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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하지마!마약] '마약 수사 10년' 이영권 팀장 "제모해도 결국 다 걸려요"

몇 년 전 마약 투약 혐의를 받은 한 유명 연예인이 온몸의 털을 밀고 경찰에 출석해 화제가 됐다. 약물 검사를 피하기 위한 것인데, 수사관들은 당황하지 않고 면도기를 들어 해당 연예인의 몸을 긁어냈다. 미세하게 자라난 체모를 채취하는 일명 '대패질'이다. 양성 판정을 보인 이 연예인은 결국 처벌을 받았다.이처럼 마약 수사만 10년을 한 이영권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 마약1계 1팀장에게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그는 25일 서울 중구 순화동 KG타워에서 열린 강연에서 "약물 반응은 우리 몸의 모든 털에서 나온다. 딱딱하지만 혈액이 흐르는 손톱으로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최근 대표적 마약 유통 창구로 떠오른 텔레그램 등 익명 기반 메신저에는 경찰의 감시망을 피하는 팁이 퍼진 상황인데, 이는 단순히 구매를 부추기기 위한 것이며 과학적 근거가 전혀 없다는 설명이다.이영권 팀장은 "아르기닌 성분을 섭취하거나 옥수수수염차, 크랜베리 주스, 이온음료를 마시고 배출하면 걸리지 않는다는 내용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더니 마약 투약 용량이나 방법, 빈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모두 검출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한 투약자가 연인과 지방으로 놀러 가서 투약한 뒤 돌아오는 길에 가장 먼저 사우나에 들러 열심히 땀을 흘렸지만 서울에서 검거된 사례도 있다. 탈색 또는 염색을 하거나 클렌징크림으로 머리를 감으면 양성 반응을 피할 수 있다는 정보 역시 사실이 아니다.경찰은 늘어나는 대마초 재배 범죄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이영권 팀장은 "대마를 키울 때 필요한 환풍기와 온실 텐트 등 기구들을 한꺼번에 구매한 사람들을 세관과 힘을 모아 분석해 작년에 전국에서 150여 명을 검거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투약 범죄자들을 잡아내는 노하우는 충분히 축적했지만, 마약 매매는 수법이 갈수록 대담하고 교묘해지고 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2018년 국내 마약 밀매 조직이 대만에서 몰래 들여온 필로폰 112㎏ 중 22㎏을 유통한 뒤 숨겨놓은 90㎏을 압수했다. 우리나라 국민 3분의 2가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가격으로 따지면 3300억원 규모였다.이영권 팀장은 "중간 전달책은 바로 위에서 지시한 사람만 알지 누가 마약을 가져갔는지 모른다. 공범 관계 입증이 정말 어려운 사건이었다"며 "그 해에만 약 340장의 영장을 받았다"고 회상했다. 외국인 범죄자들은 고국에 있는 가족이 보복을 당할까 두려워 대부분 범행을 부인한다고도 했다. 한국은 마약 매매·투약 대비 제조 범죄율은 현저히 낮아 해외에서 대부분 밀반입되는 것으로 경찰은 파악하고 있다. 국제 공조가 절실한 이유다.서울경찰청의 2021년 국내 마약류 범죄 유형별 검거 현황에 따르면 총 1만6153건 중 투약이 52.8%로 압도적 비중을 보였고, 매매가 20%로 뒤를 이었다. 제조는 0.1%에 그쳤다. 몸에 마약을 숨겨 입국하는 것은 과거의 방식이다. 요즘은 바다에 던져놓고 위성 좌표를 찍어 배가 가져가는 방식으로 진화했다.이영권 팀장은 "실제 밀반입의 절반가량은 외국인이 들여오는 것으로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며 "예전에는 미국이 많았더라면 지금은 태국과 중국이 1~2위를 다투고 있다"고 말했다.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패치 형태로 쉽게 부착하는 '죽음의 마약' 펜타닐이 확산하는 것도 심각한 문제다. 경찰은 식약처와 협업해 주로 처방이 이뤄지는 지역과 연령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이영권 팀장은 "아무리 가까운 친구라도 본인이 처방받지 않은 약물은 투약·복용하면 안 된다"며 "부모는 자녀가 전에 없던 패치를 몸에 붙였거나 평소와 다른 이상행동을 하면 유심히 관찰했다가 최대한 빨리 경찰이나 학교에 알려 조치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마약청정국이던 대한민국이 마약관리국으로 추락했다. 인터넷 메신저에서 '톡' 서너 번으로 마약이 안방까지 배달되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약사범의 나이도 어려져 10대 청소년 범죄자가 4년 새 3배 증가했을 뿐 아니라 마약을 하는 것을 넘어 유통까지 하는 상황이다. 일간스포츠와 이데일리는 청소년 마약 퇴치 캠페인 '하지마!약'을 시작하면서 심각한 청소년의 마약 실태와 원인, 해법을 심층 취재해 연속 보도한다. <편집자주> 2023.04.26 07:00
산업

크림에 묻습니다…3년 전 제품도 안뜯으면 신상인가요?

