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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①] 강말금 "월급 150만원 받던 직장인, 서른에 시작한 연기로 여기까지"

특별한 신인이다. 서른 살에 연기에 입문해 한국 나이로 마흔 셋이 되는 해에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름처럼 맑은 앞날이 펼쳐진 배우 강말금(41)이다. 지난 6월 열린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김초희 감독)'로 영화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뭉근하게 졸여낸 딸기잼처럼, 은근하게 웃음을 선사하는 이 영화에서 능청스러운 연기로 주인공 찬실이를 표현했다. 실제로 찬실이라는 인물이 어딘가 살아 숨 쉬고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을 줄 만큼, 리얼한 생활 연기를 펼쳐 극찬받았다. 판타지적 요소 또한 가진 작품이지만, 현실에 발붙여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강말금의 생활 연기가 큰 공을 세웠다. 대체 어디서 무얼 하다 이제서야 나타난 신인일까. 그 사연을 듣자면 영화 한 편, '인간극장' 뚝딱이다. 부산 출신으로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교 시절 연극 동아리 회장을 맡았으며, 대학교 졸업 후에도 선뜻 배우가 되려는 결심이 서지 못해 매일 방황했다. 그러다 서른 살에 극단에 들어가 별별 일을 다 해봤고, 마흔 살에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의 단편 영화를 찍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만난 이가 찬실이다. 버텨내는 낮과 고민하는 밤을 10여년 보내고 나니 배우로 불릴 수 있게 됐다. 강말금과 백상 이후 넉 달 만에 만나 술잔을 기울였다. 자서전 하나 나올 만큼의 서사를 가진 그이지만 알고 보면 그냥 옆집 언니다. "소주는 마치 헤어진 애인 같다"며 소주잔 비우기를 멈추지 않았고, "다이어트 해야 한다"면서 요즘 즐겨 하는 '홈트'를 소개했다. 얼마 전에 배우 배두나를 만나서 전화번호를 교환했다며 자랑했고, 동네 뒷산 산책의 즐거움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마무리로는 연애 상담까지. 배우이자 옆집 언니 강말금과의 취중 수다는 밤까지 끝나지 않았다. -취중토크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이 얼마나 되나요. "소주 한 병입니다. 더 먹으면 탈이 나요. 안주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는 해요. 소주는 감자탕이나 곱창전골과는 많이 마실 수 있어요. 그렇게 먹으면 두 병 넘게 마셔도 다음날 탈이 잘 안 나요. 사실 소주는 어떤 안주랑 먹어도 잘 어울리긴 하지만요.(웃음) 제가 어느 해부터 장염에 매년 걸리더라고요. 이상하게 소주와 함께 장염이 와요. 그래서 소주는 질척거리는 헤어진 애인 같달까요. 정말 좋아하는데 탈이 나니까 계속 질척거리기만 하게 되네요." -연극 하던 배우들은 또 술과 떼려야 뗄 수 없죠. "항상 연극 연습 끝나고 나면 술이 먹고 싶더라고요. 30대 때에요. 영원히 그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하하하. 지금은 조심하면서 마시려고 하죠. 황석정 언니, 이정은 언니와 연극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엄청 자주 술 마신 기억이 나네요. 정말 재미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누군가 그 술값을 냈겠죠? 거기서 저는 배우가 아니라 조연출이었는데, '저 친구가 마음고생을 했겠구나'란 생각을 했나 봐요. 언니들이 술도 많이 사주시고, 많은 사랑을 줬어요." -영화에서 찬실이를 보다가, 시상식장에서 만난 여배우의 아름다움에 깜짝 놀랐네요."저도 놀랐어요.(웃음) 오랜만에 숍에 가서 단장을 좀 했어요. 드레스는 스타일리스트가 골라줬고, 여러 개 중에 제가 최종 선택했어요. 그런 큰 자리는 처음이었어요. 조심스러웠죠. 저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성격이에요. 젊었을 때 그런 자리에 갈 수 있었으면 설레고 신났을 텐데, 지금은 '소소한 게 좋다'는 대사처럼 집에 있거나 친구랑 맛있는 거 먹는 게 좋아요. 지금은 '대외적인 자리에 가면 까불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어요." -찬실이와 달리 차분한 성격인 것 같아요."원래 차분한 사람을 감독님이 찬실이로 만든 거예요. '제가 이런 성격을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을 정도예요. 감독님은 해이고 저는 달이에요." -연기를 뒤늦게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대학 2학년 때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처음이었어요. 저는 부산대 국문과를 나왔는데, 잘 사는 집안의 딸도 아니었고 아버지도 아프셨어요. 당시엔 제가 배우를 한다고 하면 모든 사람이 하지 말라고 했어요. 정확한 캐릭터가 없는 사람이었거든요. 배우를 하겠다는 말을 저 자신에게도 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대학교 4학년이 됐을 때, 극회 회장을 하고 있어서 그 맥락으로 부산에서 연극을 하는 분들을 알게 됐어요. 문화 기획을 하시는 분이 같이 일하자고 한 적도 있고요. 쉽게 도전하지는 못했죠. 한 달 수입이 일정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 집에서는 월급을 받는 일 이외의 직업은 상상하지 않았고,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언니가 혼자 돈을 벌었어요. 제가 연습을 하러 가던 길에 엄마가 '못 간다'고 해서 결국 연습을 못 가고 기회가 끊어졌어요. 이후에 그냥 취준생으로 살다가 150만원 월급을 준다고 해서 무역 회사에 입사했죠. 퇴근 시간만 기다렸어요. 150만원을 시급으로 계산했더니 당시 아르바이트 시급보다 많은 거예요. 그렇게 버텼어요. 괴로움 속에서 밤마다 술을 먹었어요.(웃음) 입사 후 6개월 후에 회사를 그만두려고 생각하니 '한 달에 적금을 얼마 넣고, 얼마를 지출하는지'가 이미 다 정해져 있더라고요. 엄마가 정말 행복해하면서 아침마다 갈비 구워주는 얼굴도 기억이 났고요. 그 회사가 1년 반 후에 문을 닫았고, 그다음 회사에 가서 또 1년 반을 다녔어요. 그때도 매일 술 마시고, 당시 남자친구가 '도저히 안 되겠다'면서 헤어지자고 한 적도 있어요. 하하하. 눈물 병이 굉장히 커졌어요. 회사 갈 때마다 눈물이 나면 한 바퀴 휙 돌면서 눈물 닦고. 먹는 걸 좋아하는데 밥도 안 먹었어요. 같이 일하던 소장님에게 '내가 이 상태론 그만둬야 하는데, 그만둘 힘이 없다'고 말씀드렸어요. 소장님이 절 이해해주시고, 다음날 '서울에 자리가 하나 났는데 가라'고 해주셨어요. 그렇게 서울에 와서 1년 반 넘게 일하다가 서른살 되던 해 2월에 그만두고, 극단에 메일을 보내서 들어가게 됐어요. 정말 행복했어요. 근데 들어가서 알았죠. 이제 시작이라는 걸.(웃음)" -극단 생활은 어땠나요."극단에서 저는 숙소 생활을 했어요. 복지가 좋은, 이상적인 극단이었어요. 제가 극단 무대에서 본 배우는 3명 정도에요. 근데 그 숙소엔 13명이 있었어요. 계속 연습생처럼 있던 사람들이죠. 그래서 놀랐어요. 연기 수업을 많이 하는 극단이었는데, 서울말 억양 하나 정도 연습해서 연기하던 사람인데, 진짜 여러 서울말을 연습했어요. 얼마나 어색했겠어요. 선생님이 대사를 하나 주고 사람들 앞에서 읽어보라는 거예요. '이런 게 극회 출신의 비극이다'라는 평을 들었어요. 그 이후로 또 1년 동안 입을 잘 떼지 않고 술로 세월을 보냈죠. 하하하. 거기서 2년 반 동안 있었어요. 대사 있는 역할은 한 번도 못했어요. 좋은 연극을 많이 하던 곳인데, 극단 사정이 점점 안 좋아졌어요. 대학로에 가면 끊임없이 새로운 연극을 하는데, 그게 참 힘들어요. 저희 극단은 좋은 고전 같은 연극을 하나 만들어서 계속 변형을 하고자 하는, 이상이 있는 곳이었어요. 제가 있을 때 배우 두 명을 유학 보내주기도 했어요. 근데, 지원금이 잘 안 들어온 거예요. 상황이 어려워지니까 배우들도 아르바이트를 나갔어요. 저는 '스펀지'라는 예능프로그램에 재연 코너를 나가게 된 거예요. 가서 한 번 찍었는데, 두 번째는 주연으로 부르더라고요. 극단에서 변변한 역을 못하다가 TV에 나갔더니 좋은 거죠. '이게 가능하다. 내가 아무것도 못하는 줄 알았는데 이걸 할 줄 아네'라고 생각했어요. 필름메이커스라는 사이트에서 지원을 해서 그 해만 단편 영화 10편을 찍었어요.">>[취중토크②] 에서 계속 조연경·박정선 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 강말금 "월급 150만원 받던 직장인, 서른에 시작한 연기로 여기까지" [취중토크②] 강말금 "여배우의 삶? 정말 할 일 많은 직업이죠" [취중토크③] 강말금 "나는 마흔 셋 신인…여러분 안 하면 후회합니다!" 2020.10.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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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①]오정세 "강하늘, 먼저 마음 열고 다가와 고마웠다"

