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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서정진 첫 100억원 퇴직금·천종윤 셀프공로금…달라진 바이오 CEO 보수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와 맞물려 성장하고 있는 바이오 업계의 분위기가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100억원 이상의 퇴직금을 수령하는 최고경영자(CEO)가 등장하고, 코로나19 수혜로 ‘셀프공로금’을 받는 대표이사도 나타났다. 이런 바이오 벤처 1, 2세대 창업자들은 오너가 중심의 제약업계와는 전혀 다른 위상을 뽐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26일 퇴임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명예회장이 바이오 업계 역대 최대 퇴직금을 수령했다. 지난 13일 공개된 셀트리온그룹의 반기 보고서에서 서정진 명예회장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모두 101억7870만원을 수령했다. 셀트리온에서 58억9270만원,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42억8600만원을 각각 받았다. 서 명예회장은 제약 업계까지 범위를 넓히면 강정석 전 동아쏘시오홀딩스 회장(107억2300만원), 고 임성기 한미약품 회장(106억8900만원)에 이어 세 번째로 100억원대 퇴직금을 기록했다. 셀트리온 측은 서 명예회장 퇴직금에 대해 “퇴직연금 적립액 및 특별위로금이다. 이중 특별위로금 37억8500만원은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 제6조에 따라 전체 재직기간의 공적을 정량적, 정성적 평가기준에 따라 이사회에서 심의해 승인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이사회에서 승인하는 사항인 특별위로금이 퇴직연금 적립액보다 월등히 많았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퇴직연금(연간임금 총액 12분의 1의 3배)과 퇴직위로금(32억2490만원) 합에서 퇴직소득 한도초과액을 제외하고 42억8600만원이 지급됐다”고 밝혔다. 역시 퇴직위로금이 퇴직연금보다 많았다. 장남인 서진석 셀트리온 수석부사장이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이사회 의장을 맡는 등 이사회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후한 위로금이 승인될 수 있었던 셈이다. 흔히 대기업 총수 일가의 퇴직금 정산 시 논란이 되는 지급률 3배(1년에 3개월 치 월급 정산)로 계산됐다. 이미 서 명예회장은 한국의 대표적인 주식 부호이기도 하다. 바이오 업계에서는 압도적인 1위다. 지난달 발표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서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135억 달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123억 달러)에 이어 주식 재산이 98억9000만 달러(약 11조5000억원)로 3위를 차지했다. 서 명예회장은 퇴직금을 제외한 상반기 제약·바이오 업계의 순수 보수 순위에서도 12억9870만원으로 4위에 올랐다. 3월 퇴임 전까지 지급된 보수만 13억원에 달한 셈이다. 제약·바이오 업계를 통틀어 퇴직금과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제외한 상반기 보수 순위에서는 진단키트 업체로 알려진 천종윤 씨젠 대표이사가 총 43억8700만원을 받아 1위에 올랐다. ‘셀프공로금’ 30억원을 받은 덕분에 가능했다. 급여와 상여금만 합치면 14억원이 채 되지 않았다. 은퇴도 하기 전에 공로금이 지급된 것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이사회 의장 겸 경영을 총괄하고 있는 천 대표가 자신에게 공로금을 지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씨젠은 ‘셀프공로금’에 대해 “창립 후 기술 및 제품개발을 통해 회사의 지속 성장에 기여해 공로상을 수여한다”고 설명했다. 씨젠은 코로나19 진단키트 호황으로 올해 상반기 매출 6555억원을 기록했다. 씨젠은 지난해 매출 1조1252억원, 영업이익 6762억원을 올리며 2019년 대비 각 9배, 30배 성장했다. 천 대표는 씨젠의 주가가 급등,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주식 평가액도 3880억원이나 된다. 바이오주가 급등하면서 스톡옵션으로 주식 부호 반열에 오르는 경영진도 늘어나고 있다. 이창진 휴젤 부사장은 올해 상반기에 주식매수선택권 행사이익 44억4100만원을 기록했다. 급여와 상여는 각 1억200만원, 3100만원 수준이었다. 서유석 제넥신 부사장도 보수 18억7000만원 중 스톡옵션이 17억5500만원을 차지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8.25 07:01
경제

스타 진단키트 업체 씨젠, 배당액 15배로 증가 '이유 있었네'

