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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 강말금 "여배우의 삶? 정말 할 일 많은 직업이죠"

특별한 신인이다. 서른 살에 연기에 입문해 한국 나이로 마흔 셋이 되는 해에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름처럼 맑은 앞날이 펼쳐진 배우 강말금(41)이다.지난 6월 열린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김초희 감독)'로 영화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뭉근하게 졸여낸 딸기잼처럼, 은근하게 웃음을 선사하는 이 영화에서 능청스러운 연기로 주인공 찬실이를 표현했다. 실제로 찬실이라는 인물이 어딘가 살아 숨 쉬고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을 줄 만큼, 리얼한 생활 연기를 펼쳐 극찬받았다. 판타지적 요소 또한 가진 작품이지만, 현실에 발붙여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강말금의 생활 연기가 큰 공을 세웠다.대체 어디서 무얼 하다 이제서야 나타난 신인일까. 그 사연을 듣자면 영화 한 편, '인간극장' 뚝딱이다. 부산 출신으로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교 시절 연극 동아리 회장을 맡았으며, 대학교 졸업 후에도 선뜻 배우가 되려는 결심이 서지 못해 매일 방황했다. 그러다 서른 살에 극단에 들어가 별별 일을 다 해봤고, 마흔 살에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의 단편 영화를 찍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만난 이가 찬실이다. 버텨내는 낮과 고민하는 밤을 10여년 보내고 나니 배우로 불릴 수 있게 됐다.강말금과 백상 이후 넉 달 만에 만나 술잔을 기울였다. 자서전 하나 나올 만큼의 서사를 가진 그이지만 알고 보면 그냥 옆집 언니다. "소주는 마치 헤어진 애인 같다"며 소주잔 비우기를 멈추지 않았고, "다이어트 해야 한다"면서 요즘 즐겨 하는 '홈트'를 소개했다. 얼마 전에 배우 배두나를 만나서 전화번호를 교환했다며 자랑했고, 동네 뒷산 산책의 즐거움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마무리로는 연애 상담까지. 배우이자 옆집 언니 강말금과의 취중 수다는 밤까지 끝나지 않았다. -김도영 감독님과 찍은 단편 영화 '자유연기'가 지금의 강말금을 만들기도 했죠. "감독님과는 제가 마흔 때 만났어요. 연극 경력이 조금 쌓였던 어느 시점이었어요. 엄마가 아프셨는데, '이렇게는 못 살겠다'고 생각했어요. 연극만 할 게 아니라 매체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자고 마음먹었어요. 마흔 살이 되던 해 2월부터 한 달에 하나씩 단편 영화를 찍었어요. '자유연기'는 7월에 찍은 작품이에요." -육아하는 엄마이자 연극무대에 서고 싶은 배우인 주인공의 상황이 정말 리얼하더라고요. "김도영 감독님의 이야기죠. 실화이기도 하고. 다 감독님에게 힌트를 얻어서 연기했어요. 그걸 찍기 전에 제가 장염에 걸려서 살이 빠졌어요. 나쁜 걸 못 먹어서 피부도 맑아졌어요. '저거구나. 저게 내 기준이 돼야겠다'는 야심 찬 생각도 했죠.(웃음) 아기를 안 안아봐서 엉망진창이었는데, 김도영 감독님이 잘 편집해주셨어요. 저는 사실 항상 지쳐있어요. 그게 아마 육아에 지친 캐릭터와 잘 맞지 않았을까요. 의상은 제가 준비하고, 유축기를 사용하는 장면에서 옷 속에 넣은 풍선도 제가 준비했어요. 감독님은 정말 잘하죠. 입지전적인 인물이에요. 배우이고 감독이기도 하면서 남자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예요." -'자유연기' 속 캐릭터와 찬실이는 또 너무 달라요."그러게요. 김초희 감독님은 어떻게 '자유연기'를 보고 저를 캐스팅하셨을까요. 최근에 알게 됐어요. 주인공 캐스팅이 정말 어려운 거더라고요. 엄청난 결단이었다는 걸 뒤늦게 느꼈어요. 실제로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대요. '조금 더 이름 있는 사람이 주인공이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오히려 감독님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배우이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정동진 영화제에서 '자유연기'를 잘 보시고 같이 해보자고 연락을 해주셨어요." -'찬실이는 복도 많지' 전과 후, 많이 달라졌나요."어우, 많이 달라졌어요. 김초희 감독님이랑 저랑 '그동안 무시를 많이 당하고 살았다. 우리 사람대접도 많이 못 받고'라는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나네요. 하하하.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전의 밤이라는 행사에 간 적이 있어요. 우리는 밥 먹으러 간 자리거든요. 갑자기 상을 준다고 하고, 식사도 스테이크가 나오는 거예요. 감독님이랑 '우리 이런 거 먹어도 돼?'라고 했어요. 저희가 세 부문 수상을 했는데, 감독님이 모든 설움을 씻어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비싼 술 마실 돈은 안 생겼어요. '찬실이는 복도 많지'라는 영화는 진짜 감독님이 피와 땀을 짜낸 작품이에요. 영화 홍보를 하는 동안 저는 다른 경제 활동을 못 했어요. 이름이 나지만 그 명성에 비해…. 하하하."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김영민씨는 '부부의 세계'로 또 백상에 참석했잖아요."후보에 오르셔서 정말 좋았어요. '찬실이는 복도 많지' 뒷풀이 자리에도 오셨어요. 새벽까지 김초희 감독님이랑 저랑 영민 선배랑 셋이 끝까지 남았어요. 말이 나와서 말인데, 영민 선배 진짜 좋은 사람이에요. 일단 정말 잘생겼고요. 두상부터 평범하지 않아요. '찬실이'에서 '난닝구'만 입고 나오지만, 그래도 멋있잖아요." -지금 소속사와는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전주국제영화제에서 '자유연기'가 상영됐는데, 매니저 분이 오셔서 명함을 주시더라고요. 처음으로 매니지먼트사의 명함을 받아봤어요. 연극 선배들이 많이 소속된 곳이라 믿음직했어요. 같이 일한 지는 3년 정도 됐어요." -그렇게 여배우의 삶을 살게 됐네요."여배우가 털털하기 참 힘들죠. 으하하. 그렇게 느껴요. 놓아버릴 수 없는 뭔가가 있어요. '이 정도까지 해야 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운동이고요. 저도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잘 안 돼요. 사람들이 예쁘다고 하는 배우들은 진짜 엄청나게 운동을 많이 할 거예요. 운동뿐 아니에요. 피부과 같은 곳에 가서 관리도 받아야죠. 숍에 가는 것도 익숙하지 않은 일이에요. 저는 숍에 가려면 왕복 3시간 정도가 필요해요. 결론적으로 5시간 정도는 숍에 가서 꾸미는 데 써야 해요. 그리고 촬영장에 가는 거니까, 진짜 시간이 없어요. 저도 어쩔 수 없이 운동을 하고 있어요. 운동을 좋아하는 열정적인 타입이 아니라서 늘 '이렇게까지 해야 해?'라고 물으며 억지로 하고 있습니다.(웃음) 영양제도 하나둘씩 먹기 시작했고요. 식단 관리도 해요. 그런 변화가 조금씩 생기고 있어요. 그게 일이니까 하는 거 같아요." -얼굴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가족들의 반응도 달라졌겠어요."처음에 제가 연기한다고 했을 땐 엄마가 정말 반대했어요. 지금은 아니에요. TV에 많이 나오니까 좋아하세요. 영화도 좋지만, 어른들은 TV에 많이 나오면 좋아하시잖아요." -주변 반응도 달라졌나요."잘 모르겠어요.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대하기 어려워졌어요. 예를 들어, 황석정 언니나 이정은 언니에게 연락을 먼저 할 수 있지만 잘 못 하게 돼요. 사람을 잘 못 만나요. 백상에서 상 탄 직후에는 정말 많은 연락을 받아서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부산에서 회사 다닐 때 만났던 지인들에게도 연락이 왔어요.">>[취중토크③] 에서 계속 조연경·박정선 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 강말금 "월급 150만원 받던 직장인, 서른에 시작한 연기로 여기까지" [취중토크②] 강말금 "여배우의 삶? 정말 할 일 많은 직업이죠" [취중토크③] 강말금 "나는 마흔 셋 신인…여러분 안 하면 후회합니다!" 2020.10.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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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③] 강말금 "나는 마흔 셋 신인…여러분 안 하면 후회합니다!"

