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9건
스포츠일반

"나랑 같은 뛰었으면 훈이는 상 못 받지" 허재-허훈 동반 인터뷰

‘농구대통령’ 허재(55)는 특유의 말투로 “집안의 경사지~”라며 웃었다. 차남 허훈(25·부산 KT)이 대를 이어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았다. 허훈은 20일 프로농구 시상식에서 김종규(원주 DB)를 제치고 수상했다. 기자단 투표에서 허훈은 63표, 김종규는 47표를 각각 받았다. 허재는 기아에서 뛰던 1998년 플레이오프 MVP였다. 정규리그 MVP는 ‘허씨 가문’에서 허훈이 처음이다. 올 시즌 소속팀 KT는 6위에 머물렀지만, 허훈의 임팩트는 엄청났다. 어시스트 1위(7.2개), 3점 슛 9개 연속 성공, 프로농구 첫 ‘20득점-20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시상식을 마친 ‘허씨 부자’를 후 서울 회현동 자택에서 만났다. -소감은.허재: 난 아마추어 농구대잔치 시절 MVP는 많이 받아봤고, 프로에서는 챔프전 준우승하면서 받아봤다. 그런데 나도 못받았던 정규리그 MVP를 훈이가 받았다. 집안의 경사다. 내 아들로서 주위의 시선을 이겨내고 가장 큰 상을 받아 대견하다.허훈: 큰 상을 받아서 너무 기분이 좋다. 부자지간이 받아 더 뜻깊은거 같다. 앞으로 농구인생이 남았기 때문에 한단계 발전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연이은 MVP도 욕심이 나는 것 같다. 참, 친한 동생 프로야구 (이)정후(키움)도 언젠가 아버지(이종범)에 이어 MVP를 받았으면 한다. -6위팀에서 MVP를 수상했다.허재: 난 챔프전 준우승하며 MVP를 받아봤지만, 6위팀에서 MVP가 나왔다는건 앞으로도 거의 없을 것 같다. (훈이가) 연이은 MVP를 받고 싶다고 했는데, 아버지로서도 욕심이 생긴다. 올해보다 더 인정받고 기량이 발전해서 또 받았으면 좋겠다. -허훈은 지난시즌과 비교해 어떤 점이 좋아졌나.허재: 작년에는 주춤한 플레이가 좀 있었다. 올해는 어느 단계에서 자신감이 확 올라온 것처럼 보였다. 슛하고, 돌파하고, 팀을 이끌어가는 능력도 발전됐다.허훈: 자신감은 확실히 좋아진 것 같다. 비시즌때 팀에서 스킬 트레이닝을 보내줬다. 월드컵이라는 큰 무대에 가서도 좋은 경험을 했다. -허훈이 3점슛을 9개 연속 성공했고, 20점-20어시스트도 기록했다.허재: 9개를 연속 성공한다는건 대단한거지. 기록지 봤을때 3점슛 9개는 있을 수 있는데, 연속해서 9개 성공시켰다는건. 과거에 하승진이 리바운드 20개를 했지만, 20점-20어시스트도 너무나 어려운건데, 앞으로 어떤 선수가 기록을 깰지 모르겠지만 당분간 기록이 남지 않을까. -기록을 세웠을 때, 아빠에게 자랑을 좀 했나.허훈: 하도 자랑하니깐, 그만 좀 하라고 하더라(웃음). -아버지 허재가 그랬듯, 아들 허훈도 자기 시대의 ‘최고’가 됐다. 만약 부자가 동시대에 뛰었다면, 누가 더 위대한 선수가 됐을까. 허훈: 포지션이 다르다. 아빠는 슈팅가드, 난 포인트가드다. 아버지는 워낙 몸이 좋고. 내가 농구로는 안 됐을 것 같다. 그래도 아버지를 막겠다는 승부욕으로 한 번 해볼 수도 있지 않았을까.허재: 훈이가 나랑 같은 시대에 뛰었으면 MVP는 못 받는 거지~(웃음). 