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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보험·재테크

[업앤다운] 네이버페이 1위 굳히는데…길 잃은 카카오페이

간편결제 경쟁자 네이버페이과 카카오페이의 온도 차가 극명하다. 네이버의 간편결제 서비스 부문으로 독립한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쇼핑을 기반으로 급격히 몸집을 키우며, 곧장 흑자 서비스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에 반해 카카오페이는 짙은 그늘이 드리워졌다. 곤두박질친 주가는 말할 것도 없고, 가능성 있는 금융사업에 계속해서 발을 들이면서도 내로라할 성적을 보여주지 못하며 좀처럼 턴어라운드에 실패하고 있다. 신뢰 잃은 카카오페이, 턴어라운드 언제쯤 지난 한 주 동안 카카오페이는 암울한 시간을 보내야 했다.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한주 내내 주가가 하락 마감하며, 21%가량 빠진 것이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10만원을 웃돌던 카카오페이 주가는 이내 공모가 밑으로 떨어졌고, 7만원대까지 추락하며 투자자들을 울렸다. 13일 카카오페이 최저가는 7만6900원이었다. 여기에는 카카오페이의 2대 주주인 알리페이가 보유 지분 500만주를 블록딜로 매각한 영향이 컸다. 이는 카카오페이 총 발행 주식의 2.77% 수준이다. 알리페이는 당초 카카오페이 지분 38.52%에 달하는 5101만5205주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지난달 상장 6개월을 맞아 보호예수가 전량 해제됐다. 알리페이의 잔여 지분에 대해서는 120일 동안 보호예수가 적용된다. 다만 알리페이 지분이 높은 만큼 오버행(잠재적 물량 출회 가능성) 우려가 남아있다는 점도 투자심리 악화로 나타나고 있다. 삼성증권은 목표 주가를 기존 16만2000원에서 12만원으로 낮췄고, SK증권은 14만5000원에서 11만원으로 내렸다. 최관순 SK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에 대해 "4분기 연속 영업적자에 따른 수익성 개선 지연으로 목표 주가를 하향한다"고 했다. 말 그대로 카카오페이는 흑자전환을 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올해 1분기 10억7900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공시했다. 작년 2분기부터 4분기 연속 적자다. 올해 2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들이 예상한 카카오페이의 이번 2분기 영업손실은 34억원이다. 지난해 2분기부터 5개 분기 연속 적자가 유력해진 셈이다. 카카오페이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2156만명에 달하지만, 이용률이 실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판은 이미 키워놨다. 카카오페이는 간편결제 서비스는 물론이고 증권, 보험을 아우르는 종합 금융 플랫폼을 지향한다. 이에 이미 보험대리점(GA)부터 증권, 디지털손해보험 등의 라이선스를 획득한 상태다. 카카오페이증권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는 문을 열고 거래는 물론 13일에는 주식 선물하기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카카오 DNA인 '기발함'을 섞은 콘텐츠를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다. 하반기에는 카카오톡에서 주식 종목을 공유하고 시세를 확인할 수 있게 되고 다양한 대출 서비스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가장 기대가 큰 디지털손해보험사는 3분기 첫 상품 출시로 본격 영업을 시작한다. 손해율이 높은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 등은 배제하고 단기 상품을 위주로 한 생활밀착형 보험 판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와 연계해 택시나 바이크, 대리기사 등 소액 단기 보험 같은 상품으로 카카오그룹 내 시너지를 낼 수도 있다. 최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카카오톡을 통한 주식거래, 디지털 손해보험사 등 성장세가 확대되며 연간 영업이익은 흑자전환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서비스가 착착 준비돼가는 과정 중에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신뢰 회복'이다. 경영진 먹튀 사건으로 무너진 주주와 소비자들의 신뢰는 단기간에 제자리를 찾을 것 같지 않은 분위기다. 굳건한 네이버페이, 서비스 확대는 과제로 네이버페이는 단단하다. 흔들리지 않고 간편결제 서비스 사업자 압도적 1위를 유지하며, 몸집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459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2019년 설립한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듬해인 2020년에도 36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흑자를 냈다. 올해 1분기도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페이사에 비해 결제 규모도 월등히 많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이 최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파이낸셜의 결제 규모는 44조188억원, 지난 1분기에만 11조2000억원이었다. 지난해 기준 카카오페이 결제액은 17조4536억원, 토스는 2조1978원이다. 성장 배경은 역시 네이버쇼핑 결제 수단으로 네이버페이가 사용된다는 점이다. 특히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 혜택이 소비자를 당겼다는 분석이다. 3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어느 사이트에서 쇼핑하든지 간에 간편결제가 있는지 꼭 확인하게 된다. 앱카드 결제 같은 수단보다 간편결제가 훨씬 편리하기 때문"이라며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가 모두 있을 때는 아무래도 적립을 많이 해주는 네이버페이를 열게 된다"고 말했다. 월 4900원을 주면 적립 혜택을 크게 늘려주는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역할도 소비자들을 락인(가두기) 시키는 효과를 주고 있다. 이 멤버십은 보통 사용처에 따라 결제금액의 3~5%를 적립해준다. 이에 지난해 말 기준 멤버십 가입자 수는 600만명을 넘어섰다. 네이버페이로 탄탄대로를 걷고 있기는 하지만,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도전은 미약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카카오페이와 비교해 금융 사업에 대한 라이선스 획득이 더디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지난해 9월 대출중개 서비스를 위한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은행, 저축은행, 카드사 등 금융사의 대출상품을 비교할 수 있는 대출비교 서비스를 오는 3분기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네이버파이낸셜은 사업에 직접 뛰어들기보다는 타 금융사와 함께 협업하며 상품을 보여주는 방식의 플랫폼 역할의 서비스를 구성하는 듯 보인다"며 "자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한계는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권지예 기자 kwonjiye@edaily.co.kr 2022.06.15 07:00
생활/문화