특별한 신인이다. 서른 살에 연기에 입문해 한국 나이로 마흔 셋이 되는 해에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름처럼 맑은 앞날이 펼쳐진 배우 강말금(41)이다. 지난 6월 열린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김초희 감독)'로 영화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뭉근하게 졸여낸 딸기잼처럼, 은근하게 웃음을 선사하는 이 영화에서 능청스러운 연기로 주인공 찬실이를 표현했다. 실제로 찬실이라는 인물이 어딘가 살아 숨 쉬고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을 줄 만큼, 리얼한 생활 연기를 펼쳐 극찬받았다. 판타지적 요소 또한 가진 작품이지만, 현실에 발붙여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강말금의 생활 연기가 큰 공을 세웠다. 대체 어디서 무얼 하다 이제서야 나타난 신인일까. 그 사연을 듣자면 영화 한 편, '인간극장' 뚝딱이다. 부산 출신으로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교 시절 연극 동아리 회장을 맡았으며, 대학교 졸업 후에도 선뜻 배우가 되려는 결심이 서지 못해 매일 방황했다. 그러다 서른 살에 극단에 들어가 별별 일을 다 해봤고, 마흔 살에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의 단편 영화를 찍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만난 이가 찬실이다. 버텨내는 낮과 고민하는 밤을 10여년 보내고 나니 배우로 불릴 수 있게 됐다. 강말금과 백상 이후 넉 달 만에 만나 술잔을 기울였다. 자서전 하나 나올 만큼의 서사를 가진 그이지만 알고 보면 그냥 옆집 언니다. "소주는 마치 헤어진 애인 같다"며 소주잔 비우기를 멈추지 않았고, "다이어트 해야 한다"면서 요즘 즐겨 하는 '홈트'를 소개했다. 얼마 전에 배우 배두나를 만나서 전화번호를 교환했다며 자랑했고, 동네 뒷산 산책의 즐거움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마무리로는 연애 상담까지. 배우이자 옆집 언니 강말금과의 취중 수다는 밤까지 끝나지 않았다.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것도 쉽지 않을 거예요."영화를 찍을 땐 모니터링을 할 시간이 있어요. 찍힌 각도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걸 체크해서 고칠 수 있어요. 드라마는 아니에요. 모니터링할 여유가 없어요.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그래서 대단한 것 같아요. 예쁘게 보여야 하는데 또 연기도 잘해야 해요. 모두에게 만족을 줘야 하죠. 정말 어려워요." -연기를 하지 않을 때는 뭘 하나요. "그냥 집안일 하다 보면 하루가 다 가요.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배가 고프니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요. 하하. 일어나서 공복으로 동네 뒷산에 갔다 와서, 식사를 하면 벌써 오후 2시에요. 그러다 어영부영 해가 져요. 급하게 운동을 하고 저녁 식사까지 챙겨 먹으면 하루가 끝나요." -예명인 강말금, 참 예쁜 이름이에요. "국문과를 나왔는데, 과 친구가 예명으로 지었던 이름이에요. 그 친구가 인터넷 사이트 같은 데서 쓰던 닉네임이었는데 안 쓰기에 달라고 했죠. 당시에 저는 모래를 이름으로 활동했죠. 모래라니, 좀 웃기죠? 하하하. 말금이라는 이름이 조금은 촌스럽기도 해서 좋아요. 엄마는 세련된 이름이 아니라 싫어했지만요. 20대에 제가 지질하게 지내서, 새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어요. 처음엔 다른 이름을 가진다는 게 민망했어요. 주변 사람들이 불러주기 시작하니까, 또 그게 제 이름이 되더라고요." -연극은 계속할 예정인가요. "무대에 설 수 있으면 계속 서고 싶어요. 사실 연극을 했다고 하긴 민망해요. 시간적 이유로 출연 거절을 몇 차례 한 적도 있고요. 그래도 살면서 계속 연극 무대에는 서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연극 연습을 하는 거 자체가 정말 좋아요." -이제 결혼을 생각할 나이이기도 하죠. "혼기를 놓친 것 같아요. 김초희 감독님과 '우리 혼기 놓쳤다'는 이야기 많이 해요.(웃음) 그 깨달음을 얻은 때가 38살이었어요. 주변에 '소개팅 좀 시켜줘'라고 엄청 졸랐죠. 뒤늦게 연기를 시작하고 극단에 들어가고, 그런 과정이 길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비혼을 선언한 적도 없고, 아이를 낳지 않을 거라고 선언한 적도 없어요. 연극만 했는데 그렇게 됐어요. 너무 늦게 깨달은 거죠. 소개팅을 많이 했는데, 좋은 분이 나와도 제가 마음이 안 가더라고요. 대화가 잘 안 통해서요. 그러다 마흔셋이 됐으니, 혼기를 놓쳤죠." -차기작이 줄줄이 대기 중이라고요. "영화 '소울메이트'에 잠깐 나와요. 드라마 '날아올라라 나비'는 특별출연이에요. '마우스'라는 드라마에도 나오는데, 분량은 적어요. 독립영화도 하나 찍을 예정이고,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에도 잠깐 나올 예정이에요. 참, '고요의 바다' 고사 자리에서 배두나 씨를 만났어요. 정우성 선배 만난 것보다 더 좋았어요.(웃음) 전화번호도 받았어요. 자랑하고 싶어요. 으하하. 정우성 선배는 실제로 보니 눈이 엄청 크시더라고요. 백상 자리에서도 진짜 많은 톱스타 분들이 계시는데, 정우성 선배만 눈에 보였어요. 멀리서 봐도 '딱 정우성'이죠." -정말 바쁘네요."그래도 '미씽'이 끝나서 한숨 돌리고 있어요. 네, 뭐 물고기도 한 철이고요.(웃음) 그동안 땅만 팠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죠."' -늦게 시작한 연기로 여기까지 왔잖아요. 나이나 시기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조언해본다면요. "저는 참 힘들었어요. 지금은 좋은 때죠. 사람들이 배우라고 믿어주니까요. 예전엔 누가 나를 배우라고 불러줬으면 했어요. 그게 뭐라고 그렇게 되고 싶었을까요. 그게 뭐라고 그게 되기 위해서 엄마도 버리고 언니도 버리고. 그런 고민을 하면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갈등의 시간이 행동하는 시간보다 길었던 것 같아요. '그 과정이 그렇게 가치 있었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복잡해요. 쉽지 않아요. 근데 그냥 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렇게 복잡하게 말하지만, 윤여정 선생님이 '찬실이는 복도 많지' GV에서 하신 말이 있어요. '안 하면 후회하니까 해!'라고요." 조연경·박정선 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 강말금 "월급 150만원 받던 직장인, 서른에 시작한 연기로 여기까지" [취중토크②] 강말금 "여배우의 삶? 정말 할 일 많은 직업이죠" [취중토크③] 강말금 "나는 마흔 셋 신인…여러분 안 하면 후회합니다!" 2020.10.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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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①] 강말금 "월급 150만원 받던 직장인, 서른에 시작한 연기로 여기까지"

특별한 신인이다. 서른 살에 연기에 입문해 한국 나이로 마흔 셋이 되는 해에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름처럼 맑은 앞날이 펼쳐진 배우 강말금(41)이다. 지난 6월 열린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김초희 감독)'로 영화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뭉근하게 졸여낸 딸기잼처럼, 은근하게 웃음을 선사하는 이 영화에서 능청스러운 연기로 주인공 찬실이를 표현했다. 실제로 찬실이라는 인물이 어딘가 살아 숨 쉬고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을 줄 만큼, 리얼한 생활 연기를 펼쳐 극찬받았다. 판타지적 요소 또한 가진 작품이지만, 현실에 발붙여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강말금의 생활 연기가 큰 공을 세웠다. 대체 어디서 무얼 하다 이제서야 나타난 신인일까. 그 사연을 듣자면 영화 한 편, '인간극장' 뚝딱이다. 부산 출신으로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교 시절 연극 동아리 회장을 맡았으며, 대학교 졸업 후에도 선뜻 배우가 되려는 결심이 서지 못해 매일 방황했다. 그러다 서른 살에 극단에 들어가 별별 일을 다 해봤고, 마흔 살에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의 단편 영화를 찍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만난 이가 찬실이다. 버텨내는 낮과 고민하는 밤을 10여년 보내고 나니 배우로 불릴 수 있게 됐다. 강말금과 백상 이후 넉 달 만에 만나 술잔을 기울였다. 