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a2024 ×
검색결과32건
프로야구

1년 늦춘 결정, '짐승' 마지막은 인천 아닌 대전...김강민, 정우람-이명기와 함께 한화에서 은퇴

은퇴 대신 현역 연장을 택했던 김강민(42)이 마지막 도전을 마치고 은퇴를 결정했다.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는 2일 "은퇴 의사를 밝힌 선수 3명을 포함한 총 7명에 대해 재계약 불가를 결정했다"고 전했다.은퇴 대상자는 공교롭게도 모두 '전 SK 와이번스' 멤버들이다. 최근 은퇴식을 가진 정우람 플레잉 코치와 함께 외야수 김강민, 이명기가 모두 선수 생활을 마감한다.세 명 모두 SK에서 전성기를 보냈다. 김강민은 2001년, 정우람은 2004년, 이명기는 2006년 SK에 입단했다. 김강민과 정우람은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이어진 SK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3회 우승에 주축 선수로 활약했다. 이명기는 2014년 깜짝 스타로 떠올랐고 2017년 KIA 타이거즈로 트레이드돼 우승 반지를 꼈다. 이어 2020년 NC 다이노스 우승까지 두 차례 우승 멤버로 뛰기도 했다. 세 사람은 모두 다른 시점에 한화로 와 만났다. 정우람은 2016년 자유계약선수(FA)로, 이명기는 지난해 FA 때 사인 앤드 트레이드를 통해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이어 김강민이 SSG에서 은퇴하는 대신 2차 드래프트로 올 시즌을 앞두고 한화에 왔다. 하지만 세 명 모두 세월을 이길 순 없었다. 결국 공교롭게도 같은 때 한화에서 유니폼을 벗고 현역 생활을 마감하게 됐다.정우람은 통산 1005경기 64승 47패 197세이브 145홀드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올해는 플레잉코치로 2군에만 머무르다 은퇴 경기에서 선발로 한 타자만 상대하고 커리어를 마감했다. 이어 김강민은 통산 1960경기 타율 0.273 1487안타 139홈런을 기록했고, 올해는 41경기 타율 0.224만 남기고 마침표를 찍었다. 이명기는 통산 1037경기 타율 0.305를 기록했는데, 올해는 4경기에만 나와 안타 없이 마무리했다.한편 한화는 이들 외에도 투수 이승관, 이정훈, 포수 이재용, 외야수 김선동 등 4명을 방출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10.02 15:32
프로야구

[IS 포커스] 괴물 괴롭혔던 ‘행복 수비’, 이젠 괜찮습니다

메이저리그(MLB)로 떠나기 전인 2012년. 당시 류현진(37·한화 이글스)은 최고의 한 시즌을 보냈다. 탈삼진 210개로 커리어하이를 기록했고 평균자책점은 2.66이었다.하지만 팬들에게 그해 류현진에 대한 기억은 '고독한 에이스'였다. 그해 겨우 9승 9패에 그치며 데뷔 후 처음으로 10승 달성에 실패했다. 득점과 불펜 지원도 허약했지만, 수비 문제도 컸다. 총 58실점 중 비자책점은 4점으로 높지 않았으나 실책으로 기록되지 않은 실점이 상당했다.가령 당시 그의 FIP(수비 무관 평균자책점)는 2.40(스탯티즈 기준)으로 실제 평균자책점보다 낮았다. BABIP(인플레이 타구 안타 비율)도 0.321로 개인 통산 기록(0.300)보다 높았다. 즉 수비 도움을 받지 못해 범타가 안타가 됐고 실력에 비해 많은 실점을 떠안았다는 뜻이다.불안한 수비와 류현진의 불운은 이후 한화의 암흑기를 상징하는 밈(Meme)이 됐다. 한화의 응원가 가사를 따 '행복 수비'로 불렸고, 류현진이 방송 도중 유소년 선수들에게 "수비를 믿고 던지면 안 되지. 네가 잡아야지"라고 한 발언까지 함께 화제를 모았다. 적어도 한화가 올해 수비로 그를 괴롭힐 가능성은 상당히 작아 보인다. 한화는 지난해 조정 WAA(평균 대비 수비 승리 기여도)에서 2.116으로 1위에 올랐다. 내야수들의 기량이 개선되고 선수층도 두꺼워졌다. 깜짝 주전 유격수로 활약한 유격수 이도윤은 조정 WAA 1.623으로 리그 전체 1위에 올랐다. 기존 주전 유격수였던 하주석 역시 수비력은 리그 정상급으로 평가받는다. 실책 19개로 지표는 떨어지지만, 국가대표 4번 타자이자 3루수인 노시환도 수비에서 최원호 감독이나 김태형 롯데 자이언츠 감독 등에게 호평을 받았다. 여기에 올해는 올스타 2루수 안치홍이 가세한다. 기존 2루를 맡았던 정은원과 문현빈이 백업을 맡는 만큼 지난해보다도 더 견고해진 내야를 기대할 수 있다. 커터(컷패스트볼)와 체인지업을 주 무기로 사용하는 만큼 내야 수비는 든든한 지원군이 될 전망이다.변수는 외야다. 한화는 2018년 이용규를 마지막으로 고정 중견수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중이다. 그러나 '짐승' 김강민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한화가 지난해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김강민은 KBO리그 역대 최고 외야 수비로 이름을 날렸다. 42세라 전성기 같은 수비력을 풀 시즌 보여줄 수는 없지만, 한화 야수들에게 교과서가 될 수 있는 선배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4.02.25 08:24
프로야구

