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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김태리 ‘정년이’, 시청률 고공행진..국극 소재로 K콘텐츠 지평 넓혔다 [줌인]

“한국의 춤, 노래, 연기가 국내외에 통했다.” tvN 토일드라마 ‘정년이’가 주말 안방극장 독주 채비를 갖췄다. 치열한 경쟁을 벌이던 SBS 금토드라마 ‘지옥에서 온 판사’가 2일 종영하면서 ‘정년이’가 더욱 상승세를 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특히 ‘정년이’는 국극에 대한 관심을 전세계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서도 그 인기의 의미가 남다르다. 대중문화의 중심이 되는 춤, 노래, 연기를 한 무대에서 즐길 수 있는 장르인 국극의 대중성이 이 드라마를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관심을 끄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정년이’의 인기는 국내외적으로 뜨겁다. 지난 12일 시청률 4.8%(닐스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로 출발한 ‘정년이’는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지난달 27일 방송한 6회는 13.4%를 기록했다. 굿데이터코퍼레이션의 10월 4주차 TV-OTT 화제성 조사에서도 ‘정년이’는 드라마와 비드라마를 포함한 통합 화제성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29일 기준 글로벌 최대 규모 콘텐츠 평점 사이트인 IMDb에서는 평점 8.3점, 에피소드별 평균 평점 9.0점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정년이’는 방송 전만 하더라도 요즘 대중에게 생소한 국극을 소재를 내세워 신선함과 동시에 우려를 자아냈다. 드라마는 1950년대 한국전쟁 후를 배경으로,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는 ‘타고난 소리 천재’ 정년이(김태리)의 성장기를 그리는데, 국극 자체가 지금은 낯선 소재인 터라 그만큼 시청자들에게 진입장벽이 클 것이라는 의견이 있었다. 그러나 첫 방송 후 국극 무대는 오히려 소리와 함께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는 요소가 됐다. 1회에서 정년이가 국극에 대한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된 매란국극단의 정기 공연 ‘자명고’를 시작으로, 3회에서 정년이가 방자로 분해 연기한 ‘춘향전’ 국극 무대는 출연자들의 놀라운 소리 실력이 시청자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3회의 경우 해당 국극 무대는 20여분간 이어졌는데, IMDb에서 현재까지 공개된 6회 전체 평균보다 높은 평점 9.7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또한 해외 시청자들 사이에서 “매력적인 스토리와 완벽한 캐스팅에서 오는 빛나는 퍼포먼스”, “한국 문화를 다른 문화권의 시청자들도 사랑하게 만들었다” 등의 반응도 터져나왔다. 특히 지난 6회 말미 정년이가 매란국극단의 연구생으로서 처음 참여한 ‘자명고’ 공연에서 ‘군졸1’ 역을 맡아 즉흥적으로 적벽가의 ‘군사설움’을 열창했는데, 극장 안의 모든 것을 자신의 소리로 집어삼켜버리는 이 시퀀스는 시청자들까지 열광케 했다. 앞으로 ‘바보와 공주’, ‘쌍탑전설’의 국극 무대도 펼쳐질 것으로 전해져 글로벌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 문화계에서도 역사에서 잊히고 있던 국극에 대한 관심이 다시 살아나고 있는데 ‘정년이’는 그 기폭제 역할도 하고 있다. 올해 ‘제11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는 여성국극 최전성기에 높은 인기를 누린 ‘선화공주’의 이야기를 다룬 ‘조 도깨비 영숙’이 국악 부문 최우수상을 거머쥐었다. 이 작품의 출연자인 여성국극 1세대인 조영숙(90) 명인과 함께 수상자로 나선 제작사 세종문화회관의 안호상 사장은 “훌륭한 우리 예술을 있게 한 것이 여성국극”이라며 “요즘 국극이 ‘정년이’로 주목을 받고 있는데 (서양에) 뮤지컬, 오페라가 있는 것처럼 (우리의) 전통을 이어온 것이 창극이다. 우리를 되돌아보면서 다시 창극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수상소감을 밝혀 호응을 얻기도 했다. ‘정년이’는 국극을 드라마의 소재로 삼아 대중에게 쉽게 전달하는 동시에 큰 재미를 주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 전통 음악 장르인 창, 판소리를 소재로 한 그동안의 드라마 및 영화와 비교해 ‘정년이’는 춤, 노래, 연기로 볼거리를 더하며 진입장벽을 낮추고 몰입감을 높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 지점이 글로벌 시청자도 사로잡는 ‘정년이’의 강력한 차별점으로 꼽힌다. 국극은 우리나라 전통 문화지만 뮤지컬, 오페라가 보편화된 해외에서도 진입장벽이 낮아 글로벌 시청자들에게도 소구될 수 있는 지점이 되는 것이다. 김성수 대중문화평론가는 “‘정년이’는 국내외에 신선함을 자아낼 요소가 가득하다. 비단 국극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저개발 시절인 1950~60년대를 담고 있는데 K콘텐츠 속 우리나라의 화려함에 익숙한 글로벌 시청자들에게 신선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며 “‘정년이’의 인기는 한국적인 것을 글로벌 보편성으로 확장해 K콘텐츠의 지평을 넓히는 것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지희 기자 yjhh@edaily.co.kr 2024.11.04 05:55
연예일반

