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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장인화, '깜짝 인사'와 '조직 개편'으로 쇄신 의지

비상 경영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깜짝 인사’를 단행하며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24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조직 슬림화와 세대교체 의지를 담은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가 단행됐다. 우선 이번 인사로 전체 임원 규모를 15% 축소했다. 1963년생 이전 임원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과감한 인사를 단행했다. 62명의 임원 승진 인사도 2024년과 비교해 30% 이상 축소된 규모다. 포스코그룹은 "2025년도 정기 조직 개편 및 임원 인사를 통해 불확실한 경영 여건을 돌파하고 소재 분야 글로벌 초일류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주력 회사인 포스코 신임 대표는 의외의 인물이 선임됐다. 이희근 설비강건화TF팀장(부사장)이 깜짝 발탁됐다. 이 대표는 포항제철소 선강담당 부소장, 안전환경본부장, 포스코엠텍 사장 등을 지낸 인물로 비수익사업 구조조정 단행 및 사업 경쟁력을 제고 역할을 맡게 됐다. 포스코이앤씨 대표로는 정희민 건축사업본부장(부사장)이 승진했고, 포스코퓨처엠 대표에는 엄기천 에너지소재사업부장(부사장)이, 포스코DX 대표에는 심민석 포스코 디지털혁신실장(상무)이 각각 선임됐다.포스코휴먼스 박승대 대표, 포스코HY클린메탈 오개희 대표, 포스코IH 박부현 대표 등이 새로 임명되면서 기존 포스코실리콘솔루션 이재우 대표까지 1970년대생 사업회사 대표가 4명으로 늘어나는 등 세대교체가 눈길을 끌었다. 조직 개편 측면에서는 먼저 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본부제를 도입해 의사 결정 단계를 간소화했다.기존 '총괄제'(총괄-팀-담당) 조직을 '본부제'(본부-실)로 간소화하고, 6본부(미래전략본부·사업시너지본부·재무IR본부·기업윤리본부·커뮤니케이션본부·경영지원본부)·1원(미래기술연구원) 체제로 전환했다.분산돼 있던 미래 성장 투자 기능은 '미래전략본부'로, 사업관리 기능은 '사업시너지본부'로 각각 통합했다. 탄소중립 실행을 위해 원전 자가발전, 수소생산 관련 협력을 전담하는 '원자력협력추진TF팀'을 신설하고, 인도 지역 투자 가속화를 위해 '인도PJT추진반'을 신설했다.호주 현지 핵심 광물 확보와 원료 공급망 강화를 위해 '호주핵심자원연구소'도 새로 설치했다.포스코홀딩스 미래전략본부장은 이주태 경영전략팀장이, 사업시너지본부장은 천성래 탄소중립팀장이 맡는다.포스코는 철강 조업 안정화를 위해 지난달 발족한 '설비강건화TF팀'에 이어 '고로안정화TF팀'을 신설하고, 보건·안전·환경 기능을 사장 직속으로 이관해 안전 담당 조직을 강화한다.포스코인터내셔널은 트레이딩 분야를 3개 본부(철강·친환경·식량바이오)에서 2개 본부(철강·소재바이오)로 통합하고, 에너지 분야는 '에너지사업개발본부'와 '에너지인프라본부'를 '에너지사업개발본부'로 통폐합한다.포스코이앤씨는 발전 화공 분야 수주 및 사업 기능 통합을 위해 '그린에너지영업실'과 '사업실'을 '에너지사업실'로 통합하고, '사업구조혁신TF'를 신설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에너지소재연구소'와 '기초소재연구그룹'을 통합해 사장 직속으로 이관하고, '경영기획본부'와 '경영지원본부'를 통합해 지원 조직을 슬림화했다.포스코DX는 사업 구조조정을 반영해 '물류자동화추진반'을 폐지하고, 디지털전환(DX) 혁신 기술 확보 및 미래 먹거리 창출에 집중한다.한편 5명의 여성 임원이 신규 선임됐다. 포스코그룹 최초 여성 사업회사 대표를 역임한 포스코홀딩스 이유경 경영지원팀장이 포스코그룹 최초 여성 부사장으로 승진해 포스코 구매투자본부장으로 이동한다.포스코 진영주 환경에너지기획실장, 포스코 이지은 강건재가전마케팅실장(상무보), 포스코이앤씨 안미선 구매계약실장, 포스코 박성은 인사문화실장, 포스코엠텍 방미정 상근감사 등 4명은 상무로 승진했다.한편 포스코 명장 출신 첫 임원인 손병락 기술위원은 이번에 상무급에서 전무급으로 승진했다.포스코그룹은 "조직개편과 임원인사에 이은 직원인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조직 안정화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12.24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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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AI 엔진 달고 미래 시장 선점 나선다

HD현대가 인공지능(AI) 기술로 미래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AI 기술을 토대로 구축하는 바다 대전환과 육상 혁신을 통해 근본적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은 올해 세계 최대 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4’에 기조 연설자로 나서 인류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육상 혁신 비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인프라 건설의 종합적인 혁신 전략을 전 세계에 알렸다. 이는 HD현대가 지난해 CES 2023에서 제시한 바다에 대한 관점과 활용방식의 근본적 변화를 이뤄내기 위한 ‘오션 트랜스포메이션(Ocean Transformation)’과 함께 그룹의 새로운 미래 비전으로 꼽힌다. HD현대는 친환경·디지털·사이버 보안 등 미래 기술로 새로운 50년을 위한 신성장 동력을 만들고 있다.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노력의 중심에는 HD현대의 AI 기술이 자리잡고 있다. 먼저 HD현대는 오는 2030년까지 미래 첨단 조선소(FOS)를 구축할 계획이다. FOS는 데이터, 가상·증강 현실, 로보틱스, 자동화, 인공지능 등 첨단 디지털기술이 구현된 미래형 조선소다. 지난해 12월, 1단계 목표인 ‘눈에 보이는 조선소’ 구축을 완료한 바 있다. 또 HD현대는 더욱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선박을 건조·관리하기 위해 선급, 해운사 등과 협력해 AI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올해 6월, 세계 최대 조선·해양 박람회 ‘포시도니아 2024’에서 미국선급협회(ABS), 라이베리아기국(LISCR)과 AI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AI 기술을 활용, 선박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새로운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이미 팬오션, 포스에스엠, ABS와 ‘선내 안전관리 및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AI 솔루션 적용’ 업무협약을 맺었다. 