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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특별한 타이틀 홀더 탄생, 최종 관중은 1088만7705명 역대급 시즌

2024 KBO리그가 지난 1일 롯데 자이언츠-NC 다이노스전을 끝으로 정규시즌 일정을 마감했다. 개인 타이틀 수상자 가운데 특별한 얼굴이 많다.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는 1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NC전에서 최다안타 1위 확정과 동시에 KBO리그 역사에 한 획을 긋는 신기록을 작성했다. 레이예스는 이날 4-1로 앞선 9회 초 1사 2루에서 상대 투수 김재열에게 1타점 적시타를 뽑아, 올 시즌 총 202번째 안타를 쳤다. 이로써 2014년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소속의 서건창이 기록한 KBO리그 개인 한 시즌 최다 201안타를 경신했다. LG 트윈스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은 시즌 132타점을 기록, 구단 역대 최초로 타점왕에 올랐다. LG 구단 역사상 3할-30홈런-100타점을 완성한 것도 오스틴이 처음이다.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유력 후보인 KIA 타이거즈 김도영은 득점 1위(143개)-장타율 1위(0.647)를 차지했다. 올 시즌 개인 타이틀 2관왕은 김도영이 유일하다. 특히 2014년 서건창이 기록한 KBO 역대 한 시즌 최다 득점(135득점)을 가뿐히 추월하며 신기록까지 썼다.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과 두산 베어스 곽빈은 나란히 15승을 기록, 토종 투수의 자존심을 세웠다. 국내 선수의 다승왕 등극은 2017년 양현종(KIA) 이후 7년 만이다. 특히 곽빈은 베어스 소속으로는 박철순 이후 42년 만의 국내 투수 다승왕을 기록했다. 승률왕은 다름아닌 KT 위즈 마무리 투수 박영현이 차지했다. 승률왕은 규정이닝과 관계없이 10승 이상을 거둬야면 자격이 주어지는데, 박영현은 올 시즌 10승 2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했다. 구원 투수가 승률왕에 오른 건 2005년 오승환(삼성) 이후 19년 만이다. SSG 랜더스 노경은은 역대 최고령 홀드왕에 등극했다. 종전 최고령 홀드왕은 2007년 23홀드를 올린 류택현(LG)이 갖고 있었는데, 당시 36세였다. 1984년 3월생 노경은은 역대 최초 40대 홀드왕 기록을 썼다. 특히 시즌 38홀드를 올려, 부문 2위 삼성 임창민(28개)을 가볍게 따돌렸다. 이 외에 SSG 기예르모 에레디아가 타격왕(0.360), LG 홍창기는 개인 세 번째 출루왕(0.447)에 올랐다. 역대 외국인 타자 최다 홈런을 노렸던 NC 다이노스 맷 데이비슨은 부문 2위 김도영(38개)을 가볍게 따돌리고 홈런왕(46개)을 차지했다. 두산 베어스 조수행은 올 시즌 가장 많은 64차례 베이스를 훔쳤다. 턱 관절 부상을 당한 KIA 제임스 네일이 평균자책점 1위(2.53)를 기록했다. 우승 팀 마무리 정해영은 세이브 1위(31개)를 차지했다. 투수 4관왕에 도전했던 NC 카일 하트는 탈삼진 1위(182개)만 차지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한편 2024 KBO리그 최종 관중은 1088만 7705명으로 집계됐다. 2017년 기록한 종전 한 시즌 최다관중 840만 688명을 일찌감치 돌파, 역대 최초 10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올 시즌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5121명으로 지난해 대비 관중 37%가 증가했다. 지난 1일 수원에서 열린 KT 위즈-SSG 랜더스의 5위 결정전은 1만8700명이 찾았지만, 정규시즌 최종 관중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이형석 기자 2024.10.02 15:15
메이저리그

'잘 데려왔네' 고우석 등 4명 주고 데려온 샌디에이고 아라에스, 생애 첫 이주의 선수

이달 초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합류한 '타격 기계' 루이스 아라에스(27)가 생애 첫 이주의 선수에 뽑혔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은 29일(한국시간) "아라에스가 내셔널리그(NL) 이주의 선수에 선정됐다"고 전했다. 2019년 빅리그에 데뷔한 아라에스가 이주의 선수에 뽑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아라에스는 한 주 동안 타율 0.472, 1홈런, 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83을 기록했다. 아라에스는 이달 초 트레이드를 통해 샌디에이고에 합류했다. 샌디에이고 구단은 지난 3일 한국인 투수 고우석과 야수 유망주 3명을 마이애미 말린스에 내주고, 아라에스를 데려왔다. 공격력 기복이 심하던 샌디에이고는 꾸준히 높은 타율을 유지할 수 있는 '타격 기계' 아라에스 영입을 통해 타선 강화를 꾀했다. 아라에스는 통산 타율 0.326를 기록할 만큼 교타자다. 미네소타 트윈스 소속이던 2022시즌 타율 0.316로 아메리칸리그(AL) 부문 1위에 등극했다. 마이애미 소속으로 뛴 지난해엔 타율 0.354로 NL 1위를 차지, 양대 리그 타격왕에 올랐다. 아라에스는 샌디에이고 이적 후에 21경기에서 타율 0.385 1홈런 8타점으로 변함 없는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출루율은 0.385, 장타율 0.411로 이적 전 마이애미(타율 0.299, 출루율 0.347, 장타율 0.372) 시절보다 성적이 뛰어나다. 이형석 기자 2024.05.29 08:52
프로야구