‘크레센도’ 흥행 역주행 힘입어 확장판 개봉 확정

영화 ‘크레센도’가 개봉 6주차에도 흥행 역주행을 지속하고 있다.‘크레센도’는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대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천재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역사적인 우승 현장과 공연 실황을 담은 영화다. 21일 기준 누적 관객 수 6만 명을 돌파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임윤찬 피아니스트는 전 세계 음악계의 유망주가 모두 모인 반 클라이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역사적인 최연소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이 이야기를 담은 ‘크레센도’는 지난해 12월 20일 개봉한 이후 34일이 지났음에도 불구, 실관람객들의 뜨거운 입소문을 모으며 장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오는 31일에 개봉하는 ‘크레센도 반 클라이번 콩쿠르 실황’은 임윤찬의 ‘리스트: 초절기교 연습곡’ 무삭제 공연 실황 74분이 추가된 것이다. 천재 피아니스트 임윤찬의 무삭제 공연을 극장에서 만나고 싶다는 관객들의 끊이지 않는 요청이 이뤄낸 결과다.고난도의 기교가 요구되는 악마의 곡 ‘초절기교’를 완벽에 가깝게 구사하며 전 세계를 사로잡은 임윤찬. 그가 극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선사할 압도적인 전율과 감동에 대한 궁금증이 한껏 증폭된다.‘크레센도’의 6주차 특전도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특전은 피아니스트 임윤찬이 연주하는 장면이 담겨 있는 A5 사이즈 렌티큘러 엽서다. 영화의 여운을 배가시키는 임윤찬의 다양한 면면을 확인할 수 있어 벌써부터 빠른 소진이 예상된다. ‘크레센도’의 6주차 특전 이벤트는 24일부터 오는 30일까지 진행된다. CGV 강남, 강변, 고양백석, 광주상무, 대구스타디움, 대구아카데미, 대전, 동수원, 서면, 세종, 센텀시티, 송파, 수유, 압구정, 영등포, 오리, 용산아이파크몰, 울산심산, 인천, 청담씨네시티, 청원 점에서 당일 관람 티켓 확인 후 선착순으로 증정받을 수 있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4.01.22 14:22
영화

[인터뷰②] ‘서울의 봄’ 김성수 감독 “황정민, 철모 연기에도 4시간 대머리 분장”

영화 ‘서울의 봄’의 김성수 감독이 배우 황정민과 관련한 에피소드를 전했다.김성수 감독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황정민의 열정에 놀랐다”고 밝혔다.김성수 감독은 “세종로에서 찍을 때는 전투 상황이라 전두광(황정민)이 철모를 썼다. 그래서 대머리 분장을 안 해도 되기 때문에 황정민도 그날만 기다렸다. 그런데 막상 그날 촬영 날이 되니 발가벗고 있는 것 같다면서 안절부절하더라”고 말했다.김 감독은 “황정민은 알다시피 연기에 관해서는 천재인 것 같다. 나는 황정민 같은 배우는 0.1초 만에도 그 배경 속으로 달려갈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황정민이 안절부절하니까 신기하더라”며 “결국 분장실로 가서 대머리 분장을 하고 오더라”고 귀띔했다.이어 “아무튼 희한한 사람이다. 내내 며칠 동안 철모를 썼는데도 계속 분장을 하더라. 이렇게 오래 톱 배우인 이유가 있다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서울의 봄’은 1979년 12월 12일 수도 서울에서 일어난 신군부 세력의 반란을 막기 위한 일촉즉발의 9시간을 그린 영화다. 오는 22일 개봉된다.정진영 기자 afreeca@edaily.co.kr 2023.11.13 11:56
연예일반

악기와 노래, 몸으로 표현하는 춤까지…문화에는 삶이 담겼다 [제10회 문화대상]