이에 선내 안전관리에는 HD한국조선해양이 개발한 ‘AI 선내 안전관리 패키지 솔루션’이 적용될 예정이다. 이 AI 솔루션은 선박 내 주요 장비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진단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 탄소배출 저감에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오션와이즈’가 활용된다. 오션와이즈는 빅데이터와 AI 알고리즘을 통해 선박의 위치정보만으로도 탄소 배출량을 측정 및 예측, 연료 소모량을 최소화하는 등 최적의 운항 경로를 제공한다. 외국인·내국인 근로자 생산성 향상을 도모하고, 선주·해운사에도 필요한 정보를 효율적으로 제공하는 AI 서비스도 출시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연초에 그룹 내 흩어져 있던 AI 조직을 한데 모아 미래기술연구원 산하 ‘AI센터’로 통합했다. AI센터는 올해 상반기, 생성형 AI를 기반으로 한 번역 서비스 ‘AI Agent(에이전트)’를 출시했다. 전남 영암에 위치한 HD현대삼호 선박 건조 현장에 이 서비스가 적용되고 있다. 상선 분야를 넘어 방산 분야에서도 AI 기술을 활용해 최신예 원해경비함·무인수상정 등을 건조하고 있다. 이 분야는 첨단 기술이 좌우하는 블루오션인만큼 AI 기술력이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HD현대의 자율운항 전문회사 아비커스는 미국 최고 방산 AI 기업인 팔란티어의 기술을 접목해 무인수상정(테네브리스)을 공동 개발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HD현대의 원해경비함은 AI 기술이 적용돼 영해 감시, 수색 및 구조, 재난 구호 등 추가적인 임무를 수행하고 항해 거리와 내구성도 상대적으로 높다”고 설명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8.22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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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 포스코 회장 후보, 거센 ‘외풍’ 넘고 안정 가져올까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차기 회장 후보가 거센 ‘외풍’을 뚫고 안정을 가져다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장인화 차기 회장 후보는 ‘2024 인터배터리’ 현장을 찾아 포스코홀딩스의 핵심 역량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차전지 현황들에 대해 둘러봤다. 아직 회장 취임 전이라 취재진과 별도의 인터뷰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준형 포스코홀딩스 친환경미래소재총괄에 따르면 이차전지 투자 지속 기조를 강조했다. 김 총괄은 "회장 후보는 이차전지 투자를 지속적으로 밀고 나가서 앞으로 미래 성장 산업으로 가져가겠다는 것에 큰 방점을 두고 있다"고 전했다.장인화 회장 후보는 7일 다시 ‘외풍’을 직면할 전망이다. 포항 지역에서 ‘장인화 내정 무효’를 내건 대규모 집회가 예정됐기 때문이다. 포스코지주사 본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 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이날 오후 2시 포항시내 중심가에서 장 회장 내정의 원천 무효와 포스코 미래기술연구원의 포항 중심 운영체계 구축 등을 요구하는 범시민 총궐기대회를 연다. 범대위는 "도덕성과 신뢰성이 무너진 CEO(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가 내정한 장인화 후보는 초호화 해외 이사회 주선 등으로 사법당국에 입건된 부적격자"라며 "2018년 4월 포스코 창립 50주년 기념으로 포항시장과 체결한 상생협력 양해각서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등 포항시민을 철저히 무시한 인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주최 측은 총궐기대회에 포항시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호국총연합회, 월남전참전전우회, 신자유연대 회원들을 포함해 수천명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호화 이사회’ 등의 논란으로 거셌던 ‘외풍’은 다행히 장인화 차기 회장 내정 이후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지난 5일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인 글래스루이스가 장인화 차기 회장 후보의 선임 안건에 대해 찬성할 것을 권고했다. 국민연금 등의 움직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자문사의 선임 권고는 일단 긍정적이다. 국민연금은 6.71% 지분으로 포스코홀딩스의 1대 대주주에 자리하고 있다. 국민연금은 차기 회장 후보 내정 이전에는 김태현 이사장이 직접 포스코홀딩스 이사회의 독립성 여부를 지적하는 등 회장 선임 과정에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재계 관계자는 “3월 21일 주주총회 이전에 국민연금이 차기 회장 선임과 관련한 입장을 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단 국민연금이 장인화 회장 후보의 손을 들어준다면 회장 선임안이 승인될 가능성이 커보인다. 포스코홀딩스는 소액주주가 75% 이상으로 많은데 회장 선임과 관련해서는 중립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는상황이다. 포스코의 협력사와 포스코 직원대의기구도 장인화 회장 선임에 찬성하고 있다. 포항제철소 파트너사협회는 5일 입장문을 통해 "명분 없는 주장들을 쏟아내며 의미 없는 흠집 내기와 혐오에만 몰두하는 모습은 포스코와 포항시의 상생 역사를 무시하는 것"이라며 "지역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를 멈출 것을 범대위에 촉구한다"고 밝혔다.이 단체는 "포항·경북지역 정·재계, 포스코 내부에서는 장인화 회장 후보만큼 지역사회와 상생의 길을 열어갈 적임자가 없을 것이란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 노경협의회 근로자위원들도 이날 입장문을 통해 "포스코그룹 신임 회장 취임을 앞두고 포항시민이나 지역 대표 인사들은 포스코와 포항시의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표출하고 있다"며 "지역갈등을 조장하는 범대위의 행위를 중단해주기를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포스코의 노동조합도 일단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 노조는 장인화 회장 후보에게 조건 없는 만남 의사를 전달한 바 있다. 