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돈 만지는 사람] 김재혁 스케덤 해외사업총괄팀장, "이제는 1일 1팩 시대에서 1일 1밴드 시대로"
지난해 유튜브 채널 ‘와썹맨’에서 JTBC 장성규 아나운서가 게스트로 출연해 '쁘띠' 시술을 받는 영상이 방송된 적이 있다. 이때 장 아나운서가 받은 시술이 ‘슈링크’였는데, 시술 직후 턱선이 날렵하게 살아난 듯한 효과가 나타나면서 뷰티에 관심이 많은 이들 사이에 슈링크 붐이 일었다.슈링크 리프팅 시술이 트렌드로 떠오르면서 슈링크 시술 기기를 제조하는 클래시스도 덩달아 유명세를 타기 시작했다. 지난해 클래시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475억원·175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36.2%·62.0% 증가해 연간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이렇게 리프팅 의료 기술을 쌓아 온 클래시스가 이번에는 ‘리프팅 밴드’를 내세워 코스메틱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름은 ‘스케덤’이다.이 브랜드를 시작하기 전 클래시스의 ‘리프팅 밴드’는 병원에 애프터 케어용으로 공급되곤 했다. 리프팅 등 시술한 고객들을 위해 처짐 방지용으로 이 밴드를 제공한 것이다.이 팩을 개인적으로 사용하고 싶어 하는 간호사들이 생겨났고, 일반적인 수요가 있다고 판단한 클래시스가 이를 B2C 상품으로 탄생시켰다.클래시스는 본래 갖고 있던 리프팅 기술을 ‘리프팅 밴드’에 집약, 집에서도 간편히 리프팅 효과를 볼 수 있도록 소비자들의 욕구를 채워 줬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클래시스 본사에서 만난 김재혁 스케덤 해외사업총괄팀장은 “클래시스는 국내 1위고, 해외 73개국에 수출하는 의료 기기 전문 회사”라며 “의료 기기를 개발해 온 만큼 기술을 갖고 있을 것이고, 이 기술을 화장품에 접목시킨 브랜드가 ‘스케덤’이라고 보면 된다”고 소개했다.그러면서 그는 “이제 1일 1팩에서 1일 1밴드 시대로 간다”고 강조했다.- 클래시스의 노하우를 화장품에 녹였다. 어떤 노하우인가.“우리는 이 기술을 ‘이네프(INEFU)’라고 한다. 이게 뭐냐면 ‘집속 초음파 기술’이다. 어렸을 때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검은 종이를 태웠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이처럼 집속 초음파를 이용해서 추출물을 넣을 때 고농도로 넣어 주는 것을 말한다.커피콩이라든지 시카(병풀)를 뽑아낼 때 일반 추출 공법보다 두 배에서 세 배를 뽑아 넣는 것이다. 특히 아이패치 주원료가 칼라만시인데, 이때 비타민C를 일반 추출 공법보다 26배 이상 뽑아내 넣을 수 있다.화장품에 들어가는 메인 원료, 예를 들어 시카나 펩타이드를 고농도로 추출한다는 것이다.” - 스케덤 브랜드 컨셉트는.“‘스킨 디자인 바이 사이언스(SKIN DESIGN BY SCIENCE)’. 과학적 기술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다. 스케덤은 피부의 타고난 빛과 본연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기 위해 자연의 유효 성분을 추출하고 효과적으로 정제해 눈에 보이는 변화를 추구한다. 더 좋은 성분, 더 아름다운 컬러를 개발하기 위해 자체 코스메틱 연구소에서 항시 연구 개발에 힘쓰며, 스케덤만의 기술을 통해 남다른 개성과 뷰티 라이프를 디자인하는 것이 스케덤의 슬로건이자 컨셉트라고 할 수 있다.” - 우리나라 뷰티 시장은 포화다. ‘리프팅 밴드’로 굳이 뛰어든 이유가 있나.“포화 상태지만 파이는 나눠 먹기보다 키워 먹어야 한다. 그리고 국내는 포화라고 볼 수 있지만, 해외는 블루오션이고 '포텐셜(잠재성)' 마켓이 아직 많다.국내만 신경 쓰는 게 아니라 결국 수출로 키우려고 한다. 그래서 먼저 코스메틱의 본고장인 미국에 아마존을 통해 온라인 판매를 시작했고, 국내 온라인 유통망을 거쳐 현재는 H&B 스토어·면세점·백화점·편집숍 등 다양한 유통망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렇게 판매되면서 홍보되고, 해외 바이어들이 직접 찾아와 콘택트한다.스케덤을 시작한 지 아직 2년이고, 정말 짧은 시간이다. 아직은 예열 단계다. 지금은 이 브랜드에 대한 질적 성장을 만들어 가는 중이고, 2년 이후에는 양적 성장까지 이뤄 낼 것이다.” - 리프팅 밴드는 어떻게 탄생했나.