'인천 프랜차이즈' 김강민 지명…손혁 단장 "기량 충분, 어린 외야수들 성장시킬 것"

한화 이글스가 '빅 네임'을 2차 드래프트로 영입했다. SSG 랜더스의 프랜차이즈 스타 김강민(41)을 4라운드에서 지명했다.김강민은 22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2024 KBO 2차 드래프트에서 4라운드로 한화에 지명됐다.김강민은 200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 18순위로 SK 와이번스에 입단, 올 시즌까지 오로지 한 팀에서만 뛰었던 SSG의 프랜차이즈 스타, 원 클럽 맨이다. 통산 1919경기 타율 0.274 138홈런 674타점을 기록했다. 빼어난 수비력으로 '짐승'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불혹의 나이에도 정상급 경기력으로 지난해 SSG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다. 최고령 한국시리즈 홈런과 MVP(최우수선수)의 영예도 얻었다.그랬던 김강민이 돌연 대전으로 향하게 됐다. 외야진이 약하고 육성에 어려움을 겪던 한화로서는 김강민에게 멘토 역할을 원했다.손혁 한화 단장은 지명 후 본지와 통화에서 "현장과 많이 소통하고 준비한 지명"이라며 김강민 지명에 대해 설명했다. 손 단장은 "김강민은 외야 뎁스 강화 및 아직 충분히 대수비 대타 자원의 기량을 가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한 우리 어린 외야수들과 많은 공감을 나누면서 성장시킬수 있다고 봤다"고 설명했다.팀에 가장 필요한 조각들을 모두 잡은 건 아니다. 한화는 1라운드에서 LG 불펜 투수 이상규를, 3라운드에서는 사이드암스로 배민서를 영입했다.한화는 "지명에 앞서 현장과 꾸준히 논의해 왔던대로 진행하기 위해 노력했고, 드래프트 현장에서 FA 보상선수 대비 및 뎁스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며 "1라운드 이상규는 시속 140km 중반의 구위를 가지고 있는 선수로 우리 불펜 뎁스를 강화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으로 지명했다. 3라운드 배민서는 사이드암 스타일로 좌타 상대 체인지업에 강점을 높게 평가했고, 특히 강재민의 공백기에 그 역할을 해 줄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다만 '최대어' 최주환은 한화까지 기회가 닿지 않았다. 이번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거포 내야수 최주환이 2차 드래프트에 나온다는 말이 나왔고, 장타력이 절실했던 한화 역시 최주환 영입이 필요했던 팀이다. 그러나 최주환은 전체 1순위, 키움 히어로즈가 선택하면서 '최대어'답게 이적했다. 손 단장은 선수를 특정하지 않았으나 "100% 만족할 수는 없지만, 필요한 선수를 영입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20일 안치홍을 4+2년 총액 72억원에 FA(자유계약선수) 영입한 한화는 김강민을 지명하면서 타선에 리더급 선수 두 명을 연이어 추가하게 됐다. 지난해 채은성이 홀로 선배 역할을 했던 팀에 큰 힘이 보태지게 됐다. 손혁 단장은 이후 추가 영입에 대해 "내부 FA인 장민재 선수부터 차근차근 논의하고 진행하겠다"고 답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11.22 15:03
프로야구

