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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일반

그분이 오셨다…테일러 스위프트 오늘(19일) 정규 11집 발표

‘슈퍼 팝 스타’ 테일러 스위프트가 19일 정규 11집으로 돌아온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이날 정규 11집 ‘더 토처드 포에츠 디파트먼트(The Tortured Poets Department)’를 발매했다. 지난 2월 제66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최우수 팝 보컬 앨범 수상 연설 앨범 발매를 깜짝 예고했던 그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켰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정규 11집 ‘더 토처드 포에츠 디파트먼트’는 정규 10집 ‘미드나잇츠’ 이후 약 2년 만에 발표한 신보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자신의 강점인 문학적인 가사를 앨범명처럼 ‘고통받은 시인’의 관점에서 녹인 작품이다. 앨범에는 고정으로 담은 16곡과 더불어 네 가지 버전의 앨범에 각각 있는 보너스 4곡까지 더해 총 20곡을 수록했다. 팝스타 포스트 말론이 오프닝 트랙 ‘포트나이트’에 힘을 보탰고, 영국 출신 밴드 플로렌스 앤 더 머신의 보컬 겸 송라이터이자 리더인 플로렌스 웰치는 ‘플로리다’ 작업에 함께 나섰다. 테일러 스위프트가 “이토록 간절한 마음으로 곡을 쓴 적은 없었다. 이 앨범은 반드시 만들어야만 했다”며 남다른 애정을 보여준 가운데, 프로듀서로는 그의 단짝인 잭 안토노프가 나섰다. 잭 안토노프는 제66회 그래미 시상식에서 ‘올해의 프로듀서’에 3년 연속 이름을 올린 명실상부 최고의 프로듀서로 ‘미드나잇츠’, ‘포크로어’, ‘에버모어’를 비롯한 테일러 스위프트의 8개 앨범에 참여한 바 있다.테일러 스위프트는 지난 2022년 정규 10집 ‘미드나잇츠’, 2023년 2개의 재녹음 앨범 ‘스피크 나우(테일러스 버전)’과 ‘1989(테일러스 버전)’을 발매하고 왕성하게 활동했다. 지난 앨범 ‘미드나잇츠’로 그래미 시상식 올해의 앨범 최다 수상자 등극 및 발매 직후 팝 역사상 최초로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1위부터 10위까지를 모두 석권, 2022년 가장 많이 팔린 앨범을 기록 그리고 스포티파이와 애플 뮤직에선 각각 역대 하루 동안 가장 많이 스트리밍한 앨범과 발매 첫날 가장 많이 스트리밍한 팝 앨범이라는 대기록을 세운 바 있다. 또 지난해 3월부터 미국을 시작으로 한 테일러 스위프트의 전 세계 순회공연 ‘디 에라스 투어’는 일정의 반도 지나지 않아 대중음악 역사상 가장 높은 순회공연 수익인 1조 37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으며, 공연이 열리는 도시마다 큰 경제적 파급 효과가 일어나며 ‘테일러노믹스(Taylornomics)’라는 경제 신조어까지 만들어냈다. 이에 힘입어 테일러 스위프트는 2023년 예술인 최초로 타임지 ‘올해의 인물’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4.19 10:07
프로야구

[조아제약 시상식] '최고 구원왕' 서진용 "나도 신기, 내년에도 세이브 1위 욕심"

올 시즌 세이브 1위 서진용(SSG 랜더스)이 '2023 조아제약 프로야구 대상'에서 최고 구원 투수상을 품에 안았다. 서진용은 정규시즌 개막 후 20경기 연속으로 평균자책점 '0' 행진을 이어갔다. 이어 KBO리그 역대 최초로 블론 세이브 없이 30세이브를 돌파했다. 하재훈이 2019년 작성한 구단 역대 최다 36세이브를 돌파하더니 리그 역대 6번째로 40세이브에 도달했다. 일찌감치 경쟁자(2위 KT 위즈 김재윤 42세이브)를 따돌린 서진용은 개인 첫 타이틀(구원왕)을 차지했다. 시즌 최종 성적은 5승 4패 42세이브 평균자책점 2.59였다. 서진용은 시속 140㎞ 중후반대 포심 패스트볼과 포크볼, 두 가지 구종으로 타자와 맞선다. 최근 5년 연속 60경기 출장-60이닝 투구를 달성할 만큼 내구성이 강점이다. 고질적인 과제인 볼넷(9이닝당 6.04개) 증가 탓에 이닝당 출루율이 1.53으로 다소 높았지만, 높은 탈삼진율(9이닝당 7.36개)과 낮은 득점권 피안타율(0.183)로 위기를 탈출했다. 서진용은 마무리 투수 부재로 고민한 SSG의 뒷문 불안 숙제를 날렸다. 김원형 전 SSG 감독은 1~2위를 다툰 전반기 최우수선수(MVP)로 서진용을 꼽기도 했다. 서진용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1세이브 이상씩 거뒀지만 붙박이 클로저로 활약한 적은 없다. 서진용은 "멀게만 보였던 40세이브를 달성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나도 신기하다"며 "팀 우승이 가장 큰 목표이고, 내년에도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시즌 종료 후 팔꿈치 뼛조각 제거술을 받은 서진용은 내년 정상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3.12.04 18:30
프로야구

