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러시아톡!] 입성 후 확 바뀐 신태용호 분위기, "월드컵 실감나네요"
"베이스 캠프에 입성하면서 월드컵을 실감하고 있는 것 같아요."김민우(상주 상무)의 말대로였다. '꿈의 무대' 월드컵이 열리는 러시아에 입성한 신태용호 선수들의 표정에는 생동감이 넘쳤다. 부정적인 시선 속에서 16강 진출을 달성해야 하는 힘든 상황이지만, 부담보다는 기분 좋은 긴장감으로 가득한 모습이었다.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로모노소프 지역에 위치한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입성 후 두 번째 훈련을 진행했다. 가벼운 체력훈련과 오픈 트레이닝 데이로 진행됐던 전날과 달리, 이날 신 감독은 훈련 초반 15분만 공개하고 나머지는 비공개로 치렀다.가벼운 러닝과 스트레칭, 볼 뺏기 훈련 등으로 몸을 풀며 훈련을 시작한 신태용호는 15분이 지나자 국내외 취재진을 훈련장에서 내보낸 뒤 약 1시간 가량 비공개 전술 훈련을 실시했다. 철제 펜스로 만들어진 차단막이 훈련장 주위를 둘러쌌고, 출입 동선도 조정해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는 모습이었다.구체적인 훈련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스웨덴전을 앞두고 수비 조직력을 가다듬는 것은 물론, 세트피스 전술 등 득점을 위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훈련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날은 11일 세네갈과 비공개 평가전에서 상대 선수 팔꿈치에 맞아 이마가 찢어졌던 이용(전북 현대)도 참가했다. 일곱 바늘을 꿰매는 큰 부상을 당했던 이용은 전날 가벼운 러닝 정도로 훈련을 마친 바 있다.15분 밖에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분명한 건 신태용호의 분위기가 밝아졌다는 점이다. 3전 전패를 예상하는 비관적인 여론과 대표팀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 1승1무2패로 끝난 평가전 성적이 불러온 비난 등 여러모로 힘든 상황 속에서 러시아에 입성한 신태용호는 입성 당일인 12일까지만 해도 차분히 가라앉은 분위기였다.그러나 훈련 첫날이었던 13일 오픈 트레이닝 데이는 물론, 이날 훈련 때도 선수들의 표정은 입성 이후보다 훨씬 밝아졌다. 어딘지 피곤하고 위축된 느낌이 강했던 오스트리아 때와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었다. 이 점에 대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은 이용(전북 현대)은 "(전지훈련 때)자신감이 없거나 위축된 부분은 전혀 없었다. 다만 이동거리와 훈련 프로그램 때문에 지쳤던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베이스 캠프에 와서 회복하면서 선수들도 한층 밝아졌고, 컨디션도 올라오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인 이용에 이어 김민우는 선수단 분위기 변화의 이유를 또 다른 곳에서 찾았다. 바로 월드컵이 열리는 러시아에 입성했다는 '실감'이었다. 김민우는 "선수들끼리 걱정이나 두려움보다 조금 더 자신감을 갖고 하자는 얘기를 나눴다. 그런 자신감이 좋은 결과를 내고 있는 것 같다"고 미소를 보였다.한국을 대표해 월드컵이라는 꿈의 무대에 나서는 만큼, 성적에 대한 부담이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대표팀을 향한 국민들의 기대를 알고, 또 최근의 부정적인 여론도 잘 알고 있기에 선수들의 마음이 마냥 편할리도 없다. 그러나 마음이 무거우면 자연스레 몸도 무거워지는 법, 지금의 신태용호에 필요한 건 김민우의 말대로 부담 대신 자신감을 갖고 '꿈의 무대'를 즐기는 것일지도 모른다.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김희선 기자 kim.heeseon@jtbc.co.kr
2018.06.14 2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