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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모태 사업 접고, 세계 1위 동박사업으로 과감한 전환

SK그룹의 화학·소재 기업인 SKC가 과감한 사업 전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미래 성장의 축으로 꼽은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영역의 사업을 영위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동박 사업 부문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과감한 사업 전환, 동박 업계 1위 인수 20일 업계에 따르면 SKC가 세계 동박 시장에서 뛰어난 기술력과 과감한 투자로 외연을 확대하고 있다. 원래 필름사업이 모태였던 SKC는 올해 6월 이 부문을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에 1조6000억원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는 등 과감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부 채권자들이 ‘캐시카우’ 필름사업 매각에 반대의사를 표했지만 SKC는 강력한 의지로 2차전지, 반도체, 친환경 소재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신사업의 핵심이 바로 2차전지 음극집전체에 사용되는 핵심 소재인 동박이다. SKC는 2020년 동박 업계 1위 KCFT를 인수해 SK넥실리스로 출범시켰다. 이후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정읍공장에 5, 6공장을 건설해 생산 케파를 3만4000t에서 5만2000t으로 증가시키는 등 공격적인 행보로 동박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세계 동박 시장에서 SK넥실리스가 점유율 22%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왓슨(중국)과 창춘(대만)이 각 19%, 18%로 뒤를 잇고 있다. 최근 롯데케미칼이 인수한 일진머티리얼즈가 13%의 점유율로 쫓고 있다. SKC는 올해 2분기 매출 1조768억원, 영업이익 1094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 연속 1조원 매출을 넘기며 좋은 실적을 올렸다. 그중 SK넥실리스는 2분기에 매출 1995억원, 영업이익 296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26.6%, 영업이익 57.4%가 증가한 수치다. 올해 3분기에 정읍공장이 풀가동된 만큼 실적 상승이 기대되고 있다. 현재 SK넥실리스의 생산 케파는 5만2000t이다. 국내 업계 2위 일진머티리얼즈가 한국과 말레이시아를 포함해 6만t 규모로 더 크다. 하지만 동박 시장 점유율은 SK넥실리스가 앞선다. 롯데그룹이 배터리 소재 분야를 차세대 동력으로 꼽고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는 만큼 SK넥실리스와 일진머티리얼즈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SKC 관계자는 “고부가 동박 분야에서 SK넥실리스가 앞서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내년 첫 해외 생산거점인 말레이시아 공장이 가동되면 규모 면에서 일진머티리얼즈에 앞설 것”이라고 말했다. SKC는 말레이시아 공장은 지난해 7월 착공에 들어가 2023년 준공될 전망이고, 연산 5만t 규모다. 또 올해 6월 폴란드 스탈로바볼라에 연산 5만t 규모의 생산시설을 착공했고, 북미 공장도 건립할 예정이다. SKC는 2025년까지 동박공장 생산 케파를 25만t으로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SKC 관계자는 “올해 내 북미 공장 투자를 확정할 예정이다. 고품질의 동박을 생산하기 위해 R&D 투자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2조7000억원을 투자하며 일진머티리얼즈를 품은 경쟁사인 롯데케미칼도 2027년까지 23만t으로 생산 규모를 키운다는 전략이다. 스페인과 미국 공장 지역에 공장 건립을 계획하고 있다. 롯데케미칼 관계자는 “일진머티리얼즈는 범용 동박부터 고부가 제품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다. 배터리 생산에 필요한 양극재·음극재·전해액·분리막 4대 핵심 소재의 밸류체인을 완성한 만큼 배터리 업체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의 고성장세에 힘입어 배터리 핵심 소재인 동박 시장도 점점 파이가 커질 전망이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은 세계 전기차의 배터리 시장 규모가 연평균 36% 이상 커져 2025년 1600억 달러(약 228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대기업들이 공격적으로 규모를 키우고 있는 만큼 원료 확보 여부도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 이를 위해 최태원 회장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9월 미국을 방문해 히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을 만나 원자재 공급 등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은 “SK그룹이 세계 1위 동박 제조업체 SK넥실리스를 관계사로 두고 있다. 동박 원재료를 공급하는 잠비아의 구리 광산은 SK에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반도체 글라스 기판, 실리콘 음극재 신사업 속도 SK넥실리스는 동박 기술에서 최고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극박 핸들링 기술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가장 얇고 넓고 긴 동박 제품의 생산 기술력을 갖고 있다. 정읍 5공장의 제박기는 6㎛(마이크로미터, 1㎛는 100만분의 1m) 두께의 동박을 1.4m 너비로 세계 최장인 77㎞(서울∼천안 거리)까지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6㎛는 머리카락 두께(약 120㎛)의 20분의 1 수준이다. SK넥실리스는 2020년 10월 KRI 한국기록으로부터 두께 4.5㎛, 폭 1.33m의 동박을 3박4일 동안 56.5km 길이로 생산하는 데 성공하며 ‘가장 길고 폭이 넓으며 얇은 동박 제조’ 최고기록을 공식 인증받기도 했다. SKC는 지난해 10월 미국 조지아주에 반도체 글라스 기판 투자를 결정하는 등 사업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리고 차세대 실리콘 음극재 사업에도 진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올해 4분기에 착공될 반도체 글라스 기판 공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저전력 고성능 글라스 기판은 반도체 패키지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를 받는 소재다. 글라스 기판을 적용하면 반도체 패키지 두께가 절반가량 줄고, 이에 따라 전력 사용량도 대폭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차세대 음극재의 사업의 경우 영국의 실리콘 음극재 기술 기업 넥세온에 투자하며 사업권을 확보했다. 현재 넥세온과의 합작사를 설립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넥세온은 실리콘 음극재 관련 주요 특허를 세계에서 가장 많이 보유한 기업이다. 기존 흑연 음극재와 혼합해 사용하는 실리콘 음극재는 함량이 높을수록 전기차 주행거리, 2차전지 충전속도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SKC는 사업 재편 가속화를 위해 글로벌 인수합병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박원철 SKC 대표는 “M&A는 지금까지보다 더 큰 규모를 고려하고 있다. 당장은 불경기라서 위축되어있지만, 내년 M&A 시장은 더 좋은 것으로 전망된다. 지금도 인수 대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0.21 07:00
산업

최태원, 잠비아 대통령 면담…배터리 원재료 공급망 강화 논의

미국을 방문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하카인데 히칠레마 잠비아 대통령을 만나 원자재 공급 등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23일 SK에 따르면 미국을 방문 중인 최태원 회장은 지난 20일 미국 뉴욕에서 히칠레마 대통령과 면담하고, 배터리 분야 핵심 원재료 관련 민관협력 모델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면담에서 "SK그룹이 세계 1위의 동박 제조업체인 SK넥실리스를 관계사로 두고 있다"며 "전기차 배터리 제조의 핵심 소재인 동박(구리를 얇게 만든 막) 원재료를 공급하는 잠비아의 구리 광산은 SK에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히칠레마 대통령은 "최 회장의 제안에 동의한다"며 "SK와 잠비아의 사업 협력을 위해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답했다. SK그룹은 잠비아와의 협력이 구체화하면 글로벌 공급망 이슈라는 불확실성 속에서 전기차 배터리 원자재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회장은 히칠레마 대통령과의 면담을 마무리하면서 한국이 유치하려는 '2030 부산엑스포'의 강점을 소개하고, 적극적인 지지도 요청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09.2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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