[IS 잠실] 계획보다 하루 빨리 1군 돌아온 '짐승'...그런데 중견수 아닌 우익수네

불혹의 짐승 김강민(41·SSG 랜더스)이 1군에 돌아왔다. 그런데 서는 곳이 익숙했던 외야 중앙이 아니다.김강민은 2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2023 KBO리그 정규시즌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경기에도 1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다. 그런데 수비 포지션이 낯설다. 김강민의 상징과도 같은 중견수가 아니라 우익수로 출전하기로 했다. 1군에 올라온 건 후배 전의산의 부상 탓이다. 22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김원형 SSG 감독은 "전의산이 21일 경기에서 수비 도중 햄스트링을 다쳐 빠졌다"며 "(대신 올라온 김강민이) 오늘 우익수 선발로 나선다. 2017년에 나서봤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김강민은 2017년 총 5경기에서 우익수로 선발 출전한 바 있다. 마지막 선발 출전인 6월 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이후 2211일 만의 우익수 선발 출전이다.사실 전의산의 부상만 아니면 김 감독은 김강민의 콜업을 늦추고 싶어했다. 앞서 20일 경기 전에도 김강민에 대해 언급한 그는 "내가 (김강민보다) 조금 더 조심스럽다. 강민이가 작년에도 비슷한 부위를 다쳐 한 달 반 넘게 쉬고 전반기가 거의 끝나 올라왔다"며 "그때는 그래서 후반기를 큰 문제 없이 소화했다. 그런데 지금은 올려도 되는 시점이지만, 올려서 문제가 생기면 김강민의 올 시즌은 끝난다. 그래서 더 완벽한 몸 상태가 됐을 때 올리려 한다"고 했다. 그러나 1군에 공백이 생기면서 올라오게 됐다. 김 감독은 "원래는 빠르면 내일 정도 올리려고 했다"며 "김강민이 문경에서 올라오느라 힘들었다고 투덜대더라. 그가 (SSG 퓨처스 구장인) 강화에 있는 줄 착각하고 있었다"고 웃었다.한편 김강민은 1군 복귀에 대한 소감보다 우익수 출전에 대한 낯설음을 경계했다. 김강민은 "우익수 출전이 당황스럽다. 6년 동안 준비해보지 않은 포지션"이라며 "(경기 당일을 제외하고) 미리 훈련도 해두지 않았다. 훈련하는데 생소했다. 기회가 되지 않아 훈련을 많이 못했는데, 오늘 기사거리가 많이 나올 수도 있겠다"고 우려 반, 농담 반을 섞은 예상을 전했다.물론 SSG는 김강민을 중견수로 기용할 수 있다. 주전 중견수 최지훈은 KBO리그 최정상급 중견수지만, 좌익수와 우익수도 마찬가지로 빼어나게 소화할 줄 안다. 그러나 김강민을 굳이 낯선 우익수 자리에 배치한 건 부상이 재발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김강민도 "감독님께서 저를 우익수로 기용하신 이유는 조금이라도 덜 뛰게 하기 위해서다. 중견수 출전을 요청드릴 수는 없는 일이다. 타구가 딱 뜨면 지훈이가 다 잡았으면 좋겠다. 난 우익선상에만 있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어찌 됐든 우익수에서 한 번 (잘) 해보겠다"고 다짐했다.잠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6.22 17:51
프로야구

'대체 승선'으로 첫 태극마크 최지훈 "영광스러운 자리, 최선 다할 것"