네이버의 리셀 플랫폼 '크림'이 2~3년 묵은 명품도 미개봉 상태면 거래가 가능하도록 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명품은 미개봉 상품이라도 몇 년도에 생산됐느냐에 따라 제품 사양은 물론 가격도 달라질 수 있어 크림의 약관 변경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소비자 A 씨는 최근 크림에서 '샤넬' 가방 입찰에 성공했다. 원하던 상품을 갖게 돼 기뻤던 A 씨는 뒤늦게 크림 약관을 확인하고 깜짝 놀랐다. 크림 홈페이지 공개된 약관에 '샤넬 상품은 28번대 이후 상품만 거래 가능'이라고 적혀있었기 때문이다. 샤넬은 출시된 연도 등에 따라 번호를 준다. 게런티카드에 새겨진 앞자리 번호에 따라 28번대, 29번대, 30번대, 31번대 등으로 불린다. 명품 업계에 따르면 샤넬은 최근 32번대 제품까지 선보인 바 있다. 크림이 약관에 쓴 28번대는 보통 2018년 말에서 2020년 사이에 생산돼 세상에 나온 제품으로 추정된다. A 씨는 "구하기 힘든 제품이어서 크림에서 플미(한정판에 붙는 프리미엄, 웃돈)까지 주고 샀다. 가방 가격만 700만 원대다"며 "약관을 보면 내 가방이 생산된 지 2~3년 지난 제품일 수 있다는 것 아닌가. 누가 플미를 주고 묵힌 제품을 사나"라고 토로했다. 크림은 리셀샵이긴 하지만 '중고'가 아닌 새 제품만 취급하고 있다. 몇 년 지난 제품일지라도 새 상품인데 문제가 되는 이유가 뭘까. A 씨는 샤넬의 인기 가방 모델인 '코코핸들(탑 핸들이 장식된 가방)'을 예로 들었다. 그는 "가령 코코핸들은 28번대의 경우 내부가 천으로 돼 있다. 그러나 31번대부터는 가죽으로 바뀌었다. 샤넬은 모델의 번호 대에 따라 제품 사양이 달라질 수 있다"라고 꼬집었다. 당연히 리셀을 할 때 가격도 달라진다. 코코핸들의 경우 내부가 천에서 가죽으로 바뀐 시점에 가격 인상을 했기 때문에 두 제품 사이에는 플미를 포함해 적어도 50만~100만 원의 차이가 있다. 코코핸들만의 상황이 아니다. 명품 업계 관계자는 "샤넬은 클래식 백처럼 수십 년째 같은 디자인을 선보이는 스테디셀러와 한두 해 나오고 사라지는 시즌 백이 있다"며 "그러나 클래식 백일지라도 몇 번대냐에 따라서 미세한 색감이나 가죽 질감의 차이가 있다. 캐비어 가죽이라고 할 경우 알 크기나 모양이 미세하게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크림이 샤넬 제품을 판매할 때는 입찰 전부터 미리 번호 대를 고지하거나 현재 규정된 28번대를 최신 버전으로 업그레이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A 씨는 "샤넬 가방이 한두푼 하는 상품도 아니지 않나. 우리가 크림에서 플미를 주고 사는 이유는 구하기 어려운 가장 양질의 정품을 얻기 위해서"라며 "그런데 판매되는 번호 대가 2~3년 전 것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뭐하러 크림을 찾겠느냐"고 반문했다. 네이버의 손자회사인 크림은 최근 리셀 플랫폼인 무신사의 '솔드아웃'과의 이른바 가품 경쟁에서 승리를 거뒀다. 무신사가 정품으로 인증해 판매한 제품이 크림에서 가품 판정을 받았는데, 해당 브랜드의 본사에서 가품이 맞다고 인증을 했다. 무신사는 이미지 손상을 입었고 크림은 사실상 국내 리셀 시장을 이끌어가게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크림 선전은 매출에서도 엿볼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크림은 4월 들어 일평균 거래액 100억 원을 넘어섰다. 