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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종인 줄 아는데…” 진서연, 힐링해도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 [IS인터뷰]

“언제 또 무해한 작품을 해보겠어요. 지독한 건 앞으로도 할 테니 이런 기회는 잡아야 했죠. 마지막에 해맑게 웃는 그 한 신이 제겐 필요했어요.”극을 휘어잡는 카리스마 빌런이자, 이름을 건 식이요법 레시피도 있는 ‘자기관리’ 아이콘으로 사랑받은 배우 진서연이다. 그러나 최근 행보를 들여다보면 어쩐지 ‘힐링’으로 가득 차 있다. 같은 시기 공개된 새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와 에세이 ‘괜찮을겁니다’가 그렇다. 최근 일간스포츠와 만난 진서연은 “그간 해둔 것이 한꺼번에 오픈한다”며 반가운 인사를 건넸다.“다들 절 독종이라고 생각하시지만, 책에는 우울증과 공황이 심했던 신인 시절을 담아서 공감하는 분들도 많을 거예요.”진서연은 ‘괜찮을겁니다’를 두고 “9년 동안 필명으로 썼던 내용을 모았고, 공개 결심까진 4년이 걸렸다”며 “다른 작가들은 ‘인고의 노력 끝에 나왔다’고도 하지만, 저는 수정 없이 한 번에 쓴 날 것 같은 글이라 어조가 세고 감정적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배우 진서연’임을 감추고 적은 글이 세상 밖에 공개되는 건 마음가짐이 달라졌기 때문이란다. “제 스타일상 누구 보여준다고 고치진 않아요. 그래서 고스란히 나갔으면 했는데 이제 다시 보니까 되게 괜찮더군요. 글이 아니라 내가 변한 건데 자존감이 생긴 것 같아요.”오히려 인고 끝에 개봉한 건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다. 2021년 제작을 마쳤으나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4년 만에 관객과 만난다. 작품은 혼자서는 서툴지만 함께라서 괜찮은 이들이 서로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야기다.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공동 연출한 김혜영 감독의 장편 영화 데뷔작이다. 진서연은 극중 무용단의 ‘마녀’라고 불리는 에이스 무용수 출신 감독 설아를 열연했다.자칫 빛을 보지 못할 작품이었으나 제7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71회 시드니 영화제 등 전세계 50개국의 러브콜을 받았다. 진서연은 “우리 영화를 보려는 줄이 유명 베이글 맛집 뺨치게 길었다”고 너스레를 떨며 베를린국제영화제 초청 당시를 떠올렸다.“개봉을 포기하다시피한 순간에 김혜영 감독님이 누구 하나 도움 없이 직접 영화제에 출품 이메일을 보냈어요. 그렇게 초청을 받게 되고, 오직 영화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배우들이 사비로 간 것도 기적이죠.” 특히 진서연은 김 감독의 열정을 두고 “오타쿠적인 집념이 있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는 “말도 안 되는 디테일을 장인처럼 요구하시는데 일리가 있어서 따랐고, 결과도 좋았다”면서 “설아가 ‘뼈말랐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날카롭고 신경질적이고, 이런저런 요청을 하셔서 마지막엔 침을 뱉어 수분을 다 빼가면서 준비했다”고 설명했다.이밖에도 톱 무용수의 독무 신을 약 2개월 만에 완성해냈다. 실제 그의 과거 꿈이 무용수였고, 여전히 무용 감상을 즐기며 높인 안목이 도움이 됐다고 한다. 힐링 영화지만 여전히 ‘독종’이라는 감탄 어린 수식어가 달릴 법하다.“그래서 이런 무해한 영화에 나와 잘 웃고 따뜻한 사람이란 이야기가 나가야 하는데…(웃음). 사실 늘 작품 준비할 땐 저도 자신 없고 고통스러워요. 그럼에도 해내야 하는 상황이 저를 독하게 만들죠.”‘배우는 브랜드’라는 직업관도 밝혔다. 진서연은 “한 번의 실패가 있으면 안 되는 직종이다. 하기로 했으면 최고로 잘해야 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며 “대체 불가능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그런가 하면 특별출연해 ‘썸’ 호흡을 맞춘 손석구를 언급하며 “함께 주성치 영화 풍의 코미디를 하고 싶다”는 의외의 소망을 꺼내기도 했다. 책임감으로 자신을 불사르던 스스로에게 곧 “힘을 빼도 괜찮다”는 작품의 메시지를 체화하려는 듯한 바람이다.“이젠 ‘나를 어떻게 봐줬으면 한다’고 노력하고 싶진 않아요. 할머니가 될 때까지 연기할 텐데 자연스럽게 책도, 영화도, 드라마도, 예능도 하면서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드릴 생각입니다.”이주인 기자 juin27@edaily.co.kr 2025.03.07 06:07
연예일반

‘30일’ 지질한 용과 코털 나온 호랑이처럼 사랑스럽게 웃긴다 [IS리뷰]

결혼 생활이란, 맬로로 시작해 로맨틱 코미디를 거쳐 액션을 지나 스릴러와 공포로 빠졌다가 법정 드라마가 되기도 하고 잘 버터내면 휴먼 드라마로 마무리되는 종합 장르다. 영화 ‘30일’은 바로 이 결혼 생활에서 로맨틱 코미디와 액션을 거쳐 법정 드라마가 됐다가 다시 로맨틱 코미디로 유턴하는 이야기다. 다른 남자와 결혼식날, 술 먹고 울고 있는 구 남친 앞에 웨딩드레스 입고 나타난 구 여친. 그렇게 다시 시작하는 결혼. 너무나 영화 같지만, 어디 결혼생활이 영화 같기만 할까. 양쪽 집안 재력 차이에, 말끝마다 “부잣집 아라 그런가”라는 시어머니, 변호사 시험 준비하는 백수 남편이었는데 열등감까지, 자기 일에 바쁘다 보니 남편의 일은 살짝 뒷전인데다 도무지 씻지 않는 데 소주를 됫병으로 마시는, 취향과 성격까지 완전히 다른 정열과 나라. 결국 이혼 도장을 찍기로 하고 숙려기간 30일 뒤에 남남이 되기로 했다. 그러다가 교통사고로 둘 다 기억을 잃는다. 서로는커녕, 부모 얼굴도 모른다. 두 사람은 자기가 누구인지, 우리가 왜 사랑했고 이별하려 했는지, 일단 같이 살면서 하나씩 기억해보려 한다. 