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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차 좁혀라' 태블릿 2위 삼성, 아이패드 맞서 중저가 라인업 구축
전 세계 태블릿 판매 2위 삼성전자가 애플의 신제품인 5세대 '아이패드 프로'에 맞서 중저가 라인업을 내놓는다. 사전예약을 시작하자마자 동날 정도로 인기를 끈 아이패드 프로에 대응해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서다. 27일 해외 IT 매체 샘모바일에 따르면, 최근 독일 삼성전자 홈페이지에서 '갤럭시탭 S7 FE(팬에디션)'(이하 갤탭S7 FE) 관련 정보가 유출됐다가 삭제됐다. 가격은 649유로(약 88만5000원)로 책정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본지에 "독일 법인이 실수로 올린 것 같다"며 "출시 전 제품이라 밝힐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 제품은 유럽을 비롯해 국내에서 다음 달 중 출시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이 아닌 태블릿에 FE 버전을 추가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리미엄 제품인 S 시리즈의 사양을 일부 하향 조정하는 대신 가격을 낮춘 것이 특징이다. 갤탭S7 FE는 앞서 출시된 '갤럭시탭 S7 플러스'(이하 갤탭S7 플러스)와 마찬가지로 퀄컴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를 탑재했다. 대신 갤탭S7 플러스(스냅드래곤 865 5G+)보다 하위 버전(스냅드래곤 750G 5G)을 채택했다. 또 디스플레이 크기는 12.4형으로 같지만, 해상도는 다소 떨어진다. 카메라도 하나 빠졌다. 램과 스토리지 등 데이터 저장소 용량도 절반 수준으로 낮췄다. 그 대신 갤탭S7 FE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512GB 기준 갤탭S7 플러스는 와이파이 버전이 124만9100원, 5G 버전이 144만9300원으로 높은 가격을 형성했다. 갤탭S7 FE는 90만원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가격으로 50만원가량 저렴하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오는 6월 더 저렴한 '갤럭시탭A7 라이트(가칭)'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4월 출시된 보급형 '갤럭시탭S6 라이트'의 경우 가격이 40만~50만원대로 저렴하다. 신제품도 유사한 수준으로 가격이 정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중저가까지 태블릿 라인업을 확대한 것은 1위 애플과의 격차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은 지난 24일 아이패드 프로의 사전예약을 시작했는데, 12.9형 모델이 얼마 지나지 않아 물량이 소진될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큰 변화가 없었던 4세대 제품과 달리 5세대는 맥북 등 PC에 적용했던 애플 'M1' 칩을 탑재했다. 지난달 애플의 글로벌 마케팅을 담당하는 그렉조스위악 수석 부사장은 "획기적인 M1 칩은 맥 제품에 있어 혁신이었으며, 이 칩을 아이패드 프로에도 도입하게 돼 기쁘다"며 "M1은 성능의 큰 도약을 보장한다. 이제 아이패드 프로에 비견할 기기는 없다"고 자신했다. 또 12.9형 제품은 선명한 화질의 디스플레이로 주목을 받았다. LCD보다 진화하면서 OLED(유기발광다이오드)의 단점인 번인(화면 번짐)을 극복하기 위해 1만개 이상의 미니 LED를 촘촘하게 박았다. 애플이 옵션을 최소화한 11형 와이파이 128GB 모델도 99만9000원으로 비싸다. 용량을 최대로 높인 5G 지원 12.9형 모델은 300만원대에 달한다. 그런데도 애플은 다수의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있어 흥행을 의심하지 않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이번 신제품 출시는 글로벌 태블릿 시장 점유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의 보고서를 살펴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태블릿 시장에서 1위 애플과 2위 삼성전자는 유일하게 두 자릿수 점유율을 보이지만 격차가 크다. 애플은 36.7%로 전년 동기 대비 6%포인트 이상 성장했지만, 삼성전자는 18.1%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포인트 조금 넘게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1.05.28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