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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길어지는 손흥민 부상, 깊어지는 홍명보 고민

결국 ‘국가대표’ 손흥민(토트넘)은 10월에 볼 수 없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의 시름은 깊어만 간다.대한축구협회(KFA)는 지난 4일 대표팀 소집 예정이었던 손흥민을 제외하고 홍현석(마인츠)을 대체 발탁한다고 전했다. 애초 경미한 부상을 당했다고 알려진 손흥민은 10월 A매치 소집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회복기가 길어지면서 낙마했다. 그는 2주간 휴지기 이후 펼쳐지는 토트넘의 공식전에 모습을 드러낼 전망이다.손흥민의 비중이 큰 한국 대표팀 입장에서는 악재다. 홍명보 감독은 부상 소식을 듣고도 10월 소집 명단에 넣을 만큼 손흥민의 합류를 바랐다. 하지만 이제는 손흥민 없는 라인업과 전술 등을 고민해야 한다. 대표팀에는 2선 자원이 포화 상태지만, 손흥민만큼의 영향력을 발휘할 선수는 사실상 없다. 홍 감독의 역량이 중요한 이유다.앞서 홍명보 감독은 혹시 모를 손흥민의 부재를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플랜 B도 준비했다고 했는데, 홍 감독은 황희찬(울버햄프턴) 배준호(스토크 시티) 이재성(마인츠) 등이 손흥민 자리에서 뛸 수 있다고 봤다. 2선 모든 위치에서 활약할 수 있는 엄지성(스완지 시티)도 빈자리를 채울 후보군이다. 지난달 2연전(팔레스타인·오만)처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과 이재성이 2선에 자리할 것이 유력한 가운데, 현재로서는 황희찬이 손흥민 공백을 메울 적임자로 보인다. 윙 포워드인 황희찬은 국내 2선 자원 중 가장 경험이 많다. 특히 중앙보다 측면에서 뛸 때 빛을 발하는 전형적인 윙어다. 다만 황희찬은 올 시즌 소속팀에서 후보로 밀려난 상태라 경기 체력과 감각에 우려가 있다.홍명보 감독의 전언대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 배준호와 엄지성도 출전 가능성이 있다. 창의성과 전진 능력을 갖춘 둘은 2선 전 지역에서 뛸 수 있어 이재성, 이강인과 호흡 시 유기적인 움직임을 기대할 수 있다. 물론 배준호와 엄지성은 이제 A매치 2경기를 소화했다. 경험이 적고, ‘한 방’면에서 황희찬보다 위력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하필 상대는 까다로운 요르단(10일·원정)과 이라크(15일·홈)다. 요르단은 지난 2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한국에 아픔을 준 팀이다. 두 팀 모두 지난달에 붙었던 팀보다 전력이 훨씬 강하다.손흥민 공백 메우기가 대표팀의 최대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홍명보 감독의 선택에 시선이 쏠린다. 단순히 한 선수에게 손흥민의 자리를 맡기는 개념보다는 주변 2선, 최전방 자원과 시너지, 컨디션 등을 면밀히 체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김희웅 기자 2024.10.07 00:02
스포츠일반

'외로웠던 인어공주' 김서영 "후회 없는 레이스···"

한국 여자 수영의 간판 김서영(29·경북도청)이 9월 열리는 항저우 아시안게임(AG)에서 "후회 없는 레이스를 펼치고 싶다"고 밝혔다. '인어공주' 김서영은 한국 수영대표팀의 맏언니이자 주장이다. '마린보이' 박태환의 은퇴 이후 한국 선수로는 홀로 국제 무대에서 고군분투하며 물살을 갈랐다.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AG 여자 200m 개인 혼영에서는 2분08초34의 한국 기록으로 금메달을 땄다. 2014년 인천 AG에서 금메달을 한 개도 따지 못한 한국 수영은 2018년 김서영의 덕에 노골드를 피했다.김서영의 주 종목은 개인혼영 200m(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을 각 50m)이다. 이 종목에서 2017년 부다페스트, 2019년 광주, 2022년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대회 3회 연속 결선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수영 선수 중 단일 종목에서 3회 연속 세계선수권 결선에 오른 건 김서영이 유일하다. 최근 한국 수영은 세계 정상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지난해 부다페스트 세계선수권 자유형 200m 은메달을 획득한 황선우, 중장거리 간판 김우민, 남자 계영 800m 대표팀까지 AG 금메달을 다툴 정도로 성장했다. 김서영은 "이전에는 국제대회에 출전할 때 말 그대로 외로웠다. 함께 이야기할 사람이 없었다"고 회상하며 "이제 후배들이 있어 든든하고 자랑스럽다"고 했다. 김서영은 더 이상 외롭지 않다. 마음의 부담감도 조금 내려놓게 됐다. 챔피언의 위치에 서 있는 김서영에게 이번 대회는 명예 회복 기회다. 그는 2년 전 도쿄올림픽 200m 결선 진출에 실패하자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세 번째 올림픽에서 꼭 결선 진출을 이루고 싶어서였다. 개인 혼영 200m와 400m(2018년 AG 2위)에서 2회 연속 메달 획득에 도전하는 그는 "2018년 AG에서 (금·은메달을 따) 잘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욕심이 난다. 후회 없는 레이스를 펼치고 싶다"고 말했다. 김서영은 지난달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세계선수권에서는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2분12초91의 기록으로 터치 패드를 찍었는데, 개인 최고 기록(2분08초34)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김서영은 "올해 전체적으로 4종목(자유형, 배영, 평영, 접영) 모두 조금 페이스가 떨어진 상태다. 남은 기간 기록을 올리는 게 중요하다"며 "좋은 레이스를 펼친다면 만족할 수 있는 기록이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선수 생활의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그는 "중국에 좋은 선수들이 많다. 그들에게 포커스를 맞추기보다 나에게 집중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이형석 기자 2023.08.31 08:01
배구