농담이고. 그런데 승부욕 만큼은 나도 안 뒤진다. 훈이 만큼 화려하지 않아도 내가 더 무게감 있는 플레이를 하지 않았겠나. -만약 허훈이 과거로 가서 ‘허재 시대’에 뛰었다고 가정하면 어떨까.허훈: 강동희 선배님을 상대해보고 싶다. 정통 포인트가드로, 패스도 잘하고 빠르고 슛도 좋았다.허재: 훈이라면 그 시대에 맞게 자기 플레이를 잘했을 것 같다. -반대로 허재가 지금 뛴다면 어떨까.허재: 훈이랑 같이 뛰어보고 싶다. 센스랑 시야가 좋고, 자신감은 나랑 비슷하다. 같은 팀에서 뛰었다면 ‘허동택 트리오’(기아 시절 허재-강동희-김유택)처럼 ‘허허 듀오’로 불리지 않았을까. -두 사람에게 함께 뛰고 싶은 상대방 시대의 멤버를 꼽아본다면.허훈: 서장훈, 현주엽 선배님도 아빠랑 동시대인가요. 그게 아니면 강동희, 김유택, 이충희, 외국인 맥도웰. 바로 통합우승이죠.허재: (김)종규에, 이정현(KCC), 워니(SK), 그리고 나랑 포지션은 같지만, 큰아들 허웅(DB). 맞붙으면 막상막하겠네. 참 (김)종규는 내가 좋아하는 선수다. 이번에 MVP 경합을 하다가 못 받았지만 받을만한 선수다. 좋은 플레이를 펼치고 성실하다. 훈이와도 친한데, 서로 격려하며 내년에 더 좋은 일이 생겼으면 한다. -상대팀 감독(허재)과 선수(허훈)로 내일 챔피언결정전 최종전에서 만난다면?허재: 훈이가 돌파와 2대2 플레이를 잘한다. 다 막을 수 없다면, 한 달간의 기록을 뽑아서 슛, 패스, 체력 중 약점을 잡아내 공략할 것 같다.허훈: 아빠라도 벤치에 있으면 감독일 뿐이다. 선수는 죽기 살기로 할 수밖에 없다. -허재는 2018년 아시안게임 농구대표팀 감독으로 두 아들을 뽑았는데, 동메달에 그쳤다. ‘혈연농구’ 논란 속에 자리에서 물러났다. 허훈이 그 결정이 틀리지 않았다는걸 입증한 것 같다.허재: 그 당시 부자지간이 아시안게임을 가니깐 안좋은 시선으로 보는 분들도 있었다. 아들이라서 국가대표에 뽑은게 아니고 그 포지션에 잘 맞는다고 생각해서 뽑은거다. 지금은 대표팀에서 물러났지만 그 때 결정을 후회한 적은 없다. 지금은 훈이가 잘했구나 인정해주셔서 감사하다. -장남 허웅은 인기상을 받았다. 올 시즌 SK전에서 35점을 몰아치기도 했다. 허재: 올 시즌 중에 약간 부상이 있었지만 인기상을 받았다. 인기상은 또 하나의 MVP급 상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시즌에는 부상없이 MVP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 -2017년 허훈 휴대전화 메신저에는 ‘인생에서 가장 큰 즐거움은 사람들이 '넌 절대 할 수 없을 것'이라고 한 일들을 해내는 겁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프로 데뷔 3년 만에 MVP가 됐다. 허훈: 그 당시 힘들었지만 이겨냈다. 그리고 많은 분에게 인정받아 기쁘다. 농구 인생이 많이 남았다. 더 노력하겠다. MVP 연속수상도 욕심난다.허재: 아버지 그늘 탓에 힘들었을 텐데 대견하다. 아마 다른사람보다 두배의 노력을 했을거다. 앞으로 아버지보다 잘하는 선수가 됐으면 좋겠다. 아버지로서 뒤에서 응원하겠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4.20 17:00
스포츠일반