[주간 MVP] 3연투 세이브 이용찬 "팀원과 함께 만든 MVP"

베테랑 이용찬(34·NC 다이노스)이 임팩트를 보여줬다.이용찬은 지난주 KBO리그에서 가장 믿음직한 마무리 투수였다. 주간 4경기에 등판, 모두 세이브를 챙겼다. 주간 세이브 1위. 조아제약과 본지는 이용찬을 9월 둘째 주 주간 최우수선수(MVP)로 선정했다. 그는 "올 시즌 업다운(기복) 과정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 MVP 선정이 내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며 "시즌 후반 순위 싸움과 빡빡한 일정 속에서 팀원들과 함께 만든 MVP라고 생각해 더 기쁘다. 팀이 좋은 성적을 거둬서 내 기록도 더 가치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용찬은 지난주 3연투를 소화했다. 홈에서 열린 주말 롯데 자이언츠와 더블헤더(DH) 포함 4연전 중 DH 1차전(9일)을 제외한 3경기의 마지막을 책임졌다. 살얼음 승부에서 모두 팀 승리를 지켜냈다. 이용찬은 "3연투를 많은 분이 걱정해 주셨는데 생각보다 힘들지 않았다. 중요한 시기였기 때문에 마운드에서 더 집중한 거 같다"며 "팀의 좋은 분위기와 흐름을 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팀원들의 헌신과 팬들의 응원을 비롯한 다양한 상황이 나를 더 집중하게 했다"고 돌아봤다. 이용찬의 지난 4월 월간 평균자책점은 6.35로 높았다. 5월 안정감을 찾는 듯했지만, 6월 다시 흔들렸다. 전반기 내내 기복이 심했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 때문에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하지만 후반기부터 달라졌다. 등판하는 경기마다 세이브를 챙겨 NC의 상위권 도약을 이끌고 있다. 16일 기준 이용찬의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1.27(전반기 4.85)로 수준급이다. 그는 "전반기에는 페이스와 밸런스 모두 좋지 않았다. 좋은 밸런스를 찾으려고 계속 노력했는데 지금도 그 과정에 있다"며 몸을 낮췄다.이용찬은 후반기 투구 레퍼토리에 변화를 줬다. 주 무기 포크볼 사용을 줄였다. 야구통계전문업체 스포츠투아이에 따르면 이용찬의 직구 비율은 지난 5월 35.9%에서 9월 57.5%까지 올랐다. 그는 "의도한 부분"이라면서 "직구 힘이 좋다고 느껴서 많이 사용하고 있다. 등판 상황에 따라 전략이 달라지겠지만 최근 직구 비율을 높인 게 맞다"고 말했다.현재 페이스라면 개인 한 시즌 최다 세이브 기록(26개)을 갈아치울 수 있다. 데뷔 첫 시즌 30세이브 달성도 불가능한 목표가 아니다. 이용찬은 "세이브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세울 수 있는 기록이라 신경 쓰지 않고 있다. 다른 변수들로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내가 집중해서 보여줘야 하는 건 마운드 위에서 실점하지 않는 거라고 생각한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기록이라는 숫자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최선을 다하면 어떤 기록이든지 따라온다"고 말했다. NC는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 배경엔 젊은 불펜진을 이끄는 베테랑 이용찬이 있다. 그는 "선수들이 알아서 잘 준비한다. 휴식일에도 몸 관리를 하고 일찍 출근해 본인들의 루틴을 가져가려고 한다"며 "선수들이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려고 많이 노력하는 게 보인다. 이런 과정을 통해 선수들이 더 성장하고 팀도 단단해지는 거 같다"고 반겼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9.17 10:17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 10승 거둔 센가 코다이...'유령 포크볼' 시너지 효과