[IS 스타] 공격성공률 74.34%...OK금융그룹 컵대회 첫 우승 이끈 '라이징 스타' 신호진

남자 프로배구 OK금융그룹이 창단 후 처음으로 컵대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OK금융그룹은 13일 경북 구미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구미·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결승전에서 삼성화재를 세트 스코어 3-1(25-23, 22-25, 25-23, 25-20)으로 꺾었다. 컵대회에서 준우승만 세 차례 그쳤던 OK금융그룹이 3전 4기 끝에 정상에 올랐다. 지난 5월 부임한 오기노 마사지 신임 감독은 첫 공식 대회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우승 주역은 입단 2년 차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 신호진(22)이었다. 파나소닉(일본 초청팀)과의 준결승전에서 31득점하며 ‘라이징 스타’로 떠오른 그는 결승전에서는 34점을 올렸다. 특히 공격 성공률이 무려 72.34%에 이를 만큼 경기를 장악했다. 신호진은 기자단 투표에서 27표를 얻어, 대회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1세트 승부 양상은 20점 진입 직전까지 박빙이었다. 승부는 세트 후반 측면 공격력에서 갈렸다. 신호진이 펄펄 날았다. 18-18에서 불안정한 토스를 그대로 대각선 오픈 공격으로 연결해 득점했고, 19-19에서는 마치 개인 시간차 공격을 하는 것처럼 상대 블로커의 점프 타이밍을 속여 득점을 해냈다. 신호진은 20-20에서도 오픈 공격을 성공하며 3연속 득점했다. 기세를 탄 OK금융그룹은 상대 서브 범실과 전진선의 블로킹 득점으로 세트 포인트(24-21)을 만들었지만, 이후 2연속 실점하며 추격을 허용했다. 이 상황에서 신호진이 다시 해결사로 나섰다. 두 차례씩 공격권을 주고받는 랠리를 끝내는 터치아웃 득점을 해내며 1세트를 끝냈다.삼성화재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2년 차 신예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 박성진이 프로 무대 ‘입단 동기’ 신호진과의 자존심 대결에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OK금융그룹은 박성진에게만 11점을 허용하며 2세트를 22-25로 내줬다. 경기 분수령이었던 3세트. 신호진이 다시 OK금융그룹의 공격을 이끌었다. 세트 초반 4점 차(스코어 5-9)로 리드를 내준 상황에서 추격 기세를 살리는 연속 득점을 해냈다. 세트 중반 이후 박빙 승부에서도 빛났다. 15-15에서 상대 코트 빈 위치에 떨어지는 연타 공격을 성공했고, 18-18에서도 백어택 득점을 성공했다. OK금융그룹 세터 곽명우는 자신감이 붙은 젊은 공격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신호진은 자신에게 향하는 토스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다. 22-22에서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OK금융그룹 세터 곽명우가 박성진의 백어택을 디그하고, 공격수 박승수가 벤치 근처까지 쫓아가 간신히 살린 공을 백어택 라인 근처에서 뛰어올라 득점으로 연결했다. 신호진은 포효했고, 박정희체육관은 달아올랐다. OK금융그룹은 25-23으로 3세트를 잡았다. 삼성화재의 경기력은 이후 급격히 떨어졌다. OK금융그룹은 4세트 9점 앞선 채 15점 고지를 밟으며 우승에 다가섰다.컵대회는 스타 등용문이다. 외국인 선수가 나서지 않기 때문에 그들과 포지션이 겹치는 젊은 선수들이 존재감을 보여준다. 올해는 신호진이라는 예비 스타가 등장했다. 상대적으로 키(1m87㎝)가 작은 편인 그는 높은 스파이크 타점과 힘, 그리고 손목 컨트롤을 앞세워 2023년 컵대회 주인공이 됐다. 새 사령탑 체제로 조직력이 탄탄해진 OK금융그룹도 2023~24시즌 V리그 선전을 예고했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13 16:38
프로야구

