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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존] 꼬픈남, 베이글녀…연예인, 뜨려면 수식어 붙여라
요즘 연예인의 이름이나 그룹명 앞에 수식어가 붙지 않으면 허전할 정도로 수식어를 이용한 홍보가 대세다. 배우들의 경우 극중 캐릭터를 대중들에게 쉽게 각인시킬 수 있고, 가수들은 자신의 네임밸류을 높일 수 있는 손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리스마·엽기·제2의○○ 등과 같이 한물간 수식어로 마케팅을 한다면 안하느니만 못하다. '까도남'부터 '체육돌' 등 신조어 수식어가 아니라면 어디가서 명함도 내밀 수 없다. 처음 단어를 접한 사람들은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없는 신조어 수식어가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3가지. 우선 뜻이 궁금해서 단어를 검색하게 된다. 또 신조어 대부분이 줄임말이기 때문에 한 번 알고 나면 절대 잊어버리지 않는다. 게다가 다른 연예인들과 차별화할 수 있어 좋다. ▶줄임말이 대세 작품 속 캐릭터의 특징을 나타내는 수식어 중에서 요즘 가장 '핫'하게 떠오르는 단어는 차가운 도시 남자를 줄인 '차도남'이다. 외적으로 세련됐으면서 성격이 쌀쌀맞고 차가운 도시 출신의 남자를 지칭한다. KBS 2TV 월화극 '매리는 외박중'에서 김재욱이 맡은 재벌가 아들 정인 역이 '차도남'의 대표적인 예다. 김제동이 최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차도남'을 가을에 차이고 도로 위에 있는 남자라고 패러디한 이후 뜻이 변질될 뻔 했지만 다행스럽게도(?) 아직까지 '차도남'은 전자의 뜻으로 통용되고 있다. '차도남'을 각색한 '차조남'도 등장했다. 지난 2일 종영한 KBS 2TV '성균관 스캔들'에서 성균관 유생으로 출연한 박유천·유아인·송중기가 인기몰이를 하면서 생긴 말. 차가운 조선 남자라는 뜻이다.이와 유사한 것으로 '까도남'이 있다. 까칠한 도시 남자라는 뜻인 이 단어는 SBS 주말극 '시크릿 가든'에 출연 중인 현빈의 캐릭터 앞에 붙는다. 극중 하지원에게 까칠하게 행동하고 한다고 해서 생긴 별명. MBC 월화극 '역전의 여왕'에서 재벌 2세로 출연 중인 박시후는 꼬시고 싶은 남자라는 의미의 '꼬픈남'으로 급부상 중이다. 지난달 방송된 '역전의 여왕'에서 박시후가 명품 복근을 공개한 것에 이어 그가 "나 꼬픈남이다"라며 윙크를 날리는 장면이 전파를 타자 ‘시후앓이’ 중인 여성팬들이 붙여준 별칭이다. 여배우들을 위한 수식어도 다양하다. 베이비 페이스에 글래머라는 뜻의 ‘베이글녀’는 신민아·조여정· 신세경 앞에 붙어다니는 수식어다. 얼굴은 동안인데 몸매는 육감적이라는 뜻.또 '매리는 외박중'에서 순수하면서 착한 위매릭 역으로 열연 중인 문근영은 극중 캐릭터 성격 덕분에 시청자들 사이에서 따뜻한 도시 여자라는 뜻의 '따도녀'로 통한다.▶너도 나도 '돌·돌·돌' 가수들은 배우들과는 달리 수식어 생성 법칙이 존재한다. 세글자로 통일하면서 끝 음절에 무조건 '돌'자를 붙인다. 이는 가요계가 셀 수 없이 많은 아이돌 가수로 포화상태가 되자 소속사에서 신인 가수를 띄우기 위해 내놓은 수식어 전략이다. 아이돌이라는 기존의 단어를 크게 바꾸지 않으면서 가수의 특징을 한 번에 어필할 수 있는 신조어를 홍보용으로 만든 것. 변형의 시작은 남성 6인조 2PM. 지난해 4월 2PM은 '어게인&어게인'을 부르면서 굵은 팔 근육과 식스팩을 뽐냈다. 거친 남성미를 지닌 이들에게 붙은 짐승같은 아이돌이라는 의미의 '짐승돌'은 고개가 저절로 끄덕여지는 수식어였다. 이후 예능을 잘하는 아이돌 2AM 조권·비스트 이기광·애프터스쿨 리지 등에게는 '예능돌', 체육을 잘하는 아이돌 씨스타에게는 '체육돌'이라는 수식어가 생겼다. 특히 씨스타의 경우 MBC '아이돌스타 육상 선수권 대회'에서 ‘체육돌’’로 거듭나면서 스노우 보드복 모델로도 발탁됐다. 수식어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이와 같은 현상에 대해 대중문화평론가 조원희씨는 "신조어를 통해 홍보하는 것은 예전부터 있었다. 새로운 스타가 탄생할 때 이전의 스타와 차별화하고 싶어하는 욕망을 갖고 있는데 여기서 이런 현상이 시작된 것이다. 최근 본격적으로 신조어 호칭들이 등장하는 이유는 인터넷에서 줄임말이 대유행을 했기 때문이다. 이런 인터넷 문화를 대중들과 마케팅을 하는 소속사 및 홍보사에서 민첩하게 수용한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nag.co.kr]
2010.11.26 1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