‘유령 마구’의 진짜 힘은 다른 구종의 가치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일본인 투수 센가 코다이(뉴욕 메츠)가 빅리그 입성 첫 시즌부터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했다.센가는 지난 20일(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해 7이닝 동안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호투, 소속팀 메츠의 13-2 대승을 이끌고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센가는 올 시즌 10승(6패) 째를 기록했다. 8월 등판한 네 경기에서 3승을 쓸어 담으며 승수 추가 페이스에 가속도가 붙었다. 센가는 일본 리그를 평정한 뒤 올 시즌을 앞두고 메츠와 계약하며 MLB에 입성했다. 데뷔 전부터 일본 리그를 호령할 때 가장 강력했던 무기였던 포크볼이 주목받았다. ‘마치 공이 사라지는 것 같다’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4월 3일 마이애미 말린스와의 데뷔전부터 5와 3분의 1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수를 챙긴 센가는 큰 부침 없이 견고한 투구를 이어갔다. 한 번도 6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20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선 주 무기 포크볼보다 컷 패스트볼(커터)와 포심 패스트볼(직구) 승부가 더 많았다. 실제로 포크볼을 결정구로 잡아낸 아웃카운트는 4개뿐이었다. 커터로 히팅 포인트를 흔드는 승부가 가장 많았고, 슬라이더도 곁들였다. 놀란 아레나도에게 홈런을 맞긴 했지만, 커브도 효과적으로 들어갔다. 포크볼이라는 확실한 무기가 있으니, 상대 타자들은 이 공을 대비한다. 다른 구종으로 허를 찔러 승부하는 게 잘 통하고 있는 것이다. 올 시즌 센가의 피안타율은 0.211에 불과하다. 평균자책점은 3.19.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최우수선수(MVP) 레이스에 가린 면이 있지만, 센가의 빅리그 데뷔 시즌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뉴욕 양키스에서 1선발을 맡았던 다나카 마사히로의 데뷔 시즌(2014) 성적(13승 5패·평균자책점 2.77)과 비교해도 밀리지 않는다. 전형적인 일본 대표 투수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21 09:41
프로야구

[포수의 신(信)] 박경완 "공 3개로 아웃 카운트 3개 잡는 게 최고의 공 배합"