오정세(43)는 '마성의 배우'로 불린다. 그만큼 연기에 있어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떤 배역을 소화하든 극의 몰입도를 한층 올리니 제작진은 물론 시청자들 사이에선 '이름값을 배신하지 않는 배우'로 통한다. 연기에 대한 칭찬은 그가 드라마 판에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을 때부터 주변 배우들로 하여금 나오던 이야기다. 한 번 호흡을 맞춘 배우들은 오정세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인성과 연기력을 갖추고 있으니 누가 그를 마다할까. 5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조연상 수상자로 다시 만난 오정세. 단란한 분위기 속 수다의 장을 열었다. 조용조용하지만 그 안에 재치가 숨겨져 있었다. 단단한 내공이 느껴졌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이 있었다. 한 번 무엇인가를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24년 동안 다른 길을 보지 않고 한 길만 팔 수 있었던 것. 지금의 성공은 한눈팔지 않고 오로지 한 길만 보고 달려온 그에게 주어진 노력의 대가였다. -취중토크 공식질문입니다. 주량은 어떻게 되나요. "맥주 500cc 두 잔 정도 마셔요. 소주는 반 병이요. 생각보다 잘 못 마셔요." -술버릇이 있나요."맥주 1000cc를 마시면 용감해지는 정도예요. 용기가 생겨요. 씩씩해지죠. 딱 한 번 필름이 끊겨봤는데 기분이 너무 안 좋고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그 이후로는 적당히 마셔요. 그리고 몸이 먼저 힘들어서 더 마시고 싶어도 못 마시는 게 있어요. 20대 때도 몸이 먼저 그랬어요." -자주 만나는 술친구가 있나요. "주변 친구들이 술을 잘 못 마셔서 카페 가거나 집에서 만나거나 그래요. 카페에서 요즘은 잘 못 보는데 만나면 배우 최강희 씨·최다니엘 씨·(이)선균이 형 등을 만나요. 다니엘이랑은 예전에 서로 안 좋은 일 있을 때 같이 술을 마신 적이 있어요. 그때 2만 8000원이 나왔는데 그 정도면 둘 다 만취가 되는 수준이에요. 서로 계산하겠다고 하고, 택시 잡아주겠다고 하고.(웃음)" -늦었지만 백상 수상 다시금 축하드립니다.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와 처음 마주했네요. "집에 가서 다시 한번 보려고 해요. 자세히 보고 싶네요." -보통 사람들에게 위안을 준 인상 깊은 수상 소감이었어요. "사실 무대 공포증이 심해요. 백상 때도 수상 소감을 할 때 내면에서는 두 세 번 그만 해야 한다고 했는데 꾸역꾸역 참고한 거였어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준비해서 갔는데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중간에 끊긴 애매한데 끝까지 해보자 마음을 다지며 힘들게 완주한 거예요. 어떤 자리를 가더라도 기본적으로 준비를 하는 편이에요. 기대감 때문이 아니라 혹시라도 탔을 때 1분의 시간이 의미 있길 바라서 준비하는 거예요. 전파 낭비가 되면 서로에게 불편할 것 같아서요. 누군가 만나러 갈 때도 메모를 하거나 준비를 하고 만나요." -강하늘 씨가 오정세 씨를 만나 자신이 '성덕'이라고 하더라고요."하늘이가 촬영할 때 먼저 다가와서 친해지고 싶다고 인사했어요. 이전에도 시사회 같은 곳에서 만나면 먼저 마음 열어줬어요. 그렇게 마음을 표현하니 수줍었지만 기분 좋게 마음을 연 친구예요." -평소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가요. "초반엔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아요.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이하 '사이코지만') 할 때도 (김)수현이랑 (서)예지랑 초반 한 달 동안 말을 못 놨어요. '수현 씨' '예지 씨'라고 불렀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후배들 입장에서 제가 벽을 친다는 느낌이 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의도적으로 말을 편하게 하려고 했어요. 근데 진짜 초반엔 말을 어떻게 놔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촬영장에서 선배의 위치가 편한가요. 후배의 위치가 편한가요. "초반엔 다 불편해요.(웃음) 그냥 그게 초반이라서 불편한 것 같아요. 처음 누군가를 만나는 거고 작품과도 처음 만나는 거잖아요. 캐릭터와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이라 불편하고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첫 만남, 첫 리딩, 첫 촬영에서 가장 긴장하고 힘들어하는 편이에요. 조금씩 만나면서 마음을 열어가죠." -tvN 드라마 '지리산'도 첫 리딩 때 엄청 떨렸겠어요. "진짜 처음이 제일 싫어요. '지리산' 때는 작가님이나 감독님이 (배우들 자체가) 부담을 가지지 않도록 배려했어요. 편안하게 첫 리딩을 하면서 서로 얼굴을 트는 자리였어요." -전지현 배우와는 두 번째 만남이죠.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2004)에서 파트너 형사로 호흡을 맞췄어요. 이번에 오랜만에 재회한 건데 정말 반갑더라고요. 다음에 세월이 또 흘러 재회하면 더 신기할 것 같아요." -1년 내내 쉼 없이 일하고 있네요. "그렇진 않아요. '사이코지만' 끝나고 한 달 넘게 좀 쉰 것 같아요. JTBC 드라마 '모범형사'는 사전 제작이라서 겨울에 모든 촬영이 끝났으니까요." -극과 극 캐릭터였던 두 작품이 함께 방송되니 느낌이 묘하더라고요."색깔이 너무 다르니까 보는데 방해가 돼 시청자들이 몰입이 안 될 수 있잖아요. 상태는 하얗고 종태는 까만색이니까 종태의 까만색 한 방울만 떨어져도 상태를 볼 때 집중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초반엔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들 인물로 구분해 시청해줘 다행이에요.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작품은 끝나면 자연스럽게 빠져나와서 일상으로 돌아오는데 '사이코지만'은 좀 달랐어요. 의도와 다르게 상태가 계속 남아 있어요. 애정도 많았고 준비도 많이 했고 걱정도 많이 했던 인물이라 그런가 봐요." 〉〉2편에 계속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사진=박세완 기자 영상=박찬우 기자 [취중토크①]오정세 "강하늘, 먼저 마음 열고 다가와 고마웠다"[취중토크②]오정세 "'동백꽃' 임상춘 작가, 차기작 47번째 역할도 OK"[취중토크③]오정세, 데뷔 24년 슬럼프 없었던 이유 "긍정적 사고" 2020.10.1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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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①] "강하늘+백상=이변, 김우빈 1등 연락 감동했죠"

이렇게 한결같은 배우도 드물다. 인터뷰 현장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함께 90도 인사부터 건넸다. 현재 살이 쏙 빠질 만큼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빼곡한 영화 촬영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음에도 기꺼이 취중토크 자리에 함께 한 강하늘(31)은 피곤함은 전혀 드러내지 않은 채 특유의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뽐내며 '강하늘이 있는 현장'의 분위기를 단번에 완성했다. 전해지는 미담보다 더 매력적인 본체. 사랑할 수 밖에 없고 사랑받을 줄 아는 존재감이다. "제5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최우수연기상 주인공을 위해 마련된 자리다"는 한 마디에 내저은 손사레만 수십번. 짝꿍처럼 바로 옆자리에 세워둔 트로피를 만지작거리면서 "근데 이거 여기에 계속 두고 해야 하는거죠?"라며 쑥쓰러움과 민망함에 몸둘바를 몰라 하는 모습도 딱 강하늘이다. "강하늘과 이변은 정말 어울리지 않는 단어인데 말입니다, 하하" 스스로 '이변'이라 표현할 정도로 "현실감없는 수상"이라고 강조한 강하늘은 "지금도 몰래카메라 같다"며 겸손을 넘어선 솔직한 속내를 거짓없이 드러냈다.KBS 2TV '동백꽃 필 무렵'은 '동백꽃 필 무렵'의 구성원들에게도, 또 이를 지켜본 시청자들에게도 평생의 '인생작'으로 기억 될만한 작품이다. 그 중심에서 강하늘은 '강하늘이 아니면 안 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용식으로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좋은 '결과'까지 얻으며 완벽한 해피엔딩을 맞이했지만 강하늘은 '과정'에 조금 더 집중했다. "'동백꽃 필 무렵'이라는 현장 안에 나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어요. '평생 이런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감히 생각해요."'군백기'의 우려 또한 강하늘을 야무지게 비켜갔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배우 강하늘'의 위치를 탄탄히 다져놓고 군 복무를 자청했던 강하늘은 전역 후에도 잠시간의 공백을 120% 채우며 탄탄대로 꽃길만 걷고 있다. "내심 기대했던 군 생활이었는데 단 2주만에 후회가 밀려와 저도 놀랐어요. 