자서전 하나 나올 만큼의 서사를 가진 그이지만 알고 보면 그냥 옆집 언니다. "소주는 마치 헤어진 애인 같다"며 소주잔 비우기를 멈추지 않았고, "다이어트 해야 한다"면서 요즘 즐겨 하는 '홈트'를 소개했다. 얼마 전에 배우 배두나를 만나서 전화번호를 교환했다며 자랑했고, 동네 뒷산 산책의 즐거움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마무리로는 연애 상담까지. 배우이자 옆집 언니 강말금과의 취중 수다는 밤까지 끝나지 않았다. -취중토크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이 얼마나 되나요. "소주 한 병입니다. 더 먹으면 탈이 나요. 안주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는 해요. 소주는 감자탕이나 곱창전골과는 많이 마실 수 있어요. 그렇게 먹으면 두 병 넘게 마셔도 다음날 탈이 잘 안 나요. 사실 소주는 어떤 안주랑 먹어도 잘 어울리긴 하지만요.(웃음) 제가 어느 해부터 장염에 매년 걸리더라고요. 이상하게 소주와 함께 장염이 와요. 그래서 소주는 질척거리는 헤어진 애인 같달까요. 정말 좋아하는데 탈이 나니까 계속 질척거리기만 하게 되네요." -연극 하던 배우들은 또 술과 떼려야 뗄 수 없죠. "항상 연극 연습 끝나고 나면 술이 먹고 싶더라고요. 30대 때에요. 영원히 그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하하하. 지금은 조심하면서 마시려고 하죠. 황석정 언니, 이정은 언니와 연극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엄청 자주 술 마신 기억이 나네요. 정말 재미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누군가 그 술값을 냈겠죠? 거기서 저는 배우가 아니라 조연출이었는데, '저 친구가 마음고생을 했겠구나'란 생각을 했나 봐요. 언니들이 술도 많이 사주시고, 많은 사랑을 줬어요." -영화에서 찬실이를 보다가, 시상식장에서 만난 여배우의 아름다움에 깜짝 놀랐네요."저도 놀랐어요.(웃음) 오랜만에 숍에 가서 단장을 좀 했어요. 드레스는 스타일리스트가 골라줬고, 여러 개 중에 제가 최종 선택했어요. 그런 큰 자리는 처음이었어요. 조심스러웠죠. 저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성격이에요. 젊었을 때 그런 자리에 갈 수 있었으면 설레고 신났을 텐데, 지금은 '소소한 게 좋다'는 대사처럼 집에 있거나 친구랑 맛있는 거 먹는 게 좋아요. 지금은 '대외적인 자리에 가면 까불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어요." -찬실이와 달리 차분한 성격인 것 같아요."원래 차분한 사람을 감독님이 찬실이로 만든 거예요. '제가 이런 성격을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을 정도예요. 감독님은 해이고 저는 달이에요." -연기를 뒤늦게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대학 2학년 때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처음이었어요. 저는 부산대 국문과를 나왔는데, 잘 사는 집안의 딸도 아니었고 아버지도 아프셨어요. 당시엔 제가 배우를 한다고 하면 모든 사람이 하지 말라고 했어요. 정확한 캐릭터가 없는 사람이었거든요. 배우를 하겠다는 말을 저 자신에게도 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대학교 4학년이 됐을 때, 극회 회장을 하고 있어서 그 맥락으로 부산에서 연극을 하는 분들을 알게 됐어요. 문화 기획을 하시는 분이 같이 일하자고 한 적도 있고요. 쉽게 도전하지는 못했죠. 한 달 수입이 일정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 집에서는 월급을 받는 일 이외의 직업은 상상하지 않았고,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언니가 혼자 돈을 벌었어요. 제가 연습을 하러 가던 길에 엄마가 '못 간다'고 해서 결국 연습을 못 가고 기회가 끊어졌어요. 이후에 그냥 취준생으로 살다가 150만원 월급을 준다고 해서 무역 회사에 입사했죠. 퇴근 시간만 기다렸어요. 150만원을 시급으로 계산했더니 당시 아르바이트 시급보다 많은 거예요. 그렇게 버텼어요. 괴로움 속에서 밤마다 술을 먹었어요.(웃음) 입사 후 6개월 후에 회사를 그만두려고 생각하니 '한 달에 적금을 얼마 넣고, 얼마를 지출하는지'가 이미 다 정해져 있더라고요. 엄마가 정말 행복해하면서 아침마다 갈비 구워주는 얼굴도 기억이 났고요. 그 회사가 1년 반 후에 문을 닫았고, 그다음 회사에 가서 또 1년 반을 다녔어요. 그때도 매일 술 마시고, 당시 남자친구가 '도저히 안 되겠다'면서 헤어지자고 한 적도 있어요. 하하하. 눈물 병이 굉장히 커졌어요. 회사 갈 때마다 눈물이 나면 한 바퀴 휙 돌면서 눈물 닦고. 먹는 걸 좋아하는데 밥도 안 먹었어요. 같이 일하던 소장님에게 '내가 이 상태론 그만둬야 하는데, 그만둘 힘이 없다'고 말씀드렸어요. 소장님이 절 이해해주시고, 다음날 '서울에 자리가 하나 났는데 가라'고 해주셨어요. 그렇게 서울에 와서 1년 반 넘게 일하다가 서른살 되던 해 2월에 그만두고, 극단에 메일을 보내서 들어가게 됐어요. 정말 행복했어요. 근데 들어가서 알았죠. 이제 시작이라는 걸.(웃음)" -극단 생활은 어땠나요."극단에서 저는 숙소 생활을 했어요. 복지가 좋은, 이상적인 극단이었어요. 제가 극단 무대에서 본 배우는 3명 정도에요. 근데 그 숙소엔 13명이 있었어요. 계속 연습생처럼 있던 사람들이죠. 그래서 놀랐어요. 연기 수업을 많이 하는 극단이었는데, 서울말 억양 하나 정도 연습해서 연기하던 사람인데, 진짜 여러 서울말을 연습했어요. 얼마나 어색했겠어요. 선생님이 대사를 하나 주고 사람들 앞에서 읽어보라는 거예요. '이런 게 극회 출신의 비극이다'라는 평을 들었어요. 그 이후로 또 1년 동안 입을 잘 떼지 않고 술로 세월을 보냈죠. 하하하. 거기서 2년 반 동안 있었어요. 대사 있는 역할은 한 번도 못했어요. 좋은 연극을 많이 하던 곳인데, 극단 사정이 점점 안 좋아졌어요. 대학로에 가면 끊임없이 새로운 연극을 하는데, 그게 참 힘들어요. 저희 극단은 좋은 고전 같은 연극을 하나 만들어서 계속 변형을 하고자 하는, 이상이 있는 곳이었어요. 제가 있을 때 배우 두 명을 유학 보내주기도 했어요. 근데, 지원금이 잘 안 들어온 거예요. 상황이 어려워지니까 배우들도 아르바이트를 나갔어요. 저는 '스펀지'라는 예능프로그램에 재연 코너를 나가게 된 거예요. 가서 한 번 찍었는데, 두 번째는 주연으로 부르더라고요. 극단에서 변변한 역을 못하다가 TV에 나갔더니 좋은 거죠. '이게 가능하다. 내가 아무것도 못하는 줄 알았는데 이걸 할 줄 아네'라고 생각했어요. 필름메이커스라는 사이트에서 지원을 해서 그 해만 단편 영화 10편을 찍었어요.">>[취중토크②] 에서 계속 조연경·박정선 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 강말금 "월급 150만원 받던 직장인, 서른에 시작한 연기로 여기까지" [취중토크②] 강말금 "여배우의 삶? 정말 할 일 많은 직업이죠" [취중토크③] 강말금 "나는 마흔 셋 신인…여러분 안 하면 후회합니다!" 2020.10.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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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①]오정세 "강하늘, 먼저 마음 열고 다가와 고마웠다"

오정세(43)는 '마성의 배우'로 불린다. 그만큼 연기에 있어서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떤 배역을 소화하든 극의 몰입도를 한층 올리니 제작진은 물론 시청자들 사이에선 '이름값을 배신하지 않는 배우'로 통한다. 연기에 대한 칭찬은 그가 드라마 판에서 입지를 다지기 시작했을 때부터 주변 배우들로 하여금 나오던 이야기다. 한 번 호흡을 맞춘 배우들은 오정세의 매력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인성과 연기력을 갖추고 있으니 누가 그를 마다할까. 5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 조연상 수상자로 다시 만난 오정세. 단란한 분위기 속 수다의 장을 열었다. 조용조용하지만 그 안에 재치가 숨겨져 있었다. 단단한 내공이 느껴졌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이 있었다. 한 번 무엇인가를 시작하면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었다. 그래서 24년 동안 다른 길을 보지 않고 한 길만 팔 수 있었던 것. 지금의 성공은 한눈팔지 않고 오로지 한 길만 보고 달려온 그에게 주어진 노력의 대가였다. -취중토크 공식질문입니다. 주량은 어떻게 되나요. "맥주 500cc 두 잔 정도 마셔요. 소주는 반 병이요. 생각보다 잘 못 마셔요." -술버릇이 있나요."맥주 1000cc를 마시면 용감해지는 정도예요. 용기가 생겨요. 씩씩해지죠. 딱 한 번 필름이 끊겨봤는데 기분이 너무 안 좋고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그 이후로는 적당히 마셔요. 그리고 몸이 먼저 힘들어서 더 마시고 싶어도 못 마시는 게 있어요. 20대 때도 몸이 먼저 그랬어요." -자주 만나는 술친구가 있나요. "주변 친구들이 술을 잘 못 마셔서 카페 가거나 집에서 만나거나 그래요. 카페에서 요즘은 잘 못 보는데 만나면 배우 최강희 씨·최다니엘 씨·(이)선균이 형 등을 만나요. 