해금앙상블 셋닮이 ‘이데일리 문화대상’ 10번째 대상의 주인공이 됐다. 셋닮은 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대상을 품에 안았다. 셋닮은 지난 6월18일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공연한 ‘세 번째 이야기’로 국악부문 수상에 이어 대상 트로피도 들어올렸다. 셋닮은 최초의 해금트리오 앙상블로 실력파 솔리스트로 각자 자리매김한 중견 해금 연주자 김현희(서울시국악관현악단 수석), 이승희(영남대 교수), 김혜빈(경기시나위오케스트라 수석)이 의기투합해 지난 2018년 창단했다. 셋닮은 “소박하지만 재주 많은 악기인 해금의 무한한 가능성과 표현 영역의 확장을 위해 모인 솔리스트 앙상블”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한 뒤 “이 길을 함께 걷고 있는 해금 연주자들과 영광을 함께 하고 싶다. 앞으로도 꾸준히 발전하고 대중에게도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셋닮이 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2013년 공식 출범한 ‘이데일리 문화대상’은 순수예술과 대중예술을 통합하는 유일무이한 시상식이다. 올해도 국악을 비롯해 연극, 클래식, 무용, 뮤지컬, 콘서트까지 지난 한해 공연예술계를 달군 총 6개 부문 공연들 중에서 최우수 작품이 선정됐다.연극 부문 최우수상은 극단 청춘오월당의 ‘우리교실’이 차지했다. 이 작품은 우리와 같은 식민 지배의 아픔을 겪은 폴란드 국가의 현대를 통해 전쟁과 인간성의 상실, 인종 갈등 등의 보편적인 사회문제를 환기하며 화두를 제시해 호평을 받았다. ‘우리교실’을 연출한 전용환 극단청춘오월당 대표는 “유명하지도 않은 극단 청춘오월당과 ‘우리교실’을 주목해주고 인정해준 심사위원분들과 이데일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연극작업은 나이가 먹을수록 점점 더 재밌어지고 있다. 조만간 곧 세상을 들썩일 작품을 위해 세상 한 귀퉁이로 돌아가 조금 더 열심히 작업을 하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다졌다.클래식 부문 최우수상은 발트앙상블의 ‘2023 발트앙상블 정기연주회’였다. 이번 공연은 ‘밤의 그림자’를 주제로 인간 내면에 두려움, 고통, 처절함을 넘어선 아름다움이 존재한다는 메시지를 담아내며 수준급 앙상블을 펼쳤다는 평가를 얻었다. 이지혜 음악감독은 “발트앙상블은 해외 오케스트라에서 연주활동을 하고 있는 한국인들이 모인 단체다. 우리가 외노자로서 겪었던 서러움, 아픔, 고충들과 그 과정에서 배웠던 모든 귀한 경험들을 온전히 음악으로 표출해내는 특별함이 있다”면서 “그 음악이 더욱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희망, 감동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고 발전하겠다”고 강조했다.무용 부문은 서울발레시어터의 ‘클라라 슈만’이 수상했다. 천재 음악가 로베르트 슈만의 아내 클라라 슈만의 강인했던 삶을 모던한 발레로 표현하며 피아노 4중주의 음악과 함께 주인공의 감정을 극대화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최진수 서울발레시어터 단장은 “길고 긴 코로나19 시기를 겪고 현재 생존해서 남아 있는 민간예술단체들은 사실 저희처럼 너무 힘들고 외로웠을 거다. 암흑 같은 긴 터널을 힘겹게 지나 받는 상이라 더욱 값지고 보람된 것 같다”며 “이제는 민간단체에도 활동 기간과 역량에 따라 적극적인 관심과 차등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관심을 촉구했다.뮤지컬 부문에서는 쇼노트의 ‘멤피스’가 호명됐다. 심사위원단 사이에서 “편견과 인종 차별이라는 동시대적 문제를 다뤘음에도 화려함과 대중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김영욱 쇼노트 대표는 “지금도 인종갈등은 계속되고 있고, 무엇보다 차별이란 것이 여러 형태로 변형돼 삶에서 아주 밀접하게 존재하기에, 이 작품은 충분히 공연할 이유가 있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용기를 냈다”며 “‘멤피스’가 앞으로도 계속 공연되면서, 아직도 차별과 편가름으로 반목하는 세대에 문화가 가진 힘을 발휘해 주길 기대하다”고 전했다.콘서트 부문은 4세대 대표 보이그룹 중 하나인 에이티즈의 ‘더 펠로우십 : 브레이크 더 월’이 뽑혔다. ‘퍼포먼스 강자’ 그룹답게 강렬한 안무와 음악으로 관객의 시선을 압도했다. 에이티즈는 “전 세계에 계신 40만여 명의 ‘에이티니’팬덤명)분들과 만났다. 곳곳에 계신 팬들과 가까이에서 호흡하고 교감하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을 쌓았기에 이 상의 의미가 더욱 깊은 것 같다”며 “항상 저희를 보며 큰 응원과 환호 보내주시는 팬분들 덕분에 더욱 힘내서 무대를 하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 값진 상의 영광은 ‘에이티니’에게 돌리겠다”고 강조했다.특별상인 프런티어상과 공로상은 가수 김호중과 인간문화재 이영희 명인이 받았다. 19살부터 성악을 시작해 2020년 TV조선 ‘미스터트롯’을 통해 일약 스타덤에 오른 김호중은 성악과 트롯을 넘나드는 장르로 많은 대중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이영희 명인은 1991년 국가무형문화재 가야금산조 및 병창 보유자로 지정됐다. 국악의 전통을 잇는데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무형문화재 전수교육관 건립을 위해 200억원 상당의 집과 토지를 기부하는 등 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인물이다. 김호중은 “처음 노래를 시작했을 때 언젠가 많은 분께 사랑받는 가수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그러기 위해 매일 꿈을 꾸었고, 그 꿈을 향해 달려갔다. 노래가 좋아서 성악을 시작했던 아이가 우연한 기회로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고 있다”며 “여러분도 ‘나는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앞으로 계속 나아가시길 바라겠다”고 소감을 밝혔다.이영희 명인은 “의미있는 상을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최근에는 국악인들이 설 무대가 사라지고 대학교의 국악과도 축소되고 있는데, 예능 보유자들이 충분히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되고 계속해서 후학들을 양성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염원을 드러냈다. 올해 ‘이데일리 문화대상’은 10주년을 맞아 최우수상 상금은 500만원에서 700만원으로, 대상 상금은 1000만 원에서 1500만원으로 올랐다. 곽재선문화재단 주관, 문화체육관광부와 우리은행, KG그룹, 할리스 후원으로 개최됐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11.0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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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라슈만, 무용부문 최우수상 “코로나19, 힘들었지만…좋은 상 감사해” [제10회 문화대상]