[2022 K-게임] 전문가들 "대선 후보들 게임 공약, 진흥 없고 규제만"

"진흥은 없고 규제만 있다" "중소 개발사 지원책이 없다" "이용자위원회에서 감시? 게임은 방송이 아니다" "바다이야기 망령이 15년간 짓누르고 있다" 20일 서울 상암동 e스포츠 명예의전당에서 열린 '2022 K-게임 미래포럼'에서 나온 얘기들이다. 이날 중앙일보S는 K-게임이 글로벌 리더로 도약하기 위한 길을 모색하는 포럼을 개최했다. 이재신 중앙대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이번 포럼에는 황성기 한양대 교수·박형준 성균관대 교수·강태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이 참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특히 이들은 최근 대선 후보들이 2030세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내놓고 있는 게임 공약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진흥보다 규제에 쏠린 후보들의 공약은 미래 핵심 콘텐트산업인 게임의 성장 엔진을 꺼트릴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율 규제 충분히 작동…법적 규제 안돼"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 의장인 황성기 교수는 후보들의 게임사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의무화 공약에 대해 "확률 정보를 공개하는 문제에 대해 자율 규제가 나름 유의미하게 작동하고 있다"며 "후보들의 기본적인 공약이 법적 규제인데, 이는 잘못됐다"고 진단했다. 황 교수는 "현재의 높은 자율 규제 수준과 좀 더 낮은 수준의 정부 규제가 있다면, 낮은 수준의 규제만 준수하면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며 "자율 규제는 법적 규제의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다"고 강조했다. 확률형 아이템은 게임업계의 뜨거운 감자다.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비용을 지불하면 가치 있는 아이템을 얻을 수 있어 게이머의 선호도가 높지만 과도한 과금을 요구하는 시스템 때문에 빈축을 샀다. 일부 게임사의 확률 조작 사태까지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했다. 후보들은 이 틈을 파고 들어 확률 공개를 법적으로 강제하겠다는 공약을 앞다투어 내놓았다. 황 교수는 확률 모니터링을 위해 방송사의 시청자위원회처럼 이용자위원회를 만들겠다는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구상에도 공감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방송산업은 공공재인 주파수를 이용한 공익산업이기 때문에 이를 위임·위탁한 방송사업자를 감시할 시청자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한 것"이라며 "반면 게임산업은 희소자원이나 공공재를 활용한 산업이 아닌 문화산업이자 부가가치산업이라는 본질에서 차이가 있다"고 꼬집었다. 이런 '갈라파고스 규제'(세계적인 흐름에서 벗어난 규제)가 K-게임의 날개를 꺾는 장애물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강태욱 변호사는 "국내 게임사들은 해외에서는 요구하지 않는 과잉 규제를 준수하다 글로벌 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게임이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를 규제해야 할 산업이 아니라 하나의 정상적인 놀이문화이자 예술콘텐트 산업이라는 점을 고려한 (정부의) 인식 전환이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강 변호사는 대표적인 규제로 개인정보의 최소 수집을 요구하는 개인정보보호법이 있는데도 청소년에 대한 본인인증을 반드시 요구하는 '청소년 본인 인증제'를 꼽았다. 하나의 게임에서 법 위반이 발견됐는데도 게임사의 전체 게임에 영업정지가 내려질 수 있는 제도 역시 게임산업의 발전을 가로막는 전봇대로 지목했다. 한국의 암울한 시장 환경은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일명 돈 버는 게임인 P2E(플레이투언) 게임이 우리나라에 발을 들이지 못하는 이유라고도 했다. 강 변호사는 "수십조 원에 달하는 글로벌 시장 규모에도 15년 전 '바다이야기' 사태의 유령이 여전히 국내 아케이드 산업의 발전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바다이야기는 일본 파친코 시스템을 기반으로 만든 오락기 이름으로, 도박 수준의 사행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게임 속 재화를 환전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게임산업진흥법 제정으로 이어졌다. "성장세 꺾인 게임…차기 정부 긍정·진흥에 초점 맞춰야" 게임산업을 바라보는 비판적 인식이 만연하고, 정부의 지원은 위축되면서 중소 개발사는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 황성익 회장은 "현재 중소 게임개발사는 5년 사업하면 5억원, 10년 사업을 하면 10억원의 빚을 지는 상황"이라며 "국내법의 역차별 요소와 종합적인 지원이 있을 때 글로벌 진출도 가능하다"고 힘줘 말했다. 후보들의 규제뿐인 게임 공약에는 중소 게임개발사의 지원책도 포함할 것을 요구했다. 황 회장은 "현재 대기업과 중소 게임사의 인력·자본·역량의 양극화가 심각하다. 그러나 대선 후보들의 게임 공약에는 중소 게임개발사에 대한 지원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독립영화 제작을 뒷받침하는 영화진흥위원회의 '인디 영화 제작사업'을 우수 벤치마킹 사례로 제시했다. 황 회장은 메타버스(확장 가상세계)와 P2E 게임 등 국내 기준이 모호해 시장 형성조차 되지 않은 새로운 영역은 지금이라도 당장 육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는 "게임사가 어디까지 개발할 수 있는지 정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며 "게임산업진흥법은 게임의 새로운 시도를 사행성으로 몰고 간다. 애니메이션 캐릭터는 현금화할 수 있는데 왜 게임 캐릭터를 현금화하면 도박으로 몰고 가나"고 일갈했다. 대형 개발사의 선전에 국내 게임산업은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것 같지만 최근 위기에 봉착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전 세계에 한류를 전파하고 있는 다른 콘텐트산업과 비교해 점차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해석이다. 박형준 교수는 "글로벌 앱마켓의 게임 상위 10위 안에 한국 콘텐트는 하나도 없다"며 "게임산업 수출은 증가율이 감소세로 전환하며 위기에 직면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차기 정부에 긍정적 인식을 바탕으로 게임산업 전반을 바라보는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그러면서 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진흥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성익 회장은 "업계가 목소리를 내고 사업에 집중할 수 있도록 게임산업진흥원을 설립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황성기 교수는 "새로운 서비스가 나오면 기존 틀에 끼워 넣고 규제를 상향평준화하려고 한다. (이와 반대로) 점차 완화하는 규제의 하향평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신사업 임시허가·실증특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우수 사례로 들었다. 강태욱 변호사는 윤석열 후보가 공약한 장애인의 게임 접근성 개선을 두고 "기준에 맞지 않으면 출시를 못 하도록 막는 게 아니라 좀 더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도와준다는 고민을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형준 교수는 "차기 정부는 창의성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진흥과 규제가 같이 갈 수 있는 장을 마련해줬으면 한다"고 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1.21 07:00
연예

