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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인터뷰] '퓨처스 ERA 1.61' 김규연, 이제 1군 필승조를 꿈꾼다 "목표는 20홀드!"

"올해는 내 장점을 좀 더 살리고,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 1군에 계속 남고 싶다. 최종 목표? 일단 20홀드다."프로 4년 차를 맞이하는 오른손 투수 김규연(22·한화 이글스)의 목표는 거침이 없었다.김규연은 지난 2021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8라운드(전체 72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순번이 말해주듯 입단 때부터 큰 기대치를 받았던 투수는 아니었다. 고교 시절 유격수로 뛰다 타격이 부진해 투수로 전향했다. 고교 시절 이미 최고 구속 144㎞/h를 찍을 정도로 잠재력이 있었으나 즉전감은 아니었다.그리고 어느 덧 3년 차를 맞았던 지난해, 데뷔 후 처음으로 인상적인 성적을 남겼다. 퓨처스(2군)리그에서 21경기 22와 3분의 1이닝을 소화하면서 2승 1패 1세이브 4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이 1.61에 불과했다. 비록 2군 기록일지라도,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준 성적표였다.1군 등판 역시 이전과 달랐다. 1군에서도 23경기에 등판한 그는 평균자책점 2.75를 남겼다. 19와 3분의 2이닝을 투구하는 동안 탈삼진이 20개에 달했다. 1군 데뷔로만 만족해야 했던 2022년(평균자책점 5.27)과는 확실히 달랐다. 스프링캠프까지 얼마 남지 않은 지금은 몸을 만드는 데 한참이다. 최근 본지와 만난 김규연에게 지난 시즌에 대해 묻자 "입단 후 가장 많이 던져 본 시즌이다. 경험도 많이 쌓았다. 필승조에 진입했던 건 아니지만, 동점 상황에도 나서보고 1점 차 세이브(개인 1호)도 겪었다"며 "정말 많이 성장한 해"라고 돌아봤다.정신적으로도, 기술적으로도 2022년보다 분명 성장했다고 했다. 김규연은 "처음 1군에 올라왔던 2022년보다 여유가 많이 생겼다"며 "변화구 제구도 확실히 나아졌다. 포크볼을 구사할 때 스트라이크존에 넣고 빼고가 가능해졌다. 이제 투구할 때 그림이 그려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야수 출신인 김규연이었기에 더 뜻깊은 성장이다. 그는 "이전에는 공만 빠른 야수 느낌일 때도 있었다. 하지만 구위도 점점 묵직해지고, 구속도 올라오면서 분명 달라지고 있다"며 "구속을 올리기 위해 밴드 훈련, 순간 스피드 훈련도 많이 했다. 팔 스윙 스피드가 빨라야 했다. 수건을 들지 않고 마운드 위에 올라가 섀도 피칭도 반복했다"고 설명했다.불펜도 체질에 맞았다. 김규연은 "무조건 세게, 전력 투구한다"며 "처음에는 선발 투수로 등판했는데, 불펜 투수로 자리를 바꾼 후 구속이 계속 올라왔다. 캐치볼할 때도, 마운드 위로 올라갔을 때도 무조건 전력으로 투구한다. 웨이트도 열심히 했고, 힘을 쓰는 타이밍을 찾아가면서 구속이 점차 올랐다"고 전했다.2군, 이어 1군에서도 함께 한 최원호 감독에게도 감사하다고 했다. 김규연은 "투구 관리를 정말 세심하게 해주셨다. 특히 2군에서 어린 선수들이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만들도록 지도하신 분이다. 아침 6시에 일어나 7시 웨이트로 하루를 시작하는 게 당연해졌다"며 "투수 출신이시다 보니 피칭 때도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신다. 내 직구가 약간 투심성으로 말리는 편이다. 감독님께서 무브먼트를 고려해 좌우 제구를 할 때 공 1개가 더 빠진다고 보고 던져야 한다고 해주셨다.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고, 변화구는 유인구로 떨어뜨리는 것과 존에 넣는 것을 마음대로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씀도 자주 하신다"고 전했다. 더 나은 시즌을 위해 올 겨울 구슬땀을 흘렸다. 