서울발레시어터의 ‘클라라 슈만’이 ‘제10회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클라라 슈만’은 1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린 ‘제10회 이데일리 문화대상’ 시상식에서 무용부문 최우수상을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클라라 슈만’은 천재 음악가 로베르트 슈만의 아내인 클라라 슈만의 강인했던 삶을 모던한 발레로 표현한 작품이다. ‘클라라 슈만’은 천재 음악가들의 예술을 향한 열정, 서로에 대한 존경과 지고지순한 사랑을 감각적으로 풀어냈다. 상징적인 무대장치, 미니멀한 의상과 영상으로 연기와 춤의 집중력을 높였고, 피아노 4중주의 음악과 함께 주인공의 감정을 극대화해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최진수 서울발레시어터 단장은 “이렇게 좋은 상을 주셔서 정말 영광이다. 코로나19가 지속된 3년 동안 민간 예술단체는 정말 힘들었다. 저를 믿고 따라와준 식구들, 무용단들 너무 감사하다”고 고개숙였다.이어 “민간 예술단체는 정말 한 달 월세를 내기 힘들 정도로 역사와 성과에 따라 차등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소신발언을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권혜미 기자 emily00a@edaily.co.kr 2023.11.01 2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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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엽, ♥미모의 비연예인 연인과 내년 3월 결혼 [공식]

배우 이상엽이 품절남 대열에 합류한다. 25일 한 매체는 이상엽이 연하의 비연예인 여자친구와 내년 3월 서올 모처에서 웨딩마치를 올린다고 보도했다. 이에 소속사 유비매니지먼트는 일간스포츠에 “보도된 내용이 맞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 막 결혼 준비를 시작한 단계로 상세한 내용을 알려드릴 수 없는 점 너른 양해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상엽의 예비신부는 뛰어난 미모의 재원으로 알려져있으며, 두 사람은 조용히 교제를 이어오다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결혼이라는 결실을 맺게 됐다고. 2007년 드라마 ‘행복한 여자’로 데뷔한 이상엽은 이후 ‘대왕 세종’, ‘미스 리플리’,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등 다수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넓혀갔다. 뿐만 아니라 이상엽은 tvN ‘식스센스’ 등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남다른 예능감으로 사랑받고 있다. 현재 이상엽은 KBS2 드라마 ‘순정복서’에서 주인공 이상엽으로 대중을 만나고 있다. ‘순정복서’는 사라진 천재 복서 이권숙(김소혜)과 냉혈한 에이전트 김태영(이상엽)의 인생을 건 승부조작 탈출기다. 김지혜 기자 jahye2@edaily.co.kr 2023.09.25 11:38
연예일반

김선호, ‘해시의 신루’ ‘폭군’으로 복귀 박차

배우 김선호가 복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9일 소속사 솔트엔터테인먼트 측에 따르면 김선호는 드라마 ‘해시의 신루’ 출연을 논의 중이다. ‘해시의 신루’는 세종대왕 시절 별을 사랑한 천재 과학자이자 왕세자 이향과 미래를 보는 신비한 여인 해루의 로맨스를 다룬 작품이다. 원작인 동명 웹툰의 윤이수 작가가 집필한다. 영화 ‘폭군’에도 출연할 예정이다. 김선호는 지난해 박훈정 감독과 ‘슬픈열대’로 호흡을 맞춘 바 있다. 김선호는 지난해 10월 전 여자친구 A 씨와 사생활 스캔들이 불거졌다. 당시 A 씨는 김선호가 낙태를 종용했다고 주장했고 그를 향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자, 김선호는 KBS2 예능 프로그램 ‘1박 2일’ 등에서 하차했다. 지난 7월 연극 ‘터칭 더 보이드’로 대중 앞에 다시 선 김선호는 관객들 앞에서 “좋지 않은 소식으로 심려를 끼쳐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그간의 시간을 돌이켜보면서 부족한 점을 많이 반성했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자 노력하겠다”고 심경을 전했다. 김다은 기자 dagold@edaily.co.kr 2022.10.19 17:26
연예

