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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손나은, 지진희 진심 깨달아 ‘오열’ (‘가족X멜로’)

‘가족X멜로’ 손나은이 아빠 지진희의 진심을 깨닫고 눈물을 쏟았다.지난 31일 방송된 JTBC 토일드라마 ‘가족X멜로’ 7회에서 충격의 모텔 4자대면 이후, 서로 없이 살 수 없었던 모녀 금애연(김지수)과 변미래(손나은) 사이에 균열이 생겼다.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엄마 애연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사람과 함께 모텔에 있는 걸 본 미래가 “둘 다는 못 가진다”는 문자를 남기고 가출한 것. 그런데 일만 하고 살았던 미래는 정작 일을 하지 않을 땐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황했고, 하필 이 빈틈을 남태평(최민호)에게 또다시 들키고 말았다. 이 사태에 책임을 느낀 태평은 미래를 설득해 자신의 옥탑방으로 데려갔다. 그리고 JPLUS 사장 남치열(정웅인)은 아버지가 아니라 형이란 사실을 털어놓으며, 요란한 가족사로 인해 가슴 앓이를 하고 있는 미래를 위로했다. 서로의 아픔에 공감한 두 사람은 “태어나길 잘 했어요. 잘 크고 있어요”라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한 뼘 더 마음의 거리를 좁혔다.그 후 미래는 짧은 방황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걱정시켜 미안하다며 엄마에게 사과했다. 애연 역시 모텔에서 마주칠 수밖에 없었던 그날의 상황을 설명하며 아무 일도 없었다 안심시켰다. 그렇게 화해하나 싶었는데, “변무진(지진희)도 네 걱정 많이 했다”는 애연 때문에 미래의 분노 스위치는 다시 켜졌다. 심지어 301호 안정인(양조아)과 고민을 털어놓으며 마셨던 찻잔을 보고는 무진이 왔다간 것으로 오해했다. 그래서 태평과 모텔에 있었던 사태의 해명을 원하는 애연에게 “나도 이제 그런 거 일일이 보고할 나이 아니다”라며 어깃장을 놓았다. 모녀 사이에 얼음장처럼 찬 바람이 불어 닥친 사이, 미래와 무진의 사이에는 또 다른 변화의 바람이 일었다. 태평이 미래에게 자전거 타는 법을 가르쳐주는 걸 우연히 본 무진은 잊고 있었던 지난 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무진은 자전거를 가르쳐달라 조르는 어린 미래에게 친구와 밥만 먹고 금세 돌아와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전직 야구 선수였던 무진은 자신의 은퇴 후 잘 나가는 후배를 보며 속이 쓰렸고, 그게 안타까웠던 친구는 “그때 미래만 안 생겼어도. 그것 때문에 네 선수 생활, 네 미래 다 박살 났다”는 넋두리를 늘어 놓았다. 그런데 하필 가게 앞을 찾아온 미래가 이 대화를 들었다. 그제야 미래가 어떤 의미로 “아버지는 원하지 않았더라도 부모가 된 이상 책임은 지세요”라는 말을 했는지 깨달은 무진은 충격에 얼어붙었다. 그때, 휴대폰을 보며 킥보드를 탄 사람이 무진을 향해 빠르게 접근했다. 이대로라면 무진과의 충돌은 피할 수 없어 보였다. 위험을 감지한 미래는 본능적으로 페달을 힘껏 밟아 무진에게로 질주했다. 이에 킥보드와의 충돌은 가까스로 막았지만, 결국 넘어져 팔을 다쳤다. 너무 놀란 무진은 그대로 미래를 안아들고 병원으로 내달렸다. 무진은 “두 번 다시 그런 위험한 짓 하지 말라”며 미래를 나무라더니, 비로소 속에만 담았던 진심을 털어놓았다. 야구는 구기 종목 중 유일하게 공이 아닌 사람이 홈에서 홈으로 들어와야 끝나는 경기다. 무진에게 돌고 돌아 세이프해야 할 유일한 홈그라운드는 바로 가족이었던 것.그러면서 “내가 어떻게 널 후회하냐. 변무진 인생에서 제일 잘 한 게 애연이랑 같이 미래, 현재 너네 낳은 거다”라며, 자전거 가르쳐 주기로 했던 약속을 지키지 못한 그날 일을 사과했다. 아빠를 많이 닮았고 무척이나 좋아했기에, 그만큼 더 증오했던 미래는 이제야 알게 된 무진의 진심에 아빠에게 자전거를 배우고 싶었던 그날의 아이처럼 눈물을 쏟았다.미래가 무진을 향한 마음의 빗장을 여는 사이, 애연은 격한 분노에 휩싸이며 분위기는 다시 반전됐다. 무진과 미래가 쓴 빌라 포기 각서가 애연에게 발각된 것. 정말 바람 잘 날이 없는 이들의 가족사엔 또 어떤 이야기가 새겨질지, 기대와 궁금증이 모인다.‘가족X멜로’ 8회는 1일 오후 10시 30분 JTBC에서 방송된다.이수진 기자 sujin06@edaily.co.kr 2024.09.01 07:24