최정, 이승엽 밀어낸다...2024 프로야구, 릴레이 대기록 달성 예고

2024년 프로야구가 대기록 잔치를 예고하고 있다. KBO리그 주요 부문 통산 기록 1위 이름이 대거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이 지키고 있는 홈런, 박용택(현 KBS 해설위원)이 갖고 있는 안타 부문이 대표적이다.이승엽은 선수 생활 고별전이었던 2017년 10월 3일 대구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전에서 아치 2개를 그리며 KBO리그 통산 홈런 부문 1위 기록을 467개로 늘렸다. 깨질 것 같지 않았던 이 기록에 최정(36·SSG 랜더스)이 다가섰다. 그는 2023시즌 29홈런을 기록, 통산 458개를 쌓았다. 10개만 추가하면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홈런을 친 선수가 된다. 최정은 18시즌(2006~2023)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도 30개 이상 노릴 수 있는 선수다. 최정은 지난해 9월 6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통산 1356득점을 기록, 이승엽이 갖고 있던 종전 KBO리그 통산 최다 득점(1355개) 1위 기록도 깨뜨린 바 있다. 박용택이 갖고 있는 통산 최다 안타 기록(2504개)도 올해 2위로 내려갈 전망이다. 손아섭(35·NC 다이노스)이 2023시즌까지 2416안타를 기록하며 신기록 사정권에 진입했다. 새 역사까지 남은 안타 수는 89개다. 손아섭은 2023시즌 데뷔 처음으로 타격왕(0.339)에 올랐다. 30대 중반을 넘어섰지만, 여전히 매서운 스윙을 보여줬다. 손아섭은 14시즌(2010~2023)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2023시즌은 전반기에 100안타를 채웠다. 기록 경신은 시간문제다. 한국 야구 국가대표 포수 계보를 잇는 강민호(38·삼성 라이온즈)도 개막 첫 주에 박용택이 보유한 통산 최다 출장 기록(2237경기)을 다시 쓸 것으로 보인다. 2004시즌 데뷔한 강민호는 지난해까지 20시즌 동안 뛰며 2233경기에 나섰다. 체력 소모가 가장 큰 포지션을 맡은 선수가 최다 출장에 다가선 점이 주목된다. 역대 2000경기 이상 출전한 포수는 박경완(현 LG 트윈스 코치) 김동수(현 서울고 감독)을 포함해 3명뿐이다. 메이저리그(MLB)에서도 2200경기 이상 출전한 포수는 국내 야구팬에게도 잘 알려진 이반 로드리게스·야디에르 몰리나 등 8명에 불과하다. KIA 타이거즈 에이스 양현종(35)은 통산 탈삼진 신기록 경신을 노린다. 2023시즌까지 1947개를 기록, 이 부문 1위 송진우 전 한화 코치가 갖고 있는 2048개에 101개 차이로 다가섰다. 양현종은 9시즌 연속 170이닝·150탈삼진 이상 기록했다. 양현종은 2022년 5월 1일 삼성전에서 통산 1706탈삼진을 기록하며 이강철(현 KT 위즈 감독)을 넘어 타이거즈 투수 최다 탈삼진을 경신했다. 올해 KBO리그 넘버원 '닥터 K' 등극을 노린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4.01.03 08:50
프로야구

