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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의 한화 지분 매각, 한화에너지가 받았다

고려아연이 ㈜한화 지분 매각하고, 한화에너지가 이 지분을 사들인다. 한화에너지는 6일 이사회를 열고 고려아연이 보유한 ㈜한화 지분 7.25%(543만6380주)를 주당 2만7950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약 1520억원 규모다.거래가격은 최근 30일 평균주가를 기준으로 산정됐으며 거래 종결일은 다음 달 9일이다.양사는 이번 지분 거래가 상호 협의에 따른 것으로, 고려아연은 지분 매각을 통해 자사주 공개매수에 따른 재무 부담을 경감할 수 있고, 한화에너지는 지배구조 개선과 책임경영 강화를 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앞서 ㈜한화는 지난 2022년 고려아연과 사업 제휴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를 목적으로 한화가 보유한 자사주 7.25%와 고려아연의 자사주 1.2%를 맞교환한 바 있다.이번 지분 매입으로 한화에너지의 ㈜한화 지분율은 14.90%에서 22.16%로 증가한다. 한화그룹 대주주(특수관계인 포함)의 ㈜한화 지분율은 55.83%가 된다.고려아연은 또 이날 호주 자회사 아크에너지 맥킨타이어에 대여한 자금 약 3900억원(약 4억2600만 호주달러)의 조기 상환이 이달 중 이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달 17일 이사회 결의로 결정됐다.앞서 고려아연은 지난 5월 아크에너지 맥킨타이어가 호주 퀸즐랜드주에 건설 중인 풍력발전소 지분 30%를 인수하는 과정에 약 3900억원을 대여하면서 추후 대여금 상환과 함께 이를 채무보증으로 전환하기로 한 바 있다.고려아연은 한화 지분 매각과 대여금 상환을 통해 확보되는 약 5420억원의 자금을 자사주 공개매수 과정에서 발생한 차입금 상환 등 재무건전성 강화에 사용할 예정이다.한편 한화그룹은 이날 한화에너지가 고려아연의 ㈜한화 지분 매입에도 ㈜한화, 한화임팩트 등이 가진 고려아연 지분을 계속 보유하며 친환경에너지 분야 사업 협력을 지속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고려아연도 "㈜한화 주식 매각과는 별개로 기존 한화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고려아연의 주식에는 변동이 없다"며 "양사는 수소 밸류체인(가치사슬)을 비롯해 탄소 포집 시설 건설 및 구축 사업, 해상풍력 공동개발 프로젝트 등 풍력발전 사업, 광산 관련 자원개발 등 협업을 보다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1.06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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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8위 도약, 재계 순위 GS와 자리 바꿈

HD현대와 GS그룹의 재계 순위가 뒤바뀌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2024년 대기업집단(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현황'을 발표했다. 올해 자산 총액 5조원 이상(작년 말 기준)인 공시대상기업집단(공시집단)은 88개로 작년보다 6개 증가했다. 이들 집단에 소속된 회사는 작년보다 242개 늘어 3318개였다.자산 상위 10대 그룹은 삼성, SK, 현대자동차, LG, 포스코, 롯데, 한화, HD현대, GS, 농협 순이었다. 지난해 9위였던 HD현대는 신규 선박 수주에 따른 계약 자산 증가의 영향으로 순위가 한 계단 상승했다. 8위였던 GS그룹은 9위로 내려앉았다. 작년 지정에서 포스코에 밀려 5위 밖으로 밀려났던 롯데는 올해도 6위 자리를 유지했다.올해부터는 상호출자제한 기업 집단(상출집단) 지정기준이 기존 10조원 이상에서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5% 이상으로 변경됐다. 이번 지정에 적용되는 기준선은 10조4000억원이다.새로운 기준에 따른 상출집단 수는 48개로 지난해와 동일했다. 상출집단은 공시집단에 적용되는 공시 의무·사익편취 금지 규제에 더해 상호출자·순환출자·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규제를 받는다.이번 지정에서는 이차 전지와 온라인 유통 등 신산업 성장에 따른 재계 서열 변동이 두드려졌다. 지난해 처음 공시집단으로 지정됐던 에코프로는 올해 순위가 15계단 상승(62위→47위)하며 상출집단에 새롭게 포함됐다.지난해 45위였던 쿠팡은 거래 규모 및 매출 증가 등에 힘입어 순위가 18계단 올라 27위가 됐다.회계 기준상 보험부채 평가 방법이 원가에서 시가로 변경되면서 보험 주력 집단의 순위도 크게 상승했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올해 공시집단에 재지정됐고, 교보생명보험, DB 등도 순위가 10위 이상 올랐다.하이브는 엔터테인먼트업 주력 집단 최초로 공시집단에 지정됐다. K-POP의 세계화에 따른 앨범·공연·콘텐츠 수익 증가로 자산이 4조8100억원에서 5조2500억원으로 늘었다.공정위는 "대기업 집단으로 지정된 회사들의 주식 소유 및 내부거래 현황 등 정보를 면밀히 분석해 시장참여자들에게 널리 공개할 계획"이라며 "시장 스스로 감시와 견제 기능이 강화되고 기업집단의 자발적 지배구조 개선이 유도될 것"이라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5.15 14:12
산업