다니엘이랑은 예전에 서로 안 좋은 일 있을 때 같이 술을 마신 적이 있어요. 그때 2만 8000원이 나왔는데 그 정도면 둘 다 만취가 되는 수준이에요. 서로 계산하겠다고 하고, 택시 잡아주겠다고 하고.(웃음)" -늦었지만 백상 수상 다시금 축하드립니다. 이름이 새겨진 트로피와 처음 마주했네요. "집에 가서 다시 한번 보려고 해요. 자세히 보고 싶네요." -보통 사람들에게 위안을 준 인상 깊은 수상 소감이었어요. "사실 무대 공포증이 심해요. 백상 때도 수상 소감을 할 때 내면에서는 두 세 번 그만 해야 한다고 했는데 꾸역꾸역 참고한 거였어요.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준비해서 갔는데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중간에 끊긴 애매한데 끝까지 해보자 마음을 다지며 힘들게 완주한 거예요. 어떤 자리를 가더라도 기본적으로 준비를 하는 편이에요. 기대감 때문이 아니라 혹시라도 탔을 때 1분의 시간이 의미 있길 바라서 준비하는 거예요. 전파 낭비가 되면 서로에게 불편할 것 같아서요. 누군가 만나러 갈 때도 메모를 하거나 준비를 하고 만나요." -강하늘 씨가 오정세 씨를 만나 자신이 '성덕'이라고 하더라고요."하늘이가 촬영할 때 먼저 다가와서 친해지고 싶다고 인사했어요. 이전에도 시사회 같은 곳에서 만나면 먼저 마음 열어줬어요. 그렇게 마음을 표현하니 수줍었지만 기분 좋게 마음을 연 친구예요." -평소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인가요. "초반엔 조심스러워하는 것 같아요. tvN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이하 '사이코지만') 할 때도 (김)수현이랑 (서)예지랑 초반 한 달 동안 말을 못 놨어요. '수현 씨' '예지 씨'라고 불렀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후배들 입장에서 제가 벽을 친다는 느낌이 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의도적으로 말을 편하게 하려고 했어요. 근데 진짜 초반엔 말을 어떻게 놔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촬영장에서 선배의 위치가 편한가요. 후배의 위치가 편한가요. "초반엔 다 불편해요.(웃음) 그냥 그게 초반이라서 불편한 것 같아요. 처음 누군가를 만나는 거고 작품과도 처음 만나는 거잖아요. 캐릭터와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이라 불편하고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서 첫 만남, 첫 리딩, 첫 촬영에서 가장 긴장하고 힘들어하는 편이에요. 조금씩 만나면서 마음을 열어가죠." -tvN 드라마 '지리산'도 첫 리딩 때 엄청 떨렸겠어요. "진짜 처음이 제일 싫어요. '지리산' 때는 작가님이나 감독님이 (배우들 자체가) 부담을 가지지 않도록 배려했어요. 편안하게 첫 리딩을 하면서 서로 얼굴을 트는 자리였어요." -전지현 배우와는 두 번째 만남이죠.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2004)에서 파트너 형사로 호흡을 맞췄어요. 이번에 오랜만에 재회한 건데 정말 반갑더라고요. 다음에 세월이 또 흘러 재회하면 더 신기할 것 같아요." -1년 내내 쉼 없이 일하고 있네요. "그렇진 않아요. '사이코지만' 끝나고 한 달 넘게 좀 쉰 것 같아요. JTBC 드라마 '모범형사'는 사전 제작이라서 겨울에 모든 촬영이 끝났으니까요." -극과 극 캐릭터였던 두 작품이 함께 방송되니 느낌이 묘하더라고요."색깔이 너무 다르니까 보는데 방해가 돼 시청자들이 몰입이 안 될 수 있잖아요. 상태는 하얗고 종태는 까만색이니까 종태의 까만색 한 방울만 떨어져도 상태를 볼 때 집중하기 어렵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초반엔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들 인물로 구분해 시청해줘 다행이에요.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다른 작품은 끝나면 자연스럽게 빠져나와서 일상으로 돌아오는데 '사이코지만'은 좀 달랐어요. 의도와 다르게 상태가 계속 남아 있어요. 애정도 많았고 준비도 많이 했고 걱정도 많이 했던 인물이라 그런가 봐요." 〉〉2편에 계속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사진=박세완 기자 영상=박찬우 기자 [취중토크①]오정세 "강하늘, 먼저 마음 열고 다가와 고마웠다"[취중토크②]오정세 "'동백꽃' 임상춘 작가, 차기작 47번째 역할도 OK"[취중토크③]오정세, 데뷔 24년 슬럼프 없었던 이유 "긍정적 사고" 2020.10.1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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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비하인드]박나래, '오늘도 즐겁게 살고 있는 그녀'를 만나다

취중비하인드는 일간스포츠의 연재코너 '취중토크'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사진을 통해 좀 더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는 코너 입니다. 뼈 속까지 개그맨이였다. 지난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예능상을 수상후 오랜만에 재회였다. 여전히 첫 만남에는 수줍게 인사하던 그였지만 촬영에 들어가자 이내 개그맨으로서 본성(?)이 드러났다. 시상식장에서도 남달랐다. 블랙 앤 화이트로 가득 채워진 자리에서 가장 화려하고 강렬한 스타일링으로 제일 작았지만 제일 눈에 띄었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웃음을 주는 그런 개그맨이였다. 어느덧 박나래는 취중 인터뷰 단골 손님이 됐다. 세 번을 만났고, 매번 유쾌한 에너지를 전달했다. 여자 연예인으로서 예쁨을 포기하고 우스쾅스러운 포즈를 많이도 보여준다. 그러나 그 모습이 박나래고 가장 예쁘다. '즐겁게 살자'라는 인생의 모토를 열심히 실천중인 그와 함께한 취중 비하인드를 지금 공개합니다. 박나래는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여자 예능상을 수상했다 호명된 순간부터 눈물을 흘렸다 유느님과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이제는 울음 뚝! 나는 개그맨이다 백스테이지에서도 이어지는 개그본능 매력적인 그녀 며칠후...... 트로피를 수줍게 열어보는 박나래 설레이는 언박싱 수줍게 한 컷 수줍게(?) 또 한 컷 수...수줍? 수...줍 아니 높...아지는 수위 한껏 느끼는 수상의 맛 취...한거 아닙니다 인생의 모토가 "즐겁게 살자"라는 박나래 "하루를 살더라도 재미있게 살고 싶다"라는 모토를 그 누구보다 확실히 실천하고 있는 작은거인 박나래를 응원합니다 park.sewan@jtbc.co.kr /2020.10.05/ 2020.10.05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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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비하인드]‘나의 특별한 트로피'와 함께… 이광수 취중 미공개컷 공개

취중비하인드는 일간스포츠의 연재코너 '취중토크'에서 다 보여주지 못한 사진을 통해 좀 더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는 코너 입니다. 지난 ‘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부문 남자조연상을 수상한 이광수를 시상식이 끝나고 한 달 후 한남동에서 만났습니다. 영화 '나의 특별한 형제’로 백상 트로피에 이름 세 글자를 새긴 그는 트로피를 받자 오랫동안 만지작거렸습니다. “아직도 실감이 안나요” 트로피를 받아들고 그가 처음 내뱉은 말이었습니다. 수상소감에서 “죄송합니다”와 신하균 이야기만 했던 그에게 못다한 소감을 아쉬움 없이 해달라고 청했지만 정작 본인은 “하고 싶은 말을 하고 내려왔다”며 수줍게 웃었습니다. 사진 촬영에서 이광수는 유쾌했습니다. 트로피를 옆에 두라는 기자의 요청에 “거짓말이죠?”라며 쑥스러운듯 투정을 부리다가도 이내 능청스러운 표정으로 포즈를 잡는 등 현장의 분위기를 밝게 이끌었습니다. 이토록 귀엽고 유쾌한 이광수의 취중비하인드 사진을 지금 공개합니다. -이광수는 영화부문 남자조연상을 수상했습니다 -얼떨덜한 표정의 이광수 -"죄송하다"는 말만 하염없이... -한 달 후 ... -이광수 이름 세글자를 새긴 트로피와 함께 만난 그 -기쁨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모델 출신답게 능숙한 포즈 -나의 특별한 트.로.피와 함께 -사각지대 없이 존재감 뽐내는 '나의 특별한 트로피' -이 정도면 애착 트로피? -놓치지 않을 거예요 -이어지는 술자리에서 존재감 뽐내는 미소 -맥주를 부르는 눈빛 -광고를 부르는 미소(보고있나요? 광고주님들?) -오늘 맥주 한 잔 어때요? -원샷을 요청하는 여심스틸러의 그윽한 눈빛 -짠도 스윗하게 하는 그런 남자 -아직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는 그 -이윽고... -오늘 집에 안가는거죠? -술자리가 즐거운 그였습니다 박세완 기자 park.sewan@jtbc.co.kr / 2020.09.04/ 2020.09.0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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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 강하늘 "헌신했던 '동백꽃' 다신 못 만날 작품이에요"

