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PM은 일본 시장에서 가장 급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그룹이다. 지난 2월 일본에서 발매한 두번째 정규앨범 '레전드 오브 투피엠'은 한 주간 5만 여장의 판매고를 돌파하며 오리콘 주간앨범차트 1위에 올랐다. 지난 4월에는 일본 가수들에게도 '꿈의 무대'로 불리는 도쿄돔에 입성했다. 일본 데뷔 2년 반만에 이뤄낸 결실이다. 공연 성과도 대단했다. 양일에 걸쳐 열린 공연의 티켓은 솔드아웃됐다. 티켓판매만 200억원에 달했다. '한류붐은 끝났다'는 소리가 일본 현지에서 터져나오는 상황에서 새로운 K-POP 스타가 탄생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 하다. 2PM 일본 성공의 주역으로 꼽히는 JYP엔터테인먼트 재팬의 송지은 이사(32)에게 2PM이란 '핫'한 브랜드를 어떻게 일본시장에 성공적으로 론칭시켰는지 그 전략을 들었다.
-2PM이 일본에 데뷔하고 진출한 과정이 궁금하다.
"사실 회사에선 일본 진출에 관심이 전혀 없었다. 일본에서 먼저 2PM에게 러브콜이 왔다. 일본 시장에서 한국 남자 그룹이 잘 될거라고 전망했던 시기(2010)였다. 당시 일본 유명 레코드사에서 동방신기 다음주자로 지목한 2PM의 무대를 확인하러 한국까지 왔다. 이후 내부적인 논의 끝에 일본에서 2PM에 대한 니즈(Needs)가 있다고 판단, 준비를 시작했다. 먼저 현지에 지사를 만들어 차근차근 데뷔를 준비했다. "
-일본에서는 '짐승돌'의 이미지가 생소했을텐데.
"일본에서는 '초식남(초식동물처럼 온순하고 착한 남자를 뜻하는 말)' 이 인기라서 국내에선 다들 짐승돌 이미지가 안 될 거란 생각을 했다. 우리 회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일본 레코드사에서 2PM의 한국 활동을 보고 먼저 전화가 왔으니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는게 맞다는 결론을 내렸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한번도 본 적 없는 색다른 모습에 현지 팬들이 뜨겁게 반응했다. 잘생기고 건강한 체격을 가진 그룹이 음악성까지 뛰어나니 시장에서 높이 평가됐다."
-초반 홍보는 어디에 초점을 뒀나.
"처음부터 '아시아 넘버원 퍼포먼스 그룹'과 '아시아 넘버원 짐승돌'을 앞세웠다. 일본 도쿄 양국국기관에서 첫 쇼케이스를 이례적으로 큰 규모로 했다. 1회로 끝낼 생각이었는데 팬들의 요청으로 2회를 추가, 총 3회에 걸쳐 쇼케이스를 했다. 매회 약 8000여명의 관객들로 가득찼다. 이후 같은해 5월에 첫 데뷔 싱글을 냈다. 일본인들의 정서를 고려해 애니메이션 주제가(만화 '청의 엑소시스트'의 '테이크 오프')를 부른게 주효했다."
-JYP만의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은.
"일본에서는 콘서트가 아니면 아티스트를 실제로 볼 기회가 없다. 하지만 2PM은 팬들과 가까이에서 접촉할 수 있는 기회를 자주 마련했다. 팬들과 교감을 위해서였다. 싱글을 발매할 때마다 하이터치회(앨범을 구매한 팬들과 가수들이 손을 맞부딪히는 이벤트)를 열었다. 싱글을 팔려는 상업적 전략이라는 오해도 있었지만 사실 하이터치회가 앨범 판매량에 크게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2PM은 팬들사이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왕자님'으로 불린다. 또 홍보를 위해 2010년부터 3년 연속 아사히·요미우리 등 현지 주요 신문에 전면 광고를 냈다. 2011년 대지진으로 일본 분위기가 좋지 않아 K팝 가수들이 줄줄이 공연을 취소할 때 2PM은 일본 전국을 도는 'Zepp투어'를 진행했다. 그 때도 지면 광고를 했다. '2PM은 여러분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여러분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지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며 공연을 예정대로 한다는 사실을 대대적으로 알렸다. 당시 팬들도 공연을 통해 위로받았다며 좋아했고, 약속을 지키는 아티스트의 이미지가 생겼다."
-일본 활동을 할 때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2PM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현지화를 했다. 한국에서 선보인 2PM의 음악과 일본 정서에 맞는 색깔의 음악을 동시에 추구했다. 일본은 악기소리가 많이 들어간 다이내믹한 편곡을 선호한다. 한국에서 히트한 노래를 일본에서 발표할 때 일본 스타일의 음악구성으로 편곡하는 식이다."
-향후 2PM의 일본 내 계획은.
"일본 진출하면서 3년 플랜을 세웠는데 데뷔 2년 반 만에 다 이뤘다. 오리콘 차트 1위, 골든디스크상 수상, 도쿄돔 공연 등의 가시적인 목표는 이미 다 이뤘다. 도쿄돔 공연은 사실 3년 플랜의 최종지점이었다. 2015년까지 2PM의 스케줄과 플랜은 이미 정해져있다. 그걸 하나하나 이뤄나갈 계획이다. 조만간 멤버 준호가 일본에서 솔로 미니앨범을 낼 예정이고, 다양한 구성의 콘서트 투어를 준비중이다."
김연지 기자 yjkim@joongang.co.kr 사진=JYP엔터테인먼트
※프로필
-최종학력: 이화여자대학교 MBA 졸업 -경력: 2006년~2008년 YG엔터테인먼트 2008년 JYP엔터테인먼트 입사 2010년 10월 ~ 현재 JYP엔터테인먼트 일본 지사 재직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