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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전국 아파트 전세가율 66.8%…10개월 만에 최고

아파트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하 전세가율)이 다시 상승하고 있다. 1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66.8%로 작년 2월(66.9%) 이후 10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전국 아파트 중위 전세가율도 66.9%로 역시 작년 2월(67.0%) 이후 가장 높았다.전국 아파트 평균 전세가율은 지난 2018년 1월 75.2%로 2012년 조사 이래 최고를 기록한 뒤 하락하기 시작해 작년 8월 66.1%까지 떨어졌다.그러나 작년 하반기부터 전셋값이 상승 전환한 반면, 지난해 9월 특례보금자리론 중단과 집값 고점 인식에 따른 매수세 감소로 매매가격이 오름세 둔화 내지 하락하면서 전세가율은 최근 4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다.다만 전세가율이 올랐어도 과거에 비해 높은 수준은 아니어서 전세를 끼고 주택을 구매하는 '갭투자' 수요는 많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4.02.11 10:30
부동산일반

아파트병 또 시작? 주담대, 강남·마포 외지인, 중개업소 급증

가파른 금리인상으로 주춤했던 아파트 매수세가 살아나고 있다. 강남과 마포 등 이른바 '상급지'의 외지인 거래 비중이 증가한 가운데, 건물 임대나 개발과 같은 부동산 기업 창업도 다시 상승세다. 여기에 주택담보대출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부동산 시장에 다시 온기가 돌자 금융 위기의 잠재적 '뇌관'이 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고 있는 4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공인중개사무소에 적힌 자신의 아파트 단지 매매 가격을 보고 기분이 좋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불과 3개월 전만 해도 내가 산 가격까지 내려와 불안했는데, 이제 1년 전 가격으로 얼추 되돌아갔다"고 했다. 아파트 시장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7월 3주(7월 17일 기준)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값은 지난주 0.02% 오르며 보합을 기록한 전주 대비 상승 전환했다. 전국 아파트 값이 오른 것은 지난해 1월 4주(0.02%) 이후 1년 6개월 만이다. 주택담보대출도 증가하고 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2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78조5700억원으로, 6월말(678조2454억원)보다 3246억원 늘었다. 세부적으로는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512조3397억원)이 20일까지 9389억원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가계대출 증가를 부동산 매수 심리 회복에서 찾고 있다. 서울 등 수도권 주택 매수 심리가 회복되면서 아파트 매매가격이 오르고 관련 대출도 늘어나는 추세라는 것이다.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13일 “여러 금통위원이 가계부채 증가세에 큰 우려를 표했다”며 “만약 급격하게 늘어나면 금리나 거시건전성 등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은 하반기 경기 회복이 불투명하고, 금리 재인상이 신용 경색을 불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 때문에 금리 인상을 주저하고 있다. 한은의 우려와 달리 주택 시장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부동산R114가 국토교통부의 매입자 거주지별 아파트 매매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에서 거래된 아파트 1만3373건 중 서울 외 다른 지역 거주자가 매입한 건수는 3385건(25%)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거래된 서울 아파트 4채 중 1채는 서울 외 다른 지역 거주자가 사들였다는 뜻이다. 외지인들은 강남구와 마포구 등 상급지를 우선적으로 택하는 모양새다. 부동산업도 살아나고 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7월 부동산 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5월 부동산업 창업 기업 수는 1만3062개를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이후 최대치다. 부동산 창업 기업은 주거용·비주거용 건물의 임대나 중개·자문 등 부동산과 관련이 있는 기업을 의미한다. 한국부동산원 측은 "선호지역 주요단지 위주로 간헐적 상승거래가 지속되고 주변지역으로 가격상승 기대감이 확산되며 전체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분석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7.24 08:04
부동산일반

직방 "하반기 집값 45.9%가 하락 전망…상승은 31.9%"