이렇게 한결같은 배우도 드물다. 인터뷰 현장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함께 90도 인사부터 건넸다. 현재 살이 쏙 빠질 만큼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빼곡한 영화 촬영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음에도 기꺼이 취중토크 자리에 함께 한 강하늘(31)은 피곤함은 전혀 드러내지 않은 채 특유의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뽐내며 '강하늘이 있는 현장'의 분위기를 단번에 완성했다. 전해지는 미담보다 더 매력적인 본체. 사랑할 수 밖에 없고 사랑받을 줄 아는 존재감이다. "제5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최우수연기상 주인공을 위해 마련된 자리다"는 한 마디에 내저은 손사레만 수십번. 짝꿍처럼 바로 옆자리에 세워둔 트로피를 만지작거리면서 "근데 이거 여기에 계속 두고 해야 하는거죠?"라며 쑥쓰러움과 민망함에 몸둘바를 몰라 하는 모습도 딱 강하늘이다. "강하늘과 이변은 정말 어울리지 않는 단어인데 말입니다, 하하" 스스로 '이변'이라 표현할 정도로 "현실감없는 수상"이라고 강조한 강하늘은 "지금도 몰래카메라 같다"며 겸손을 넘어선 솔직한 속내를 거짓없이 드러냈다. KBS 2TV '동백꽃 필 무렵'은 '동백꽃 필 무렵'의 구성원들에게도, 또 이를 지켜본 시청자들에게도 평생의 '인생작'으로 기억 될만한 작품이다. 그 중심에서 강하늘은 '강하늘이 아니면 안 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용식으로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좋은 '결과'까지 얻으며 완벽한 해피엔딩을 맞이했지만 강하늘은 '과정'에 조금 더 집중했다. "'동백꽃 필 무렵'이라는 현장 안에 나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어요. '평생 이런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감히 생각해요." '군백기'의 우려 또한 강하늘을 야무지게 비켜갔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배우 강하늘'의 위치를 탄탄히 다져놓고 군 복무를 자청했던 강하늘은 전역 후에도 잠시간의 공백을 120% 채우며 탄탄대로 꽃길만 걷고 있다. "내심 기대했던 군 생활이었는데 단 2주만에 후회가 밀려와 저도 놀랐어요. 마음 다스리는 법을 새롭게 깨우쳤고, 다양한 사람들과 각자 삶의 역사를 알게 됐죠. 다시 가라면 '절대' 가고 싶지 않지만, 배운건 정말 많아요." 뭐 하나 허투루 버리지 않은 시간이 강하늘을 또 한번 성장시켰다. 드라마, 연극, 예능까지 쉼없이 달린 강하늘은 '비와 당신의 이야기' '해적: 도깨비 깃발' 두 편의 영화를 통해 스크린 컴백도 앞두고 있다. '해적: 도깨비 깃발' 촬영으로 인해 스포일러상 (과감한) 헤어스타일은 잠시 감출 수 밖에 없었지만, 살짝 엿본 비주얼은 기대해도 좋을만큼 강하늘과 찰떡이다. "제가 워낙 집돌이이긴한데, 작품없이 여유롭게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조금씩 하고 있어요. 팬들과의 만남은 그 언젠가 깜냥이 된다면?(웃음) 매일을 재미있게 살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늘 즐거울 사람, 새파란 하늘처럼 맑은 강하늘이다. ※취중토크①에서 이어집니다. -'동백꽃 필 무렵'은 어떤 의미의 작품으로 남을까요. "시청률이 잘 나왔고, 상도 받았고 많은 분한테 사랑받았던 작품이죠. 그건 부정할 수 없는데 그것보다 작품을 만드는 분위기가 좋았어요. 드라마를 찍으면서 영화 찍는 기분이었고 많은 분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기뻤어요. 한신 한신 만들어가는 느낌이었어요. 많은 분이 작품을 사랑했고 헌신적이었죠. 우리도 헌신적이기 위해 노력했어요." -'참여' 자체에 굉장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아요."맞아요. 때론 '상 받았으니까 해피엔딩~' 하면서 오히려 다른 부분들이 감춰지는 경우가 있는데 '동백꽃 필 무렵'은 저에게 그 정도로 표현할 수 있는 작품은 아니에요. 그 이상이죠. 제 생각이지만 앞으로 이런 작품을 만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이제 못만나지 않을까? 또 만나기 힘들지 않을까?' 계속 그런 마음을 품고 있어요."-극 중 캐릭터 황용식과의 싱크로율도 굉장히 높았죠."워낙 임상춘 작가님이 대본을 잘 써줘서 가능했던 것 같아요. 제가 편할 수 있게끔 만들어줬거든요." -'인생캐릭터'라는 평가도 쏟아졌고요."감사하죠. 근데 저에게는 용식이도 인생캐릭터였고, 그 전에 했던 모든 작품 속 캐릭터들 역시 인생캐릭터라 생각해요. 어떤 캐릭터를 연기하든 그 순간에는 그 캐릭터를 가장 사랑하니까요. 하지만 용식이에게 조금 더 의미를 부여하는건, 역시 작업의 재미였어요. 정말 많은 인물들이 나오는데 다 함께 가치있게 만들고자 했던 그 순간이 용식으로서 행복했고, 평생 잊을 수 없을 거예요." -대본받을 때마다 설렘 가득이었다고요."(오)정세 형이나 (전)배수 선배님, (이)정은 선배님이 다음 대본을 엄청나게 기다렸어요. 저도 읽으면서 '어떻게 이런 글이 자꾸 나오지?' '이건 작가님이 절대 한 분이 아니다'란 생각이 들 정도였죠. 연기를 해야 할 연기자가 다음 대본을 기다릴 정도면 애정이나 믿음은 더 말할 필요도 없는 거예요. 대본받을 때마다 기분 좋고 신기했어요."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정세 형에게 너무 감사했던 게 지금까지 참여한 작품이 100개가 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촬영할 때 그 많고 많은 작품 안에서 '이 작품이 정말 기억에 남고 남고 남을 작품'이라고 하더라고요. 정세 형은 항상 진심으로 말하는 스타일이에요. 그 말을 듣는데 마음 한구석이 울컥하더라고요." -오정세 배우의 팬이라고 밝히기도 했죠. "형이 '미생' 때 잠깐 나온 적이 있어요. 그때 촬영장에 가서 '오~오!' 하면서 봤어요. 그러다 이번에 함께 촬영하게 됐어요. 먼저 다가가서 '형의 팬인데 친해지고 싶다'고 했어요. 형이 제 마음을 받아줬어요. 성덕이 됐죠.(웃음) 근데 정세 형만 좋아하는 건 아녜요. 정은 누나도 좋아하고 배수 형님도 좋아하고 다 사랑합니다." -여행 예능과 인연이 깊어요. 촬영으로 가는 여행들은 어땠나요. "최근 JTBC '트래블러-아르헨티나'(이하 '트래블러')는 좀 달랐어요. 일단 피디님과 작가님부터가 진짜 여행을 꿈꿨거든요. 그런 가운데 카메라만 있는 거고 뭘 해보자는 특별한 얘기는 없었어요. 그냥 우리끼리 편하게 여행하면 됐거든요. 그래서 진짜 재밌었어요. 카메라 있는 걸 생각하지 못하고 장난치고 그랬거든요." -아르헨티나가 정말 신비롭고 아름답더라고요. "처음에 가방을 싸는데 긴팔, 반팔, 바람막이 그리고 패딩을 준비하라고 하더라고요. '아니 무슨 나라를 12일 동안 여행을 가는데 사계절 옷을 다 준비하지?' 했는데 진짜 사계절을 다 경험했어요. 위에서 내려갈수록 추워지더라고요. 진짜 변화무쌍하고 아름다웠어요." -소고기가 진짜 싸더라고요. "아직도 기억나요. 2kg을 샀는데 9000원이었어요. 물가가 20배 오른 가격이래요. 아르헨티나 분들은 물가가 너무 올라서 지금 힘들어해요. 오른 가격인데 한국과 비교하면 소고기 값이 싸죠. 왜 싸냐고 물어봤더니 아르헨티나는 나라 인구보다 소가 많다고 하더라고요." -첫 만남은 어색하지 않았나요. "(안)재홍이 형은 영화 '스물' 때 만났고 술자리에서도 만난 적이 있었어요. (옹)성우랑은 진짜 처음이었는데 성격이 너무 좋더라고요. 남을 배려하는 게 몸에 배어있는 느낌이었어요. 덕분에 편했고 셋이서 정말 즐겁게 여행을 했어요." -본격적인 여행 전 설렘이 컸겠어요. "폐쇄공포증이 심해서 나 때문에 다른 사람들까지 불안하게 만들까 봐 걱정했어요. 나 혼자만 힘든 걸 해결하면 되는데 너무 착한 사람들이라 내가 힘들어하면 걱정하고 도와주려고 할 텐데 그런 상황 자체를 만들고 싶지 않더라고요. 가기 전까지도 정말 많이 고민했어요. 어쨌든 별문제 없이 갔다 와서 다행이에요. 재홍이 형과 성우랑 같이 가서 리프래시를 많이 하고 돌아왔어요. 정말 행복했어요." -백상에서도 옹성우씨 옆자리였어요. "성우가 옆에 있어 다행이다 싶었어요. 거리두기 때문에 다들 떨어져 앉아 있었는데 그것 자체가 혼자 동 떨어진 기분이 들었고, 가만히 있어야 하니 더 민망하더라고요. 근데 성우가 곁에 있으니 얘기도 나누고 장난 칠 수 있어 좋았죠." -돌아와서 곧장 '환상동화' 공연을 했죠. "첫 시작부터 무대 위였고 처음에 매체를 시작하게 된 이유도 무대 때문이었어요. 연극을 끊을 수 없어요. '동백꽃 필 무렵'이 많은 분에게 사랑을 받게 되면 바로 연극을 해서 내가 하는 연극을 좀 더 많은 분이 볼 수 있게 하자고 생각했는데 진짜 작품이 잘 됐어요. 그래서 바로 연극을 했죠. '트래블러'는 셋의 스케줄을 맞춰야 하잖아요. 전 군대 다녀와서 '동백꽃 필 무렵'만 했으니 시간을 빼기 어렵지 않았는데 셋의 모든 걸 맞춰야 하니 그때뿐이었어요. 근데 그때 공연 연습을 해야 무대 위에 올라갈 수 있었어요. 