'아기 짐승' SSG 랜더스 최지훈(26)이 드디어 태극마크까지 달았다.한국야구위원회(KBO)는 6일 "WBC 조직위원회인 WBCI(World Baseball Classic Inc)가 5일 KBO에 최지만(피츠버그 파이리츠)이 WBC에 출전할 수 없다고 전달해 왔다"고 전했다. 지난해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은 최지만은 재활을 마치고 WBC 출전을 노렸지만, 대표팀의 부상 우려로 끝내 승선에 실패했다.같은 1루수가 나설 수도 있었지만, KBO는 젊음과 패기를 지닌 최지훈을 선택했다. 최지훈은 일찌감치 국가대표 후보로 꼽혀왔다. 외야 수비는 이미 지난해부터 정상급이었다. 선수협이 투표와 기록 기반으로 선정하는 플레이어블 어워드 수비상도 지난해 수상했다. 올해는 타율 0.304 10홈런 31도루로 타격 성적까지 월등히 발전했다. 비슷한 수비력에 태극마크 경험을 갖춘 박해민(LG 트윈스)에 밀려 최종 명단에 들지 못했지만, 대체 명단 1순위가 되면서 마침내 첫 성인 대표팀으로 출전하게 됐다.플로리다에서 소속팀 스프링캠프를 진행 중이던 최지훈은 선발 소식을 들은 후 "전혀 예상 못 하고 있었다. 이렇게 갑작스럽게 발탁돼 기분이 좋기도 하고, 아직은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며 "이렇게 영광스러운 자리에 선발해주신 만큼 뽑아주신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리고, 책임감을 갖고 대표팀에 임하겠다"고 전했다.최지훈에게는 '국가대표' 팀 선배가 많다. 최지훈이 후계자로 꼽혔던 '짐승' 김강민은 과거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서 금메달 수상에 힘을 보탰다. 에이스 김광현, 3루수 최정 등도 국가대표 단골 멤버다. 최지훈은 "사실 지난해 50인 관심명단에 뽑혔을 때부터 최정 선배님이 ‘너는 갈 수 있을 거다, 같이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같이 가서 좋은 경험도 하고, 그러다 보면 야구도 많이 늘 거다’라고 계속 말씀해주셨다"며 "그 말이 현실로 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늦게나마 같이 갈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주전으로 나가지는 못하겠지만, 맡은 역할 최선을 다해 좋은 성적 거둘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최지훈은 "제일 먼저 부모님께 연락드렸다. 방금도 부모님과 통화하고 있었다. 부모님께 감사드린다"며 "또 김원형 감독님께서 꾸준히 출전 기회를 주셔서 작년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다. 감독님께 감사드리고, 팀의 모든 코치님께도 신인 때부터 많은 가르침을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이미 스프링캠프를 위해 몸을 만들어 온 최지훈이다. 컨디션은 충분하지만, 예상보다 빠르게 실전에 서야 해 타격감이 변수다. 그는 "몸은 비시즌 동안 한국에서 잘 만들어 왔다. 몸 상태는 자신있다. 하지만 실전 감각이 제일 걱정"이라며 "내일부터라도 조금씩 페이스를 올려서 경기 일정에 맞게 준비를 할 것"이라고 전했다.그는 "개인적으로 태극 마크가 달린 유니폼을 입는다는 건 굉장히 무거운 자리고 또 책임감이 많이 따르는 자리라고 생각해서 부담되기도 한다"면서도 "각 나라에서 야구를 제일 잘하는 선수가 경쟁하는 자리인 만큼 정말 최선을 다해 이길 수 있도록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2.06 14:12
프로야구

‘압도적 4위’ 최지훈, GG 수상이 가능할까

첫 올스타, 첫 우승의 영광을 누린 최지훈(25·SSG 랜더스)이 황금 장갑까지 차지할 수 있을까. 최지훈은 올해 잊을 수 없는 시즌을 보냈다. 2020년 데뷔한 그는 2년 동안 수비형 선수로 머물렀다. 수비는 신인 때부터 정상급이었다. 역대 최고 외야수로 꼽힌 팀 선배 '짐승' 김강민의 후계자라는 의미로 '아기 짐승'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지난해에는 수비 기록과 선수 투표로 뽑는 플레이어스 초이스 리얼글러브를 수상했다. 그러나 최지훈의 공격력(2021시즌 타율 0.262)은 그에 미치지 못했는데, 3년 차인 올해 방망이까지 각성했다. 개막전부터 고정 2번 타자로 뛰면서 타율 0.304 173안타 10홈런 31도루 출루율 0.362의 맹활약을 펼쳤다. 생애 첫 올스타전과 통합 우승까지 경험했다. 그러나 골든글러브 수상은 만만치 않다. 최지훈은 올해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에서 5.48(스포츠투아이 기준)로 야수 전체 4위를 기록했다. 리그 정상급 활약이다. 문제는 그보다 높은 세 선수가 모두 외야수라는 점이다. WAR 1위는 8.53을 기록한 이정후(키움 히어로즈)다. 타격 5관왕(타율 0.349 193안타 113타점 출루율 0.421 장타율 0.575)에 오른 이정후는 이미 정규시즌 MVP(최우수선수)를 탔다. 아울러 조아제약 프로야구대상을 비롯한 여러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 2018년부터 올해까지 5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이 유력하다. 이밖에 호세 피렐라(삼성 라이온즈)가 타율 0.342(2위) 192안타(2위) 28홈런(2위) 109타점(2위) 출루율 0.411(2위) 장타율 0.565(2위) 102득점(1위)으로 돋보였다. 나성범(KIA 타이거즈)도 타율 0.320(5위) 180안타(3위) 21홈런(9위) 97타점(7위) 92득점(4위)을 기록하면서 유력한 후보가 됐다. 두 사람은 각각 WAR 6.89와 6.74로 최지훈보다 높은 성적을 기록했다. 최지훈은 마음을 비웠다. 그는 "못 받는 게 맞다”며 손사래를 치며 “애초에 생각도 안 했다. 올 시즌 이렇게 성적을 내고 팀에 도움이 된 것만으로도 성공이다. 내 위에 계신 분들은 워낙 잘하는 선수들”이라고 했다. 변수는 수비 실력이다. 최지훈은 올해 정규시즌 전 경기에 출전해 수비 이닝 1239와 3분의 1이닝(야수 전체 1위)을 기록했다. 주 포지션인 중견수뿐 아니라 좌익수와 우익수에서도 정상급 수비를 보여줬다. 트래킹 데이터 공개가 제한적인 KBO리그에는 아직 신뢰도 높은 수비 스탯이 없다. 11개에 달하는 보살과 1개뿐인 실책으로 그의 수비력을 판단하는 게 전부다. KBO리그 각 구단은 자체적으로 선수들의 수비 실력을 분석한다. 최지훈은 이 부문에서 박해민(LG 트윈스)과 함께 독보적인 수비 생산성을 기록했다. 타구를 처리한 범위를 보면 두 선수는 비교 대상조차 없을 정도로 뛰어났다는 평가다. 최지훈과 달리 피렐라와 나성범은 수비에서 약점이 있다. 코너 외야에서 뛰었고, 수비 범위도 다소 좁다. 족저근막염을 앓았던 피렐라는 지명타자로 459타석에 나섰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 외야에서 1031과 3분의 1이닝을 소화했다. 그래도 뛰어난 수비수라 보기 어렵다. 30대 중반에 들어선 나성범도 수비 범위가 과거보다 다소 좁아졌다. 특히 지난 10월 13일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는 포구 실수로 결정적인 점수를 내주기도 했다. 수비 실력이 고려된다면 최지훈도 상당한 득표도 기대해볼 수 있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2.09 11:24
프로야구