“무관중 경기 통해 팬의 소중함 확실히 느껴”

8일 서울 청담동 S 퍼스널 트레이닝 센터. “어휴! 1시간이 5시간처럼 느껴져.”(원주 DB 허웅·27) “현기증 날 것 같아. 그래도 형이랑 하니까 버틸만하고 재밌네.”(부산 KT 허훈·25) 형제는 전갈 자세와 이구아나 자세를 번갈아 반복했다. 동물의 동작을 따라 하는 ‘애니멀 플로우’라는 건데, 동적인 상황에서 몸을 컨트롤하는 훈련이다. 형제 표정은 이내 일그러졌다. 이어 “악!” 소리가 터져 나왔다. 프로농구 정규시즌이 2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다. 4주간 쉬고 29일 재개될 예정이다. 예정에 없던 휴가가 생겼지만 쉴 수는 없다. 휴가 끝은 곧바로 시즌 재개이기 때문이다. 할 수 있는 건 훈련뿐이다. 형제는 지루함도 덜 겸 함께 훈련한다. 했다. 조승무 트레이너는 “웅이는 중학 3학년, 훈이는 중학 1학년 때부터 꾸준히 훈련해왔다. 잘 되는 선수에게는 다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허훈은 오랜만의 외출이다. 전주 KCC 선수단은 KT전을 하루 앞둔 지난달 28일 코로나19 확진자와 같은 호텔에 묵었다. 이를 모르고 경기를 치른 양 팀 선수단은 한동안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허훈은 “원래 KCC 경기가 끝나면 부산으로 이동이었다. 수원 숙소로 가서 격리 생활을 했다. 다행히 모두 건강하다”고 말했다. KT 구단은 선수들에게 휴가를 주면서 7일까지 외출 자제를 권고했다. 8일 허훈은 형과 함께 운동하러 나왔다. 허웅은 “집에서 쉴 수도 있지만, 동생과 함께 컨디션 조절하기 위해 나왔다”고 말했다. 컨디션 조절이라 하기에 훈련은 다소 ‘빡셌다’(빡빡했다). 형제는 1시간 동안 ‘빡세게’ 몸을 움직이며 땀을 흘렸다. 한창이던 리그가 중단된 데 대해 형제는 선수로서 어떻게 생각할까. 허훈은 “선수들이 많이 걱정했다. 무조건 중단한 건 잘한 것”이라고 말했다. 허웅도 “같은 생각이다. 그나저나 리그가 재개되면 외국인 선수가 떠난 팀은 많이 불리하다”고 말했다. 허훈의 팀 동료였던 KT 외국인 선수 더햄과 멀린스는 지난달 “코로나가 무섭다”며 한국을 떠났다. 허훈은 “우리 팀이 3연승 중이었다. 더햄이 떠나도 멀린스가 골 밑에서 비벼주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지난달 27일) SK전을 앞두고 멀린스가 버스에 안 탔다. 이어 ‘멀린스가 집에 간다더라’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말했다. 허웅과 함께 뛰던 DB 오누아쿠와 그린도 ‘코로나19 상황이 호전되면 돌아오겠다’며 최근 미국으로 돌아갔다. 