혹시 모를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감시자로 나라의 여동생이 함께 하면서. 그렇게 30일이 지나가고, 그렇게 기억을 찾으려 한다. 차라리 기억을 잃고 사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는 마음마저 들 즈음에 30일의 끝이 다가온다. ‘30일’은 ‘위대한 소원’ ‘기방도령’ 남대중 감독의 세 번째 작품이다. ‘위대한 소원’은 기발하게 웃기되 서사의 짜임이 아쉬웠고, ‘기방도령’은 기발하게 웃기면서 서사의 짜임까지 촘촘했으나 대중성이 다소 부족했다면, ‘30일’은 기발하게 웃기고 서사의 짜임이 촘촘하면서 대중성까지 탑재했다. 이제 세상은 남대중 감독을 비로소 발견할 듯하다. 주성치의 초중반 영화들처럼, 남대중 감독의 영화에는 루저의 정서와 기발한 웃음이 공존한다. 그 정서와 웃음은 따뜻하다. ‘30일’은 특히 그렇다.사람 사는 건, 멀리서 보면 희극이요, 가까이서 보면 비극인 법. 결혼 생활도 마찬가지다. 다만 결혼 생활은 종합 장르니, 희비극이 공존한다. ‘30일’은 이 지점을 매우 잘 포착했다. 로맨틱 보다는 코미디에 방점이 더 찍힌 것 같지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갈 즈음에는 휴먼 드라마를 꿈꾸게 된다. 남대중 감독은 웃음을 쫓아가다 길을 잃지 않고, 무사히 영화를 목적지에 도달시켰다. 좋았던 기억과 나빴던 기억, 그 기억들의 미로에서 관객이 때로는 낄낄 거리며 때로는 훌쩍이다가 골을 찾도록 안내한다. 정열을 연기한 강하늘은 좋다. 잘 생겼는데 모자라 보이고, 얄미운데 밉지 않고, 오버하는 데 구차하지 않은, 그 선을 절묘하게 잘 지켰다. 그건 강하늘이란 배우가 갖고 있는 매력 덕이 크다. 나라 역의 정소민은 무척 사랑스럽다. ‘엽기적인 그녀’ 전지현 이후 한국 로맨틱 코미디 주연 여배우 중 가장 사랑스럽다. 둘은 지렁이 같이 지질한 용과 코털 나온 호랑이처럼 웃긴다. 시어머니 역의 김선영과 친정 어머니 역의 조민수도 용호상박으로 웃긴다. ‘30일’의 웃음은 전염성이 강하다. 혼자 보는 것보다 극장에서 같이 보는 게 더 크게 웃을 듯하다. 특히 연인, 연인 이하 친구 이상, 부부 등이 같이 보면 웃다가 같이 손잡고 극장 문을 나올 듯 하다. 10월 3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추신. 12세 이상 관람가라고 12세와 같이 봤다간 약간 민망할 수도 있다. 어른들 사랑 이야기니깐. 엔딩 크레딧 이후 쿠키 영상이 있다. 전형화 기자 brofire@edaily.co.kr 2023.09.2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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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영우’ 주현영 “박은빈 선배는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는 교과서” [일문일답]

전 국민이 친구하고 싶은 ‘동투더그투더라미’ 주현영과 마주했다. 주현영은 종영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우영우’)에서 주인공 우영우의 하나뿐인 친구 동그라미로 나왔다. 동그라미는 우영우가 학창 시절 억울한 상황에 처했을 때 통쾌한 사이다 복수를 해주며 친구가 됐다. 동시에 영우가 처음으로 다가간 인물이기도 하다. 드라마 첫 등장과 동시에 매력은 폭발! 영우의 고민 해결에 앞장서는 모습은 왠지 모르게 시청자를 대변해 주는 기분도 들었다. 주현영은 톡톡 튀는 개성과 패션, 말투, 행동 모두 동그라미에 스며들었다. “동그라미 역할에 부담감을 느꼈다”는 말이 무색할 만큼 주현영이 아닌 동그라미는 상상이 안 갔다. 드라마 밖에서 만난 주현영은 차분하고 신중한 분위기였다. 원래 동그라미의 성격과는 정반대라고 털어놓으며 “동그라미를 통해 속 시원하게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시원섭섭한 마음을 전했다. -종영 후 어떻게 지내나. “‘우영우’를 촬영하면서 다른 드라마, 영화를 촬영하고 있었다. ‘우영우’가 끝나서 드라마 하던 걸 마저 찍고 있고 영화는 얼마 전 마지막 촬영을 끝냈다. 지금은 SNL에서 새롭게 시트콤을 촬영하게 돼서 하고 있다.” -인기를 예상했나. “어떤 반응이 있을 거라고 예상 못 했다. 반응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얘기를 안 하고 시작했고 대본을 믿고 가려고 했다. 결과물이 너무 좋아서 아직도 어안이 벙벙하다.” -촬영장 분위기는 어땠나. “배우 모두가 감독님과 작가님이 우리를 모아준 것만으로도 너무 운명인 것 같다고 대놓고 말하는 편이었다. 표현에 인색하지 않아 서로 배려도 많이 했다. 연기할 때도 서로를 믿고 편하게 하다 보니 재미있는 장면들이 많이 나온 것 같다.” -주변의 반응은. “가족들도 나처럼 어안이 벙벙하고 신기해한다. 주변 대부분이 연기를 하는 친구들이라 연기 피드백을 많이 줬다. ‘잘 돼서 좋다’.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말들은 부담이 될까 봐 잘 안 안해주더라.” -신인 개그맨이라고 착각한 사람들이 꽤 많은데. “그 부분에 대해 우려되는 부분이 있지 않냐고 많이 들었다. 어릴 때부터 희극을 좋아했고 주성치 영화도 너무 좋아했다. 지금의 내가 좋아하고,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것들을 만끽할 수 있는 것에 행복을 느낀다.” -동그라미와의 싱크로율은. “아예 없다. 평상시에는 체면도 많이 차리고 눈치도 많이 보는 편이라 동그라미를 연기한다고 했을 때 많이 부담스러웠다. 내가 동그라미에 공감이 안 되는데 과연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을지 걱정됐다. 그러다 어느 순간부터 내가 동그라미에게 공감을 못 하는 게 아니라 표현해내는 것에 익숙하지 못했다는 걸 알았다. 동그라미를 통해서 속 시원하게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캐릭터 구축을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일본 만화나 영화 속 캐릭터를 레퍼런스로 참고했다. ‘불량공주 모모코’ 주인공의 친구가 동그라미처럼 거침없고 과감한 친구로 나온다. 