김규연의 훈련을 맡은 YTC의 윤형준 트레이너는 "김규연은 파워에서 강점이 보이고, 몸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선수"라며 "올 겨울 동안 지면 반력을 더욱 강하게 생성할 수 있게 준비했다. 그리고 그 힘을 더 부드러운 투구 동작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몸이 좋은 선수지만, 근력에서도 더 발전할 수 있는 요인이 많다. 근력 향상에서 선수가 시간을 많이 쏟았다"고 소개했다.김규연의 목표는 당차다. 그는 "안 아프고 시즌을 완주하는 게 1차 목표다. 계속 1군에 있어야 기회도 받고, 경험도 쌓인다. 건강하게 내 장점인 부분을 1군에서 살리고 싶다"며 "올 시즌 최종 목표는 20홀드"라고 다짐했다. 사실상 풀타임 필승조를 꿰차겠다는 선언이다.그러려면 필요한 게 있다. 장점인 구속도 좋지만, 제구다. 김규연은 "구속을 키울 욕심은 분명 있다. 하지만 직구만 좋다고 되는 건 아니다. 포크볼도, 슬라이더도 가다듬고 있다. 볼을 남발하지 않는 게 가장 중요하다"며 "처음에는 맞지 않으려고 코스를 보고, 스트라이크존 코너로만 던졌다. 하지만 더 어려워지더라. 지난 시즌에는 스트라이크존을 크게 보고, 무조건 가운데를 보고 던졌다. 조금씩 내 존을 좁히겠지만, 우선은 스트라이크를 던지면서 자신감을 키우겠다"고 전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1.29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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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 포커스] 절친 손아섭도 본 '강정호 특강' 효과…부활 위한 김재환 미국행

손아섭(35·NC 다이노스)의 부활을 도운 강정호(은퇴)가 김재환(35·두산 베어스)까지 살릴 수 있을까.김재환은 지난 2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팬 행사 '곰들의 모임'에 참석한 뒤 바로 개인 훈련을 위해 미국행 비행기에 올랐다. 미국 LA에서 야구 아카데미를 운영 중인 강정호를 만나기 위해서다. 강정호의 코칭은 올 시즌 KBO리그 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화제가 됐다. 지난겨울 강정호로부터 레슨을 받은 손아섭이 완벽하게 부활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타율 0.277로 자존심을 구겼던 손아섭은 올해 타율 0.339로 생애 첫 타격왕에 올랐다.손아섭만큼 부활이 절실한 타자가 바로 김재환이다. 2021시즌 종료 후 4년 총액 115억원 계약으로 두산에 잔류한 그는 지난해 타율 0.248 24홈런을 기록하더니 올해는 타율 0.220 15홈런에 그쳤다. 통산 장타율 0.510에 이르는 그가 올 시즌에는 0.331에 그쳤다. 1군에 출전하기 시작한 2014년 이후 가장 낮은 장타율이었다. 강정호는 개인 유튜브 채널을 통한 '원거리 코칭'으로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강정호는 영상을 통해 한동희(롯데 자이언츠) 등 부진한 타자들의 스윙을 분석했는데, 그중 하나가 김재환이었다.강정호는 "김재환의 스윙을 보면 얼굴과 방망이가 굉장히 멀다. 힘을 잘 못 쓰고 있다. 타격 시 중심이 너무 뒤에 있다. (임팩트 때) 눈과 타격 포인트가 너무 떨어져 있다"며 "그가 가장 좋았던 2016~2017년에는 배트가 몸에 붙어서 나왔다. 얼굴이 방망이와 굉장히 가까이 있었다. 또 지면 반력(지면에 힘을 가했을 때 반작용력)을 잘 이용했다"고 비교했다. 강정호는 이어 "(훈련 때) 김재환이 자꾸 (공을) 깎아 치고 있다. 그는 타구 스피드가 가장 빠른 타자다. 발사각을 30~35도까지 높여도 된다. 훈련 때부터 다운스윙하는데, 방법부터 바꿔야 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강정호에게 김재환의 타격 영상을 보낸 건 강정호의 광주 동향 친구이자 김재환의 선배인 양의지로 알려졌다. 양의지는 지난 27일 KBO 시상식에서 수비상을 탄 후 인터뷰 중 김재환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재환이가 내 친구(강정호)에게 갔다. (내년 부활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라고 기대했다. 