근성으로 쟁취한 타격왕...손아섭, 선배 야구인들이 뽑은 2023시즌 최고의 선수

데뷔 17시즌 만에 처음으로 타격왕에 오른 손아섭(35)이 야구인 선배들으로부터 2023시즌 최고의 선수로 인정 받았다. 손아섭은 7일 한국프로야구 은퇴선수협회가 수여하는 '2023 최고의 선수상'을 받았다. 이번 시상식 시즌 처음으로 대상 격인 상을 받았다. 손아섭은 2023 정규시즌 출전한 140경기에서 551타수 187안타, 타율 0.339를 기록하며 타율과 최다 안타 부문 1위에 올랐다. 안타 1위는 개인 4번째, 타율 1위는 첫 번째다. 손아섭은 2013시즌 0.345를 기록했지만, 이병규(현 삼성 라이온즈 수석 코치)에게 3리 차로 밀렸고, 2020시즌도 0.352를 기록했지만 0.354를 남긴 최형우(KIA 타이거즈)에 밀렸다. 손아섭에게 타격왕 등극은 의미가 크다. 현역 선수 통산 타율 3위(0.326)에 오를 만큼 KBO리그 대표 타격 기계로 평가 받았지만, 유독 인연이 없었던 타이틀이다. 원래 자신의 퍼포먼스에 인색한 편인데, 타율 1위를 하지 못해 "나는 아직 최고의 자리에 오르지 못했던 선수"라고 했다. 손아섭은 올 시즌 지난 7월 2~3주 차(11~23일) 출전한 4경기에서 타율 0.765(17타수13안타) 2홈런·7타점·8득점을 기록, 조아제약 주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당시 손아섭은 "나는 기량이 정체했다. 더 잘 할 수 있다고 믿고 있고, 아직 내 전성기가 오지 않았다라고도 생각한다. 은퇴하기 전에 한 단계 더 도약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올 시즌 타격왕에 오른 건 실패를 자양분 삼았은 덕분이다. 손아섭은 한창 타격왕 레이스가 진행 중이었던 7월 중순 “경험상 기록이나 타이틀은 쫓으면 도망가고, 의식하지 않았을 때 따라오더라”라고 했다. 결국 올 시즌은 마지막 경기까지 멘털 관리를 잘 해냈다. 손아섭은 이날 '최고의 선수상'을 받은 뒤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올려서 올해처럼 많은 시상식에 초대받고 싶다. '내년에도 올해만큼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 부담감이 공존한다. 그래도 이런 시상식들이 내게 동기 부여가 된다"라고 했다. 손아섭은 내년 겨울에도 바쁜 시상식 시즌을 보낼 것 같다. 올 시즌까지 통산 2416안타를 기록한 그는 박용택(현 KBS N 해설위원)이 보유한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2504개) 경신까지 89안타를 남겨두고 있다. 풀타임을 뛰면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손아섭은 최다 안타 기록, 통산 3000안타 달성에 대해 "그저 ‘내일도 더 열심히 야구를 해야겠다’는 동기부여로 삼고 있다"라고 했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2.07 15:24
프로야구

KS 길목에서 만난 '무관의 제왕' 박병호-손아섭

'홈런 타자' 박병호(37·KT 위즈)와 '타격 기계' 손아섭(35·NC 다이노스)은 KBO리그에서 우승 반지를 껴보지 못했다. 박병호는 키움 히어로즈 소속이었던 2014년과 2019년 한국시리즈(KS)를 치렀지만, 각각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에 우승을 내줬다. 손아섭은 롯데 자이언츠 소속이었던 2011·2012년 플레이오프(PO)를 치른 게 가장 높은 무대 경험이었다. 두 선수 모두 30대 중반을 넘어섰다. 올해가 소속팀 정상 등극을 이끌고 개인 염원을 이룰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수 있다.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키플레이어는 단연 박병호와 손아섭이다. 2023 KBO리그 정규시즌 2위 KT와 준PO 승리팀 NC가 30일부터 KS 진출권을 두고 PO(5전 3승제)에서 격돌한다. 정규시즌 상대 전적은 KT가 10승 6패로 앞섰지만, 두산과의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SSG 랜더스와의 준PO 1~3차전에서 모두 승리한 NC의 기세도 하늘을 찌른다. KT는 PO를 앞두고 큰 악재에 빠졌다. 주축 타자 강백호가 26일 나선 청백전에서 타격을 하다가 옆구리 오른쪽 내복사근이 파열되는 부상을 입은 것. 사실상 이번 포스트시즌(PS) 출전이 무산됐다. 강백호는 빠졌지만, '4번 타자' 박병호는 100% 컨디션으로 PO를 앞두고 있다. 그는 지난 8월 초 왼쪽 종아리에 부상을 입었다. 10월 초까지는 통증을 안고 있었지만, 지난 10일 정규시즌 최종전을 치른 뒤 충분히 휴식하면서 부상을 다스렸다. 그는 지난 26일 팀 청백전을 치른 뒤 "뛰는 것도 문제없다"라고 했다. 박병호는 홈런왕만 6번 차지한 리그를 대표하는 거포다. 부상을 안고 뛴 올 시즌도 타율 0.283·18홈런·장타율 0.443를 기록하며 KT 4번 타자 임무를 잘해냈다. PS 무대에서도 강했다. 출전한 50경기에서 홈런 12개를 때려냈다. 특히 소속팀 키움이 시리즈 탈락 위기에 놓였던 2013년 두산과의 준PO 5차전, 2018년 SK 와이번스(현 SSG)와의 PO 5차전에서 각각 9회 동점 홈런을 치며 클러치 능력을 보여준 바 있다. KT 소속으로 뛴 최근 2시즌(2022~2023)에도 NC를 상대로 타율 0.299·8홈런·25타점을 올렸다. 손아섭도 프로 데뷔 뒤 가장 좋은 기운으로 PS 무대를 치른다. 그는 정규시즌 타율 0.399(551타수 187안타)을 기록하며 데뷔 처음으로 타격 1위에 올랐다. 그동안 3번이나 안타 1위를 차지하고도 자신을 다그쳤던 그가 비로소 목표였던 타격왕에 오른 것이다. 손아섭은 올해 PS에서도 공격 선봉장 역할을 해냈다. NC가 치른 PS 4경기 모두 1번 타자로 나서 세 차례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통산 10경기 치른 PO에서 타율 0.375를 기록하며 펄펄 날았다. 특히 이번 PO 1차전 선발로 예고된 쿠에바스를 상대로 통산 타율 0.398를 기록하며 강한 모습을 보였다. 가장 중요한 1차전에서의 활약이 기대된다. 박병호는 키움, 손아섭은 롯데의 대표 선수였다. 이제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한 번도 이루지 못한 우승에 도전한다. 서로를 넘어야 한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10.30 07:00
프로야구