그 캐릭터의 표정과 행동을 참고했다. 우리나라 작품이 아니다 보니 정서가 다를 수도 있어서 참고만 하고 내 방식대로 녹여냈다.” -박은빈의 조언이 있었는지. “(박)은빈 선배는 언제든 꺼내 볼 수 있는 교과서다. 첫 촬영 때 자신감이 떨어진 상태로 시작했다. 내 연기가 누군가에게는 과해 보일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선배에게 만족스럽지 않다고 얘기하니 ‘감독님을 믿어도 된다. 동그라미로서의 최선이었으니 자책할 필요 없고 충분히 잘했다’고 첫 촬영 때 얘기해주더라. 극 중 영우가 동그라미한테 반했던 순간처럼 나도 그 순간 선배한테 ‘뿅’ 반했다.” -동그라미처럼 쿨하게 짝사랑 접을 수 있나. “비슷한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날 좋아하지 않으면 자존심 상하기도 하고(웃음). 인연을 끝까지 끌고 나갈 의지나 의욕이 안 생기는 편이다. 동그라미는 나보다 더 쿨한 친구라 언제든 권모술수보다 더 멋진 사람이 나타나면 바로 고개를 돌릴 수 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다양한 장르를 도전할 수 있다면. “공포영화를 좋아한다. 극한의 상황에 처했을 때 사람이 느낄 수 있는 감정이나, 나올 수 있는 본능적 행동들이 궁금하다. 늘 그런 부분에 호기심을 느끼는데 평상시에는 느껴볼 수가 없고 연기할 기회도 없다 보니 작품에서라도 그런 상황들을 마주해보고 싶다.” -옷 스타일이 독특했는데. “처음에 작가님이 주문을 정확히 줬다. 힙하지만 힙하지 않아 보이게, 따라 하고 싶지만 따라 하고 싶지 않아 보이게. 너무 난감하더라. 그러다 스타일리스트 실장님께서 모든 착장을 구상해줬다. 나는 ‘이 옷은 동그라미가 불편해서 안 입을 것 같다’, ‘좋아할 것 같다’ 하는 작은 의견들만 보탰다.” -털보 사장 임성재와도 친해졌을 거 같은데. “처음에 (임)성재 선배가 털보네 주점을 놀이터라 생각하라고 하셨다. 연기에 맞게 리액션 할테니 하고 싶은 거 마음껏 하라고. 그 부분들이 감사했지만, 한편으로는 부담도 느껴졌다. 잘 해낼 자신이 없다고 털어놓으니 ‘내가 생각을 잘못했네. 너가 재미있는 반응을 할 수 있게 나도 뭔가를 해볼게’라고 하더라. 극 중간부터는 선배도 반응 이상으로 엉뚱한 행동들을 많이 했다. 그걸 보는 동그라미의 반응이 또 나오고. 정말 잘 맞았다.” -촬영 에피소드가 있다면. “생각보다 애드리브 장면이 많았다. 특히 1회에서 영우랑 ‘아에이오우’ 발성 연습하는 신은 대본에 없었다. 감독님이 안 끊고 계속 지켜보더라. 뭐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자 이제 발성 연습을 해보자’ 했더니 은빈 선배도 당황하지 않고 재치 있게 받아줘서 고마웠다.” -주인공도 잘 해낼 것 같은데. “주인공을 맡는다는 게 주목도 받겠지만 정말 쉽지 않은 자리라고 생각한다. 은빈 선배를 보면서 더 느꼈다. 연기만 신경 쓸 뿐만 아니라 함께 연기를 하는 사람이 어떻게 보일지, 조명부터 음향, 소품까지 다 체크를 하더라. 제주도 촬영에서는 우편물 각도가 틀어진 적이 있는데 ‘전 컷에서는 45도인데 지금은 더 틀어졌다’고 은빈 선배가 말하는 순간 거기 있던 모든 사람들이 ‘진짜 최고다’ 말을 했을 정도다. 흉내 낸다고 흉내 낼 수도 없을 것 같았다. 언젠가 나도 주연이 됐을 때 언니가 어떻게 했었는지 많이 곱씹으면서 참고하고 배워야겠다 생각했다.” 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2.09.02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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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킬러’ 장혁 “손에 쥔 커피컵 ‘레옹’ 오마주”[일문일답]

“모든 액션은 힘들다. 항상 액션 촬영에 들어갈 때마다 ‘할 수 있을까’ 긴장한다.” 경력 27년의 베테랑 액션 배우 장혁은 아직도 액션이 힘들고 무섭단다. 장혁은 오는 13일 개봉하는 영화 ‘더 킬러: 죽어도 되는 아이’(‘더 킬러’)에서 최강 킬러 의강으로 활약했다. ‘더 킬러’는 호화로운 은퇴 생활을 즐기던 업계 최강 킬러 의강이 겁도 없이 자신을 건드린 놈들을 끝까지 쫓아 응징하는 화끈한 액션물이다. 장혁은 극 중 총, 칼, 도끼 등 다양한 무기부터 맨몸 액션까지 소화하며 액션으로 중무장했다. 그는 ‘더 킬러’의 액션 디자인 기획에도 참여하며 작정하고 그야말로 ‘액션의 모든 것’을 보여줬다. -원작 웹소설을 영화로 기획한 계기가 있나. “원작 캐릭터를 보고 만들고 싶었다.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 서사를 부여하고 드라마 요소를 대거 생략했다. 전작인 ‘강릉’보다 퍼포먼스에 더 집중했다.” -액션 디자인 기획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영화 액션의 구성은 이미 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원작을 발견했고 스토리를 반영했다. 액션 디자인 팀과 협업했다. 특히 의강 캐릭터 구축에 많이 참여했다. 프리 프로덕션부터 참여한 작품은 처음이라 새로운 경험이었다. 구성, 장소, 조명 등 모든 것에 참여하는 게 쉽지는 않았지만 재미있었다.” -캐릭터 구축에 있어 중점을 둔 부분이 있다면. “원작에선 의강과 윤지(이서영 분) 사이의 연대감이 강하다. 이 유대감을 영화의 도입부에서만 보여줬다. 의강이 단서를 찾아가며 임무를 수행하는 부분에선 퍼포먼스적인 측면을 더 강조했다.” -기획 참여가 연기에 도움을 줬나. “너무 많은 도움이 됐다. 그동안은 만들어져 있는 대본과 배우가 가지는 위치 안에서만 움직였다. 직접 영화를 기획해보니 구성에 대한 이해가 확장됐다.” -액션에 중점을 둔 것이 있다면. “현실에 기반을 두면 말이 안 되는 영화다. 판타지를 강조했다. 퍼포먼스와 무기, 난타전을 합성했을 때 리듬감과 템포가 재미있을 것 같았다. 그러면서 호흡은 적게 줘야 했다. 사이다 액션이 주 목표였다. 아날로그 느낌으로 간다면 ‘더 킬러’만의 강점이지 않을까 싶었다.” -액션이 힘들지는 않았나. “모든 액션은 힘들다. 