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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새해엔 ‘티끌’ 모아 ‘쏠쏠하게’ 써보자

2020년 경자년이 밝았다. 해가 바뀌었지만, 젊은이들의 주머니는 무거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옛말에 ‘티끌 모아 태산’이라고 했던가. 태산은 될 수 없겠지만, 내가 무심코 지나치던 티끌들을 모아주는 새해의 금융 제도들이 기지개를 켤 전망이다. 잠자고 있던 카드 포인트는 통장으로 받아 현금처럼 쓸 수 있게 되고, 편의점에서 현금을 지불하고 남은 거스름돈은 계좌로 입금받을 수 있게 된다. 별거 아닐지도 모르는 '잔돈’, 주머니 속에서 짤랑거리던 동전들이 알아서 입금되는 쏠쏠한 변화들이다. 게다가 최근 현금 사용이 줄어들고 잔돈이 귀찮아지고 있는 시대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자투리 돈을 활용할 수 있는 ‘잔돈금융’이 새로운 재테크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으니 주목해보자. 편의점서 받은 거스름돈, 주머니 아닌 ‘계좌로’ 지난해 한국은행은 2020년 상반기에 ‘내 잔돈 계좌적립 서비스’ 시행을 위해 시범 유통 사업자를 모집했다. 이 서비스는 현금 거래 후 발생한 잔돈을 현금 IC카드와 모바일 현금카드와 연계된 구매자의 은행 계좌로 입금해주는 것이다. 이 서비스는 한국은행이 비슷하게 시범 사업을 추진해오던 것의 일환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2017년 4월부터 동전 제조 및 관리 비용 등을 절감하기 위한 차원에서 동전 없는 사회 시범 사업을 진행해왔다. 한국은행은 이같은 서비스로 동전 발행 및 유통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자잘한 동전 등을 지니고 다니지 않아도 돼 구매자의 편의성도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요즘은 현금을 사용하지도, 아예 가지고 다니지 않는 분위기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18년 경제주체별 현금 사용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가계의 거래용 지폐 보유액은 평균 7만8000원으로, 2015년의 11만6000원보다 3만8000원(-33%) 줄었다. 게다가 현금이 가계의 지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2.1%로, 신용·체크카드 52.0%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이른바 ‘현금 없는 사회’의 분위기는 비단 우리나라뿐만은 아니다. 스웨덴과 네덜란드·덴마크 역시 금융거래의 투명성, 금융기관의 비용 절감, 지하경제 축소 등의 이유로 현금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잔돈 계좌적립 서비스를 올해 상반기 안에는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한국은행은 은행권과 현금 IC카드를 모바일에 담은 ‘모바일 직불서비스’를 만들었다. 편의점 등 가맹점에서 스마트폰 앱 QR코드를 생성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현금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즉, 이 ‘모바일 카드’의 부가 서비스로 ‘잔돈 계좌 적립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1단계 시범사업에서는 잔돈을 교통카드 등 ‘선불전자지급수단’에 적립하는 방식으로만 서비스 제공이 이뤄졌다. 여기에는 6개 마트 및 편의점과 10개의 선불 전자지급수단 발행업자(세븐일레븐·이마트·CU·캐시비·티머니·하이패스·엘포인트·네이버 페이 포인트)가 참여해 전국 3만6850여 개 매장에서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이 시범 서비스는 올해 1분기에만 편의점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현금을 낸 후 돌려받은 잔돈을 선불 전자지급수단에 적립한 실적이 일평균 2만6000건, 496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 잔여포인트’ 모아 원하는 계좌로 올해 여러 카드사의 잔여 포인트를 원하는 계좌로 이체할 수 있는 시스템도 만들어질 전망이다. 