며칠 제가 먼저 돌아오는 걸로 절충해서 다녀온 거예요. 뮤지컬이 아니라 연극이다 보니 대사량이 진짜 많았어요. '트래블러' 가서도 대본을 외울 수밖에 없었어요." -공연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네요. "솔직히 말하면 소속사라는 게 있잖아요. 소속사적으로 봤을 때 공연은 손해죠.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데 수익은 딱히 만족스러운 수준이 아니니까요. 오로지 제 욕심이에요. 제 욕심으로 밀어붙여서 하고 있는 것인데 이 정도의 욕심은 하고 싶어요. 처음 시작이 연극이었고 어머니, 아버지도 연극을 했어요. 수익 창출이나 이런 걸 떠나서 연극을 안 하게 되는 건 제게 좀 다른 의미인 것 같아요. 모든 톱니바퀴가 잘 굴러간다면 연극을 계속하고 싶어요." -현 소속사 티에이치컴퍼니가 처음엔 강하늘 배우의 1인 소속사로 주목받았죠. "1인 소속사라뇨? 정말 아닙니다! 그런 거 할 깜냥이 아닙니다!(웃음) 정말 특별한 이유는 없었고 성격상 흘러가는 대로 가는 편이에요. 어떤 것들에 있어 너무 크게 반응하면 항상 다른 쪽에서 문제가 터지더라고요. 그래서 내가 최대한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이라면 흘러가는 대로 가는 편이에요." -많은 변화를 추구하는 편은 아닌 것 같아요. "생각을 하면 자꾸 생각만 하게 돼요. 물론 살면서 생각해야 할 부분은 있죠. 근데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면 생각 속에 파묻히게 돼서 손끝 하나 움직이도 힘들어지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어떤 일에서는 생각하지 말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하는 게 더 나은 상황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요즘 고민이 있나요. "'내일 있을 신을 어떻게 찍을까' 그것뿐이에요.(웃음)" -영화 '해적: 도깨비 깃발' 촬영 중이죠. 살짝 스포일러를 해주세요. "굉장히 스펙터클하고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없었던 느낌의 퀄리티와.(웃음) 아참, 잠깐 틈을 내서 말하자면 지금 안 씻고 오거나 그런 게 아니에요. 보는 분들을 기만하는 게 아니에요. '해적'이란 영화를 찍고 있는데 아무래도 사극이다 보니 머리를 길렀고 어떻게 해도 해결이 안 되어서 모자를 쓴 거예요. 내일 바로 촬영이라 수염을 다듬을 수 없었어요. 전국을 돌아다니며 촬영 중이라 언제 개봉할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이후 계획은 정해졌나요. "좀 쉬어야 할 것 같아요. 전역 후 '동백꽃 필 무렵' 하고 곧바로 '트래블러' 다녀오고 공연하고 영화 '비와 당신의 이야기'를 찍었어요. 끝나자마자 '해적'에 들어갔죠. 그래서 이번엔 좀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옛날엔 사실 이런 생각을 잘하지 않았는데 군대에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작품 하나 끝나면 또 들어가고 또 들어가고 해서 남는 게 있겠지만 나를 생각할 수 있는 시간들이 점점 약해져 가는 기분이었거든요." -군대에서 나의 시간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군요. "나로서의 시간을 알게 됐고 나를 더 챙겨야 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날 챙기는 시간이 앞으로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속사에도 말했어요. '한 작품을 하고서는 항상 쉬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고요. '비와 당신의 이야기'까지는 병장 때 결정된 거라 지금까지 달려왔는데 '해적' 이후엔 쉬고 싶어요." -쉴 때 무엇을 하고 싶나요."지금은 찍을 것들이 남아 있다 보니 쉬어도 맘 편히 못 쉬어요. 쉬면서 일 생각 안 하고 여행을 다니더라도 맘 좀 편하게, 좀 더 여유를 찾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취중토크③에서 계속 조연경·황소영 기자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 "강하늘+백상=이변, 김우빈 1등 연락 감동했죠"[취중토크②] 강하늘 "헌신했던 '동백꽃' 다신 못 만날 작품이에요"[취중토크③] 강하늘 "하루하루 즐거운 인생 '잘 걷고있다' 생각해요" 2020.09.0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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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①] "강하늘+백상=이변, 김우빈 1등 연락 감동했죠"

이렇게 한결같은 배우도 드물다. 인터뷰 현장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쩌렁쩌렁한 목소리와 함께 90도 인사부터 건넸다. 현재 살이 쏙 빠질 만큼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빼곡한 영화 촬영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음에도 기꺼이 취중토크 자리에 함께 한 강하늘(31)은 피곤함은 전혀 드러내지 않은 채 특유의 밝고 건강한 에너지를 뽐내며 '강하늘이 있는 현장'의 분위기를 단번에 완성했다. 전해지는 미담보다 더 매력적인 본체. 사랑할 수 밖에 없고 사랑받을 줄 아는 존재감이다. "제56회 백상예술대상 TV부문 남자최우수연기상 주인공을 위해 마련된 자리다"는 한 마디에 내저은 손사레만 수십번. 짝꿍처럼 바로 옆자리에 세워둔 트로피를 만지작거리면서 "근데 이거 여기에 계속 두고 해야 하는거죠?"라며 쑥쓰러움과 민망함에 몸둘바를 몰라 하는 모습도 딱 강하늘이다. "강하늘과 이변은 정말 어울리지 않는 단어인데 말입니다, 하하" 스스로 '이변'이라 표현할 정도로 "현실감없는 수상"이라고 강조한 강하늘은 "지금도 몰래카메라 같다"며 겸손을 넘어선 솔직한 속내를 거짓없이 드러냈다.KBS 2TV '동백꽃 필 무렵'은 '동백꽃 필 무렵'의 구성원들에게도, 또 이를 지켜본 시청자들에게도 평생의 '인생작'으로 기억 될만한 작품이다. 그 중심에서 강하늘은 '강하늘이 아니면 안 됐다'는 평가를 받으며 용식으로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좋은 '결과'까지 얻으며 완벽한 해피엔딩을 맞이했지만 강하늘은 '과정'에 조금 더 집중했다. "'동백꽃 필 무렵'이라는 현장 안에 나라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행복했어요. '평생 이런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감히 생각해요."'군백기'의 우려 또한 강하늘을 야무지게 비켜갔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며 '배우 강하늘'의 위치를 탄탄히 다져놓고 군 복무를 자청했던 강하늘은 전역 후에도 잠시간의 공백을 120% 채우며 탄탄대로 꽃길만 걷고 있다. "내심 기대했던 군 생활이었는데 단 2주만에 후회가 밀려와 저도 놀랐어요. 마음 다스리는 법을 새롭게 깨우쳤고, 다양한 사람들과 각자 삶의 역사를 알게 됐죠. 다시 가라면 '절대' 가고 싶지 않지만, 배운건 정말 많아요." 뭐 하나 허투루 버리지 않은 시간이 강하늘을 또 한번 성장시켰다.드라마, 연극, 예능까지 쉼없이 달린 강하늘은 '비와 당신의 이야기' '해적: 도깨비 깃발' 두 편의 영화를 통해 스크린 컴백도 앞두고 있다. '해적: 도깨비 깃발' 촬영으로 인해 스포일러상 (과감한) 헤어스타일은 잠시 감출 수 밖에 없었지만, 살짝 엿본 비주얼은 기대해도 좋을만큼 강하늘과 찰떡이다. "제가 워낙 집돌이이긴한데, 작품없이 여유롭게 쉬어야겠다는 생각을 조금씩 하고 있어요. 팬들과의 만남은 그 언젠가 깜냥이 된다면?(웃음) 매일을 재미있게 살기 위해 노력 중이에요." 늘 즐거울 사람, 새파란 하늘처럼 맑은 강하늘이다. -취중토크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 "그렇게 많이는 못 마시는데 항상 어떤 일이 끝나면 집에 가서 맥주 한 캔씩은 꼭 마셔요. 한 캔 다 마시고 두 번째 캔은 알딸딸해서 먹다 포기해요. 맥주 외에 다른 건 잘 못 마셔요. 소주는 한, 두 잔만 마시면 취해요. 대학교 때나 공연할 때는 맨날 소주 마시고 그랬는데 언제 한번 크게 술병을 앓고 나서 소주를 못 마시겠더라고요. 입에서 소주 맛이 나면 취하는 것 같고 그래서 소맥도 안 마셔요." -술버릇이 있나요. "보통 집에서 혼자 마시니까 주사가 있을 때까지 마시지 않아요. 취하겠다 싶으면 그 자리에 있기가 힘들어서 무조건 집에 가요. 근데 신기한 일이 있었어요. 4~5년 전에 tvN 드라마 '미생' 종영 방송을 보고 '이제 장백기가 이제 끝났구나!' 하고 소주 한 병을 마셨는데 정말 취했어요. 근데 자고 일어나서 깜짝 놀랐어요. 집을 싹 다 청소했더라고요. 친구들에게 얘기했더니 '너 청소하기 귀찮으면 집에서 술을 왕창 마셔라'라고 놀리더라고요." -이 자리는 백상예술대상 수상을 축하하는 자리예요. 다시금 수상 축하드립니다. "으아아~ 정말 적응이 안되네요.(웃음) 저는 당연히 선배님들이 받을 줄 알았어요. 그냥 아예 수상이란건 제 머릿 속에 없었어요. 그저 '축하해드려야겠다'는 마음으로 신나게 참석했거든요. 