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는 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5차전에서 5-4로 승리했다. 시리즈 3승 2패로 우승까지 단 1승만을 남겨뒀다.
대타로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친 김강민의 존재감이 독보적이었다. 이날 키움 선발안우진에게 6회까지 점수를 뽑지 못했던 SSG는 8회 최정이 김재웅을 상대로 추격의 투런 홈런을 쳤고, 9회 무사 1·3루 기회에서 대타로 나선 김강민이 역전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쳐 경기를 마무리했다. 지난 1차전 기록했던 본인의 포스트시즌(PS) 최고령 홈런 기록(40세 1개월 19일)을 40세 1개월 25일로 새로 썼다. 다음은 김강민과 일문일답.
-승리 소감은. “끝내기 홈런을 처음 쳤다. '시즌 때 쳤어도 이런 기분이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시범경기 때만 한 번 쳐봤는데 그때는 '어...'하다가 끝났다. 오늘은 뭐랄까. 베이스를 도는 영상을 다시 보는데 아무 생각 없이 조동화 코치님의 머리를 쳤더라. 기쁘다는 말밖에 할 게 없다."
-타석에 들어서기 전 어떤 생각을 했나. ”이번 KS에서 내가 맡은 역할이 게임 체인저다. 지고 있는 중요한 순간, 이기고 있을 때는 찬스 상황에서 대타로 나간다.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지만, 수명이 줄어드는 느낌이다. 오늘 경기 전 사우나를 하는데 김광현이 나보고 '5점만 내라'고 얘기했다. 본인이 4점을 주겠다는 말이었던 것 같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4실점했고 우리는 2점만 낸 상황이었다. 홈런 생각은 안 했는데, 무조건 실투가 온다, 내가 치기 좋은 공이 온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그렇게 됐다. 우리 팀의 기운이 있는 게 아닐까 싶다. 그런 기운이 모여서 내가 그런 힘을 낸 것 같다.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
-9회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나. “경기 동안 한 4번 정도는 '여기서 나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수명이 주는 것 같다고 한 것이다. 이닝마다 찬스가 오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가면 스윙 3개 안에 승부를 봐야 하니 준비하고 있었는데, 마지막에 나서게 됐다. 상대가 최원태로 결정이 되었고, 마지막이라 투수가 바뀔 일이 없어서 준비하고 있었다. 기존 배트가 부러져서 이명기에게 받아온 배트로 홈런을 쳤다. 고맙다고 꼭 전해주면 좋겠다. 미국에서 주문한 배트가 오질 않았고 배트 한 자루가 있던 게 부러졌다. 비슷한 배트를 이명기에게 받았는데 정말 고맙다.
-최고령 홈런 기록을 경신했다. ”기록 욕심이야 있고 이렇게 실제로 쳤지만, 대타로 홈런 2개씩 친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쉬워 보일 수 있지만, (해낸) 내가 생각해도 어렵다. 경기에서 이기게 하는 역할만 하고 싶다. 무조건 어떻게 해서든 우승하고 싶다. 그것밖에 바라는 게 없다. 치고 들어왔고, 오늘 이겼지만, (우승까지) 1승이 남았다는 것 때문에 막 기뻐할 수 없었다. 내일 더 파이팅하겠다.
-볼 카운트가 몰린 다음에 특정 구종이나 코스를 노린건가. "홈런이 아니더라도 뒷 타자에게 부담이 없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즉 범타를 치더라도 1루 주자가 2루에 갈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싶었다. 내가 홈런을 쳐서 해결할 거라는 생각이나 욕심은 부리지 않았다. 치고 났는데 홈런이었다고 표현하는 게 맞다.
-오늘까지의 시즌 소감을 전한다면. 김광현이 복귀했을 때 '아, 우승을 한 번 노릴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물론 김광현이 오늘 원하는 투구를 하지는 못했고, 그나 한유섬 등이 너무 잘해줬다. 난 정규시즌 우승에 밥숟가락만 올렸다. 맏형으로서 이렇게나마 후배들에게 힘을 보태 줄 수 있어 행복한 시리즈다. 1승만 더하면 정말 행복하게 마무리할 수 있을 거 같다.
-김원형 감독이 포옹하려 하니 '내일 하자'고 했다던데. "우승하고 포옹하자는 뜻이다. 아직 1승 남았다. 오늘 다 기분을 내기엔 아직 시리즈가 끝나지 않았다. 이 좋은 기운을 그대로 끌고 가서 한 번 더 이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