[IS 피플] KS 신스틸러...마흔 살에 가장 빛난 김강민

김강민(40·SSG 랜더스)은 KBO리그가 출범한 1982년 태어났다. 대구 경북고를 졸업하고 2001년 SK 와이번스(SSG의 전신)에 입단했다. 전체 26번째 순번이었다. 지명될 때만 해도 외야수가 아니라 투수였다. 야구계가 주목한 건 그가 아니라 2000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캐나다 에드먼턴 개최) 우승 멤버인 '에드먼턴 키즈'였다. 82년에 태어난 이들은 프로야구 최고의 '황금세대'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선언했고, 김태균은 2001년 KBO리그에 데뷔하자마자 신인왕을 수상했다. 대학 졸업 후 프로에 온 오승환은 2005년 신인왕에 올랐다. 2006년 이대호는 타격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했다. 정근우는 리그 최고의 2루수로 성장했다. 김강민도 2006년부터 붙박이 1군이 됐다. 이어 2010년 외야수 골든글러브와 아시안 게임 국가대표에 승선하기도 했다. 그래도 너무나 뛰어난 동기들에는 미치지 못했다. 강산이 두 번도 더 변했다. '황금세대' 대부분이 선수 생활을 마감했다. 야구 천재들도 흐르는 세월을 이기지 못했다. 그러나 김강민은 황혼에 가장 빛났다. 가장 뜨거웠다. 지난 8일 끝난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MVP(최우수선수)로 선정된 것이다. 40세 1개월 26일 나이에 KS MVP가 된 그는 2021년 박경수(KT 위즈)가 세웠던 최고령 기록(37세 7개월 18일)을 경신했다. 햄스트링 부상 중이었던 김강민은 주로 대타로만 나섰다. 그래도 충분했다. 1차전 9회 말 동점 홈런, 3차전 9회 초 쐐기 적시타, 5차전 9회 말 역전 끝내기 스리런 홈런으로 KS를 지배했다. 1차전 대포가 포스트시즌 역대 최고령 홈런이었고, 이를 다시 6일 후인 5차전에 40세 1개월 25일의 나이로 경신했다. 김강민은 “최고령 타이틀이 썩 좋아 보이진 않지만, 행복하고 고맙다. 수상은 전혀 예상 못 했다”며 "후반 대타 역할을 해야 한다는 걸 인지하고 KS에 들어갔다. 햄스트링이 좋지 못했는데, 나 때문에 (풀타임 출장한) 한유섬이 많이 뛰다가 다친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맡은 바를 완벽히 수행한 것 같아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우승이 확정된 후 김강민은 김원형 SSG 감독과 동료들을 껴안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야성 넘치는 플레이로 '짐승'이라 불렸던 평소 그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그는 "40대에 우승하니 눈물이 나더라. 예전에는 전혀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며 "올 시즌을 맞이하면서 랜더스로서의 첫 우승을 함께하고 싶었고, (MLB에서) 우승한 적이 없는 친구 추신수의 첫 우승을 같이하고 싶었다. 김원형 감독님의 재계약도 (선수들의) 목표였는데 우승하면 그걸 모두 이룰 수 있었다. 그래서 우승이 더 크게 다가왔다. 또 내 마지막 우승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눈물이 많이 났다”고 돌아봤다. '레전드' 친구들이 하나둘 그라운드를 떠나는 가운데 김강민의 '야성'이 여전한 건 철저한 몸 관리 덕분이다. 김강민은 KS를 앞두고 "난 노력하고 관리해야 더 뛸 수 있는 나이다. 기량이 떨어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팀 후배 최주환도 “5차전 (김)강민이 형의 홈런을 보면서 몸 관리를 잘하면 야구를 오래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강민은 “일단 내년에도 야구를 할 것 같다. 내 몸이 허락하는 한 뛰려고 한다. 몸 관리를 잘해서 내년에도 후배들과 재미있게 뛰겠다”며 “주목받고 싶은 마음이 조금도 없다. 조연만 하고 싶다. 후배들 옆에서 묻어가고, 옆에서 농담이나 하는 동네 형이 되고 싶다”며 웃었다. 이어 김강민은 “우승 후 추신수가 '죽어도 여한이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죽으면 안 된다. 내년에도 같이 뛰자'고 했다”며 “몇 명 안 남은 동기가 같은 팀에 있어 말벗이 된다. 많이 물어보고, 배운다”고 전했다. 강한 자가 끝까지 살아남는 게 아니라 끝까지 살아남은 자가 강하다는 말이 있다. 김강민이 마흔 살이 넘어 그걸 입증했다. 8일 오후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KBO 포스트시즌 SSG 랜더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SSG랜더스가 4대3으로 승리하며 시리즈전적 4승 2패로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후 시상식에서 김강민이 한국시리즈MVP로 선정돼 환호하고 있다. 정규리그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이어 통합우승을 차지한 SSG랜더스는 전신인 SK와이번즈 시절을 포함해 다섯 번째 우승을 거머줬다. 인천=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10 08:50
프로야구

