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IS 포커스] 시작부터 꼬인 NC, 6년 만에 연봉 조정 선수 나올 뻔했다
NC의 2018시즌은 시작부터 꼬였다. 6년 만에 연봉 조정신청 선수가 나올 뻔했다.지난해 겨울 NC의 연봉협상은 유독 더디게 진행됐다. 갈등의 골이 깊은 곳은 타자보다 투수 파트였다. 그리고 최근 몇 년 동안 팀 성적의 근간을 만들어 준 불펜 쪽에서 불협화음이 터져 나왔다. '더 달라'는 선수와 '대폭 인상은 없다'는 프런트의 입장이 엇갈렸다. 이 과정에서 이해하기 힘든 협상을 하기도 했다. 연차가 낮은 투수 A를 하루에 3번이나 불러 도장을 찍게 했다.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았다. A는 자신의 요구액이 아닌 구단 제시액이 결국 사인을 했다. 당시 사정을 알고 있는 관계자는 "금액은 첫 제시액 대비 500만 원 정도가 오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진짜 갈등은 B선수였다. 몇 년째 불펜에서 마당쇠 역할을 한 B는 구단 제시액에 크게 반발했다. 그리고 선수협에 '연봉 조정을 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뒤 관련 자료를 모았다. KBO 규약에 따르면 연봉 조정을 원하는 구단이나 선수는 매년 1월 10일 오후 6시까지 조정신청서를 총재에게 제출해야 한다. 선수 및 구단은 조정 신청 마감일로부터 5일이 되는 날 오후 6시까지 자신들이 원하는 연봉을 산출한 근거 자료를 KBO에 내야 한다. 양쪽 모두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조정 신청이 취하된 것으로 간주된다. 조정 신청을 낸 마지막 선수는 2012년 이대형(당시 LG)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구단 제시액에 사인하면서 조정이 취소됐고, 이후 연봉 조정을 신청한 선수조차 없다.B는 적극적으로 연봉 조정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결국 사인을 했다. B는 계약 이후 주변에 "구단에서 연봉 조정 움직임을 알아채고 마감이 되는 시기까지 제대로 된 협상 테이블을 차리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말하고 다녔다. 연봉 조정 자체가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구단 입장에선 선수와 갈등을 빚고 있다고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불펜 투수 C도 B와 함께 선수협에 연봉 조정을 문의했다. 마찬가지로 신청은 하지 않았지만 '불만'을 갖고 협상 테이블을 접었다. 에이전트 D는 "연봉 협상은 선수나 구단 모두가 만족하는 결과를 안고 마무리하긴 쉽지 않다. 그러나 지난해 겨울 NC에선 동시다발적으로 문제가 발생했다. 연봉 고과 자체가 투수보다 타자에 유리하다는 말도 한다. 아무래도 많은 이닝과 많은 투구를 한 불펜에서 불만이 많을 수밖에 없다"고 상황을 설명했다.갈등을 덮고 시작한 시즌의 결말은 '최악'에 가깝다. 공교롭게도 NC의 팀 평균자책점은 5.59로 최하위. 불펜 평균자책점도 6.06으로 바닥을 쳤다. 그리고 김경문 감독의 사퇴로 이어졌다. 어쩌면 빨간불은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 이미 켜졌을지 모른다.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ins.com
2018.06.04 1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