분자진단 업체인 씨젠이 배당액을 15배나 증액하는 등 주주친화 정책에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씨젠은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보통주 1주당 1500원 현금배당 안건을 승인할 계획이다. 씨젠의 이사회는 지난 9일 2599만1974주에 해당하는 보통주에 대해 389억9000만원의 배당을 결정한 바 있다. 2020년 1주당 100원의 배당을 했던 씨젠의 배당 총액은 26억원이었다. 지난해 매출 1조1000억원으로 껑충 뛴 씨젠은 배당액도 26억원에서 약 390억원으로 15배나 증가했다. 이는 제약바이오 업계를 통틀어 최대 배당액 규모다. 제약업계에서는 유한양행이 다음으로 많은 현금배당 249억4000만원을 책정했다. 씨젠은 코로나19 팬데믹의 대표적인 수혜 업체다. 코로나 진단키트로 주목을 끈 씨젠은 매출이 급증해 주주들의 관심도 집중됐다. 하지만 최근 분식회계 등이 부각되며 씨젠의 주가가 급락하자 주주들이 뿔난 상황이다. 지난해 31만2000원 고점을 찍었던 씨젠은 최근 큰 폭으로 하락했다. 17일 오전 10시 현재 13만3800원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지난 8일 금융 당국으로부터 과징금 25억원 철퇴를 맞기도 했다. 이로 인해 성난 주주들은 3월 초부터 회사 앞에서 시위를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천종윤 씨젠 대표이사를 압박하고 있다. 이번 주총에서 천종윤 대표이사의 재선임 안건도 올라와 있다. 최대주주인 천 대표가 3년 임기를 더 부여 받을 수 있을지 최대 관심사다. 천 대표는 31.59%의 씨젠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분식회계로 천 대표에 대한 신뢰가 떨어진 상황이다. 증권선물위원회에서 회계처리기준 위반으로 2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한 바 있다. 천 대표에게 부과된 11억8400만원도 포함된 금액이다. 증권선물위원회는 “실제 주문량을 초과하는 과도한 물량의 제품을 대리점으로 임의 반출하고 이를 전부 매출로 인식함으로써 매출액, 매출원가 및 관련 자산 등을 과대 또는 과소 계상했다”고 조사 결과를 밝혔다. 이와 관련해 씨젠은 “과거 관리 부분 전문 인력 및 시스템 부족으로 발생한 회계 관련 미비점을 근본적으로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전문 인력 충원, 내부 회계관리제도 운영 등 관리 역량과 활동을 꾸준히 강화하고 있다”며 “유사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설명했다. 증권선물위원회는 분식회계와 관련해 담당임원 해임권고 및 직무정지 6월, 내부통제 개선권고, 각서 제출 요구 등을 조치했다. 분식회계를 관여했던 담당임원이 이미 퇴사하고 없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천 대표라도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1.03.17 10:41
경제

[제약 CEO] 'K방역 숨은 주역' 천종윤 씨젠 대표…분자진단 대중화 꿈꾼다

세계가 극찬한 ‘K방역’에 있어서 한국의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주연' 역할을 했다. 신속하고 정확하게 검사를 할 수 있었기에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코로나19 확산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기도 전에 남다른 통찰력으로 진단키트 개발에 착수, 발 빠르게 대처했던 천종윤 씨젠 대표이사는 이런 ‘K방역’을 가능케 한 숨은 주역이다. 해외 러브콜·실적 폭증…시총 2위 껑충 바이오기업 씨젠은 현재 국내에서 사용하는 코로나19 진단키트의 75% 이상 점유율을 보인다.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 더 인기가 높다. 씨젠에 따르면 6월 말까지 67개국에 3000만 테스트를 수출했다. 코로나19의 재확산세로 씨젠의 진단키트에 대한 러브콜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다. 씨젠은 생산 초기인 1월에는 주당 10만 테스트 생산이 가능했지만 빠르게 증산하며 대응했다.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주당 100만 테스트의 생산량까지 증산했다. 현재는 주당 500만 테스트를 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췄다. 월로 따지면 2000만 테스트 이상 생산이 가능한 셈이다. 세계적으로 계속해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늘고 있어서 씨젠의 진단키트는 계속해서 뻗어 나가고 있다. 그렇다 보니 씨젠을 향한 국민적인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의 대표적인 수혜 기업으로 꼽히며 투자자들이 대거 몰려들었다. 폭발적인 관심 덕분에 씨젠은 코스닥 시장에서 단숨에 시총 2위로 뛰어올랐다. 22일 종가 기준(18만7100원)으로 시총 규모가 4조9083억원으로 불어나 에이치엘비·셀트리온제약을 제쳤다. 1위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시총 규모는 15조6000억원대다. 씨젠은 이미 지난해 매출을 뛰어넘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1220억원이었는데 올해 1분기 매출만 818억원을 찍었다. 4~6월 2분기에 수출 물량이 더욱 늘어난 덕분에 역대 최대 매출이 기대된다.