"차세대 믿보배"…'범죄도시→블랙독' 하준, 의미있는 성장

하준이 차세대 믿고 보는 배우로 주목받고 있다. 하준은 tvN 새 월화드라마 ‘블랙독'에서 대치고 에이스 교사 도연우 역을 맡아 냉정하면서도 따뜻한 현실적인 선배로서의 면모를 다채롭게 그리고 있다. 영화 ‘범죄도시’를 통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하준은 영화 속 신입 형사 강홍석 역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극 중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며 순수하면서도 열정 넘치는 신입 형사의 패기와 선한 면모를 훈훈하게 그리며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어 tvN 드라마스테이지 ‘마지막 식사를 만드는 여자’의 주연 강민중 역을 맡아 망상장애 사형수라는 쉽지 않은 캐릭터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큰 호평을 이끌어 주연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후 MBC 드라마 ‘배드파파’를 통해 첫 주연을 맡으며 안방극장에 신선한 에너지를 불어넣은 하준은 종합격투기 페더급 랭킹 1위에 빛나는 스포츠스타 이민우 역을 맡아 강인한 스포츠 선수로서의 얼굴로 완벽한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특히, 연기 변신을 위해 혹독한 트레이닝을 통해 다부진 체격까지 만들어 작품에 대한 열정을 드러내며 이목을 집중시켰다. 생존 스포츠의 긴장과 열정을 뜨겁게 표현함은 물론 링 위의 감동까지 선사하는 등 입체적인 캐릭터 표현으로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선사하며 주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블랙독’의 주연 도연우로 찾아온 하준은 대중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믿고 보는 배우로 성장했다. 앞서 ‘마지막 식사를 만드는 여자’를 통해 하준의 가능성을 알아본 황준혁 감독과의 두 번째 호흡으로 기대와 신뢰에 부응하며 완벽한 도연우로 분해 극의 몰입을 한층 더 높이고 있다. 하준이 완성하고 있는 도연우는 대치고의 최고 인기 교사이자 진학부의 에이스로 교내 정치 싸움보다는 학생이 먼저인 참교사의 면모를 지닌 인물이다. 하준은 누구보다 학생을 위해 일하는 교사인 만큼 자신의 올곧은 소신과 신념이 확실해 때로는 차가워 보이지만 신입 교사 고하늘(서현진)을 배려하고 챙겨주는 선배로서의 따뜻한 면까지 지닌 도연우를 매력적인 캐릭터로 완성하며 시청자의 호평을 얻고 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점차 자신만의 색을 찾아온 하준의 탄탄대로 성장세는 차세대 믿고 보는 배우로서 대중의 신뢰를 얻고 있다. ‘블랙독’을 통해 또 한번 자신의 입지를 단단히 세울 하준의 열연에 기대가 치솟는 이유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2019.12.24 15:41
무비위크

[이슈IS] "상처도 내 탓" 불신 끌어안은 BIFF 이젠 위로받을 때

찬란했던 과거는 영광으로 남았다. 스물 두 살. 사람으로 따지면 이제 막 성인식을 치른 나이, 이것도 저것도 다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마음에 실수와 사고도 잦다. 누군가 지적하고 호통치면 '나 다 컸는데? 나 어른인데?'라고 당당하게 대꾸도 하면서 뾰족한 마음을 드러낸다. 불신과 불만이 쌓이는 시기. 조금 일찍 철든 친구는 사회와 타협을 시도한다. '내 잘못' '내 탓'을 인정하는 것은 아이건 어른이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의미에서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성장 속도는 예나 지금이나 빠르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영화제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탄탄대로 꽃길만 걸을 줄 알았던 부산국제영화제가 최근 2~3년간 끊임없이 삐걱거리고 있다. 정치적 문제부터 내부 문제까지 하나하나 나열하기 힘들 정도로 봉합의 움직임은 커녕 탈만 늘어나는 시간이었다. 