항상 할 때마다 ‘할 수 있을까’부터 시작한다. ‘더 킬러’는 특히 스트레이트로 액션을 가져가다 보니 하나라도 실수하면 다시 찍어야 했기에 굉장히 긴장했다. 그만큼 재미도 있다. 하나의 시퀀스를 구축할 때마다 뿌듯하다. 액션은 사람과 사람이 계속 부딪히다 보니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액션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 항상 무섭다. 이번 촬영 중에도 사고가 난 적이 있다. 브루스 칸과 대결 장면에서 밧줄을 묶어 놓고 유리창을 깨서 내려가는데 창틀에 머리가 부딪혔다. 당시 메이킹을 찍고 있지 않았다면 응급실에 갔을 것이다. 바로 두 번째 시도를 했고 성공했다.” -영화 내내 커피컵을 계속 들고 있는데. “오마주다. ‘레옹’에서 우유를 마시는 킬러 이미지를 보고 커피 컵을 들었다. 개인적으로 라떼를 좋아한다. ‘라떼 킬러’ 느낌을 주고 싶었다.” -브루스 칸과 액션 호흡은 어땠나. “액션 스타일이 다르다. 템포감과 속도감도 달랐다. 그래서 긴장감이 더 올라갈 수 있었다. 서로 다른 색감의 액션으로 호흡하다 보니 시합을 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영화의 무술 스타일링이 완성된 상태다 보니 브루스 칸이 많이 맞춰 줬다.” -절친한 차태현, 손현주가 나오는데. “처음부터 연대감을 목표로 기획한 영화였기에 출연을 제안했다. 차태현과는 서로의 작품에 카메오로 출연하며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다. 같이 작업한 배우들과 다음엔 또 다른 시각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스태프들도 ‘아이리스’를 함께한 사람들이다.” -유독 연대감을 강조하는 것 같다. “사람이 제일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록키’를 정말 좋아한다. 처음에는 캐릭터가 좋았다. 영화를 꾸준히 보니 실베스터 스탤론이 무명 시절에 그 작품을 어떻게 만들었고 연기했는지 집중했다. 세월의 흐름을 담는 측면도 좋았다. ‘탑건: 매버릭’을 보고도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나중엔 주성치 사단처럼 연대감 있는 배우들이 각자의 활동을 유지하면서 영화에 참여하는 프로젝트를 만들고 싶다.” -배우, 기획 중 쾌감이 강했던 쪽은 어디인가. “배우적 쾌감이 더 강했던 것 같다. 방이강이 어떤 캐릭터인지를 표현하는 게 가장 중요했다. 액션을 하다 보면 목표성을 잃을 때가 있다. 그렇게 되면 연습의 결과가 보일지 몰라도 캐릭터의 기능은 떨어진다.” -27년 차의 베테랑인데. “‘짱’을 촬영할 때 액션신을 찍으며 사고가 났다. 액션 합에 미스가 나서 상대 배우가 기절했다. 액션에 개념이 없던 시절이다. 그 기억이 생생하다. 그렇기에 작품을 할 때마다 절실하다. 필모그래피가 지금도 하나하나 생각난다.” -차기작에서 장나라와 또 만나는데. “20대, 30대를 지나 40대에도 함께 한다. 10년마다 한 작품으로 만나는 게 신기하다. 장나라에 대한 신뢰가 크다. 상대 배우의 활동 범위를 센스 있게 받아주고 넓히는 능력이 있다.” -앞으로의 계획은. “‘더 킬러’ 팀과 함께 작품을 또 만들고 싶다. 물론 수요가 있어야 할 수 있다. 다음에 작품을 만든다면 절친 김종국도 출연시킬 예정이다. 대사는 ‘아아~’ 와 같은 감탄사가 들어갈 것이다. 구체적으로 다음 작품을 기획하고 있지 않지만 여러 장르를 생각하고 있으며 가능성은 보고 있다.” 김다은 인턴기자 2022.07.07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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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치 영화도 이제 못 보나…홍콩, 영화 검열 강화

홍콩 영화계에 중국 공산당의 입김이 더욱 거세진다.앞으로 중국 당국이 국가안보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영화는 과거 허가를 받았다고 해도 상영이 금지된다.홍콩 의회인 입법회는 27일(한국시간) 당국이 ‘국가안보의 이익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영화의 상영을 금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전영(영화)검사조례’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국가안보를 위협하는 행동을 지지하거나 미화한다고 판단할 경우 이미 상영허가를 받은 영화도 허가를 취소하고 상영을 금지할 수 있다.또 영상물 불법상영에 대한 처벌이 기존 벌금 20만 홍콩달러(약 3000만원) 및 징역 1년에서 벌금 100만 홍콩달러(약 1억 5000만원) 및 징역 3년으로 강화됐다. 상영허가가 취소될 경우 관련 영화의 비디오와 DVD 역시 배포 및 판매할 수 없다.이날 입법회에서 일부 의원은 해당 규제를 온라인 영상물로도 확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드워드 야우 홍콩 상무장관은 “개정안은 영화 검열 체계를 강화하고 검열의 허점을 메우기 위한 목적”이라면서도 규제 대상 확대를 위해서는 신중하고 종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선을 그었다. 또 “개정안은 영화업계의 활동에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영화는 국가안보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믿는다”고 말했다.그러면서 “영화업계는 분명한 규제를 따를 수 있으며, 실수로 레드라인을 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홍콩 최대 노조연합단체이자 친중 성향인 공회연합회(工會聯合會)의 마이클 럭 의원은 개정안 통과를 환영하면서 “할리우드에도 레드라인은 있다. 누구도 오사마 빈 라덴이나 알카에다, 테러리스트를 미화하는 영화를 만들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러나 홍콩 영화계에서는 이번 개정안으로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앞서 이번 개정안 논의가 수면 위로 오르면서 홍콩 매체들이 영화 연출의 자유가 위축될 것을 걱정했었다. 