올 하반기 집값에 대해 상승보다 하락 전망이 여전히 우세한 것으로 조사됐다.종합 프롭테크 기업 직방은 자사 애플리케이션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하반기 거주 지역의 주택시장 전망을 조사한 결과 45.9%가 '하락'이라고 답했다고 10일 밝혔다. '상승'은 31.9%, '보합'은 22.2%였다.상승보다 하락에 무게를 둔 응답자 비율이 높았지만, 이는 작년 말 올해 집값 전망을 조사했을 때 77.7%가 하락을 전망한 것과 비교하면 하락 전망이 줄었다. 작년 말 조사에서 상승은 10.2%, 보합은 12.1%였다.직방 측은 "하락 전망이 지배적이었던 작년 말의 시장 분위기와는 달라진 모습"이라고 설명했다.응답자를 거주 지역별로 나눠 보면 지방 거주자가 하락을 전망한 비율이 48.2%로 가장 높았고, 이어 서울(47.7%), 인천(46.2%), 지방 5대 광역시(45.3%), 경기(44.3%) 순이었다.주택 가격 하락을 전망하는 이유로는 경기침체 지속(32.5%), 현재 가격 수준이 높다는 인식(23.7%), 기준금리 동결 기조지만 금리가 높다는 인식(18.7%), 전셋값 약세로 인한 매매매물 출시(11.5%), 신규 입주 물량 증가(6.5%), 급매물 거래 후 수요심리 위축(5.2%) 등 순으로 손꼽혔다.반면 주택 매매가격이 상승한다고 전망한 이유는 저점 바닥 인식론 확산 기대가 20.7%로 가장 많았다.이어 정부 규제 완화(20.1%), 금리 인상 기조 둔화(15.4%), 매물 거래로 인한 실수요 유입(11.9%), 경기 회복 기대(11.3%), 전셋값 회복 조짐으로 매매 상승 기대(7.5%) 등 순으로 뒤를 이었다.거주지역의 주택 전세 가격에 대해서는 45.6%가 '하락'을 점쳤다.'보합'은 27.8%, '상승'은 26.6%로 각각 나타나 매매와 마찬가지로 전셋값도 하락을 전망하는 의견이 많았다.거주지역별로는 지방 5대 광역시 거주 응답자의 54.0%가 하락을 선택했으며 뒤이어 경기(46.2%), 인천(43.1%), 지방(42.4%), 서울(42.3%) 순이었다.전셋값 하락을 예상하는 이유로는 가장 많은 27.6%가 '전세 사기, 임차보증금 반환 리스크 확대'를 지목했다.갭투자 관련 전세매물(역전세 등) 증가(25.7%)와 최근 몇년간의 전셋값 급등으로 현재 가격이 높다는 인식(19.1%) 등도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7.10 10:13
산업

가계약 됐다더니…부동산 미끼광고 201건 적발

국토교통부는 온라인 플랫폼에 게재된 주택 매매·전세 광고를 이달 2일부터 조사한 결과 상습 위반 사업자의 불법 광고를 201건 적발했다고 29일 밝혔다.국토부는 지난 한 해 동안 온라인 플랫폼에 불법 광고를 두 건 이상 올려 적발된 적이 있는 부동산 등 2천17개 사업자를 선별해 조사를 벌였다.이들 중 5.9%(118개)는 정부가 미끼용 가짜매물 특별단속에 나선 뒤에도 여전히 불법 광고를 게재하고 있었다.적발된 불법광고 201건 중 매물 위치·가격·면적 등을 실제와 다르게 광고하거나, 계약 체결 이후에도 광고를 삭제하지 않는 '부당한 표시·광고'가 163건(81.8%)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중개사무소 정보와 공인중개사 성명, 매물 소재지·면적·가격 등을 기재하지 않은 '명시의무 위반'이 20건(10.0%), 분양대행사 등 공인중개사가 아닌 사람이 광고를 한 '광고주체 위반'이 18건(9.0%)이었다.광고상에는 '융자금 없음'으로 표시했지만 실제 등기부등본을 떼어보니 근저당권이 2억3천400만원 설정돼 있는 사례도 적발됐다.인스타그램의 매물 광고를 보고, 주소지 건축물대장을 떼어봤더니 등록된 건축물이 아예 없는 경우도 있었다.국토부는 분양대행사 등 무자격자가 온라인에 올린 매매·전세 알선 광고를 조사해 불법으로 의심되는 광고를 게재해온 10개 분양대행사와 관계자 29명에 대해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이들이 온라인에 올린 광고 8천649건 중 분양과 전세를 동시에 표시한 광고가 전체의 57%에 달했다. 전셋값을 높게 받아 매매가격을 충당하는 이른바 '동시진행' 수법을 써 무자본 매매하는 물건으로 의심된다.한 분양대행사는 2018년부터 수도권 신축 빌라의 분양·전세를 동시에 광고하면서 '전세대출 이자지원', '중개수수료 무료' 등의 문구로 소비자를 현혹했다.또 다른 분양대행사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블로그 등에 다양한 상호를 수시로 바꿔가면서 불법 광고물을 올렸다.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부동산 허위 광고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광고 게재 전 부동산 온라인 플랫폼 등이 중개 대상물의 허위 여부를 적극적으로 확인하도록 하는 등 허위 미끼매물 근절을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3.29 11:49
부동산일반

전셋값 하락 영향...서울 연립주택 전세가율 80% 이하 '뚝'