그리고 오는 23일까지 응답을 기다리겠다고 하는 등 상생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장인화 회장 후보는 직원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는 인물로 알려졌다. 주총에서 선임안이 승인된 이후에는 임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2024.03.0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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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호, 1년 만에 부회장 승진...코오롱 신임 임원 72% 40대로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승진한다.코오롱그룹은 28일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 대표이사 사장을 지주사 ㈜코오롱의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내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2024년도 사장단·임원 인사를 실시했다. 코오롱그룹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고려해 안정 속에서도 미래가치 성장을 지향하기 위해 지주사를 지원부문과 전략부문으로 나눠 각자대표를 내정했다.1984년생인 이규호 부회장은 작년 말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부회장으로 승진하게 됐다. 이 부회장은 지난 3년간 코오롱그룹의 자동차유통 부문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올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독립법인으로 성공적으로 출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에는 코오롱만의 모빌리티 서비스를 아우르는 '702'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고객 중심 사업의 틀을 공고히 해오고 있다.이 부회장은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에 차장으로 입사해 제조현장 근무부터 시작했다. 이후 코오롱글로벌(건설) 부장,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코오롱 전략기획 담당 상무 등 그룹 내 주요 사업 현장을 두루 거쳤다.2019년부터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온라인 플랫폼 구축, 글로벌 시장 개척, 새로운 트렌드 변화에 따른 브랜드 가치 정립 등으로 지속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 2021년부터는 지주사 최고전략책임자(CSO)를 겸직하며 그룹의 수소사업 밸류체인(가치사슬) 구축을 이끄는 등 미래 전략 수립을 주도하고 있다.기존 안병덕 ㈜코오롱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원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는다. 이 부회장과 함께 각자 대표로서 코오롱그룹의 지주사인 ㈜코오롱을 이끌게 된다. 안 부회장은 기존의 사업 기반을 굳건히 하는 안정적 경영활동의 토대를 강화하고, 전략 부문을 맡은 이 부회장은 그룹의 미래 가치 제고와 사업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한성수 미래기술원장과 신상호 CEM본부장은 각각 사장으로 승진한다. 한 원장은 미래를 위한 첨단 기술 혁신을 지휘해 왔으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대에 부합하는 친환경 기술 개발에도 힘을 쏟아왔다. 또한 2020년부터 코오롱티슈진 대표이사도 겸직하며 세포유전자치료제인 TG-C(구 인보사)의 미국 임상 3상 시험을 수행해오고 있다.신 본부장은 1983년 코오롱상사에 입사한 이후 40년 동안 글로벌 비즈니스에 앞장서 온 정통 상사맨이다. 코오롱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신임 상무보 16명 중 약 75%인 12명을 40대로 선임해 지난해(72%)에 이어 세대교체를 통한 변화와 혁신 기조를 이어갔다.이번 인사는 계열사별 이사회 등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코오롱그룹은 "예상치 못한 경영환경의 변화와 글로벌 경제 블록화가 날로 강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사업의 불확실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그룹의 미래가치를 높이고 위기 속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힘을 모으는 데 인사의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11.2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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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가세로 조선업계 채용 시장 훈풍…지역사회도 활기

조선업이 살아나면서 울산과 거제 등 조선소의 도시들도 활기를 띠고 있다. 특히 한화가 가세하면서 지역 사회와 일자리 증가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공식 출범한 한화오션이 첫 대규모 채용에 나서면서 조선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한화오션은 지난 9일부터 한화그룹 공식 채용 사이트에 경력직 공고를 내고 채용 절차에 돌입했다. 20년이 넘는 대우조선해양의 워크아웃 기간에 '보릿고개'를 거쳤던 한화오션의 채용 소식은 더없이 반갑다. 한화오션은 지난해에도 약 400명이 퇴직한 바 있다. 한화오션은 생산, 연구개발, 설계 등 기술 분야를 비롯해 영업·사업관리, 재무, 인사, 전략 등 전 직무에서 대규모로 채용한다. 특히 인력 이탈이 많았던 생산과 설계 분야를 중심으로 인재를 뽑아 한화오션의 강점인 생산·설계 역량을 조기에 정상화할 계획이다.한화오션의 기타비상무이사를 맡고 있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경쟁력 확보를 위해 인력 채용을 강조한 바 있다. 지난 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국제해양방위산업전(MADEX) 2023'의 한화오션의 첫 공식무대에 깜짝 방문한 그는 "현재는 어쩔 수 없이 조직을 떠났던 분들을 다시 모으고 추가 채용으로 나아갈 단계"라고 말했다. 