[KS5] '대타 끝내기 스리런' 김강민 "1승 더 하고 기분 내겠습니다"

'짐승' 김강민(40·SSG 랜더스)의 야성은 여전했다. SSG는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에서 5-4로 승리했다. 시리즈 3승 2패로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뒀다. 대타로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친 김강민의 존재감이 독보적이었다. 이날 키움 선발안우진에게 6회까지 점수를 뽑지 못했던 SSG는 8회 최정이 김재웅을 상대로 추격의 투런 홈런을 쳤고, 9회 무사 1·3루 기회에서 대타로 나선 김강민이 역전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쳐 경기를 마무리했다. 지난 1차전 기록했던 본인의 포스트시즌(PS) 최고령 홈런 기록(40세 1개월 19일)을 40세 1개월 25일로 새로 썼다. 다음은 김강민과 일문일답. -승리 소감은. “끝내기 홈런을 처음 쳤다. '시즌 때 쳤어도 이런 기분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시범경기 때만 한 번 쳐봤는데 그때는 '어...'하다가 끝났다. 오늘은 뭐랄까. 베이스를 도는 영상을 다시 보는데 아무 생각 없이 조동화 코치님의 머리를 쳤더라. 기쁘다는 말밖에 할 게 없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 어떤 생각을 했나. ”이번 KS에서 내가 맡은 역할이 게임 체인저다. 지고 있는 중요한 순간, 이기고 있을 때는 찬스 상황에서 대타로 나간다.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지만, 수명이 줄어드는 느낌이다. 오늘 경기 전 사우나를 하는데 김광현이 나보고 '5점만 내라'고 얘기했다. 본인이 4점을 주겠다는 말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4실점했고 우리는 2점만 낸 상황이었다. 홈런 생각은 안 했는데, 무조건 실투가 온다, 내가 치기 좋은 공이 온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 우리 팀의 기운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런 기운이 모여서 내가 그런 힘을 낸 것 같다.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 -9회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나. “경기 동안 한 4번 정도는 '여기서 나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수명이 주는 것 같다고 한 것이다. 이닝마다 찬스가 오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가면 스윙 3개 안에 승부를 봐야 하니 준비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나서게 됐다. 상대가 최원태로 결정이 되었고, 마지막이라 투수가 바뀔 일이 없어서 준비하고 있었다. 기존 배트가 부러져서 이명기에게 받아온 배트로 홈런을 쳤다. 고맙다고 꼭 전해주면 좋겠다. 미국에서 주문한 배트가 오질 않았고 배트 한 자루가 있던 게 부러졌다. 비슷한 배트를 이명기에게 받았는데 정말 고맙다. -최고령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기록 욕심이야 있고 이렇게 실제로 쳤지만, 대타로 홈런 2개씩 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쉬워 보일 수 있지만, (해낸) 내가 생각해도 어렵다. 경기에서 이기게 하는 역할만 하고 싶다. 무조건 어떻게 해서든 우승하고 싶다. 그것밖에 바라는 게 없다. 치고 들어왔고, 오늘 이겼지만, (우승까지) 1승이 남았다는 것 때문에 막 기뻐할 수 없었다. 내일 더 파이팅하겠다. -볼 카운트가 몰린 다음에 특정 구종이나 코스를 노린건가. "홈런이 아니더라도 뒷 타자에게 부담이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즉 범타를 치더라도 1루 주자가 2루에 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싶었다. 내가 홈런을 쳐서 해결할 거라는 생각이나 욕심은 부리지 않았다. 치고 났는데 홈런이었다고 표현하는 게 맞다. -오늘까지의 시즌 소감을 전한다면. 김광현이 복귀했을 때 '아, 우승을 한 번 노릴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물론 김광현이 오늘 원하는 투구를 하지는 못했고, 그나 한유섬 등이 너무 잘해줬다. 난 정규시즌 우승에 밥숟가락만 올렸다. 맏형으로서 이렇게나마 후배들에게 힘을 보태 줄 수 있어 행복한 시리즈다. 1승만 더하면 정말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거 같다. -김원형 감독이 포옹하려 하니 '내일 하자'고 했다던데. "우승하고 포옹하자는 뜻이다. 아직 1승 남았다. 오늘 다 기분을 내기엔 아직 시리즈가 끝나지 않았다. 이 좋은 기운을 그대로 끌고 가서 한 번 더 이기고 싶다." 인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07 23:02
프로야구