"피켓팅도 행복" 김선호·박은석, 대세는 연극으로

어느 때보다 활기찬 연극계다. 정신없이 바쁜 대세들의 시간. 연극 무대도 놓지 않는 알짜배기 행보다. 드라마 '스타트업'을 통해 신드롬 인기를 이끈 김선호와 '펜트하우스' 수혜자로 각광받고 있는 박은석이 차기작으로 나란히 연극 무대를 택했다. 물론 브라운관 만남도 쉼없이 이어질 예정이지만, 그 사이 연극의 끈을 놓지 않은 대세들. 휴식보다는 움직임으로 애정과 사랑에 보답하는 모습이 예뻐 보이지 않을 수 없다. 김선호는 일찌감치 연극 '얼음' 출연을 확정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8일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호평 속 막을 올린 '얼음'은 역대급 피켓팅이 예고됐던대로 티켓오픈과 동시에 전 회차 전석 매진을 기록하며 흥행 최선봉에 섰다. '얼음'은 독특한 구성의 2인극으로 잔인한 살인사건의 용의자로 지목된 열여덟살 소년과 그 소년을 범인으로 만들어야 하는 두 형사의 이야기를 그린다. 2016년 초연 후 완성도를 한층 더 끌어 올린 '얼음'은 디테일한 연출과 배우들의 완벽한 연기를 통해 더욱 깊어진 몰입감을 선사한다는 극찬을 받는데 성공했다. 그 중심에서 김선호는 거칠어 보이는 외형과 달리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형사2 역을 맡아 열연한다.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연극계 아이돌로 통했던 김선호는 브라운관 인기를 연극 무대로 고스란히 옮겼다. 김선호는 광고·화보 촬영 등 바쁜 일정 속에서도 지하철 광고 투어 인증샷 등 팬사랑에 보답하는 출구 봉쇄 감사 인사까지 전해 그 진심을 엿보이게 했다. '펜트하우스' 로건리·구호동으로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각인 된 박은석 역시 '아마데우스'를 통해 관객과 직접 대면한다. 영국의 극작가 피터 셰퍼(Peter Shaffer)의 연극 '아마데우스'는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난 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와 그의 경외와 질투를 느끼며 자신의 평범함에 고통스러워했던 살리에리의 고뇌를 입체적으로 조명한 작품이다. 2018년 한국 초연 당시 평균 객석 점유율 96%를 기록하며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인정받은 수작과 모차르트 박은석이 다시 만나 초연보다 더 높아진 '윈윈 효과'를 노린다. 지난해 12월 초 공연이 잠정 중단 된 사이 박은석은 '펜트하우스' 이전 이후로 나뉘게 될 배우 박은석으로 거듭났고, 이는 '아마데우스'에도 복덩이가 됐다. 2012년 연극 '옥탑방 고양이'로 데뷔한 이래 수많은 연극 무대에 오르며 내공을 다져 온 박은석은 영화와 드라마로 연기 영역을 넓히는 중에도 무대에 대한 식지 않는 열정을 보이고 있다.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하며 대중과 한층 더 가까워지려는 인간 박은석에도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배우들의 연극 등판은 늘 의미있는 칭찬을 담보로 한다. 브라운관과 스크린, 뮤지컬과 연극의 경계와 장벽이 이전보다는 훨씬 더 자유롭게 허물어진 추세지만 그럼에도 연극 무대는 금전적 이유 등 현실적인 면에서 배우들의 진정성과 노력을 더욱 빛나게 만든다. 앞서 강하늘, 박소담 등 배우들도 꾸준히 연극 무대를 찾아 놀라움을 자아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얼굴 발굴을 목표로 영화·드라마계를 비롯해 소속사에서도 연극 및 연극 배우들에 대한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실제 연극 출신 배우들이 나이 불문 드라마·영화 진출 후 성공 사례가 늘어나면서 필드와 무대를 넘나드는 수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이어 "예전에는 한번 영화로 나가면 다시는 연극 무대로 돌아가지 않는 배우들이 대다수였는데 오히려 요즘 젊은 배우들은 연극에도 거리낌이 없다. 연극 무대 경험이 있다고 하면 기본적으로 연기력에 대한 신뢰가 쌓이는 것도 긍정적 영향을 끼친다. 여전히 특별한 메시지를 담으려는 마니아층 작품도 많지만 연극계도 대중적 변화에 꾸준히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21.01.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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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한글날 기념 한글 포스터 공개 'ㅌㆎ슬라'