[IS 피플] "더 잘 치고 싶다"는 반성, 손아섭이 만든 넘버원

프로 17년 차 베테랑 손아섭(35·NC 다이노스)이 마침내 타격 1인자로 우뚝 섰다.손아섭의 올 시즌 타율은 0.339(551타수 187안타)다. 규정타석을 채운 50명의 타자 중 1위. 부문 2~4위 선수들(구자욱·김혜성·홍창기)이 정규시즌 일정을 미리 마쳐 최종일(17일) 결과와 상관없이 타격왕 타이틀을 손에 넣었다. 2007년 데뷔한 손아섭이 타격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손아섭은 통산 타율이 0.320을 넘는다. 3000타석 기준 역대 타격 4위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자타공인 '타격 기계'다. 하지만 타이틀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2년과 2014년 타격 3위, 2013년과 2020년 2위에 오른 게 개인 최고 성적이다. 김태균(전 한화 이글스) 최형우(KIA 타이거즈) 이정후(키움 히어로즈) 등에 가려 '만년 2인자' 신세였지만, 올 시즌은 달랐다. NC 소속 선수가 타격왕에 오른 건 2015년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 2019년 양의지(현 두산)에 이어 손아섭이 역대 세 번째다. 손아섭은 2021년 12월 NC와 최대 64억원(계약금 26억원, 총연봉 30억원, 인센티브 8억원)에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했다. 이적 첫 시즌인 지난해 타율이 0.277(2021시즌 0.319)까지 떨어지자 "오버페이 아닌가"라는 냉정한 평가가 뒤따랐다. 30대 중반의 적지 않은 나이. '에이징 커브(일정 나이가 되면 운동능력이 저하되며 기량 하락으로 이어지는 현상)'에 대한 우려도 고개를 들었다. 손아섭은 겨우내 미국에서 절치부심 시즌을 준비했다. 무너진 타격 메커니즘을 회복하려고 부단히 구슬땀을 흘렸다.올 시즌 성적은 근성의 결과다. 손아섭은 지난 6월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5타수 무안타에 그친 뒤 숙소에 돌아가 스윙 50개를 돌렸다. "잠을 설쳤다"고 말할 정도로 자기반성을 한 그는 이후 두 경기 연속 멀티 히트로 반등했다. 송지만 NC 타격 코치는 "(손아섭은) 항상 야구에 대해 고민하고 경기장에서는 오직 야구에만 집중한다. 그런 것들이 모여서 (타석에서) 꾸준함을 만들어 낸 거 같다"고 말했다. 7월 KBO리그 역대 통산 안타 단독 2위로 올라섰을 때 손아섭은 "그 어떤 기록도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팀을 이끄는 주장이자 베테랑으로서 남다른 각오를 두고 1년을 보냈다. 타격왕 손아섭은 최다안타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이제 그의 시선은 포스트시즌(PS)으로 향한다. 손아섭의 PS 출전은 롯데 자이언츠 시절인 2017년이 마지막이다. 화려한 개인 커리어와 달리 가을야구 성적표는 평범하다. 그만큼 이번 PS 결과에 관심이 쏠린다. "더 잘 치고 싶다"는 손아섭이 NC 타선의 선봉장을 맡는다.배중현 기자 bjh1025@edaily.co.kr 2023.10.18 08:24
메이저리그

