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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우치’, 20세기 CG 살린 21세기 배우들 열연 빛났다
차태현·이희준 등 '21세기 배우'들이 '20세기 CG'로 얼어붙은 '전우치'를 살렸다.21일 KBS 2TV 수목극 '전우치'는 첫 방송임에도 14.9%(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시청률로 1위를 기록했지만, 기대 이하의 CG로 혹평을 받았다. 특히 극중 이희준(강림)에게 속아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도사가 화살을 쏘는 장면은 이날 대표적으로 몰입을 방해했던 순간. 도술로 인해 분신술을 하듯 여러 개로 나뉜 화살은 마치 포토샵으로 다듬은 것처럼 어설프게 처리됐다는 평가다. 방송 말미 차태현(전우치)이 이희준과 싸우는 회상 신에서도 '지구용사 벡터맨'을 연상케 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이희준의 얼음도술로 차태현의 몸이 점차 얼음덩어리로 변하는 장면에선 배우들의 진지한 표정과는 반대로 시청자들에겐 웃음을 선사했다.그렇지만 CG 만으로 '전우치'를 속단하기에는 이르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이날 차태현과 이희준이 보여준 개성 있는 연기가 기대감을 불러 일으켰기 때문. 특히 차태현은 영화 원작에서 시크한 전우치로 등장했던 강동원이 보여주지 못한 넉살좋은 모습까지 장착하며, 또 다른 캐릭터의 전우치를 표현해냈다. 자신의 원수인 이희준과 대립하는 장면에서는 서슬 퍼런 독기를 드러내며 완급 조절에 성공했다. 전작인 KBS 2TV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순정남 천재용 캐릭터로 화제를 모은 이희준 역시 이날 반전 매력을 선보이며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방송 초반 순박한 머슴으로 등장한 이희준은 천재용을 그대로 옮겨온 듯한 표정과 말투를 선보이며 우려를 낳았지만 이내 악한 도사로 변신, 180도 달라진 분위기를 연출했다. 시청자들은 '인간적 전우치를 표현하는 차태현과 연기변신 제대로 보여준 이희준 기대된다' '앞으로 어떤 CG가 나올 지 무서울 정도' 'CG가 배우들의 열연을 가리지 않았으면'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동시간대 방송된 MBC '보고싶다'는 박유천·윤은혜 등 성인 연기자들이 첫등장하면서 10.2%를 기록, 자체 최고 시청률을 올렸으나 2위에 머물렀으며, SBS '대풍수'는 6.9%로 그 뒤를 이었다. 원호연 기자 bittersweet@joongang.co.kr
2012.11.22 10: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