“리프팅 밴드는 누군가는 슈링크 시술을 받고 싶어 하지만 비용 부분에서 부담스러울 수 있고, 집에서 편하게 받고 싶어 할 거라고 생각했다. 이를 풀기 위해 홈 케어·페이스 피트니스를 밴드로 얼굴에도 주자 싶었다.스케덤 이전에도 유사 제품은 있었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이네프 기술이 있으니 독자 기술을 갖고 제품을 만들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 - 시판되는 리프팅 밴드와 다른 점은 이네프 기술뿐인가.“히드로겔 기술이 있다. 밴드를 착용했을 때 얼마나 편한가를 결정한다. 편하면서도 밴드가 당겨지면서 리프팅 효과를 줘야 하기 때문에 이 기술이 중요하다.” - 제품군을 늘려 가고 있다.“이번에 새로 나온 상악 밴드는 똑같이 리프팅 효과를 상악에 적용시키는 것이다. 기존 리프팅 밴드가 하악이라고 하면 이것은 상악, 광대 쪽을 올려 주는 임상 실험을 통과해 출시한 것이다.‘볼 광대 리프팅 개선 및 부기 완화 효과’ 및 ‘피부 일차 자극’에 관한 인체 적용 시험을 통해 객관적으로 입증받았다.” - 밴드로 리프팅된 것 같은 변화를 느끼려면 얼마나 착용해야 하나.“리프팅 밴드는 4주 동안 실험한 뒤 결과를 보고 만들었다. 주 5회를 권장하고, 착용했을 때 20~30분, 4주간 이용하면 된다.해외 전시회에도 나가고, 이 제품에 대해 설명을 많이 했다. 동양 쪽에서는 브이가 유명하고, 서양 쪽에서는 턱 처짐을 올려 주는 것에 관심이 많다.” - 해외시장에서 스케덤 상품에 대한 반응은 어떤가.“이번에 이탈리아 코스모프로프 전시에 나갔을 때 폴란드·스페인·프랑스의 홈쇼핑 업체에서 많은 관심을 보였다. 폴란드와 스페인 등 유럽 시장은 H&B 스토어보다 프로페셔널 마켓, 즉 네일이나 헤어 시장이 강하다. 그런 시장을 많이 갖고 있는 이들이 리프팅 밴드와 서비스를 접목시키려고 했다. 예를 들어 네일과 헤어를 기다려야 하는 시간에 서비스로 제품을 가져가려는 식이었다. 유럽에서는 특히 시카에 대한 관심이 높다. 유럽이나 미주 시장은 시카 원료를 잘 모른다. 이건 동양적인 허브 원료라고 보면 된다. 효과·효능이 있는지에 대해서는 화장품을 유통하는 분들 정도만 안다. 이런 원료가 있고, 어떤 기술을 접목시켜서 고농도 원료를 배합시키고 착용했을 때 효과가 있다고 A부터 Z까지 얘기할 때 관심도가 아주 높아진다.유럽 시장에서는 지금 스케덤 제품이 단순 화장품 또는 마스크 제품이 아니라 스페셜 케어 제품으로 프리미엄 시장에 적합하다는 의견이 있다. 또 유럽 시장에서는 ‘파이오니어(Pioneer)’ 즉 스페셜 케어 ‘개척자’로 호평받는다.”- 전 세계 뷰티 시장 중 잠재력이 있는 곳은 어디인가.“해외 화장품 쪽으로 보면 아무래도 중국 시장이 제일 크다. 하지만 포텐셜로 보면 유럽 시장이나 러시아 시장이 기대된다.” - 해외 뷰티 시장과 우리나라는 어떤 차이가 있나.“일단 장단점이 있다. 기술력과 제조력만 봤을 때는 우리나라가 굉장히 높다. 하지만 유럽 등 타 시장을 보면, 기술력이 없는 대신 바이 파워가 있다. 구매력과 유통망이 있다는 얘기다. 특히 세포라나 붓츠·레뚜왈 등 유통망이 굉장히 강하게 구성돼 있다.” - 이제 2년의 브랜드 ‘스케덤’의 향후 20년 청사진은. “현재 글로벌 브랜드 클래시스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새로운 뷰티 라이프를 만들기 위해 항상 기본에 충실한 연구를 진행한다. 덕분에 소비자들의 긍정적 호응과 팬층도 점차 확보해 가는 중이다.최근 소비자들이 집에서도 전문적으로 관리하고 싶어 하는 니즈가 높아지는 만큼 향후 홈 케어 산업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한다. 스케덤이 론칭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브랜드지만 소비자들이 원하는 빠른 니즈와 트렌드를 반영해 퀄리티 높은 제품들을 만들고, 코스메틱 시장을 선도하는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키워 나갈 것이다. 스케덤은 앞으로 기초 화장품 라인·색조 화장품 라인을 론칭할 예정이며,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로 도약할 계획이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tbc.co.kr사진=정시종기자 jung.sichong@jtbc.co.kr
2019.05.03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