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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인터뷰] ‘비공식작전’ 주지훈 “12kg 증량→카체이싱 직접, 영혼 갈아 넣었다”
“가장 중요한 건 호흡이죠. 배우들과 스태프 모두 편했어요. 제가 부족해도 주변 사람들이 도와줄 것이라는 기대감과 안도감이 있었어요.”배우 주지훈에게 영화 ‘비공식작전’은 편안한 현장이었다. 절친 하정우와 신뢰하는 김성훈 감독 그리고 매력적인 시나리오까지 삼박자가 맞아떨어져 만족스러운 결과물이 완성됐다. “몇 개월 같이 지내니 믿고 하게 됐다”는 주지훈의 말처럼 ‘비공식작전’은 ‘척’하면 ‘척’인 현장이었다.최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비공식작전’ 주역 주지훈과 인터뷰를 했다.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의 버디 액션 영화로 지난 2일 개봉했다.개봉 첫날 12만 1993명(영화진흥위원회 제공)을 동원해 누적관객수 16만 5426명을 기록한 ‘비공식작전’은 박스오피스 2위에 오르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개봉 전 열린 시사회에는 톰 크루즈의 ‘미션 임파서블’ 못지않은 카체이싱 액션으로 호평을 받았다.
“톰 크루즈 몸값의 1/5도 안 되는데 감사해요. 액션팀과 전문가들이 있는데 미리 연습해보고 할 만하다 싶으면 제가 했어요. 자동차나 오토바이는 뒤나 옆에 타는 사람이 공포감을 많이 느끼는데 촬영할 때마다 하정우 형이 조용히 있더라고요. 저는 할 건 해야 하니까 일단 하고 사과하는 게 빠를 것 같았어요. 차가 드리프트를 할 때마다 그 형 식겁했을 걸요.(웃음) 정말 영혼과 정성을 갈아 넣었어요.”주지훈은 극중 사기꾼 기질이 다분한 현지 택시기사 판수를 연기했다. 판수는 월남전을 거쳐 먹고 살기 위해 레바논에 정착한 인물이다. 주지훈은 판수를 연기하기 위해 아랍어 선생님을 뒀다며 “살면서 아랍어를 들어본 적도 없어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이국적 풍경 속에 한국인 택시 기사가 서 있는 장면에서 이질감이 느껴지기보다 받아들이기 쉬워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감독님과 그런 부분들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이 작품을 위해 12kg 정도 증량했는데 그 시기의 분위기를 반영했어요. 고양이들도 경계심이 발동하면 털을 세우잖아요. 판수도 마찬가지예요. 동양인에 대해 배타적이던 시기이기 때문에 몸집이라도 키운 거죠.”
‘비공식작전’의 배경은 레바논이지만 촬영은 모로코에서 진행됐다. 해외 촬영 기간은 3개월. 해외 촬영은 익숙했기에 이번에도 큰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예상외의 일이 벌어졌다. 촬영 전 모로코로 미리 보내놨던 음식 컨테이너가 통째로 사라져버린 것.“미리 통조림, 라면 같은 음식들을 보내놨어요. 모로코에 도착해서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은 거죠. 심지어 현지에서도 문제가 생겼다고 한식 조리사들도 못 온대요. 패닉에 빠졌죠. 해외 나가서 한식을 찾아본 적이 없는데 이제는 무서울 만큼 한식만 찾아 먹어요.”주지훈이 도착하기 일주일 전, 하정우가 먼저 모로코에 도착했다. 주지훈은 하정우와 머리를 맞대고 계획을 짜기 시작했고, 그날부터 마트와 시장을 돌며 재료 수급에 나섰다. 하정우가 먼저 김치를 담근 후 곰탕을 끓였고 주지훈은 장조림을 담당했다.“간단한 영어도 잘 안 통하는 나라예요. 다행히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보여줬더니 거기서 소고기를 부위별로 보여주더라고요. 근데 고기가 마블링이 없어서 우리가 보면 다 똑같아요.(웃음) 모든 부위를 사서 해봤더니 모든 부위가 장조림용이더라고요. 촬영이 없는 날엔 할 게 없어서 장조림 삶아서 한결 한결 손으로 찢었어요.”
주지훈과 하정우는 연예계 절친으로 유명하다. ‘신과함께’(2017·2018) 시리즈에서 만나 우정을 이어가고 있는 두 사람은 평소 여행도 같이 다닐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올해 초에는 티빙 예능 ‘두발로 티켓팅’을 통해 뉴질랜드로 떠나기도 했다.“주위에 좋은 사람이 너무 많다”고 만족감을 표한 주지훈은 ‘신과함께’ 개봉 전 하정우와 떠났던 여행 에피소드를 공개했다.“하와이에 도착한 첫날, 형이랑 강가를 걷다가 넘어져서 팔에 상처가 났어요. 형이 제가 괜찮은 걸 확인하고는 ‘지훈아 네가 액땜 다 했다. 네 덕에 잘될 거야’라고 말해주더라고요. 그 상태로 3~5km 정도를 걸어서 큰 약국에 갔죠. 만약 제 앞에 있던 상대가 ‘어떡해!’하고 불안해 했다면 저도 불안했을 거예요. 그런데 형 덕분에 남은 15일의 여행이 행복해졌죠. 이러니 주위 사람들한테 영향을 받을 수밖에요.”박로사 기자 terarosa@edaily.co.kr
2023.08.04 0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