[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 이정후는 왜 헛스윙 하지 않을까

일간스포츠가 2023년 신년 시리즈로 '타격은 어쩔티비(feat.김태균)'를 연재합니다. 한국 야구 역사상 최고의 타자 중 하나로 꼽히는 김태균 해설위원이 연구한 야구, 특히 타격에 대한 이론·시각을 공유합니다. 이 시리즈를 통해 타격의 재미, 나아가 야구의 깊이를 독자들이 함께하길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타자의 스윙은 어디서 시작해서 어디서 끝나는가? 참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론치 포지션에서 임팩트까지 잘 왔다면 타자로서 임무는 거의 끝난 것이다. 그렇다고 타격이 완료된 건 아니다. 방망이는 임팩트 후에도, 공이 발사된 후에도 앞으로 뻗어간다. 이 과정을 폴로스루(follow through)라고 한다. 시간상으로 보면 폴로스루는 임팩트 이후의 동작이다. 타자가 의식적으로 이 동작을 수정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그런데도 폴로스루는 연구대상이다. 그걸 만드는 과정이 타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임팩트 후 배트와 공은 15㎝ 이상 붙어서 이동한다. 즉 폴로스루도 스윙 궤적(path)에 포함된다. 그래서 중요하다. 문대느냐, 때리느냐선수들은 타자들의 유형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한다. ‘문대는 타자’와 ‘때리는 타자’다.문댄다는 어감이 썩 좋지 않다. 과거 감독님이나 코치님들은 이 단어를 부정적인 뉘앙스로 썼다. ‘제대로 때리지 못한다’는 뜻을 담았다. 내 생각은 다르다. 잘 문댄다는 건 콘택트 존이 넓다는 의미다. 코스를 가리지 않고 어느 공이든 배트에 맞히는 걸 선수들은 문댄다고 표현한다. 이전 연재에서 설명한 인 앤드 아웃 스윙도 배트를 타자 몸에서 바깥으로 밀어내는 메커니즘이기 때문에 문대는 것처럼 보인다.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성장한 이정후 선수(키움 히어로즈)가 고타율을 유지하는 비결 중 하나가 바로 ‘문대는 타격’이다.이정후 선수는 론치 포지션에서 임팩트까지의 거리를 짧게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 그리고 어떤 투구에도 대응할 수 있는 스윙 궤적을 만든다. 자기가 예측한 것보다 공이 조금 늦거나 빠르게 날아와도 어떻게든 배트에 갖다 댄다. 2022년 정규시즌에서 이정후 선수의 헛스윙%가 3.0(KBO리그 2위)에 불과했던 비결이다.이정후 선수는 히팅 포인트를 최대한 많이 만든다. 타이밍이 다소 늦어도 스윙 궤적이 어느새 피칭 궤적과 만난다. 반대로 타이밍이 빠른 경우에는 (왼손 타자의) 오른손을 앞으로 길게 뻗어내며 스윙의 결을 만든다.요약하면 ‘짧게 나와서 길게 내뻗는’ 느낌이다. 이런 스윙은 공과 배트가 만나는 구간이 길어서 정확성이 높다. 다만 힘을 모았다가 폭발하기 어렵기 때문에 파워가 분산되는 약점이 있다.그런데 지난 4년 동안 이정후 선수의 홈런은 6개→15개→7개→23개로 증가했다. 그의 두 팔은 정확성을 높이는 데 여전히 최적화돼 있다. 여기에 허리와 엉덩이 회전력을 키워 장타력까지 향상했다. 두 가지를 다 잘하기 쉽지 않은데 이정후 선수는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가졌다. 또 그걸 이뤄내기 위해 엄청나게 노력했다고 들었다.이런 유형의 타자 중에는 2014~2015년 KBO리그에서 뛴 외국인 선수 야마이코 나바로도 있었다. 두 시즌 동안 79홈런을 터뜨린 그는 정말 ‘세게 문대는’ 타자였다. 엄청난 근력과 탄력으로 만든 에너지를 긴 스윙 궤적에 실어 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파워가 자신 있었기 때문에 나바로는 콘택트 존을 넓히려고 시도한 것 같다. ‘문대는 타격’과 반대되는 개념이 ‘때리는 타격’이다. 임팩트 순간 손목을 활용해서 강한 타구를 만드는 것이다. 선수 시절 내 스윙이 여기에 속했다.‘때리는 타격’은 앞서 설명한 ‘나이키 스윙’과 관계가 있다. 타구에 스핀을 주려면 공을 문대기만 해서는 어렵다. 임팩트 순간 (오른손 타자는 오른쪽) 손목 힘을 활용해야 타구에 회전을 만들 수 있다. 이승엽 선배가 선수 시절 임팩트 때 손목을 정말 잘 썼다.과거 어떤 코치님들은 “빨래를 짜듯 손목을 많이 써라” “오른손목이 하늘을 향하도록 덮어라”고 말씀하셨다. 이 방법은 스핀을 만드는 데 유용하다. 그러나 손목 힘을 너무 많이 쓰면, 손목을 비트는 순간에 힘이 집중돼 콘택트 존이 좁아지는 문제가 있다.