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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우의 스포츠 랩소디] 가깝고도 먼 나라,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2022 카타르 월드컵 B조에는 잉글랜드, 이란, 미국이 속해 있다.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웨일스, 스코틀랜드, 우크라이나가 경쟁 중이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27위인 우크라이나와 스코틀랜드(39위)가 6월 1일 맞붙는다. 그리고 이 경기의 승자가 나흘 후 웨일스(18위)와 대결해 B조 마지막 자리의 주인공을 가린다. 객관적인 전력, 경기 일정과 장소에서 웨일스가 유리하다. 하지만 공은 둥글고 축구는 해봐야 안다. 스코틀랜드가 B조의 한 자리를 차지하면, 축구에서 최초로 국제경기를 벌인 잉글랜드-스코틀랜드전이 월드컵 본선에서 처음으로 열리게 된다. 필자는 2회에 걸쳐 이 두 나라의 라이벌 관계를 소개하고자 한다. 축구 라이벌전을 이해하려면,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가진 애증의 역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기원전 55년 로마의 카이사르는 브리튼 섬을 처음 공격했고, 이후 로마제국은 여러 번 침공을 감행해 섬 남쪽 지역을 점령했다. 하지만 로마는 브리튼 섬의 원주민인 켈트족, 픽트족 등의 강한 저항에 부딪히며 섬 전체를 점령하는 데는 실패한다. 원주민들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122년 로마는 현재의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국경 부근에 5~6m의 높이에 약 120㎞ 길이의 방벽을 세운다. 이렇게 만들어진 ‘하드리아누스 방벽(Hadrian's Wall)’은 로마의 북방 경계선이었다. 로마인의 기준으로 브리튼 섬 원주민들은 야만족이었다. 따라서 이 방벽은 ‘문명과 야만의 경계’이기도 했다. 로마인들은 방벽 위쪽의 스코틀랜드 지역을 ‘칼레도니아(Caledonia)’라고 불렀다. 4세기 후반 게르만족의 대이동으로 위기에 처한 로마는 브리튼 섬에서 군대를 철수한다. 이후 독일에서 건너온 게르만 족의 일파인 앵글로색슨이 브리튼 섬의 남부를 차지하면서 7왕국을 세웠고, 이 곳을 앵글로들의 땅인 잉글랜드라고 부르게 된다. 섬 북쪽의 픽트족은 스코트족에 동화됐고, 이들은 843년 스코틀랜드 왕국을 세운다. 한편 7왕국 중 하나였던 웨식스는 알프레드 대왕의 지휘하에 바이킹의 대규모 침략을 막아낸다. 이어 대왕의 손자인 애설스탠이 927년 잉글랜드를 통일해 잉글랜드 왕국을 건설했다. 프랑스에서 건너온 노르망디의 공작 윌리엄은 잉글랜드를 정복하고 1072년 스코틀랜드를 침공한다. 잉글랜드가 스코틀랜드에 가한 첫 공격이었다. 윌리엄의 군대는 스코틀랜드의 말콤 3세를 격파했고, 그의 아들 던컨을 인질로 잡아갔다. 1286년 스코틀랜드의 알렉산더 3세가 갑작스럽게 낙마사하자, 마땅한 후계자가 없어 귀족들 사이에 왕위 계승 분쟁이 생긴다. 이러자 잉글랜드의 에드워드 1세가 개입해 허수아비 왕을 세우고 실질적으로 스코틀랜드를 지배하게 된다. 한편 잉글랜드와 프랑스는 가스코뉴 지방의 영유권을 두고 갈등을 겪는 가운데, 스코틀랜드가 프랑스와 손을 잡는다. 이에 분노한 에드워드 1세는 1296년 스코틀랜드를 점령했고, 왕권의 상징이었던 ‘운명의 돌(Stone of Scone)’도 빼앗아간다. 에드워드 1세는 스코틀랜드를 잔혹하게 통치했다. 그 결과 잉글랜드에 대한 반감이 폭발했고 독립전쟁이 벌어진다. 당시 독립을 이끈 두 인물이 할리우드 영화 ‘브레이브하트(Braveheart)’의 주인공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진 윌리엄 월레스와 넷플릭스 영화 ‘아웃로 킹(Outlaw King)’의 로버트 1세였다. 수차례 전투 끝에 로버트 1세는 결국 승리하여 1328년 스코틀랜드에 독립을 안겼다. “짐은 국가와 결혼했다”는 말로 유명한 잉글랜드의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은 후계자 없이 1603년 임종했다. 이러자 여왕과 가장 가까운 친척인 스코틀랜드의 왕 제임스 6세가 왕위를 물려받게 된다. 두 나라는 여전히 안 좋은 감정이 남아 있었지만, 같은 군주를 모시게 된 것이다. 이렇게 동일 군주 아래 2개 이상의 국가가 결합하는 것을 ‘동군연합(Personal union)’이라고 부른다. ‘대항해시대(Age of Discovery)’를 맞아 유럽 국가들이 식민지 개척으로 국부를 쌓게 되자, 스코틀랜드도 이에 동참한다. 17세기 후반 이들은 북미와 남미를 잊는 좁은 길목인 다리엔(Darién)에 주목했다. 교통의 요충지인 이곳에 ‘뉴칼레도니아’를 설립하여 대서양과 태평양을 잇는 무역 거점을 만들고, 부와 영향력을 얻고자 했다. 스코틀랜드는 모든 경제력을 동원해 다리엔에 올인했다. 하지만 그곳은 인간이 살 수 없는 극한의 오지였다. 농사도 지을 수 없었고 풍토병도 만연했다. 설상가상으로 당시 중남미의 맹주였던 스페인은 그곳을 자신의 영토라 여겨, 스코틀랜드 원정대를 공격했다. 결국 국운을 건 다리엔 1, 2차 원정대는 처참하게 실패한다. 이 와중에 1690년대 스코틀랜드는 흉작, 기근으로 인해 인구의 15%가 사망하는 ‘불운한 7년(Seven ill years)’까지 겪게 된다. 