김재환은 손아섭과도 절친한 사이다. 두 사람이 강정호에게 보여준 믿음이 김재환의 결심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김재환의 부활이 간절하다. 올 시즌 양의지를 4+2년 최대 152억원에 영입하며 타선 보강을 꿈꾼 두산은 김재환의 부진 탓에 득점력이 저조했다. 선수 시절 최고의 홈런타자였던 이승엽 두산 감독은 이례적으로 마무리 훈련에 김재환을 불러 맨투맨으로 '지옥 훈련'을 시켰다.김재환이 부활한다면 팀이 얻을 '리턴'도 크다. 2018년 44홈런을 터뜨리며 '잠실 홈런왕'이 돼 MVP(최우수선수)까지 수상한 그는 올 시즌에도 타구 속도(평균 141.6㎞/h·리그 3위) 만큼은 리그 최상급이었다. 올해 두산은 5위를 하고도 팬들에게 사과문까지 올렸다. 김재환이 '왕조 부활'을 위한 키 플레이어라는 건 틀림없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2.01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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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 리포트] 강속구의 비결, '키네틱 체인'

세계 야구는 강속구 열풍이다. 메이저리그(MLB)의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매년 증가해 올 시즌 151㎞/h를 기록 중이다. 2014년 기준 KBO리그와 비슷한 패스트볼 평균 구속(142㎞/h)을 기록했던 일본프로야구도 올 시즌 그 수치를 146㎞/h까지 끌어올렸다. 반면 KBO리그는 구속 향상을 이루어 내지 못했다. 지난해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이 메달 획득에 실패하자, 구속을 비롯한 국제 트렌드를 쫓아가지 못한다는 비판도 함께 따라왔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구속을 올릴 수 있을까. MLB가 속도 경쟁에서 앞선 비결 중 하나가 바이오 메커닉스 분석이다. 이는 슬로 모션 카메라나 모션 캡처 센서 등 각종 장비를 이용하여 운동 동작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모든 행위를 통틀어 뜻한다. 더는 맨눈과 경험에 의존하지 않고 보다 객관적인 분석을 가능하게 해 신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이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투수들은 저마다 투구 폼이 다르다. 그러나 신체를 사용하는 원리는 똑같다. 따라서 빠른 공을 던지는 원리도 같을 수밖에 없다. 바이오 메커닉스 분석은 이 공통점을 찾아내어 개인 스타일(투구폼)이 아닌 보편성(빠른 공을 던지는 원리)에 근거해 명확한 해답을 제시한다. 구속을 결정하는 요인은 간단하다. 팔을 휘두르는 속도가 빠를수록 구속은 빨라진다. 하지만 오직 팔의 힘으로 시속 140㎞가 넘는 공을 던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빠른 공을 던지기 위해선 팔이 아닌 다른 부위로부터 반드시 도움을 받아야 한다. 신체 부위들은 관절을 통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어 특정 부위에서 다른 부위로 향한 에너지의 전달이 가능하다. 이러한 '키네틱 체인(kinetic chain·신체 부위 간의 힘 연결성)'은 투구 동작에서도 활용된다. 투수는 앞다리를 들어 올리는 '리프팅' 후 홈 플레이트를 향해 하체가 뻗어 나가는 '스트라이드'를 통해 에너지를 생성한다. 이 에너지는 발목부터 시작해 무릎과 허리를 지나 상체로 넘어간다. 그 후 어깨-팔꿈치-손목 순으로 이동, 최종적으로 손끝에 다다르며 공을 던지면 투구 동작이 완성된다. 하체가 생성한 에너지가 크다면, 체인을 통해 상체로 전이되는 에너지도 비례해 커져 구속이 향상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흔히 하체 위주 투구폼이 강조되는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하체에서 상체로 전이될 강한 에너지를 생성하는 원리도 존재한다. 