‘야신’ 김성근 감독은 쌍방울 레이더스 사령탑(1996~1999년) 시절부터 인연을 맺은 ‘애제자’ 박경완(51) LG 트윈스 배터리 코치를 자주 칭찬했다. “팀 전력 50% 이상 차지하던 선수였다. 특히 투수의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리드하는 능력이 탁월했다”라며 말이다. 박경완 코치와 초·중·고교 시절, 그리고 프로 무대에서도 배터리 호흡을 맞췄던 ‘영혼의 단짝’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은 “(실점) 위기에서 투·포수가 같은 방향성을 갖는 게 가장 중요한데, (박)경완이의 사인에 두 번 고개를 흔든 기억이 없었다. 그만큼 나를 잘 알았던 포수”라고 돌아봤다. 신인 시절부터 박 코치의 리드 속에 성장하며 메이저리그(MLB) 무대까지 밟은 김광현(SSG)은 “박경완이라는 위대한 포수를 만난 건 내 야구 인생 가장 큰 행운”이라고 했다. 지도자·동료의 평가가 박경완 코치가 어떤 포수였는지 설명한다. 그는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고 중 한 명이었다. 영민한 리드로 투수의 능력을 극대화했고, 포구·블로킹·도루 저지 등 포수가 갖춰야 할 기본 능력도 정상급이었다. 1991년 프로 무대에 데뷔, 23시즌 동안 뛰며 우승 반지 5개를 끼었고, 4번이나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홈런왕도 두 번 차지할 만큼 타격도 뛰어났다. 2000년엔 이만수 전 SK 감독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포수 최우수선수(MVP)에 오르기도 했다. 상황·타자에 맞춰 공 배합 변주 줘야 김성근 감독의 ‘절대 신뢰’를 받던 선수 시절을 돌아본 박경완 코치는 “남들은 부러워했지만, 나는 솔직히 정말 큰 부담을 느꼈다. 감독님께서 투수코치 대신 나와 (투수 운영에 대해) 상의할 때도 있었다”라고 돌아보며 “감독님 물음에 답하기 위해선 내가 명확한 생각을 갖고 있어야 했다. 그러니 머리를 얼마나 많이 싸맸겠나”라고 웃어 보였다. 박경완 코치는 선수 연차가 꽉 찬 베테랑 시절에도 경기 복기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어느 순간부터는 사우나에 앉아 다음 경기를 머릿속에 그리는 게 스트레스 해소법이 됐다고. 박경완 코치는 얘기를 나눈 레전드 포수 중 유일하게 ‘좋은 공 배합’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명확하게 밝혔다. 그는 “어떤 공이든 3개로 아웃 카운트 3개를 잡는 게 최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어 “투수와 타자 그리고 상황을 전방위로 파악해서 가장 적은 개수로 최대한 많은 아웃카운트를 잡는 게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터, 팀 투수의 장단점, 상대 타자의 대응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는 의미. 사실 얘기를 나눈 다른 레전드들도 비슷한 생각을 전했다. 박경완 코치의 생각은 조금 더 세밀하다. 그는 “몸쪽 공을 못 치는 타자라고, 눈에 익을 만큼 계속 (공이) 들어오면 못 치겠는가. 투수가 그날따라 포크볼을 잘 던진다고, 포수가 계속 같은 구종 사인을 내면 결국 한 번은 (안타나 홈런을) 맞는다. 그게 야구”라며 “공 배합이 결과론으로 평가받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야구가 확률 게임이라는 것을 인정하고, 더 디테일 하게 분석하고 대응해야 한다”라고 했다. 정석·공식을 따라야 할 때도 있지만, 상황이나 타자에 맞춰 변주를 주는 공 배합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였다. 박경완 코치는 이해를 돕기 위해 몇 년 전부터 어퍼컷 스윙을 선호하는 타자들이 많아진 추세를 전제로 승부 사례를 예로 들었다. 1사 3루 위기에 빠진 배터리가 끌어낼 수 있는 최선의 결과는 삼진 또는 내야 땅볼이다. 낮은 코스로 공을 던져 땅볼을 유도하는 게 정석이지만, 박경완 코치는 하이 패스트볼로 어퍼컷 스윙의 약점을 파고 들어 내야 뜬공을 유도하는 것도 돌파구라고 본다. 타자의 눈을 현혹하기 위해, 때로는 어퍼컷 스윙을 하는 타자가 강한 낮은 코스를 보여주기도 해야 한다고. 포수가 많이 아는 만큼 타자를 제압할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난다는 게 박경완 코치가 말하는 이상적인 공 배합의 핵심이다. 그는 “포수는 바깥쪽에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타자가 있어도, 정확히 어느 구속이나 코스에 약한지 꿰고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투수 육성은 포수의 사명감 박경완 코치는 선수 시절 당대 최고의 포수이자, 통산 314홈런을 기록한 ‘거포’였다. 좋은 포수 한 명이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몸소 보여줬다. 그런 그조차 "야구는 포수 놀음이 아닌가"라고 물음에 "야구는 (흔히 말하는) 투수 놀음이 맞다"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타격도 좋아야 하지만, 마운드에 전력이 힘을 갖춰야 강팀이 될 수 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박경완 코치는 투수가 제 실력을 발휘하고, 성장하는 데 포수 역할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투수 관리’ ‘투수 육성’을 사명으로 여겼다. 프로 입문부터 조범현, 김성근 감독에게 지도를 받으며 새긴 야구 가치관이기도 했다. 박경완 코치는 “포수는 특별한 조연 역할을 하는 포지션이다. 투수가 마치 엄마같이 의지할 수 있어야 한다. 나는 그런 마음가짐으로 선수 생활을 했고, 지도자인 지금도 후배들에게 그런 조언을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호흡을 맞춘 투수가 승리·세이브·홀드를 기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 어떤 타자의 타점이 결승타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 그게 포수”라고도 힘주어 말했다. 젊은 투수가 마운드에 올랐을 땐 책임감은 더 강해졌다고 한다. 대체로 경험이 적은 투수들이 패전·추격조로 나서 1군 무대에 적응하는데, 박경완 코치는 그 투수들이 성장해야 팀이 더 강해질 수 있다고 믿었다. 그는 “젊은 투수는 무실점 등 성공하는 경험이 계속 쌓여야 ‘내 공도 통할 수 있다’라는 자신감이 생긴다. 상대 팀과의 점수 차가 벌어진 상황이라고 해도, (투수의 성장을 위해) 일단 나부터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전병두·송은범·윤길현 등 2000년대 후반 SK 마운드 주축이 되는 투수들이 저연차 시절 박경완의 배려 속에 성장했다. 물론 사명감만 동기부여가 된 건 아니다. 김성근 감독이 종종 투수 이름을 직접 꺼내며 “투수 한 번 만들어 봐라”라고 당부하면 호기심을 갖고 그 선수를 지켜봤고, 소통하고 조언했다. 박경완 코치는 “직접 표현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선수 기량이 좋아지면 ‘많이 컸네’하며 뿌듯했고 나름대로 성취감도 생겼다”라고 했다. 포수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승부를 꼽아 달라고 하자, 박경완 코치는 SK 소속 시절 두산 베어스와의 2008년 한국시리즈(KS) 5차전 9회 말 1사 만루에서 채병용과 배터리를 맞춰 김현수(현 LG 트윈스)를 병살타(투수-포수-1루수) 처리하며 우승을 확정한 순간을 꼽았다. 박 코치는 “(채)병용이가 시리즈 초반, 잘 안 던지던 싱커를 보여줬다. 공이 좋았는데, 만루 위기에서 그 싱커가 생각나서 (김)현수에게 활용한 게 통했다. 타자 스윙 궤적, 공의 궤적이 선명하게 기억 난다”고 돌아보며 “공(채병용 싱커)이 정말 좋았다”라고 했다. 박경완 코치는 자신의 최고의 순간에도 조연이었다. 그는 "때로는 ‘감초’ 역할이면 충분한 게 포수다. 하지만 그런 마음가짐으로 살다 보면, 나중에 돌아오는 것도 있더라”라고 웃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07 07:20
프로야구