영화계에서는 '이러다 부산국제영화제 사라지는 것 아니냐' '전주국제영화제에 힘이 더 실리는 것 같다'는 말이 심심찮게 나왔다. 하지만 부산국제영화제는 여전히 많은 이들의 관심과 애정 속에 지켜지고 있다. 싸우고 다투는 이유도 따지고 보면 하나다. 부산국제영화제를 어떻게든 잘 꾸려 나가고 싶다는 것. 방법이 다를 뿐 마음이 다른 것은 아니다. 이에 부산국제영화제와 관련된 모든 이들은 "모든 것은 내 탓"이라는 말을 주저하지 않는다. 내부인들과 소통 실패로 공격받고 사퇴를 확정지은 강수연 집행위원장 역시 "당연한 불만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상황이든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단언했다. 올해도 부산국제영화제의 문은 열린다. 대부분의 영화계 단체들이 보이콧을 강행했던 지난해보다는 사정이 조금 낫다. 몇몇 단체들은 보이콧을 해제시켰기 때문. 개막작을 비롯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이는 굵직한 한국 영화들도 상당하다. 외화 역시 마찬가지다. 아시아 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배우까지 부산으로 불러 들이는데 성공했다. 힘겨운 상황 속에서도 부산국제영화제의 명성을 되찾기 위해 안 팎으로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결과인지 확인할 수 있다. 개막작 사전 유출로 뜻하지 않은 곤욕을 치르기도 했지만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11일 예정대로 22회 부산국제영화제 공식 기자회견을 진행, 여전히 뼈아픈 성장통의 과정에 있음을 시인했다. 강수연 집행위원장은 "내년 2월까지가 정확한 임기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숙제를 안고 있다. 정관을 개정하는 문제부터 민간 조직위원장으로 시작한 문제, 점차 해결돼 가는 과정이다. 집행위원장으로서 이 모든 사태를 책임지고 영화제를 치러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고 토로했다. 특히 지난해부터 "1년 정도 쉬었다 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영화계 내 의견이 쏟아졌지만 위원장들의 결정은 확고했다. 무조건 치러져야 한다는 것. 치러내는 것은 힘들지만 휴식하는 순간 1년이 2년이 되고, 2년이 3년이 되는 것은 너무도 쉽다는 이유다. 결국 올해도 부산국제영화제는 개최된다. 영화제를 향한 불신은 모두 끌어안고 가겠다는 입장이다. 당장 해결될 수 없는 문제들이 산더미 같이 쌓였지만 그것이 영화제의 문을 닫는 기회가 돼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올해는 75개국에서 총 298편의 영화가 초청돼 상영된다. 개막작은 문근영 주연 '유리정원(신수원 감독)', 폐막작은 '상애상친(실비아 창 감독)'이 선정됐다. 여름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류승완 감독의 '군함도'는 18분 늘어난 감독판으로 상영을 확정지었고, 홍상수 감독의 '그 후' 역시 부산에서 만날 수 있다. 각기 다른 이유로 문제작이 된 두 편의 영화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를 핫하게 달굴 것으로 전망된다.이와 함께 박성웅·오승훈 '메소드(방은진 감독)', 고현정·이진욱 '호랑이보다 무서운 손님(이광국 감독)' 등도 부산에서 관객들과 첫 만남을 갖는다. 이 외 많은 영화들과 이를 함께 한 배우들이 관객과의 대화(GV)를 위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짧게나마 방문할 예정이다. 영화제는 결국 영화와 관객이 있어야 하고, 영화인들은 관객들이 있어야 존재 가치를 인정받는다. 올해 많은 영화들이 관객들의 외면 속 쓴 눈물을 삼켜야 했다. 그리고 외면과 지지라는 극과 극 평가를 받은 영화들이 한데 모여 영화제라는 큰 그림을 완성한다. 과연 그 영화제는 관객들의 마음을 헤아리며 그들의 응원을 얻을 수 있을지, 진정한 위로가 필요한 부산국제영화제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남아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ins.com 2017.09.11 20:49
축구

