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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일반

'명예를 건 결투 문화' 프랑스가 UFC를 망설였던 이유 [이석무의 파이트 클럽]

필자는 파리를 여행 중이다. 2024 파리 올림픽을 미리 느껴보기 위해서다. 사실 일부 기념품 가게를 제외하고 파리에서 올림픽 분위기를 경험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프랑스인들의 삶과 생각을 자연스럽게 볼 기회가 많았다.인상적인 경험은 앵발리드에서 찾아왔다. 앵발리드는 프랑스 군사시설의 집합체다. 나폴레옹의 무덤이 있는 곳으로 유명한 이곳에는 군사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전쟁 역사를 담은 이곳에서 눈길을 끈 것은 '결투'의 역사를 소개한 전시관이었다.결투는 불어로 'Duel(듀얼)'이라고 한다. 투쟁으로도 번역된다. 결투는 싸움과는 명확하게 구별된다. 정확한 규칙에 따라 분쟁을 해결하는 일종의 계약이었다. 결투가 성립하기 위해선 반드시 '합의'가 있어야 하고, '증인'이 필요했다. 굳이 비유하면 오늘날 스포츠와 많이 닮았다.유럽 중세 시대에는 결투가 사법적인 제도로서 활발하게 이뤄졌다. 재판에서 양측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울 때 결투로 승자를 가리곤 했다. 주로 사용된 것은 검과 방패였지만, 때로 창이나 채찍으로 대결을 벌였다고 한다. 심지어 스타킹에 모래를 채운 참신한 무기도 쓰였다. 하지만 가톨릭교회가 결투를 야만적인 풍습으로 규정, '사법 결투' 또는 '결투 재판'도 사라졌다 대신 결투는 개인의 명예를 건 대결로 색채가 바뀌었다. 프랑스 역사에서 '명예 결투'가 등장한 것은 11세기 말이라고 한다. 이후 1500~1600년대에 가장 활발했다. 기록에 따르면, 1588년부터 1608년까지 20년 동안 1만 명 이상이 명예 결투로 사망했다.18세기부터 결투에 총이 사용됐다. 영화 '존윅4'에 나오는 마지막 결투 장면이 많이 닮았다. 당시 프랑스 사람들이 검 대신 총을 선호한 이유는 공정성 때문이었다. 검을 사용한 결투는 얼마나 오래 수련했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밖에 없었다. 반면 총은 실력 차의 영향을 덜 받기 때문에 공정성이 올라간다고 생각했다. 오늘날 프랑스에서 결투는 법적으로 금지됐다. 공식적으로 마지막 '합법적 결투'는 1967년에 열렸다. 당시 마르세유 시장이었던 가르통 드페르와 프랑스 의회 의원 르네 리비에르 간에 일어났다. 둘은 의회에서 말싸움을 벌이다 드페르 시장이 리비에르 의원에게 "입 닥쳐, 이 바보 같은 놈아"라고 막말을 했다.리비에르가 사과를 요구하자 드페르는 이를 거절한 뒤 그 자리에서 결투를 신청했다. 결투 방법은 펜싱 검으로 정했다. 물론 검 끝에 안전장치는 달리지 않았다. 당시 그 결투는 프랑스 언론에 대서특필됐다. 여러 TV 채널에서 방송했을 정도로 큰 관심을 모았다. 결과는 드페르의 승리. 그의 검은 리비에르의 몸통을 두 차례 찔렀다. 치명상은 아니었지만, 당시 입회자들은 결투를 중단시키고 드페르의 손을 들어줬다. 이후 두 사람은 서로를 비난하는 일이 없었다. 결투 문화는 프로스포츠의 탄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19세기 이후 맨주먹 싸움이 늘어났다. 이는 오늘날 복싱의 시초가 됐다. 미국이나 중남미, 아시아 등에서 복싱은 부와 명예를 얻기 위한 수단이었다. 반면 유럽에서 복싱은 귀족들의 취미 생활이었다. 아주 불운한 경우를 제외하면 사람이 죽을 확률이 낮다 보니, 복싱이 점차 성행했다.맨주먹 결투에도 분명 룰이 있었다. 대결 방식은 합의에 따라 다양했지만, 공통된 금기 사항은 있었다. 상대가 쓰러지면 공격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땅바닥에서 싸우는 것도 명예스럽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군사박물관도 오늘날 결투의 뿌리를 잇는 스포츠로 복싱을 소개하고 있다.그런 면에서 왜 프랑스가 최근까지 미국 종합격투기 UFC의 개최를 허용하지 않았는지 이해가 된다. 프랑스는 2006년 종합격투기 방송을 금지했다. 2016년에는 철창에서 열리는 종합격투기 경기를 전면 규제했다. 팔꿈치로 가격하거나 쓰러진 선수를 주먹이나 발차기로 가격하는 행위도 못하게 했다. 인권을 중시해야 할 문명사회 가치를 훼손한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프랑스도 결국 2020년 그런 규제를 대부분 풀었다, 2022년에는 프랑스에서 사상 첫 UFC 대회가 열리기도 했다. 하지만 명예를 건 결투 문화를 지켜왔던 프랑스가 UFC와 종합격투기를 받아들이는 데 얼마나 많은 고민이 필요했을지는 충분히 느낄 수 있다. 2024.05.31 08:30
스포츠일반