허웅은 “미국이 한국의 코로나 위험 국가 단계를 올릴 경우 귀국하지 못할까 봐 걱정하더라. 가족도 걱정을 많이 한다던데, 선수를 떠나 인간적으로 이해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허웅이 “외국인 선수들이 국내 선수를 불러 ‘1년간 너무 좋았다’고 했다”고 전하자, 허훈은 “우리 (외국인 선수)는 말도 없이 가버렸어”라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가 모두 빠진 KT는 SK와 KCC에 대패했다. 허웅은 “KT 선수들이 안쓰러웠다. KT의 상대 팀은 외국인 선수에게 다 띄워주더라. 외국인 선수가 떠난 게 구단 책임도 아닌데 불공평하다. 리그가 재개되면 외국인 선수가 남은 팀은 다 순위가 올라갈 거다. 부상도 참아가며 뛰었는데, 순위가 내려가면 억울할 것 같다”고 말했다. DB 외국인 선수의 복귀도 그때가 돼봐야 할 것 같다. 공동 선두인 서울 SK의 헤인즈와 워니도 복귀를 약속하고 귀국했다. 허훈은 지난달 9일 프로농구 최초의 20점-20어시스트를 기록하는 등 맹활약하며 최우수선수(MVP) 후보로 거론됐다. 허훈은 “(외국인 선수가 떠난 뒤로) 기록이 쭉쭉 깎였다. 국내 선수 득점 순위도 2위로 밀렸다. 이제 내려놓았다”며 웃었다. 국내 선수로만 잔여 시즌을 치르거나, 플레이오프를 축소하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허재(55) 전 농구대표팀 감독은 현재 상황에 대해 뭐라고 했을까. 허웅은 “아버지가 중계권과 스폰서십을 고려하면 시즌을 아예 끝내기는 힘들 거로 전망하셨다. 그러면서 ‘리그 재개되면 책임감을 갖고 뛰라’고만 하셨다”고 전했다. 이상범(51) DB 감독은 얼마 전 “허웅과 허훈이 허재 형한테서 좋은 몸을 받았다. 형이 하루만 더 집에 들어가서 아들 하나 더 낳았다면”이라고 말했다. 허훈은 “우리 형제가 5명이었어도 다 농구를 했을 거다, 이 감독님이 말씀을 재미있게 하신다. 김승기 KGC 인삼공사 감독님도 KT에 지면 ‘허훈한테 졌다’고 말씀하신다”며 웃었다. 허웅도 “김승기 감독님이 ‘훈이는 우리와 (경기)하면 잘하고, 웅이는 우리와 하면 다치고. 제발 그만 좀 다쳐라. 나 네 아빠한테 죽는다’고 농담하셨다”고 소개했다. 무관중 경기를 해 본 허훈은 “진짜 경기할 맛 안 난다. 아무 소리가 안 들리니 뭐 하고 있나 싶었다. 팬의 소중함을 확실히 느꼈다”고 말했다. 허웅은 “3주 후에는 꼭 코로나가 사라져 팬들 앞에서 경기하고 싶다. 아버지 말씀처럼 책임감 갖고 뛰겠다”고 말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20.03.09 08:35
스포츠일반