[IS 스타] '데뷔 첫 QS' 이정용 "선발 등판 5경기서 팀 4승...좋은 기운 주고파"

LG 트윈스 우완 투수 이정용(26)이 데뷔 첫 선발승을 아쉽게 놓쳤다.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충분히 의미가 있었다. 이정용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6이닝 동안 3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볼넷 1개 내주지 않은 완벽한 투구였다. 이정용은 7회 초 수비 시작 전에 마운드를 불펜 투수 함덕주에게 넘겼다. 키움 에이스 안우진 공략에 어려움을 겪던 LG 타선은 7회 말 공격에서 4득점하며 리드를 안겼다. LG는 리드를 지켜내며 6-3으로 이겼다. 선발승은 날아갔지만, 이정용은 데일리 최우수선수(MVP) 자격이 충분하다. 부담스러운 선발 맞대결 상대를 두고 제 공을 던졌다. 3회 초 2사까지 8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고, 김태진에게 첫 안타를 맞은 뒤에도 후속 이용규를 가볍게 막아냈다. 4회도 1사 뒤 안타를 맞았지만, 범타 2개를 유도하며 무실점을 이어갔다. 선두 타자 이주형에게 좌전 2루타를 맞은 뒤에도 박찬혁, 이지영, 김태진을 모두 범타 처리했다. 이용규, 김혜성, 로니 도슨 키움 주축 타자가 연달아 나선 6회도 삼자범퇴 처리했다. 이정용은 원래 불펜 투수였다. 필승조 일원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롯데 자이언츠전부터 선발 투수로 전환했다. 정확히는 진행형이다. 이 경기에선 오프너로 나섰고, 이후 계속 소화 이닝을 늘렸다. 지난달 27일 KT 위즈전에서는 4이닝을 막았고, 이날 데뷔 처음으로 QS를 해냈다. LG 입장에선 기대 이상의 수확이다. 최근 최원태를 키움에서 영입해 선발진을 강화했고, 퓨처스리그에서 콜업을 준비 중인 선발 자원들도 있다. 이 상황에서 대체 선발로 쓰던 이정용이 점점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염갈량’ 염경엽 감독의 계획대로다. 경기 뒤 이정용은 "변화구(포크볼)이 좋지 않았는데, 포수 박동원 선배가 잘 리드해 준 덕분에 좋은 결과가 있었다"라며 "내가 승리하지 못해도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 내가 선발 등판한 5경기에서 그래도 팀이 4승을 거뒀더라. '좋은 기운을 주자'라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잠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02 22:02
프로야구

[IS 창원] NC 1차 지명 철회 김유성, 창원서 첫 등판···그의 반응은?