한화오션을 비롯해 조선업체들은 3년치 이상 일감(수주 잔량)을 확보하는 등 모처럼 활기를 띠고 있다.한화오션 관계자는 "업황이 안 좋았던 몇 년 전과 비교하면 최근엔 일감이 늘어나 일손이 부족할 정도"라고 설명했다.한화오션은 올해 채용을 특정 시기와 관계없이 상시·수시 진행할 계획이다. 채용 규모도 지난해(약 200명)보다 몇 배 더 많은 수준으로 검토 중이다.외국인 노동자도 계속 유입해 현장에 부족한 인력을 보충할 계획이다. 한화오션의 외국인 노동자는 2021년 말 약 590명에 불과했으나 지난 4월 말 기준 약 1600명까지 증가했다.HD현대의 중간조선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은 한화오션과 달리 꾸준히 신입사원을 채용하며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상반기에만 800명을 선발하는 등 대규모 채용을 이어나가고 있다. 글로벌 조선업황 개선으로 수주 물량이 증가하고 있고, 친환경·스마트 선박 분야 인력 수요가 커지면서 채용을 늘리는 추세다. 또 HD한국조선해양은 신사업 부문 경력사원과 함께 미래기술인재 채용연계형 인턴을 채용하고 있다. 하반기에 100여 명의 인턴이 채용연계형으로 선발될 전망이다. 채용연계형 인턴은 미래선박연구랩, 에너지연구랩 등 미래사업 위주로 모집하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 관계자는 “2016년부터 신입사원을 꾸준히 채용하고 있고, 조선업이 불황 때도 수시 채용을 지속하면서 인력을 확대해왔다”고 말했다. 또 HD현대중공업은 외국인 노동자를 포함한 직원들의 기술 경쟁력 향상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5월 울산 동구 기술교육원에서 ‘제1기 전문테크니션 육성 과정 수료식’을 가진 바 있다. 스마트선박 기술 70명, 스마트선박 전기 17명, 스마트선박 기계 13명 등 교육생 100명에게 수료증을 수여했다. 이들은 약 10주 동안 현업에 필요로 하는 전문기술과 기본 소양 등을 익히고 자격증을 받았다.올해 처음 운영 중인 HD현대중공업 기술교육원 '전문테크니션 육성 과정'은 조선업 기술 인력 1000명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존에 운영하던 '기술 연수생 양성 과정'을 최근 조선산업 환경 변화에 맞춰 특화한 프로그램이다.전문테크니션 육성 과정은 올해 총 5차례에 걸쳐 교육생을 모집한다. 또 스마트선박 기술 직종 수료자 중 우수한 성적을 거둔 교육생들을 HD현대중공업 생산기술직으로 채용하는 특전을 제공할 예정이다.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3.06.23 07:00
산업

급한 불 끄려 말만 앞세우는 포스코 최정우 회장

포스코그룹의 ‘거짓 공약’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태풍 힌남노 피해로 고로까지 멈춰야 했던 포스코는 연내 포항제철소의 전면 재가동이 불가능해졌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은 배당과 지주사 포항 이전, 태풍 피해 등으로 민심이 들끓자 급한 불 끄기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2조3000억 매출 피해, 재가동 지체 15일 산업자원통상자원부와 포스코 등에 따르면 태풍 힌남노에 직격탄을 맞은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전면 재가동이 내년 1분기나 돼서야 가능할 전망이다. 산업부는 전날 포스코 피해와 관련한 민관 합동 ‘철강수급 조사단’의 조사 중간 결과를 발표하면서 내년 1분기까지 스테인리스스틸 1냉연공장, 도금공장 등이 재가동을 마치면 피해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내다봤다.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은 “연말까지 18개 제품 공장 중 15개 공장이 재가동될 전망이다. 아직 복구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제1후판을 제외한 전체 공장의 재가동은 애초 알려진 바와 달리 내년 1분기는 돼야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는 지난 9월 철강수급 조사단의 1차 조사에서 “후판 공장은 10월까지, 냉연·열연공장은 12월까지 가동하며 3개월 안에 복구작업을 마무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10월에도 포스코는 “12월 중 2열연, 2냉연, 2선재, 스테인리스 2냉연공장 등을 단계적으로 복구하고 철강수급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연내 재가동 의지를 재차 밝혔다. 하지만 현장을 조사했던 철강수급 조사단과 포항시민들은 올해는 힘들다고 입을 모았다. 포항의 업계 관계자는 “복구작업이 길어져 현장의 포스코의 관계자들도 내년에서야 전면 재가동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피해 복구 과정에서는 현장의 사고 소식을 숨기기에 급급했다. 포스코는 안전에 초점을 맞춰 빠르게 복구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지난 9월 19일 국회의원들이 점검반을 꾸려 포항제철소를 방문한 자리에서도 “복구작업을 하면서 아직 부상 사고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실상은 조업 정상화에 급급해 안전에 소홀했고, 사고를 은폐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포항제철소 복구작업 이후 한 달 새 사고가 3건이나 발생했다. 국회의원 점검반 방문 이전인 9월 11일에 50대 직원이 흙탕물을 퍼내는 휘발유 양수기에 기름을 붓다가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이송됐다. 3일 뒤에도 30대 협력업체 직원이 스팀배관에서 나온 고온의 물에 미끄러져 다리에 화상을 입었다. 태풍 피해로 포스코는 매출 2조400억원이 감소했다. 여기에 포스코에 납품하는 기업들의 매출은 약 2500억원 정도 타격을 받은 것으로 조사돼 피해 규모만 약 2조3000억원에 이른다. 산업부는 포스코의 대응과 관련해 “사전에 예보된 큰 규모의 태풍에 더욱 철저히 대비했어야 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고 비판했다. 포스코는 이와 관련해 “연말까지 전 제품에 대해 생산을 재개해 시장수요에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포항제철소의 수해 복구를 차질없이 진행 중"이라며 "고객사 전수조사 등을 통한 품목별 수급 안정화 대책 시행으로 국내 수급의 영향은 미미한 상황”이라고 했다. 배당·지주사 포항 이전 약속 위기 모면에 급급 지난 3월 포스코, 포항시의 합의를 통해 꾸려졌던 포스코홀딩스 포항 이전 TF팀도 별다른 협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다. 