공정위 사익편취 규제 완화...자산 7조원 높이면 대상기업집단 20개 줄어

공정거래위원회가 총수 일가 사익편취 규제, 공시 의무 부과 대상이 되는 공시대상기업집단(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을 높여 기업들의 부담을 줄이는 제도 개편이 추진된다. 현행 ‘자산 5조원 이상’보다 높여 규제 적용 대상을 줄이겠다는 계산이다.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은 26일 공정위의 2023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윤석열 대통령에 보고했다. 대기업집단은 일부 대기업 규제를 적용받는 공시대상기업집단(자산 5조원 이상)과 상호출자 금지 등 전체 규제를 적용받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자산 10조원 이상)으로 나뉜다.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 요건은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라 내년부터 자산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0.5% 이상인 기업집단으로 바뀔 예정이다. 공정위는 이에 발맞춰 14년 전 만들어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기준도 GDP와 연동하거나 기준금액을 상향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윤수현 공정위 부위원장은 "GDP의 0.2% 또는 0.3%로 할 수도 있고 자산 기준액을 6조원이나 7조원으로 늘리는 방법도 있다"며 "(학계·법조계·이해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기업집단 정책네트워크의 의견을 듣고 저희도 연구해서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정기 공정위 기업집단국장은 "2009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제도 도입 이후 자산 기준이 변하지 않아 집단 수가 2009년 48개에서 지난해 76개로 58% 늘었다"며 "법 집행 대상 기업집단 수가 과다하게 증가했고, 중견기업의 부담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2021년 명목 GDP는 2071조7000억원으로 2009년 대비 71.9% 증가했다. 그러나 공시대상기업집단 범위가 좁아지면 기업집단에 대한 자율 감시 기능과 사익편취 차단 효과가 약화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공시대상기업집단에서 제외되면 계열사 간 주식 소유현황, 특수관계인과의 거래 현황, 순환출자 현황 등을 정기적으로 공시하지 않아도 된다. 총수 일가 일감 몰아주기 등 사익편취 규제도 적용받지 않는다.자산 기준액이 7조원으로 높아질 경우 공시대상기업집단은 지난해 5월 기준 76개에서 56개로 20개 줄어든다. 크래프톤, 삼양, 애경, 한국지엠, 하이트진로, 현대해상화재보험, OK금융그룹, 농심 등이 빠진다. 공정위는 이와 별개로 대기업 내부거래 공시 기준도 50억원에서 100억원으로 확대할 예정이다.공정위는 내달 중 기업집단 정책네트워크를 가동하고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제도(금융사의 의결권 제한, 지주회사의 금융·비금융사 동시 소유 금지), 지주회사 제도 등의 중장기 발전 방향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윤 부위원장은 "금융과 비금융 간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금융위원회도 금산분리 완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완화냐, 구체적인 완화 내용이 뭐냐까지 말씀드리기 이르지만 규제가 강화되는 방향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공정위는 완전 모자회사 간 내부거래에 대한 사익편취·부당지원 규제 적용 범위를 축소하는 방안도 검토한다.다만 편법적 지배력 승계, 부실 계열사 지원 등은 엄정히 제재하고 총수익스와프(TRS) 등 금융상품을 이용한 부당 지원·채무보증 금지 규제 우회 행위 규율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아울러 공정위는 기업집단 동일인(총수) 판단 기준, 변경 절차 등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고 기업에 동일인 지정에 관한 의견 제시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외국인을 동일인으로 지정하기 위한 기준 마련도 계속 추진한다.윤 부위원장은 "외국인 동일인 지정 문제는 (미국 국적의 김범석 이사회 의장이 지배하는) 쿠팡만 관련된 사안이 아니다"라며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해 원만하게 진행하려 한다"고 말했다.공정위는 동일인의 배우자나 2·3세가 외국인 또는 이중국적자인 기업집단이 최소 10여개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1.26 17:22
산업