두산 베어스 오른손 투수 김유성(21)이 창원 NC파크 마운드를 밟았다. 학교 폭력(학폭) 문제로 2021년 NC 다이노스의 1차 지명이 철회됐던 그로선 의미가 남다를 수 있는 등판이었다.김유성은 30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원정 경기, 0-5로 뒤진 8회 말 등판해 1이닝 무피안타 2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5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던 김유성은 2군에서 조정기를 거친 뒤 27일 1군에 재등록됐다. NC전은 1군 복귀 후 치른 첫 등판이었다.명암이 뚜렷했다. 힘으로 윽박지르며 첫 두 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했지만, 갑자기 제구가 흔들려 연속 볼넷으로 위기를 자초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31일 경기에 앞서 김유성에 대해 "구위가 굉장히 좋은 선수다. 커브와 슬라이더, 포크볼까지 구종도 다양하고 스피드(구속)도 있다"며 "직구하고 스피드 차이도 워낙 나기 때문에 호락호락하게 당한 선수가 아닌데 2아웃 이후 볼이 많아지면서 어렵게 갔다. 등판 기회가 늘어나다 보면 좋아지지 않을 생각한다"고 말했다. NC전은 남다른 등판이었다. 김유성은 김해고 졸업반이던 2020년 8월 이듬해 1차 지명으로 NC 유니폼을 입는 듯했다. 당시 그는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김해고를 창단 첫 전국대회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한 경남권 투수 유망주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1차 지명 발표 뒤 '경남 내동중학교 시절 학교폭력을 행사했다'는 과거가 폭로돼 1차 지명이 철회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피해자 주장에 따르면 김유성은 중학교 3학년 여수 전지훈련지 때 후배의 명치를 가격, 학교폭력위원회로부터 출석정지 5일 조치를 받았다. 관련 사건이 고소까지 이어졌고 창원지방법원의 화해 권고가 성립되지 않아 20시간 심리치료 수강, 40시간 사회 봉사명령을 받기도 했다.프로행이 불발된 김유성은 고려대에 진학, 2학년을 마친 지난해 얼리 드래프트(조기 지명) 자격으로 KBO리그에 재도전해 두산에 지명(2라운드 전체 19순위)됐다. 최근 피해자 쪽에서 과거를 용서하겠다는 입장을 전해 지난달 27일 전격 1군에 등록됐다. 2경기 등판 뒤 2군으로 내려갔는데 공교롭게도 NC전에 맞춰 1군에 콜업, 창원에서 복귀전을 치렀다.31일 취재진과 만난 김유성은 "내가 보여줄 수 있는 걸 최대한 열심히 하자는 생각으로 올라갔다. 이전 등판에서 너무 안 좋아서 진짜 열심히 해서 자리 잡을 수 있게 하자는 생각이었다"며 "(등판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았는데 다행히 볼로 들어간 것도 타자들이 스윙해 주고 그래서 잘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창원=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05.31 18:10
메이저리그