바로 ‘지면 반력(反力)’인데, ‘모든 작용엔 같은 크기의 반작용이 존재한다’는 뉴턴의 제3 법칙에 따라 지면에 힘을 가할 때 일어나는 에너지를 의미한다. 효율적인 지면 반력을 활용하면서 투수는 지면으로부터 큰 에너지를 생성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하체를 지나 상체로 전달할 수 있고 이에 따라 구속이 향상된다. 투수가 활용하는 지면 반력은 크게 두 가지다. 뒷발(우투수 기준 오른발)을 이용한 추진력과 앞발을 이용한 제동력이다. 투수는 스트라이드 시 뒷발로 투수판을 밀어준다.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투수판과 반대 방향인 홈 플레이트를 향한 에너지가 생성된다. 이어 하체가 홈 플레이트를 향해 뻗어 나간다. 뒷발의 지면 반력은 자동차의 가속 페달과 같은 역할을 한다. 뒷발로 지면을 강하게 밀수록 추진력이 향상된다. 스트라이드가 끝나면 리프팅 했던 앞발이 착지한다. 앞발이 땅에 닿아 눌러주면 이에 따른 반작용으로 지면에서 생성된 에너지가 키네틱 체인을 통해 상체로 전달된다. 앞발의 지면 반력은 자동차의 브레이크 페달과 같은 역할을 한다. 빠르게 달리던 자동차가 급정지하면 탑승자의 몸이 앞으로 튕겨 나가는 것과 같은 원리다. 브레이크를 강하게 밟을수록 관성에 의해 몸이 더 많이 튕겨 나가듯이 스트라이드 후 앞발로 강하게 착지할수록 더 많은 에너지를 상체로 전달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지면 반력의 크기와 구속은 반드시 정비례할까? 그렇진 않다. 지면 반력으로 에너지를 많이 생성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손실 없이 온전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에너지 전달은 거저 이뤄지지 않는다. 효율적인 에너지 전달을 위해선 각 신체 부위가 올바른 순서로 움직여야 한다. 이 순서를 뜻하는 것이 바로 ‘키네마틱 시퀀스(Kinematic Sequence·힘의 연결 순서)’다. 투구 동작은 항상 신체가 측면을 향한 채 시작한다. 야구인들은 이 상태를 ‘닫혀 있다’고 표현한다. 그리고 회전 운동을 통해 신체가 정면을 향하는 것을 ‘열린다’고 표현한다. 투구 동작에서 올바른 순서는 신체의 열림이 골반-어깨-팔 순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골반이 아니라 어깨가 먼저 열리는 등 이 순서가 지켜지지 않으면 에너지 전달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즉 에너지의 손실이 생긴다. 에너지를 온전히 전달받지 못한 팔은 스스로 새로운 에너지를 생성해야 한다. 그러면 빠른 공을 던지기 어려워지고, 팔이 받는 부담도 증가해 부상 위험이 생긴다. 투구 밸런스가 무너진 투수에게 흔히 ‘몸이 일찍 열린다’, ‘공을 팔로만 던진다’라는 평가가 내려지는 것도 이러한 키네마틱 시퀀스가 올바르게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국내에도 과거에 비해 바이오 메커닉스 분석에 대한 인지도가 상승하여 다수의 프로 구단이 활용하는 추세다. 외부 업체와 협약을 맺어 모션 캡처 센서와 지면 반력 측정기가 설치된 구단들이 증가하고 있다. 사설 아카데미나 고교야구 팀에서도 이러한 장비들을 도입하는 곳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한국 야구가 바이오 메커닉스 분석을 본격적으로 받아들인 지 몇 년이 지나지 않았다. 이를 고려하면 향후 국내 선수들의 구속 증가에 대한 전망은 낙관적이라고 볼 수 있다. 지금은 생소해 보일 수 있는 각종 측정 장비들이 상용화되면 한국 야구의 수준이 한 단계 더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양재석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 2022.08.09 15:31
스포츠일반

날았다, 밸런스왕 우상혁