연예

'더 페뷸러스' 최민호 "후회없이 달려보겠다"

최민호가 넷플릭스 시리즈를 이끈다. 최민호(샤이니 민호)는 넷플릭스 시리즈 ‘더 패뷸러스’ 출연을 확정짓고 글로벌 시청자들을 만난다. '더 패뷸러스'는 패션(fashion)이라 쓰고 열정(passion)이라 읽는 패션계에 인생을 바친 청춘들의 꿈과 사랑, 우정을 그린 하이퍼리얼리즘 로맨스를 그린다. 극중 최민호가 연기하는 지우민은 프리랜서 리터쳐이자 외모, 패션 감각, 능력까지 열정 빼곤 모든 것을 갖춘 남자로, 꿈과 사랑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노력하는 인물이다. 또한 표지은(채수빈)과 친구 사이를 유지하면서도 아슬아슬한 감정선을 오가는 복잡 미묘한 러브라인도 함께 선보일 예정이라 최민호만의 현실 반영 청춘 로맨스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최민호는 “훌륭하신 감독님과 작가님 그리고 뛰어난 배우분들과 함께 재미있는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크다.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작품 만들 수 있도록 후회 없이 달려보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최민호는 최근 드라마 ‘유미의 세포들’에서 웹툰과 높은 싱크로율의 비주얼로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했으며, 카카오TV 오리지널 ‘소름’을 통해 서스펜스 장르물에 도전하는 등 다양한 장르에서 두각을 내비치고 있다. ‘더 패뷸러스’를 통해 보여줄 트렌디한 매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더 패뷸러스’는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에 공개될 예정이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1.11.18 10:19
스포츠일반

'깜짝 활약+최다 득점' 허수봉 "겁 없이 뛰었어요"

"겁 없이 뛰었어요." 현대캐피탈 허수봉(21)이 코트를 돌며 몇 번이나 두 팔을 번쩍 들어올렸다. 외국인 선수 크리스티안 파다르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운 이는 바로 '프로 3년차' 그였다.현대캐피탈은 18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18~2019 V리그 우리카드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3-0(32-30·25-22·25-22)로 이겼다. 17일 PO 1차전에서 3-2로 승리한 현대캐피탈은 2연승으로 챔피언결정전에 진출한다. 오는 22일부터 대한항공과 우승 트로피를 놓고 5전3선승제의 챔피언결정전을 갖는다. 최태웅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2015~2016시즌부터 네 시즌 연속 현대캐피탈의 챔프전 진출을 이끌었다.현대캐피탈은 이날 경기 전 안타까운 부상 소식을 전했다. 외국인 선수 크리스티안 파다르가 오전 훈련을 마치고 허리 통증을 호소, 결장하게 됐다. 팀 전력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 없이 맞서야했기에 전력 손실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최태웅 감독은 파다르 자리에 프로 3년차 '허수봉 카드'를 꺼냈다. 허수봉은 "경기 직전에 파다르의 부상 소식을 접했다. 경기장에 도착해서 선발 통보를 받았다"며 "코치님이 '미칠 때가 됐다'고 하더라. 겁 없이 뛰었다"고 웃었다. 