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수많은 우리가 있지만 그 모습이 때론 문자 그대로가 주는 이상적인 의미와는 사뭇 다른 듯도 하다. 존재 자체로 장르가 된 밴드 까데호가 그려내는 ‘우리’에서 진짜 우리의 실체를 발견했다.
“우린 이상한 사이 제 멋대로 떠들지 서로 바라보며 자기 말만 하지”
“우린 재밌는 사이 제 멋대로 흔들지 다른 곳을 보며 같은 춤을 추지”
“우린 결국 우리 우린 결국 우리 우린 결국 우리…”
2019년 7월 발매된 까데호 정규 앨범 ‘프리써머’의 1번 트랙에 수록된 타이틀곡 ‘우리’는 더없이 심플한 가사를 통해 ‘우리’에 대한 단상을 담백하게 담아낸다.
가사 속 우리는 한 공간에 있지만 저마다 각자의 세계 안에 있다. 각자 시간을 보내고, 각자의 생각을 한다. 대화라는 기제를 통해 함께 말하는 듯 하지만 각자의 말을 하고, 제 멋대로의 몸짓을 보여주지만 궁극엔 같은 춤을 완성한다. 자기만의 세계들이 모여 ‘우리’가 된다. 보통 우리라 하면 같은 생각과 행동을 하는 두 명 이상의 집단으로 여겨지지만 실제로 수많은 우리‘들’은 서로를 향해 치열하게 자기 말만 하고, 궁극에 다른 곳을 지향하면서도 함께 나아간다.
곡은 더할 나위 없이 경쾌한 그루브 안에 이 아이러니한 ‘우리’의 역설을 그려냈다. 뮤직비디오도 이같은 ‘우리’의 이야기를 지극히 괴짜스럽게 표현했다.
까데호는 김다빈(드럼), 이태훈(기타), 김재호(베이스)으로 구성된 3인조 밴드로 2018년 EP ‘믹스테이프’로 데뷔했다. 소울 펑크를 기반으로 독특한 음악 세계를 펼쳐 보이는데 얼터너티브 재즈밴드 세컨세션 출신 기타리스트(이태훈), 소울&레게밴드 윈디시티 출신 베이시스트(김재호), 플링, 뻐킹매드니스 출신 드러머(김다빈) 등 이미 상당한 공력의 멤버들이 들려주는 합은 신박한 흥미로움 그 자체다.
2019년 패션 브랜드 반스가 주최한 음악 캠페인 ‘뮤지션 원티드’에서 우승을 차지한 이들은 래퍼 넉살과 함께 작업한 앨범 ‘당신께’로 한국대중음악상 2023 최우수 랩&힙합 음반 후보로, 곡 ‘굿모닝 서울’로 최우수 랩&힙합 노래 후보에 오르는 등 음악성을 인정받았다. 신예 싱어송라이터 진초이와 함께 지난해 8월 발매한 싱글 ‘실리 페이시스’가 애플 뮤직 코리아 2025년 최고의 음악에 선정되기도 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