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영업이익만 1561억원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30배 이상 증가한 영업이익 수치다. 2분기 매출은 2600억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지난해 말에만 해도 시총 43위에 불과했던 씨젠이 주가 폭등으로 2위까지 뛰어오를 수 있었던 건 천 대표의 발 빠른 대응 덕분이다. 천 대표는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우한시에서 바이러스성 폐렴 환자가 발병했다는 뉴스를 접한 뒤 회사의 모든 작업의 중단 명령을 내리고 모든 역량을 집중해 진단키트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고 2주 만에 진단키트 '올플렉스(Allplex 2019-nCOV Assay)'를 개발했다. 천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지난 1월 27일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에서 긴급 연락이 왔고, 2주 만에 긴급 사용승인을 받았다. 천 대표는 “긴급 사안이었기 때문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했다. 보통 6개월 이상 걸리는 절차를 2주 만에 승인받은 건 파격이었다”고 말했다. 국내의 긴급 사용승인에 앞선 2월 7일에는 유럽체외진단시약 인증을 받기도 했다. 분자진단 세계 최고 기술 보유…60조원 시장 겨냥 단순히 예지력과 발 빠른 대응만으로 성공을 거둔 건 아니다. 20년 동안 매달렸던 분자진단 연구의 성과이자 결실이었다. 분자진단은 환자의 혈액·객담·소변 등 체외진단으로 유전자 검사(DNA, RNA)를 통해 질병을 진단하는 기법이다. 한국에서는 아직 보편화되지 않았지만 항원과 항체 반응을 이용하는 기존 진단법보다 빠르고 정확해 선진 기법으로 꼽힌다. 천 대표는 “진단키트에 씨젠의 20년 연구 결과가 집약돼 있다. 하나의 튜브로 다수의 유전자를 동시에 검사하는 것은 원리는 알아도 개발이 쉽지 않다”고 설명한다. 씨젠이 특허를 낸 분자진단에 필요한 유전자 증폭기술 덕분에 한 번에 다수의 유전자 검사가 가능한 것이다. 씨젠의 진단키트는 4~6시간 만에 검사 결과가 나올 정도로 정확한 데다 빠르다. 자동검사 시스템 도입 덕분이다. 씨젠은 샘플이 병원에 도착하면 핵산 추출, 유전자 증폭 검사, 결과 판독, 보고와 집계까지 자동 처리되는 시스템을 갖췄다. 이 같은 자동 시스템 덕분에 국내 코로나19 접촉자들의 신속한 감염 여부 확인이 가능했다. 씨젠은 “수동으로 100명을 검사하는 시간에 자동검사는 1000명을 처리할 수 있다”고 했다. 천 대표는 분자진단의 대중화를 겨냥하고 있다. 기존에는 분자진단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국내의 의사와 전문의들은 동시 다중 검사가 개별검사보다 정확할 수 없다고 여기는 인식이 강했다. 그래서 분자시약이 활성화된 선진국에서 먼저 씨젠의 기술력을 인정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을 계기로 분자진단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기 때문에 충분히 보급화가 가능하다고 내다보고 있다. 분자진단은 기존의 면역진단법에 비해 저렴하고 빠르다는 경쟁력을 지녔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프로스트&설리번에 따르면 글로벌 체외진단 시장은 60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로슈와 키아젠 등 다국적 제약사가 장악한 상태지만 분자진단 기술로 재편되는 추세다. 씨젠은 분자진단의 최고의 기술을 갖췄다고 평가받고 있다. 씨젠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천 대표는 “10년 내 분자진단 검사가 일상생활에 들어올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또 씨젠은 ‘첨단 IT 및 플랫폼 기업’이라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20년간의 분자진단 기술과 경험을 집약한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했기 때문이다. 씨젠은 인공지능(AI) 기술이 가미된 이 시스템을 ‘SGDDS(Seegene Digitalized Development System)’이라고 명했다. SGDDS는 전 세계 어디서건 누구든지 시약 제품을 빠르게 만들 수 있는 혁신적인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 SGDDS는 내년 상용화가 목표다. 또 씨젠은 분산된 생산 규모를 집약하고 다양한 제품군의 생산능력을 높이기 위해 경기도 하남시에 생산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알리고 있듯이, 씨젠도 국내에서 분자진단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되기 전까지 씨젠은 계속 주목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0.07.2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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