성격상 '이변'을 별로 안 좋아해요. 강하늘이라는 사람이 이변과는 안 어울리다고 생각하거든요. 강하늘과 백상? 어우. 그래서 (받고 나니) 현실감이 없는 거예요. 이 트로피가 여기 있는 것도 참 민망해요. 지금도 몰래카메라 같고 그래요.(웃음)" -무대 위에 올라갔을 때 기억이 나나요. "5분 남짓이었을 것 같은데 체감상 1분도 안 됐어요. 사실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안 나요. '내가 받을 상이 아닌 것 같은데' 그런 생각만 들더라고요. 수상 영상도 아직 못 돌려 봤어요. 어떤 표정이었는지 확인하기가 아직은 좀…." -내년에 김희애 배우와 시상자로 나란히 서겠네요. "와. 그 생각은 또 못했네요. 오히려 그땐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 존경의 의미를 담아 발표하면 되니까요. 김희애 선배님과는 영화 '쎄시봉' 때 만났어요. 백상예술대상 때 오랜만에 뵌 거라 인사를 따로 드렸죠. 여전히 너무 아름다우시더라고요. 마지막에 단체 사진 찍을 때 '하늘아 이리로 와~'라면서 이름을 불러주셨어요. 저와 함께 작품 했다는 걸 기억해주신다는 점이 그저 감사했어요." -백상 때 펭수도 만났죠. 두 사람의 예쁜 사진이 화제가 됐어요."펭수를 보고 너무 반가웠어요. 저한테는 펭수가 '매직 키드 마수리'에 나오는 마수리 같은 존재예요. 아니면 '반올림' 옥림이 같은 느낌이죠. 살아 움직이는 애니메이션 캐릭터인데 너무 귀엽더라고요. 백상에서 보니 반갑기도 했고 2인용 의자에 앉아 있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그래서 (반가움에) 소리를 질렀던 것 같아요.(웃음) 펭수 좋아합니다. 좋아해요." -무엇보다 '동백꽃 필 무렵'이 영예의 대상까지 차지해 기분 좋았을 것 같아요. "기분이 좋고 행복했죠. 근데 좀 민망해요. 상이라는 게 어쩔 수 없이 다수 중 하나에게 가야 하는 거지만 그날 진짜 이런 생각을 많이 했어요. 우리도 우리지만 다른 팀도 똑같은 많은 노력을 했을 거잖아요. 많은 사람들이 '공동 수상'이 별로라고 하지만 전 너무 좋아요. 저였다면 상을 다 줬을 것 같아요. 하하." -많은 축하를 받았을 텐데 가장 인상 깊었던 축하 메시지가 있나요. "너무 많은 연락이 왔더라고요. 정말 감사했어요. 감사한 마음을 담아 최대한 답을 하려고 했는데 '이러다 정말 끝이 없겠다' 싶더라고요. 두 시간 정도 답장을 보내다 결국 포기했죠. 가족들이나 비연예인 친구들을 제외하면 (김)우빈이가 제일 먼저 연락이 왔어요. '어?' 싶었고 좀 감동하기도 했어요.(웃음) 우빈이는 좋은 일, 나쁜 일 다 나누는 친구예요. 최근 건강을 회복하고 촬영장에 복귀했는데 정말 다행이다 싶어요. 우빈이랑 얘기하고 대화를 나누면서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참 많이 했던 것 같아요." -자나 깨나 건강이 가장 중요해요. "이제 제 나이도 서른두 살이라서 종합 건강검진을 받아봐야 할 것 같아요. 어떨까 무서워서 아직 받지 못했어요. 최근에 가장 기분이 좋았던 건 어머니, 아버지 종합 건강검진을 시켜드렸는데 이상이 없다는 소견이 나온 거예요. 아버지는 평소에 술을 많이 드시고 어머니는 스트레스가 많은 편인데 두 분 모두 건강하다니 기분이 너무 좋더라고요. 동생도 받았는데 이상 없대요." 〉〉취중토크②에서 이어집니다. 조연경·황소영 기자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 "강하늘+백상=이변, 김우빈 1등 연락 감동했죠"[취중토크②] 강하늘 "헌신했던 '동백꽃' 다신 못 만날 작품이에요"[취중토크③] 강하늘 "하루하루 즐거운 인생 '잘 걷고있다' 생각해요" 2020.09.0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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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서혜진 본부장 "붐, 장시간 녹화에도 활약…편집하다 감동"

TV 조선의 새로운 역사를 넘어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 기록(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최종회 35.711%)을 갈아치운 서혜진 본부장. 올해 시작과 동시에 '미스터트롯'으로 화력을 발휘한 '트로트 신드롬'은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지금도 대한민국은 '트로트앓이'에 빠진 상태. 임영웅·영탁·이찬원 등 젊은 피의 수혈로 한층 젊어진 트로트는 대중가요의 변두리가 아닌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서혜진 본부장은 1997년 SBS에 입사해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대회 스타킹' '도전 1000곡' '송포유' '동상이몽' 시리즈 등을 이끌었다. 2018년 TV 조선으로 이적하면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방송가의 이목이 집중됐다. '아내의 맛' '연애의 맛' 등 맛 시리즈가 성공했다.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쏠쏠했다. 다음 스텝에 대해 고민을 거듭했다. 평소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던 서혜진 본부장은 '트로트'에 초점을 맞췄고 이것이 대중의 마음도 뒤흔들었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이 대박을 터뜨리며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예능작품상 수상의 영광을 누리게 됐다. ※취중토크①에서 이어집니다. -방송인 붐 씨와 트롯맨들의 호흡이 좋다는 반응이 많아요."붐 씨와의 인연은 '스타킹'부터죠. 처음으로 고정을 넣어준 PD거든요. 리포터를 하는 모습이 웃겨서 고정으로 과감하게 넣었어요. 처음에는 강호동 씨가 하나도 받아주질 않았어요. 인원이 엄청 많으니까 붐 씨도 가운데 있다가 점점 밀려나 제일 끝에 앉게 됐죠. 편집하다 보니 붐 씨가 끝에서 졸다가 의자에서 떨어지는 모습이 잡혔더라고요. 편집 감독이 웃기게 편집을 해주고 강호동 씨도 재미있는 친구라는 걸 알게 되니까 점점 받아줬죠. 사실 붐 씨도 '스타킹 피해자' 중 하나였던 거예요.(웃음) 정말 열심히 해요. '사랑의 콜센타'는 2개씩 5시간 녹화하고, '뽕숭아학당'은 새벽 3시부터 그다음 날 새벽 3시까지 찍은 적도 있어요. 장시간 하는데도 뭘 그렇게 계속하고 있어요. 편집하다 감동해요. 트롯맨들하고도 친해서 좋아요. '사랑의 콜센터' 쉬는 시간에는 소파에 모여서 떠드는데 또래라서 말도 잘 통하는 것 같더라고요." -김성주 씨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죠."명 MC예요. 진짜 잘하고 특히 생방송 사고 대처를 정말 잘했어요. 'Mnet 슈퍼스타 K' 이후 오랜만에 오디션 MC를 맡은 거였거든요. 처음에 TV 조선 와서 놀랐던 점이 섭외가 너무 안 되더라고요. 정치적인 것도 있고 타깃 시청 층도 연령대가 높은 편이라서 그런지 섭외에 어려움이 많았어요. 의리로 해준 김성주·이휘재·박명수 씨 정말 고마워요. 명수 씨한테는 늘 고맙다고 해요." -'미스터트롯' 생방송 사고 때는 무슨 생각이 들었나요."사실 우리가 생방송을 할 시스템이 갖춰지지 않아서 못한다고 했어요. 그런데 생방송 투표를 안 하면 죽겠더라고요. 시청률은 30%를 넘은 데다가, 당시 화두가 '방송가 공정성'에 집중돼 있었거든요. '피디픽' '작가픽' 말이 많을 때라서 생방송을 강행했어요. 그러다 집계 사고가 나니 멍해지더라고요. 현장에서 '방송 생활을 접어야겠구나' '나는 이제 끝이구나' 이런 생각만 들었어요. 멍하게 있는데 노윤 작가가 제 멱살을 잡고 솔직하게 다 보여줘야 한다고 설득했죠."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 논란 이후 생방송 투표를 받은 거라 더욱 마음 졸였을 것 같아요."검찰에 끌려가고 담당 PD는 징역형을 받는 와중에 파이널 문자투표가 773만 1781콜이라는 사상 유례없는 투표수를 보였던 거죠. 솔직함만이 살 길이었어요. '이게 원래 방송 현실이라는 것을 시청자들에 알려주자'라는 마음으로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김성주 씨가 시간 끌고 있는 와중에 저는 사장님부터 보도국 등 여러 군데 전화하면서 수습하느라 정말 난리였어요. 코로나 19사태로 문자 투표 서버 업체 직원들이 재택근무를 하고 있어서 수습이 더 어려웠어요. 생각보다 빠르게 데이터가 정리돼 다행이었죠." -톱7도 많이 당황하더라고요."생방송 의상을 똑같이 차려입고 몇 번이나 무대에 올라야 했죠. 사전녹화까지 포함하면 최종 결과를 세 번이나 기다린 셈이에요. 리허설도 똑같이 세 번 했으니 다들 고생했어요." -'미스터트롯'의 노윤 작가와는 오랜 인연이라고요."처음 만났을 때도 메인 작가였어요. 임신하고 있을 때라 엄마가 아침마다 김밥을 싸줬는데 그 김밥을 같이 나눠 먹던 사이죠. 전우애를 나눴어요. 파트너를 만나도 한쪽만 크면 안 되는데 비슷하게 쭉 커와서 좋아요. TV 조선으로 넘어와서 손을 내밀었을 때 같이 기획해준 것도 정말 감사해요." -'미스터트롯'은 어떤 프로그램으로 기억될까요."'미스트롯'이 잘 뚫어줬고 그래서 잘 되리라는 것을 예견했어요. 기대만큼 잘 됐어요. 첫 시즌에서 부족했던 점은 예능의 자원들을 잘 보여주지 못한 거예요. MC로나 리얼리티나 여러 가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친구들인데 '미스트롯'에선 뻗어 나가지 못했고, '미스터트롯'에선 그런 것들을 시험할 수 있었죠. 