아버지는 농구 대통령, 아들은 농구 보좌관

“신인 시절(2017~18시즌)에 11연패 당한 적이 있는데. 7연승은 프로 와서 처음이네요.” 프로농구 부산 KT 가드 허훈(24·키 1m80㎝)을 15일 부산의 한 호텔에서 인터뷰했다. 그는 연승을 자랑하며 해맑게 웃었다. KT는 14일 창원 LG를 꺾고 3위(13승9패)에 올랐다. 7연승은 2010년 10월 이후 9년 2개월 만이다. KT의 연승에 앞장선 건 ‘농구 대통령’ 허재(54) 전 한국 농구대표팀 감독 차남 허훈이다. 프로 3년 차인 허훈은 이번 시즌 평균 득점 16.5점으로 국내 선수 중 1위다. 외국인 선수를 합쳐도 6위다. 어시스트는 경기당 7.36개로, 외국인 선수를 포함해 전체 1위다. 최근 화살을 과녁 중앙에 꽂듯 3점슛을 정확히 꽂는 농구를 ‘양궁 농구’라 부른다. 허훈은 ‘양궁 농구’의 선봉장이다. 지난달 20일 원주 DB 전에서 3점슛 9개를 연속으로 성공했다. 천하의 허재도 3점슛 연속 성공기록은 7개다. ‘허훈 3점슛 쇼’ 동영상은 조회 수가 17만회에 육박한다. 지난달에는 2경기 연속으로 30점 이상을 넣었다. 3일 삼성전에선 어시스트를 13개나 기록했다. 팬들은 이제 허훈을 “허재 아들”이라 부르지 않는다. 대신 “KBL의 새로운 스타”, “용병급 단신 선수”라고 부른다. 또 “부자 최우수선수(MVP) 가즈아~”라고 응원한다. 허재는 기아 선수였던 1997~98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손가락은 부러지고 눈 옆이 찢어졌는데도 투혼을 발휘했다. 7차전 끝의 준우승이었지만, MVP는 허재에게 돌아갔다. 그때 다친 허재의 왼쪽 새끼손가락은 지금도 휘어져 있다. 허훈은 “(그 경기 영상을) 유튜브로 봤다. 아버지는 승부욕과 근성이 정말 강해 보인다. 어릴 때 아파서 ‘피로골절 같다’고 하면, 아버지는 ‘그런 걸 가지고 쉬냐’고 농담하실 정도였다. 사실 나도 아버지 근성을 물려받은 거 같다”며 “나도 같은 상황이라면 당연히 뛸 거다. 챔프전 아닌가”라고 말했다. 어머니 이미수(53)씨는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훈이가 고교(용산고) 시절 대학팀과 연습경기에서 코뼈가 부러졌다. 수술도 안 하고 며칠 쉬다가 대학팀과 연습경기를 했는데 또 부러졌다”며 “또 한 번은 협회장기 때 볼거리(유행성이하선염)로 열이 39도까지 올랐다. 그런데 주사만 맞고 뛰었는데 우승하고 MVP를 받았다”고 전했다. 허훈은 요즘 아버지를 도통 볼 수가 없다. 허훈은 “요즘 아빠가 전화 통화도 잘 안 될 만큼 바쁘다”고 전했다. 허재는 요즘 방송사 예능프로그램의 섭외 1순위다. 허훈은 “술 드시는 것보다 차라리 예능 출연으로 바쁜 게 낫다”며 웃었다. 아버지를 가장 최근에 본건 지난달 22일이다. 그날 허재가 KT 홈 경기에서 시투를 했는데 3개 모두 실패했다. 허훈도 그날 6득점에 그쳤다. 허재는 경기 후 “다음에는 관중석 위에 숨어서 보겠다”고 했고, 허훈도 한발 더 나아가 “그냥 TV로 보시라”고 했다. 허훈은 9월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에 출전했다. 세계적인 팀들을 상대한 뒤 농구에 눈을 떴다. 허훈은 “아버지 생각하며 슛 연습을 정말 많이 했다”고 털어놨다. 허재는 지난해 8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한 남자 농구대표팀 감독이었다. 자신의 두 아들인 허웅(26·원주 DB)과 허훈을 뽑았는데, 한국은 동메달에 그쳤다. 허재는 ‘혈연농구’ 논란 속에 감독 자리에서 물러났다. 자신의 실력으로 아버지의 명예를 되살리겠다는 아들의 마음이 엿보인다. 거북이가 주인공인 오리온 ‘꼬북칩’ 캐릭터를 닮았다고 해서 허훈의 별명이 꼬북칩이다. 또 그는 여성 팬에게 인기가 높다. 허훈은 “만약 오리온에서 뛰었으면 광고 하나 찍는 건데”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허훈은 다음 달 올스타전을 앞두고 팬 투표에서 중간순위 1위를 달리고 있다. 그의 형인 허웅이 2016, 17년 1위다. 허훈은 “형이 전에 ‘넌 평생 팬 투표 1위를 못할 것’이라고 놀렸다. 이번에 꼭 1위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부자 MVP 가능성’에 관해 묻자 허훈은 “부자가 MVP를 받은 적이 있냐”고 되물은 뒤, “벌써 (말하는 건) 섣부른 일”이라고 했다. 이어 “아빠가 농구 대통령이다. 그런데 나는 아버지 따라가려면 한참 멀었으니까 보좌관이나 비서 정도”라며 “따라가려고 노력하다 보면 좋은 선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산=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2019.12.16 08:29
스포츠일반