전광인은 "우리끼리 할 수 있지 않냐"고 파이팅을 불어넣었다.허수봉은 20점을 올렸다. 전광인과 문성민, 신영석 등 팀 내 대선배들을 제치고 이날 팀 내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더불어 개인 한 경기 최다득점을 포스트시즌(종전 2019년 3월 10일 우리카드전 19점)에서 기록했다. 공격성공률도 62.5%로 높았다. 후위 공격(6개)과 서브에이스(4개) 블로킹(1개) 등 만점 활약을 펼쳤다. 현대캐피탈은 주전 선수 모두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그 중에서도 계산이 서지 않았던 허수봉의 활약이 있었기에 이길 수 있었다. 허수봉은 1세트 22-22에서 현대캐피탈이 올린 4득점을 연속 책임졌다. 현대캐피탈은 26-25로 역전했고, 30-30에서 문성민의 퀵오픈과 신영석의 블로킹으로 긴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는 "1세트 접전 상황에서 (이)승원이 형한테 계속 공을 달라고 했다"며 두뚝한 배짱을 자랑했다.허수봉은 2세트에서 파다르의 위력적인 무기인 '서브'에서도 강력함을 선보였다. 5-4에서 서브에이스를 기록했다. 이어 6-4에서 다시 한 번 날카로운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었고, 어김없이 아가메즈에게 올라간 공을 최민호가 블로킹했다. 이어 허수봉은 다시 한 번 서브에이스를 꽃았다. 현대캐피탈은 7-4로 앞서며 분위기를 갖고 왔다. 허수봉은 14-9에서 선배들이 어렵게 살린 공을 멋지게 성공시키고 포효했다. 현대캐피탈은 2세트 단 한 번의 리드를 허용하지 않고 갖고 왔다.그는 3세트 3-2에서 오픈 공격을 성공시킨 뒤 4-2에서 서브 에이스를 또 기록했다. 6-2에서는 이날 네 번째 서브에이스. 우리카드는 범실까지 쏟아지며 점수 차가 2-9까지 뒤졌다. 승부는 일찌감치 갈렸다. 경북사대부고 출신인 허수봉은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남자 고교 선수 최초로 1라운드 지명(대한항공)을 받았던 레프트 유망주였다. 지명 후 나흘 만에 대한항공에서 현대캐피탈로 트레이드 됐다. 이번 시즌에는 신영석이 부상으로 빠진 기간에 '임시 센터'를 맡기도 했다. 그는 "대학 진학 포기를 한 번도 후회한 적 없다"며 "센터보단 레프트와 라이트, 사이드 공격이 더 자신있다"고 강조했다.최태웅 감독은 "허수봉이 이렇게 빨리 성장할 줄은 전혀 몰랐다"며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다"고 인정했다.파다르가 부상으로 갑자기 빠진 상황. 포스트시즌이라는 큰 무대에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에 나섰지만 허수봉은 전혀 주눅들지 않고 마음껏 코트를 누볐다.3시즌 연속 대한항공과 챔프전에서 맞붙게 된 그는 "우리는 충분히 할 수 있다. 파다르가 부상으로 뛸 수 없다면 국내 선수 간에 똘똘히 뭉쳐 할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장충=이형석 기자 lee.hyeongseok@jtbc.co.kr 2019.03.18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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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한수] 톰 크루즈vs강동원 한날한시 양보없는 전쟁

톰 크루즈와 강동원이 한날한시에 맞붙는다. 대작과 대작, 거인과 거인의 싸움.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과 '인랑(김지운 감독)'이 여름 시장의 서막을 올린다.개봉 분위기는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이 좋다. '미션 임파서블' 6번째 시리즈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은 개봉 하루 전에 예매율 53.7%를 넘으며 19.8% '인랑'을 월등히 앞서고 있다. '미션 임파서블' 시리즈에 대한 신뢰와 톰 크루즈에 대한 애정이 작용한 결과다. '월드 슈퍼스타' 톰 크루즈는 이번 작품을 들고 한국을 다시 방문, 9번째 도장을 찍었다. 