포항시와 포스코 양측은 부시장, 부사장을 TF팀의 단장으로 내세우기로 합의했지만 이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강창호 포스코지주사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TF팀 구성 이후 6차례 만났지만 포스코 측은 아직 단장조차 선임하지 않고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포스코가 합의서를 쓰기만 했을 뿐 전혀 협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어 '거짓 공약'이라고 보면 된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포스코지주사 포항 이전 합의서에는 미래기술연구원도 포항에 본원을 두기로 했지만 포스코는 약속과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강창호 위원장은 “포스코가 1만~2만평 규모의 미래기술연구원 부지를 위해 성남의 판교와 화성 등의 단체장들을 만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다”며 혀를 찼다. 당초 최정우 회장은 이강덕 포항시장을 비롯한 포항시민들을 만나 지주사 이전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로 했다가 입장을 바꿨다. 지난 4월 7일 포스코케미칼 양극재 공장 착공식에 참석하기로 했지만 갑작스럽게 불참해 시민들의 공분을 샀다. 시민뿐 아니라 주주와의 약속도 손바닥 뒤집듯 바꾼 전례도 있다. 포스코는 지난 1월 지주사 전환과 관련한 임시 주주총회를 예고하면서 “2022년 사업연도까지 지배주주 순이익의 30%를 배당으로 지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정우 회장도 주주서한에서 “연결배당성향 30%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못 박았다. 하지만 임시 주총에서 지주사 전환은 통과됐지만 주주들의 배당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포스코는 2021년 순이익 7조1959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냈지만 배당은 30%가 아닌 19% 수준만 집행돼 주주들의 원성을 샀다. 또 최 회장은 포스코에서 제공하는 공식업무 관용차 외 다른 ‘가정용 관용차’를 사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이 들어갔고, 수서경찰서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1.16 07:00
자동차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 잡자"…현대차 '동맹' 확대 총력

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모빌티리 사업을 함께 할 '동맹' 찾기에 분주하다. 자율주행 기술은 물론 도심항공교통(UAM), 로보틱스, 인공지능(AI)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무협약(MOU) 업체를 늘리고 있다. 미래차 주도권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든든한 우군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ICT 기업과 잇따라 MOU…KT와는 '혈맹'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최근 플랫폼 기업과 2건의 굵직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지난달 19일 카카오모빌리티와 자율주행 모빌리티 서비스 실증 및 상용화를, 웨이브와 차량용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제휴를 상호 협력하기로 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는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서비스 실증 및 사업 개발을 위해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이를 위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플랫폼을 활용해 현대차의 아이오닉5 ‘로보라이드’를 호출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도심 자율주행 모빌리티 시범 서비스를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웨이브와는 OTT 서비스 탑재를 위한 플랫폼을 구축한다. 플랫폼 서비스 운영과 유지·보수, OTT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신규 콘텐츠 서비스를 지속 발굴하기 위해 상호 협력할 계획이다. 또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초 KT와 7500억원의 지분교환을 하기로 하면서 단순한 MOU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적극적인 협력에 나서기도 했다. 현대차 지분 1.04%(4456억원가량)와 현대모비스 지분 1.46%(3003억원가량)를 KT 지분 7.7%(7500억원 안팎)와 교환하는 방식이다. 지분 교환은 가장 강력한 단계의 협력관계 구축으로 '혈맹'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양사는 자율주행 차량에 최적화된 6G 통신규격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또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대하기로 했으며 빅데이터 등 ICT 기술 개발 협력을 위한 미래기술펀드 운용을 검토할 예정이다. 미래 사업 확장에 필수적인 보안 통신 모듈 분야 기술 협업도 계획하고 있다. 롤스로이스, 사프란과는 UAM 협업 현대차그룹은 도심항공모빌리(UAM) 개발과 관련해서도 동맹을 늘리고 있다. UAM은 도심에서 수직 이착륙 등이 가능한 개인 항공기다. ‘하늘을 나는 차’로도 표현할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2028년 선진항공모빌리티(AAM)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AAM은 UAM에서 한발 나아가 RAM(지역항공모빌리티)까지 포괄하는 단어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그룹은 최근 현대건설, KT, 대한항공, 인천공항공사 등과 짝을 이뤄 정부의 한국형 UAM 실증사업에 참여했다. 지난 7월에는 영국 항공기 엔진 제조사 롤스로이스와 UAM 공동 연구 등을 위한 MOU도 맺었다. 롤스로이스는 세계 3대 항공엔진 제작사 중 하나다. 두 회사는 2025년까지 지역 간 항공교통(RAM) 기체의 수소연료전지 추진 시스템, 배터리 추진 시스템 등을 공동 연구키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설립한 UAM 독립 법인인 슈퍼널의 UAM 기체 배터리 추진 시스템 공동 연구도 MOU에 포함된다. 