난 ‘때리는 타격’을 했지만, 손목을 많이 쓴 편이 아니었다. 자연스러운 스윙 궤적을 만들다가 임팩트 순간 오른손으로 배트를 ‘잡아주는’ 느낌으로 힘을 주었다. 말처럼 쉬운 게 아니지만, 반복훈련으로 내 스윙을 만들었다. 한 손이냐, 두 손이냐찰리 로와 테드 윌리엄스는 폴로스루에 대한 견해도 다르다.로는 ‘한 손 스윙’을 강조했다. 배트를 두 손으로 꽉 잡고 휘두를 때의 회전 반경을 생각해 보자. 타자의 팔과 배트가 원의 반지름을 이룰 것이다. 로는 이 회전을 크게 만드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로는 임팩트 후 (오른손 타자의) 오른손을 방망이에서 떼라고 조언했다. 그러면 배트를 왼팔이 쭉 펴지면서 스윙의 회전 반경이 커진다. 이런 스윙은 궤적을 평평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히팅 포인트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다. 이런 타격은 스윙 스피드도 더 빠르다고 로는 주장했다. 또 타구에 역회전을 만들어 비거리를 늘릴 수 있다고도 했다. 로의 설명만 들으면 ‘한 손 스윙’이 정답 같다.윌리엄스는 다르게 말했다. 임팩트 구간에서 두 손을 감으라(rolling, 오른손 타자의 오른손을 비틀라)고 했다. 윌리엄스는 ‘양손 스윙’을 강조한 것이다.사실 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별로 고민하지 않았다. 한 손을 놓느냐, 두 손으로 치느냐는 선택은 상황에 따라 달리해야 하기 때문이다.나는 기본적으로 임팩트할 때 양손을 다 썼다. 배트를 오른손으로 ‘잡아 준다’는 느낌으로 ‘깎아 올려치기’를 했다. 그래야 하체로부터 만든 추진력‧회전력을 양손으로 전달하고, 그 에너지를 배트에 충분히 실을 수 있기 때문이다.피칭과 스윙의 타이밍이 잘 맞았을 땐 ‘양손 스윙’이 이상적인 것 같다. 그러나 타이밍이 항상 잘 맞을 순 없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스윙 타이밍이 빨랐을 때, 예를 들면 패스트볼이 아니라 변화구가 날아올 땐 달리 대응해야 한다. 이미 스윙을 시작했는데 공이 내가 생각한 것보다 앞에 있다면 한 손(오른손 타자의 오른손)을 놔야 한다. 배트를 던지듯 앞으로 쭉 밀어내야 스윙 궤적이 커져 공을 맞힐 수 있다. 물론 이 경우 타구에 힘이 충분히 실리지는 않을 것이다. 가끔 좋은 타이밍으로 타격할 때도 한 손을 놓는 경우가 있다. 스윙의 가속도를 높이기 위해서 그럴 때 그렇다. 그러나 이 스윙을 잘 보면, 임팩트가 이미 끝났다. 힘이 충분히 실린 상태에서는 한 손을 놓아도 상관없다. 발레를 해도 괜찮다.타자가 하체로부터 만든 에너지를 타구에 전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손 스윙’을 지나치게 강조하느라 공을 배트에 맞히기도 전에 손을 떼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그렇게 치면 강한 타구를 절대 만들 수 없다. 공을 배트 중심에 맞혀도 투구의 힘을 이겨내지 못해 (오른손 타자라면 1루 쪽) 파울이 된다. 그렇다면 ‘한 손 스윙’은 틀린 이론일까? 아니다. 스트라이크존 몸쪽으로 꽉 찬 공을 때릴 때 양손을 다 쓰면 스윙 궤적이 작아져 (오른손 타자라면 3루쪽) 파울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인사이드 피치에 대응할 때는 임팩트 구간에서 한 손을 놓고 허리를 강하게 돌려야 한다. 양손의 힘을 충분히 이용하지 못하더라도 한 손의 힘만으로 강한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 수 있다. 타이밍이 완벽하다면 홈런도 칠 수 있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아시아라운드 1위 결정전을 또다시 떠올려 보자. 당시 난 4회 볼카운트 0볼-1스트라이크에서 일본 선발 투수 이와쿠마 히사시가 던진 몸쪽 공을 받아쳐 좌익선상 적시타를 때려냈다. 대표팀을 1-0 승리로 이끈, 내 야구 인생 최고의 타구였다.바로 직전까지는 쉽지 않았다. 이 안타에 앞서 내가 친 공은 3루 쪽 파울이었다. 몸쪽을 파고든 이 공을 ‘양손 스윙’으로 타격했는데 방망이의 회전 반경이 크지 않았다. 그 궤적으로 아무리 정확히 맞혀도 3루 쪽 파울이 될 수밖에 없었다.두 번째 공은 초구보다 낮고 깊게 날아왔다. 1구째보다 더 어려운 코스였는데 스윙 궤적을 바꿔 대응했다. 손목을 쓰지 않고 배트를 앞으로 밀어낸 덕분이었다. 내게는 그 어느 홈런보다 값진 안타였다. KBS 해설위원, 정리=김식 기자 2023.02.14 07:00
프로축구

