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분기 30대 그룹의 계열사간 채무 보증이 작년 말보다 15조원 넘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채무보증 총액은 SK그룹이, 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중은 효성그룹이 컸다.
21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공정거래위원회 지정 국내 대기업집단 상위 30대 그룹 중 계열사 간 채무보증 현황을 공시한 207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9월 말 이들 기업의 계열사 간 채무보증은 87조716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72조6476억원) 대비 15조685억원(20.7%) 증가한 수준이다. 2020년 말(57조5892억원)과 비교하면 30조1269억원(52.3%) 늘었다. 매년 15조원 이상 증가한 셈이다.
30대 그룹 중 채무보증이 가장 많은 곳은 SK(10조7713억원)였다. 이어 삼성 9조232억원, 농협 8조8936억원, 포스코 7조7565억원, LG 7조5403억원, 현대자동차 6조9796억원 순이었다.
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중은 효성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효성의 채무보증은 5조861억원으로 자본(6조3305억원) 대비 80.3%였다. 자본 대비 채무보증이 30%를 넘는 그룹은 CJ(35.4%), 농협(32.7%), 카카오(30.6%) 등으로 조사됐다.
작년 말과 비교해 채무보증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도 SK였다. SK의 채무보증은 4조6669억원(76.5%) 늘었다. 작년에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부가 SK온으로 분리되면서 관련 투자를 확대함에 따라 채무보증 규모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삼성은 2조259억원(29%) 증가했고, 농협 1조9153억원(27.4%), 한화 1조2436억원(25.6%), 효성 1조1221억원(28.3%)씩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채무보증이 가장 많이 감소한 그룹은 두산으로, 7242억원(27.6%) 줄었다. 네이버는 2577억원(21.1%), 현대중공업은 1986억원(20.4%) 감소했다.
개별기업 중 채무보증이 자본 규모를 넘긴 기업은 총 10곳이었다. 이중 효성화학이 자본 5535억원 대비 채무보증 1조7241억원으로 311.5%에 달해 초과 폭이 가장 컸다. 특히 효성 계열사는 효성화학 외에도 효성첨단소재(140.6%), 효성티앤씨(111.6%), 효성티앤에스(108.1%) 등의 채무보증이 자본보다 많았다.
삼성엔지니어링(190.5%)과 한화에너지(165.3%), SK온(133.6%), GS글로벌(131.4%) 등도 채무보증이 자본 규모를 넘겼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채무보증이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SK온으로 1조9760억원(68.6%) 증가했다. SK온은 지난해 출범 후 미국과 헝가리 법인에 대거 투자를 늘리며 채무보증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