마음 다스리는 법을 새롭게 깨우쳤고, 다양한 사람들과 각자 삶의 역사를 알게 됐죠. 다시 가라면 '절대' 가고 싶지 않지만, 배운건 정말 많아요." 뭐 하나 허투루 버리지 않은 시간이 강하늘을 또 한번 성장시켰다.드라마, 연극, 예능까지 쉼없이 달린 강하늘은 '비와 당신의 이야기' '해적: 도깨비 깃발' 두 편의 영화를 통해 스크린 컴백도 앞두고 있다. '해적: 도깨비 깃발' 촬영으로 인해 스포일러상 (과감한) 헤어스타일은 잠시 감출 수 밖에 없었지만, 살짝 엿본 비주얼은 기대해도 좋을만큼 강하늘과 찰떡이다. "제가 워낙 집돌이이긴한데, 작품없이 여유롭게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조금씩 하고 있어요. 팬들과의 만남은 그 언젠가 깜냥이 된다면?(웃음) 매일을 재미있게 살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늘 즐거울 사람, 새파란 하늘처럼 맑은 강하늘이다. -취중토크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 "그렇게 많이는 못 마시는데 항상 어떤 일이 끝나면 집에 가서 맥주 한 캔씩은 꼭 마셔요. 한 캔 다 마시고 두 번째 캔은 알딸딸해서 먹다 포기해요. 맥주 외에 다른 건 잘 못 마셔요. 소주는 한, 두 잔만 마시면 취해요. 대학교 때나 공연할 때는 맨날 소주 마시고 그랬는데 언제 한번 크게 술병을 앓고 나서 소주를 못 마시겠더라고요. 입에서 소주 맛이 나면 취하는 것 같고 그래서 소맥도 안 마셔요." -술버릇이 있나요. "보통 집에서 혼자 마시니까 주사가 있을 때까지 마시지 않아요. 취하겠다 싶으면 그 자리에 있기가 힘들어서 무조건 집에 가요. 근데 신기한 일이 있었어요. 4~5년 전에 tvN 드라마 '미생' 종영 방송을 보고 '이제 장백기가 이제 끝났구나!' 하고 소주 한 병을 마셨는데 정말 취했어요. 근데 자고 일어나서 깜짝 놀랐어요. 집을 싹 다 청소했더라고요. 친구들에게 얘기했더니 '너 청소하기 귀찮으면 집에서 술을 왕창 마셔라'라고 놀리더라고요." -이 자리는 백상예술대상 수상을 축하하는 자리예요. 다시금 수상 축하드립니다. "으아아~ 정말 적응이 안되네요.(웃음) 저는 당연히 선배님들이 받을 줄 알았어요. 그냥 아예 수상이란건 제 머릿 속에 없었어요. 그저 '축하해드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신나게 참석했거든요. 성격상 '이변'을 별로 안 좋아해요. 강하늘이라는 사람이 이변과는 안 어울리다고 생각하거든요. 강하늘과 백상? 어우. 그래서 (받고 나니) 현실감이 없는 거예요. 이 트로피가 여기 있는 것도 참 민망해요. 지금도 몰래카메라 같고 그래요.(웃음)" -무대 위에 올라갔을 때 기억이 나나요. "5분 남짓이었을 것 같은데 체감상 1분도 안 됐어요. 사실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안 나요. '내가 받을 상이 아닌 것 같은데' 그런 생각만 들더라고요. 수상 영상도 아직 못 돌려 봤어요. 어떤 표정이었는지 확인하기가 아직은 좀…." -내년에 김희애 배우와 시상자로 나란히 서겠네요. "와. 그 생각은 또 못했네요. 오히려 그땐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 존경의 의미를 담아 발표하면 되니까요. 김희애 선배님과는 영화 '쎄시봉' 때 만났어요. 백상예술대상 때 오랜만에 뵌 거라 인사를 따로 드렸죠. 여전히 너무 아름다우시더라고요. 마지막에 단체 사진 찍을 때 '하늘아 이리로 와~'라면서 이름을 불러주셨어요. 저와 함께 작품 했다는 걸 기억해주신다는 점이 그저 감사했어요." -백상 때 펭수도 만났죠. 두 사람의 예쁜 사진이 화제가 됐어요."펭수를 보고 너무 반가웠어요. 저한테는 펭수가 '매직 키드 마수리'에 나오는 마수리 같은 존재예요. 아니면 '반올림' 옥림이 같은 느낌이죠. 살아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인데 너무 귀엽더라고요. 백상에서 보니 반갑기도 했고 2인용 의자에 앉아 있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그래서 (반가움에) 소리를 질렀던 것 같아요.(웃음) 펭수 좋아합니다. 좋아해요." -무엇보다 '동백꽃 필 무렵'이 영예의 대상까지 차지해 기분 좋았을 것 같아요. "기분이 좋고 행복했죠. 근데 좀 민망해요. 상이라는 게 어쩔 수 없이 다수 중 하나에게 가야 하는 거지만 그날 진짜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우리도 우리지만 다른 팀도 똑같은 많은 노력을 했을 거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공동 수상'이 별로라고 하지만 전 너무 좋아요. 저였다면 상을 다 줬을 것 같아요. 하하." -많은 축하를 받았을 텐데 가장 인상 깊었던 축하 메시지가 있나요. "너무 많은 연락이 왔더라고요. 정말 감사했어요. 감사한 마음을 담아 최대한 답을 하려고 했는데 '이러다 정말 끝이 없겠다' 싶더라고요. 두 시간 정도 답장을 보내다 결국 포기했죠. 가족들이나 비연예인 친구들을 제외하면 (김)우빈이가 제일 먼저 연락이 왔어요. '어?' 싶었고 좀 감동하기도 했어요.(웃음) 우빈이는 좋은 일, 나쁜 일 다 나누는 친구예요. 최근 건강을 회복하고 촬영장에 복귀했는데 정말 다행이다 싶어요. 우빈이랑 얘기하고 대화를 나누면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참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자나 깨나 건강이 가장 중요해요. "이제 제 나이도 서른두 살이라서 종합 건강검진을 받아봐야 할 것 같아요. 어떨까 무서워서 아직 받지 못했어요. 최근에 가장 기분이 좋았던 건 어머니, 아버지 종합 건강검진을 시켜드렸는데 이상이 없다는 소견이 나온 거예요. 아버지는 평소에 술을 많이 드시고 어머니는 스트레스가 많은 편인데 두 분 모두 건강하다니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동생도 받았는데 이상 없대요." 〉〉취중토크②에서 이어집니다. 조연경·황소영 기자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 "강하늘+백상=이변, 김우빈 1등 연락 감동했죠"[취중토크②] 강하늘 "헌신했던 '동백꽃' 다신 못 만날 작품이에요"[취중토크③] 강하늘 "하루하루 즐거운 인생 '잘 걷고있다' 생각해요" 2020.09.0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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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①]서혜진 본부장 "백상 수상 후 장민호에 가장 먼저 문자와"

TV 조선의 새로운 역사를 넘어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 기록(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최종회 35.711%)을 갈아치운 서혜진 본부장. 올해 시작과 동시에 '미스터트롯'으로 화력을 발휘한 '트로트 신드롬'은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지금도 대한민국은 '트로트앓이'에 빠진 상태. 임영웅·영탁·이찬원 등 젊은 피의 수혈로 한층 젊어진 트로트는 대중가요의 변두리가 아닌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서혜진 본부장은 1997년 SBS에 입사해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대회 스타킹' '도전 1000곡' '송포유' '동상이몽' 시리즈 등을 이끌었다. 2018년 TV 조선으로 이적하면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방송가의 이목이 집중됐다. '아내의 맛' '연애의 맛' 등 맛 시리즈가 성공했다.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쏠쏠했다. 다음 스텝에 대해 고민을 거듭했다. 평소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던 서혜진 본부장은 '트로트'에 초점을 맞췄고 이것이 대중의 마음도 뒤흔들었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이 대박을 터뜨리며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예능작품상 수상의 영광을 누리게 됐다. -공식질문입니다.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소주 1병이에요. 예전엔 더 잘 마셨는데 지금은 나이도 있고 그래서 소주 1병도 안 되는 날이 있죠." -술버릇은 없나요."충고를 하죠. 술버릇을 잘 알기 때문에 후배들과는 마시지 않아요. 요즘 술친구는 고교 동창인데 서로 힘든 일을 위로해요. 한창 일할 때는 업계 사람들과 많이 마셨는데 지금은 업계에 만날 사람들을 다 만났어요. 새로운 자극이 필요해서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려고 해요." -올해 예능국장에서 제작본부장으로 승진했죠. 달라진 점이 있나요."차도 나오고 대우가 달라진 건 있죠. 하지만 하는 일은 같아요. 보통 자리가 올라가면 현장에서 멀어지는데, 저 같은 경우는 현장도 다니기 때문에 챙겨야 할 범위가 넓어졌어요. 가장 자주 만나는 다섯 명이 자신을 규정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한때는 그 말에 굉장히 절망감을 느끼기도 했는데 지금은 즐거워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들을 기회가 많아졌어요. 