두 업체 간 MOU는 지난 7월 영국에서 열린 ‘판버러 국제에어쇼’에서 마침표를 찍으며 확정됐다.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슈퍼널 전시관을 찾은 워렌 이스트 롤스로이스 최고경영자를 직접 맞았다. 두 사람은 현대차그룹이 새로 공개한 UAM 인테리어 콘셉트 목업(mock-up·모형)에 함께 탑승하기도 했다. UAM의 동력원은 현재 다양하게 검토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그중에서도 수소연료전지 활용법을 연구 중이다. 신재원 현대차그룹 AAM본부장 사장은 “자동차에 성공적으로 탑재한 수소연료전지 시스템을 항공기에까지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현대차그룹은 에어쇼에서 프랑스 항공 엔진 기업인 사프란과의 업무 협약식도 했다. 사프란은 항공기 엔진 및 로켓 엔진 등 다양한 항공 우주 관련 장비를 설계 및 개발하고 있다. 전기차 타이어는 미쉐린과 '맞손' 현대차그룹은 전기차의 핵심 부품 중 하나인 타이어도 미쉐린과 공동 개발키로 했다. 최근 MOU도 체결했다. 이번 MOU는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 전략을 구체화하기 위한 차세대 타이어 기술 확보를 목적으로 추진된다. 지난 5년간(2017년 11월~올해 6월)의 1차 협업에 이어 향후 3년간 진행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프리미엄 전기차 전용 차세대 타이어와 탄소 저감을 위한 친환경 타이어를 공동 개발하고, 자율주행 고도화에 필요한 실시간 타이어 모니터링 시스템 분야에서 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미쉐린과의 기술 협력을 통해 양사의 자동차 및 타이어 기술 역량을 극대화하고, 차량 주행 성능을 획기적으로 향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단순히 자동차뿐만 아니라 통신, 항공, 인프라, 콘텐츠, 타이어 등의 기업들과 협업을 하는 이유는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미래 모빌리티 시장은 앞으로 규모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자율주행차시장 규모는 2020년 64억 달러(약 9조1970억원)에서 2035년 1조204억 달러(약 1466조3150억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택시, 물류, 차량 공유 등 자율주행 서비스 시장은 2030년 3조2000억 달러(약 4598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래차는 기존 완성차 시장과는 구조가 다르다. 자동차 기계 기술 중심에서 반도체,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통신 등 다른 산업이 진입하면서 개방형 구조가 되고 있다. 특히 전장·SW의 중요성이 증가하면서 자동차 업계의 ICT 역량 확보도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여기에 고객 편의를 위한 디지털화가 미래차 시장의 강력한 구매 요소로 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회사는 이제 차만 만들어서 파는 것이 아닌 관리부터 폐차까지 모든 과정이 비즈니스 모델이 되는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모빌리티 쪽에 강점을 가진 기업과 MOU를 맺거나 인수합병에 나서게 되는데 미래 모빌리티 기업으로 가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안민구 기자 amg9@edaily.co.kr 2022.10.27 07:00
산업

LG 구광모, AI 휴먼 '틸다'에 빠진 이유는

LG그룹은 인공지능(AI)을 미래의 핵심 먹거리로 보고 있다. 지난 2020년 그룹 계열사 16개가 참여해 LG AI연구원을 출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싱크탱크’ LG AI연구원의 첫 작품인 AI 휴먼 ‘틸다’를 통해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구상하는 미래기술과 환경의식에 대한 가치도 드러내고 있다. ‘대세’ 가상인간과 다른 LG AI 아티스트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에서 선보이고 있는 AI 휴먼 틸다가 세계 3대 광고제에서 수상의 영광을 차지하는 등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AI 아티스트로 활동하는 틸다는 지난 15일(현지시간) '2022 뉴욕 페스티벌'의 '더 퓨처 나우' 부문에서 금상과 은상을 동시에 수상했다. 뉴욕 페스티벌은 칸 라이언즈, 클리오 어워즈와 더불어 세계 3대 광고제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인 광고제에서 AI를 통해 혁신적인 부분을 높게 평가받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틸다는 지난 2월 뉴욕 패션위크에서 박윤희 디자이너와 협업해 ‘금성에 핀 꽃’ 컬렉션을 선보인 바 있다. 틸다가 주제에 맞는 3000장이 넘는 이미지와 패턴을 창작했고, 200여개 의상에 반영됐다. LG에 따르면 AI 아티스트의 작품이 수상한 첫 사례다. 뉴욕 페스티벌 측은 “기후 변화로 인한 위기를 AI 아티스트와 패션 디자이너의 협업이라는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내며 경각심을 일깨워 창의적이고 혁신적이었다”고 평가했다. 최근 국내 광고계에서 가상인간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신한은행 광고모델로 이름을 알린 로지를 비롯해 류이드, 루시, 이솔 등 활발하게 활동하며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광고모델 등으로 친숙하게 다가오고 있는 가상인간들은 어느 새 우리의 일상에 스며들고 있다. 틸다는 이런 가상인간과는 차별되는 AI 휴먼이다. 기존 가상인간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데이터 학습을 통해 스스로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업계 관계자는 “광고모델로 나오는 가상인간들은 한국인들이 좋아하는 매력적인 비주얼을 내세워 상품 및 서비스를 알리는 목적으로 활용하는 ‘얼굴 마담’ 격”이라며 “AI 휴먼은 AI 전문가로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로 학습하고 있어 태생 자체가 다르다”라고 말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이번 수상으로 LG의 초거대 멀티모달(Multi-Modality) AI 엑사원(EXAONE)의 기술력과 창의성, AI 휴먼과 인간의 협업 가능성을 종합적으로 인정받았다”며 “앞으로 LG AI 기술을 더욱 친숙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협업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AI 기술·환경 가치 등 LG 비전 제시 구광모 회장은 취임 후 AI 기술에 무게를 두는 행보를 보였다. 