현 추세라면 연간 총거래액이 3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업계는 크림이 앞선 가품 경쟁에서 승리했고, 솔드아웃과 달리 샤넬이나 '에르메스' 등 럭셔리 브랜드를 취급하면서 거래액도 뛰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구스 같은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도 판매 제품 사진과 함께 샤넬은 번호 대를, 에르메스는 각인 알파벳을 공개한다. 소비자가 생산 연도를 가늠하도록 정보를 주는 차원"이라며 "크림이 우리나라 간판 리셀샵이 되고 싶다면 관련한 약관을 다시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네이버 관계자는 "당사의 검수 기준은 생산연도에 방점을 두는 것이 아닌 정·가품 여부, 미사용품 여부, 검수 기준에 다른 하자 여부"라며 "구매자에게 몇 번대 제품임을 고지하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이용 편의성 증대를 위해 샤넬 등 일부 대상제품에 한해서는 보관 및 검수를 한 후 생산연도를 추정할 수 있는 제품번호 노출이 가능하도록 개선하는 것을 함께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2.04.26 07:00
경제

월드컵 특수 못 누린 태극전사… 배달 음식·편의점은 반짝 인기

태극전사들이 '2018 러시아월드컵'의 특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 월드컵 때만 되면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기업의 모델로 발탁돼 TV 광고를 도배하듯 했지만, 이번 월드컵에서는 그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반면 월드컵 분위기가 안 난다고 해도 배달 음식 및 편의점 업계는 별다른 마케팅을 하지 않고도 매출이 뛰어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손흥민 말고는 광고 모델 된 선수가 없다현재 대표팀에서 월드컵을 앞두고 광고 모델로 기용된 선수는 손흥민(26·토트넘) 정도다. 손흥민은 현재 아디다스와 하나금융그룹의 모델로 활동 중이다. 2011년부터 국내 모델로 활동해 온 아디다스를 제외하고 이번 러시아월드컵에 앞서 새로운 파트너가 된 기업은 하나금융뿐이다. 대표팀 공식 후원사기도 한 하나금융은 지난달 말에 손흥민을 모델로 발탁한 사실을 발표하고 이달 초부터 TV와 극장 등을 통해 '하나금융그룹X손흥민'이라는 문구를 내세워 대대적인 월드컵 이미지 광고를 펼치고 있다.반응은 아직 신통치 않다. 손흥민은 지난 18일 스웨덴과 조별예선에서 별다른 활약을 보여 주지 못했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선 톱 플레이어에 속하지만, 대표팀에서는 장기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프리킥 주자로 나섰을 때 빼고 경기 중계 화면에 클로즈업된 경우가 거의 없을 지경이었다. 설상가상 졸전 끝에 0-1로 패하면서 광고도 빛을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대표팀의 '캡틴' 기성용(29·스완지 시티)은 P&G의 독일 가전제품 브랜드인 브라운의 면도기 홍보 모델을 맡고 있다. 그러나 이 역시 2013년부터 이어 온 것으로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체결된 새로운 계약관계는 아니다.지난 2월에 막을 내린 평창겨울올림픽과 사뭇 다른 양상이다. 당시 각 기업들은 메달권은 물론이고 무명일지라도 남다른 스토리가 있는 선수라면 광고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올림픽 공식 스폰서가 아닐지라도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을 기용한 광고로 분위기라도 내 보려는 업체가 적지 않았다.축구계는 대표팀 내에서 광고 모델로 발탁된 선수가 없는 것이 당연하다고 보고 있다. 