엄청난 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은 없는데, 새롭고 신선한 여러 가지 제안들을 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그것 때문에 일을 계속 하고, 또 하고 싶은 원동력이 된 거죠." -일이 더 많아졌을 것 같아요."요즘 정말 바빠요. 전에는 프로그램 2개 정도를 돌렸는데 이제는 3개가 돌아가고 '미스트롯 시즌2'도 준비하고 있고, 본부장이 되면서 교양 회의까지 같이하게 됐죠. 중간자가 없어서 힘들어요. 지금 리쿠르팅까지 하고 있다니까요.". -업무 중 가장 힘든 건 뭔가요."아무래도 사람 뽑는 일인 것 같아요. 특별한 입사 조건이 있는 건 아닌데, 지금 있는 팀과 호흡을 잘 맞춰갈 수 있어야 해요. 코드가 맞는 분을 찾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안 그래도 좁은 시장에 코드까지 맞추려니 찾기도 어렵고, 우리가 원한다고 그분이 온다는 보장도 없으니 정말 쉽지 않아요. 우리 조직문화는 '열심히 일한다' '다른 생각 하지 않는다' '열심히 편집하면 좋은 세상이 온다' 입니다." -SBS와 근무환경은 어떻게 다른가요."비교적 편성이 자유롭죠. SBS는 원래 해오던 프로그램이 많으니까 해당 시간에는 이걸 해야 한다는 것이 정해져 있어요. '이번 주에는 1분만 더할게요' 이런 것도 정말 힘든 일이에요. 편성의 원칙에 맞서는 것이 힘들었죠. 사실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시간대별로 기획이 다르기 때문에 편성시간이 중요하거든요. 나와서 보니 왜 답답했는지 명확히 알게 됐어요." -56회 백상예술대상 예능 작품상 수상을 축하드려요. 못다 한 소감이 있다면요."너무 좋았죠. 미용실도 다녀오고 준비를 나름 해갔어요. 살을 조금 더 뺐어야 했는데 그 부분이 조금 아쉽네요." -트롯맨들에게 축하 문자가 왔나요."상 받은 다음 날 '한국전쟁 70주년 해인사 추모음악회' 행사가 있어 만났어요. 행사장에서 그 친구들이 축하한다고 노래를 불러주더라고요. 전 노래에 맞춰 춤을 췄죠. 문자로도 당일에 장민호 씨가 제일 먼저 축하 문자를 보내줬어요. 본인들 단체 SNS방에서 순서를 맞췄는지 순서대로 오더라고요." -요즘 방송가 트로트 전쟁이 엄청난데 어떻게 생각하나요."그런가 보다 하고 있어요. 이렇게까지 하나 싶을 때도 있지만 이렇게까지 할 만큼 확실한 보증수표가 됐구나 싶은 마음에 재미있는 현상이라 생각해요. 트렌드를 만들거나 영향을 준다는 건 정말 희귀한 경험이죠. 엄청 보람된 일이에요.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난 것이 맞는지 생소하기도 해요. '동안 선발대회'를 했을 때 미디어에서 처음으로 '동안'이라는 말을 썼어요. 당시 동안이라는 말이 퍼져나갈 때 뿌듯했는데 지금 두 번째로 비슷한 경험을 하는 것 같아요. 진정한 트렌드 세터가 된 느낌이죠. 하하" -반면 트로트가 지겹다는 반응도 있죠."지루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늘 그러하듯 누가 나오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TV 조선에선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재미있는 걸 할 생각이에요. 트로트 가수라고 해서 트로트만 하는 건 아니거든요. '뽕숭아학당'에서 임영웅 씨 캠핑 장면의 시청률이 더 잘 나왔어요. '이 친구들이 무얼 하건 예쁘게 봐주시는구나' 그런 것을 확인했죠. 리얼리티를 많이 넣어 볼 생각이에요." -궁서체의 큰 자막 스타일도 유행하더라고요."굵직하고 크게 자막을 달아봤는데 자막이 클수록 시청률이 높게 나오더라고요. 그걸 계기로 한 줄로 짧게 끊는 자막만 쓰겠다고 다짐했죠. 채널 타깃 시청 층이랑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미스터트롯' 멤버들에 고마운 마음도 있을 텐데요. "'스타병' '연예인병'이라고 하는 그런 것도 없어요. 자기네들끼리 너무 잘 지내니 보기 좋아요. 인성이 정말 좋은 사람들만 뽑혀서 신기해요. 23년째 방송일을 하면서 누군가의 인성이 좋다고 말하는 건 진짜 처음이에요. 잘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커요. '뽕숭아학당'이 어떤 명문 예술학교 느낌으로 다양하게 기회를 주고 예능감을 키워보는 프로그램인 셈이죠." -좋은 취지였지만 SBS '트롯신이 떴다'와 겹치기 출연 논란도 있었죠. "'뽕숭아학당'은 트로트만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고 다재다능한 매력을 보여주면서, 게스트 플레이가 가능한 일종의 장소 제공 역할로 만든 포맷이에요. 트로트 위주의 프로그램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시간대 편성이라고 예민할 필욘 없지 않을까 생각해요. 우리가 가는 지점이 서로 다르고 콘셉트가 다르니까요. 처음부터 트롯맨들이 MC로 커가는 리얼 버라이어티 형태였죠. 게스트분들도 정말 좋아하면서 집에 가요. 얼마 전 나온 가수 백지영 씨도 친구들이 정말 열심히 해서 감동했다고 하더라고요." 〉〉취중토크②에서 이어집니다. 황소영·황지영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서혜진 본부장 "백상 수상 후 장민호에 가장 먼저 문자와"[취중토크②]서혜진 본부장 "붐, 장시간 녹화에도 활약…편집하다 감동"[취중토크③]서혜진 본부장 "'사랑의 콜센타' 점수 조작 NO, 선곡도 현장서" 2020.08.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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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①]김선영 "'동백꽃', 임상춘 작가 알뜰살뜰 다 챙긴 작품"

"모든 합이 맞춰졌을 때 너무 행복해요." 올해 데뷔 20년 차를 맞은 배우 김선영(44)의 변함없는 연기 열정이 느껴지는 답변이었다. 지난 2001년 연극 '연극이 끝난 후에'로 데뷔한 김선영은 2017년까지 꾸준하게 연극 무대 위를 오르내렸다. 방송가에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tvN '응답하라 1988'(2015-2016)이다. 작품이 크게 성공했고 연기력도 인정받은 김선영에게 러브콜이 쏟아졌다. '원티드' '쇼핑왕 루이' '파수꾼' '땐뽀걸즈' '그녀의 사생활' '열여덟의 순간' '동백꽃 필 무렵' '사랑의 불시착' '꼰대인턴' '편의점 샛별이' 등 드라마와 함께 쉴 틈 없이 달려왔다. 내년 상반기까지 이미 스케줄이 꽉 차 있다. 너무 바빠서 정신이 없지만 연기에 대한 애착과 집중력은 남다르다. 두 달 전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 부문 여자 조연상을 수상했던 그 당시를 떠올렸다. 정말 수상까지 이어질 줄 몰랐다면서 본인의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를 다시금 바라봤다. -취중토크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 "주량은 그때그때 컨디션에 따라 다르고 맥주 한두 잔 정도 마시면 취해요. 체력이 안 따라주더라고요." -술버릇이 있나요. "그건 사적인 얘기니까 비밀로 할게요.(웃음)" -자주 만나는 술친구가 있나요. "극단이 있으니까 극단 친구들과 자주 만나요. KBS 2TV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을 함께했던 (이)선희랑 친해서 자주 봐요." -백상예술대상 수상을 축하드려요."감사합니다. 그날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호명됐을 때 '헐? 진짜? 대박?' 이러면서 뛰어갔던 기억이 나요. 날 기다리는 게 미안해서 뛰어갔어요." -무대 위에 올라가니 어떤 생각이 들었나요. "진짜 너무 훌륭한 분들이 많아서 떨리고 정신이 없더라고요. 연기 외에 주목받는 게 너무 불편해요. 아무도 안 쳐다봤으면 좋겠어요. 연기할 때는 괜찮은데 연기 외적인 일은 이상하게 어색해요. 어릴 땐 연기를 안 하니 그 부분을 통해 대리 만족하고 그랬거든요. 과거 내가 교육을 받았던 시절엔 자기 의견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게 별로 없었어요. 그래서 그런지 더 어색하고 불편해요." -수상 이후 축하를 많이 받았을 텐데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나요. "지금은 다른 회사에 있거나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과거의 스태프들이 장문의 문자를 보냈어요. 조용하고 수줍음 많았던 친구들이 자기 마음을 표현하는데 굉장히 감동적이더라고요." -김혜자 선생님과 인사하는 걸 봤어요. "선생님과 인연이 없었지만 너무 좋아해요. 어마 무시한 선생님이시잖아요. 실물로 뵌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직접 찾아가서 인사했죠. 모든 배우들이 존경하는 선생님이잖아요." -tvN '사랑의 불시착'에서 북한 사투리가 인상적이었어요. "사투리 연기가 쉽지는 않죠. 선생님이 가이드를 따주면 그걸 반복해서 들으면서 연습했어요. 그 당시엔 버릇처럼 나오고 그랬어요." -'사랑의 불시착'으로 수상했지만 '동백꽃 필 무렵' 역시 지분이 컸어요. "너무 행운이었다고 생각해요. 두 작품을 안 했으면 이런 상을 받았겠어요. 