대기업 건설사, 채무보증 250조원 웃돌아… 현대건설 최대

대기업 건설사의 채무금액잔액이 250조원을 넘은 것으로 집계됐다. 건설사 채무보증은 공사 시행을 위해 발주처나 입주예정자 등에 제공한 보증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심화하면 부실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18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대기업집단 건설 계열사 112곳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작년 9월 말 기준 이들의 채무보증은 250조37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말(90조5485억원)과 비교해 159조4886억원(176.1%) 증가한 수치다.다만 2020년 말 조사에는 신규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된 대방건설, 반도홀딩스, 일진 등의 건설 계열사 채무보증과 중흥건설 인수 전 대기업집단에 포함되지 않은 대우건설의 채무보증이 포함되지 않았다.2021년 매각으로 대기업집단 건설 계열사에서 제외된 두산건설도 작년 3분기 채무보증 집계시 제외됐다.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채무보증이 가장 많은 기업은 현대건설(26조9763억원)이었다. 대우건설(21조2275억원)과 현대엔지니어링(19조1034억원), 롯데건설(18조4151억원), KCC건설(13조35억원), 태영건설(12조6467억원) 순으로 뒤를 이었다.호반건설(12조2509억원)과 한화건설(11조4686억원), DL이앤씨(10조4123억원), SK에코플랜트(10조2730억원) 등도 채무보증이 10조원을 넘었다.2020년 말과 비교해 채무보증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 역시 현대건설이었다. 2020년 말(7조8665억원) 대비 19조1098억원(242.9%)이나 증가했다. 채무보증 건수도 2020년 말 81건에서 작년 9월말 191건으로, 110건 늘었다.현대엔지니어링과 대우건설도 2020년 말과 비교해 각각 17조655억원(837.4%), 15조4633억원(268.3%) 늘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양사의 채무보증 건수도 2020년 말 대비 116건, 184건 증가했다.김경준 CEO스코어 대표는 “건설사 채무보증 증가는 사업 활성화에 따른 결과지만, 요즘처럼 금리 인상에 원자재 가격 상승, 미분양 증가에 따른 건설경기 침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는 주의 깊게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3.01.18 10:57
산업