서울 연립주택의 전세가율이 80% 이하로 떨어졌다. 최근 매매보다 전셋값 하락폭이 커지면서 전세가율도 낮아진 것이다.23일 한국부동산원 임대차 시장 사이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지역 다세대·연립(빌라) 전세가율은 평균 78.6%로 전월(80.3%)에 비해 1.7%포인트 하락했다.전세가율은 매매가 대비 전세가의 비율로 이 비율이 높아 전세가가 매매가에 육박하거나 추월한 경우를 깡통전세라 한다. 이 경우 세입자가 집주인으로부터 보증금을 떼일 위험이 커진다. 시장에서는 이 비율이 80%를 넘으면 깡통전세 우려가 크다고 본다.서울 연립·다세대 전세가율은 한국부동산원이 임대차 시장 사이렌을 통해 전세가율을 공개하기 시작한 지난해 8월(81.2%)과 9월(82.0%) 두달 연속 80%를 넘었다. 이후 지난 10월 79.9%로 80% 밑으로 내려갔던 전세가율은 11월에 다시 80.3%로 올랐다가 12월에 80% 이하로 떨어졌다.최근 주택시장에 역전세난이 심화하는 가운데 집값 하락폭보다 전셋값 하락폭이 더 커지면서 전세가율도 내려간 것으로 풀이된다.한국부동산원 월간 시세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연립주택(빌라) 매매가격은 0.87% 하락한 데 비해 전셋값은 1.15% 내려 낙폭이 더 컸다.최근 '빌라왕' 등 전세사기 사건이 많은 인천지역 연립·다세대의 전세가율은 11월 87.8%에서 12월 87.1%로 떨어졌지만 여전히 90%에 육박해 깡통전세 위험이 컸다.이에 비해 전셋값보다 매매가격 하락폭이 큰 경기도는 11월 81.2%에서 12월 82.9%로 전세가율이 높아졌다. 아파트 전세가율은 전국 기준 지난달 81.7%를 기록해 전월(82.0%)보다 소폭 하락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도 11월 63.1%에서 12월 62.5%로 떨어졌다. 이런 가운데 전세 보증사고도 계속해서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발생한 전세 보증사고는 820건에 달했으며, 금액은 1830억757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869건·1903억820만원)보다는 소폭 줄었으나 1089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8월과 1098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9월보다는 여전히 큰 금액이다. 지역별로는 경기도에서 발생한 전세보증사고 금액이 708억2000만원으로 가장 컸다. 이어 서울이 578억3750만원, 인천이 403억792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서울에서는 강서구의 전세보증사고 금액이 179억7650만원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도에서는 부천시(217억9050만원)가, 인천에서는 부평구(109억9500만원)가 가장 많았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1.23 08:22
부동산일반

"아파트 때문에 부모님 뵐 자신이 없어요"… 설날에도 한숨 쉬는 영끌족들

수도권 주택 가격이 급락하면서 민족 대명절인 설 풍경도 풍성함이 사라진 분위기다. 주택 가격 급등기인 2020년 이후 자가를 장만한 '영끌족'들은 매달 늘어나는 이자에 한숨을 내쉬고 있다. 아직 집을 장만하지 않은 이들은 치솟는 대출 이자와 추락하는 집값 사이에 갈팡질팡하고 있다. 고민 많은 사람들30대 직장인 A 씨는 집값 급등기인 2020년 여름 서울 노원구 월계동에 아파트를 마련했다. A 씨는 직장 문제로 지방에 거주 중이지만, 서울에 집 한 채는 있어야 한다는 마음에 빚을 내 '갭 투자'를 선택했다. 갭 투자 초기만 해도 결과가 나쁘지 않은 듯 보였다. 7억3000만원에 사들인 집이 약 1년 만에 10억원을 돌파했기 때문이다. 이미 4억원 수준에 전세 계약이 체결 돼 있었기 때문에 A 씨의 실투자금은 3억원 밖에 되지 않았다.문제는 세입자가 약 2년 뒤 이사를 하면서 시작됐다. 또 다른 전세 세입자를 구하려고 했으나, 금리가 오르기 시작하면서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다. 시세를 5000만원 가량 낮춰봤지만 집을 보러 오는 사람이 없었다. A 씨는 결국 은행은 물론 친인척에게 알음알음 돈을 빌려서 이사를 나가는 세입자에게 보증금을 돌려준 뒤 월세를 놨다. 하지만 매달 내야하는 이자가 월세 월 50만원 보다 턱없이 많은 실정이다. 2년 전 추석만 해도 '비교적 젊은 나이에 서울에 집을 샀다'며 의기양양했던 A 씨였으나 올해 설에는 그 어느 때보다 우울한 모습이었다. 집 있는 사람만 고민이 있는 건 아니다. 자가를 마련하지 못한 이들도 시름이 깊다. 30대 직장인 B 씨는 신혼부부다. 4년 전 결혼을 하면서, 경기도 구리시 갈매동 신축 아파트에 전세로 입주했다. 그때만 해도 집값이 비싼 편은 아니었지만, B 씨는 매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전세 자금의 상당 부분도 대출로 이뤄진 것이고, 아직 신혼부부이니만큼 청약이나 특공을 노리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B 씨는 지난해 계약 기간이 끝난 갈매동 아파트를 나와 타 지역에 월세로 옮겼다. 청약과 특공을 통해 마음에 꽉 차는 집을 찾지 못했을뿐더러 치솟는 금리 탓에 빚 감당이 어려웠다. 2023년 설에 앞서 만난 B 씨는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그냥 집을 사는 게 맞았을 것 같다"며 "지금은 금리도 오르고 구축 가격도 떨어지고 있어서 분양을 받기도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시장 전망은 '우울' 서민의 한숨은 세밑에도 길어지고 있지만 올해 부동산 전망도 어둡긴 마찬가지다. 전문가들은 집값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당분간 부동산 시장 단기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NH투자증권은 지난 20일 출간한 '2023년 부동산 시장 전망 및 대응전략' 보고서를 통해 집값은 과거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약 5년간 하락했던 폭만큼 작년 한 해 동안 빠른 속도로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과거 하락기와는 다르게 매매가격과 전셋값이 동반 하락하는 점이 시장 분위기를 더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정보현 NH투자증권 WM마스터즈 자문위원은 "지난해 예상보다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매수 심리가 얼어붙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며 거래 절벽이 지속됐다"며 "우리나라 기준금리 인상폭이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미국금리 인상 이슈가 여전히 남아 있고 금리 변동의 시차가 존재해 시장의 불확실성 요인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정 위원은 "전셋값의 동반 하락이 매매가격 하방 압력을 더욱 커지게 만들며 하락세인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우선 전세 시장의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짚었다. 실제로 국토교통부와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하락할 전망이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지난해 1∼11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누적 18.86% 하락했다. 2006년 조사 이래 역대 최대 하락폭이다. 전국 아파트 실거래지수도 11월까지 역대 최대 수준인 14.34% 떨어졌다. 부동산 업계는 올해 3월 발표되는 서울 아파트 공시가격이 두 자릿수 하락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 위원은 "무주택자는 올해 서울 반포, 방배 등 주요 단지 청약시장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주택자의 경우 금리 인상 기조 변화를 확인하며 금리가 낮은 대출로 전환하거나 상환 계획을 세워 가능한 선까지 보유하고, 갈아타기 수요자는 거래량 증가 시점을 확인하며 보유한 주택을 먼저 매도한 후 매수할 것을 추천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1.22 07:07
부동산