좋은 작품을 만나서 좋은 작품 덕분에 받는 상이라고 생각해요." -'동백꽃 필 무렵'에선 옹산 주민들의 활약이 돋보였어요. "구석구석 알뜰살뜰 (임상춘) 작가님이 다 챙긴 작품이라 그래요. 드라마 '전원일기' 같은 그런 느낌이었죠. 예전에 '전원일기' 너무 좋아했었는데 또 안 하나요. 오디션 진행하면 좀 보고 싶네요.(웃음)" -가족 같은 사람들과 작품이 끝나면 헤어지니 너무 아쉽겠어요. "반복되는 이별 과정이 참 아쉬워요. 연극은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극단을 하고 작품을 하니 그렇지 않은데 드라마는 내가 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또 같이 하면 얼마나 좋을까 싶은데 내가 만드는 게 아니니 그러기 쉽지 않죠. 계속 새로운 회사에 다니면서 적응하는 느낌이에요. 어느 순간 진심이었던 에너지가 테크닉이 되는 거죠. 근데 그건 사람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마음을 쓰는 직업이다 보니 더 그런 것뿐이죠. 스스로도 마음으로 만난 사람이 아니면 적당히 만나야 한다는 마음의 선이 생긴 것 같아요. 하지만 그런 건 있어요. 극 중 딸 역할이나 아들 역할로 나왔던, 내가 품어주던 친구들과 헤어지면 한동안 마음이 쓰여요. 보고 싶고요." -지치지 않고 작품 활동을 하고 있네요."좀 지쳤을 때 쉬었어요. 그리고 다시 시작해서 아직까지는 괜찮은데 내년 상반기까지 작품이 다 잡혀 있어서 앞으로의 일은 잘 모르겠어요. 어떻게 매일 안 지치고 하겠어요. 지치면 지치는 대로 하는 거죠. 어쩔 수 있나요. 힘들어도 초등학생인 딸을 키우고 있는데 열심히 해야죠." 〉〉취중토크②에서 이어집니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사진·영상=김진경 기자 [취중토크①]김선영 "'동백꽃', 임상춘 작가 알뜰살뜰 다 챙긴 작품"[취중토크②]김선영 "'응팔' 신원호 감독, 날 먹고 살게 해준 감사한 분"[취중토크③]김선영 "남편 이승원, 진정으로 존경하는 감독" 2020.08.2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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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①] 김새벽 "멍했던 백상 수상, 정신차리기 힘들었어요"

'어떤 배우일까'에 앞서 '어떤 사람일까'에 대한 궁금증을 먼저 되새기게 만드는 존재감이다. 2011년 데뷔 후 약 10여 년간 활동했지만 인터뷰를 통한 직접적인 만남 또한 처음. 친근함과 신비로움, 설레임과 긴장감을 동시에 자아내는 배우 김새벽(35)이다.글로벌 59관왕을 달성한 영화 '벌새(김보라 감독)'로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우조연상을 품에 안았다. 왠지 어떤 상황에서도 초연할 것만 같은 이미지로 익숙했지만, 순백의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올라 쉽게 입을 떼지 못한 채 울컥했던 얼굴은 의외의 인간미를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 날의 기억은…. 그냥 '멍' 했다?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어렴풋이 기억은 나는데 솔직히 명확하지는 않아요. 정신차리는데 시간이 좀 걸렸고, 이후 수상 영상도 차마 돌려보지 못했거든요. 트로피는 여전히 역시나 참 무겁네요.(웃음)"김새벽을 애정하는 팬들은 종종 김새벽을 '무채색'에 비유하지만 김새벽은 1초의 고민없이 "무지개!"를 외쳤다. '빨주노초파남보 7가지 색을 모두 담고 싶은 배우, 계속 보고싶은 배우가 되길 희망한다'는 솔직한 바람이다. "방금 전까지 욕심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는데, 전 멀었어요"라며 꺄르르 터트린 미소도 해맑다. 조근조근 '인간 김새벽'에 대해 하나 둘 꺼내놓은 대화들은 수채화 같은 분위기 속 한편의 수필집을 보는 듯 끊임없이 이어졌고, 그 사이 엿보인 의외의 엉뚱함은 혼자 알기엔 너무나 아까운 매력으로 빛났다. 묵묵히 활동하며 '독립영화계 여신'으로 자리매김했고, 최근 대형 소속사에 새 둥지를 틀며 변화를 꾀할 준비도 마쳤다. 막연히 '사랑받고 싶다'는 일념 하나로 배우 세계에 발을 들였던 김새벽 스스로 일궈낸 성과다. "연기는 여전히 어렵지만, 그래서 '이 놈 봐라?' 싶은 오기로 욕심이 자꾸 생겨요. '지금까지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았으니 이젠 노력 좀 하고 살아라'라는 말을 해주고 싶네요. 전 활짝 열려 있습니다" 장마전선이 급부상하기 직전 눈부시게 화창했던 어느 날, 해질녘의 따뜻한 오후까지 맥주 한 모금과 함께 털어낸 김새벽의 이야기다. -취중토크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 "술을 잘 못 해요. 보통은 물 마시면서, 안주 있으면 안주 계속 먹으면서, 그렇게 밤새 떠들어요. 잘 안 마시니까, 다른 사람들이 취한 모습을 지켜보면 웃길 때도 있어요.(웃음) 근데 또 궁금하기도 해요. 제가 만취했을 땐 어떤 모습인지 몰라서요. 취한 적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거의 없어요. 그래서 주로 맥주를 마시죠. 도수가 그렇게 높지 않은데 양도 많잖아요. 소주는 한잔이면 취하는데, 맥주는 소주 한잔 정도의 양에 똑같이 취하지 않으니까요. 사람들과 오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맥주를 선호하는 편이에요." -술자리는 좋아하는 편인가요."좋아하는 사람들과 술자리 하는 걸 즐겨요. 끝까지 남아있어요. 말이 많지는 않은데, 친한 사람들과 있으면 수다쟁이가 돼요. 말이 많아져요."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여자조연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이름이 호명되는 순간 어땠나요."진짜, 정말로 생각을 못했어요. 연기를 너무나 잘하시고 볼 때마다 감탄했던 선배님들이 함께 계셨으니까요. '열심히 축하해 드려야지'라는 마음으로 참석 한건데…. 무대에 올라갈 때도 그랬지만 마이크 앞에 선 후에도 멍했어요. 정신을 차리는데도 시간이 좀 걸렸던 것 같고요.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어렴풋이 기억은 나는데 명확하지는 않아요. 수상 영상도 다시 돌려보지 못해서.(웃음)" -'벌새' 팀의 성과가 좋았죠."'상 타면 좋겠다'는 이야기 정도는 나눴는데, 솔직히 후보에 오른 것 만으로도 다들 기뻐했어요. 이 트로피는 다시 들어도 참 무겁네요." -만장일치 수상자였어요."제가 했던 연기를 좋게 봐 주신 것 같아요. 감사드리고, '아, 연기를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고요. 그 때도 했고, 지금도 하고 있어요." -'벌새'는 8월 말 개봉 1주년을 앞두고 있어요. 북미 호평 소식이 전해질만큼 지금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요. 인기 요인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 굉장히 공감했어요. 완벽하게 일치되는건 아니었지만, 제가 어렸을 때 느꼈던 감정과 순간들을 한 번에 불러오는 지점이 있었거든요. 반대로 관객과의 대화(GV)를 하면서 당시 태어나지도 않았던, 2000년대 생이 공감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고요. '보편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무언가를 다루는 영화, 공감할 포인트가 많은 영화'라는 것이 인기 요인이라면 요인이지 않을까 싶네요." -배우 김새벽은 아이돌 급 인기를 누리고 있었고요. "하하. 영화의 힘이죠.(웃음) 실제로 91번 영화를 관람한 분을 봤어요. 또 '영혼 보내기'라는 현상이 유행이더라고요. 직접 영화관에 갈 수는 없지만 티켓 예매로 응원의 마음을 전하는거죠. '벌새' 덕분에 참 많은 걸 알게 됐어요." -기억에 남는 팬이 있나요. 언급한대로 나이대가 어린 관객도 많았어요."'벌새'와 비슷한 일을, 시간을 겪었던 분들이 편지를 보내주세요. '이 영화를 통해 나도 몰랐던, 마음속에 쌓여있던 상처를 치유 받았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잘 됐다. 다행이다' 생각했어요. 그리고 삐삐를 쓴다거나, 라디오를 녹음한다거나, 그 옛날에 겪었던 일들까지는 알 수 없지만 '은희의 마음 만큼은 충분히 알고 있고 나 역시 겪었다'는 친구들도 만났죠. 시대는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것들, 못하는 것들이 있는 것 같아요." -이 정도의 영향력과 파급력을 예상했나요."영화와 관객의 마음이 맞닿는 지점이 있다면 '깊이 빠질 수 있겠다'는 생각은 했어요. 근데 이렇게 많은 분들이 봐 주실 줄은 상상도 못했죠." -영지라는 캐릭터를 처음 만났을 땐 어땠나요. "처음엔 '나와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근데 연기를 하면 할 수록, 생각하면 할 수록 '난 닮지 않았구나' 받아 들이게 됐어요. 영지는 저보다 훨씬 더 단단하고, 강한 사람이에요. 안타깝게도 '나에게는 영지 같은 모습이 없는 것 같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어떤 면이 가장 달랐나요."누군가에게 조심스럽지만 그러한 말을 전달하는 것? 위로를 주는 것? 저도 마음은 있지만 표현을 하는 것에는 서툰 것 같아요. 어쨌든 영지는 위로와 새로운 시간을 주는 사람인데, 전 아직 좀 안 되는 것 같아요.