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9회 대타 패싱, 이제 3할 타율도 쉽지 않네···사령탑은 "타격폼 바꾸지 말랬는데"
LG 트윈스 김현수(36)가 찬스 상황에서도 벤치를 달굴 만큼 올 시즌 고전하고 있다. 이런 부진이 계속 이어지면 4년 연속 3할 타율에 실패하게 된다. 김현수는 올 시즌 84경기에서 타율 0.284를 기록하고 있다. 백약이 무효하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158로 부진하자 3번 타순에서 6번 타순으로 내려왔음에도 10일 KIA 타이거즈전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결국 11일 경기는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 염경엽 감독은 선발 명단에서 뺀 이유를 "못 치니까"라며 짤막하게 말했다. 결국 11일 경기에선 대타 찬스에서도 기용되지 않았다. LG는 0-4로 뒤진 9회 말 2-4로 따라붙었으나 마지막 구본혁이 외야 뜬공으로 물러나 그대로 졌다. KIA 우완 투수 전상현을 맞아 우타자 구본혁 타석 때 왼손 대타 자원으로 김현수와 신민재가 있었으나 염경엽 감독은 구본혁을 그대로 밀고 나갔다. 김현수의 최근 타격감이 나빠서다.
김현수는 KBO리그 통산 타율 9위(0.313)에 올라 있다. 콘택트 능력이 최고 장점이다. 전성기 시절 '타격 기계'로 통했을 정도. 그러나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0.285-0.286-0.293으로 3할 타율 달성조차 실패했다. 그래도 2021년에는 96타점을 기록했고, 이듬해엔 결승타 1위(17개)였다. 9시즌 만에 한 자릿수 홈런에 그친 지난해(6홈런)에도 득점권 타율은 0.348로 높아, 29년 만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올 시즌은 득점권에서 타율 0.224로 더 부진하다. 결승타도 6개로 적은 편이다. 지난 10일 경기 2-0으로 앞선 8회 말 1사 2, 3루에서 희생 플라이 하나면 쳐줘도 승리 확률이 높아지는데 낫아웃 삼진으로 물러났다. LG는 결국 추가 득점에 실패했고, 9회 2점-10회 3점을 뺏겨 역전패했다. 특히 LG는 10개 구단 최고의 테이블세터진을 자랑한다. 1~2번 홍창기와 문성주과 출루왕 경쟁을 하고 있다. 10개 구단 중 상위 타선 출루율이 0.400으로 가장 좋다. 하지만 3번 타자 김현수가 공격의 맥을 끊기 일쑤다. 4번 타자 오스틴 딘(타율 0.291 18홈런 72타점)도 변함없는 활약을 보여 김현수의 부진이 더 뼈아프다.
김현수는 올 시즌 캠프 출발 전에 7㎏을 감량하며 부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지금까지 큰 효과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타격폼을 바꾼 게 악영향을 끼친다. 염경엽 감독은 "(김)현수가 타격폼을 바꾸고 고전하고 있다. 그렇게 폼을 바꾸지 말라고 얘기를 했는데"라며 "올해 경험을 했으니까 내년부터는 이랬다저랬다 안 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이어 "현수도 다리를 들고 치다가 (레그킥을 하지 않고) 발을 찍어서 친다. 꼭 필요한 어떤 기본기들은 있는데, 가장 중요한 타이밍적인 부분을 통으로 바꿔버리니까 (이렇게 된다)"라며 안타까워했다. 김현수는 2021 시즌 종료 후 4+2년 최대 115억원에 계약했다. LG와 남은 계약 기간은 3년이다. 올 시즌 반등하지 못하면 에이징 커브의 우려를 지울 수 없다. 김현수의 부진은 오지환의 사임으로 시즌 초반 주장을 떠맡게 되면서 심리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반대로 LG가 반등하려면 김현수의 부활이 절실하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4.07.12 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