[경마] 말 박물관 연미진 작가 초대전 ‘탈피(脫皮)’ 개막

2024년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말박물관 두 번째 초대전의 주인공은 바다 건너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온 연미진 작가다. 호주에 살게 된 작가는 어느 날 우연히 접한 아름다운 경마 문화에 매료되었다. 경주마와 기수를 좋아하고, 경주에 열광하고, 우승마를 오래도록 기억하는 호주인들. 멋지게 차려입고 함께 모여 경주를 축제로 만드는 사람들 속에서 건강하고 밝은 삶의 에너지를 느꼈다. 이후 더 멀리, 힘차게 달려갈 수 있는 ‘말’은 작가에게 중요한 뮤즈가 되었다. 질박한 느낌의 섬유인 마(리넨) 위에 화려한 유채로 생동감 넘치는 말들이 하나씩 태어났고. 중세 유럽 귀족의 초상화를 연상시키는 명마의 품격 있는 모습도 작가의 붓끝에서 재현됐다. 여기에 더해진 꽃과 나무, 한복 입은 여인 등의 소재는 또 다른 변주를 보여준다. 박물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서 서양화의 입체감과 동양화의 섬세한 선묘를 담아내고도 스스로의 틀을 깨고자 새 미감을 찾아가는 작가의 여정을 확인할 수 있다. 백화난만의 계절, 거친 승부를 다투는 경주마의 내면에서 작가가 피워낸 우아함의 꽃을 감상해 보시기 바란다”는 말을 전했다. 연미진 작가의 초대전은 6월 2까지 열리며 전시 첫 주는 상반기 마지막 야간경마로 금요일과 토요일 관람시간이 오후 12시 30분부터 8시로 조정된다. 이후 관람시간은 종전과 같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 30분이다.안희수 기자 2024.04.19 11:00
해외축구

축구를 ‘사커’로 불러도 발끈하지 말자 [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2022 카타르 월드컵 B조에서 만난 잉글랜드와 미국은 경기를 하기 전부터 으르렁거렸다. 축구의 명칭을 두고 ‘풋볼(football)’과 ‘사커(soccer)’로 대립한 것이다. 이 경기를 전후해 소셜미디어(SNS)에서 풋볼이란 명칭을 지지하는 팬들은 “이 경기는 사커가 아니다”는 주장을 끊임없이 제기했다. 반면 미국 팬들은 “이것은 사커”라는 고집을 꺾지 않았다. 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미국의 다음 상대는 네덜란드였다. 경기에 앞서 트위터 영상에 등장한 조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대표팀을 응원하며 ‘풋볼’과 ‘사커’라는 호칭에 관한 해묵은 논란을 재개했다. 영상 속의 대표팀 주장 타일러 아담스는 카타르 축구장에서 7000마일 떨어진 백악관으로 공을 찼다. 백악관에서 축구공을 집어 든 바이든은 카메라를 바라보며 장난스럽게 “It’s called soccer, GO USA(이것은 사커라고 불린다. 미국 파이팅)”이라고 말한 것이다.16강전 승자는 미국을 3-1로 이긴 네덜란드였다. 이에 네덜란드 총리 마르크 뤼터는 트위터에 “Sorry Joe, football won(조, 미안하지만 풋볼이 이겼다)”고 적고 윙크 이모티콘을 덧붙였다. 그러자 바이든은 축하를 보내면서 “Strictly speaking, shouldn't it be 'voetbal’(엄밀히 말하면 voetbal 아닌가요?)”라는 농담을 건넸다. Voetbal은 축구를 뜻하는 네덜란드어로 발음은 풋볼과 비슷하다.미국인들은 자국에서 풋볼로 불리는 미식축구와 구분하기 위해 축구를 사커라고 부른다. 이에 사커는 ‘더러운 미국주의(filthy Americanism)’의 산물이라고 말하는 축구팬들이 많다. 또한 사커를 미국의 스포츠 문화를 대표하는 ‘치어리딩(Cheerleading)’, ‘동물의 이름을 딴 팀 이름’과 동일시하는 경향도 있다. 실제로 잉글랜드 축구팬을 짜증 나게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풋볼을 사커라고 부르는 것이다. 하지만 풋볼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런 인식이 얼마나 터무니없는지 알 수 있다. 공을 차고 손으로 잡는 형태의 운동은 고대 그리스, 중국의 송나라, 중앙아시아, 아메리카와 오세아니아 대륙의 원주민이 즐겼다는 기록이 있다. 그럼에도 FIFA(국제축구연맹)는 유럽 이외의 지역에서 고대에 행해진 어떠한 유사한 경기도 축구와 역사적인 연관성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중세 시대 유럽의 여러 국가와 특히 잉글랜드에서 인기를 얻은 공놀이가 있었다. ‘몹(mob, 군중)’ 풋볼이라고 불렸던 중세 경기는 선수 숫자 제한이 없어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가능했고, 규칙도 거의 없었다. 당시 풋볼은 공을 이동시키기 위해서 과실치사나 살인으로 이어지지만 않으면, 모든 수단이 용납됐다고 한다. 그러나 몹 풋볼로 인해 인명, 재산에 피해를 입히는 사례가 지속되자 이를 금지하는 법이 잉글랜드에서 여러 번 만들어졌다.19세기 영국의 ‘퍼블릭 스쿨(public school, 사립학교를 의미)’은 현대 풋볼의 탄생에 중요한 토대를 쌓았다. 퍼블릭 스쿨은 풋볼을 ‘키킹(kicking, 발차기)’과 ‘캐링(carrying, 손으로 나르기)’이라는 2개의 코드로 명확하게 구분했다.럭비 풋볼은 캐링 코드를 대표한다. 1845년 럭비 풋볼의 규칙이 처음으로 성문화된 곳이 잉글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퍼블릭 스쿨인 럭비 스쿨이다. 키킹 코드에 속하는 풋볼은 1863년 ‘Laws of the Game’으로 불리는 규칙을 만들었고, 세계 최초의 축구협회인 ‘The FA(The Football Association)’를 창설했다. 협회의 규칙에 따라 진행된 풋볼에는 ‘어소시에이션 풋볼(Association Football)’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아는 축구다. 사커란 명칭은 어소시에이션 풋볼에서 유래했다. 1870년대 옥스포드 대학교 학생들은 “association”을 줄이고 “-er”을 합쳐 “어사커(assoccer, 영국식 발음은 어소커)”를 만들었고, 같은 방식으로 럭비 풋볼은 “러거(rugger)”로 칭했다. 2차 세계대전 무렵 어사커는 더 축약되어 현재의 사커가 됐다.그저 그런 팀이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명문 클럽으로 만든 버스비의 자서전 제목에 사커와 풋볼이 동시에 쓰였다. 월드 사커는 1960년에 개간해 현재까지 발행되는 영국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 잡지인데, 잡지명이 풋볼이 아닌 사커다. 이외에도 1959년 데일리 미러 신문사가 발행한 기사에도 축구를 사커로 표시했다. 1964년에 첫 방송을 한 BBC의 유명 축구프로그램인 ‘매치 오브 더 데이(Match of the Day)’도 1970년대 후반까지는 사커를 즐겨 썼다. 이렇게 오랫동안 널리 쓰였던 사커라는 단어가 1980년대 이후 영국에서 점차 모습을 감춘다. 미국의 프로축구리그인 ‘NASL(North American Soccer League)’이 70년대 후반부터 축구 스타 펠레, 베켄바워, 크루이프, 유세비오, 조지 베스트 등을 영입하며 큰 인기를 끌자, 미국인들이 사커라는 단어를 본격적으로 썼기 때문이다. 즉 미국에서 일시적으로 사커가 인기를 얻게 되자, 이 단어는 영국에서 불결한 것이 됐다. 아일랜드의 한 신문사는 이를 가리켜 영국인의 ‘집단적 언어 기억상실증(collective linguistic amnesia)’이라고 비꼰 적도 있다. 따라서 사커라는 호칭은 축구에 대한 배신이 절대 아니다. 잉글랜드의 축구팬들이 사커라는 단어에 보이는 ‘짜증’도 무지의 산물이다.경희대 테크노경영대학원 객원교수 2024.03.15 15:00
연예일반