(웃음)" -판타지에 가까운 인물이기도 하죠."맞아요. 드물기 때문에 판타지처럼 보이기도 해요. 영지처럼 힘이 되는 사람이 주변에 다들 있었으면 좋겠어요. 진심으로요. 저 역시 제 주변에 그런 사람이 있었으면 하고, 언젠가는 제가 그런 사람이 됐으면 좋겠고요." -영지 같은 존재를 만난 적 없었나요."있어요. 다만 한 사람만 꼽을 순 없어요. 제 고민을 이야기했을 때, 선배들이 해주는 한 마디는 그게 무엇이든 정말 큰 힘이 돼요. 선배들의 고민을 지켜볼 땐 힘이 나기도 하고요. '아, 나만 고민하는건 아니구나. 이게 당연한 거구나' 싶죠.(웃음) 그럼 '나는 왜 이렇게 힘들지?'라는 생각을 조금은 덜 하게 돼요. 수상 후 '킹메이커'를 함께 한 설경구 선배님께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받았어요. 알고 계신다는 것, 신경 써주신다는 모든 것에 감사했어요. 현장에서 인사 드렸던 전도연 선배님도 웃으며 반겨 주셨고요.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전도연 선배님과 같은 해에 상을 받을 수 있어 행복했어요." -영지가 은희에게 건넨 말들은 빠짐없이 명대사로 꼽혀요. 직접 영지를 연기한 입장에서 가장 마음에 남았거나 기억에 남는 대사가 있나요."'어떻게 사는 게 맞을까. 어느 날 알 것 같다가도 모르겠어' 가끔씩 그 대사가 그대로 머릿속으로 들어올 때가 있어요." -어떻게 사는게 맞을까요."어느 날 알 것 같다가도 모르겠어.(웃음) 질문과 답이 동시에 들어있는 대사라 생각해요. 정말 그래요. 어느 날은 알 것 같은데 또 모르겠거든요. 그냥 오늘 잘 지내면 되는 것 같아요. 너무 대단한 목표나, 뭔가 욕심이나, 그런 것이 없으면 그저 건강하게 오늘을 살아가고 하루를 잘 마루리 하는거죠. 건겅하려고 해요. 주변 사람들도 모두 건강했으면 좋겠어요." -'한여름의 판타지아'에서는 '오래 사는 것보다 행복하게 사는게 더 중요하다'는 대사가 있었죠. 지금의 김새벽은 행복한가요."대체적으로 행복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행복해야지!' 강압적으로 생각하기도 했는데 '도대체 행복이 뭐지?' 싶더라고요. 가끔 제가 뭘 하면 행복한지 써보거든요? 근데 막상 별게 없어요. 언제나 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행복하자!'보다는 '해보자!'가 되더라고요. 내가 뭘 하면 좋아하는지, 행복해지는지 스스로 아는게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럼 조금 덜 애쓰게 되고 행복해지기도 쉽죠. 자연스럽게 되는건 아니고 저도 여전히 노력하고 있는 중이에요." -'벌새'의 주역은 대다수 여성이죠. 충무로 여성 파워의 현재를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저는 진짜 반가워요. 여성 감독님이 쓴 여성 서사는 그 결이 확실히 다른 것 같아요. 굉장히 디테일해요. 보통은 시나리오에 자신이 잘 아는 걸 쓰잖아요. 그래서 그만큼 깊이 있고 매력적인 여성 캐릭터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벌새'는 김새벽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게 될 것 같나요."일단 2017년, 그 가을의 제가 담겨 있어요. 당시 저의 상태와 연기할 때가 약간 맞물려 있는 지점이 있어서 좀….(웃음) 어떻게 보면 사진첩 같기도 해요. '이 때의 나는 이랬지' 저에게만 보이는 것들이 있거든요. 영화는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평생 남는다는 것도 좋고요. 개봉 후 관객 분들이 주신 사랑과 관심, 영화에 대한 애정들도 잊을 수 없어요. 아주 많이 감사한 영화로 남을 것 같아요." 〉〉취중토크②에서 이어집니다. 조연경·박정선 기자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 김새벽 "멍했던 백상 수상, 정신차리기 힘들었어요"[취중토크②] 김새벽 "사랑 많이 받고 싶어 '배우 길' 택했죠"[취중토크③] 김새벽 "'벌새' 후 해녀 전업 진지하게 고민" 2020.08.14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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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③]안효섭 "요즘 정말 행복…비관적이었던 마인드 바뀌어"

배우 안효섭(25)과 초고속으로 재회했다. SBS 월화극 '낭만닥터 김사부2'(이하 '김사부2') 종영 기념으로 진행했던 취중토크에 이어 이번엔 5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신인상의 주인공으로 다시금 만났다. 딱 세 달 만이다. 취중토크를 이토록 최단기간에 두 번 진행한 사람은 없었다고 하자 "그래요? 영광이네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2015년 tvN '바흐를 꿈꾸며 언제나 칸타레2'로 연예계에 데뷔, 5년 만에 백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본인의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를 받자 이제야 실감이 난다는 반응이었다. 그날의 떨렸던 기억도 소환됐다. 너무 떨려서 기쁨의 눈물을 흘릴 겨를조차 없었다는 안효섭. '오래 보아야 예쁘다'는 말과 달리 자주 봐도 예뻤다. 볼 때마다 인간미 넘치는 모습과 솔직함으로 무장, 안효섭의 자체 발광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의 취중토크는 장시간 폭풍 수다로 이어졌다. "요즘 공식적인 스케줄이 없다 보니 가끔 스케줄이 잡히면 너무도 신이 난다. 오늘 취중토크 역시 너무 설렘이 컸다"는 반가움의 인사를 건넸다.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학원 두 개 다니는 것 외에 기타를 취미로 하고 싶어서 레슨을 받고 있어요. 원래 책을 많이 안 읽었는데 요즘 너무 재밌어서 읽고 있고요. 게임도 해요. 최근에 게임기를 샀는데 스토리가 괜찮더라고요. 그걸 들으며 보이스 액팅을 연구하고 있어요. 그렇게 하다 보면 하루가 훅 가요. 촬영하는 것만큼이나 바쁘게 지내고 있어요." -쉬는 시간을 정말 알차게 보내고 있는 것 같아요. "정말 행복해요. 데뷔하고 처음으로 오래 쉬는 것 같아요. 원래 삶에 비관적이었는데 많이 변했어요. 백상이라는 상도 받았고 금전적으로도 이전보다 여유로워져서 내가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죠. 내 인생을 내가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게 즐거운 것 같아요. 예전엔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생각했어요. 이 말도 맞는데 돈을 벌고 나서 느낄 수 있는 게 있더라고요. 경험할 수 있는 폭이 이전보다 넓어지니까요. 그래서 그런지 현실적으로 좀 바뀐 것 같아요. 자기 자신한테 솔직해지기로 했어요. 연기 열정을 가지고 열심히 돈도 벌면서 다양한 경험을 해보자는 것으로요. 열정을 위해 생긴 마인드이기도 해요." -팬미팅을 한 번도 진행한 적 없더라고요. "공식적으로 팬들과 접촉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지 못해 아쉬워요. 데뷔하고 그런 자리가 거의 없었거든요. 이 부분에 대한 답답함이 있어요. 팬들이 사랑해주는 만큼 보답하고 싶은데 코로나19 상황이라 더 답답해요. 그래서 SNS 게시물을 많이 올리려고 노력하는데 그것도 결국 집안에만 있는 걸 찍으니 한계가 있더라고요." -'언택트 팬미팅'은 어떤가요. "요즘 몇몇 배우분들이 진행한 걸 봤어요. 괜찮은 것 같아서 회사와 이 부분에 대해 의논을 해보려고요." -그럼 가수 연습생 출신의 춤을 볼 수 있는 건가요. "노래는 괜찮을 것 같은데 춤은 좀 부끄러울 것 같아요. 혼자 앞에서 추고 있으면 '짤'로 엄청 돌 것 같은데요.(웃음)" -개인 채널 오픈에 대한 생각은 없나요. "팬들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로 유튜브를 해볼까도 생각했었어요. 일주일에 한 번 '치팅데이'를 하는 것처럼 먹는 걸 좋아하니 먹방 같은 걸 제대로 해볼까도 생각해봤는데 구상을 좀 더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여름휴가 계획은 없나요. "딱히 계획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멀리 어딜 가긴 그래서 집에 있어야 할 것 같아요." -하반기 계획은. "하루하루를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아요. 그래서 졸려도 일찍 일어나려고 하고 하루 스케줄도 짜요. 규칙적인 생활이 흔들리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어요. 현재 차기작을 검토 중인데 하루라도 빨리 시청자분들과 만나고 싶어요."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사진=박세완 기자 영상=박찬우 기자 [취중토크①]안효섭 "어릴 때부터 현빈 선배님 팬, 백상서 만나 영광" [취중토크②]안효섭 "'김사부2'=아이오프너, 새로운 안구 끼워준 작품"[취중토크③]안효섭 "요즘 정말 행복…비관적이었던 마인드 바뀌어" 2020.07.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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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①]안효섭 "어릴 때부터 현빈 선배님 팬, 백상서 만나 영광"