계열사 가장 많은 SK 채무보증도 최대, 효성은 자본 대비 80%

올해 3분기 30대 그룹의 계열사간 채무 보증이 작년 말보다 15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보증 총액은 SK그룹이, 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중은 효성그룹이 컸다. 2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국내 대기업집단 상위 30대 그룹 중 계열사 간 채무보증 현황을 공시한 207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9월 말 이들 기업의 계열사 간 채무보증은 87조716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72조6476억원) 대비 15조685억원(20.7%) 증가한 수준이다. 2020년 말(57조5892억원)과 비교하면 30조1269억원(52.3%) 늘었다. 매년 15조원 이상 증가한 셈이다. 30대 그룹 중 채무보증이 가장 많은 곳은 SK(10조7713억원)였다. 이어 삼성 9조232억원, 농협 8조8936억원, 포스코 7조7565억원, LG 7조5403억원, 현대자동차 6조9796억원 순이었다. 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중은 효성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효성의 채무보증은 5조861억원으로 자본(6조3305억원) 대비 80.3%였다. 자본 대비 채무보증이 30%를 넘는 그룹은 CJ(35.4%), 농협(32.7%), 카카오(30.6%) 등으로 조사됐다. 작년 말과 비교해 채무보증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도 SK였다. SK의 채무보증은 4조6669억원(76.5%) 늘었다. 작년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부가 SK온으로 분리되면서 관련 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채무보증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삼성은 2조259억원(29%) 증가했고, 농협 1조9153억원(27.4%), 한화 1조2436억원(25.6%), 효성 1조1221억원(28.3%)씩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채무보증이 가장 많이 감소한 그룹은 두산으로, 7242억원(27.6%) 줄었다. 네이버는 2577억원(21.1%), 현대중공업은 1986억원(20.4%) 감소했다. 개별기업 중 채무보증이 자본 규모를 넘긴 기업은 총 10곳이었다. 이중 효성화학이 자본 5535억원 대비 채무보증 1조7241억원으로 311.5%에 달해 초과 폭이 가장 컸다. 특히 효성 계열사는 효성화학 외에도 효성첨단소재(140.6%), 효성티앤씨(111.6%), 효성티앤에스(108.1%) 등의 채무보증이 자본보다 많았다. 삼성엔지니어링(190.5%)과 한화에너지(165.3%), SK온(133.6%), GS글로벌(131.4%) 등도 채무보증이 자본 규모를 넘겼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채무보증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SK온으로 1조9760억원(68.6%) 증가했다. SK온은 지난해 출범 후 미국과 헝가리 법인에 대거 투자를 늘리며 채무보증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2.21 09:39
산업