‘아이엠그라운드’ 황광희 “임시완 ‘오겜2’ 출연, 배 아파서 잠 못 자”

방송인 황광희가 ‘오징어 게임2’에 출연하는 임시완을 향한 질투심을 폭발시킨다.오는 6일 방송되는 채널S, ENA 채널 ‘아이엠그라운드’에서는 이상엽, 황광희, 김민규, 손동표가 찾은 두 번째 여행지 그리스 로도스에서의 낭만적인 여정이 펼쳐진다.‘흥익인간’ 4인방의 게임 친구 찾기 여정을 따라 눈부시게 푸른 바다, 중세 유럽의 역사가 그대로 살아 숨 쉬는 그리스 남동쪽의 작은 섬 로도스의 매력이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이 가운데 4인방은 식당에서 만난 영국인 여행객들로부터 익숙한 한국인들의 이름이 들려오자 반가움을 금치 못한다. “한국인을 본 적 있냐”는 이상엽의 질문에 영국인 여행객들은 “TV에서만 봤다”며 가장 먼저 손흥민을 외친다. 이에 이상엽은 “손흥민 선수가 한국을 많이 알리고 있다”며 뿌듯해한다.그런가 하면 영국인 여행객들은 “‘오징어 게임’은 영국에서 진짜 인기가 많다. ‘오징어 게임2’를 기다리고 있다”며 찐팬의 면모를 드러낸다. 이를 들은 황광희는 “나와 같은 그룹에 ‘오징어 게임2’에 나오는 멤버가 있다. 너무 배가 아파서 잠을 잘 수가 없다”면서도 “그 친구의 이름은 임시완이다. 그를 기억해달라”고 해 훈훈함을 자아낸다.한편 ‘아이엠그라운드’ 3회는 오는 6일 오후 8시 30분 방송된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4.02.05 17:24
국가대표

한국-사우디전 D-Day…ESPN “클린스만, 잃을 게 더 많아” [아시안컵]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축구대표팀 감독이 진정한 시험대에 섰다. 무대는 31일 오전 1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사우디아라비아와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전이다.이 대진은 16강의 하이라이트라는 평을 받는다. 한국과 사우디는 각각 동아시아와 중동을 대표하는 강호다. 상대 전적에서는 5승 8무 5패로 백중세. 이날 결과에 따라 앞서는 팀이 생길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건 두 팀의 사령탑이다. 현역 시절 스타 플레이어로 이름을 날린 클린스만 감독과,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 격돌한다. 두 감독 모두 화려한 선수 커리어를 자랑하지만, 사령탑으로 이룬 업적은 만치니 감독이 우위다. 만치니 감독은 피오렌티나·라치오·인터 밀란·맨체스터 시티·이탈리아 국가대표팀 등 경험을 자랑한다. 리그 우승만 4차례 거뒀고,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클린스만 감독 역시 독일 국가대표팀·바이에른 뮌헨 등을 지휘했지만, 이렇다 할 수상을 이루진 못했다. 유일하게 들어 올린 트로피는 미국 대표팀 부임 시절 골드컵뿐이다. 한편 지난 29일 ESPN는 이 경기를 두고 “클린스만 감독과 만치니 감독은 이 경기에 많은 걸 걸었다”라고 조명했다. 특히 매체는 “클린스만 감독이 잃을 것이 더 많다. 대표팀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는데, 팬들은 점점 클린스만 감독에게 의구심을 품고 있다”라고 짚었다. 특히 호텔 숙박을 연장하라는 말에 대해서도 “아무도 그의 말을 믿지 않는 것 같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ESPN이 주목한 한국의 키 플레이어는 손흥민(토트넘)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황희찬(울버햄프턴)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다. 매체는 “한국을 둘러싼 의문은 걸출한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 재능을 발휘할 위치에 놓일 수 있는지 여부”라고 짚었다.한국의 돋보이는 기록도 함께 조명됐다. 매체는 “조별리그에서 한국보다 많은 공을 소유한 팀은 없었다. 이들은 평균 72.7%의 점유율을 기록하면서 6.6번의 패스를 기록하며 대회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한국보다 많은 슈팅을 시도한 팀도 없었다. 하지만 통계적 우위에도 오픈 플레이 득점에 어려움을 갖고 있다. 6실점을 했다는 건 16강 진출팀 중 최악의 수비력을 보인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물론 경기를 앞둔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히 ‘스마일’이다. 그는 29일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누구도 두렵지 않다. 두려움은 없지만 (상대를) 존중은 한다. 존중을 하면서 우리의 목표를 이루는 게 가장 중요할 것 같다. 한국이 웃으면서 긍정적인 대화를 할 수 있게 하겠다”라고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한편 이날 승리한 팀은 8강에서 호주와 격돌한다. 호주는 16강에서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를 4-0으로 격파하고 가볍게 8강에 안착했다.김우중 기자 2024.01.30 15:44
산업