배우 안효섭(25)과 초고속으로 재회했다. SBS 월화극 '낭만닥터 김사부2'(이하 '김사부2') 종영 기념으로 진행했던 취중토크에 이어 이번엔 5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신인상의 주인공으로 다시금 만났다. 딱 세 달 만이다. 취중토크를 이토록 최단기간에 두 번 진행한 사람은 없었다고 하자 "그래요? 영광이네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2015년 tvN '바흐를 꿈꾸며 언제나 칸타레2'로 연예계에 데뷔, 5년 만에 백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본인의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를 받자 이제야 실감이 난다는 반응이었다. 그날의 떨렸던 기억도 소환됐다. 너무 떨려서 기쁨의 눈물을 흘릴 겨를조차 없었다는 안효섭. '오래 보아야 예쁘다'는 말과 달리 자주 봐도 예뻤다. 볼 때마다 인간미 넘치는 모습과 솔직함으로 무장, 안효섭의 자체 발광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의 취중토크는 장시간 폭풍 수다로 이어졌다. "요즘 공식적인 스케줄이 없다 보니 가끔 스케줄이 잡히면 너무도 신이 난다. 오늘 취중토크 역시 너무 설렘이 컸다"는 반가움의 인사를 건넸다. -취중토크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 "예전에 취중토크할 때 소주를 두 병 정도 마신다고 했었는데 요즘 주량이 상당히 늘었어요. 거의 하루도 빠짐없이 술을 마신 것 같아요. 사실 숙취가 아예 없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하루의 마무리는 술이에요. 소주 세 병 정도 마시면 딱 맞는 것 같아요." -취중토크를 최단기간으로 다시 진행하게 됐네요. "두 번째가 편하긴 하네요. 그땐 '김사부2' 종영 후라 작품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해야 해서 그 부분에 대해 생각해왔는데 오늘은 수상 축하를 위한 자리고 백상과 관련한 얘기를 하는 자리라 그런지 좀 더 편해요. 취중토크 자체가 여느 인터뷰보다 덜 긴장되기도 하고요." -술 취하면 집에 가고 싶은 것 외에 새롭게 추가된 술버릇이 있나요. "침대가 아닌 바닥에 가서 자더라고요.(웃음) 바닥이 대리석으로 되어 있는데 대체 왜 바닥에서 자는지 모르겠지만 일어나 보면 바닥이더라고요. 아참, 지난번 취중토크 이후로 팬분들한테 소주잔과 소주 선물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감사합니다." -자주 만나는 술친구가 있나요. "SF9 로운이와 자주 만나서 연기에 대한 얘기를 나눠요. 최근엔 (이)재욱 씨도 많이 봤어요. 로운이 덕분에 친해졌거든요. 그 이외엔 고등학교 친구들과 만나죠. 거의 비슷한 사람들과 만나 술을 마시는 편이에요." -여전히 안주를 잘 안 먹나요. "속이 더부룩한 건 별로 안 좋아해서 술 먹을 때는 안주를 거의 안 먹어요. 다만 술을 마실 때 '소맥'으로 시작하고 약간 술기운이 올라오면 소주를 마시죠. 물론 술에 취했을 때 나도 모르게 먹을 때가 있긴 해요.(웃음)"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수상을 축하해요. 그날 누가 가장 기뻐했나요. "소속사 식구들이 너무 좋아했어요. 거의 축제 분위기였죠.(웃음) 현장에 함께 있었던 재욱 씨도 축하를 해줬어요. 5년 전에 연락했던 사람들한테 축하받기도 했고 MBC '퐁당퐁당 러브'를 같이 했던 김지현 감독님께도 축하 메시지를 받았어요. 무엇보다 가족이 가장 기뻐했을 것 같아요. 서로에게 표현을 많이 안 하는 편이라 그냥 '축하한다' 이 정도의 말을 건넸지만 가장 좋아했을 것 같아요." -시상식 날 '김사부2' 중 유일하게 후보에 올라 외로웠을 것 같아요. "정말 재욱 씨 외에 친분이 있는 분은 없었어요. 그리고 워낙 스타 선배님들이 많이 오셨잖아요. 앉아 있는 것 자체가 힘들었어요. 선배님들의 아우라가 너무 느껴졌거든요. 현빈 선배님과 손예진 선배님께 시상식 끝나고 인사를 드렸어요." -단체 사진 찍을 때 현빈 배우 옆에서 찍었더라고요. "무대 위에서 서성이고 있었는데 현빈 선배님이 수상 축하한다고 먼저 인사를 해주셨어요. 그 순간 '나도 연예인인가?' 싶었죠. 어렸을 때부터 현빈 선배님의 팬이었는데 함께 단체 사진을 찍게 되어 정말 영광이었어요.">>[취중토크②] 에서 계속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사진=박세완 기자 영상=박찬우 기자 [취중토크①]안효섭 "어릴 때부터 현빈 선배님 팬, 백상서 만나 영광" [취중토크②]안효섭 "'김사부2'=아이오프너, 새로운 안구 끼워준 작품"[취중토크③]안효섭 "요즘 정말 행복…비관적이었던 마인드 바뀌어" 2020.07.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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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안효섭 "'김사부2'=아이오프너, 새로운 안구 끼워준 작품"

배우 안효섭(25)과 초고속으로 재회했다. SBS 월화극 '낭만닥터 김사부2'(이하 '김사부2') 종영 기념으로 진행했던 취중토크에 이어 이번엔 5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신인상의 주인공으로 다시금 만났다. 딱 세 달 만이다. 취중토크를 이토록 최단기간에 두 번 진행한 사람은 없었다고 하자 "그래요? 영광이네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2015년 tvN '바흐를 꿈꾸며 언제나 칸타레2'로 연예계에 데뷔, 5년 만에 백상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본인의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를 받자 이제야 실감이 난다는 반응이었다. 그날의 떨렸던 기억도 소환됐다. 너무 떨려서 기쁨의 눈물을 흘릴 겨를조차 없었다는 안효섭. '오래 보아야 예쁘다'는 말과 달리 자주 봐도 예뻤다. 볼 때마다 인간미 넘치는 모습과 솔직함으로 무장, 안효섭의 자체 발광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이날의 취중토크는 장시간 폭풍 수다로 이어졌다. "요즘 공식적인 스케줄이 없다 보니 가끔 스케줄이 잡히면 너무도 신이 난다. 오늘 취중토크 역시 너무 설렘이 컸다"는 반가움의 인사를 건넸다. -수상을 예상했나요. "'김사부2'의 시청률(자체 최고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27.1%)이 워낙 높았으니까 그게 경쟁력이 될 수도 있겠다고는 생각했지만 수상까지 예상 못했어요. 더구나 연기로 상을 받기엔 잘한 분이 너무 많았잖아요. 재욱 씨는 데뷔 초부터 인상 깊게 봤고 안보현 씨, 옹성우 씨, 김강훈 씨 모두 정말 잘했잖아요. 누가 수상해도 이견은 없겠다 싶었어요." -수상자로 호명됐을 때 기분은 어땠나요. "'이 먼 길을 어떻게 가지?'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 하지?' '이번엔 떨지 말아야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올라갔던 것 같아요. 솔직히 그 순간에도 내가 연기를 잘해서 받는 상이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감독님과 작가님, 선배님들이 만들어줬기에 가능했거든요. '김사부2'가 받는 상이라고 생각했어요." -기쁨의 눈물은 없었어요. "울 겨를이 없었어요. 너무 긴장해서 얼어버리니까 만약을 위해 간단하게 수상소감을 준비했었거든요. 이름이 호명됨과 동시에 준비했던 소감을 생각하느라 정신이 없었어요. 근데 한석규 선배님께 감사의 말을 못 전했더라고요. 너무 아쉬웠어요. 그게 너무 후회돼요. '김사부2' 할 때 선배님이 정말 많이 도와주셨거든요. 너무 죄송해서 연락도 못 드렸어요. 이렇게라도 감사한 마음을 꼭 전하고 싶어요." -긴장이 풀렸던 순간은 없었나요. "펭수를 그날 처음 봤어요. 수상 소감 할 때 남극에 있는 가족들에게 전할 얘기가 있다고 했잖아요. 너무 웃기기도 하고 귀엽기도 했어요. 그 모습에 긴장이 확 풀렸어요. 펭수의 2인용 의자 컷도 인상 깊더라고요. 역시 펭수는 펭수였어요. 특별 무대도 좋았어요. 보면서 청량해진 느낌이었어요.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에 나왔던 김준(우주) 군이 진짜 귀엽더라고요." -백상이라는 상이 주는 특별한 의미가 있나요. "스스로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는 편이에요. 그래서 열심히 하면 안 되겠다, 진짜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해요. 스스로한테나 시청자들한테 좀 떳떳해지고 싶어요. 한석규 선배님이 '연기는 평생 만족할 수 없고 부족함을 느껴야 한다'고 조언을 해준 적이 있어요. 이 말이 어떻게 보면 모순적인데, 배우는 결국 도달할 수 없는 것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거죠. 그래서 계속 배우고 싶어요. 경력이 쌓인다 해도 신인들한테 배울 게 있다면 언제든지 열려 있는 자세로 배우고 싶어요. 진심이에요." -여러모로 '김사부2'는 잊을 수 없는 작품이겠어요. "한석규 선배님, 진경 선배님 등 많은 선배님과 함께하면서 내가 몰랐던 세상을 경험했어요. 너무 부족한 게 많더라고요. 