개정안 통과로 중국의 부패상을 그린 저우싱츠(주성치) 주연의 코믹 영화 ‘007 북경특급’(國産凌凌漆), 중국과 홍콩의 문화적 충돌을 그린 토니 렁(양가휘) 주연 ‘북경 예스마담’(表姐, 好)와 같은 1990년대 영화마저 상영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 또 홍콩 반정부 시위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물론이고, 2025년 디스토피아가 돼버린 홍콩을 그리며 호평을 받은 ‘10년’도 금지영화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홍콩은 1990년대까지 ‘극동의 할리우드’로 불리며 영화 산업의 황금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1997년 영국에서 중국으로의 주권 반환을 기점으로 영화계 인재들의 해외 이주, 불법복제 기승, 소재 중복 등이 겹치며 영화 산업이 내리막을 걸었다. 이번 개정안은 그런 흐름에 쐐기를 박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이현아 기자 2021.10.29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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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치 영화 못보나? 홍콩정부, 영화 검열 ‘가위’ 들었다

홍콩 정부가 영화 검열을 본격화하고 있다. 홍콩의 명보는 25일 홍콩 정부가 옛 영화에 대한 상영 허가를 취소할 수 있는 내용이 포함된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명보에 따르면 홍콩 정부는 영화 심의에 관한 조례인 ‘전영(영화)검사조례’(電影檢査條例)의 추가 개정안을 제안했다. 이는 다음 달 1일부터 입법회에서 심의될 예정이다. 개정안은 과거에 상영 허가를 받은 영화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허가를 취소한다. 또 영상물 불법상영에 대한 처벌을 기존 징역 1년에서 징역 3년으로 확대하고 벌금도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지난 6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에 근거해 영화에 대한 심의를 진행하는 내용으로 개정된 전영검사조례가 발표된 지 두 달여 만에 또다시 검열을 강화하는 내용이 추가된 것이다. 상영허가가 취소될 경우 관련 영화의 비디오, DVD 역시 배포 및 판매될 수 없다. 명보는 “지난 6월 개정안에는 단속 대상이 국가안보에 ‘위해’한 영화였으나 이번 개정안에는 국가안보에 ‘불리한’ 영화로 문구가 바뀌면서 레드라인이 훨씬 넓어졌다. 이로 인해 영화계에 더욱 큰 타격이 가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부패상을 그린 저우싱츠(주성치) 주연의 코믹 영화 ‘007 북경특급’(1995년), 중국과 홍콩의 문화적 충돌을 그린 토니 렁(양가휘), 정위링(정유령) 주연의 ‘북경 예스마담’(1991년)과 같은 1990년대 영화마저 내용이 문제 돼 상영허가가 취소될 수 있다고 전했다. 또 홍콩 반정부 시위를 다룬 다큐멘터리는 물론이고, 2025년 디스토피아가 돼버린 홍콩을 그리며 호평을 받은 ‘10년’(2015년)도 금지영화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부 영화계 관계자들은 강화된 규정으로 인해 한때 ‘극동의 할리우드’라 불렸던 홍콩이 중국과 똑같은 정치적 규제를 받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현아 기자 lee.hyunah1@joongang.co.kr 2021.08.25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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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림축구' 오맹달, 간암 투병 중 사망

홍콩의 전설적인 영화배우 오맹달(68)이 간암으로 숨을 거뒀다. 27일 중국 관영 CGTN는 "오맹달은 지난해 간암 판정을 받고 투병을 이어오다 눈을 감았다"고 보도했다. 최근엔 항암치료를 이어오면서 말을 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한 상태라는 보도가 나온 바 있어 안타까움을 더한다. 오맹달은 영화 ‘서유기’ ‘소림축구’ 등에 출연해 한국 영화팬들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 배우 겸 감독인 주성치와 다수의 영화에 함께 출연했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21.02.2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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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왕년의 멜로킹 차인표 "코미디 특화 배우 되고파"