그룹 기술 개발의 집합체인 LG 마곡 사이언스 파크에서 LG AI연구원을 출범시키며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LG는 2020년 컴퓨터 비전 학회인 ‘2020 CVPR’이 개최한 세계 최고 권위의 AI 경연대회에서 1위를 차지했다. 토론토대와 공동연구팀으로 참가해 아마존과 중국과학원, 동경대를 제치고 우승하는 쾌거를 보여줬다. 이 같은 AI 기술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이후 LG AI연구원이 출범했고, 구광모 회장은 이를 발판으로 글로벌 AI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구 회장은 LG AI연구원 출범 당시 “LG AI연구원이 그룹을 대표해 기업 스스로의 변화와 혁신의 방법을 발전시켜나가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줄 것”이라며 “최고의 인재와 파트너들이 모여 세상의 난제에 마음껏 도전하면서 글로벌 AI 생태계의 중심으로 발전해 가도록 응원하며 힘을 보태겠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그룹 차원에서 내놓은 AI 휴먼 틸다에는 LG의 아이덴티티, 즉 구 회장의 의중이 반영되고 있다. 틸다가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환경 가치에 중점을 두는 행보를 보이는 것도 다 이런 이유에서다. 구 회장은 최근 친환경 사업 현장에 방문했다. 여기에 LG는 클린테크 분야에 5년간 2조원 이상 투자 계획을 밝히는 등 역량 강화에 나서고 있다. LG 관계자는 “AI 생태계 확장을 위해 LG AI연구원을 중심으로 구성된 AI 연합체에서 다양한 영역에 활용할 수 있는 AI 전문가를 개발 중에 있다. 이중 틸다가 첫 번째 AI 휴먼이다. 틸다는 LG의 미래기술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7.19 07:01
경제

‘박태준 지우기’ 나선 최정우, 포스코 근간 통째로 흔드는 이유는

포스코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무리한 ‘박태준 지우기’ 시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홍역을 치렀던 포스코는 정체성마저 부정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54년 교육받던 정체성 하루아침에 뒤집어 ‘멘붕’ 1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정신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포스코는 ‘제철보국(철을 만들어 국가에 보답)’ 신념으로 대한민국의 근대화에 크게 기여했다. 포스코는 무상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포항에서 첫 발을 내디뎠다. 그렇게 포항은 한국 철강산업의 첫 시발점이 됐고, 이후 한국 경제발전의 큰 축을 담당했다. 포스코 신입사원들과 임직원들은 매년 이런 역사를 토대로 뿌리내린 정체성과 제철보국 창립정신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국민기업으로서 국가를 위한 희생과 헌신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 6일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팀 ‘포스코그룹 정체성’이라는 이름으로 발송된 메일 한 통에 포스코의 역사가 통째로 부정당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무상 대일청구권 자금의 10%인 3080만 달러(당시 기준 121억 원)가 포항제철소 1∼2기에 건설됐지만 민영화 과정에서 정부 보유지분 매각으로 2163억 원이 환수됐고 제철소 건설에 사용된 유상 청구권 자금 8870만 달러는 1996년까지 원금과 이자를 상환했다”며 “포스코는 2000년 10월 4일 산업은행이 마지막까지 보유한 2.4%의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완전한 민간기업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영화가 완료된 지 20년 이상 경과됐음에도 여전히 국민기업이란 모호한 개념으로 회사 정체성을 왜곡하고 다른 민간기업과 대비해 과도한 책임과 부담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정우 회장은 모두가 갖고 싶어 하는 ‘국민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거부하고 있다. 한대정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선조의 목숨값으로 포스코가 세워졌기 때문에 국민기업으로서 희생과 헌신을 해야 한다는 54년간 이어졌던 이념이 하루아침에 바뀌었다”며 “국민과 시민을 걷어차고 손바닥 뒤집듯 정체성을 부정하는 주장에 임직원들은 그야말로 멘붕 상황”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소재기업으로 미래를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지만 정체성과 창업정신을 부정하는 등 큰 틀에서 ‘박태준 지우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지회는 박태준 창립자가 강조해왔던 교육사업의 운영비 중단도 이 같은 일환으로 보고 있다. 한대정 수석부회장은 “박태준 회장은 9조2000억 원 규모를 교육사업에 투자하면서 포항과 포스코의 미래를 준비했다. 하지만 최정우 회장은 올해 포스코와 연관된 16개 사립학교의 운영비 지원을 중단했다”며 “300억 원의 운영비가 들어가는 교육사업을 중단하고 국공립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자체적으로 교육재단을 버렸다”고 주장했다. 독재 시도 반발, 지역민의 ‘총궐기대회’ 포항 시민과 단체들도 최정우 회장의 ‘일방통행’에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강창호 포스코 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오는 21일 최정우 회장 퇴진을 위한 총궐기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1만 명의 규모로 포항 포스코 본사 앞에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서울 설립 계획을 철회하고 화해 의사를 전하자 다소 누그러졌던 포항 시민들은 최정우 회장의 배신에 치를 떨고 있다. 강창호 위원장은 “4월 7일 포스코케미칼의 착공식 날 최정우 회장이 포항 시민들과의 만남을 바로 전날 돌연 취소했다. 