제일 기본적으로 발성이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성우학원에 등록해 다니고 있어요. 연기할 때 자세도 교정하려고 필라테스를 배우고 있고요. 연기라는 게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게 많아지더라고요." -안효섭 씨에게 '김사부2'란 무엇인가요. "아이 오프너처럼 새로운 안구를 끼워준 작품이에요. 이전까지는 연기적으로 나무 한 그루, 두 그루, 세 그루만 봤던 것 같아요. 그런데 눈을 떠보니 숲이었어요. 모르는 나무가 많더라고요." -성우학원이나 필라테스 외에 연기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점이 있나요. "스토리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드라마나 영화를 정말 많이 봐요. 배우의 연기를 보고 상황을 보고 세트를 봐요. 배움이라는 게 삶에 녹여져 있는 느낌이에요. 어느 순간 머리가 아프기도 한데 그게 너무 재밌어요." -'김사부2' 배우들과 정말 잘 지내고 있죠. "또래 배우들과의 단체 SNS 방이 있어서 대화도 자주 하고 얼굴을 보기도 해요. (이)성경 누나 집이나 (윤)보라 누나 집, 아니면 (김)민재 집에서 봐요. 서로 생일도 축하해주고요. 이렇게 진한 우정을 이어가는 팀은 처음인 것 같아요." -배우 양세종 씨도 '김사부2' 팀과 의리가 끈끈하다고요. "예전에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할 때만 해도 그렇게까지 자주 보진 않았는데 이번에 '김사부2'를 하면서 자주 만나게 됐어요. 되게 재밌는 형이에요. 군대 가기 전에도 만났었어요. '김사부2' 멤버들이 다같이 면회를 갈 것 같아요.">>[취중토크③] 에서 계속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사진=박세완 기자 영상=박찬우 기자 [취중토크①]안효섭 "어릴 때부터 현빈 선배님 팬, 백상서 만나 영광" [취중토크②]안효섭 "'김사부2'=아이오프너, 새로운 안구 끼워준 작품"[취중토크③]안효섭 "요즘 정말 행복…비관적이었던 마인드 바뀌어" 2020.07.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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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①] 박명훈 "'기생충'→백상 신인상 1년내내 얼떨떨"

의미있는 유종의 미, 그리고 새로운 시작이다.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을 통해 기적의 1년을 보낸 배우 박명훈(46)이 제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신인연기상 트로피를 거머쥐며 신기루 같은 나날들의 마침표를 완벽하게 찍었다. "내일 모레 50을 바라보는 신인은 많지 않죠? 하하" 올해 조연상과 신인연기상 후보에 동시 노미네이트 됐지만 내심 받고 싶었던 상은 역시 '생애 단 한 번'이라는 조건이 붙는 신인연기상이었다. "'기생충'의 일원이 됐다는 자체가 저에겐 평생에 한 번 올까 말까한 기회였죠. 봉준호 감독님께 가장 감사해요." 오로지 연기 하나만 바라보며 살았던 인생이다. "시작이 연기라서 그런가? 뭔가 회사원처럼 이직의 개념을 생각할 수도 없는 직업이라 다른 일에는 한 번도 관심 갖지 않았어요." 오랜시간 연극무대에서 쌓은 내공은 독립영화로 이어졌고, 그 결과물이 봉준호 감독 눈에 띄었다. 현 충무로를 이끄는 대부분의 배우들은 '무대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선배들이 닦아놓은 길이 있으니 잘 따라가면 될 것 같았죠"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타고난 긍정 마인드가 보다 넓은 범위의 대중에게 배우 박명훈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밑거름이 됐다. 눈에 띄는 변화는 단연 스케줄, 그리고 필모그래피다. 박명훈은 1년 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보이스' '경관의 피' '휴가' 등 영화 촬영을 줄줄이 마쳤고 '리미트' '비광'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아주 잠깐 등장하는 특별출연도 있고, 색다른 캐릭터도 있어요. 과거에도, 지금도, 앞으로도 할 수 있는건 연기 뿐이니 열심히 많이 달려야죠." 행복한 하루 하루를 온전히 누리기 위해 작심한 최근 관심사는 기승전 '운동'. "사실 운동보다 술을 좀 줄여야 할 것 같은데…."라고 껄껄 웃으면서도 늦은 밤 대학로 술자리로 향한 박명훈이다. "여전히 많은 동료들이 대학로에서 활동하고 있고, 몸이 기억하는지 저도 그 자리, 그 분위기가 아직은 제일 편하네요." 인생의 풍파를 겪을만큼 겪은 후 맞이하게 된 제2의 인생은 큰 선물이 되어줬을 뿐 인간 박명훈을 흔들리게 만들지는 않았다. 작품의 후광이 아닌, 박명훈이라는 이름으로 구축해 나갈 행보에 신뢰가 더해지는 이유다. -취중토크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 "딱히 주량을 세본 적은 없어요. 그렇다고 술을 잘 마시지는 않아요. 분위기를 좋아해요. 주량을 정하자면 소주 두병 정도? 맥주는 500mL 잔으로 여섯잔이요. 사실 '주량'이라는 기준이 취하는 순간을 뜻하는 것인지, 이것 먹고도 끄떡 없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어요.(웃음) 다행히 필름이 끊긴 적은 없어요." -어떤 주종을 선호하나요."안주마다 달라요. 회를 먹거나 고기를 먹으면 소주를 마시고, 치킨엔 당연히! 맥주죠. 막걸리는 자주 마시지 않는데 등산을 가거나 비 오는 날에는 또 전에 막걸리니까. 아마 한국에서 술 좀 드신다는 분들은 대부분 비슷할거예요. 오늘은 샴페인이라니, 너무 고급스럽네요." -자주 함께 자리를 갖는 술친구도 있나요."아무래도 대학로에서 같이 공연하는 선후배들과 자주 마셔요. 워낙 대학로 생활을 오래 해서 아직도 술친구 선후배가 많이 있어요. 단골집도 있고요. 근데 뭐 술은 그냥 핑계죠. 자리가 좋아서 가는 거예요. '아카데미 이후 술 많이 마셨겠다' 생각하시는데, 아카데미와는 상관없이 술은 계~속…. 하하." -56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남자신인상 주인공이에요."봉준호 감독님이 실시간으로 문자를 보내 주셨어요. 제 수상소감 중 '46살'을 콕 집으면서 '더 축하한다'고요.(웃음) 가족들도 많이 기뻐했어요." -호명되는 순간, 어땠나요. "제가 남자조연상 후보에 함께 올랐잖아요. '그래도 확률이 조금은 높다' 생각했지만, 진짜 제 이름이 불릴 줄은 몰랐어요. 신인상이기 때문에 의미가 더 커요. 만약 조연상과 신인상 중 하나만 가져가야 한다면 고민없이 '신인상'을 택했을 테니까요. 자꾸 나이 이야기를 하게 되는데(웃음) 46살에 받은 신인상은 진심으로 감격이에요." -소감도 화제가 됐어요. 준비했나요."앞서 다른 시상식에 몇 번 참석했는데 그땐 소감을 전혀 준비하지 못했어요.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도 못했던 것 같아요. 그렇게 무대에 올라가니 진짜 무슨 말을 해야할지 모르겠는 거예요. 어쨌든 저에게 주어진 시간이고, 조금이나마 제대로 된 말을 꺼내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수상 여부를 떠나 후보니까, '혹시' 하는 마음에 여러 이야기들을 생각했는데 직접 전할 수 있어 행복했어요." -과거의 그 언젠가, 한번쯤 상상했던 순간이었나요. "그럼요. 너무요. 말 그대로 '상상'만요. 어떤 작품, 어떤 무대, 나이…(웃음) 등 디테일한 상상까지 한건 당연히 아니고요. 그냥 시상식 무대에 턱시도를 차려입고 있는 제 모습을 상상해 본 적은 있어요. 이렇게 현실이 될 줄은 과거의 저도 몰랐을 거예요." -새 소속사에서 '열일'하고 있죠."함께 일한지 이제 6개월 정도 됐는데 서로 같이 열심히 하고 있어요. 평소 제가 팬이라 여겼던 훌륭한 배우 분들이 정말 많아요. 백상에도 (유)재명이 형, (전)석호, (염)혜란 씨와 함께 참석해 더 기뻤어요." -차기작이 줄줄이 대기 중이기도 해요."'보이스' 촬영을 한 달 전에 마쳤고, 원래 6월부터 '비광'이 크랭크인 예정이었는데, 9월로 살짝 미뤄졌어요. 대신 '리미트' 촬영을 먼저 시작하고, '사나이 순정'이라는 독립영화도 함께 찍을 계획이에요. 그 외 특별출연 식으로 등장하는 작품들도 많은데 저를 필요로 해주신다는 것 만으로도 행복한 나날이에요. 어디서 갑자기 툭 튀어 나오면 관객 분들도 반가워해 주셨으면 좋겠어요.(웃음)" -1년 내내 출연작이 개봉할 수도 있겠어요. "맞아요. 어떤 방식이든 좋으니 관객들이 다양한 작품을 영화관에서 만날 수 있는 환경과 분위기가 하루 빨리 찾아오길 바라요.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상반기 개봉작이 거의 없었잖아요. 다행히 '#살아있다'가 숨통을 트여줘서 하반기는 내심 기대하고 있어요. '반도'도 보고 싶고요. 그리고 제가 8월 개봉하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 잠깐 출연하는데 꼭 봐주시길 부탁드려요. 하하." 〉〉취중토크②에서 계속 조연경·박정선 기자사진=박세완 기자영상=박찬우 기자 장소=삼청동 르꼬숑 [취중토크①] 박명훈 "'기생충'→백상 신인상 1년내내 얼떨떨"[취중토크②] 박명훈 "봉준호 감독님, 100세까지 만수무강 하시길"[취중토크③] 박명훈 "대학로 새 희망? 길 열어준 선배들께 감사" 2020.07.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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