[IS 포커스] 이청용 노련함vs조규성 폭발력... 너를 넘어야 내가 이긴다

프로축구 K리그1(1부)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는 8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K리그1 2022 35라운드 경기를 치른다. ‘현대가 라이벌’의 우승 경쟁의 향방을 결정할 분수령이다. 7일 현재 울산은 승점 69(20승 9무 5패)로 리그 선두다. 전북이 승점 64(18승 10무 6패)로 울산을 추격하고 있다.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양 팀은 세 번 만나 1승 1무 1패로 맞섰다. 울산과 전북은 나흘 새 두 번 만나는 얄궂은 운명이다. 양 팀은 지난 5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끝난 FA(대한축구협회)컵 4강전에서 만나 연장 후반까지 120분 혈투를 했다. 전북이 2-1로 이겼고, 이틀 휴식 후 리그 경기를 치른다. A매치 기간 프로축구연맹이 파이널 라운드 일정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양 팀은 조기에 대결하기로 의견을 맞췄다. 울산은 2005년 이후 17년 만에 리그 우승에 ‘올인(all-in)’했다. FA컵 4강전에서 수비수 김태환, 김영권이 출전하지 않고 체력을 아꼈다. 정승현, 엄원상, 레오나르도(브라질) 등도 교체 선수로 투입돼 리그 경기에 전력을 다하기 위한 컨디션을 확인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남은 시간 회복을 잘해서 리그에 집중하겠다. 8일 리그 경기에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울산은 중원의 핵심 미드필더이자 주장인 이청용(34)의 노련함이 필요하다. 울산 특유의 빌드업 축구에서 플레이메이커 역할을 맡은 이청용은 창의적이고 정확한 패스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공격을 이끈다. FA컵 4강전에서도 후반 16분 교체 투입 후 울산 공격에 힘을 불어넣었다. 후반 24분 엄원상이 이청용의 전진 패스를 받은 후 오른발 슛으로 골대를 맞췄다. 이 경기에는 1만 5000명 이상의 팬이 몰릴 예정이다. 이청용은 “주장인 내가 더 잘해야 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나만 잘하기보다 팀이 원하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선수들과 경기를 잘 치러야 할 것 같다. 팀 승리를 위해 내가 가진 역량을 발휘하며 조직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리그 경기, A매치 등 올해 많은 경기를 소화하느라 FA컵에서는 쉰 울산의 핵심 수비수 김태환과 김영권이 돌아올 예정이다. 이청용은 “선수 명단에는 변화가 있겠지만,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 벤치에서 대기하는 선수들, 지켜보고 있는 선수들의 간절함과 우승을 향한 열망은 같을 것이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서 뛰겠다”고 덧붙였다. 울산은 FA컵 결승 진출 실패로 경직된 팀의 분위기를 추슬러야 한다. 후반 48분 레오나르도가 전북 수비수 박진섭과 신경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안면을 머리로 들이받아 퇴장까지 당하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청용은 “(전북전은) 중요한 경기가 맞다. 하지만 38경기 중 한 경기라는 생각으로 평정심을 갖는 게 중요하다. 홈 팬들의 기운을 받아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했다. 6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전북은 최전방 공격수 조규성(24)의 폭발력을 믿는다. 조규성은 올 시즌 리그에서 14골로 득점 선두 주민규(제주 유나이티드·16골)를 두 골 차로 쫓고 있다. 지난달 A매치 2연전을 위해 대표팀에 발탁됐다가 왼쪽 허벅지 근육 부상으로 소집해제 됐던 조규성은 부상 회복 후 치른 울산과 FA컵 경기에서도 연장 후반 4분 결승 골을 기록했다. 김상식 전북 감독은 “조규성은 전북에 단비와 같은 선수다. 리그에서도 골을 넣어 득점왕 경쟁을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전북 수비수 김진수도 “규성이는 팀에서 정말 큰 역할을 맡고 있다”고 했다. 조규성은 “리그가 더 중요하다. 꼭 골을 넣어 감독님께 승리를 선물하겠다”고 강조했다. 조규성은 전북 복귀 후 리그 4경기에서 1골을 기록했다. 전북은 울산에서 열리는 전국체육대회로 인해 천연 잔디 구장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처음엔 인조 잔디 구장에서 훈련하다가 울산에서 천연 잔디 구장을 찾아 리그 경기를 위한 담금질에 돌입했다. 조규성의 체력이 관건이다. 그는 FA컵에서 120분을 뛰었다. 조규성은 "우리만 120분을 뛴 건 아니다. (체력 문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상윤 축구 해설위원은 “이청용이 뛰면 울산 공격에는 여러 효과가 발생한다. 중요한 건 이청용이 가진 경험이다.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경기를 전반적으로 컨트롤하는 역할을 해주지 않나”라며 “전북은 조규성이 있기 때문에 승점 3을 가져갈 확률이 높다. 결정적일 때 득점 기회를 만들어내는 조규성의 능력을 무시하지 못 한다”고 짚었다. 울산=김영서 기자 zerostop@edaily.co.kr 2022.10.07 06:00
연예

전진, '쿡킹' 新왕좌 등극…7주만 왕좌 내려온 윤은혜 "행복했다"