과학자들이 존경하는 과학자이자, 시대를 뛰어넘어 미래를 디자인한 니콜라 테슬라의 이야기 '테슬라'가 한글날을 기념해 한글날 포스터를 공개하며 주목받고 있다. 에디슨과 결별한 테슬라가 미래를 위한 발명을 계속해 나가기 위해 당대의 자본가인 J.P. 모건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영화 '테슬라'가 한글날을 기념해 한글날 기념 축하 포스터를 9일 공개했다. 테슬라와 한글은 각각 가장 창조적인 발명가이자 과학자이고, 가장 창조적인 문자라는 점에서 '테슬라'의 한글날 포스터가 특별한 의미를 더한다. 한글은 단 33개의 자모만으로 1만 1172개의 음절을 표현할 수 있는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원리를 찾아볼 수 있는 문자다. 우수성을 인정받아 유엔 산하 유네스코는 문맹퇴치에 공헌한 사람이나 단체에게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이름을 딴 ‘세종대왕상’을 수여하고 있기도 하다. 이처럼 창조적이며 과학적인 문자인 한글은, 교류 전류 전송 장치, 무선 통신 장치, 리모컨 등 다양한 발명품을 고안하며 시대를 뛰어넘고 미래를 디자인한 창조의 아이콘 니콜라 테슬라라는 인물과 일맥상통하기에 '테슬라'의 한글날 포스터가 더욱 빛을 발하는 것. 특히 한글 창제라는 사건과 테슬라의 발명품들은 전혀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현재까지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점까지 닮아 있다. 공개된 한글날 포스터에서는 니콜라 테슬라로 분한 에단 호크 너머로 훈민정음의 내용을 풀어 설명한 문헌인 훈민정음언해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어 눈길을 끈다. 또한 눈 여겨 볼 것은 위대한 과학자의 이름이자 영화 제목이기도 한 ‘테슬라’가 훈민정음 표기법인 ‘ㅌㆎ슬라’로 바뀌어 있다는 점. 영화의 제목까지 디테일하게 한글날에 걸맞게 바뀌어 있어 이목을 집중시킨다. 뿐만 아니라 실제 니콜라 테슬라는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이탈리어를 비롯해 8개 국어를 구사했던 언어의 천재이기도 하다. '테슬라'는 10월 21일 개봉 예정이다. 박정선 기자 park.jungsun@jtbc.co.kr 2020.10.09 11:07
야구