카카오게임즈 “글로벌 공략 신작 IP 확보 집중”

카카오게임즈는 3분기 매출이 약 2647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약 2% 감소, 전년 동기 대비 약 14%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약 226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약 15%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 약 48% 감소했다.모바일 게임은 전분기 대비 약 7% 증가, 전년 동기 대비 약 7% 감소한 약 1838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PC온라인 게임은 전분기 대비 약 3% 감소, 전년 동기 대비 약 13% 감소한 약 11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골프 및 스포츠 레저 통신 사업 등을 포함한 기타(비게임 부문) 매출은 전분기 대비 약 21% 감소, 전년 동기 대비 약 28% 감소한 약 694억원을 기록했다.회사 측은 “3분기 게임 부문 매출은 견조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는 자체 개발 IP ‘오딘: 발할라 라이징’, ‘아키에이지 워’와 퍼블리싱 신작 MMORPG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의 성과가 반영돼 전분기 대비 약 6% 증가했다”며 “반면, 비게임 부문이 경기침체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실적 감소에 주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신작 게임 준비는 물론, 라이브 게임 서비스 역량 강화에 주력할 계획이다. 하반기 ‘오딘’, ‘아키에이지 워’, ‘아레스’ 등 주요 MMORPG 3종에 신규 콘텐츠 추가 및 연말 이벤트를 진행하고, 서브컬처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의 1.5주년 업데이트를 선보인다.카카오게임즈는 글로벌 시장을 공략할 신작도 준비하고 있다. 중세 판타지 세계관을 배경으로, 도트 그래픽에 액션성을 극대화해 콘솔 게임의 감성을 모바일에서 경험할 수 있는 액션 RPG ‘가디스 오더’와 전 세계 이용자가 참여할 수 있는 전장 구현을 목표로 레드랩게임즈가 개발 중인 공동 서비스작 크로스플랫폼 MMORPG ‘롬(R.O.M)’을 공개할 계획이다.또 ‘아키에이지 워’를 일본과 중화권(대만, 홍콩, 마카오 등), ‘오딘’을 북미유럽, ‘에버소울’을 일본 지역에 순차적으로 선보이는 등 서비스 권역을 넓혀 나간다. 이와 함께 자회사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에서 로그라이크 캐주얼 RPG 신작 ‘프로젝트V(가제)’와 엑스엘게임즈에서 콘솔 및 PC온라인 플랫폼 기반 AAA급 신작 ‘아키에이지2’도 준비하고 있다. ‘아키에이지2’는 내년 중 공개를 목표로, 게임의 핵심 전투 플레이를 선별된 서구권 등 이용자 대상으로 단계적인 테스트를 진행해가며 완성도에 심혈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카카오게임즈 조계현 대표는 “준비 중인 신작 게임들의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을 높이는데 최우선적으로 집중하며 중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3.11.08 18:07
e스포츠(게임)

카카오게임즈 "아레스 매력은 슈트·액션·SF 세계관"