포항 시민들은 환영회 피켓 등을 만드는 등 그동안의 오해를 풀려고 기다렸지만, 오히려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의 정체성마저 부인하고 나서 분노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탄식했다. 최정우 회장은 취임 이후 포항 시민들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 전대 회장들이 포항 시민들과 다져온 연대의식을 부정하는 등 포항 체제를 탈피하기 위해 ‘마이웨이’를 외치고 있다. 포스코지회와 범대위는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의 근간마저 흔드는 권한이 있는지 모르겠다. 임직원과 시민들은 지금의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본인의 독재를 위한 불순한 의도가 의심되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포스코홀딩스는 정체성 뒤집기 논란에 대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에 따라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의 인식전환을 위해 내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4.19 07:01
경제

포스코 최정우 '헛발질', 뜬금없는 국민기업 타이틀 보이콧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뜬금없이 ‘국민기업’ 탈피를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포스코 구성원과 포항·광양 시민 등과 논의 없는 경영진들의 ‘일방통행’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 포스코 등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6일 임직원 1만7400여 명에게 ‘포스코그룹 정체성’이란 이메일을 통해 국민기업이란 멍에를 벗어던져야 한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는 2000년 10월 4일 산업은행이 마지막까지 보유한 2.4%의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완전한 민간기업이 됐다”며 “민영화가 완료된 지 20년 이상 경과됐음에도 여전히 국민기업이란 모호한 개념으로 회사 정체성을 왜곡하고 다른 민간기업 대비 과도한 책임과 부담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기업이란 왜곡된 주장을 바로 잡고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정체성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설명자료를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공기업으로 출범했으므로 국민기업’이란 주장에 대해 “경제가 발전하면서 시장원리가 적용되는 분야는 민영화됐다”며 “대한석유공사는 SK이노베이션, 한국중공업은 두산중공업으로 바뀐 사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경영권을 행사하는 지배주주가 없다'라거나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라서', '대일청구권 자금이 사용됐기 때문에', '정부의 보호와 육성으로 성장해서' 국민기업이란 주장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대한석유공사의 경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인수해 SK이노베이션이 된 사례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9.25%로 포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다. 현 경영진의 지분은 미미하고, 우리사주조합이 1.45%를 보유하고 있다. 한대정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얼토당토않은 논리로 국민기업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정우 회장의 논리라면 차라리 포스코홀딩스의 외국인 지분이 52%가 넘는데 ‘외국계 회사’라고 주장하는 게 더 맞지 않냐”며 혀를 찼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무상 대일청구권 자금의 10%인 3080만 달러(당시 기준 121억원)가 포항제철소 1∼2기에 건설됐지만 민영화 과정에서 정부 보유지분 매각으로 2163억 원이 환수됐고 제철소 건설에 사용된 유상 청구권 자금 8870만 달러는 1996년까지 원금과 이자를 상환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은 지주사 전환 뒤 친환경 소재기업을 표방하며 미래 준비를 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더는 국민기업이란 이름으로 포스코를 향한 부당한 간섭과 과도한 요구는 없어져야 한다. 포스코 애칭은 '국민기업'이 아니라 친환경 미래소재 분야의 '국가 대표기업'이 돼야 한다”며 쐐기를 박았다. 이 내용이 알려지자 경북 포항의 사회단체와 시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창호 포스코 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포스코의 뿌리마저 부정하고 있다. 부모 세대의 피땀과 눈물, 제철보국의 창업정신을 거역하는 최정우 회장의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며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 리더로서 자격을 상실한 만큼 집행부 회의를 통해서 퇴진 운동을 추진할 것이다. 지난 2월 총궐기 대회 때 준비했던 최정우 회장의 화형식 퍼포먼스도 준비하고 있다”며 분노했다. 포스코 임직원들도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한대정 수석부지회장은 “구성원들과 어떤 교감도 없는 경영진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모두가 갖고 싶어 하는 ‘국민기업’ 타이틀을 내던진다는 건 최정우 회장의 독재를 위한 작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직장인의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도 포스코 직원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그룹 정체성’ 이메일을 받은 직원들은 “임원진 마음대로 주무르는 회사”, “사람 한 명이 망친 회사”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4.15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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