홍명보호, 세계적 명장들과의 2연전에 거는 기대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유럽팀과의 2연전을 통해 2013년을 마무리한다. 공교롭게 홍명보팀이 상대할 스위스, 러시아는 세계적인 명장이 이끄는 팀들이라는 점에서 축구팬들에게 더욱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홍명보팀은 1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스위스와 평가전을 치른 뒤, 19일 아랍에미리트(UAE)에서 러시아와 올해 마지막 평가전을 갖는다. 두 팀 다 FIFA 랭킹이 한국보다 높고(스위스 7위, 러시아 19위, 한국 56위), 일찌감치 브라질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팀으로서 좋은 스파링 상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두 팀 다 세계적인 명장의 지도를 통해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더욱 관심이 모인다. 스위스는 독일 출신인 오트마르 히츠펠트 감독, 러시아는 이탈리아 출신의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이끌고 있다. 둘 다 우승청부사로서 유럽에서 명장으로 꼽히는 감독들이다. 히츠펠트 감독은 독일 바이에른 뮌헨, 도르트문트를 이끌며 분데스리가 7회 우승, UEFA 챔피언스리그 2회 우승을 거뒀다. 카펠로 감독도 이탈리아 AC 밀란, 유벤투스 등을 이끌면서 세리에A 5회 우승, 챔피언스리그 1회 우승 등의 경력을 갖고 있다. 둘이 거둔 우승 기록만 해도 10차례를 훌쩍 넘을 정도로 지도력이나 리더십 면에서 최우수급 면모를 보여왔다. 히츠펠트 감독은 유로 2008 이후인 2008년 7월부터 스위스 대표팀을 맡았다. 카펠로 감독은 4년 뒤, 유로 2012 이후엔 2012년 7월부터 러시아 감독을 맡았다. 둘 다 유로 대회에서의 부진한 성적을 만회하기 위해 각 축구협회에서 영입됐고, 기대대로 좋은 성적을 거두며 탄탄대로를 걸었다. 특히 특정 개인보다는 짜임새있는 조직력으로 유럽에서도 주목하는 강팀으로 발전했다. 그 결과 본선 진출 경쟁이 가장 치열한 유럽 예선에서 나란히 조 1위로 본선 직행에 성공했다. 지난 7월 감독직에 오른 홍 감독은 두 명장들의 지략, 수 싸움 등을 파악하고 내년 월드컵 본선이라는 큰 무대에서 대처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2013.11.1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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