여러 개 신용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소비자의 경우, 카드사 포인트를 한꺼번에 조회하고 이를 현금화해 통장으로 받는 기능이 추가되는 것이다. 국내 신용카드사의 카드 포인트 잔액은 작년 기준으로 약 2조원에 육박했을 정도다. 하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카드포인트 유효기간이 5년이라서 시간이 지나면 아무리 많이 쌓아놔도 사용할 수 없게 된다. 실제 국내 카드사의 소멸포인트는 지난 2017년 1151억원, 2018년 1024억원으로 나타났다. 매년 1000억원 안팎의 포인트가 사라지는 셈이다. 작년 10월부터 포인트를 현금화할 수 있도록 약관을 손봤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금융당국은 카드사와 협의를 거친 뒤 이르면 내년 하반기 이런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손볼 계획이다. 앞으로 소비자들이 손쉽게 카드사 잔여포인트를 조회한 뒤 한 계좌로 이체해 현금처럼 쓸 수 있게 되면 소비가 촉진돼 내수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성기 금융위 중소금융과장은 “카드사 입장에서는 불리해질 수 있지만, 소비자로서는 여러 카드사 포인트를 긁어모아 현금처럼 쓰면 가계경제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1000원 미만의 잔돈, ‘쏠쏠하게’ 모아보자 매일 1원부터 많게는 3만원씩 소액을 모아 부담을 줄인 적금들도 새해에 주목된다. 얄팍한 주머니 사정에 저축이 망설여지던 젊은이들을 타깃으로 한 상품들이다. 여기에 저축 습관에 재미까지 더해줘 금상첨화다. 가장 최근 나온 잔돈 적금 상품은 카카오뱅크의 ‘저금통’이다. 1000원 미만의 금액을 자동으로 모으는 서비스로, 출시 13일만에 100만명이 넘는 가입자를 돌파했다. 미리 요일(월~금요일)을 지정해두면 카카오뱅크 입출금계좌에 있는 1000원 미만의 잔돈이 저금통으로 자동이체돼 쌓이는 구조다. 예컨대 일반 계좌 잔액에 10만1530원이 있다면 530원이 저금통에 쌓이는 것이다. 실제 저금통처럼 한 달에 한 번만 잔액을 확인할 수 있다는 재미(?)도 있다. 비슷하게 제2금융권에는 웰컴저축은행의 ‘웰컴 잔돈모아올림적금’이 있다. 카카오뱅크 저금통보다는 일단 금리가 2.8%(1~2년 미만), 3.0%(2년)로 좀 더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 상품은 잔돈 기준을 ‘1만원 이하’ 또는 ‘1000원 이하’를 선택할 수 있다. 잔액이 10만1530원 있을 때 1만원 이하로 설정해두면 2530원이 저금된다. 만기 이후 세후 원리금도 단위를 올려준다. 세후 원리금이 105만100원일 때 106만원을 만들어서 돌려준단 뜻이다. 핀테크 업체 티클에서는 갖고 있던 카드와 앱을 연동하면 결제 때마다 1000원 미만의 잔돈을 저축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예를 들어 4100원 커피를 결제하면 900원이 본인 계좌에서 빠져나가 티클이 제휴하는 미래에셋대우 종합자산관리계좌(CMA)에 쌓이는 구조다. 또 토스에서는 ‘토스카드’를 쓸 때 결제하고 남은 1000원 미만 잔돈을 계좌에 자동 저축해준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저축을 어렵다고 생각하는 소비자가 많은데, 소액 저축 상품이라도 그 금액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경향이 있다”며 “10대와 20대 등을 주요 타깃으로 1만원에서 2만원씩 성취하면 습관적으로 (저축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20.01.01 07:00
경제

26주적금·모임통장 이어 ‘저금통’…카카오뱅크 ‘3번째’ 효자될까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새로운 서비스 ‘저금통’을 공개했다. ‘26주 적금’과 ‘모임통장’에 이어 선보인 3번째 수신 서비스로, 앞서 내놓은 두 상품만큼 재미를 볼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00원짜리가 알아서 통장에 입금되는 '저금통' 10일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은 소액·자동·재미 요소를 결합한 ‘카카오뱅크 저금통’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저금통은 잔돈만 저금할 수 있어 저축 부담을 덜고, 매번 신경 쓰지 않아도 자동으로 저금하는 소액 저축 상품이다. 