[2023 부동산 전망] 주택 가격 하락은 '대세' 그래도 집을 사야 겠다면?

2022년 국내 부동산 시장은 혼란기였다. 하루가 다르게 치솟던 주택 매매 가격이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 및 각종 규제와 맞물리면서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른바 '고점'에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산 '영끌러'들은 금리를 감당하지 못해 신음하고 있고, 무주택자는 내 집 마련의 꿈이 더 멀어지고 있다. 일간스포츠는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과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교수·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등 부동산 전문가 4명에게 '계묘년'을 맞아 새해 주택 매매 시장 전망 및 무주택자와 투자자들의 전략에 관해 물었다. 올해도 하락은 '계속' 1일 한국부동산원의 지난해 마지막 주간아파트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12월 넷째 주(26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전주(71.0)보다 낮은 70.2로 조사됐다. 부동산원이 2012년 7월 매매수급지수를 조사한 이래 가장 낮은 수치다. 매매수급지수가 100 이하로 내려가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뜻이다. 전국 매매수급지수는 지난해 12월 첫째 주(99.2) 이래 1년째 기준선을 밑돌고 있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63.1으로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6대 광역시는 67.4, 지방은 74.9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부동산 전문가 대부분은 2023년에도 국내 주택 시장이 고금리와 경기 침체와 맞물려 주택 시장이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이어 갈 것으로 내다봤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새해에도 주택 매매 가격이 서울 3~4%, 수도권 4~5%, 지방 3~4% 하락으로 전국에서 3~4%가량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매매와 전세 모두 하락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하락장은 지역과 관계없이 동조화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도 비슷했다. 그는 "쉽게 예단할 수 없으나 23년 상반기까지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경기 위축 우려가 겹쳐, 주택 가격 하락이 지속할 것"이라며 "급매물 위주의 간헐적 거래만 연결되며 평년보다 저조한 주택 거래 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시장 상황을 더 어둡게 전망한 전문가도 있었다. 한문도 연세대 정경대학원 교수는 "정부의 규제 완화에 따라 일시적인 기술적 반등은 있을 수 있으나, 향후 3여 년간 수도권은 고점 대비 10~30% 수준에서 하락할 것이란 예상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정부가 규제를 완화하고 있지만, 대중의 집값 불안은 계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전반적인 하락장은 이어지겠으나, 하락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전년과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일 것이라고 분석도 있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한 해로 따진다면 하락세지만, 정부 차원에서 규제를 완화하면서 올해보다 거래 자체는 살아날 것으로 본다"며 "상반기에는 급매물 위주로 시세보다 하락 거래가 되고, 하반기에는 바닥을 다지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요 연구기관들도 올해 집값 하락을 예상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2023년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실거래가 기준)은 8.5%, 수도권 아파트값은 13.0%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산업연구원 역시 올해 전국 주택 가격 변동률을 2.5%로 전망했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도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 3~4%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경제침체·규제 완화 '변수' 전문가들은 주택 매매 시장의 하락세 속에서도 변수가 존재한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글로벌 전체에 드리운 경기 침체 그림자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은 부동산 시장의 변수가 아닌 상수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함영진 랩장은 "올해는 1%대의 저조한 경제성장률이 전망된다. 물가에 연동된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있고, 아파트 입주물량은 2022년보다 증가하기 때문에 주택 수요 부재를 단기적으로 타개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원갑 위원은 "(올해 부동산 시장에서) 금리보다 더 중요한 것이 경기 침체가 아닌가 싶다. 