중세 시대 판타지가 장악한 국내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 시장에 새로운 바람이 불 전망이다. 지구를 넘어 우주로 세계관을 확장하며 200만명의 사전 등록자를 끌어모은 카카오게임즈의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가 그 주인공이다.카카오게임즈는 북유럽 신화를 바탕으로 한 '오딘: 발할라 라이징'에 이어 '아키에이지 워'로 연타석 홈런을 날렸지만 하반기 신작 효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주력 게임의 매출 순위가 기대보다 빨리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이렇듯 하루가 급한 상황에서도 카카오게임즈와 개발사 세컨드다이브는 아레스를 만드는 과정에 장인 정신을 녹이는 데 집중했다. 게임에 진심을 담으면 결국 성과로 이어진다는 믿음에서다.카카오게임즈는 10일 서울 송파구 잠실 비타500 아프리카 콜로세움에 체험 행사를 열고 25일 정식 출시를 알렸다. 기존 MMORPG와는 비교할 수 없는 광활한 세계관과 차별화한 슈트 체인지 액션으로 리니지 대항마로 떠오를지 관심이 쏠린다.-아레스의 가장 큰 특징은."슈트와 액션, SF까지 확장한 세계관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런 새로운 시도들이 낯설지 않게 느껴지도록 노력했다. 기존 MMORPG 유저들도 익숙하게 즐길 수 있을 것이다."(김태우 세컨드다이브 시스템 기획실장) -미래 세계관이 이용자들에게 생소하지 않겠나."현대적인 콘셉트부터 기존 MMORPG의 판타지적 요소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커버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 안에서 차별화한 스타일리시 액션으로 기존 유저들이 친숙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권태균 세컨드다이브 컨텐츠 기획실장)-조작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게임패드를 지원하는 것이 인상적이다. 액션을 위해 논타깃팅 방식을 채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역동적인 액션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시스템이다. 그렇다고 오토타깃팅이나 오토플레이를 지원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오토·수동 플레이어 모두 쾌적한 환경에서 즐길 수 있을 것이다."(김태우 실장)-아레스를 구동하기 위한 최소·최대 사양은 어떻게 되나."아레스는 높은 수준의 그래픽과 액션성을 보유했는데도 비교적 낮은 사양의 기기에서도 원활하게 돌아가도록 최적화를 진행했다. 최소 사양은 PC 기준 GTX1050, 모바일은 '갤럭시S10'과 '아이폰11'에서 동작 가능하도록 했다. 권장 사양은 PC는 GTX2060, 모바일은 '갤럭시S20'과 '아이폰14' 이상이면 쾌적하게 플레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김기범 세컨드다이브 테크니컬디렉터) -글로벌 진출 계획이 있나."국내 서비스가 우선 중요해서 론칭 후 영향을 받지 않는 범위 안에서 시기를 정하고 순차적으로 진출하겠다. 개발사가 글로벌에서 흥행한 액션 경쟁력이 있어 어느 곳에서나 사랑을 받을 것이라고 생각한다."(이시우 카카오게임즈 CBO)-수동 조작이 필요한 콘텐츠는 무엇인가."메인 퀘스트 중간에 탈것이나 지형지물을 이용한 전투 등 환기를 위한 콘텐츠가 대표적이다. 길드 합동 전투 등에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고려하고 있다."(권태균 실장)-수익 모델은 어떻게 되나. 가챠(다중 뽑기) 요소도 있나."슈트 3종에 대한 부담을 어떻게 낮출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과금 모델에 구애받지 않고 인게임으로 성장 요소 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가챠 모델은 아예 없다고 하긴 어렵다. 저과금으로도 좋은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시스템이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김태형 카카오게임즈 사업실장)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3.07.10 17:44
e스포츠(게임)

[권오용의 G플레이] 또 다시 빅히트작 도전하는 카카오게임즈

카카오게임즈는 연간 매출 1조원이 넘는 국내 몇 안 되는 게임사 중 하나다. 2020년 상장 이후 성장에 속도를 내면서 최근 2년 연속 ‘1조 클럽’에 가입했다. 이는 대작 ‘오딘: 발할라 라이징’과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등의 성공이 있어 가능했다. 카카오게임즈가 게임 시장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도 히트 행진을 이어간 원동력은 자신만의 차별화를 고집스럽게 추구해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하반기에 또 다시 차별화를 무기삼아 대형 신작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를 ‘제2의 오딘’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아레스가 빅히트를 친다면 카카오게임즈는 여러 고민거리를 날리고 더 높이 비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레스, 차별화 장착…‘제2의 오딘’ 도전 27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오는 30일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이하 아레스)’의 온라인 쇼케이스를 진행하고, 서버 및 사전 캐릭터명 선점 이벤트를 시작한다. 내달 정식 출시가 전망되는 가운데 시장 공략에 본격적인 시동을 거는 것이다. 이 자리에는 서비스를 맡은 카카오게임즈의 조계현 대표와 개발사인 세컨드다이브의 반승철 대표가 직접 참석해 힘을 싣는다. 카카오게임즈는 2020년 2월에 세컨드다이브에 100억원 가량 투자했다. 또 이날 행사에 버추얼 휴먼 ‘레아’가 진행자로 등장해 아레스만의 독창적인 배경을 생동감있게 전달할 예정이다. 아레스는 카카오게임즈가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꼽는 대형 신작이다. 