'쿡킹'이 7주 만에 윤은혜에서 전진으로 왕권이 교체됐다. 지난 4일 방송된 JTBC '쿡킹-요리왕의 탄생'(이하 '쿡킹')에는 오지호와 전진의 준결승전, 전진과 윤은혜의 불꽃같은 결승전이 진행된 가운데 전진이 새롭게 왕좌를 차지했다. 오지호와 전진은 요리 초보임에도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며 준결승전에 진출하는 기적을 보여줬다. 두 사람은 막강한 실력자 윤은혜에게 대적하기 위해 특급 트레이닝을 받은 것은 물론 복장까지 갖춰 입으며 의지를 다졌다. 전진은 "오랫동안 높은 곳에 앉아있는 윤은혜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라며 의욕을 드러내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에 우승할 경우 4연속 왕좌의 자리에 앉게 되는 윤은혜는 장기 집권에 대한 목표 대신 "어떻게 아름답게 내려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라며 자신감 넘치던 평소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 긴장감을 조성했다. 신인과 같은 열정으로 준결승전에서 맞붙게 된 오지호와 전진은 즉석 도가니탕이라는 주제를 받고 각각 도가니 얼큰 칼국수&오이 탕탕이와 도가니아란치니&시크릿 메뉴를 준비했다. 인생 첫 면 뽑기 도전을 위해 홍두깨를 준비하는가 하면 중국식 오이무침을 한국식으로 재해석한 오지호와 "본 메뉴는 요리를 통해 보여주겠다"라며 기 싸움을 벌이던 전진의 승부욕은 더욱 대결을 흥미롭게 만들었다.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내기 쉽지 않은 도가니를 주제로 전진은 시작과 동시에 거침없이 요리를 이어가며 젤라틴으로 묵을 쑤는 창의적인 비밀 요리의 정체를 공개했다. 오지호 또한 연습을 많이 한 듯 순조롭게 요리를 시작, 다지기로 반죽을 섞는 신공을 선보였다. 그는 해설자들의 칭찬에 흥분해서 생각보다 이르게 면을 삶는 실수를 저질렀지만, 확고하게 그대로 밀고 나가며 고수의 향기를 풍겼다. 심사 시간 오지호는 "면을 일찍 삶은 건 작전이라고 생각할 정도", "진득한 느낌이 나야 하는데 너무 깔끔한 느낌", "칼국수 관점으로는 불합격", "연습을 많이 한 게 보인다" 등 극과 극의 평가를 받았다. 전진 역시 "도가니 아란치니는 완벽했다", "묵의 완성도는 아쉬웠다"라는 상반된 심사평을 들었다. 박빙의 승부 끝에 전진이 결승에 진출, 오지호는 "요리할 수 있는 기회가 많이 생길 것 같다. 요리하는 기쁨을 얻어 간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떠오르는 요리 고수 전진과 이미 입증된 실력을 가진 윤은혜는 결승전에서 '방구석 세계 여행'을 주제로 각각 퍼스트 클래스 기내식(영국식 도미 감자 스테이크), 프랑스 가정식(코코뱅블랑&누가글라세&한국식 오렌지 김치)을 메뉴로 채택하며 각자의 기량을 끌어올렸다. 신화 멤버 김동완의 복수를 위해 칼을 간 전진과 평소보다 유독 긴장한 윤은혜의 매치는 심사위원들마저 그 결과를 예상할 수 없게 했다. 전진은 해설 위원들의 여러 말에 흔들림 없이 신중하게 완성도를 높여갔다. 중간에 생선이 쟁반에서 떨어지지 않아 당황했지만, 이내 높은 집중력을 발휘했다. 윤은혜도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양의 여러 요리를 준비하는 가운데 바닥에 앉아 드라이아이스를 부수는 드라마틱한 퍼포먼스를 펼쳐 이목을 집중시켰다. 예능보다 다큐멘터리에 가까울 정도로 진지하고 치열하게 접전을 펼친 전진과 윤은혜는 각각 "성공적", "익지 않은 부분이 있어 아쉬웠다"와 "현지에 있는 듯한 느낌", "겉절이계의 혁명", "프로의 느낌", "닭의 식감이 아쉽다"라는 평을 들었고, 3대 2로 전진이 승리했다. 7주 만에 왕권을 교체한 전진은 "더 진심을 다해서 더 열심히 요리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세 번의 왕좌를 지켰던 윤은혜는 "그동안 정말 행복했다. 요리로 마음을 전할 수 있고, 나를 더 사랑하게 된 순간이었다"라며 아름답게 마무리를 지었다. 스토리와 사랑을 담은 요리로 감동을 안겨준 '쿡킹'은 매주 목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ongang.co.kr 2021.11.05 08:56
야구