무릎쏴·번타니·폭풍 질주...'만찢남 오타니' WBC 베스트5

일본 야구는 강했다.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는 더 강했다. 일본이 2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에서 '야구 종주국' 미국 3-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일본은 2006·2009년 1·2회 대회에 이어 3번째이자, 14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대회 내내 빛난 요시다 마사타카, 대회 내내 부진하다가 멕시코와의 4강전에서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친 무라카미 무네타카, 일본 선발진의 힘을 보여준 다르빗슈 유·사사키 로키·야마모토 요시노부, 완벽했던 구원진 등 구성언 모두 빛났다.그 중심에 '슈퍼스타' 오타니가 있었다. 일본의 첫 경기(B조 1라운드 중국전) 선발로 나서 축제의 시작을 알린 그는 매 경기 명장면을 연출했다. 결승전에서 '캡틴 아메리카' 마이크 트라웃을 삼진 처리하며 피날레까지 장식했다. 극본도 이렇게 쓰면 공감을 얻기 어렵다. 대회 최우수선수(MVP)도 오타니의 차지였다. 그가 이번 대회 보여준 명장면을 소개한다. ◆ '무릎쏴' 아치지난 6일 일본 대표팀과 한신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나온 홈런. B조 1라운드 개최지 일본 내 WBC 개막 열기를 고조시킨 장면이다. 공식 평가전이 2경기에 불과했던 상황. 빅리거 슈퍼스타인 오타니가 모처럼 자국(교세라돔) 구장에 섰고, 일본 야구팬은 이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오타니는 3회 타석에서 투수 사이키 히로토를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겼는데, 아래로 떨어지는 변화구(포크볼) 때려내기 위해 왼무릎이 지면에 닿을 정도로 자세를 낮췄는데, 그 자세로 홈런을 쳤다. 그의 괴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오타니는 5회 도미다 렌을 상대로 다시 3점 홈런을 쳤다. ◆ '타타니' 해결사 본능일본의 1라운드 첫 경기였던 9일 중국전에서 선발 투수로 나선 오타니는 4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경기 흐름은 예상과 달랐다. 중국은 꽤 견고한 수비력을 보여줬고, 3회까지 1점 이상 내주지 않았다. 중국에 '할 수 있다'는 기운이 생기기 전에 '타타니'가 나섰다. 4회 말 1사 1·3루 기회에 나선 오타니는 호쾌한 좌중간 안타를 치며 주자 2명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버티던 중국은 이후 1점을 내며 추격 불씨를 살리기도 했다. 오타니는 8회 선두 타자 안타를 치며 빅이닝(4득점) 발판을 만들었다. ◆ 허를 찌른 번타니 네덜란드·파나마·대만·쿠바가 있던 A조에서 살아남아 '야구 변방' 평가를 지워버린 이탈리아. 일본과의 8강전에서도 밀리지 않고 2회까지 실점 없이 버텼다. 선발 투수로 나섰던 오타니는 3회 말 1사 1루에서 나선 타석에서 상대 배터리와 수비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타격을 보여줬다. 초구 체인지업에 기습번트를 시도해 좌측 선상에 타구를 보냈다. 투수 조 라소사는 무리해 1루 송구를 하다가 실책을 범했다. 1루 주자 곤도 겐스케는 3루에 진출했고, 이어진 상황에서 요시다가 땅볼 타점, 무라카미가 볼넷으로 나가며 이어진 기회에서 오카모토 카즈마가 3점 홈런을 치며 4-0으로 앞서갔다. 사실상 승부가 기운 순간이었다. ◆ 헬멧 던지고 포효한 리더일본의 우승 레이스는 멕시코와의 4강전에서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8회 말까지 4-5, 1점 차로 끌려갔기 때문이다. 8회 말 1사 2·3루 기회에서 야마가와 호타카가 희생플라이를 치며 1점 차로 추격했고, 라스 눗바가 볼넷까지 얻어내며 역전 기회까지 열었지만, 겐스케가 바뀐 투수 헤라르도 레예스와의 승부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오타니는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 역전 불씨를 살렸다. 선두 타자로 나서 멕시코 마무리 투수 지오반니 가예고스의 초구 체인지업을 당겨쳐 우중간 2루타를 쳤다. 오타니는 1루로 내달리면서 헬멧을 벗어 던졌고, 2루를 밟은 뒤 일본 더그아웃을 향해 포효하며 사기를 끌어올리려 했다. 일본은 이어진 상황에서 요시다가 볼넷을 얻어내며 역전 주자를 뒀고, 대회 내내 부진하던 무라카미가 우중간 담장을 직격하는 끝내기 안타를 치며 6-5로 승리했다. ◆ '만찢남' 오타니 오타니는 일본이 3-1로 앞선 9회 초 마무리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미 6회부터 불펜과 더그아웃을 오가며 등판을 예고했다. 타석 준비를 위해 뛰어다니는 그의 모습이 중계 화면에 자주 잡혔다. 순탄하진 않았다. 교체 출전한 2022시즌 내셔널리그(NL) 타격왕 제프 맥닐에게 볼넷을 내준 것. 하지만 2018년 아메리칸리그(AL) MVP 무키 베츠에게 병살타를 유도하며 단번에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다. 마침내 성사된 LA 에인절스 '슈퍼 스타' 듀오의 대결. 투수 오타니와 현역 최고 타자 트라웃이 만났다. 언제든 홈런을 칠 수 있는 트라웃이었다. 오타니는 시속 160㎞ 강속구 2개로 헛스윙을 유도했고, 풀카운트에서 바깥쪽(우타자 기준) 스위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일본의 우승이 확정된 순간 오타니는 글러브를 벗어 던지고 동료들과 기쁨을 만끽했다. 이번 대회 오타니는 그야말로 만화를 찢고 나온 남자였다. 안희수 기자 2023.03.22 22:05
메이저리그

日 빅리거 센가, 유령 포크볼에 스위퍼까지...첫 등판 2이닝 1실점

메이저리그(MLB) 뉴욕 메츠에 입단한 일본인 투수 센가 코다이(30)가 공식 경기에 데뷔했다. 주 무기 포크볼의 위력이 돋보였다. 센가는 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주피터 로저 딘 쉐보레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 선발 추수로 나섰다. 2이닝을 소화하며 42개 공을 던졌다. 1피안타 1실점 2볼넷 2탈삼진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은 157.7㎞/s. 1회는 불안했다. 세인트루이스 선두 타자 브렌든 도노반, 후속 타자 타일러 오닐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다. 하지만 세인트루이스 간판타자이자 2022시즌 내셔널리그(NL) 최우수선수(MVP) 폴 골드뮤시트와의 승부에선 내야 뜬공을 잡아냈다. 볼카운트 3볼-1스트라이크에서 97마일 강속구를 뿌렸다. 이어 상대한 리그 넘버워 3루수 놀란 아레나도와의 승부에서도 우익수 뜬공을 유도했다. 스위퍼(Sweeper)를 초구로 보여준 뒤 포심 패스트볼(직구)로 연속 파울 2개를 얻어냈다. 다시 스위퍼를 구사한 뒤 포심으로 타이밍을 빼앗았다. 스위퍼는 슬라이어와 컷 패스트볼(커터)의 중간 지점에 있는 공이라고 볼 수 있다. 커터보다는 느리지만, 꺾이는 각도는 슬라이더만큼 큰 공이다. 센가는 후속 타자 조단 워커까지 삼진 처리했다. 워커는 전날 시범경기에서 홈런 2개를 친 세인트루이스 최고 유망주였다. 주 무기 포크볼로 헛스윙을 유도했다. 센가는 2회 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트레스 바레라에게 피홈런을 맞았다. 스위퍼가 몸쪽(우타자 기준) 높은 코스로 몰렸다. 하지만 후속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2이닝을 마쳤다. 센가는 일본 리그 대표 투수다. 주 무기 포크볼은 '마구'로 불린다. 메츠는 맥스 슈어저와 저스틴 벌렌더 두 사이영상 위너 듀오를 보유하고 있는 팀이다. 센가가 3선발급 활약을 보여준다면 한층 탄탄한 전력을 갖출 수 있다.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묵직한 구위뿐 아니라 커터와 포크볼, 스위퍼를 두루 구사하며 현란한 공 배합을 보여줬다. 안희수 기자 2023.03.06 07:51
프로야구