업계도 글로벌 누적 1억 다운로드를 기록한 ‘다크어벤저’ 시리즈를 만든 반승철 대표가 자신의 주특기인 액션 RPG 개발 노하우를 결집해 만든 첫 MMORPG(다중접속온라인역할수행게임)라는 점에서 주목하고 있다. 여기에 기존 MMORPG와의 차별점이 뚜렷하다는 것도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아레스는 중세를 배경으로 하는 기존 MMORPG와 달리 우주를 배경으로 미래 세계관이 펼쳐진다. 유저는 지구(태양계 연합)을 지키는 가디언이 되어 태양계의 행성들을 탐험하고 전투를 벌인다. 공식 티저 사이트에서 지구·금성·달·화성·해왕성까지 총 5개의 월드를 확인할 수 있다. 슈트와 슈트 체인지도 아레스만의 재미 요소다. 유저는 4가지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해 여러 속성의 슈트를 착용하고 다양한 전투를 즐길 수 있다. 각 슈트(헌터·워로드·워락·엔지니어)는 근접 공격, 원거리 마법, 돌진과 방어 등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어 기존 MMORPG 유저도 손쉽게 즐길 수 있다. 또 슈트마다 사용하는 무기와 스킬이 달라 ‘슈트 체인지’를 적재적소에 사용해 효과적으로 전투를 수행할 수 있고, 던전과 보스 레이드 등 대규모 전투에서도 다양한 전략적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반승철 대표의 장기인 화려한 그래픽을 앞세운 액션도 빼놓을 수 없는 차별점이다. 카카오게임즈 관계자는 “30일 쇼케이스가 있어 아레스에 대해 자세히 얘기하기 어렵다”면서도 “기존 중세 배경의 MMORPG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는 유저들에게 신선한 재미를 전달해 새로운 시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런 아레스에 유저들도 관심을 보여 지난달 말 사전등록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150만명이 몰렸다. 새로운 도전으로 쌓은 성공 경험카카오게임즈가 아레스의 흥행을 기대하는 데는 남들과 다른 차별화로 성공한 경험이 있어서다. 대표적인 것이 대작 MMORPG ‘오딘: 발할라 라이징’이다. 2020년 11월 출시된 오딘은 국내 구글 앱마켓에서 ‘리니지M’ 등 쟁쟁한 상대를 제치고 매출 1위를 4개월 넘게 했으며 서비스 180여 일만에 누적 매출 5000억원을 넘어섰다. 오딘은 출시 2년이 넘은 현재도 매출 톱3를 지키며 카카오게임즈의 주요 매출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오딘은 해외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작년 3월 대만 출시 직후 애플 앱마켓에서 매출 1위, 구글에서 2위를 기록하며 한 달 만에 500억원을 벌었다. 홍콩에서도 구글과 애플 매출 1위를 달성했다. MMORPG 장르가 비주류인 일본에서도 순항 중이다. 지난 15일 출시돼 9일 만에 구글 앱마켓 매출 8위에 올랐고 27일 현재 16위를 유지하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오딘의 성공 비결로 차별화를 꼽았다. 3D 스캔, 모션 캡처 기술을 사용한 수준 높은 그래픽과 토르·로키 등 북유럽 신화의 세계관, 로딩 없이 즐길 수 있는 심리스 오픈월드 등 출시 당시 기존 MMORPG와는 차별화된 콘텐츠가 유저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빅히트작에 이름을 올렸다고 자평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남들과 다른 시도로 국내에서는 생소한 서브컬처 게임을 주류 장르로 안착시켰다. 2018년 첫 서브컬처 게임으로 모바일 리듬게임인 ‘뱅드림! 걸즈밴드파티’를 선보인 데 이어 2019년 두 번째로 모바일 애니메이션 RPG ‘프린세스 커넥트! 리:다이브’를 출시해 유저의 주목을 받았다. 2022년에는 모바일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을 흥행시키며 서브컬처 게임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올해 1월 선보인 모바일 수집형 RPG ‘에버소울’도 출시 당일 구글과 애플 양대 앱마켓에서 인기 1위에 올랐고, 사흘 만에 100만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남들이 하지 않는 서브컬처 게임을 꾸준히 서비스하면서 국내 강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매출에서도 쏠쏠한 재미를 보고 있다. 카카오게임즈는 이같은 차별화의 성공 경험을 아레스로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 뿐 아니라 글로벌 이용자에게 재미있는 게임을 제공하기 위해 캐주얼부터 서브컬처, 수집형 RPG를 비롯해 하드코어 MMORPG까지 다장르 저변을 넓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올해는 기존 게임들과 차별화된 아레스 등을 성공적으로 론칭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카카오게임즈의 기대처럼 아레스가 오딘의 성공을 잇기 위해서는 여러 장애물을 헤쳐 나가야 한다. 무엇보다 오딘을 비롯해 리니지M, ‘나이트 크로우’ 등 기존 MMORPG 강자들을 넘어서야 하고, ‘제노니아’ 등 신작과도 경쟁해야 한다. 특히 기존 강자들은 대규모 업데이트를 예고하며 신작에게 유저를 뺏기지 않겠다며 방어에 나서 MMORPG 시장의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아레스에게는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게임사 관계자는 “요즘 MMORPG 시장은 신작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다”며 “특히 리니지라이크 신작들이 인기를 얻고 있어 카카오게임즈만의 차별화를 갖고 있는 아레스가 어느 정도 성과를 낼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게임사 관계자는 “올해 게임사들이 부진한 데 카카오게임즈는 내는 신작마다 성과를 내고 있다”며 “그런데도 주가는 여러 이유로 맥을 못 추고 있는데, 아레스가 성공하면 반등의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권오용 기자 bandy@edaily.co.kr 2023.06.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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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전설적인 암살단 ‘어쌔신’의 후예도 축구선수였다

