 논픽션 베스트셀러 ‘남산의 부장들’을 원작으로 한다.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의 신작이다. 이병헌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을 연기한다. 이성민이 박통 역을, 곽도원이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역을, 이희준이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 역을 맡았다. 이병헌은 중앙정보부장 김규평 역을 맡았다. 과연 이병헌이다. 충성이 총성이 될 때까지, 서서히 변해가는 김규평의 심리를 섬세하게 연기했다. 실존 인물의 헤어스타일까지 닮은 모습으로 등장해 소름 돋는 연기를 보여준다. 차가우면서 절제된 분위기에서 격앙되고 뜨거운 분위기로 넘어가는 과정이 이병헌의 연기를 따라 자연스럽게 펼쳐진다. 이병헌은 "실존한 인물을 연기하는 게 더 힘든 작업이라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그렇기에 감독님이 미리 준비한 여러 가지 자료들과 증언들 뿐 아니라 혼자서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온전히 그런 자료에 기대고, 시나리오에 입각해 연기했다. 혹여 개인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줄이거나 키우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왜곡시키지 않으려했다. 시나리오에 입각해 그 인물의 감정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 영화는 이병헌의 얼굴을 스크린 가득 담는다. 이병헌이 보여주는 무언의 표정 변화가 곧 이 영화의 서사가 된다. 이에 대해 이병헌은 "스크린에 비쳐지는 클로즈업은 배우들이 다 감당하고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떤 영화든 클로즈업 신을 빼놓을 수 없다. 특히나 '달콤한 인생' 때 클로즈업이 많았던 걸로 기억한다. 누아르 장르의 영화들은 배우의 얼굴을 가까이서 보여주려 하는 것 같다. 클로즈업으로 촬영을 할 때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데, 그 감정 상태를 온전히 유지하려고 하면 고스란히 뭔가를 하려고 하지 않아도 관객들에게 전달될 것이라 믿고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박통 역을 맡은 이성민은 등장 장면부터 관객을 놀래킨다. 그때 그 시절 박정희 전 대통령이 살아돌아온듯 생생하다. 분장으로 만들어낸 귀 등 외모부터 완성했고, 제스처까지 철저히 연구한 듯 보인다. 이병헌, 곽도원, 이희준 세 부장 사이에서 밀고 당기기를 하는 1인자를 연기하며 탁월한 밀당을 펼친다. 이성민은 "그간 많은 이들이 이 인물을 연기했다. 그래서 부담감도 있었다"면서 "분장팀, 미술팀과 같이 비슷하게 묘사하려고 노력했다. 의상까지 당시 그 분의 옷을 제작했던 분을 찾아가 제작했다. 이 역할을 하면서, 세 부장과 어떻게 밀당을 해야할지, 어떻게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지, 어떻게 품을지, 부장들에 대한 변주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 신경쓰며 연기했다"고 이야기했다. 곽도원과 이희준도 믿고 보는 열연을 보여준다. '남산의 부장들'의 긴장감을 형성하는 일등 공신이다. 곽도원은 "시나리오를 받고서 정치적 색채가 아닌 인물 사이의 긴장감이 마음에 들었다. 최고의 권력을 갖고 있다가 그 권력이 없어졌을 때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려 준비하는 과정이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런 것들을 영화에 담으려 노력했다"고 밝혔고, 이희준은 "'뭘 어떻게 믿고 있기에 저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에 공감하려고 마지막까지 애썼다. 이 인물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었다. 그걸 공감해내는 것이 큰 숙제였다"고 털어놓았다. 심리 묘사가 주가 되는 영화다. 덕분에 자칫 지루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배우들이 펼쳐내는 티키타카만으로도 긴장감이 유지된다. 이병헌과 이성민이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관객을 몰입시킨다. '미친' 배우들의 '미친' 연기가 '남산의 부장들'의 최고 무기다. '남산의 부장들'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사진=김진경 기자 2020.01.1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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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IS] "정치색 없다" '남산의부장들', 이병헌→이성민 소름돋는 티키타카[종합]