금리 인상은 어느 정도 예측이 되는 박스권에 있기 때문에 사실상 상수나 고정 변수에 더 가깝다"며 "하지만 경제성장률은 일부에서 1%대 성장을 예상하지만, 역성장 전망도 있어 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추가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넓은 보폭일 것으로 보는 전문가도 있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달 14일 종료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4.25~4.50%로 0.50%포인트 인상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제는 금리 인상 속도가 아니라 최종 금리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지를 생각하는 게 훨씬 더 중요하다"며 "당분간 긴축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준은 이날 공개된 점도표(dot plot)에서 올해 기준금리를 5.1%로 제시했다. 점도표란 연준 위원들이 각자 금리 전망을 점으로 나타낸 표다. 이는 올해에 기준금리를 5.00~5.25%까지, 전년보다 0.75%포인트 더 올리겠다는 의사로 풀이된다. 한문도 교수는 "글로벌은 물론 우리나라도 인플레이션이 심각하고,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금리 인상 기조를 쉽게 바꾸지 못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집값이 추락하면서 고점에 매물을 사들인 영끌족이 사회 문제로 대두하고 있고, 전국 각지에 미분양 신축 주택이 쌓이고 있다. 건설 경기가 침체하면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위험도 커지고 있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점진적으로 규제를 풀던 정부가 경착륙 우려가 커지자 규제 완화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정책 대응이 굉장히 선제적"이라며 "규제 완화 속도와 정책 의지를 봤을 땐 연착륙으로 막을 가능성도 상당히 높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무주택자, 집 사려면 하반기에 전문가들은 새해에는 가급적 집을 급하게 사기보다는 추이를 살펴볼 것을 권유했다. 만약 집을 사야 한다면, 하반기 이후 시세보다 저렴한 물건이나 신축 분양을 권했다. 그래야 실패도 적다는 것이다. 박원갑 위원은 "새해에 꼭 집을 장만해야겠다면 고점 대비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는 급급매물이나 분양, 법원 경매까지 어떻게든 시세 대비 저렴하게 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반 개인이 저점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기 때문에 무조건 싸게 사야 위험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박원갑 위원은 "만약 보수적으로 접근한다면 V자형 반등이 어려우므로 시간을 두고 바닥을 확인하고 매입해도 좋을 것이다. 어차피 타이밍은 잘 맞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싼 가격"이라고 덧붙였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무주택자라면 시세보다 20~30% 낮은 수준의 신축을 분양받거나, 시장 급매물을 선택할 것을 추천한다"며 "주택 자산은 매입 뒤 2~3년 뒤 가치가 높아질 것인지를 봐야 한다. 현재 구축 급매와 시세가 비슷할지라도 신축 아파트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함영진 랩장은 "유주택자보다는 무주택자 또는 실수요 위주로 주택시장에 접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무주택자는 분양시장 청약이 유효하다. 하지만 시중의 급매물 및 경매 등과 비교해 가성비를 따져볼 필요가 있겠다"고 덧붙였다. 주택 매매 시 주목해야 할 단지 특징을 꼽기도 했다. 기왕이면 전고점이었던 2021년 대비 하락 폭이 큰 곳을 선택하라는 것이다. 박원갑 위원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갭투자를 하고, 영끌 수요가 몰렸던 대단지 랜드마크와 신축, 중소형이 낙폭이 크다"며 "소규모 단지는 가격 착시 현상이 생길 수 있어 권하지 않는다. 단독주택 토지 상가 등 비아파트는 이번 하락장에서는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비교적 가격 하락이 큰 상급지는 이른바 갈아타기 수요에도 매력적인 곳으로 보고 있었다. 윤지해 수석연구원은 "유주택자 중 상급지로 갈아타려고 한다면, 조정기에 비교적 가격 하락세가 큰 송파와 강동 지역을 살펴볼 만하다. 고가 아파트 가격이 더 많이 내리기 때문이다"며 "다주택자나 임대 사업자는 저마다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대략적인 조언은 힘들다. 다만, 다주택자라면 그중에 미래 가치가 비교적 낮은 물건 일부를 효율적으로 정리하면서 절세 전략을 짜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함영진 랩장은 "적어도 2023년 하반기까지 시장을 지켜볼 필요 있다. 고금리 및 경기 침체 시기에는 주택가격대비 자기 자금 비율 및 상환 가능한 수준에서의 여신(대출)비율이 더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1.02 07:00
경제일반

