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하루 2번 AG 신기록…한국 접영 새 역사 쓴 백인철 "지유찬과 훈련, 배움과 자신감 얻었죠" [항저우 2022]
"지유찬 선수와 훈련을 같이 했다. 내가 스타트가 약했는데, 많이 배웠다. 지유찬 선수가 3일 전에 먼저 경기를 했는데 1등하는 걸 보고 동료들이 나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그런 부담감도 있었지만,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었다."깜짝 스타의 신기록 뒤에는 또 다른 깜짝 스타가 있었다. 아시안게임 접영 50m 신기록을 세운 백인철(23·부산광역시중구청)이 팀 동료 지유찬과 훈련을 신기록 요인 중 하나로 꼽았다.
백인철은 28일 중국 저장성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경영 남자 접영 50m 결승에서 23초29에 터치 패드를 찍었다. 아시안게임 신기록이다. 앞서 예선에서 23초46으로 종전 대회 기록을 경신했던 그는 다시 개인의 기록을 스스로 깨부쉈다.2006년 도하 대회부터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이 된 남자 접영 50m에서 메달을 딴 한국 선수는 2014년 인천에서 3위를 한 양정두 한 명뿐이었는데, 백인철은 하루에 두 번이나 신기록을 세우며 양정두를 넘어섰다.
백인철은 이미 앞서 같은날 오전에 열린 예선에서는 23초39를 기록, 올해 3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작성한 23초50의 한국 기록을 0.11초 단축한 한국 신기록을 세웠다. 동시에 스양(중국)이 2014년 인천에서 달성했던 종전 대회 기록도 23초46으로 0.07초 줄였다. 결승에서는 그 이상이었다. 50m 레인 중반부터 치고 나갔던 백인철은 끝까지 선두를 지키며 정상에 오르며 양정두 이후 9년 만에 접영 메달을 대표팀에 선물했다.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취재진과 만난 백인철은 "레인에 들어가기 전엔 생각보다 긴장을 많이 하지 않았다. 즐기는 기분으로 경기에 임했다"며 "그래서 그런지 몸 상태도 정말 좋았다. 막상 레이스에 들어가니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잔실수가 많았다"고 돌아봤다.백인철은 오전 예선이 끝나고 "수영 대표팀에 메달을 안겨주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는데, 금메달로 그 목표를 120% 이루는 데 성공했다. 그는 "메달이 금색이라 정말 많이 만족스럽다. 수영계에 이바지할 수 있어 기분이 정말 좋다"고 웃었다.하루에 두 번이나 신기록을 세웠다. 백인철에게 그 이유를 묻자 그는 "예선 때는 원래 몸이 많이 안 좋은 편이었다. 그런데 기록이 잘 나오는 걸 보고 결승 때 훨씬 잘 나올 거라 생각했다. 오히려 생각보다 많이 줄이지 못했다. 기록에서는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또 한 명의 숨은 공신이 있다. 지난 25일 자유형 50m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지유찬(대구시청)이다. 백인철은 "지유찬 선수와는 훈련을 같이 했다. 훈련 파트너라고도 볼 수 있다. 내가 스타트같은 부분이 많이 약해 지유찬 선수에게 많이 배웠다"며 "지유찬 선수가 3일 전에 먼저 뛰었는데, 1등을 하는 걸 보고 동료들이 나에 대해 기대가 굉장히 커졌다. 그래서 그런 부분에 부담감도 있었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고 전했다.한편 이날 믹스트존에서 한 외신 기자가 그에 대해 "금메달로 인한 병역 면제도 동기 부여가 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한국 선수와 기자들에게 뻔하다면 뻔하지만, 외신에는 한국 스포츠에서만 볼 수 있는 기현상인 까닭이다. 백인철은 "수영 선수가 아니라도 운동 선수라면 병역 문제가 선수 생활에 지장이 없지 않아 있다. 선수 생활을 조금 더 길게 가져갈 수 있는 이점은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앞서 남자 계영 800m를 시작으로 수영의 황금 세대를 이번 대회에서 구가하고 있는 한국 대표팀이지만, 접영 금메달은 더 특별하다. 이번 대회 접영 첫 메달이자 1998년 방콕 대회 조희연 이후 처음 나온 접영 금메달이다. 남자 종목에서는 역대 최초다. 백인철은 "내일도 접영 200m가 있다. 난 (또 메달을 따낼 수 있을테니) 문승우(전주시청) 선수를 응원하겠다"며 "수영계에 새 역사를 썼다는 점에서는 정말 영광이다"라고 소감을 전했다.믹스트존 인터뷰를 마치고 시상대를 향해 간 그는 마지막으로 "한국 선수로 뛰는 게 너무 자랑스럽고, 시상대에서 애국가를 한 번 들어보고 싶었다. 꿈에서만 꾸던 일이었는데, 현실이 되니 너무 기대된다"고 웃었다.항저우(중국)=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9.28 2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