나라 전체가 위기에 빠진 것이다. 이러자 잉글랜드가 합병안을 들고나온다. 합병안은 잉글랜드가 스코틀랜드의 빚을 갚아주는 대신 연합왕국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이를 반대하는 사람들도 많았으나 스코틀랜드가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다른 선택이 없었다. 오랫동안 미워하고 싸웠던 두 나라는 결국 1707년 합병해 ‘그레이트브리튼 왕국(Kingdom of Great Britain)’으로 하나가 되었다. 이후 1801년 아일랜드까지 합쳐져 ‘그레이트브리튼 아일랜드 연합왕국(United Kingdom of Great Britain and Ireland)’이 탄생한다. 이화여대 국제사무학과 초빙교수 2022.06.01 10:21
연예

김윤아·엄지원, 우크라이나 아동 위해 각 1000만원 기부

세이브더칠드런 홍보대사 김윤아와 배우 엄지원이 우크라이나 기부에 동참했다. 국제아동권리 NGO 세이브더칠드런은 16일 " 김윤아와 엄지원이 우크라이나의 인도적 위기에 놓인 아동과 가족들을 위해 각 1000만 원을 기탁했다"고 알렸다. 2009년부터 세이브더칠드런의 신생아살리기 캠페인으로 인연을 맺은 김윤아는 이번 우크라이나 긴급구호 모금 소식을 듣고 선뜻 1000만 원을 기부했다고. 김윤아는 그간 세이브더칠드런의 아동권리영화제와 지구촌 아동돕기 캠페인, 민법 제915조 징계권 삭제를 위한 ‘Change 915’ 캠페인 등에 참여하며 국내외 아동권리 보호에 힘써왔으며, 올해 국제어린이마라톤의 홍보대사로 참여해 베트남 소수민족 신생아살리기에도 힘을 보탤 예정이다. 김윤아는 “아이들을 구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우크라이나의 아동이 온전한 권리를 누리는 세상이 빨리 다시 오기를 진심으로 기원한다”고 밝혔다 엄지원은 우크라이나의 분쟁 속에서 가장 취약한 아동의 안전과 교육, 건강의 위험을 염려하며 1000만 원을 기부했다. 그는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 조부모가정의 아동을 돕기 위해 1000만 원을 기부했으며, 아동을 위한 동화책 읽기 캠페인 '세이브위드스토리'에 참여하고 제6회 아동권리영화제의 홍보대사를 맡는 등 아동에 대한 따뜻한 관심과 선행을 이어왔다. 엄지원은 “우크라이나 아이들은 어린 시절을 잃었다. 우리보다 더 오랫동안 미래를 살아갈 아이들이 어른들의 분쟁 속에 상처받고 있다. 이번 사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우크라이나 아동들이 다시금 건강한 내일을 맞이할 수 있도록 모두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세이브더칠드런에 따르면 고조되는 우크라이나 위기 속 현재까지 230만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인들이 국경을 넘어 루마니아와 폴란드, 헝가리, 몰도바, 슬로바키아, 리투아니아 등지로 탈출했다. 이중 최소 115만 명이 아동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인접 국가로 대피한 아동 대부분은 부모나 대리인이 있는 아동. 우크라이나에 발이 묶인 수백만 명에 달하는 아동은 국가전의 교전사태를 피해 지하 방공호 등에 피신해 있다. 우크라이나 내 보육원 등의 시설에 거주하는 아동 약 10만 명은 현지에 남겨져 가족과 영구적으로 분리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이에 세이브더칠드런은 지난 달 28일 우크라이나의 인도적 지원을 위해 전 세계 회원국과 함께 1900만 달러를 목표로 모금을 시작했으며, 이후 인접국으로 이동 중인 난민 대응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1억2000만 달러 규모로 목표액을 상향 조정해 모금 캠페인 중이다.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는 지금까지 총 40만 달러, 한화로 4억8000만 원을 지원했으며, 대중 모금 캠페인이 시작된 지 2주 만에 5억여만 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이번 긴급 대응으로 우크라이나 아동 및 가족 대상으로 식량 및 위생 패키지를 배포했으며, 루마니아의 임시 캠프 내 아이들이 편안하게 쉬면서 트라우마를 회복할 수 있게 지원하는 아동친화공간을 운영하고 있다. 우크라이나·폴란드 국경에서는 우크라이나를 떠나온 아동과 가족들에게 정보와 심리사회적 상담을 지원하고, 생필품을 비롯해 가족들과의 연락을 위한 심카드나 운송수단 등을 지원 중이다. 더불어 현지의 여러 기관과 함께 혼자 남게 된 아동이 친척이나 친구와 재결합 할 수 있도록 우크라이나와 폴란드를 비롯한 이웃 국가에서 가족 추적과 재결합 절차를 구축하고, 아동보호체계와 신고 절차를 확립해 아동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2022.03.17 07:53
스포츠일반

[패럴림픽] "조국에 바치는 메달" 우크라, 첫 날 금메달 3개로 1위