카카오뱅크 앱에서 카카오뱅크 저금통을 개설하고 ‘동전 모으기’ 버튼을 켜두면 매일(월~금요일) 자정을 기준으로 고객이 선택한 카카오뱅크 입출금계좌에 있는 1000원 미만, 1원 이상 잔돈이 ‘저금통’으로 다음날 자동 이체되는 방식이다. 기존 사용자가 은행 앱에 접속해서 직접 이체해야 하는 귀찮음을 ‘오토 세이빙’으로 편리하게 바꿔놓은 것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기존 핀테크 앱이나 은행 앱을 통해 저축을 하기까지는 통장을 개설하고 저축 시작해 소비 카테고리를 선택하고 앱을 실행해 저축을 완료하기까지 6단계 정도를 거치는데, 카카오뱅크는 개설하면 자동 저축돼 2단계로 빠르다”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뱅크 저금통은 실물 저금통을 재해석한 것도 특징이다. 먼저 작은 실물 돼지 저금통을 동전으로 가득 채웠을 때 기대하는 금액이 약 10만원 정도라는 점을 반영, 저금통에 쌓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10만원으로 책정했다. 실물 저금통에 넣었을 때 저축 총액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도 반영했다. 어린 시절 불투명한 돼지 저금통이 가득 찰 때까지 모인 금액을 확인하기 어려웠던 추억을 카카오뱅크 저금통에도 적용한 것이다. 단, 한 달에 한 번 매월 5일에만 ‘엿보기’ 기능으로 저축 금액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쌓인 저축 금액에 따라 ‘자판기 커피’ ‘떡볶이’ ‘놀이공원 자유이용권’ ‘제주도 항공권’ 등의 이미지 변화를 통해 대략적인 총저축 금액을 추정해볼 수 있게 한 것도 카카오뱅크 저금통만의 특징이다. 예를 들어 4000~5000원이 모이면 커피 이모티콘이, 9만5000원~10만원이 모이면 제주도 항공권 이모티콘이 화면에 표시돼 금액을 유추할 수 있도록 했다. 실물 저금통의 특징을 반영, 저금통에 쌓인 금액은 전액 출금만 가능하도록 했다. 카카오뱅크 저금통을 개설하기 위해서는 카카오뱅크 입출금계좌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며, 모임통장과 계좌 연동은 불가능하다. 1인당 1 저금통 개설이 가능하며, 금리는 연 2.00%이다. 카카오뱅크 저금통은 ‘동전모으기’를 시작으로 새로운 ‘모으기 규칙’을 추가해 재미를 더한다는 계획이다. ‘26주 적금’ ‘모임통장’ 명성이을까 카카오뱅크가 출범 2년 만에 1000만 사용자를 돌파하는 등 성장세를 뚜렷하게 나타낼 수 있게 된 데는 ‘26주 적금’과 ‘모임통장’ 서비스를 빼놓을 수 없다. 26주 적금은 카카오뱅크가 선보인 자유적금 중 하나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와 함께 26주 동안 매주 1000원, 2000원, 3000원, 5000원, 1만원씩 증액되는 금액을 납입하는 적금이다. 일반적으로 은행 상품의 경쟁력은 ‘금리’라는 것이 금융의 공식이지만, 카카오뱅크의 26주 적금은 재미 요소나 소소한 적금 습관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워 흥행에 성공했다. ‘모임통장’ 서비스 역시 전 연령대로 확산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초 카카오뱅크가 선보인 모임통장은 동호회·동아리 등 모임의 회비를 투명하고 편리하게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모임주는 모임통장에서 카카오톡의 친구 초대, 단체 카톡방 초대 기능으로 모임원을 간편하게 초대할 수 있고, 모임멤버들은 회비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모임통장은 지인과 공유하는 ‘모바일의 특성’을 잘 활용, 전 연령대로 확대돼 1년 만에 이용자 500만명 달성을 코앞에 두며 금융에 소셜 기능을 접목한 혁신 서비스의 대표 사례로 자리 잡았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저금통 서비스가 모임통장처럼 카카오뱅크의 신규 고객 유입에 도움이 될지는 의문”이라면서도 “다른 은행들이 하지 않은 또 다른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은 것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joongang.co.kr 2019.12.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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