[창간특집] OB 베어스 윤동균 서른넷 '노장' 원년 KS 진출…'막강 삼성' 박살냈지

두산그룹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 베어스로 리그에 참여했다. 당초 OB 베어스는 서울 연고를 원했지만, MBC에 밀려 대전 연고로 역사적인 첫발을 내디뎠다. 대전행을 받아들인 조건은 크게 두 가지였다. 우선 '3년 후 서울 연고 이전'을 보장받았다. 실제 1985년부터 대전을 떠나 서울로 연고를 옮겼다. 더 중요한 건 선수 구성이었다. MBC의 연고 지역인 서울 출신 선수를 나눠 영입하는 2대1 드래프트를 원년 개막에 앞서 진행했다. 당시에는 출신 고등학교 연고 지역 구단에 입단해야 했는데 대전 지역 고등학교 전력이 약해 서울 팜을 공유했다. MBC가 먼저 2명을 선택하면 1명을 선택하는 방법이었는데 이를 통해 박철순(배명고), 조범현(충암고), 구천서(신일고) 등을 영입할 수 있었다.윤동균(71) 현 일구회 회장도 드래프트에 따라 OB 유니폼을 입었다. 서울 동대문상고를 졸업해 MBC 입단도 가능했지만 불발돼 OB 베어스와 인연이 닿았다. 실업야구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야구 원년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1982년 3월 28일 서울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린 MBC와의 구단 역사상 첫 번째 경기에 3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5회 팀 1호 결승타를 때려냈다. 그해 77경기에 출전해 타율 0.342(284타수 97안타), 8홈런, 47타점을 기록했다. 백인천(MBC·0.412)에 이은 리그 타격 2위. 신경식, 김우열과 함께 중심 타자로 맹타를 휘둘러 OB 베어스를 원년 한국시리즈(KS)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다. -프로야구가 개막한다는 얘기를 처음 들었을 때 어땠나."개막보다 프로야구가 생긴다는 게 남달랐다. 당시 내 나이가 서른넷이었다. 서른넷이면 노장 중의 노장이었다. 실업야구 포항제철에서 코치 겸 선수를 하고 있을 때였다. 나이가 많아서 프로를 간다는 게 참 애매했다. 그래도 열심히 하면 가능성이 있을 것 같더라. 운동을 관두지 않고 오래 한 걸 잘했구나 싶었다. 프로에서 뛴다는 게 영광스럽기도 하고 감회가 새로웠다."-프로야구 원년 선수대표로 선서까지 했는데."그걸 6개 구단에서 서로 하려고 했다. (웃음) 다들 하길 원하니 선뜻 결정이 났겠나. 그러다가 6개 구단 대표가 모여 '나이가 가장 많은 선수가 하자'는 의견이 모였다. 당시 나하고 김우열의 나이가 가장 많았는데 내가 1949년 7월생이고 김우열이 9월생이다. 개막전이 열린 곳이 동대문야구장인데 떨리거나 그런 건 없었다. 영광스러울 뿐이었다."-당시 OB가 아닌 MBC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는데.“선수 드래프트 마감 하루 전까지 윤동균과 김우열을 뽑겠다는 구단이 없더라. 서울 연고인 MBC에선 '둘 다 필요 없다'고 영입을 포기했었다. OB에선 김영덕 감독과 김성근, 이광환 코치가 셋이 모여 고심하다가 '이 멤버로 가면 꼴찌다. 늙었어도 영입하면 1, 2년은 충분히 써먹을 수 있지 않냐'는 얘기가 나왔던 거 같다. 특히 이광환 코치가 강력하게 뽑아야 한다고 얘길 했다더라. 아마추어에선 윤동균과 김우열이 수위 타자도 차지하고 소위 날아다녔다. 결과가 어땠나. 프로야구 원년 OB가 우승할 때 윤동균과 김우열이 3, 4번 타순에서 다 했지. (웃음)” -당시 OB의 연고는 대전이었는데."어쩔 수 없었다. 어느 기업이든지 잠실과 지방 중에 택하라면 100이면 100 서울을 선택하지 않겠나. 서로 대전을 안 가려고 하니까 (구단주 회의에서) MBC에 먼저 서울 연고 조건을 준 거고 OB에는 '대전에서 3년을 보내면 서울로 연고를 옮겨주겠다'는 얘기를 한 거다. 그때는 드래프트에서 선수를 학교 연고로 뽑았다. 광주상고나 광주일고를 나왔으면 무조건 해태로 가야 했다. 다만 광주 출신인데 서울에서 학교를 졸업했으면 해태를 못 갔다. 난 동대문상고를 나와 무조건 서울이었다." -원년 전지훈련을 마산에서 보냈는데."말이 전지훈련이지 제대로 된 운동장이 있었겠나. 프로도 아니었지. 당시 마산고나 마산상고 운동장을 빌려 연습했는데 김성근 감독이 마산상고 감독을 오래 하셔서 마산하고 인연이 있었다. 원년에는 전지훈련을 마산에서만 한 40일 정도 했다. 아직도 기억나는 게 호텔에서 묵지 않고 '한진여관'이라는 곳에서 잠을 잤다. 당시 '한진여관' 사장이 윤상원 KBO 심판위원의 아버지였다. 그때 체중이 94㎏ 정도였는데 10㎏을 빼고 올라왔다. 체중을 줄일 방법이 없으니까 다른 사람들이 버스를 타고 가면 숙소에서 운동장까지 뛰어다녔다. 왕복 5㎞ 정도 거리였는데…나중에 밥 먹을 때 수저들 힘이 없더라. (웃음) 그렇게 체중 조절을 했으니 개막전 때 얼마나 몸이 가벼웠겠나."-박용곤 구단주의 야구 사랑도 대단했는데."구단 창단 후에 당시 박용곤 구단주가 선수단 미팅을 하는데 '우리가 삼성을 이길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라고 말하더라. 그런 뒤 '여러분들이 삼성에 이길 건 하나밖에 없다. 그게 바로 야구입니다. 저는 사람 좋은 것보다 야구 잘하는 사람을 원합니다'라고 강조하셨다. 구단 창단해서 선수단에 처음 한 말이었는 데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원년에 유독 삼미(16전 전승)에 강한 이유가 있었나."삼미가 워낙 약했다. 