레이저 눈빛 허재, 아이들 앞에선 “허허허”

“너 피자 먹으려고 온 거지?” “아니에요. 감독님한테 농구 배우러 왔죠.” “허, 귀여워 죽겠네. 짜식~.” 5월 5일 어린이날, ‘농구 대통령’ 허재(54)와 손재우(12·경기도 파주시) 군이 나눈 대화 내용이다. 지도자 시절 선수들에게 매서운 ‘레이저 눈빛’을 날리던 허재 전 대표팀 감독은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허허허” 웃었다. 허재 감독은 지난 3월 경기 고양시 재활스포츠센터에 ‘허재 농구아카데미’를 열었다. 천하의 허재가 엘리트 농구 선수가 아닌 평범한 초·중·고교 학생들을 가르치는 것이다. 수업은 금·토·일요일 사흘 동안 진행한다. 20명으로 구성된 각 반마다 1시간30분씩 아홉 클래스를 가르친다. 기자가 현장을 찾은 지난 5일에도 허 감독은 아이들의 레이업슛을 몸으로 막으면서 열정적으로 농구를 가르치고 있었다. 농구교실을 연지 석 달도 채 안됐는데 회원은 벌써 200명을 넘어섰다. 허 감독은 어린이날을 맞아 아이들에게 피자를 사주고, 가방도 선물로 줬다. 엘리트 선수들을 놔두고 어린이를 위한 농구교실을 시작한 이유를 물어봤다. 허재는 “프로팀 감독도 해봤고, 대표팀 감독도 해봤다. 10년 넘게 쉼없이 달려왔는데 이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농구교실을 돕고 있는 프로농구 TG삼보 센터 출신 정경호(49)코치는 “허재 감독님은 수익을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 환원 차원에서 이 일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2005년부터 10년간 전주 KCC를 이끌었던 허 감독은 지난해 9월 대표팀 감독에서 물러난 뒤 ‘야인’ 생활을 하고 있다. 허 감독은 “언젠간 아이들을 가르치고 싶었다. 그런데 프로선수가 아니라 아이들을 가르치다보니 정신이 하나도 없다”며 “오죽했으면 (목소리를 잘 전달하기 위해) 무선 마이크까지 샀다”고 말했다. 지금은 취미반 형식이지만 재능이 뛰어난 아이가 있다면 선수로 키울 계획도 있다. 허재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농구를 시작했다. 특별활동 때 서예부 대신 농구부에 들어간 것이 계기가 됐다. 학창시절엔 매일 줄넘기 이단뛰기를 500회 이상 반복했던 악바리였다. 그 덕분에 허재는 1990년 세계선수권 이집트전에서 홀로 62점을 몰아넣었다. 농구대잔치 최우수선수상(MVP)도 3차례 받았다. 허 감독은 “나는 국민학교 때부터 합숙생활을 했다. 마치 군대 같은 분위기였다. 감독님이 무서워서 항상 긴장하면서 지냈다. 돌이켜보면 ‘좀 더 즐겁게 농구를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고 털어놨다. 농구교실 아이들에게 허재 감독이 선수 시절 활약했던 유튜브 영상을 보여줬다. 조의종(15·고양시 탄현동)군은 “겉모습만 보면 그냥 옆집 아저씨 같은데 슛과 돌파가 엄청나다”며 놀라워했다. 농구교실을 돕고 있는 중앙대 선수 출신 정성구 코치는 “농구대잔치 시절을 기억하는 학부모들은 허재 감독님에게 달려가 사인도 받고 셀카도 찍는다”고 전했다. 허재 감독의 두 아들은 현재 프로농구에서 활약 중이다. 원주DB의 슈팅가드 허웅(26), 부산 KT의 포인트가드 허훈(24)이다. 허재는 “아들에겐 제대로 농구를 가르친 적이 없다. 골프로 치면 레슨 프로가 드라이브샷 자세를 한 번 잡아주듯 슛 자세나 드라이브인 동작을 잠깐 봐주는 게 전부였다. 그런데 웅이는 나와 슛자세가 비슷하다. 훈이는 눈치가 빨라서 어깨너머로 배웠다”고 말했다. 허웅·허훈 형제는 지난 4일 아버지가 운영하는 농구교실을 깜짝 방문해서 아이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아이들의 사인 요청에 응하면서 원포인트 레슨도 해줬다. 허재 감독은 요즘 종종 농구교실 근처의 사무실에서 잠을 잔다고 했다. 그만큼 아이들을 열정적으로 가르치고 있다. 오는 14일엔 고양시 발달장애인 선수 10명을 데리고 일본 팀과 경기를 하기 위해 후쿠오카에 다녀올 계획이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에요.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참 좋네요. 애들과 함께 코트에서 뛰다보면 내가 젊어지는 기분이 들어요.” ■ ‘농구 대통령’ 허재는… 「 출생 1965년생 (54세) 가족 아내 이미수씨, 장남 허웅(DB), 차남 허훈(KT) 선수 경력 용산고-중앙대-기아-동부 (2004년 은퇴) 수상 경력 농구대잔치 MVP 3회, 프로농구 MVP 1회 감독 경력 전주 KCC(2005~2015), 대표팀(2009, 2011, 2016~18) 감독 성과 챔프전 2회 우승, 2018 아시안게임 3위 현재 허재 농구아카데미 운영 」 온라인 일간스포츠 2019.05.07 08:57
스포츠일반