이번 러시아월드컵이 북미 정상회담과 지방선거 등 정치 이슈에 묻히고 강화된 앰부시 규정으로 기업들이 마케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스타플레이어가 없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축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대표팀은 스타라고 칭할 수 있는 선수가 별로 없다. F조는 독일과 멕시코가 포진한 '죽음의 조'라서 골을 넣는 깜짝 스타가 등장할 가능성도 없다. 대표팀 경기력도 저조해서 업계에서 관심이 덜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래도 특수 누린 배달 음식… 편의점도 매출 '껑충'월드컵 마케팅이 기대에 못 미친 대기업들과는 달리 배달 음식과 편의점은 첫 경기부터 특수를 누렸다. 한국과 스웨덴 경기가 열린 지난 18일 배달 앱 '배달의민족'의 배달 음식 주문량은 전주 같은 요일 대비 1.2배가 늘었다. '요기요' 역시 1.7배 증가하며 월드컵 효과를 맛봤다.업계는 월드컵 조별예선 ‘첫 경기’였다는 점과 저녁 시간인 오후 9시에 경기가 열린 덕을 봤다고 분석했다. 가장 주문이 많았던 메뉴는 역시 치킨이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동네 치킨집이 전부 다 통화 중이다” “경기 시작 전에 치킨을 직접 사러 갔는데 스웨덴이 골을 넣을 때 치킨을 받았다” 등 글이 올라올 정도였다.배달의민족 내 전체 주문 중 약 40%를, 요기요는 60% 정도를 치킨이 차지했다. 전주 월요일(11일)에 비해 배달의민족의 치킨 주문량은 2배가량 뛰었고, 요기요는 약 2.7배 늘었다.배달의민족 관계자는 "경기 시작 전 오후 8시를 전후로 최대 트래픽이 발생했고 같은 시간을 기준으로 전주 대비 3~4배에 달하는 치킨 주문이 몰렸다”고 말했다. 쏟아지는 배달 음식 주문으로 경기 시간 전부터 배달 앱 접속이 불안정해지기도 했다. 요기요는 일부에서 주문 지연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요기요 관계자는 “일부에서 발생한 장애였고, 빠르게 복구했다”고 말했다.전국 편의점 매출도 껑충 뛰었다. 세븐일레븐은 18일 하루 매출이 지난해 같은 날(6월 19일·같은 요일 기준)보다 18.1% 신장했다. 특히 경기 시간이 임박한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6% 증가했다.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맥주와 야식 거리로 나타났다.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맥주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3.9% 올랐고, 야식과 안주 등으로 수요가 높은 냉장 식품 매출은 59.4%, 냉동식품은 153.2% 증가했다. CU(씨유)에서도 18일 오후 6시부터 자정까지 주요 상품 매출을 일주일 전인 11일과 비교한 결과 2배 이상 증가했다.광화문·영동대로 등 거리 응원이 벌어졌던 지역 편의점 50여 점의 주요 상품 매출은 전주에 비해 7배 이상 뛰었다.GS25도 18일 거리 응원전이 진행된 주변 지역 점포의 매출이 2∼4배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점포에서는 맥주(847.3%)·안주류(253.6%)·냉동식품(170.7%)·쿠키 및 스낵(133.7%)·생수(116.9%)·아이스크림(108.6%) 등이 특히 많이 팔렸다. 서지영·안민구·권지예 기자 2018.06.2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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