당시 야구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OB를 삼미 다음으로 꼽았다. 삼미가 꼴찌 후보였고 'OB는 잘해야 5등 한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 다른 구단 이기기 힘들 거라고 하더라. 그런데 우승을 했으니 얼마나 큰 이변이었나. 그때 멤버가 꽤 탄탄했다. 1번 타순에 구천서와 양세종이 번갈아가면서 들어갔고 3번은 내가 쳤다. 4번은 김우열, 5번은 김유동과 신경식, 하위 타순을 이홍범·이근식·유지훤이 맡았다. 포수는 조범현과 김경문이었다. 개막하기 전까지 다른 팀에서 신경식이나 구천서 같은 선수를 몰랐을 거다. 두 선수는 실업야구 상업은행에서 뛴 경력이 있어서 난 실력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이 정도 멤버면 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더라." -특히 OB는 타선이 강했는데."백인천(당시 MBC) 감독이 규정타석을 채워 타격왕(0.412)에 올랐지만, 타격 10걸에 OB 선수(4명)가 꽤 있었다. 내가 백인천 감독과 경쟁하다가 마지막에 밀려 2위(0.342)였다. 신경식(0.334), 김우열(0.310), 구천서(0.308)까지 쟁쟁했다. 타격보다 투수가 약했다. 투수진이 은근히 괜찮았지만, 유명한 투수가 부족했다. 삼성과 비교하는 게 어려웠다. 우린 박철순 하나였는데 삼성은 그때 황규봉·권영호·이선희까지 국가대표 투수가 즐비했다. 그런 삼성을 우리가 한국시리즈에서 박살 냈다. (웃음)" -당시 룸메이트는 누구였나."내 룸메이트는 나이가 가장 어린 김진홍이었다. 그때는 고참과 막내가 함께 썼는데 김우열은 항상 김광수를 데리고 다녔다. 같은 선린상고 출신이라는 게 이유였다." -프로야구 원년 가장 인상적이었던 선수는."역시 백인천 감독이라고 볼 수 있다. 굉장히 인상 깊었다. 일본에서 프로생활을 했다는 걸 야구장에서 실감할 정도였다. '일본 프로야구 벽이 높구나'하는 생각도 들더라. 일본에는 잘하는 선수가 더 많지 않았겠나. 한국에 와서 이 정도 활약하니까 일본 야구 수준을 가늠할 수 있었다." -상대하기 어려웠던 '천적'이 있었나."삼성의 이선희 투수였다. 왼손 투수인데 유독 이선희만 만나면 힘들었다. 아무래도 잘 던지기도 했고 결과적으로도 많이 약했다." -프로야구 원년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당연히 한국시리즈 우승 아니겠나. 1차전을 대전에서 하고 2차전을 대구에서 하는 일정이었다. 3차전부터 7차전까지는 모두 서울에서 하는 데 대전 첫 경기가 무승부(현장 15회 3-3)였다. 2차전은 대구에서 완전 박살(0-9)이 났다. 콜드게임으로 끝나도 할 말이 없을 정도였다. 삼성에는 어렵다는 걸 실감했다. 2차전을 크게 지고 난 뒤 부담을 안고 서울로 올라가야 했다. 당시 박용민 단장이 '내일 아침에 서울 가면 무조건 숙소생활이다'고 하더라. 당시에는 경기 끝나면 술을 자주 먹던 시절인데 단체로 묶어놓을 생각이었던 거 같다. 그런데 이광환 코치가 '안 됩니다, 합숙시키면 안 되고 풀어줘야 한다'고 얘길 했다. 그렇게 해서 대구에서 단체로 술을 먹고 서울로 올라왔는데 숙소도 들어가지 않고 각자 집으로 향했다. (웃음)" -분위기가 확 달라졌나."3차전부터 4연승을 해 우승한 거 아닌가. 7차전까지 갈 필요도 없었다. 대구에서 술을 먹으면서 패한 걸 다 잊고 서울에 올라온 게 컸던 거 같다. 이광환 코치는 당시에 지면 관두겠다며 사표를 들고 다녔다고 하더라. 서울에 오자마자 4연승을 했으니 기적 아닌가. OB는 당시 우승을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했으니 난리가 났다."-개막전 때 부정배트 논란도 있었는데."그때 방망이는 내가 봐도 어느 정도는 알루미늄배트로 인정해야 할 것 같다. 박용민 단장이 기자 생활도 오래 하면서 일본 특파원을 했었다. 야구를 좋아하니까 일본에서 배트를 수입했는데 아마 사용 정지된 배트를 사 온 게 아닌가 싶다. 선수들은 구단에서 나눠준 배트를 썼다. 포항제철에선 알루미늄 배트를 쓰다가 프로에 오면서 나무 배트를 썼다. 당시엔 압축배트나 이런 거에 대한 지식이 없던 시절이다." -좀 더 빨리 프로야구가 출범했으면 하는 아쉬움은 없었나."프로야구를 한다는 것 자체를 생각하지도 못했던 시절이다. 프로야구 출범할 때 포항제철 박태준 회장의 공이 크다는 얘길 많이 들었다. 그분이 야구를 참 좋아해 노력도 많이 했다더라." -최근 프로야구에서 눈에 띄는 선수가 있다면."종범이 아들(키움 이정후)이다. 대단한 선수더라. 아비보다 낫다고 본다. (웃음) 이종범은 체격이 크진 않지만 야무지게 생겼는데 이종범 아들은 어떻게 보면 약해 보일 수 있더라. 그런데 1년 사이에 몸도 더 좋아진 거 같고 요즘엔 홈런도 잘 치지 않나. ‘야구천재’라고 본다. 팀 공헌도는 다른 선수들보다 더 좋은 거 같다. 발 빠르고 타격 잘하고 수비도 좋고 뭐 하나 아쉬운 게 있나. 이젠 파워까지 겸비했다. 이정후에게 도전할 만한 타자는 강백호(KT)인데 둘을 놓고 감독으로서 선택하라면 이정후다.“-일간스포츠에 대한 추억이 있나."1983년인가 일간스포츠에 가서 한국시리즈 해설도 하고 관전평도 쓰고 그랬다. 당시 한국시리즈(해태-MBC)가 광주에서 열렸는데 현역 선수다 보니까 광주를 못 가고 일간스포츠에서 TV 켜놓고 경기를 봤던 기억이 있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0.09.21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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