기본만 해도 좋아할 작품과 배우임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한국을 찾은 톰 크루즈는 타국의 팬들을 위해 열과 성의를 다했다. '미션 임파서블'은 딱 톰 크루즈 같은 영화. 안 보면 후회할 영화라는 표현보다 보면 자발적으로 입소문을 내게 만드는 영화라는 표현이 더 어울린다.'인랑'은 김지운 감독이 오랫동안 준비해 온 작품이다. 주연배우 강동원이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가 2013년이니 준비 기간은 그보다 훨씬 더 오래됐다. '미장센의 대가' 김지운 감독이 꿈꿔 온 숙원 사업이 드디어 세상의 빛을 보게 된 셈이다. 동명의 원작 애니메이션은 '공각기동대' 오시이 마모루 감독이 각본을 쓴 작품이다. 1999년 처음 개봉해 20년이 지난 지금까지 마니아들의 추앙을 받고 있다. 원작의 전 세계 첫 실사화라니 욕심날 법도 하다. 김 감독은 순 제작비 190억원을 들여 그림을 현실로 만들었다. 반드시 원작 팬이 아니더라도 화려한 출연진 라인업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다. 강동원을 시작으로 한효주·정우성·김무열·최민호 등이 출연한다.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 출연: 톰 크루즈·헨리 카빌·사이먼 페그·레베카 퍼거슨감독: 크리스토퍼 맥쿼리장르: 액션·모험·스릴러줄거리: 최고 스파이 요원 에단 헌트와 IMF팀이 행한 모든 선의의 선택이 최악의 결과로 돌아오면서 맞닥뜨리게 된 피할 수 없는 미션 등급·러닝타임: 15세 이상 관람가·147분개봉: 7월25일한 줄 평: 주름마저 잘생긴 불사조 톰크루즈 '만세' 신의 한 수: 톰 크루즈의 선택. 톰 크루즈의 존재, 100% 톰 크루즈에 의한, 톰 크루즈가 아니면 안 되는 시리즈의 명맥을 유지시키고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박수 받아 마땅하다.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톰 크루즈는 막강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미션 임파서블' 특유의 강점은 지키되, 한층 더 세련된 스타일로 업그레이드하는 데 성공했다. 장르의 특성상 공장에서 찍어 낸 듯 만들어진 영화로 보일 수 있음에도 '미션 임파서블: 폴아웃'은 그 모든 공식을 요리조리 피해 가며 몰입도를 높인다. 이 세상 액션은 맞지만 이 세상에서 표현할 수 있는 한계치는 뛰어넘었다. 뻔한 결말에 결국 권선징악 메시지를 다루지만 '이렇게 만들면 뻔해도 뻔하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몸소 보여 준다. 누구나 상상이 가능하고, 글로 쓰는 소설을 영상화했다는 것에 흥분감을 더한다. 죽어도 100번은 더 죽었을 법한 톰 크루즈는 이번에도 불사조다. 깊이 있는 눈빛에 모태 미남 얼굴만 봐도 행복한 147분. 이번에도 미션 성공이다. 신의 악수: 긴 러닝타임은 어쩔 수 없는 물리적인 지루함을 동반한다. 미션을 수행하기 전, 사전 설명이 많지만 특별히 이해하지 않아도 무방하다. 결과적으로 필요 없는 장면이 꽤 포함돼 있다는 뜻. '멋짐'을 더 많이 보여 주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시퀀스별 할당된 시간이 길다. '여기까지 보여 줘도 될 것 같은데'라는 생각을 여러 번 들게 만든다. 톰 크루즈 외 캐릭터들의 매력이 크게 살아나지 않았다. 새로 합류한 헨리 카빌 캐릭터 설정은 나름의 반전이 있지만 등장부터 예상이 가능하다. 톰 크루즈와 쌍벽을 이뤄야 하는 주요 캐릭터임에도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 강하다. 도전은 늘 대단하고, 매 작품마다 호평받지만 딱히 속편을 기대하게 만들진 않는다. '인랑' 출연: 강동원·한효주·정우성·김무열·최민호감독: 김지운장르: SF 액션줄거리: 남북한이 통일 준비 5개년 계획을 선포한 뒤 반통일 테러 단체가 등장한 혼돈의 2029년을 배경으로 권력 기관 간 숨 막히는 대결 속 늑대로 불리는 인간 병기 '인랑'의 활약.