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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피플] 호날두 '라스트 댄스' 환호도 박수도 없었다

11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알 투마마 스타디움. 아르헨티나 출신의 파쿤도 텔로 주심이 포르투갈과 모로코의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8강전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을 불었다. 포르투갈의 0-1 패배. 포르투갈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무소속)는 덤덤한 표정으로 홀로 경기장 복도로 향했다. 이내 그는 곧바로 복도에서 쓸쓸하게 오열했다. 호날두는 자신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큰 경기에서 부진했다. 선발 명단에서 제외된 호날두는 후반 6분 후벵 네베스(울버햄프턴)를 대신해 투입됐다. 그러나 위협적인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모로코 골키퍼 야신 부누(세비야FC)의 선방과 견고한 수비진으로 이뤄진 ‘통곡의 벽’에 막혔다.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펼친 호날두는 인사도 없이 외롭게 경기장을 황급히 벗어났다. 초라한 퇴장이다. 불길한 징조는 이미 예견됐다. 호날두는 카타르 대회에 참가하기 전부터 갖가지 홍역을 치렀다. 전 소속팀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를 향한 거침없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맨유에 배신감을 느꼈다. 올해도 그렇고 지난 시즌에도 몇몇 사람이 내가 맨유에 있는 걸 원치 않는 것 같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스스로 ‘트러블 메이커’가 됐다. 호날두는 2008~09시즌을 끝으로 맨유를 떠났다가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유벤투스(이탈리아)를 거쳐 2021~22시즌 맨유로 돌아왔다. 재결합은 불협화음을 낳았다. 에릭 텐 하흐 감독과 마찰이 이어졌다. 호날두는 프리시즌에 불참했다. 교체 지시를 거부하고 ‘조기 퇴근’ 논란을 일으켰다. 결국 “팀이 발전이 없다”라고 일갈한 호날두는 맨유와 합의 끝에 계약을 해지했다. 호날두의 불화설은 월드컵에 참가한 이후 대표팀에서도 이어졌다. 조별리그 H조 3경기에서 모두 선발로 나섰던 호날두가 16강전에서 벤치로 물러났다. 한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조규성(전북 현대)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이 페르난도 산토스 포르투갈 감독의 신경을 건드렸기 때문이었다. 호날두가 메이저 대회에서 선발로 나오지 않은 건 2008년 이후 14년 만이었다. 호날두 곁에 동료는 없었다. 대신 여자친구인 조지나 로드리게스가 대표팀 감독을 향해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월드컵 8강전 당시 경기장에 있었던 조지나는 경기 후 자신의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감독이 잘못된 선택을 했다. 호날두는 존경과 존중을 받는 선수인데, 경기에 너무 늦게 투입됐다. 과소평가해서는 안 됐다”고 썼다. 그러자 산토스 감독은 “후회는 없다”고 딱 잘라 말했다. 선수 생활 말년에 초라한 모습으로 비치고 있지만, 호날두는 축구사에 한 획을 그은 전설이다. FIFA 공식 역대 득점 1위(819골)다. 세계 최고의 축구선수에게 수여하는 발롱도르는 다섯 차례 수상했다.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와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다. 월드컵 대기록도 갖고 있다. 남자 축구선수 A매치 통산 최다 출전(196경기), 최다 득점(118골) 기록 등을 갖고 있다. 개인 기록이 화려하지만, 월드컵 우승과 인연이 없다. 호날두는 지난 2006 독일 대회부터 5회 연속 월드컵에 출전했다. 그러나 결승엔 단 한 차례도 오르지 못했다. 독일 대회에서 4강에 오른 게 호날두가 뛰었던 포르투갈의 월드컵 최고 성적이다. 이번 카타르 대회에서도 8강에서 조기 탈락했다. 그는 월드컵 녹아웃 스테이지(토너먼트)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하지 못했다. 호날두는 지금까지 다섯 차례 월드컵에 출전, 22경기에서 8골을 터뜨렸다. 출전한 월드컵마다 득점해 5회 연속 월드컵 득점으로 최장 기록을 썼다. 하지만 토너먼트 단계에선 8경기 동안 무득점이다. 아스(AS)는 “호날두는 득점 기계지만, 포르투갈이 그를 가장 필요로 했을 때 나타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호날두의 ‘월드컵 라스트 댄스’는 멈췄지만, 국가대표에서 은퇴한 건 아니다. ESPN은 “호날두는 당장 대표팀에서 은퇴하지 않는다.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16에서 우승한 지 8년 후인 유로 2024까지 대표팀 선수로 뛸 계획”이라고 했다. 대표팀 동료인 페페(FC포르투)는 “지금은 이에 대해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호날두도 “유로 2024까지 뛰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호날두의 월드컵 우승 도전이 막을 내리면서 자연스럽게 아르헨티나의 공격수 리오넬 메시(파리 생제르맹)와 크로아티아의 미드필더 루카 모드리치(레알 마드리드)에게 이목이 쏠린다. 호날두와 마찬가지로 메시와 모드리치도 카타르 대회가 마지막 월드컵이다. 둘은 14일 오전 4시 카타르 도하의 루사일 스타디움에서 준결승을 치른다. 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12.12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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