'찾았다' 포스트 김광현, '없었다' 국대 4번 타자

이승엽의 후계자는 찾지 못했다. 그러나 포스트 좌완 트리오 시대는 열렸다. 도쿄올림픽에서 확인한 한국 야구의 숙제와 위안이다. 한국 야구가 무너졌다. 5일 일본 가나가와현 요코하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미국과의 2차(패자) 준결승전에서 2-7로 완패했다. 5회까지 1득점에 그치며 1-2로 끌려갔고, 6회 수비에서 투수 4명을 투입하고도 5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이름값 있는 타자들은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벤치의 투수 교체 의도도 의구심만 남았다. 한국은 2008 베이징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 야구 부흥기를 열었다. KBO리그는 800만 관중 시대가 도래했다. 그러나 선수 몸값 거품 현상과 각종 사건·사고가 이어지며 위기에 놓였다. 이런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까지 닥쳤다. 도약 발판으로 기대됐던 도쿄올림픽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흘렀다. 일본에 이기지 못했고, 미국에 패하며 결승전에서 설욕 기회마저 잃었다. 야구 내적으로도 풀지 못한 숙제가 많다. 우선 붙박이 4번 타자를 찾지 못했다. 그동안 대표팀 4번 타자는 일본 격파를 주도했다. 베이징올림픽 이승엽이 그랬고, 프리미어12 이대호가 그랬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대회 개막에 앞서 2021 KBO리그 전반기 타율 1위(0.395) 강백호를 새 4번 타자로 낙점했다. 강백호는 첫 경기 이스라엘전과 두 번째 경기 미국전에서 침묵했다. 결국 4번에서 2번으로 전진 배치됐다. 강백호는 1일 도미니카공화국전에서 2루타로 첫 안타를 신고했고, 2일 이스라엘전에서는 4안타를 치며 기대감을 높였다. 그러나 결승 진출이 무산된 미국전에서는 두 차례나 득점권에 주자를 두고 침묵했다. 강백호에 이어 4번 타자로 나선 양의지도 침묵했다. 그는 KBO리그 전반기 홈런 공동 1위. 현역 최고의 포수이자 우승 청부사다. 그러나 도미니카전에서는 희생플라이 타점 1개에 그쳤고, 한국이 11-1 콜드게임 승리한 2일 이스라엘전은 5타수 1안타, 4일 일본전은 삼진만 4개를 당하며 침묵했다. 미국전에서는 김현수가 나섰다. 김현수는 전날 일본전에서 동점 적시타를 쳤다. 이 대회 타율 0.455를 기록하며 맹타를 휘둘렀다. 그런 김현수조차 5일 미국전에서 4번 타자로 나섰지만, 무안타에 그쳤다. 이승엽은 베이징올림픽 일본과의 준결승전 8회 초 역전 투런 홈런을 치고 6-2 승리를 이끈 뒤 인터뷰에서 눈물을 보였다. 후배들에게 미안했다며. 그만큼 중압감이 높은 자리가 4번 타자다. 계보를 이어온 한국 야구 대표 타자들은 이겨내며 자신의 이름을 남겼다. 도쿄올림픽에서는 새 4번 타자를 찾지 못했다. 반면 마운드는 희망을 봤다. 신인 투수 이의리가 에이스 자리를 예약했다. 이의리는 5일 미국전에 선발 등판, 5이닝 동안 2실점을 기록하며 분투했다. 6회 1이닝 동안 한국 대표 불펜 투수들을 상대로 5점을 낸 미국 타선을 그 전 5이닝 동알 비교적 잘 막아냈다. 주목되는 기록은 삼진. 미국 타자들은 이의리의 낮은 코스 체인지업을 전혀 공략하지 못했다. 포심 패스트볼도 낮은 코스로 잘 던졌기 때문에 미국 타자들은 무작정 낮은 공을 버릴 수 없었다. 이의리는 5이닝 동안 무려 9탈삼진을 기록했다. 이의리는 대회 개막 전부터 대표팀 에이스 계보를 이어줄 투수로 기대받았다. 특히 김광현과 비견됐다. 프로 데뷔 2년 차에 베이징올림픽에 출전한 김광현은 일본전만 두 차례 등판해 승리 발판을 놓았다. 같은 유형(좌완), 비슷한 연차 탓에 이의리가 주목받았다. 이의리는 도쿄올림픽에서 비록 일본전에 등판하진 않았지만, 화력만큼은 뒤지지 않는 미국을 상대로 호투했다. 지면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는 경기에서 자신의 투구를 보여준 멘털도 칭찬을 받을만했다. 한국 야구는 좌완 트로이카 류현진(토론토), 김광현(세인트루이스), 양현종(텍사스 산하 트리플A) 다음 세대를 이끌어갈 투수가 필요하다. 도쿄올림픽에서 이의리를 얻었다. 참담한 레이스에서 얻은 유일한 위안이다. 안희수 기자 an.heesoo@joongang.co.kr 2021.08.06 07:59
스포츠일반

[평창] 女 컬링 최고 성적 5승째…韓 컬링 역사 위해 전진

한국 여자 컬링 대표팀이 올림픽 최고 성적을 넘어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계속 전진하고 있다.여자 컬링 대표팀(김은정·김영미·김선영·김경애·김초희)은 19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열린 예선 6차전 스웨덴전에서 7-6으로 승리했다. 앞서 5전 전승을 달리던 스웨덴에 첫 패를 안긴 팀이 바로 한국이다.한국은 중간 합계 5승 1패로,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대표팀은 전날 중국을 꺾고 한국 컬링 역사상 올림픽 최고 성적을 넘어섰다. 한국 여자 컬링은 4년 전 소치올림픽에서 3승 6패를 기록했다.여자 컬링 대표팀은 이번 대회 '강팀 킬러'다. '세계랭킹 8위' 한국은 예선 첫 경기부터 '세계랭킹 1위' 캐나다를 무너뜨리며 파란을 예고했다. 일본(세계랭킹 6위)에 역전패를 당했지만 스위스(2위), 영국(4위) 스웨덴(5위)까지 상위 랭커를 계속 꺾었다. 18일에는 2017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우리에게 패배를 안기고 금메달을 딴 중국(10위)을 똑같은 스코어인 12-5로 격파했다.컬링은 운동 능력 외에도 집중력과 정신력이 큰 부분을 차지하는 종목이다. 또 조직력도 중요하다. 여자 컬링 대표팀은 모두 경북체육회 소속으로 오랫동안 손발을 맞춰왔다. 김은정과 김선영, 김영미, 김경애는 모두 의성여고 동문이다. 후보 김초희는 경기도의 기대주로 활약하다가 의성으로 홈을 옮겼다.올림픽을 앞두고 미술 스포츠 심상 훈련, 개인 성향 테스트 등 심리 훈련으로 컬링 경기 중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익혔다. 대회가 시작된 후엔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 5명의 선수 모두 휴대폰을 꺼뒀다.여자 컬링은 총 10개 팀이 참여해 예선에서 한 번씩 맞붙는 라운드 로빈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중 상위 4개팀이 준결승전에 오른다. 4강 진출의 청신호를 켠 한국은 20일, 21일 OAR(러시아 대표 선수)과 덴마크전을 갖는다.대표팀은 안방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한국 컬링 역사상 첫 4강 진출 그리고 올림픽 메달에 도전한다. 지금까지 보여준 경기만으로도 충분히 박수 받을만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형석 기자 2018.02.19 13:04
스포츠일반