프로그램이 잘 된 것도 좋지만, 예측이나 감이 맞았다는 생각에 기뻤어요. 여러 가지 가능성을 타진하는 연차이자 위치에서 생각했던 것들이 맞아 떨어졌을 때 느끼는 쾌감이 있거든요." -전문성이 없는 심사단이라는 논란도 있었죠."트로트는 누구나 부를 수 있고 즐길 수 있는 장르예요. 우리도 누가 노래하면 평가하잖아요. 래퍼도 아니면서 '랩 가사가 안 들리는데?' 하고 평가하는 걸요. 노래는 누구나 평가할 수 있어요. 다만 대중 위에 어떤 전문적인 멘트를 덮어주는 것이 필요한 거죠. 또 오디션의 경건함, 고집스러움, 무거움 이런 것은 벗어야 한다고 생각해온 사람이에요. 나도 늘 평가받아서 머리 아파 죽겠는데 왜 TV를 보면서 남이 평가받는 걸 지켜봐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예능은 즐거움이 우선이에요." 〉〉취중토크③에서 계속 황소영·황지영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서혜진 본부장 "백상 수상 후 장민호에 가장 먼저 문자와"[취중토크②]서혜진 본부장 "붐, 장시간 녹화에도 활약…편집하다 감동"[취중토크③]서혜진 본부장 "'사랑의 콜센타' 점수 조작 NO, 선곡도 현장서" 2020.08.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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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①]서혜진 본부장 "백상 수상 후 장민호에 가장 먼저 문자와"

TV 조선의 새로운 역사를 넘어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 기록(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최종회 35.711%)을 갈아치운 서혜진 본부장. 올해 시작과 동시에 '미스터트롯'으로 화력을 발휘한 '트로트 신드롬'은 대한민국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지금도 대한민국은 '트로트앓이'에 빠진 상태. 임영웅·영탁·이찬원 등 젊은 피의 수혈로 한층 젊어진 트로트는 대중가요의 변두리가 아닌 중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서혜진 본부장은 1997년 SBS에 입사해 예능 프로그램 '놀라운 대회 스타킹' '도전 1000곡' '송포유' '동상이몽' 시리즈 등을 이끌었다. 2018년 TV 조선으로 이적하면서 어떤 행보를 보여줄지 방송가의 이목이 집중됐다. '아내의 맛' '연애의 맛' 등 맛 시리즈가 성공했다. 시청률과 화제성 면에서 쏠쏠했다. 다음 스텝에 대해 고민을 거듭했다. 평소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았던 서혜진 본부장은 '트로트'에 초점을 맞췄고 이것이 대중의 마음도 뒤흔들었다. '미스트롯' '미스터트롯'이 대박을 터뜨리며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예능작품상 수상의 영광을 누리게 됐다. -공식질문입니다. 주량이 어떻게 되나요."소주 1병이에요. 예전엔 더 잘 마셨는데 지금은 나이도 있고 그래서 소주 1병도 안 되는 날이 있죠." -술버릇은 없나요."충고를 하죠. 술버릇을 잘 알기 때문에 후배들과는 마시지 않아요. 요즘 술친구는 고교 동창인데 서로 힘든 일을 위로해요. 한창 일할 때는 업계 사람들과 많이 마셨는데 지금은 업계에 만날 사람들을 다 만났어요. 새로운 자극이 필요해서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려고 해요." -올해 예능국장에서 제작본부장으로 승진했죠. 달라진 점이 있나요."차도 나오고 대우가 달라진 건 있죠. 하지만 하는 일은 같아요. 보통 자리가 올라가면 현장에서 멀어지는데, 저 같은 경우는 현장도 다니기 때문에 챙겨야 할 범위가 넓어졌어요. 가장 자주 만나는 다섯 명이 자신을 규정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한때는 그 말에 굉장히 절망감을 느끼기도 했는데 지금은 즐거워요. 다양한 사람을 만나 새로운 이야깃거리를 들을 기회가 많아졌어요. 엄청난 결정을 할 수 있는 권한은 없는데, 새롭고 신선한 여러 가지 제안들을 들어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그것 때문에 일을 계속 하고, 또 하고 싶은 원동력이 된 거죠." -일이 더 많아졌을 것 같아요."요즘 정말 바빠요. 전에는 프로그램 2개 정도를 돌렸는데 이제는 3개가 돌아가고 '미스트롯 시즌2'도 준비하고 있고, 본부장이 되면서 교양 회의까지 같이하게 됐죠. 중간자가 없어서 힘들어요. 지금 리쿠르팅까지 하고 있다니까요.". -업무 중 가장 힘든 건 뭔가요."아무래도 사람 뽑는 일인 것 같아요. 특별한 입사 조건이 있는 건 아닌데, 지금 있는 팀과 호흡을 잘 맞춰갈 수 있어야 해요. 코드가 맞는 분을 찾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안 그래도 좁은 시장에 코드까지 맞추려니 찾기도 어렵고, 우리가 원한다고 그분이 온다는 보장도 없으니 정말 쉽지 않아요. 우리 조직문화는 '열심히 일한다' '다른 생각 하지 않는다' '열심히 편집하면 좋은 세상이 온다' 입니다." -SBS와 근무환경은 어떻게 다른가요."비교적 편성이 자유롭죠. SBS는 원래 해오던 프로그램이 많으니까 해당 시간에는 이걸 해야 한다는 것이 정해져 있어요. '이번 주에는 1분만 더할게요' 이런 것도 정말 힘든 일이에요. 편성의 원칙에 맞서는 것이 힘들었죠. 사실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시간대별로 기획이 다르기 때문에 편성시간이 중요하거든요. 나와서 보니 왜 답답했는지 명확히 알게 됐어요." -56회 백상예술대상 예능 작품상 수상을 축하드려요. 못다 한 소감이 있다면요."너무 좋았죠. 미용실도 다녀오고 준비를 나름 해갔어요. 살을 조금 더 뺐어야 했는데 그 부분이 조금 아쉽네요." -트롯맨들에게 축하 문자가 왔나요."상 받은 다음 날 '한국전쟁 70주년 해인사 추모음악회' 행사가 있어 만났어요. 행사장에서 그 친구들이 축하한다고 노래를 불러주더라고요. 전 노래에 맞춰 춤을 췄죠. 문자로도 당일에 장민호 씨가 제일 먼저 축하 문자를 보내줬어요. 본인들 단체 SNS방에서 순서를 맞췄는지 순서대로 오더라고요." -요즘 방송가 트로트 전쟁이 엄청난데 어떻게 생각하나요."그런가 보다 하고 있어요. 이렇게까지 하나 싶을 때도 있지만 이렇게까지 할 만큼 확실한 보증수표가 됐구나 싶은 마음에 재미있는 현상이라 생각해요. 트렌드를 만들거나 영향을 준다는 건 정말 희귀한 경험이죠. 엄청 보람된 일이에요. 이런 일이 나한테 일어난 것이 맞는지 생소하기도 해요. '동안 선발대회'를 했을 때 미디어에서 처음으로 '동안'이라는 말을 썼어요. 당시 동안이라는 말이 퍼져나갈 때 뿌듯했는데 지금 두 번째로 비슷한 경험을 하는 것 같아요. 진정한 트렌드 세터가 된 느낌이죠. 하하" -반면 트로트가 지겹다는 반응도 있죠."지루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늘 그러하듯 누가 나오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TV 조선에선 다양한 실험을 하고 있으니 앞으로도 재미있는 걸 할 생각이에요. 트로트 가수라고 해서 트로트만 하는 건 아니거든요. '뽕숭아학당'에서 임영웅 씨 캠핑 장면의 시청률이 더 잘 나왔어요. '이 친구들이 무얼 하건 예쁘게 봐주시는구나' 그런 것을 확인했죠. 리얼리티를 많이 넣어 볼 생각이에요." -궁서체의 큰 자막 스타일도 유행하더라고요."굵직하고 크게 자막을 달아봤는데 자막이 클수록 시청률이 높게 나오더라고요. 그걸 계기로 한 줄로 짧게 끊는 자막만 쓰겠다고 다짐했죠. 채널 타깃 시청 층이랑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미스터트롯' 멤버들에 고마운 마음도 있을 텐데요. "'스타병' '연예인병'이라고 하는 그런 것도 없어요. 자기네들끼리 너무 잘 지내니 보기 좋아요. 인성이 정말 좋은 사람들만 뽑혀서 신기해요. 23년째 방송일을 하면서 누군가의 인성이 좋다고 말하는 건 진짜 처음이에요. 잘 키워보고 싶은 마음이 커요. '뽕숭아학당'이 어떤 명문 예술학교 느낌으로 다양하게 기회를 주고 예능감을 키워보는 프로그램인 셈이죠." -좋은 취지였지만 SBS '트롯신이 떴다'와 겹치기 출연 논란도 있었죠. "'뽕숭아학당'은 트로트만 하는 프로그램이 아니고 다재다능한 매력을 보여주면서, 게스트 플레이가 가능한 일종의 장소 제공 역할로 만든 포맷이에요. 트로트 위주의 프로그램과는 전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시간대 편성이라고 예민할 필욘 없지 않을까 생각해요. 우리가 가는 지점이 서로 다르고 콘셉트가 다르니까요. 처음부터 트롯맨들이 MC로 커가는 리얼 버라이어티 형태였죠. 게스트분들도 정말 좋아하면서 집에 가요. 얼마 전 나온 가수 백지영 씨도 친구들이 정말 열심히 해서 감동했다고 하더라고요." 〉〉취중토크②에서 이어집니다. 황소영·황지영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서혜진 본부장 "백상 수상 후 장민호에 가장 먼저 문자와"[취중토크②]서혜진 본부장 "붐, 장시간 녹화에도 활약…편집하다 감동"[취중토크③]서혜진 본부장 "'사랑의 콜센타' 점수 조작 NO, 선곡도 현장서" 2020.08.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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