'8월 타율 0.230'...4할 노리던 아라에즈, 타율 1위 수성도 비상

4할 타율에 도전했던 메이저리그(MLB) 대표 교타자 루이스 아라에즈(마이애미 말린스)의 타격감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타율 1위 수성도 위태롭다. 아라에즈는 6월 중순까지 4할 대 타율을 지켰다. 그 벽이 무너진 뒤에도 3할 대 후반 타율을 유지했다. 지난달 마지막 경기였던 필라델피아 필리스전까지 0.381를 기록했다. 아라에즈는 몸쪽(좌타자 기준) 공도 밀어서 좌측으로 보낼 수 있는 타격 능력을 갖춘 선수다. 발사각을 높이고, 강한 타구를 만드는 게 트렌드로 자리 잡은 추세 속에 내야만 넘겨도 안타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타자다. 그런 아라에즈의 타격감이 8월 들어 흔들렸다. 20일(한국시간) LA 다저스전 더블헤더(DH) 1·2차전꺄지 월간 타율 0.230을 기록했다. 무안타에 그친 경기는 4번뿐이었지만, 멀티히트도 3번에 불과했다. 결국 2023시즌 타율은 0.357까지 떨어졌다. 20일 기준으로 내셔널리그(NL)에서 3할 타율 이상 기록한 타자는 4명뿐이다. MLB도 투고타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 3할 5푼 대 타율을 지키고 있는 것만으로 대단하다. 하지만 타격왕 등극은 장담할 수 없다. LA 다저스 간판타자 프레디 프리먼이 타율 0.333를 기록하며 아라에즈를 바짝 쫓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프리먼은 아라에즈의 타격감이 떨어진 8월, 월간 타율 0.356를 기록하며 펄펄 날고 있다. 아라에즈와 달리 6월 이후 점차 타격감이 올라가고 있다. MLB에서 4할 타자는 1941년 테드 윌리엄스 이후 나오지 않았다. ‘마지막 4할 타자’라는 수식어를 거머쥘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아라에즈의 2023시즌 레이스는 ‘타율 1위 수성’이라는 미션을 노선을 변경됐다.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3.08.21 08:16
프로야구

[KBO리그 40년 The moment] 잠실 라이벌 시대 열리다...국보는 일본으로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잠실 라이벌의 숨 막히는 우승 다툼 전년도 한국시리즈 우승팀 LG는 시즌 종반이던 8월 27일까지 2위 OB에 6경기 앞선 선두를 질주했다. 이때부터 OB의 기적이 일어났다. 8월 27일 더블헤더 2차전을 시작으로 9월 10일까지 12승 2패를 거둬 LG를 끌어내리고 선두를 뺏었다. 두 팀의 피 말리는 승부는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이어졌다. OB는 태평양을 3-2로 이겨 승률 0.607(74승47패5무)로 정규시즌 우승으로 확정했다. LG는 74승 48패 4무를 올렸으나 반 경기 차로 고개를 떨궜다. '미러클 두산'의 서막을 올린 시즌이다. ②13년 만에 정상 복귀한 OB 1994년 말 항명 파동으로 분위기가 어수선한 OB는 중·하위권 전력으로 평가됐다. 하지만 김인식 감독이 부임해 빠르게 팀을 정비했고, 깜짝 통합 우승까지 차지했다. 정규시즌 LG의 막판 추격을 따돌린 OB는 롯데와의 한국시리즈에서 5차전까지 2승 3패로 뒤졌으나 6~7차전 진필중·김상진의 역투 속에 모두 이겨 프로 원년 이후 13년 만에 우승했다. 김상호, 김형석, 박철순 등 베테랑과 정수근, 심정수, 이도형, 진필중 등 신예의 깜짝 활약이 어우러졌다. ③해태 10년 만에 PS 진출 좌절 해태는 64승 58패 4무(승률 0.524)로 4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당시 3위 팀과의 승차가 3.5경 차 이내여야 준플레이오프가 성사되는 규정이 있었다. 3위 롯데와 4위 해태는 4.5경기 차였다. 1986년부터 1994년까지 한국시리즈 우승만 6차례 차지한 해태의 포스트시즌 진출은 10년 만에 무산됐다. 