2022년 재테크 수익률 1위는 달러

올해 재테크 수단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린 것은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31일 대신증권에 따르면 주식(한국·미국), 부동산, 금, 달러, 원자재, 채권, 예금, 가상화폐 등 주요 재테크 수단 중 연초 대비 연말 가격이 상승한 것은 금, 달러, 원자재, 예금밖에 없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글로벌 긴축 통화정책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영향이다. 가장 많이 오른 것은 달러로 1월 1일 1,185.50원에서 12월 29일 1,268.40원으로 6.99%가 상승했다. 원/달러 환율은 연초만 해도 1,100원대였으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9월 1,439.9원까지 올랐다가 연말 하락하며 안정됐다. 달러 다음으로는 금(5.12%), 원자재(4.26%), 예금(1.30%·연초 KEB하나은행 1년 정기예금 금리 기준) 등이 플러스 수익률을 냈다. 한국금거래소에서 제공하는 국내 금거래 1돈(3.75g) 도매가격은 연초 30만3천원에서 연말 31만8천500원으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같은 기간 75.20달러에서 78.40달러로 올랐다. 반면 주식(한국·미국), 부동산, 채권 등은 가격이 크게 하락했다. 코스피200에 연동하는 대표적인 상장지수펀드(ETF) 'KODEX 200'은 1년 동안 24.15% 하락했고, 미국 S&P500지수를 좇는 SPDR S&P500 ETF 수익률은 -19.15%였다. 한국부동산원이 전국 주택 매매가격을 지수화해 매월 발표하는 종합주택 매매가격지수는 1월 104.70에서 11월 101.70으로 2.87% 내렸고, 채권시장의 투자 수익률 변화를 지수화한 한국신용평가 채권종합지수는 258.85에서 244.40으로 5.58% 낮아졌다. 가상화폐 시가총액 1위는 비트코인은 한 해 64.21% 폭락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2022년은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 이례적인 고물가, 고강도 금리 인상의 여파로 글로벌 증시 약세가 뚜렷했다"며 "여기에 반도체 업황·실적 악화가 가세하며 코스피 수익률이 타 자산군 및 글로벌 증시 대비 부진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년에는 경기 충격이 가시화하는 만큼 물가 안정,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이 커지고, 글로벌 유동성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할 수 있다"며 "증시는 1분기 중 저점을 통과하고 하반기에는 기저효과, 중국 경기 회복 등에 힘입어 개선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2.31 09:35
부동산

끝없이 싸우는 영끌족 vs 폭락이…"사실은 모두가 패자라고요?"