"각하,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오." 영화 '남산의 부장들'이 배우들의 소름 돋는 연기로 1979년을 2020년에 소환한다.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남산의 부장들' 언론배급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한-일 양국에서 약 52만부가 판매된 논픽션 베스트셀러 ‘남산의 부장들’을 원작으로 한다.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의 신작이다. 1979년 10월 26일 오후 7시 40분경 서울 종로구 궁정동 중앙정보부 안가에서 중앙정보부 부장이 대통령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다. 18년간 지속된 독재 정권의 종말을 알린 이 사건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주요 사건으로 꼽힌다. 이 영화는 대통령 암살 사건 발생 40일 전, 총와대와 중앙정보부, 육군 본부에 몸 담았던 이들의 관계와 심리를 섬세하게 따라가며 스크린에 담아낸다. '내부자들'보다 먼저 '남산의 부장들' 원작을 접하고 영화화를 꿈꿨다는 우민호 감독은 인상적인 미쟝센을 쏟아낸다. 웨스 앤더슨 감독의 작품이 떠오를 정도로 철저히 대칭을 맞춘다든가, 당시 서울과 파리 등의 모습을 한 치 오차도 없이 재현한다. 자로 잰 듯 철저히 계획된 모든 신이 모여 '남산의 부장들' 특유의 차가우면서도 금세 끓어오르는 아슬아슬한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우민호 감독은 "이 영화는 정치적 색채를 띠지 않았다. 어떤 인물의 공과 과를 절대 평가하지 않는다. 단지, 그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인물들의 심리 묘사로 보여주고 싶었다. 판단은 관객 분들이 하시면 좋을 것 같다"며 조심스레 선을 그었다. 이병헌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을 연기한다. 악마의 재능을 가진 배우라 불리는 그는 그야말로 이 영화를 '찢어' 놓는다. 김재규의 말이라고 전해지는 "각하, 정치를 좀 대국적으로 하십시오"라는 대사를 읊을 때와 마지막 총격 신에서는 이병헌의 표정 하나, 대사 하나에 전율이 인다. 이병헌은 "실존한 인물을 연기하는 게 더 힘든 작업이라는 걸 절실히 깨달았다. 그렇기에 감독님이 미리 준비한 여러 가지 자료들과 증언들 뿐 아니라 혼자서 찾아볼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 온전히 그런 자료에 기대고, 시나리오에 입각해 연기했다. 혹여 개인적인 생각이나 감정을 줄이거나 키우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왜곡시키지 않으려했다. 시나리오에 입각해 그 인물의 감정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이성민이 박통 역을 맡았다. 당시 박 대통령이 살아돌아온듯 외모부터 제스처까지 완벽하다. 이성민은 "그간 많은 이들이 이 인물을 연기했다. 그래서 부담감도 있었다. 분장팀, 미술팀과 같이 비슷하게 묘사하려고 노력했다. 의상까지 당시 그 분의 옷을 제작했던 분을 찾아가 제작했다. 이 역할을 하면서, 세 부장과 어떻게 밀당을 해야할지, 어떻게 이들의 마음을 움직일지, 어떻게 품을지, 부장들에 대한 변주를 어떻게 할지에 대해 신경쓰며 연기했다"고 설명했다. 곽도원이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역을, 이희준이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 역을 맡았다. 곽도원은 "시나리오를 받고서 정치적 색채가 아닌 인물 사이의 긴장감이 마음에 들었다. 최고의 권력을 갖고 있다가 그 권력이 없어졌을 때 느끼는 감정을 표현하려 준비하는 과정이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런 것들을 영화에 담으려 노력했다"고 밝혔고, 이희준은 "'뭘 어떻게 믿고 있기에 저렇게 행동할 수 있을까'에 공감하려고 마지막까지 애썼다. 이 인물의 행동이 이해되지 않을 때가 있었다. 그걸 공감해내는 것이 큰 숙제였다"고 이야기했다. 뜨거운 화제가 될 문제작이다. 이 영화가 모티브를 얻은 인물들에 대한 평가가 지금도 엇갈리기 때문이다. 우 감독은 "선택은 관객 여러분이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오는 22일 개봉한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사진=김진경 기자 2020.01.1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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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부장들' 우민호 감독 "정치적 색채 띠지 않았다..판단은 관객이"

영화 '남산의 부장들'의 우민호 감독이 이 작품이 정치적 색채를 띠지 않는다고 말했다. 우 감독은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남산의 부장들' 언론배급시사 및 기자간담회에서 "이 영화는 정치적 색채를 띠지 않았다. 어떤 인물의 공과 과를 절대 평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단지, 그 사건이 왜 일어났는지 인물들의 심리 묘사로 보여주고 싶었다. 판단은 관객 분들이 하시면 좋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한, "동명 원작은 동아일보에 연재됐던 취재록이다. 방대하고 힘 있게 서술하고 있다. 그걸 다 영화로 담기엔 너무 방대했기에 마지막 40일의 순간을 영화화했다"며 '남산의 부장들'에 대해 설명했다. '남산의 부장들'은 1979년, 제2의 권력자라 불리던 중앙정보부장(이병헌)이 대한민국 대통령 암살사건을 벌이기 전 40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한-일 양국에서 약 52만부가 판매된 논픽션 베스트셀러 ‘남산의 부장들’을 원작으로 한다. '내부자들' 우민호 감독의 신작이다. 