해태는 팀 평균자책점은 3.06으로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종범이 방위 복무로 원정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일부 베테랑이 노쇠화를 보여 공격력(팀 타율 7위)이 약화한 영향이 컸다. ④김상호 서울팀 최초 홈런왕 1988년 MBC 청룡(LG 전신)에 입단한 김상호는 1990시즌을 앞두고 최일언과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OB로 이적했다. 1995년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면서 25홈런(126경기)을 기록, 서울 연고 팀 최초의 홈런왕에 올랐다. 그해 타점왕(101개)까지 거머쥔 그는 정규리그 MVP(최우수선수)까지 휩쓸었다. 김상호 이후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토종 홈런왕이 재탄생하기까지 무려 33년이 걸렸다. 김재환(두산)이 2018년 44홈런으로 타이틀을 획득했다. ⑤이동수, 타자 최초 중고 신인왕 1995년 계약금 1억원 이상을 받은 대형 신인이 대거 입단했다. 이동수가 이승엽과 마해영 등 쟁쟁한 경쟁자를 제치고 신인왕에 등극했다. 1992년 입단해 1994년 6경기 출장이 전부였던 그는 1995년 125경기에서 타율 0.288 22홈런 81타점을 기록했다. 1988년 태평양 언더핸드 투수 박정현이 최초로 중고 신인왕에 올랐지만, 타자로는 이동수가 처음이었다. ⑥최초 500만 관중 돌파 이해 총관중은 540만 6374명을 기록했다. 1982년 프로 출범 후 처음으로 시즌 500만 관중을 돌파했다. 잠실구장을 홈으로 사용하는 OB와 LG가 막판까지 우승 다툼을 했고, 인기 구단 롯데와 해태도 정규시즌 3~4위에 오르며 인기몰이를 주도했다. 다시 500만 관중을 돌파하기까지 13년이 걸렸다. KBO리그는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2008년 총관중 525만6332명을 불러 모았다. ⑦한일 슈퍼게임 2승 2무 2패 1991년에 이어 두 번째로 한일 슈퍼게임이 열렸다. 일본 도쿄돔과 나고야 등에서 열린 대회에서 한국은 2승 2무 2패를 기록했다. 한 수 위로 평가받은 일본을 상대로 자신감을 갖는 계기였다. 1995년 타격왕 김광림(쌍방울)의 상승세는 한일 슈퍼게임까지 이어졌다. 2차전과 3차전 연속 결승타를 날렸다. 총 16타수 9안타(타율 0.563) 4타점을 올려 한국 MVP로 선정됐다. 기자단 투표 총 27표 중 25표를 얻을 만큼 압도적인 지지였다. ⑧선동열 일본 진출 '국보' 선동열은 평균자책점 0.49를 기록하며 2년 만에 구원왕에 올랐다. 그리고 시즌 종료 후 한일 슈퍼게임에서도 활약한 뒤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와 계약했다. 1995년 1억 3000만원으로 리그에서 유일한 억대 연봉자였던 그는 계약금과 연봉을 합쳐 3억엔(당시 기준 22억 5000만원)의 조건에 사인했다. 그의 해외 진출에 반대한 해태 구단이 직접 의뢰해 여론조사까지 이뤄졌을 만큼 큰 관심을 모았는데, 여론은 선동열의 편이었다. ⑨인천 야구, 네 번째 주인은 현대 1994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태평양은 1년 만에 고꾸라졌다. 가까스로 승률 4할(0.401, 48승 73패 5무)을 넘겼다. 모그룹은 시즌 중반부터 현대와 매각 협상을 벌이는 등 야구단 운영에 미련이 없었다. 결국 시즌 종료 후 현대그룹에 구단을 470억원에 매각했다. 1988년 청보 핀토스 인수 금액(50억원)에 비하면 매각 대금이 껑충 뛰어올랐다. 인천 야구는 삼미슈퍼스타즈-청보 핀토스-태평양에 이어 현대 유니콘스로 이어지는 네 번째 주인을 맞았다. 이형석 기자 사진=IS포토·한국프로야구 30년사 2022.12.2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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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부자 MVP, 이정후 시대 열렸다