역시 해결사는 김연경, 韓 6연승으로 준결승행

한국 여자배구가 광복절에 기분 좋은 승전보를 전해왔다.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 6연승으로 준결승에 진출했다.홍성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세계랭킹 공동 10위)은 15일 오후 필리핀 알론테에서 열린 제19회 아시아여자배구선수권대회 8강 토너먼트에서 대만(공동 55위)을 세트 스코어 3-0(25-20, 25-11, 28-26)으로 완파했다. 대표팀은 예선 3경기와 8강 라운드 2경기에 이어 대만까지 꺾고 대회 6연승으로 4강에 올랐다.역시 대표팀 에이스 김연경(중국 상하이)이 돋보였다. 1세트 22-20까지 추격당한 대표팀은 김연경의 재치있는 플레이로 23-20을 만들었다. 이어 24-22에서 김연경은 서브 에이스로 1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는 25-11로 일방적으로 따냈다.대표팀은 3세트 들어 9-15까지 뒤졌으나 주축 선수들의 활약으로 16-16 동점까지 만들었다. 이후 승부는 박빙으로 진행됐다. 해결사는 역시 김연경이었다. 25-26에서 공격 득점을 올린데 이어, 곧바로 영리한 페인트 플레이로 27-26 매치포인트 기회를 만들었다. 상대 범실로 경기는 한국의 세트스코어 3-0 승리로 끝났다.김연경은 양 팀 통틀어 최다인 17득점을 올리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대표팀으로선 계속되는 강행군 속에서도 대회 전승으로 4강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대표팀은 6월 초 한국-태국 여자배구 올스타 슈퍼매치부터 2017 그랑프리 세계여자배구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까지 쉬지 않고 경기에 나서고 있다. 그랑프리 대회는 12명, 이번 대회는 13명이 출전했다. 연이어 엔트리(14명)를 못 채웠다.설상가상으로 최근에는 '국보급 센터' 양효진(현대건설)마저 쓰러졌다. 양효진은 지난 14일 카자흐스탄과의 8강 라운드 경기에서 3세트 후반 허리 통증을 느껴 들것에 실려나갔다. 허리 상태가 안 좋은 양효진은 조기 귀국한다. 그러나 선수들은 똘똘 뭉쳐 투혼을 발휘하며 계속 전진하고 있다. 대표팀은 16일 오후 6시 30분 준결승전을 치른다. 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oins.com 2017.08.15 17:52
스포츠일반

김국영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세계의 벽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는 걸 느꼈다."한국 육상이 100m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준결승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지만 결승 진출의 벽을 넘지는 못했다.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 예선전. 김국영(26·광주광역시청)은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주최한 이 대회 예선전에서 10초24의 기록으로 조 3위를 차지하며 준결승에 진출하는 한국 육상의 값진 새 역사를 썼다. 그동안 변방에 머물러 있던 한국 단거리 육상이 한 걸음 앞으로 전진하는 계기였고, 모두가 김국영이 이룬 결실에 찬사를 보냈다.그러나 김국영은 준결승 진출을 확정짓고도 "불만족스럽다. 기록보다 레이스가 아쉽다"며 자신의 레이스에 "50점"이라는 박한 평가를 내렸다. 대신 준결승에서 "'후회 없는 레이스'를 펼치겠다"는 각오를 보였다. 하지만 김국영은 준결승에서도 후회를 남겼다.6일 열린 준결승에서 김국영은 예선 기록보다 훨씬 저조한 10초40의 성적으로 1조 최하위를 기록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개인 최고 성적이자 한국기록인 10초07에 크게 뒤처진 성적이다. 이 결과가 누구보다 아쉬운 이는 김국영 본인이다. 그는 "'성취감'과 '분발'이라는 두 가지 숙제를 안고 간다. 준결승전 결과는 못내 아쉽다"고 소감을 전했다.하지만 마냥 의기소침한 모습은 아니었다. 오히려 김국영은 다음 도전에 대한 의욕을 더욱 불태우고 있었다. 우선 준결승 진출로 세계의 벽에 한 발 더 다가섰다는 성취감이 그것이다. 동시에 세계의 높은 벽 앞에서 다시 한 번 좌절감을 맛봤지만 "포기하지 않겠다"는 게 김국영의 투지다. 각오도 확실하다.그동안 실패를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아 왔던 김국영은 이번 레이스에서 드러난 약점도 꼼꼼히 들여다보고 연구해 보완할 예정이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빠른 스타트를 무기로 초반 선두그룹에서 질주하다 중후반 이후 뒤처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그는 "이번 대회에서 50m까지 경쟁했으니 다음에는 80m까지 선두권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 노력해서 더 좋은 기록을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김국영의 또 다른 목표인 '9초대 진입' 도전 역시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끊임없이 스스로를 갈고닦아 한국기록을 10초0대까지 끌어올린 그는 "내가 빨라지면 한국 육상이 빨라진다"는 신념으로 9초대 진입을 꿈꾸고 있다.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그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기회는 앞으로도 많다. 특히 내년에 열리는 2018 자카르타아시안게임이 중요하다. 김국영은 예전부터 "자카르타에서 반드시 9초대에 진입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 바 있다.이를 위해 올해 열리는 전국체전에서 한국기록을 더 끌어올리고 내년에는 IAAF 다이아몬드리그, 월드챌린지 등에 도전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는 끝났지만 김국영의 도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히려 이제 다시 시작인 셈이다.김희선 기자 2017.08.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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