한국 높이뛰기 간판 우상혁(26·국군체육부대)은 '후천적 짝발'이다. 8살 때 택시 바퀴에 오른발이 깔리는 사고를 당한 뒤 그 후유증으로 오른발(265㎜)이 왼발(275㎜)보다 1㎝ 작다. 일상생활에는 큰 지장이 없지만 '운동선수' 우상혁에게는 큰 핸디캡이다. 20년 넘게 한국 육상을 담당한 성봉주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 수석연구위원은 "짝발이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건 밸런스"라고 말했다. 높이뛰기는 도약의 힘을 통해 수평으로 설치된 바를 뛰어넘는 종목이다. 큰 보폭을 이용해 도움닫기 한 뒤 도약 후 정점에서 어깨를 뒤로 눕히는 아치 자세(배면뛰기)로 전환해야 한다. 이상적인 도약을 위해선 도움닫기 때 강한 추진력이 필수다. 김도윤 인천스포츠과학센터장은 "짝발이면 쉽게 말해 뒤뚱뒤뚱 걷는 걸 연상할 수 있다. 그렇게 하면 밸런스가 흔들린다. 짝발이 오래됐으면 골반도 조금 틀어졌을 수 있다"며 "좌우 밸런스가 딱 맞아야 도약 후 좋은 자세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이 부분에서 우상혁은 리하다"고 했다. 이어 "짝발이라면 공중 동작에서 균형을 잡아 뜨는 게 쉽지 않았을 거다. 안정적으로 경기하는 걸 보면 몸이 (짝발에 맞게) 보정된 것 같다"고 말했다. 대전 중리초 4학년 때 육상에 입문한 우상혁은 윤종형 코치의 제안으로 높이뛰기를 시작했다. 그때부터 '밸런스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도움닫기 동작에서 밸런스가 흔들리면 공중에서 수평의 바를 넘기 힘들다. 그는 지난해 도쿄 올림픽 당시 "아무래도 발 크기가 다르니 밸런스가 맞지 않는다. 균형감에 문제가 있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한 발로 서서 다른 발로 장기알을 옮기는 훈련 등을 통해 약점을 보완했다. 반복된 훈련 덕분에 세계 최고 수준의 도움닫기와 아치 자세를 만들어냈다. 성봉주 수석연구위원은 "높이뛰기가 (도약 직전) 두 발이 아닌 한 발로 점프한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만약 두 발로 점프하게 되면 밸런스가 맞지 않아 좋지 않은 영향이 더 클 수 있었다"고 말했다. 높이뛰기 선수들은 키가 크다. 도쿄 올림픽 높이뛰기에 출전한 남자 선수들의 평균 신장은 1m90.6㎝로 원반던지기(1m93.6㎝)에 이어 육상 종목에선 두 번째로 컸다. 키가 크면 무게 중심이 높게 형성돼 유리하다. 그런데 우상혁은 키가 1m88㎝로 크지 않다. 대신 강한 발목 힘을 이용해 부족한 '키의 밸런스'를 맞춘다. 김도윤 센터장은 "높이뛰기 선수들은 발목이 중요하다. 정말 잘 뛰는 선수들을 보면 발목이 가늘다. 모든 체중이 한 스폿(발목)에 집중돼 더 좋은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며 "높이뛰기는 도약거리가 길지 않아 순간적으로 치고 올라가는 게 중요한데 우상혁이 이걸 잘하는 느낌"이라고 했다. 성봉주 수석연구위원은 "우상혁은 이전에 발목을 많이 다쳐서 고생했다. 그래서 (김도균 코치와 함께) 발목 힘을 강화하기 위해 트레이닝을 많이 했다"며 "효율적으로 점핑해서 공중으로 뛰어오르는 기술에 대해 운동 역학 분석자들이 (선수 옆에) 붙어서 연구도 계속했다"고 전했다. 발 사이즈가 작다는 평가도 있다. 프로야구 A 구단 수석 트레이너는 "발바닥이 크면 지면 반력을 많이 사용할 수 있다. 너무 작아도 안 되고 커도 문제지만 키가 크면 클수록 보통 발이 커진다. 1m88㎝에 265㎜면 작은 편에 속한다"며 "건물에 비유하면 지지대가 작은 거다. 발이 작으면 무게를 받치는 힘이 부족할 수 있다. 더욱이 짝발이면 밸런스가 깨질 수 있는데 우상혁의 도약 발이 (더 작은 오른발이 아닌) 왼발이어서 다행"이라고 했다. 우상혁은 지난 19일 한국 육상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미국 오리건주 유진에서 열린 2022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높이뛰기 결승에서 2m35를 넘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실외에서 열리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메달을 딴 건 2011년 대구 대회에서 경보의 김현섭(동메달) 이후 11년 만이었다. 성봉주 수석연구위원은 "키도 작고 팔 길이도 짧았지만 훈련을 통해 불리함을 극복했던 박태환(수영)이 생각났다. 우상혁도 핸디캡을 넘어서기 위해 누구보다 노력을 많이 한 의지의 한국인"이라고 평가했다. 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2.07.21 05:30