이정후(24·키움 히어로즈)가 데뷔 6년 만에 한국야구 최고의 선수로 우뚝 섰다. '이정후 시대'가 활짝 열렸다. 이정후는 17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서울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22 KBO 시상식에서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기존 점수제에서 다득표제로 바뀐 투표 방식에서 총 유효 투표수 107표 중 104표를 얻어 데뷔 첫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정후는 정규시즌 출전한 142경기에서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출루율 0.421 장타율 0.575를 기록했다. 타율·안타·타점·출루율·장타율 5개 부문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2010년 7관왕에 오른 이대호(은퇴) 이후 12년 만에 타격 5관왕에 오른 타자가 됐다. 독보적인 성적을 앞세워 만장일치에 가까운 득표율(97.2%)을 기록했다. 지난 3년(2019~2021) 내내 외국인 선수(조쉬 린드블럼·멜 로하스 주니어·아리엘 미란다)가 리그 MVP를 차지했다. 이정후는 국내 선수 자존심도 지켰다. 신인 1차 지명을 받고 넥센(현 키움)에 입단한 이정후는 데뷔 첫해(2017)부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신인 선수 최다 안타(179개)와 최다 득점(111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다. 이후 무서운 성장세를 보여줬다. 특히 콘택트 능력은 역대급이었다. 데뷔 3년 차였던 2019년, '국민 타자' 이승엽(현 두산 베어스 감독)을 넘어 최연소 통산 500안타를 기록했다. 그해 193안타를 치며 이 부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2021년 이정후는 타율 0.360을 기록하며 타격왕을 차지했다. 지난 7월 28일 KT 위즈전에선 747경기 만에 통산 1000번째 안타를 쌓아 아버지 이종범(현 LG 트윈스 코치)이 갖고 있던 최소 경기(779경기) 1000안타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도 타격 1위에 오른 그는 고(故) 장효조, 이정훈(현 두산 2군 감독) 이대호에 이어 역대 4번째로 타격왕 2연패를 해낸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다. 개막 전 중·하위권으로 평가받던 키움은 무결점 타자로 성장한 이정후의 활약 덕분에 정규시즌 3위에 올랐다. KBO리그를 넘어 세계 야구 최초로 '부자(父子) MVP'가 탄생했다. 이종범은 1994년 해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고 타율(0.393) 안타(196개) 도루(84개) 출루율(0.452) 1위에 오르며 정규시즌 MVP를 차지했다. 당시 공식 시상 기록이 아니었던 득점(113개)을 포함하면 이종범도 이정후처럼 5관왕을 해냈다. 부자 모두 만 스물네 살에 리그를 평정한 점도 같다. 주로 1번 타자로 나선 이종범은 득점, 3번 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타점을 많이 생산했다. 이 기록도 나란히 113개였다. 이종범이 아직도 깨지지 않은 단일시즌 최다 도루 기록을 세웠다면, 이정후는 아버지보다 많은 장타를 때려냈다. 부자 동반 MVP 수상은 대를 이어 야구를 하는 이들이 수두룩한 메이저리그(MLB)에서도 나오지 않은 진기록이다. 지난해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토론토 블루제이스)가 LA 에인절스 소속으로 2004년 아메리칸리그(AL) MVP를 차지한 게레로 시니어에 이어 부자 MVP에 도전했지만, 투·타 겸업으로 신드롬을 일으킨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에 밀리고 말았다. 이종범·정후 부자는 지난해 부자 타격왕에 이어 MVP까지 등극하며 세계 야구사에 큰 획을 그었다. 이정후는 아버지의 그늘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이종범도 아들 덕분에 선수 시절 화려한 이력이 재조명받았다. 이날 시상식에선 최근 이종범의 딸과 결혼 소식을 전한 고우석(LG)이 세이브 부문 타이틀(42개)을 수상했다. '이씨 가문'의 날이었다. 이정후는 "5년 전 신인상을 받았을 때 MVP를 수상한 선배님(양현종)을 보면서 '나도 저 상을 받아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를 이뤄서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5관왕에 오른 쾌거에 대해서는 "2년 연속 타격왕은 욕심이 났다. 다른 4개 부문은 뛰어난 팀원들 덕분에 딸 수 있었다"고 공을 돌렸다. 데뷔 6년 만에 이종범처럼 MVP를 받은 이정후는 "지금껏 아버지(이종범)의 아들로 살아온 게 사실이다. 아버지를 뛰어넘기 위해 야구를 하는 건 아니지만, 빨리 아버지 이름을 지우고 싶었다. 지난해 타격왕에 오른 뒤 'MVP를 타거나 해외에 진출하면 (아버지 그림자에서 벗어나는 걸)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앞으로 야구 인생은 내 이름으로 걸어갈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내 야구에 대해 간섭하지 않으시고 친구처럼 좋은 말씀을 해주신 아버지 덕분에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이정후는 이날 트로피 5개를 수집하며 받은 상금 총 2500만원(MVP 1000만원·타자 타이틀 각 300만원)을 전액 기부 예정이다. 그는 "부모님이 먼저 권해주셨다. 기부금은 청소년 자립을 위해 쓰인다고 알고 있다. 나도 프로야구 선수가 되기 전까지 도와주신 분들이 많았다. 다 돌려드려야 한다"고 의젓하게 말했다. 이정후의 어머니 정연희 씨는 "이제는 내가 정후에게 많이 기댄다. 정후가 (고우석과 딸의) 결혼을 빨리 시키라고 재촉했다. (사위 고우석과) 형제 같은 관계가 아닐까 싶다. 세 사람(이종범·이정후·고우석)이 야구 얘기를 정말 많이 한다"며 뿌듯해했다. 이어 "사위는 의젓하고 생각도 깊은데, 아들은 좀 이따 (결혼을) 보내도 될 것 같다"고 웃었다. 