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지막 시즌 앞둔 이대호 "울컥해, 82 친구들 더 잘했으면"
“마지막이라고 말하니 괜히 모르게 울컥했다. 올해 동갑 친구들이 더 좋은 성적을 내고 더 잘했으면 좋겠다.” 프로 마지막 시즌을 예고한 이대호(40·롯데 자이언츠)가 미디어데이에서 은퇴 시즌을 앞둔 소회를 전했다. 이대호는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22년 간의 프로 선수 생활을 마친다. 지난해 롯데와 FA(자유계약선수)로 2년 재계약을 맺은 그는 당시 계약을 마지막으로 프로 커리어를 마친다고 예고했다. KBO리그 통산 타율 0.307 351홈런을 친 그는 현역 프로선수 중 최고의 레전드로 꼽힌다. 자연히 지난 2017년 은퇴 투어를 진행했던 이승엽처럼 은퇴 투어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팬들 사이에 잠시 논란이 있었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투어 진행을 공식적으로 선언하면서 올 시즌 전국 구장에서 행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마지막 시즌을 앞둔 그의 소회도 남다를 수밖에 없었다. 31일 그랜드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프로야구 공식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이대호는 “올 시즌을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준비했다”며 “마지막 전지훈련, 마지막 시범경기가 끝났다. 시범경기 마지막 삼성전을 끝내면서 마지막 시범경기라고 말하니 뭔지 모르게 괜히 울컥하더라”고 떠올렸다.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그의 동갑내기 친구인 추신수, 오승환도 함께 참가했다. 이대호는 이들에게 "친구들이 올해 더 좋은 성적을 내고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격려를 전했다. 두 친구는 이대호의 은퇴에 대해 한편으로 부러워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아쉬워했다. 아쉽게 추신수는 “대호와는 초등학교 때부터 많은 시련을 겪으면서 이 자리까지 왔다. 부산에서 같이 야구 하면서 라이벌로 성장했다”며 “이런 친구가 있었기 때문에 저라는 선수가 미국까지 갈 수 있었다. 경쟁자가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다”라고 했다. 그는 이어 “나도 언젠가 겪어야 하는 일인데 박수받고 떠날 수 있는 것이 친구로서 대단하고 부럽다”며 “대호에게 한국 야구를 전 세계에 알린 것에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오승환 역시 “마지막이라고 말하는 게 아직도 실감 나지 않는다. 친구지만 고생했고 수고했다고 이 자리를 빌려 전하고 싶다”며 “반대로 내가 은퇴할 때는 이대호 선수가 없다. 내 은퇴식에는 대호가 참가해줬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은퇴 투어로 찾아올 이대호에게 줄 선물을 묻자 추신수는 “구단주께서 생각하시겠지만 즉흥적으로 떠올려보면 대호가 (SSG 계열사인) 스타벅스 커피를 1년 동안 마실 수 있게 주고 싶다”고 웃었다. 이에 이대호 역시 “롯데도 엔제리너스가 있다”고 맞받아쳤다. 오승환은 “이대호는 없는 게 없이 다 가지고 있다”며 “구단에서 분명 많은 준비를 할 것이라 생각한다. 대호가 대구에 좋아하는 식당이 있는데 올 때마다 식사대접하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은퇴 투어에 대한 선물을 묻자 키움 히어로즈 새 외국인 타자인 야시엘 푸이그는 “술을 하나 선물해주고 싶다. 대신 조건은 나와 마셔야 한다. 술은 이대호가 원하는 것으로 준비하겠다”고 했다. 소속팀 후배였던 손아섭(NC 다이노스)은 "팀에서 분명 좋은 선물을 준비하실 거라 생각한다"며 2020년 한국시리즈(KS) 때 화제가 된 집행검을 이야기했고, 이대호의 경남고 후배인 노시환(한화 이글스)은 “노래도 당연히 불러드리고, 제 사인볼과 사인 배트를 선물 드리겠다”고 전했다. 배중현·차승윤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2.03.31 16: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