[IS 포커스] WBC 한일전, 키는 ‘떨공’에 있다

한국의 '팔색조' 투수진이 14년 만에 재회한 '우승 후보' 일본 타선에 맞설 준비를 하고 있다.한국 야구대표팀은 3월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경기에서 일본 대표팀과 맞대결을 펼친다.일본은 이번 대표팀에 일본 프로야구(NPB)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총출동했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스즈키 세이야(시카고 컵스) 등 메이저리그(MLB) 선수들도 함께 한다. 무엇보다도 기량이 절정에 달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가 투타 겸업으로 모두 출전하는 만큼 투·타에서 파괴력이 여느 팀 못지않다. 힘 대 힘으로 한계가 있다면, 다양한 카드를 적재적소에 써야 승산이 있다. 마침 일본과 만나는 시점도 투구 수 제한이 최대 65구인 1라운드다. 에이스 매치 대신 불펜 대결에서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이번 대표팀 투수진은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유형으로 구성됐다. 왼손과 오른손의 균형도 좋고, 사이드암 투수도 여럿 승선했다. 투구 레퍼토리나 결정구도 가지각색이다. 무엇보다 카드를 쥔 사람이 누수 전문가 이강철 감독이다. 그는 KT 위즈를 투수 왕국으로 만들었고, 빈틈없는 단기전 투수 운용으로 2021년 한국시리즈에서 전승 우승을 거둔 바 있다. 특히 주목할 건 스트라이크존 아래로 떨어지는 종 변화구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1월 4일 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하면서 "호주 타자들의 스윙 궤도를 분석해 각이 큰 변화구나 포크볼이 좋은 선수들을 뽑았다"고 했다. 구창모, 이용찬, 박세웅, 김원중은 포크볼을 결정구로 구사할 줄 알고, 고영표와 원태인 등은 체인지업이 주 무기로 꼽힌다. 특히 이용찬과 김원중, 고영표는 종 변화구를 패스트볼보다 많거나 비등하게 던지는 '떨공(종으로 떨어지는 공) 마스터'다.호주전을 위해 준비한 종 변화구는 한일전에서도 효과를 볼 가능성이 크다. 일본 대표팀에서 베스트 9으로 꼽히는 타자들 대부분은 정상급 타격 성적을 기록했고, 직구와 슬라이더를 상대로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대신 종 변화구에는 상대적으로 약점을 드러냈다. NPB 기록 사이트 베이스볼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 주전 1루수 야마카와 호타카는 지난 시즌 체인지업(0.143·이하 상대 타율) 상대로 부진했다. 대표팀 단골 2루수 야마다 데쓰토도 체인지업(0.067)과 포크볼(0.200)을 모두 공략하지 못했다. 일본 국내 선수 홈런 신기록(56개)을 세웠던 최연소 MVP(최우수선수) 무라카미 무네타카도 마찬가지였다. 포크볼(0.118)과 체인지업(0.233) 상대 성적이 직구(0.365) 슬라이더(0.339) 컷패스트볼(0.394) 등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메이저리거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MLB 데뷔 시즌을 치른 스즈키 세이야는 2021년 NPB에서 포크볼(타율 0.147) 상대로 부진했다. 미국 무대 이적 후인 지난해에도 체인지업(0.176) 스플리터(0.200)를 공략하지 못했다. 최고 타자로 꼽히는 오타니조차 지난해 체인지업(0.191) 스플리터(0.227) 공략에는 어려움을 겪었다.KBO리그 투수들의 변화구가 MLB·NPB 투수들과 같은 수준이라고 평가하긴 어렵다. 그러나 약점은 약점이다. 이강철 감독의 판단이 적중하고 승부처에서 투수들의 결정구가 제대로 '떨어진다면', 반전 가능성은 충분하다.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2023.02.23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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