차인표가 '차인표'로 차인표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캐릭터와 실제 싱크로율은 50%를 웃돌지만 그렇기에 배우로서 부담감을 뚫은 도전에 응원의 목소리가 더욱 높다. 스크린용으로 제작됐지만 최종 넷플릭스로 안착하게 된 것도 '차인표'와 차인표에게는 신의 한 수. 차인표는 "영화의 호불호를 떠나 이 작품을 택하고 선보일 수 있게 된 것 만으로도 흡족하다"는 진심을 표했다. '차인표'는 대스타였던 배우 차인표가 전성기의 영예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 영화. 원조 신드롬형 배우로 자고 일어났더니 벼락스타가 된 대표격에 해당하는 차인표는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일약 스타덤에 올라 데뷔 초부터 전성기 인기를 누리며 승승장구했다. 차인표의 시그니처 두번째 손가락은 수 많은 여심을 앓게 만들었고, 꽃미남 몸짱으로 스스로 스타성을 증명했다. 젠틀하고 성실한 이미지는 현재까지 차인표를 설명하는데 빠지지 않는 설명. 대중이 원한다면 어느 정도의 손해는 감수하더라도 그만큼의 보답을 해야 한다는 '대중 연예인'으로서의 마음가짐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될 정도로 똑부러진다. 하지만 차인표는 스스로 '이미지 굴레'에서 벗어나지 않았고, 또 벗어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솔직한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이미지는 지켰지만 배우로서 성장과 발전에는 꽤 오랜시간 정체기를 겪을 수 밖에 없었다고. 때문에 '차인표'는 차인표를 세상 밖으로 한걸음 더 나오게 만드는 비상구가 됐다. 코미디 대표 배우라는 새로운 수식어를 향해 다시 달리기 시작한 차인표다. -5년 전 거절했다 다시 선택한 작품이다. ""5년 전, 그러니까 2015년에 제의를 받았을 땐 거절했다. 그땐 간간히 영화 제의가 있었고 외국 영화 제의도 있었다. 이것저것 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차인표' 시나리오가 신박하게 다가왔고, 제목도 내 이름으로 돼 있어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저예산에 '영화를 만든다고 해도 제대로 배급이라도 될까' 싶어 거절했던 것이 사실이다." -굉장히 현실적인 선택이다. "다시 출연을 결정한 이유도 현실적이다. 촬영을 진행한건 2019년이었기 때문에 정확하게는 4년이 지난 것인데, 4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면서 정체기를 느꼈다. 영화가 됐든 뭐가 됐든 좀 더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었고, 팬들에게 내가 아직도 활동하고 있고 열심히 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시켜 드리고 싶었다. 그렇다면 강력한 한방이 있어야 했는데 그 작품이 '차인표'가 됐다." -배우 차인표가 소재이고, 이름 차인표가 제목이다. 당연한 부담감을 느꼈을 것 같다. "너무. 광고를 할 때도 내 이름을 갖고 할텐데 '너무 희화화 되지 않을까' 걱정도 많았다. 무엇보다 '이렇게까지 했는데 관객들에게 외면당하고, 한 줄도 모른채 끝나면 진짜 큰 상처겠다'는 생각도 했다. 그럼에도 갈증이 컸기 때문에 하지 않을 수는 없었다." -실제와 허구를 넘나든다. "어떻게 보면 '차인표'는 김동규 감독이라는 제3자가 바라본 나를 그린 영화다. 나라는 실체는 여기 있는데, 나라는 인물을 감독의 눈으로 해석했다. 그리고 그건 일반적인 대중이 나를 바라보는 주된 시선일 것이다. 나는 직업이 대중 연예인이니까. 대중이 만약 나에게 그런 이미지를 심어줬고, 기대를 한다면 부응해야 하는 것이 맞다. 그것이 곧 나의 책임이다." -대본 수정에도 관여하지 않았나. "첫 결심이 그것이었다. '대본에 있는 그대로, 토 달지 말고 연기하자' 단단하게 마음먹고 촬영에 임했다. 김동규 감독이 '차인표'라는 세계관을 만들어 놨는데, 거기에 내가 주된 소재로 사용된다고 해서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고 그건 사실이 아니에요'라고 잔소리를 한다면 영화가 안 만들어질 것 같더라. '이렇다 저렇다 참견하지 말자'는 마음이 컸다." -그럼에도 '이건 정말 아니다' 싶은 부분은 없었나. "딱 하나 요청해 반영한 것이 있다. 정치다. 원래는 극중 차인표가 정치를 하고 싶어 계속 기웃거리는 장면이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나랑 너무 다르더라. 영화가 공개됐을 때 스토리는 생각이 안 나고 혹시 그 부분만 실제처럼 유념해서 봐 주실까봐 그 지점만 특별히 수정했다." -연예인으로서 공감되는 지점이 있었다면. "대중 연예인을 직업으로 가진 사람들의 보스는 대중이다. 여러분들이다. 그분들을 즐겁게 해드리는 것이 곧 우리의 일이다. 때문에 많은 사랑도 받고 분에 넘치는 관심을 받고 살지만, 반면 일상에서는 일정부분 손해를 감수하고 양보해야 할 부분도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그건 당연하다." -마음가짐이 확고하다. "영화에도 산책하는데 등짝을 얻어 맞는다던가, 사진이 찍히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어떻게 보면 불편할 수 있지만 직업적으로 감수해야 마땅하다. 반대로 생각했을 때, 그런 관심조차 받지 못하는 상황에 비해서는 감사한 처지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연예인으로 꼭 지켜야 할 신념이 있다면 나는 진정성이다. 내가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일치될 때 작은 파동과 울림이 있다" -극중 차인표와 크게 다르다 느끼는 부분도 있나. "음…. 나 같으면 무너진 건물에 갇혔을 때, 내 상황이 어떻든, 이미지고 뭐고 일단 빨리 나갔을 것 같다. 나가서 해결을 해도 하지 않았을까. 성질이 좀 급한 편이다.(웃음)" -싱크로율은 어느 정도라 생각하나. "한 50%? 내려갔다 올라갔다 한다. 완벽하게 다른 점 하나는 내가 폐쇄공포증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MRI도 잘 못 찍는다. 촬영은 미술팀이 세트를 워낙 잘 만들어 주셔서 갇힌 것 처럼 보이지만 옆은 뚤려 있었다. 그래도 들어가서 꽤 오래 있으면 답답하긴 했는데, 때마다 스태프들이 와서 물도 주고 신경을 많이 써줬다. 연기인데, 힘들어봤자 얼마나 힘들었겠나." -떼려야 뗄 수 없는 매니저와의 케미도 눈길을 끌었다. "'너 밥벌어 먹고 사는거 다 내 이미지 때문이야'라는 대사가 있다. 나는 그 대사가 웃프면서도 어쩔 수 없이 공감이 되더라.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연예인들, 혹은 비슷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여러 의미에서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아내 신애라는 목소리로 깜짝 출연했다. 