SK, KCC 계열분리가 과연 정답일까

SK와 KCC그룹이 계열분리의 기로에 섰다. SK는 삼성·현대차·LG와는 달리 4대 그룹 중 유일하게 계열분리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향후 독자 경영과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KCC그룹은 범현대가로 형제간 독립경영을 준비하고 있다. 지분 정리·사업성 검증 끝 선택만 남은 SK 29일 재계에 따르면 대기업들의 계열분리 시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 속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 사업의 세분화와 지휘체계 일원화 전략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종속기업 간의 지분 정리는 물론이고 자금력과 사업성을 확보해야 선택할 수 있는 카드라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명 교체와 자금 관리 등도 계열분리의 위험부담 요소다. SK그룹은 ‘한 지붕 두 가족’ 체제가 오랫동안 유지되고 있다. 지주사 SK와 중간지주사 SK디스커버리로 나눌 수 있는 SK그룹은 최태원 회장과 최창원 부회장이 ‘사촌 경영’을 펼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사촌 동생 최창원 부회장이 SK디스커버리를 이끌며 화학, 바이오, 에너지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SK디스커버리는 지난 9월 SK케미칼의 지분을 취득하기 위해 공개매수를 추진했고, 10월 92만주를 약 1100억원에 사들였다. 최창원 부회장은 분할했던 SK케미칼을 연결 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지분을 매입하는 등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SK디스커버리는 2017년 SK케미칼을 인적분할해 탄생했다. 최 부회장은 출범 5년째를 맡은 SK디스커버리는 공개매수를 통해 SK케미칼을 지분법 평가대상 회사에서 연결 자회사로 편입을 추진하고 있는 셈이다. SK디스커버리 측은 “SK케미칼이 연결 자회사로 편입되면 SK디스커버리의 재무 성과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특수관계인 주식 보유 비중이 상호 3% 미만이어야 하고, 임원의 상호 겸임이 없고, 채무보증이나 자금대차 등도 없어야 한다. SK와 SK디스커버리는 가장 중요한 지분 정리는 이미 해결됐다. 최창원 부회장은 SK 지분이 전혀 없고, 최태원 회장은 SK디스커버리 지분 0.11%만 보유하고 있다. 그렇지만 최 부회장은 2017년 중간지주사 설립 때 계열분리 조건을 갖추고도 독자노선을 걷지 않았다. SK그룹은 사촌 간 우애가 좋아 별다른 불협화음이 일어나지 않고 있는 데다가 ‘SK’라는 간판을 쉽게 떼지 못하는 모습이다. 계열을 분리하면 'SK'라는 사명을 쓸 수 없게 된다. 재계 관계자는 “SK 계열사들은 독자경영을 표방하고 있다. SK라는 이름으로 시너지 효과가 나고 있는데 굳이 사명을 떼고 독자노선을 걸어야 할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고 말했다. SK디스커버리는 2017년 자산 규모가 5조원대였다. 5년 만에 12조원(올 3분기 기준) 규모로 커지는 등 사업 규모가 2배 이상 성장했다. 앞으로도 그린 소재, 바이오, 그린에너지, 리빙 솔루션 4개 주력 사업 부문을 집중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기업들이 성장을 위해 계열분리를 택하지만, 꼭 좋은 결과로만 연결되지 않는다. 2007년 롯데그룹에서 분리된 푸르밀은 올해 파산 위기에 놓이는 등 존폐 기로에 섰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차남인 이창희 새한미디어 회장도 1995년 계열분리를 통해 새한그룹을 세웠지만 공중분해됐다. 정몽진·정몽익 간 지분 정리 자금 필요한 KCC 범 현대가인 KCC그룹은 정주영 현대가 창업주의 막내 동생인 정상영 명예회장의 세 아들이 경영권을 쥐고 있다. 장남 정몽진이 KCC, 차남 정몽익이 KCC글라스, 삼남 정몽열이 KCC건설을 이끌고 있는 구조다. 하지만 지난 22일 정몽익 회장이 KCC 지분 2.58%(23만주)를 처분하면서 계열분리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졌다. KCC는 개인적인 이유라며 말을 아끼고 있지만 계열분리 정지작업으로 보는 시각도 적지 않다. 그러나 KCC는 계열분리를 위해 해결해야 할 전제조건이 SK보다 까다롭다. 정몽열 KCC건설 회장의 경우 정몽진, 정몽익 회장이 KCC건설 지분을 갖고 있지 않아 계열분리가 수월하다. 3%가 넘는 KCC 지분만 처리하면 된다. 하지만 KCC와 KCC글라스의 경우 3%가 넘어 상호 교환 등 계열분리 방정식이 꽤 복잡하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창업주가 지배할 때는 중앙집권 구조라 기업을 경영하기가 수월하다. 하지만 2세, 3세대로 넘어가고 소위 ‘왕자’가 많아지면 지배적인 측면에서 목소리가 분산된다”고 말했다. 오 소장은 이어 “각자의 가정에서도 성인이 되면 독립을 하듯이 지배력 강화와 성장을 위해서는 대개 계열분리가 필연적이다. 삼성의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도 향후 호텔뿐 아니라 유통·레저 등의 분야로 독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1.30 06:59
부동산