'이변은 없었다'…kt, 신인 1·2순위 허훈·양홍석 영입

이변은 없었다. 프로농구 부산 kt가 신인 드래프트 전체 1, 2순위로 연세대 허훈(22·180㎝)과 중앙대 양홍석(20·195㎝)을 영입했다.kt는 30일 서울 송파구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7 KBL 국내 신인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최대어'로 꼽힌 허훈과 양홍석을 연달아 지명했다. 한 팀이 신인 드래프트 1, 2순위 지명권을 한꺼번에 행사한 것은 2010년 안양 KGC인삼공사 이후 kt가 두 번째다. 전체 1순위 지명의 영예를 안은 허훈은 '농구 대통령' 허재(52) 국가대표 감독의 차남으로 올해 대학리그에서 평균 19.2점에 6.2어시스트, 2.5리바운드를 기록한 가드다. 올해 대학리그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며 연세대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는 지난해 6월 성인 국가대표에도 발탁되며 가능성을 인정 받았다.허훈의 형 허웅(24·185㎝)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4순위로 원주 DB에 지명됐다. 지금은 군 복무 중이다. '형제 대결'을 피할 수 없다. 허웅이 프로 무대에 돌아오는 2018-2019시즌부터 '형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된다.허훈은 "1순위로 호명돼 영광스럽다. 처음 출전 가능한 경기가 서울 SK전으로 알고 있다. 첫 경기부터 잘해서 KBL 판도를 뒤집어보겠다. 프로에서도 자신 있다"고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2순위 양홍석은 중앙대 1학년만 마치고 일찍 프로에 입문한 선수다. 그는 올해 대학리그에서 평균 20.1점을 넣고 8.1리바운드를 기록한 포워드다. 지난 8월 레바논에서 열린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에 국가대표로도 출전하며 잠재력을 인정받은 양홍석은 큰 키에 내외곽을 겸비한 선수로 큰 기대를 받고 있다.3순위는 한양대 가드 유현준이 전주 KCC에 지명됐고, 4순위 연세대 포워드 안영준은 서울 SK 유니폼을 입게 됐다. 김진 전 창원 LG 감독의 아들 김윤(고려대)은 3라운드 8순위로 울산 현대모비스에 뽑혔다. 올해 드래프트에는 총 44명이 지원, 5라운드까지 총 27명이 뽑혀 61.4%의 지명률을 기록했다. 이날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선수들은 2017-2018시즌 정규리그 2라운드가 시작되는 11월 5일 경기부터 출전할 수 있다. 최용재 기자 2017.10.30 17:46
스포츠일반

프로농구 우승후보, ‘뉴페이스’에게 물어봐

2017~2018시즌 프로농구 판도는 '뉴페이스' 활약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인물은 이번 시즌부터 전주 KCC 유니폼을 입은 '연봉킹' 이정현(30)이다. 지난 시즌 안양 KGC인삼공사의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 통합 우승을 이끈 이정현은 자유계약선수(FA) 신분으로 KCC 유니폼을 입었다. KCC는 지난 시즌 꼴찌팀. 이정현은 프로농구 역대 연간 최고액 9억2000만원(연봉 8억2800만원·인센티브 92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KCC와 5년 계약했다. 종전 최고 연봉 기록은 2015년 문태영(39)이 서울 삼성에 입단하면서 세운 8억3000만원이다. KCC가 '최고 몸값'을 베팅한 이유는 절정의 슛 감각 때문이다. 정규리그 54경기를 뛰면서 평균 15.3득점을 올려 국내 선수 득점 1위에 올랐다. 2010~2011시즌 프로 데뷔 이후 매시즌 전 경기에 출장했을 만큼 꾸준하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평균득점(77.5득점)이 10개 구단 8위에 그쳤던 KCC는 이정현의 가세로 고민을 해결했다. 변수는 팀 적응 속도. 전태풍, 안드레 에밋 등 기존 KCC 선수들과 실전 호흡이 관건이다. 이정현은 비시즌 국가대표팀 차출로 손발을 맞출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오리온에서 뛰다 서울 SK로 복귀한 외국인 선수 애런 헤인즈(36)의 활약 여부도 주목할만 하다. 2008년 삼성을 시작으로 울산 모비스, 창원 LG와 SK, 오리온을 등을 거친 헤인즈는 프로농구 최고 외국인으로 평가받는다. 역대 외국인 선수 최다 득점(8333득점), 최다 출전(411경기) 기록을 동시 보유하고 있다. 2012~2013시즌 정규리그 1위 영광을 함께한 헤인즈를 다시 품은 지난 시즌 7위 SK는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친정팀 삼성에 복귀한 '만능 포워드' 김동욱(36)도 눈여겨봐야 한다. 2011년 12월 가드 김승현(은퇴)과 트레이드돼 고양 오리온 유니폼을 입은 김동욱은 5년 반 만에 삼성으로 복귀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의 아쉬움을 털고 '대권'에 도전하는 삼성은 김태술, 문태영, 리카르도 라틀리프에 김동욱까지 가세하면서 한층 탄탄한 전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오는 30일 열리는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에 입문할 새 얼굴들도 소속팀 시즌 성적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올해 최대어는 국가대표 가드로 활약 중인 허훈(22·연세대)이다. 허재 남자 농구대표팀 감독의 차남이자 국가대표 가드 허웅(24·상무)의 동생으로 더 유명한 허훈은 지난달 대학농구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연세대를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한 특급 유망주다. 허훈 외에도 장신 포워드 양홍석(20)이 중앙대 1학년 재학 중 자퇴하고 드래프트에 나선다. 11일 미디어데이에서 대부분의 감독들이 포워드 영입을 원했던 만큼 양홍석은 강력한 드래프트 1순위 후보라는 평가다. 이들은 정규리그 2라운드가 시작하는 11월 5일부터 소속팀의 우승 경쟁에 힘을 보탤 예정이다. 14일 안양 KGC인삼공사와 삼성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5개월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2017.10.13 06:00
스포츠일반