안희수 기자 2022.11.17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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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40년 The moment] 어메이징 트윈스, 그라운드 난동까지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출범 40주년을 맞이했다. 1969년 창간한 일간스포츠는 1982년 프로야구 태동을 현장에서 지켜본 국내 유일의 스포츠 전문지다. 강산이 네 번 바뀌는 동안 한해도 빠짐없이 프로야구의 성장과 변화 과정을 기록했다. 이 기간 여러 구단의 희비가 엇갈렸고 수많은 별이 뜨고 졌다. 일간스포츠는 프로야구 원년부터 지난 시즌까지 KBO리그 역사를 사진으로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고자 한다. ①청룡을 인수한 트윈스 1990년 1월 LG와 MBC의 구단 영업권 양수 조인식이 열렸다. 프로야구 원년 멤버 MBC 청룡은 성적 부진과 모기업(문화방송)의 특수성 때문에 1989년을 끝으로 간판을 내렸다. 야구단 매매계약을 한 럭키금성은 1990년 3월 여의도 럭키금성빌딩에서 창단식을 열었다. 인수 대금은 서울 연고 팀 프리미엄이 붙어 130억원에 이르렀다. LG 트윈스 초대 사령탑은 MBC 청룡 초대 감독이었던 백인천이 맡았다. ②쌍방울의 시작 1990년 3월 전북 전주를 연고로 프로야구 여덟 번째 구단인 쌍방울 레이더스가 창단했다. 당시 쌍방울은 7개 구단으로부터 보호 선수(22명)를 제외한 2명씩 총 14명의 선수를 수급받았다. 쌍방울은 1990시즌 2군에서 경기를 소화한 뒤 이듬해 1군 무대에 진입했다. IMF(국제통화기금) 사태 이후 경영 위기를 겪게 되면서 쌍방울은 1999년을 끝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③올스타전 MVP '자갈치' 김민호 '별들의 잔치' 최고의 선수는 롯데 김민호였다. 솔로 홈런 포함해 4타수 2안타 2득점을 올린 김민호는 OB 김상호를 기자단 투표에서 2-8로 따돌렸다. '롯데=올스타전 MVP'라는 공식도 만들어졌다. 롯데는 1982년과 1984년 김용희, 1989년 허규옥이 올스타전 MVP를 차지했다. 1991년에는 김응국이 상을 받으면서 롯데 선수가 3년 연속(허규옥→김민호→김응국) 올스타전의 주인공이 됐다. ④격분한 팬들 그라운드 난동 1990년 8월 26일 LG-해태전이 열린 서울 잠실구장에서 관중 500여명이 그라운드로 난입했다. 해태가 7회 0-10까지 뒤지자 격분한 해태 팬들이 그라운드로 내려와 LG 팬들과 충돌하면서 소요사태가 벌어졌다. 야구장 일부 시설이 파손됐고 곳곳에서 방화가 일어나기도 했다. 결국 경찰이 투입돼 1시간여 만에 난동이 진압됐다.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LG가 13-1로 승리했다. ⑤정규시즌 4위 삼성 가을야구 돌풍 정동진 감독이 이끄는 삼성은 1990년 정규시즌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선두 경쟁에서 밀려 가을 야구 막차를 탔지만, 단기전에서 놀라운 '뒤집기'를 보여줬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빙그레 이글스를 2승 무패, 플레이오프(PO)에선 해태를 3승 무패로 꺾었다. PO 2차전 5-7로 뒤진 9회 2사 후 김용철이 선동열을 상대로 터트린 동점 투런 홈런은 프로야구 명장면 중 하나다. ⑥LG 기적의 KS 우승 삼성의 상승세를 멈춰 세운 건 LG였다. 첫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친 LG는 한국시리즈(KS)에선 삼성을 4승 무패로 꺾고 창단 첫 우승을 달성했다. LG는 1차전에서 장단 21안타를 몰아쳐 13-0 대승을 거뒀다. 2차전을 연장 11회 접전 끝에 승리한 LG는 기세를 이어가 3, 4차전까지 모두 가져갔다. KS MVP는 1차전과 4차전에서 승리 투수가 된 김용수였다. ⑦활짝 문을 연 김동수 전성시대 한양대를 졸업한 김동수는 1990년 1차 지명을 받고 LG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첫 시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차 정규시즌 110경기에서 타율 0.290·13홈런·62타점을 기록, 신인왕을 차지했다. 태평양 김경기, 롯데 박동희 등 강력한 경쟁자를 꺾었다. 김동수는 KS 우승에도 힘을 보태며 신인 포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골든글러브까지 받는 진기록을 세웠다. ⑧타격왕 '1모 전쟁' 1990년 타격왕 경쟁은 '역대급'이었다. 해태 한대화, 빙그레 이강돈, LG 노찬엽의 3파전이 치열했다. 먼저 노찬협이 타율 0.333로 정규시즌을 마쳐 한대화와 이강돈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최종 승자는 '1모' 앞선 한대화였다. 타율 0.3349(418타수 140안타)를 기록한 한대화가 0.3348(436타수 146안타)의 이강돈을 아슬아슬하게 따돌렸다. 해태 선수로는 첫 타격왕이었다. 최다안타 타이틀은 이강돈의 몫이었다. ⑨ 신인 이태일 '깜짝' 노히트 노런 영남대를 졸업한 이태일은 데뷔 첫 시즌인 1990년 13승을 따냈다. 신인 두 자릿수 승리도 대단한데 8월 8일 롯데전에선 KBO리그 역대 여섯 번째 노히트 노런까지 달성했다. 당시 최연소(23세 3개월 30일) 기록이었다. 이 기록은 이듬해 김원형(당시 쌍방울·20세 9월 25일)에 의해 깨졌다. 프로야구 원년 멤버인 삼성에서 노히트 노런을 달성한 투수는 이태일과 2019년 외국인 투수 덱 맥과이어뿐이다. ⑩연습생 신화의 시작, 장종훈 1986년 연습생으로 빙그레 유니폼을 입은 장종훈의 잠재력은 1990년 폭발했다. 120경기에서 28개의 홈런을 때려내 '헐크' 이만수(당시 삼성· 26개)를 따돌리고 빙그레 타자로는 사상 첫 홈런왕에 올랐다. 장종훈은 이듬해 35개, 1992년에는 41개의 홈런으로 3년 연속 홈런왕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배중현 기자 사진=IS포토·한국프로야구 30년사·한국프로야구 화보·한화 이글스·삼성 라이온즈 2022.09.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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