역대급 진흙탕 싸움 '한남2구역' 결국 대우건설 품에

대우건설이 롯데건설을 누르고 올 하반기 재개발 최대어 '한남2구역' 시공권을 손에 넣었다. 양사는 모두 시공사 선정 총회를 하루 앞두고 조합에 후분양 조건을 내걸 정도로 치열하게 경쟁했는데, 승자는 대우건설이 됐다. 한남2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지난 5일 오후 2시 임시총회를 열고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대우건설은 전체 조합원 908명 중 760명이 서면·현장 참석한 가운데 407표(53.6%)를 얻었다.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은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며 표심 끌기에 나섰다. 하이엔드 브랜드는 기본이었고, 이주비는 물론 설계까지 최고 수준을 약속했다. 막판까지 치열한 경쟁 중이던 양사는 지난 2일 롯데건설이 대우건설 직원들을 건설산업기본법, 입찰방해죄, 업무방해죄 등으로 고발하면서 이전투구 양상으로 번졌다. 끝이 아니었다. 양사는 고발 전 속에서도 후분양 조건까지 나란히 내놓았다. 롯데건설은 시공사 선정 총회를 하루 앞둔 지난 4일 공사비 지급 방식으로 조합의 분양 수입금이 발생한 후에 공사비를 받는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 조건을 제안했다. 후분양시 조합은 분양 시기까지 수입금이 없어 대출을 받아 공사비를 지급해야 하지만 분양수입금 내 기성불의 경우 조합 수입금이 발생하는 후분양 시기까지는 건설사에 공사비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 대우건설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대우건설은 한도 없는 사업비 전체 조달로 후분양이 가능한 사업조건을 제시했다. 후분양을 하면 공사비의 원가부담을 시공사가 떠안아야 하지만, 현재 대우건설의 재무 안정성으로 후분양에 문제가 될 것이 없다는 것이 대우건설 측의 설명이었다. 앞서 대우건설은 과천주공1단지를 재건축한 과천푸르지오써밋을 후분양한 경험이 있다. 롯데건설의 아픈 지점을 은근히 건드리기도 했다. 대우건설은 후분양을 약속해도 올해 3분기 현재 현금성 자산 2조2000억원을 보유하고 있어 외부의 자금조달 없이 회사 자체적으로 단기부채 상환과 PF 채무보증 리스크로부터 대비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최근 롯데건설은 부동산 PF 시장이 경직하자 유상증자와 차입을 통해 그룹으로부터 약 6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받은 바 있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약 2000억원 조달한 데 이어 롯데케미칼로부터 5000억원을 금전 대여했다. 한남2구역은 서울 용산구 보광동 일대 11만 5005㎡ 부지에 지하 6층∼지상 14층, 아파트 30개 동, 총 1537가구를 조성하는 사업이다. 총공사비는 약 7900억원, 일반분양 비율은 45%다. 업계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면 세부 내용은 조금 달라도 벌어질 수 있는 갈등"이라면서 "다만 요즘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편이라서 이번 한남2구역처럼 무리하게 세게 붙는 사례가 잦아드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y@edaily.co.kr 2022.11.07 07:00
경제일반

두나무, 가상자산사업자 중 첫 '대기업' 됐다.