최근 집값이 내려가면서 무리하게 빚을 내 집을 산 '영끌족'과 집값이 폭락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른바 '폭락이' 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영끌족들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그동안 집을 사지 않은 이들이 불만을 터뜨리는 식이다. 이들은 서로를 향해 "누가 영끌족 되라고 시켰나. 집값 더 내려가야 한다" "넌 평생 집 못 살 것"이라며 비난과 저주의 말을 퍼붓고 있다. 서로 조롱하는 세태 40대 남성 A 씨는 최근 직장인 익명게시판 '블라인드'에 올라온 글을 읽다가 깜짝 놀랐다. '영끌 누가 하래?'라는 제목의 글인데 "투자를 빙자한 도박 해놓고 누구 탓을 하냐? 한국은행에서 빅스텝하면 가관이겠다. 이 글 본 폭등이들 지금이라도 정신 차리고 손절매하길 바란다"고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게시물에 달린 댓글은 더욱 충격적이었다. 입장이 다른 이들끼리 두 갈래로 나뉘어 서로를 향해 비난하고 있어서다. 이 글의 내용에 동조하는 이들은 "누가 칼 들고 집 사라고 협박했냐?" "(금리를) 1% 올려야 한다"고 댓글을 달았다. 반면 다른 생각을 가진 회원들은 "무주택자의 설움 폭발한다" "난 영끌족인데 힘들지 않다. 글쓴이는 왜 화를 내나?"라며 치고받았다. 익명 게시판이기는 하지만 회사명이 노출되는 앱인데도, 댓글 중에는 차마 입에 담지 못한 욕설도 있었다. A 씨는 "댓글 가운데 '영끌이랑, 폭락이랑 지금부터 서로 죽여라'라는 내용이 있었다. 나는 영끌족도 아니고, 집값 폭락을 원하는 소위 폭락이도 아닌데, 댓글만 봐도 입맛이 썼다. 나라가 반으로 갈라졌다"고 했다. 블라인드만의 일은 아니다. 최근 부동산 관련 기사나 금리 인상 기사 게시판에도 비슷한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집값 하락을 주장하는 이들에게는 "넌 평생 집 못 살 것"이라며 저주를 퍼붓고, 반대편에서는 "폭락해서 망하라"고 받아친다. 1년 사이 '극과 극' 부동산 탓 그만큼 시대가 불안하다. 지난 15일 한국부동산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주택 종합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0.81% 떨어졌다. 이는 '리먼브라더스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12월(-1.39%) 이후 13년 10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특히 영끌족이 몰린 것으로 분석되는 경기도는 전월 대비 1.10%, 인천은 1.29% 떨어져 월간 하락 폭이 1%를 넘었다. 최근 주택시장은 금리 인상 지속으로 매수심리가 극도로 얼어붙었다. 시세보다 대폭 가격을 낮춘 '급급매물'만 일부 거래되며 가격 지수를 끌어내리고 있다. 특히 아파트는 서울이 이달 1.24% 떨어지면서 하락률이 1%대로 올라섰다. 2008년 12월(-1.73%)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이다. 금리는 고공행진 중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10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전월보다 0.58%p(포인트) 급등한 3.98%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코픽스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자금대출 등 은행 변동형 대출금리의 기준이 된다. 코픽스가 4%대에 육박한 것은 2010년 도입 이후 사상 최고치다. 지난달 한국은행이 두 번째 '빅스텝'(한 번에 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고, 자금시장 경색에 은행들의 자금조달 비용이 크게 오른 결과다. 업계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과 전세대출 최고금리가 조만간 8%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최근 발표되는 각종 지표가 불과 1년 전만 해도 정반대였다는 점이다.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매매가격 시계열 통계에 따르면 2021년 전국 주택(아파트·연립·단독주택 포함) 가격은 전년인 2020년 말 대비 14.97% 오르면서 2002년(16.43%) 이후 19년 만에 최고 상승 폭을 기록했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저금리 기조가 이어졌고, 자가 마련을 원하는 수요가 폭등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주택소유통계를 보면 2020년 대비 2021년 보유주택 수가 늘어난 사람은 139만3000명에 달한다. 그중 103만6000명은 무주택자에서 유주택자로 전환된 사람으로 고점에 물렸을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스트레스가 분노로 전문가들은 영끌족과 폭락이 모두 피해자이며, 피해자끼리 싸우는 것은 옳지 않다고 입을 모았다. 정덕현 문화평론가는 한국인에게 집이 가진 복잡하고 다양한 개념부터 톺아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문화평론가는 "한국인은 집을 수도권 요지에 소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는 자녀 교육의 문제, 경제 활동의 문제, 집권당의 정책까지 매우 다양한 이슈들이 얽혀있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 상황을 야기한 시스템과 전체 구조를 바꿀 생각을 해야지, 같은 피해자끼리 상처를 주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도 꼬집었다. 정 문화평론가는 "집값 폭등과 폭락의 문제는 현 상황을 야기한 정책과 시스템, 구조 돌아봐야 한다. 이런 잘못된 구조를 바로 잡지 않고 영끌족과 폭락이들이 서로 악플을 다는 것은 엉뚱하게 피해자끼리 싸우는 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한 개인에게 거대한 구조와 시스템의 문제는 잘 보이지 않고 늘 가까운 '희생양'은 눈에 잘 들어온다. 비판의 방향과 상대를 정확하게 잡아야 사회가 발전한다"고 덧붙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뉴스에 악플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부동산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많다는 방증"이라며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간의 갈등과 상대적 박탈감에 따른 분노의 표시가 악플로 나타나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서로를 향한 도 넘은 비난의 목소리는 사회적인 측면에서 결코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악플은 화풀이를 통해 자신의 스트레스를 날릴 수는 있겠지만, 시장의 건전한 발전에는 도움이 안 된다"며 "금리가 집값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므로 금리 추이를 보고 집 구매 시기를 판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1.21 07:00
부동산