[KS5] 짐승의 '끝내기 스리런'...SSG, '우승 확률 80%'에 닿았다

SSG 랜더스의 통합 우승까지 단 1승만이 남았다. '짐승' 김강민(40)이 다시 한번 인천을 지배했다. SSG는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에서 5-4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4차전까지 팽팽했던 2승 2패 승부를 이어갔던 SSG는 이날 승리로 시리즈 리드를 되찾았다. 삼성 라이온즈의 전·후반기 통합 우승으로 KS가 열리지 않은 1985년을 제외하고 39번의 KS 중 2승 2패로 5차전을 치른 시리즈는 총 10번. 그 중 80%(8번)가 5차전 승리 팀의 우승으로 이어졌다. 이날 선발 대진은 양 팀의 '에이스 매치'로 예고됐다. SSG는 김광현(34)이, 키움은 안우진(23)이 나섰다. 1차전에서 맞대결을 펼쳤던 두 사람은 부상과 수비 불안에 흔들렸고 경기는 투수전이 아닌 타격전으로 흘러갔다. 두 에이스의 재대결에서 웃은 건 안우진이었다. 안우진은 이날 6이닝 2피안타 4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SSG의 타선을 압도했다. 그가 1차전에서 손가락 물집이 터지는 부상을 겪었던 걸 생각하면 호투를 넘어선 역투였다. 반면 김광현은 흔들렸다. 1회 1사 후 전병우의 볼넷과 이정후의 2루타를 연속으로 허용했고, 2사 후 김태진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으며 선취점 두 점을 허용했다. 키움은 3회에도 무사 만루 기회를 만들었고, 김준완의 희생 플라이로 다시 한 점을 달아났다. 김광현과 달리 안우진은 SSG에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5회에서야 첫 피안타를 허용했고, 6회 2사 만루 위기를 맞았지만 스스로 극복했다. 불과 6일 전 물집 부상을 당했던 투수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투혼이었다. 그러나 안우진이 내려간 경기 후반, SSG의 시간이 시작됐다. 최정이 포문을 열었다. 최정은 0-4로 뒤처지던 8회 키움 김재웅을 공략해 좌월 투런 홈런포로 추격의 물꼬를 텄다. KS 통산 7호포로 타이론 우즈와 함께 역대 타이기록에 나란히 섰다. 역전승의 마지막 해결사는 역시 김강민이었다. 지난 2018년 극적인 동점 홈런으로 팀을 KS로 이끌었던 '야성'을 다시 한번 선보였다. 김강민은 9회 말 박성한의 볼넷, 최주환의 안타로 만들어진 1·3루 기회 때 대타로 들어섰다. 상대는 올해 포스트시즌 평균자책점 0.96을 기록하던 최원태. 그러나 최원태의 3구 슬라이더가 높은 스트라이크존 한가운데로 들어갔고, 김강민은 놓치지 않고 방망이를 돌려 역전 스리런 홈런으로 경기를 끝냈다. 짜릿한 역전승을 거둔 SSG는 8일 '키움 천적' 윌머 폰트가 6차전에 출격한다. 12년 만의 통합 우승까지는 단 1승만이 남았다. 인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07 21:59
프로야구