등급·러닝타임: 15세 이상 관람가·139분개봉: 7월 25일한 줄 평: 190억원짜리 향기 없는 꽃 신의 한 수: 190억원을 들였다더니 오프닝부터 돈 냄새가 가득하다. 원작에서도 등장한 시위대와 경찰의 대립 장면을 배경만 광화문으로 옮겼는데, 그림으로만 구현하던 스케일 그대로 가져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대단한 물량 공세에 나서며 액션신에 제대로 힘주겠다는 김지운 감독의 각오가 느껴진다. 또한 김 감독은 임중경(강동원)과 이윤희(한효주)의 멜로는 몽환적으로, 액션은 선명하게 연출했는데 정반대 무드의 장르를 자연스럽게 엮어 낸다. '인랑'은 원작 팬들에게도 만족스러운 작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아닌 한국을 배경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가 아닌 2029년의 미래로 바꾸며 적절히 각색했다. 그럼에도 오프닝을 비롯해 여러 시퀀스를 원작 그대로 살렸다는 점에서 원작을 향한 김 감독의 '리스펙트'가 엿보인다. 상업성을 고려해 적절히 각색한 점도 눈길을 끈다. 원작은 액션보다 서사와 감정에 치중해 정적이었다면, '인랑'은 원작의 뼈대를 그대로 가져오되 각 캐릭터들의 특성을 더욱 극대화시키고 액션에 힘을 쏟는다. 추상적이었던 대립 관계도 한상우(김무열)의 악역 포지션을 강조하며 명확해졌고, 이윤희의 구체적인 개인사를 추가해 설득력을 높였으며, 마지막 전투 장면을 장진태(정우성)에게 맡기며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갈 때까지 화려한 액션을 멈추지 않는다. 특히 '인랑'의 인물들은 만화를 찢고 나온 것이 아니라, 만화보다 더 멋지고 예쁘다. 강동원을 시작으로 최민호까지, 이 얼굴들을 캐스팅했다는 것만으로도 칭찬받을 만하다. 신의 악수: 원작을 보지 않은 관객이라면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지 않다. 쉴 새 없이 정보를 쏟아 내는데, 집중하며 따라가지 않으면 놓칠 가능성이 높다. 막상 열심히 집중해 따라간다 해도 문제다. 이것저것 이야기를 많이도 펼쳐 놓았지만 단순한 결말에 허무감을 느끼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원작 애니메이션은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1999년 만들어져 당시의 세기말적 분위기와 잘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인랑'은 1999년이 아닌 2018년에 태어났다. '인랑'이 그려 내는 디스토피아에 빠져들 관객이 얼마나 될까. 2018년의 관객들이 몰입하기엔 너무 어둡고 무겁다. 액션이 빠진 대목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인랑'의 주제는 조직과 개인 사이에서 고뇌하는 인간이다. 원작에서는 남자 주인공의 꿈속에서 도망가는 여주인공, 여주인공을 쫓아가 물어뜯는 늑대들, 늑대 무리와 섞인 남자 주인공 그리고 꿈에서 깬 뒤 겪는 심적 고통을 그린다. 그러나 실사화된 '인랑'에서는 구체적으로 임중경의 생각을 표현해 주는 장면을 찾아보기 어렵다. 이윤희를 향해 보이는 연민과 연정이 표정으로 드러나긴 하지만,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로 조심스럽다. 감정을 그리는 데 불친절하다 보니 의도가 전달되기 힘들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인랑'의 문제는 멜로다. 화려한 액션이 펼쳐지는 동안 멜로는 빈약한 스토리로 두루뭉술하게 넘어간다. 인물의 행동에 당위성을 부여하고 주제 의식을 명확히 하는 데 가장 중요한 멜로가 어설프니 강렬한 액션도 빛이 바랜다. 조연경·박정선 기자 2018.07.2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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