어느 영끌러의 하소연…"우리 집 가격 결정하는 '그 집'이 두렵습니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영끌러'들의 마음고생이 깊어지고 있다. 집값 급등기였던 최근 1~2년 사이에 주택을 매수했는데 실거래가를 밑도는 거래가 속출하고 있어서다. 설상가상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한 '급매' '급급매' 매물이 종전 실거래가 보다 수 억원 이상 떨어진 호가를 부르면서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영끌러도 늘어나고 있다. 잠 못 드는 영끌러들 "뚝뚝 떨어지는 호가만 보면 밥맛도 뚝뚝 떨어져요." 40대 회사원 A 씨는 요즘 들어 주기적으로 포털사이트 부동산 카테고리를 검색하는 습관이 생겼다. 지난해 서울 마포구에 18억5000만원대에 장만한 아파트의 실거래가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A 씨는 "사실 내가 아파트를 산 뒤 약 1억원 더 높은 가격에 거래가 성사된 적도 몇 번 있었다. 그런데 올해 들어 몇천만 원씩 야금야금 떨어지더니 내가 산 가격대까지 내려왔다"며 씁쓸해했다. A 씨를 더 속상하게 하는 건 더 있었다. 실거래가를 크게 밑도는 호가다. 그는 "단지가 커서 매물도 많다. 그중에는 '급급매'를 달고 호가가 17억원 수준인 것도 있다. 이 가격에 실거래가 된다면, 아직 입주도 못 했는데 손해를 봤다는 생각에 멘탈 관리가 잘 안 될 것 같다"고 한숨을 쉬었다. A 씨처럼 부동산 가격이 가파르게 내려가면서 불안해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소위 말하는 다주택자도 아니라 '평생을 살 자가'라면서 마련한 1가구 1주택자인데도, '내가 최고점에서 집을 샀다'는 허탈감을 떨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온라인상에서는 이런 세태를 반영한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유머도 돌고 있다. '내 아파트값은 내가 산 가격도 아니고, 내가 부르는 호가도 아니고, 우리 단지에서 제일 빚 많은 세대의 이자 지불 능력에 달렸다'는 것이다. A 씨는 "이 글을 읽고 '현타'가 왔다. 나도 대출을 받아 집을 사서 금리 인상 부담이 큰데, 나 혼자 허리띠 졸라매고 이자 내면 뭐하나 싶다"며 "우리 단지 사는 누군가가 빚 감당 못 하고 싼 가격에 던지면 그게 내 집 가격이 되는 판"이라고 했다. 그는 이 유머가 인터넷상에 떠도는 명언을 뜻하는 '띵언'이라면서 친구들 사이에 돌려봤다고도 했다. 본지가 확인한 결과, 종전 최고가를 크게 밑도는 실거래가 속출하는 데 이어 이 가격이 해당 단지의 평균 호가가 되는 상황이 적지 않았다. 서울 송파구 대표 아파트인 '잠실엘스'는 이달 초 전용면적 84.8㎡가 19억5000만원에 계약이 성사됐다. 지난해 10월 같은 면적이 27억원에 실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1년 만에 7억5000만원이 떨어졌다. 23억1000만원에 거래된 지난 8월과 비교해도 3억6000만원이 하락했다. 실거래 가격이 대폭 낮아지면서 이 단지의 호가도 더 떨어지는 모양새다. 매물로 나온 전용면적 84.8㎡ 중에는 최저가인 19억5000만원에 나온 세대도 있다. 잠실엘스는 '리센츠' '트리지움'과 함께 송파구를 대표하는 아파트다. 그러나 잠실 일대에서는 이러다가 '엘리트'로 불렸던 잠실엘스의 30평대 가격이 20억원 선도 지키지 못하는 분위기가 완전히 자리 잡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급급매' 호가가 우리 집 시세 전문가들은 영끌러들의 이런 자조의 목소리가 현실을 일부 반영한다고 보고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우리 단지에서 제일 빚 많은 세대의 이자 지급능력에 우리 집값이 달렸다'는 말들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급매 가격이 우리 집 시세인 것은 맞다"라고 했다. 다만 윤 수석연구원은 '묻지마식' 문어발 투자로 대출 금리를 감당하지 못하는 다주택자가 아니라면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봤다. 1주택자의 경우 대출 금리 인상이 부담돼 매도를 택하더라도, 그에 준하는 월세를 감당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 수석연구원은 "현재는 시스템적인 위기로 1주택자보다는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는 다주택자들이 물건을 던지는 사례가 많다"며 "만약 1주택자가 이자 부담 때문에 하락기에 급매를 선택한다면 그건 애초부터 본인의 소득 수준을 넘는 집을 샀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날마다 집값 하락이 헤드라인을 장식하면서 공포에 떠는 1주택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이른바 '영끌' '빚투' '패닉바잉'으로 집을 무리하게 사들였지만, 집값이 급락하면서 심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이들이 많다. 집을 새로 사기는커녕 트라우마와 싸우기도 벅찬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박 위원은 이어 "금리 충격으로 시장 참여자들이 모두 두려움에 떨고 있다. 이런 공포 심리가 스마트폰을 타고 급속히 전염되고 있다. 모두 스마트폰만 쳐다보면서 서로 눈치를 보고 있다"고 짚었다. 지난 21일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앞으로 1년 동안 집값이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69%에 달했다. 이는 지난달 조사보다 3%포인트 오른 것으로 이 업체가 2013년 9월부터 조사한 이래 가장 높다. '내릴 것'이라는 응답은 6월 조사에서 44%로 역대 최고치를 깬 후 5개월째 상승하고 있다. '오를 것'이라는 응답은 12%로 역대 최소에 그쳤다.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 지수는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내리는 중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거래 건수는 이달 19일 기준 555건으로 지난해 9월(2691건)의 약 5분의 1 수준에 그치고 있다. 강북이 가장 먼저 떨어진다. 구별로 노원구(-0.41%)와 도봉구(-0.42%)가 0.4% 이상 떨어졌고, 성북구(-0.37%)·서대문구(-0.31%)·금천구(-0.30%) 등도 낙폭이 컸다. 강남권에서는 송파구의 아파트값이 지난주 -0.31%에서 금주 -0.38%로 낙폭이 커졌고, 강남구(-0.20%)·서초구(-0.16%)도 지난주보다 하락 폭이 확대됐다. 수도권 아파트값이 0.3%대의 하락률을 보인 것은 한국부동산원이 시세 조사를 시작한 2012년 5월 이후 처음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제 서울에 있는 아파트 단지마다 급매가 없는 경우는 드물다"며 "사정이 급하다 보니 '급급매', '초급매'에 '초초급매'까지 써 붙이고, 경매 직전 단계로 보일 정도의 제2금융권 대출승계를 내거는 경우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0.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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