[KS2] 마음 비운 최지훈, 원했던 '가을 사나이'로 우뚝

최지훈(25·SSG 랜더스)이 가을야구에서도 '짐승'의 후계자라는 것을 증명했다. 최지훈은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2차전에서 2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최지훈의 맹타로 경기 중반 승기를 장악한 SSG는 6-1로 대승을 거두고 1승 1패로 시리즈 균형을 맞췄다. 전날 9회 말 동점 홈런을 쳤던 선배 '짐승' 김강민을 연상하게 하는 활약이었다. 최상의 결과였지만,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났을 때만 해도 최지훈의 표정은 다소 씁쓸했다. 그는 지난 1일 열린 1차전에서 3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그런데 최지훈이 아쉬웠던 건 타격이 아닌 수비였다. 최지훈은 현재 KBO리그 최고 외야수로 꼽힌다. 좌·중·우 전 포지션을 정상급으로 소화한다. 강견과 공격적인 다이빙 캐치를 두루 갖췄다. 정규시즌 타율 0.304와 31도루를 기록한 공격력도 막강했지만, 자타가 공인한 최지훈의 최고 무기는 수비였다. 그런데 1차전 그 수비가 말썽이었다. 6회 초 최지훈은 김태진의 안타를 포구하기 위해 쫓아갔지만 바운드를 제대로 읽지 못했다. 타구는 최지훈의 뒤로 빠졌고 2루타가 됐다. 1루 주자였던 이정후가 홈을 밟았고, 결국 후속 적시타까지 나와 SSG는 주지 않아도 될 두 점을 줬다. 최고 수비수 최지훈에게는 자존심이 상하는 순간이었다. 최지훈도 할 말은 있었다. SSG는 손상된 홈 구장 외야에 디봇믹스를 뿌려놨다. 주로 골프장에서 사용되는 디봇믹스는 잔디씨와 모래, 흙 등을 배합해 손상된 잔디를 살리기 위해 뿌려진다. 그러나 뿌려놓은 상태로 뛴다면 미끄러운 탓에 타구의 방향이 평소와 같이 규칙적이지 않게 된다. 최지훈은 타구가 '슬로 비디오'처럼 지나갔다고 떠올리면서도 "내 실책이 맞다"고 인정했다. 최고 수비수답게 변명 대신 "예방주사를 맞았다고 생각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지훈은 "방망이는 이미 포기했다. 타석에서 조금 욕심을 덜겠다는 뜻이다. (1차전 플레이는 잊고) 하던 대로 잘 수비하겠다"고 다짐했다. 전날 경기 전 "정규시즌 때 못 쳐본 끝내기 홈런을 한 번 쳐보고 싶다"고 농담하면서 "너무 못하지도 않고 잘하지도 않으면서 팀이 우승했으면 좋겠다"고 했던 것보다 한결 비장해진 모습이었다. 2차전 수비도 마음먹은 대로 되진 않았다. 3회 초 수비 상황에서 최지훈은 키움 송성문이 친 우중간 타구와 마주했다. 평소의 최지훈이라면 여유있게 포구할 타구였으나 최지훈은 원 바운드 처리를 선택했다. 잔디 상태와 전날의 경험이 그를 위축되게 만든 듯 보였다. 대신 마음을 비운 타격에서는 확실하게 터졌다. 1회 무사 1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최지훈은 애플러의 투심 패스트볼을 공략해 깔끔한 중전안타를 신고했다. 그가 데뷔 후 가을야구에서 기록한 첫 안타였다. 이어 3회 말 선두 타자로 나와 다시 투심을 공략해 안타로 만들었다. 답답했던 경기 흐름을 뚫어준 것도 최지훈이었다. SSG는 1회 무사 만루 기회에서 밀어내기 볼넷과 땅볼 2개로 3점을 선취했지만, 이후 5회까지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막혔던 흐름은 6회 달라졌다. 선두 타자 추신수가 안타로 출루한 상황에서 최지훈이 다시 타석에 들어섰다. 최지훈은 애플러에게 2스트라이크를 먼저 헌납했다. 그러나 3구를 파울로 만들었고, 4구째 커브가 스트라이크존 안으로 들어오자 놓치지 않고 당겨 우월 투런 홈런으로 연결했다. 3-1이던 경기를 5-1로 만드는 이날의 쐐기포였다. 인천=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2.11.02 21:4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