영화에 대한 반응은 어땠나. "공개된 첫 날 아내, 아들, 두 딸과 같이 봤다. 아내는 코미디를 조금 더 기대했던 것 같다. 코믹한 장면이 나오긴 하지만 아무래도 불쌍한 남편이 더 먼저 보였는지 '측은한 느낌이 든다'고 하더라.(웃음) 대학생 아들은 재미있어했고, 사춘기인 고1, 중2 딸들은 함께 봐 준것만으로도 감사하다. 하하. 중간에 자리에서 일어날 줄 알았다. '아빠, 수고했어' 한마디 해주더라." -영화를 본 개인적 소감은 어떤가. "이 영화는 총 한 달만에 찍었다. 저예산인데다가 촬영 당시 장마에 태풍까지 왔다. 그래서 한 달 안에 세 번 정도 촬영이 중단될 정도로 고생을 했다. 신인 감독이 매일 매일 스케줄을 소화하기도 벅찰텐데, 배우로서 이런 저런 이야기까지 할만한 상황은 아니었다. 물론 개인적인 아쉬움은 있지만 안전하게 무사히 촬영을 마친 것에 더 큰 기쁨을 느끼고 있다." -최민식·송강호·설경구와는 실제 친분이 있나. "없다. 하하하. 경구 씨는 친구다. 다만 매일 연락하는 관계는 아니다. 강호 씨도 억지로 다른 선배님 때문에 말은 놨는데 어느 자리에서 만나면 인사하는 정도다. 개인적으로 송강호 씨 팬이다.(웃음) 그리고 최민식 선배님은 너무 큰 선배님 아닌가. 예전에 스크린 쿼터 시위할 때 함께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 정도다." -스크린 복귀는 굉장히 오랜만이다. "2008년 '크로싱'이 주연작으로는 마지막이었다. 조연, 특별출연으로는 이곳 저곳에 참여하긴 했지만 본격 상업영화 주연은 약 12년만이다. 떨릴 수 밖에 없다.(웃음) 그래도 팬분들이 '저 팬이에요. 찐팬이에요. 기다렸어요' 같은 응원을 정말 많이 해주시더라. 솔직히 그런 반응 하나하나가 너무 행복하다. '내 진정성을 알아 주시는구나' 싶다." 사진=넷플릭스 -새로운 변신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도 될까. "'차인표' 자체가 나에겐 도전이었고, 어쩌면 보여드릴 수 없는 부분까지 다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 '진작 보여드릴걸' 생각은 하지만 지금부터라도 하면 되지 않을까.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해 조금 더 신선한 모습으로 인사드리고 싶다. 진심으로.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또 정체기를 겪으면서 나를 되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 -이미지 탈피, 정체기에 대한 아쉬움을 여러번 강조했다. "여태 혼자 착각하고 있었던 것이, 대중과 내 팬들이 나에게 어떤 이미지를 부여해주지 않았나. 바른생활사나이, 젠틀맨 같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 이미지를 바탕으로 그 위로만 계속 같은 이미지를 덮어 씌웠던 것 같다. '나를 바라보는 분들이 그렇게 생각한다면, 나는 TV에 나오고 영화를 찍는 동안에는 그렇게 살아야만 한다, 최대한 그 이미지에 부합하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컸다. 그런 다짐이 계속 형성됐다. 결과적으로는 그것이 굴레가 돼 나를 갇혀 살게 만들었다." -작품 선택에도 영향을 끼쳤을까. "당연히 그랬다. 그러다보니 몇 십년이 지난 지금 나는 전혀 변화하지 못했고, 또 변화되지 않는 나를 기다리다 팬들은 떠나가고, 그럼에도 나는 계속 그 굴레에 갇혀 있고가 반복됐다. 꼭 영화에서 무너져 내린 건물에 갇혀 스스로는 나올 수 없는 상황과 현실이 비슷하게 전개됐다." -배우 차인표에게는 그 탈출구 중 하나가 '차인표'가 됐나. "맞다. 그 상황에 갇혀 내내 '니체같은 철학자가 내 틀을 깨부숴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니체는 나타나지 않는다. '스스로 나갈 수 있는 방법이 뭐가 있을까' 싶던 찰나 내가 선택할 수 있게 떨어진 대본이 '차인표'였다. 이미지 변신이 안되니까, 굴레를 제발 깨부수고 싶어 선택했기 때문에 영화의 호불호, 성적과 관계없이 나는 내가 이 영화를 찍고 공개됐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코미디에 대한 욕심이 있나. "좋아하는 배우도 주성치, 성룡이다. 앞으로 남은 인생동안 연기를 얼마나 더 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코미디에 특화된 배우가 됐으면 싶다. 남을 웃길 수 있고 나도 웃을 수 있는. 인생은 짧으니까. 하고 싶을 것을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한 것 같다." -과거에 대한 회한도 있을까. "'사랑을 그대 품안에'가 94년도 여름에 방영됐다. 갑작스럽게 벼락 인기를 얻었고, 러시아로 넘어가 한 달 반동안 드라마를 찍고 돌아와 두 달 있다 입대했다. 그리고 몇 달 지나 휴가 때 결혼을 했다. 눈 앞에 닥친 일을 해결하느라 생각이라는 것을 할 수 없는 시기였다. 돌이켜보면 그때 좋았던건 젊음이다. 근데 젊었을 땐 젊은 것에 대한 감사를 못했다. 만약 그때로 돌아가게 된다면 모든 것에 감사하면서 살 것 같다. 매일 만나는 사람들에게 더 충실하고 감사함을 많이 표현하고 그럴 것 같다." -차기작 준비는 어디까지 진행됐다. "송일곤 감독과 7~8개월 정도 작품 창작 개발을 이어오고 있다. 작가를 섭외해 공동집필을 하는 작품도 있다. TV시리즈, 영화 등 채널은 다방면으로 열어놓고 있다. 출연작도 있겠지만, 본격적으로 제작을 시작해 보려고 한다. 아주 오래 걸리지는 않을 것 같다." -'차인표'를 스크린인 아닌 넷플릭스로 선보이게 됐다. "정상적인 상황이었다면 오히려 지금처럼 주목받을 수 있는 사이즈의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운이 좋게 넷플릭스의 선택을 받아 이러한 시기에도 영화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기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영화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 개봉을 못하고 있는 수 많은 영화를 떠올리면 미안한 마음도 공존한다. 하루 빨리 북적거리는 영화관을 다시 만나고 싶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사진=넷플릭스 2021.01.14 08:00