두나무가 가상자산기업 중 처음으로 대기업에 지정됐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는 두나무를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지정 결과'를 발표했다. 공정위는 자산 규모 5조 원 이상인 기업집단을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지정하고 있으며, 자산총액이 10조 원 이상인 경우에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공시대상기업집단 소속 회사는 공정거래법에 따른 공시 의무와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제공금지 등이 적용된다. 또 상출집단은 여기에 상호출자 금지, 순환출자 금지, 채무보증 금지, 금융·보험사 의결권 제한 등이 추가된다. 두나무 자산총액은 10조8225억 원이지만, 자산 가운데 고객이 소유한 코인을 제외한 두나무가 소유한 코인과 고객예치금이 이번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이 됐다. 두나무 자산 가운데 고객예치금은 5조8120억 원이었으며, 이에 따라 집계된 자산총액은 올해 지정된 76개 대기업집단에서 44위였다. 공정위는 "두나무는 '블록체인 기반 암호화 자산 매매 및 중개업'으로 분류돼 있어 금융·보험업과 달리 고객예치금도 자산에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고객예치금을 제외하더라도 자산총액이 5조원을 넘어 공시대상기업집단에는 지정되는 상황이었다. 김재신 공정위 부위원장은 “고객예치금을 자산으로 볼 것이냐에 대해 면밀히 검토한 결과 자산으로 편입하는 게 맞다고 결론내렸다”며 “이에 따라 두나무는 자산이 10조 원이 넘어 공시대상기업집단인 동시에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으로 지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두나무 자본총액은 3조6970억 원, 부채총액은 7조1830억 원, 부채비율은 194.3%로 집계됐다. 지난해 매출은 3조7120억 원, 당기순이익은 2조2280억 원을 기록했다. 기업집단 두나무에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를 운영하는 두나무 본사를 비롯해 람다256, 두나무글로벌 등 14개사가 계열사가 포함됐다. 두나무의 동일인(총수)은 창업자인 송치형 회장이 지정됐다. 송 회장은 2017년 업비트를 시작하면서 블록체인 업계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포브스가 선정한 한국의 50대 부자 순위에서 9위를 기록했다. 송 회장은 경영은 전문경영인인 이석우 현 두나무 대표에게 일임한 후 이사회 의장직을 맡고 있다. 이날 두나무를 비롯해 크래프톤, 보성, KG, 일진, OK금융그룹, 신영, 농심 등 8개 집단이 대기업집단에 신규 지정됐다. 크래프톤은 기업공개(IPO)에 따른 공모자금 유입, 매출액 증가 등에 힘입어 게임사로는 넷마블, 넥슨에 이어 세 번째로 대기업집단이 됐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2.04.27 16:11
경제

효성 오너가 공방 재점화...수장 조현준 계속되는 법적리스크

재계 순위 29위인 효성그룹의 오너가 법적리스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형제의 난’으로 드러난 각종 비리는 검찰의 표적이 돼 조현준 효성 회장을 겨냥하고 있다. 3개 소송 휘말린 수장 조현준 7일 업계에 따르면 조현준 회장은 횡령·배임, 계열사 부당 지원, 증여세·양도소득세 취소 소송 등에 휘말린 상태다. 효성가의 법적 공방 고리는 2014년 ‘형제의 난’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석래 명예회장의 삼형제 중 둘째인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장남 조현준 회장을 상대로 횡령·배임, 비자금 조성 등 수십 건의 경영비리를 고발을 제기하면서다. 2013년 후계자 경쟁 구도에서 밀린 조현문 전 부사장이 회사에서 나왔고, 자신의 지분을 매각한 뒤 가족에게 칼날을 겨냥했다. 검찰은 2017년 고발 건과 관련해 효성 본사를 압수수색하는 등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다. 이와 관련해 조현준 회장의 횡령·배임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2017년 조현준 회장이 동생 조현문 전 부사장을 공갈미수 혐의로 맞고소하면서 '진흙탕 싸움'으로 번졌다. 이후 조현문 전 부사장이 해외로 잠적하면서 사건은 조현준 회장에게 다소 유리하게 흘러갔다. 그러나 고소당한 동생이 지난달 26일 검찰에 출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은 조현문 전 부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고, 공갈미수 사건을 기소중지에서 기소중지 해제로 변경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검찰이 조사하고 있다고 들었다. 자세한 내용은 알지 못한다"라고 말했다. 효성 오너가의 진흙탕 싸움은 조현준 회장이 2018년 1월 100억원대 비자금 조성과 수백억원의 배임을 저지른 의혹 등으로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으면서 서막을 열었다. 당시 조현준 회장은 “집안 문제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횡령·배임 혐의 1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받았던 조현준 회장은 2심에서 일부 혐의가 무죄로 인정되면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조 회장이 측근들에게 허위 급여를 총 16억여원을 지급한 횡령 혐의는 유죄가 나왔고, 1심에서 유죄로 봤던 회사를 통한 개인 미술품(38점) 차익 혐의(업무상 배임)는 무죄로 바뀌었다. 검찰이 2심 판결에 불복하고 상고해 대법원의 판단을 앞두고 있다. 공정위 고발 부당 지원, 검찰 징역 2년 구형 조현준 회장은 아버지인 조석래 명예회장과 함께 200억원대의 증여세 및 양도소득세 취소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지난해 말 서울고법 형사8-2부는 오너가 부자가 성북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증여세·양도소득세 217억1000만원 가운데 증여세 5억3000만원을 제외한 211억7000만원을 취소하라는 판결이다. 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가 고발한 계열사 부당지원 소송은 치열한 공방이 예고되고 있다. 지난달 2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으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상장회사인 효성의 자회사 효성투자개발을 효성그룹의 부속물 또는 피고인의 사유물로 여겨 거래한 결과”라며 “조현준 회장은 이 거래에 관여해 경제적 이익을 제공받아 책임이 무겁다”고 주장하며 징역 2년 실형을 구형했다. 조현준 회장은 총수익스와프 거래를 통해 계열사 갤럭시아일렉트로닉스(GE)를 부당하게 지원한 혐의로 지난 2019년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TRS는 금융회사가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특정 기업 주식을 매수한 뒤 해당 기업에 실질적으로 투자하려는 곳으로부터 정기적으로 수수료 등을 받는 방식의 거래다. 이는 채무보증과 성격이 비슷해 기업이 계열사를 지원하거나 지배구조 규제를 회피하는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조현준 회장은 최후진술에서 “좀 더 면밀하게 회사 일을 챙겼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재판 과정에서 배운 점을 경영에 반드시 참고하겠다”고 말했다. 1심 선고 공판은 오는 3월 15일 열린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계속되는 오너가의 법적리스크에 대해 "재판이 진행 중인 사안이다"며 말을 아꼈다. 효성그룹은 2021년 사업 호황에 힘입어 총 매출 21조2804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도 2조7702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2.08 07:00
경제