야구

'람보르미니' 박해민 도루 성공률↑, 3가지 바꿨다

삼성 박해민(26)의 발이 다시 빠르게 움직인다.박해민은 지난해 도루 60개로 이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구단 역사상 개인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을 새로 썼고, 성공률도 88.2%로 높았다. 대구 팬들은 그런 그에게 스포츠카 제조업체를 빗댄 '람보르미니'라는 별명을 붙여줬다.그런데 올 시즌 초반, 거짓말처럼 도루 실패가 많았다. 지난 3일 넥센전까지 성공은 단 1개였던 반면 실패는 6개나 된다. 지난달 13일 NC전에서 첫 도루를 성공시킨 뒤 4차례 연속 실패했다. 류중일(53) 삼성 감독은 "누상에 진루해서 발 빠르게 뛰어줘야 할 선수가 부진하니…"라며 한숨을 내뱉었다.최근에야 그의 도루 갯수와 성공률이 제 자리를 찾고 있다. 지난 4일 넥센전부터 22일 NC전까지 7차례 도루를 시도해 모두 성공했다. 성공률도 이제 50%(57.1%)를 넘겼다. 도루 부문 공동 5위(8개)에 올라있다. 이유 모를 부진으로 박해민과 김평호 삼성 주루코치는 고민했다. 박해민도 "그라운드가 비에 젖은 상태에서 한 번 미끄러진 적 있다. 그 뒤로 뭔가 이상이 있지 않나는 생각이 가시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 코치도 "박해민의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한참 고민했다"고 말했다.머리를 맞댄 끝에 결국 문제점을 찾아냈다. 스파이크의 차이였다. 지난해 박해민은 징이 달린 스파이크를 신었다. 올시즌 스파이크엔 징이 없다. 김 코치는 "스타트가 좋아 '세이프다' 싶을 때도 아웃된 적이 있었다. 스파이크는 스타트에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스파이크의 징은 땅을 더 강하게 차고 나가는 걸 돕는다. 지면 반력이 강해진다. 징이 사라지니 스타트에 힘을 싣는 데 문제가 생겼다. 박해민은 "스파이크에 영향이 있는 것 같았다. 그래서 코치님과 논의한 뒤 바로 바꿨다"고 말했다.김 코치는 "스즈키 이치로(마이애미)도 스파이크가 마음에 들지 않아 교체한 적이 있다"고 귀띔했다. 발 빠른 교타자인 이치로는 주루 플레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가벼운 스파이크를 특별 주문 제작한다. 스타트 준비 자세에서도 미세한 차이를 찾아냈다. 김 코치는 영상 분석으로 1루에서 2루까지 가는 데 몇 걸음을 뛰었나를 비교했다. 김 코치는 "지난해엔 열 두 걸음으로 충분했다. 올해는 열 세 걸음으로도 모자랐다"고 설명했다. 스타트 자세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김 코치는 구체적인 차이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비밀"이라고 했다.심리적인 영향도 이었다. 박해민은 시즌 개막 뒤 4월 한 달 동안 타율 0.173으로 부진했다.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중 최하위인 '멘도사 라인'에 서 있었다. 하지만 5월 들어 타율 1위(0.446)에 오를 만큼 타격감을 회복했고, 시즌 타율 역시 0.295까지 올라갔다. 박해민은 "타격이 좋아지니 도루에도 영향이 있는 것 같다. 4월엔 워낙 출루 자체를 못 했으니 '한 번 뛰어 찬스를 만들어야 하는데'라는 조급함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지금은 출루율이 높아졌고, 뛸 기회도 많아졌다. 부담은 자연히 줄었다. 김 코치도 "스트레스가 많이 줄었을 것이다"고 분석했다.김평호 코치는 박해민의 2년 연속 도루왕을 자신한다. 그는 "해민이가 지난해만큼 출루하면 도루왕에 오르는 것에 자신 있다"고 강조했다. 박해민의 출루율은 4월 0.218에서 5월 0.493으로 향상됐다. 도루 1위 이대형(kt·16개)과 박해민의 도루 수는 8개 차이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았다.이형석 기자 2016.05.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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