이병헌이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을 연기한다. 이성민이 박통 역을, 곽도원이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 역을, 이희준이 대통령 경호실장 곽상천 역을 맡았다. 오는 22일 개봉.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사진=김진경 기자 2020.01.15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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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이하늬 "'극한직업'↔'블랙머니', 자가복제의 유혹 떨쳐냈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억울하잖아요."배우 이하늬(36)가 영화 '블랙머니'를 통해 우리 사회의 그늘 속 숨겨진 진실을 파헤친다. '블랙머니'는 수사를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막 가는 '막프로' 양민혁 검사(조진웅)가 자신이 조사를 담당한 피의자의 자살로 인해 곤경에 처하게 되고, 누명을 벗기 위해 사건의 내막을 파헤치다 거대한 금융 비리의 실체와 마주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2003년부터 2011년까지 진행된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소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부러진 화살' 등에서 언제나 날카로운 시선으로 현 사회를 담아내고 관객에게 질문을 던지는 정지영 감독의 신작이다.이하늬는 이 영화에서 언제나 당당한 애티튜드와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포커 페이스로 냉철한 이성과 판단력을 자랑하는 엘리트 변호사 김나리를 연기한다. 국내 최대 로펌의 국제 통상 전문 변호사이자 대한은행의 법률 대리인을 맡고 있는 김나리는 양민혁 검사를 만나게 되면서 자신이 믿고 있던 확신이 의심으로 바뀌자 그와 함께 공조에 나선다. 1626만 관객을 사로잡은 영화 '극한직업', 최고 시청률 22%를 기록한 SBS 드라마 '열혈사제'로 올 한 해 뜨거운 전성기를 누렸던 이하늬. 이번 '블랙머니'를 통해서 유쾌한 모습을 잠시 내려두고 차도녀 이미지를 되찾았다. 유창한 영어, 막힘 없이 흘러나오는 경제 용어, 냉철한 표정과 눈빛까지 김나리로 변신했다.쉽지 않은 작품에 도전했다. 단순히 캐릭터와 연기의 문제만은 아니다. 모피아 논란, 가진 자들의 독점, 언론 장악, 공기업의 민영화 문제 등의 병폐들을 과감하게 찌르는 '블랙머니'를 통해 목소리를 낸다. 누군가는 색안경을 쓰고 볼 수도 있을 시도이지만 배우이자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인 이하늬는 거침이 없었다. -노장 정지영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나."정말 좋은 분이다. 첫 대면은 무서웠던 것 같다. 부산영화제 때 처음 만났다. 감독님은 내키지 않았는데 주변에서 나리 역으로 추천했나 보더라. '살아있는 전설과 대면하게 되다니'라고 생각하며 앉아있는데 말없이 5분을 보더라.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했던 기억이 난다. 5분 후에 막 웃으면서 '자, 이제 한잔하자'고 하시더라. 면접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영문을 알았으면 뭘 해봤을 텐데.(웃음) 현장에서의 감독님은 소년 같다. 청년 정지영이라고 말하곤 하는데, '사람이 어쩜 저렇게 순수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이런 척박한 영화를 계속해오신 건가'라는 생각도 들었다. 대화하고 소통하는 데 있어서 70대 노인이라는 단어를 쓰는 게 어색할 정도로 친구 같았다. 내가 이 현장에서 느끼고, 하고 싶은 걸 말하면 소통이 잘 됐다. 오랫동안 잘 일하는 어른들을 보면 본인을 후배들과 잘 섞이게 낮추는 방법을 잘 터득했더라."-캐스팅 이유에 대해 전해 들은 바 있나."예능프로그램에 나온 모습을 보고 캐스팅했다더라. 아이러니하다. 무게감 있는 영화인데. 이하늬라는 배우는 최근작이 '열혈사제' '극한직업'이니 '얘를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예능에서 나리의 당당함을 봤나 보다."-이 영화가 담고 있는 사회적 메시지에 대해서 논의하기도 했나. "감독님은 그런 것에 대해 전달하지 않았다. '시나리오에 다 있다'고만 했다.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조진웅도 나도 궁금했다.(웃음) 감독님은 '내가 잠이 안 와. 이걸 영화로 안 만들면 잠이 안 와'라고 답하더라. 그것보다 더 큰 이유는 없겠더라. 그 한마디로 모든 것이 설명됐다. 정지영 감독님은 진짜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의 생살을 갖고 있다. 아티스트들의 그런 부분을 존중하고 이해해주고 보호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정지영 감독의 전작들 또한 사회를 향해 강렬한 메시지를 던진다."'부러진 화살'을 보고 다시 또 봤다. '화법이 어쩜 이렇게 잔잔하면서 묵직할까'라는 생각을 했다. 