프랑스의 게임 제작 회사 유비소프트가 만들어 세계적인 인기를 얻은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라는 게임이 있다. 시리즈의 첫 작품에 해당하는 ‘어쌔신 크리드(Assassin’s Creed, 암살자의 신념)’는 2007년 출시되었다. 소수의 엘리트로 인류의 질서를 세우려는 템플기사단과 이에 맞서 인간의 자유를 지키겠다는 암살단 간의 갈등이 게임의 주요 설정이다. 흥미롭게도 템플기사단과 어쌔신은 실제로 존재했다. 지난 칼럼에서 다뤘듯이 십자군 전쟁 시기에 태동한 템플기사단은 이단이라는 누명을 쓴 채 결국 해체된다. 살아남은 기사단의 일부는 포르투갈에서 ‘그리스도 기사단’이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한다. 이들은 포르투갈 국왕에 충성을 맹세했고, 대항해 시절 포르투갈의 국력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18세기 후반 세속화한 기사단은 현재까지도 남아있다. 그리스도 기사단의 최고 책임자인 단장은 포르투갈 대통령이다. 이슬람은 7세기 초 예언자 무함마드가 창시한 종교다. 하지만 무함마드가 후계자를 정하지 않고 사망하자 이슬람 공동체는 분열된다. 이슬람의 양대 종파인 수니파와 시아파는 이렇게 탄생했다. 수니파와 시아파는 전 세계 무슬림의 85%와 15%를 각각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지금도 치열하게 대립한다. 한편 시아파의 분파 중 하나인 이스마일파는 10세기 초 파티마 왕조를 세운다. 11세기 말 파티마 왕조 내에서 후계자 문제로 형제들이 갈등을 빚은 끝에 니자르파가 갈라져 나온다. 니자르파는 본래 의학, 과학 등에 전념하는 지식인 집단이었다. 그러나 수니파 이슬람을 통일한 셀주크 제국이 시아파를 탄압하자, 니자르파 신도들은 무장 투쟁으로 방향을 바꾼다. 1090년 하산 에 사바흐는 니자르파를 이끌고 이란 북부 산악지형의 알라무트 요새에서 정치-종교 공동체인 어쌔신을 만든다. 이 조직은 중세 유럽의 기사단과 유사점이 많았다. 구성원들은 훈련과 교육을 받았고, 교단의 지도자에게 절대적인 충성을 맹세했다. 니자르파의 어쌔신은 세력이 크지 않았고, 막강한 군사력도 없었다. 따라서 현실적인 대안으로 이들은 전면적인 전쟁보다 주요 인사를 암살하는 전략을 세운다. 소수 정예였던 어쌔신은 그들에게 최대의 적이었던 셀주크 제국의 재상 니잠 알물크의 암살에 성공한 후 명성을 떨치기 시작한다. 게임 시리즈와는 달리 실제 어쌔신의 적은 템플기사단에 국한되지 않았다. 이들은 수니파와 시아파를 가리지 않고 자신과 대립하는 세력의 주요 인사들을 무차별 암살했다. 심지어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십자군의 사주를 받고 무슬림 요인을 암살하기도 했다. 어쌔신이 활약할 당시 중동 지역에서 이들의 위협을 받지 않은 주요 인사는 거의 없었다고 한다. 영어 단어인 암살자(assassin)와 암살(assassination)도 이들의 조직 이름에서 기원했다. 어쌔신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사람들이 붐비는 장소에서 암살을 종종 시도했다. 그러나 공공장소에서의 암살 시도는 이들에게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였다. 설사 암살이 성공해도 이들이 그곳을 무사히 빠져나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어쌔신은 임무를 수행했고 죽음을 당당히 받아들였다. 어쌔신이 가진 특별한 능력과 의지는 이들이 복용한 마약 때문이라고 깎아내리는 사람들도 있다. 어쌔신은 페르시아어 하사신에서 유래했고, 이 단어는 ‘하시시(hashish, 대마초) 사용자’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럽에 알려진 이들에 대한 정보는 수니파 이슬람교도와 십자군이라는 적대적인 출처에서 대부분 나왔기 때문에, 어쌔신이 마약을 복용했다고 단정 짓기는 힘들다. 어쌔신의 전략은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암살만으로는 결코 적을 이길 수 없다는 한계도 뚜렷했다. 결국 동쪽에서 몰려온 몽골족에 의해 1256년 니자르파와 어쌔신의 알라무트 요새가 함락됐고, 이들은 몰락했다. 니자르파와 어쌔신의 후예는 그 후 어떻게 되었을까? 이들은 지금도 존재한다. 탄압을 피해 인도, 파키스탄으로 이동한 어쌔신의 후예들은 후에 유럽으로 넘어간다. 현재 니자르파를 이끄는 지도자는 아가 칸 4세다. 그는 영토는 없지만 따르는 국민은 있는 독특한 군주이기도 하다. 1936년 스위스 제네바에서 카림 왕자로 태어난 그는 똑똑했고, 잘 생겼으며 스포츠를 즐겼다. 과학을 전공하고 싶었던 카림 왕자는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의 입학 허가서를 받았으나, 할아버지인 아가 칸 3세의 권유로 하버드 대학에서 이슬람 역사를 전공했다. 유럽에서 축구를 익힌 카림은 하버드 대학에서 1학년이 주축이 된 축구팀을 만들었고, 종종 골을 기록했다. 그의 축구팀은 무패로 시즌을 마감할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뒀다. 조상 대대로 스포츠를 중요시한 전통으로 인해 카림은 축구 외에도 스키 등 여러 스포츠를 즐겼다. 하지만 그는 야구나 미식축구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고 한다. 1957년 아가 칸 3세는 후계자로 아들 대신 손주인 카림 왕자를 지목하고 세상을 떠났다. 20살 대학생이었던 카림 왕자가 아가 칸 4세가 된 것이다.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도 그에게 ‘전하(Highness)’ 호칭을 수여했다. 1959년 그는 하버드 대학의 축구선수이자 우수한 성적으로 학사 과정을 마쳤다. 카림은 박사 과정에 도전하고 싶었지만, 왕이 되는 바람에 이를 포기해야 했다. 아가 칸 4세로서 그의 스포츠 사랑은 계속 이어졌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관심 종목이 축구와 스키에서 말타기로 변한 것이다. 아가 칸 4세는 거대한 말 목장을 프랑스와 아일랜드에 가지고 있고 경마팀도 운영한다. 그는 2006년 영국 최대 말 경매장의 지분을 확보해 1대 주주가 되기도 했다. 이외에도 그는 세계 최대 민간 네트워크 중 하나인 ‘아가 칸 개발 네트워크’를 설립해 개발도상국의 취약 계층을 위한 사회 활동도 전개했다. 선조인 어쌔신은 암살로 악명을 날렸다. 하지만 아가 칸 4세는 이슬람에 널리 퍼진 문맹, 기아, 성차별 등을 해결하기 위해 지금도 힘쓰고 있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5.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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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템플기사단의 후예라 말할 수 있는 축구대표팀은?