공정위 표적, 그룹 SI 계열사…이번엔 허씨 일가 'GS ITM'

GS그룹이 부당한 내부거래를 통해 오너 일가에 이익을 몰아준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가 최근 GS칼텍스 본사 등에서 조사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GS그룹 계열사가 시스템통합(SI) 업체인 GS ITM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이다. GS ITM은 불과 3년 전까지 GS그룹 오너 일가인 허서홍 GS에너지 전무, 허윤홍 GS건설 부사장, 허준홍 GS칼텍스 부사장 등이 80%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내부거래 비중도 70% 이상으로 높았다. 하지만 2018년 GS ITM 지분의 80%가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인베스트먼트 및 JKL파트너스에 매각됐다. 이로 인해 지난해 기준으로 허서홍 전무 4.6%, 허윤홍 부사장 1.7%, 허경수 코스모그룹 회장의 아들이자 GS 오너 4세 허선홍씨 2.6% 지분율을 보이고 있다. 당시 매각에 참여했던 IMM인베스트먼트가 세운 아레테원유한회사가 8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아레테원유한회사의 수장인 변재철 대표는 현재 GS ITM의 대표이사이기도 하다. GS ITM은 지분 매각으로 2019년 2월 18일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 따라 상호출자, 채무보증 및 출자총액제한 기업집단인 GS그룹 계열에서 제외됐다. 2019년 기준으로 내부거래 비중은 3.4%로 크게 감소했다. 하지만 GS ITM은 2016년 1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GS칼텍스와 800억원에 달하는 시스템 구축 등 계약을 맺고 있다. GS그룹 관계자는 “공정위가 GS칼텍스를 조사한 것은 사실이다. 성실히 자료를 제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기업집단에서 SI 업체의 내부거래는 공정위의 표적이 돼왔다. 공정위는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아들 3형제가 지분을 100% 보유했던 한화 S&C를 조사한 바 있다. 한화S&C는 2018년 한화시스템과 합병하기 전까지 5000억원 내외의 매출액 절반 이상을 계열사 간 거래를 통해 챙겼다. 한화 역시 일감 몰아주기 지적을 해소하기 위해 2017년 한화S&C를 에이치솔류션과 한화S&C로 쪼갠 뒤 40%가 넘는 지분을 매각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4.0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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