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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0백만 합작’ 안성기·최민식·황정민, 중견배우 힘 보여줬다
중견 남자배우들의 완숙미가 돋보이는 한국영화 3편이 800만 관객동원을 합작했다.이들 영화는 특히 최근 정치·사회적 이슈와 맞물려 각종 논란과 파문 속에 괄목할만한 성적을 일궈내 주목된다.1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최민식의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황정민의 '댄싱퀸', 안성기의 '부러진 화살'이 나란히 박스오피스 1~3위를 차지하며 모처럼만에 충무로를 풍성하게 했다.'범죄와의 전쟁'은 개봉 열흘 만인 11일 2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도가니'의 원작자 공지영 작가가 TV조선이 이 영화의 투자에 참여했다는 이유만으로 트위터에 '비호감'이라고 했던 게 무안할만큼 흥행전선엔 거침이 없었다. 팬들은 영화관계자들의 공분을 산 무책임한 발언에 오히려 선을 그으며 영화적 재미와 완성도에 지지를 보냈다. 특히 '주먹이 운다'(05) 이후 7년만에 상업영화의 주인공으로 돌아온 최민식의 열연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황정민의 '댄싱퀸'은 11일 올해 개봉 영화 중 가장 먼저 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다. 그동안 '부러진 화살'이 '제2의 도가니' 신드롬으로 승승장구했던 것을 재역전한 결과다. 민권 변호사에서 서울시장 후보에 출마하는 황정민의 이야기가 웃음과 동시에 감동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역시 최근 박희태 국회의장의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과 대비돼 대안적 지도자상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너는 내 운명'(05) 이후 연기 변신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한 가지에 '올인'했던 황정민의 뚝심에도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안성기의 '부러진 화살'도 '댄싱퀸'에 박빙의 차로 11일 3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저예산 영화로서 제작 초기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성적이다. 영화가 예상 밖의 히트를 하면서 그동안 가장 많은 사회적 논란을 낳았다. 소재가 됐던 2007년 김경호 교수의 석궁테러 사건에 대한 진실이 도마 위에 오르고, 대법원이 이례적으로 "영화는 흥행을 염두에 둔 예술적 허구"라는 입장으로 논란의 확산을 애써 부인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팬들은 이 영화가 던진 현실 비판적 화두에 여전히 주목하고 있다.어쨌거나 영화관계자들은 "사회적 논란은 잠시 접어두고라도 안성기·최민식·황정민 같은 중견배우들의 열연과 흥행에 충무로가 새삼 고무돼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인구 기자 clark@joongang.co.kr
2012.02.12 15: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