잉글랜드의 축구, 럭비 심지어는 크리켓 팬들도 템플기사단(Knights Templar, 성전기사단) 코스프레를 하고 자국의 대표팀을 응원하곤 한다. 지난 칼럼을 통해 잉글랜드 팬의 이러한 템플기사단 혹은 십자군 복장은 무지에서 비롯된 코미디에 가깝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템플기사단의 유산을 물려받은 축구대표팀은 과연 누구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역사 공부가 필요하다. 템플기사단은 유럽에서 토지, 성(castle)등을 포함해 많은 자산을 기증받았다. 기사단은 교황의 지시에만 복종했으며, 어느 나라의 국왕에도 속박되지 않았다. 교황 인노첸시오 2세는 템플기사단을 특별히 보호해 주는 칙서를 발표, 세속 법률로부터 면책해 주는 특혜를 내렸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세금을 부과했고, 독자적인 외교 활동도 할 수 있었다. 기사단은 사실상의 국가였던 것이다. 엄격한 규율을 가진 템플기사단은 거짓을 모르는 조직으로서 중세 유럽에서 신뢰도가 높았다. 이를 바탕으로 기사단은 유럽 최초의 금융업자가 되었다. 십자군 전쟁으로 인해 무역과 순례자의 숫자가 크게 증가했고, 기사단의 여러 지부는 네트워크로 활용됐다. 이들은 예금과 인출 시스템도 만들었다. 예를 들어 기사단의 한 지부에 돈을 예치하고, 예치 증서를 다른 지부에 보여주면 인출이 즉각 가능한 시스템이었다. 심지어 무슬림도 기사단의 은행 서비스를 이용했다고 한다. 탄탄한 재정을 바탕으로 기사단은 대부업에도 진출했다. 이들은 프랑스 왕 루이 7세, 잉글랜드의 존 왕에게도 거금을 빌려줬다. 게다가 템플기사단은 서유럽과 동방에서 여행자 수표까지 발행했고, 환전 수수료도 챙겼다. 기사단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엄청난 부를 축적하게 되고, 금융 서비스의 대가로 이들은 각종 특혜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템플기사단의 몰락은 아이러니하게도 이들의 성공적인 금융업으로부터 시작됐다. 13~14세기 유럽은 교황의 권위 하락과 왕권이 강해지는 시기였다. 이에 국경을 초월해 만들어진 교황의 템플기사단은 왕들에게 성가신 존재로 다가온다. 게다가 기사단이 가진 엄청난 부와 독자적인 군대는 왕 입장에서는 눈엣가시 같았다. 결국 기사단에 막대한 빚을 지고 있던 프랑스의 필리프 4세는 템플기사단의 현금과 금은보화를 뺏기로 결심한다. 기사단은 이단, 우상숭배, 동성애라는 누명이 씌워진 채 기습적으로 체포되었다. 체포된 인원은 기사를 포함해 기사단을 보좌하는 이들까지 합쳐 2000명에 달했다. 당시 교황 클레멘스 5세는 프랑스 왕에게 거의 종속된 관계로 기사단 편을 들어줄 수 없었다. 1314년 3월 템플기사단의 마지막 단장 자크 드 몰레는 화형대에서 프랑스 왕과 교황에게 “1년 안에 자신과 함께 하느님의 심판대에 서자”고 소리쳤다. 그의 저주대로 교황과 왕은 지병과 사고로 몇달 후 사망했다. 게다가 필리프 4세의 아들까지도 저주를 받아, 그의 카페 왕조는 7년 뒤 종말을 고했다. 드 몰레의 저주는 이렇게 중세 유럽의 유명한 전설로 남게 된다. 드 몰레와 노르망디의 지역 단장 고네빌이 템플기사단의 빛나는 전통대로 용감하게 죽은 후, 현재까지 기사단은 많은 전설과 음모론에 계속해서 등장한다. 예수가 최후의 만찬 때 썼다는 ‘성배(Holy Grail)’의 전설과 기사단이 합쳐져, 이들은 성배의 수호자로 묘사되기도 했다. 영화 ‘인디아나 존스와 최후의 성전’에서 성배를 지키는 템플기사가 기억나는 독자들도 있을 것이다. 기사단은 700년 전에 해체됐지만 이들은 지하로 잠적하여 지금까지도 은밀한 활동을 한다는 주장도 있다. 대표적인 예가 베일에 가린 조직인 프리메이슨이다. 이들의 기원은 템플기사단이고, 프랑스 혁명의 배후에는 프리메이슨이 있다는 설도 있다. 혁명의 결과로 1793년 루이 16세가 단두대에서 처형되자, 프리메이슨 한 명이 “자크 드 몰레, 당신의 원수를 갚았다(Jacques de Molay, you are avenged)”고 외쳤다는 전설도 있다. 그렇다면 역사적 팩트에 기반해 템플기사단에서 살아남은 기사들은 어떻게 됐을까? 기사단은 이베리아반도에서 언제나 환대받았다. 기사단이 반도에서 이슬람을 몰아내는 데 크게 공헌했기 때문이다. 특히 포르투갈 왕이었던 디니스는 이들의 공로를 결코 잊지 않았다. 디니스는 1319년 ‘그리스도 기사단(Order of Christ)’을 세웠고, 해체된 템플기사단의 많은 단원들이 이곳에 합류했다. 즉 그리스도 기사단은 본질적으로 템플기사단의 이름만 바꾼 조직이었다. 차이가 있다면 이들은 포르투갈 국왕에도 복종을 맹세했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기사단은 포르투갈의 국익을 위해 일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했다. 포르투갈 왕은 왕세자 등을 그리스도 기사단의 단장으로 임명한다. 엔히크 왕자는 기사단의 단장이 된 후 아프리카의 희망봉을 돌아 아시아까지 이르는 항로를 최초로 개척했다. 1497년 인도에 도착한 유명한 탐험가 바스쿠 다가마도 기사단의 단원이었다. 이렇게 대항해시대 때 신대륙을 발견한 포르투갈의 배후에는 템플기사단의 자산이 큰 역할을 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템플기사단의 십자가로부터 유래된 그리스도 기사단의 문양은 포르투갈을 상징하는 십자가로 자리 잡는다. 포르투갈의 여러 기관이 그리스도 기사단의 십자가를 자신들의 상징으로 사용한다. 포르투갈 축구대표팀도 그중 하나다. 포르투갈의 식민지였던 브라질도 이런 영향을 받아 브라질 축구대표팀의 로고에도 그리스도 기사단의 십자가가 들어있다. 공교롭게도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템플기사단의 유산을 물려받은 포르투갈, 브라질과 연달아 맞선 것이다. 따라서 템플기사단의 복장으로 코스프레 할 자격은 프랑스나 잉글랜드가 아닌 포르투갈 팬에 있다.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3.04.29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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