러시아의 침공으로 인한 힘겨운 상황에도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에 참가한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첫날부터 금메달 3개를 따내며 조국에 희망을 안겼다. 우크라이나는 베이징동계패럴림픽이 본격적인 열전에 돌입한 첫날인 5일 참가국 중 가장 많은 금메달 3개를 획득해 메달 순위 1위를 차지했다. 여기에 은메달 3개와 동메달 1개를 더해 총 7개 메달을 획득, 전체 메달 개수에선 8개를 따낸 개최국 중국(금2·은3·동3)에 이어 2위에 올랐다. 우크라이나의 메달은 모두 바이애슬론에서 나왔다. 메달을 딴 선수들은 하나같이 '평화'와 '반전'을 외쳤고, "조국에 바치는 메달"이라면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안녕을 기원했다.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베이징에 도착하기까지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지난달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본격화되면서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에 참가하려던 선수단이 자칫 베이징에 오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어려운 시기임에도 우크라이나는 베이징동계패럴림픽에 선수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 선수 20명, 가이드 9명 등을 비롯해 임원·관계자까지 54명이 폭격 위험과 피난 행렬로 인한 혼란을 뚫고 지난 2일 베이징에 입성했다. 전쟁을 촉발한 러시아와 이에 동참한 벨라루스 선수단은 출전이 금지됐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는 러시아, 벨라루스 선수단의 '중립국 선수 자격' 출전을 허용하겠다고 밝혔다가, 다른 국가들의 반발이 거세자 3일 긴급 집행위원회를 통해 참가를 불허하기로 했다. 우크라이나는 4일 오후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개회식에 참석했다. 참가국 46개국 중 4번째로 우크라이나 선수단이 경기장에 등장하자 관중석에선 잠시 박수가 나왔다. 우크라이나 선수단은 개회식에 앞서서는 '전쟁을 멈춰라'(Stop War), '우크라이나에 평화를'(Peace for UKRAINE)이라고 적힌 현수막을 들고 평화를 촉구하기도 했다. 역경 속에 베이징동계패럴림픽에 나선 우크라이나 선수단은 첫날부터 희망을 안기는 메달 행진을 벌였다. 첫 메달은 장자커우 국립 바이애슬론 센터에서 열린 바이애슬론 남자 스프린트 좌식 6㎞에서 나왔다. 타라스 라드가 19분09초00을 기록하며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첫 금메달은 바이애슬론 남자 스프린트 입식 6㎞에 출전한 그리고리 보브친스키가 따냈다. 보브친스키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며 전 세계가 매일, 언제나 우크라이나라는 이름을 듣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경기 전 우크라이나를 위해 모든 것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쟁과 조국, 국민, 대통령을 생각해야 했다. 나는 우크라이나를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스포츠를 사랑하지만, 오늘은 우크라이나에서의 미래의 삶을 위해 뛰었다. 제발 전쟁을 멈춰 달라. 우리 아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호소하며 "우크라이나를 위해, 우크라이나 국민의 평화를 위해 뛰었다. 조국을 위한 우승"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바이애슬론 여자 스프린트 시각장애 6㎞ 부문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옥사나 쉬시코바도 "경기 전 가족과 친척, 우크라이나의 모든 이들을 생각했다. 오늘의 경기와 승리는 그들을 위한 것이다. 나는 단지 우크라이나의 평화를 원한다"고 간절함을 드러냈다. 바이애슬론 남자 스프린트 시각장애 부문에선 금·은·동메달을 모두 우크라이나가 휩쓸었다. 금메달을 딴 비탈리 루키야넨코는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 하르키우(하리코프)에 있는 친척들에게 응원을 전한 뒤 "우리의 도시들을 지키는 모든 이들에게 이 메달을 바친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미국 선수 옥사나 마스터스도 이날 바이애슬론 여자 좌식 스프린트에서 우승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크라이나와 영원히 함께할 것"이라며 연대의 메시지를 보냈다. 우크라이나 선수들은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바이애슬론과 크로스컨트리스키 종목에 출전한다. 우크라이나는 2018 평창 대회에서 금메달 7개, 은메달 7개, 동메달 8개로 종합 6위를 차지한 동계패럴림픽 강국이다. 패럴림픽공동취재단 베이징=김영서 기자 kim.youngseo@joongang.co.kr 2022.03.06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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