스킬이나 화려한 기법보다도, 스토리가 가진 힘을 견지하는 에너지가 엄청나다. 이번 영화는 그에 비하면 더 영화적이다. 사실을 기반으로 상업적 영화가 가져야 하는재미적 요소가 첨가됐다."-상업 영화의 미덕을 첨가하려다 보니 쉽게 풀어낸 경제 영화가 됐다. "쉽게 설명하려고 했다. '어려우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을 했는데, 우려보다 영화가 쉬웠다. 경제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영화가 된 것 같다."-작품에서 정치적 색채도 엿보이는데, 출연 배우로서 부담감도 느꼈겠다."배우로서 캐릭터에 대한 부담감을 갖기 시작하면 어떤 역할도 맡을 수 없을 것 같다. 하고 싶은 시나리오를 만나면 영화적으로 재미있게 혼신을 다해 연기하는 것이 제 몫이다. 정치적 이슈나, 사회적 이슈나, 경제적 이슈는 관객분들이 판단할 몫이라고 생각한다. 내 몫이 아니다." -두 흥행작 '극한직업'·'열혈사제' 속 캐릭터와 정반대인 차도녀를 연기한다. "예전에는 차갑고 안으로 삭히는 역할을 많이 했다. '왜 이런 역할만 하지'라는 생각을 했을 때도 있었다. 최근에는 밝고 기를 분출하는 연기를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는 더 좋았다. 사랑은 사랑으로 잊듯이 캐릭터는 캐릭터로 잊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한다. 자가복제하듯 한 연기를 고수할 생각을 할 수도 있는데, 상반된 결의 작품을 만나면 그런 생각을 털어낼 수 있다."-이번 영화를 한마디로 설명하면 무엇일까. "이전까지는 '나 혼자 행복해지고 싶다. 우리 가족만 행복해지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 가능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이렇게 불안정한 지금의 사회는 혼자서는 행복할 수 없는 시대다. 피부로 와 닿고 생활에 위협이 될 정도로 위험 수치가 높아졌다. 이제는 함께 답을 내고 공유하고 공감하고 지혜롭게 생각해야 할 때다. 우리에게 어떤 일들이 일어났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명확하게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전까지는 정보가 공유되지 않았던 시대였다면 이제는 그렇지 않다. 이 영화가 중요한 단추가 되길 바란다. 실재와 허구의 공존을 궁금해하시면서 보셨으면 좋겠다." >>[인터뷰③] 에서 계속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사진=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인터뷰①] 대한민국 국민 이하늬, "억울하다!" 외친 '블랙머니' [인터뷰②] 이하늬 "'극한직업'↔'블랙머니', 자가복제의 유혹 떨쳐냈죠" [인터뷰③] "요가, 채식, 가야금, 유튜버" 지극히 사적인 이하늬 2019.11.0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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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 아들 시형씨, 다음달 초 결혼...의사 집안의 딸

이명박 전 대통령의 아들 시형씨가 다음 달 초 의사 집안의 딸과 결혼할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식은 조촐한 규모로 치러질 예정이다. 이 전 대통령은 최근 자서전을 집필하고 있으며, 자신의 이름을 딴 기념재단 건립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뉴시스가 보도했다.한편 MB(이명박 전 대통령) 맨들은 2일 한 자리에 모인다. 이명박 정부에서 장·차관과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지낸 인사들의 모임인 '선진한반도포럼' 소속 인사들은 이날 저녁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만찬 모임을 갖는다. 이 자리에는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과 류우익 전 통일부장관, 이종찬 전 청와대 민정수석, 이동관 전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 윤영선 전 관세청장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 역시 참석할 것으로 알려져 관심이 집중된다. 이날 만찬에서는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이 '우리 경제와 한국인 DNA'란 주제로 특강을 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한반도포럼의 한 소속 인사는 이날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정기적으로 늘 모이는 월례모임의 하나"라면서 "특별한 정치적 의도라든가 색채는 전혀 없다"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그러나 최근 친이계 인사들이 정치권에서 약진하는 와중에 이뤄지는 대규모 모임이라, 친이계 진영이 입지를 넓히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온라인 일간스포츠 2014.09.0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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