한국, 윌리엄 존스컵서 미국 대학팀 꺾고 첫 승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이 윌리엄 존스컵 국제대회에서 미국 대학팀을 상대로 첫 승을 따냈다.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4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제38회 윌리엄 존스컵 대회 이틀째 미국 새크라멘토 스테이트대학과 2차전 경기에서 63-48 승리를 거뒀다. 전날 이집트에 1점 차로 분패한 한국은 변기훈(SK·11점)과 이종현(고려대·10점) 등을 앞세워 15점 차 완승을 거뒀다. 허재 감독의 차남 허훈(연세대)도 7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로 활약했다.이번 대회에는 한국과 이란, 이집트, 일본, 인도, 필리핀, 미국, 대만 A, 대만 B 등 8개 나라 9개 팀이 출전해 풀리그로 순위를 정한다. 한국은 25일 필리핀과 3차전을 치를 예정이다.김희선 기자 2016.07.25 09:08
스포츠일반

허재 삼부자, 농구대표팀에서 한솥밥

허재 삼부자가 남자 농구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는다.대한민국농구협회는 30일 대표팀 1차 강화훈련 참가 14명 명단을 전하며 "부상으로 재활을 해야 하는 가드 박찬희를 대신해 허훈을 명단에 넣었다"고 발표했다.장남 허웅(동부)이 일찌감치 예비명단 24명에 포함된데 이어 차남 허훈도 태극마크를 달면서 허 감독 삼부자는 한솥밥을 먹게 됐다.1차 강화훈련에 임하는 14명은 다음달 23일부터 31일까디 대만 뉴타이페이에서 열리는 제38회 윌리엄존스컵 대회에 출전한다.◇2016 남자농구대표팀 1차 강화훈련 및 윌리엄 존스컵 명단▲김선형, 변기훈(이상 SK), 김준일(삼성), 조성민, 이재도(이상 kt), 허웅(동부), 이승현, 허일영, 최진수(이상 오리온), 김종규(LG), 최준용, 허훈(이상 연세대), 이종현, 강상재(이상 고려대)최용재 기자 choi.yongjae@joins.com 2016.06.30 19:06
스포츠일반

U-19 농구 대표팀, 세계 선수권 드디어 첫 승

U-19 농구 대표팀이 19세 이하(U-19) 세계농구선수권대회에서 첫 승을 올렸다.김영래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일 체코 프라하에서 열린 체코와의 U-19 국제농구연맹(FIBA) 세계선수권대회 13~16위 순위결정전 하위리그 첫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96-95로 승리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3전 전패로 결선리그 진출에 실패하고 순위결정전으로 밀려났다. 앞서 3경기에서 높이 열세에 밀려 고전했다. 그러나 이날 장신 군단 체코를 상대로 빠른 스피드를 앞세워 이겼다. 전주 KCC 사령탑 허재 감독의 차남 허훈 활약이 대단했다. 허훈은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6분44초를 뛰며 32점·3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점슛도 4개나 터뜨렸다. 특히 84-87로 뒤지던 4쿼터 종료 7초를 남기고 3점슛을 터뜨려 승부를 연장으로 가져갔고, 연장에서도 4점을 올렸다.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리바운드에서 문제를 드러냈다. 리바운드가 체코(51개)에 비해 34개로 크게 차이가 났다. 한국은 2일 오후 8시15분 세네갈과 경기를 치른다.J스포츠팀 2013.07.02 08:27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