경제

영화계 때린 '코로나 한파'…홍콩 배우 주성치도 집 담보잡혀

'희극지왕'으로 불리는 유명 홍콩 영화배우 주성치(57)가 자신의 저택을 담보로 빚을 얻은 사실이 현지에서 화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에 곤경에 처한 영화계 사정을 상징하는 사례로 해석되면서다. 18일 중국 매체들은 홍콩 빈과일보를 인용해 호화 주택을 소유한 주성치가 올 3월 부동산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홍콩에 거주 중인 주성치는 2004년 3억2000만 위안(549억원)을 들여 산 정상에 독립가옥 4채(푸러다오 10·12·16·18호)를 지었다. 홍콩 섬 최고의 고도를 자랑하는 타이핑산 등성이에 있는 이 펜트하우스들은 빅토리아 항을 내려다볼 수 있어 가격이 비쌌다. 7년 뒤 주성치는 4채 중 3채를 팔아 원금 3억2000만 위안을 14억5000만 위안(2487억원)으로 불렸다. 주성치가 현지에서 부동산 투자 귀재로 불리게 된 계기다. 푸러다오 12호 한 채는 자기 집으로 남겼다. 그러던 올해 3월 코로나 19로 영화업계가 어려워지자 주성치도 12호 저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야 하는 처지가 됐다. 12호 저택의 시장가는 11억 홍콩달러(약 1725억원)으로 추산된다. 대출을 받은 건 영화제작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된다. 빈과일보는 "부동산 문건에 서명한 이가 주성치의 여동생으로 밝혀지면서 주성치의 자금난이 알려지게 됐다"고 전했다. 빈과일보는 "전 세계 경제가 코로나 탓에 어렵지만 특히 영화업계는 촬영이 중단된 작품도 많고 영화관 상영도 제한적이라 타격이 크다"고 보도했다. 자금 압박에 부동산 처분에 나선 중화권 영화계 인사는 주성치만이 아니다. 최근 중국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화이 브라더스 설립자 왕중쥔은 호화주택을 차례로 팔아 3억900만 위안을 마련했다. ━ 홍콩 부동산 압류도 속출 코로나19발 경기침체에 집 값 비싸기로 유명한 홍콩에선 최근 압류도 속출하고 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부동산 경매업체 센트리21의 조사 결과 현재 홍콩 내에서 압류당한 부동산 건수는 94건으로 지난해 6월의 두 배 가까운 수준으로 늘었다. 업체 측은 부동산 압류 건수가 내년 1000건~2000건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 이 수치마저도 법원 폐쇄 등의 영향에 적게 잡힌 걸로 추정된다. 코로나 19 확산으로 인해 홍콩 법원이 석 달 넘게 폐쇄돼 압류 절차가 연기돼 왔기 때문이다. 홍콩은 주택담보대출 규제가 약해 집값의 80~90%까지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집값이 10~20% 떨어지면 '깡통 담보'를 우려한 은행이 대출금 일부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대출자가 이를 감당하지 못하면 주택은 바로 압류에 들어간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할퀴고 간 2009년 홍콩의 부동산 압류 건수는 3600여 건에 달했다. 관련기사 아카데미 시상식, 코로나로 40년 만에 연기…내년 4월 개최 극장판 재난소득? 영화값 6000원 깎아주자 관객 33만 몰렸다 100석 극장서 1명 봤다···하루 영화 관객 '1만 붕괴' 초읽기 중국 입맛 맞춰 키스신도 싹 뺐는데…'뮬란' 울린 코로나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2020.06.18 13:57
연예

'곽승준의 쿨까당' 성공한 덕후들이 밝히는 성공 비결

'곽승준의 쿨까당'에서 '덕질'에 관한 문화 인식이 달라진 이유를 분석한다. 오늘(26일) 방송되는 tvN '곽승준의 쿨까당'에는 덕질로 성공한 3인이 출연한다. 연 매출 2000억의 글로벌 브랜드를 개발한 떡볶이 덕후 김관훈 대표와 이소룡을 너무 좋아해 영화감독이 된 이소룡 덕후 신이지 감독 그리고 연예인을 좋아하다가 기자가 된 이영희 기자가 출연한다. 이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취미로 '성공한 덕후'가 된 과정을 낱낱이 공개한다. 이날 출연진은 자신의 관심 분야에 얼마나 해박한지 검증을 위해 '덕력 테스트'를 진행한다. 먼저 '쿨까당' 대표 떡볶이 덕후인 지숙과김관훈 대표는 떡볶이 사진만으로 어느 지역의 떡볶이인지 맞히는 대결을 펼친다. 이소룡 덕후 대표 신이지 감독과 주성치 덕후 강유미는 이소룡의 '아뵤' 기합 소리를 듣고 출연 영화를 찾아내는 대결을 진행한다. 출연진은 유명한 영화 덕후인 '기생충'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4관왕에 등극한 스토리와 그가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도 분석한다. 분석 중 봉준호 감독이 성덕 비결을 묻는 질문에 답한 내용도 공개된다. '쿨터뷰' 코너에서는 치킨 덕질을 위해 모인 대학 동아리를 찾아간다. 이들은 4개 종류의 치킨을 맛보고 브랜드는 맞히는 테스트를 진행해 시청자들의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이들은 유명 치킨 브랜드의 메뉴 개발에도 참여했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덕질도 경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방송은 26일 오후 7시 10분. 김지현 기자 kim.jihyun3@jtbc.co.kr 2020.02.26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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