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롯데월드타워는 "힘내요. 우한", 아마존은 "우한에서 왔다" 혐오 티셔츠 판매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에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바라보는 시선이 모두 고운 것만은 아니다. ‘힘내라’는 응원 메시지를 보내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우한에 대한 혐오를 담은 티셔츠를 판매하고 이를 용인하는 글로벌 쇼핑몰도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17일부터 건물 외벽에 조명을 이용한 응원 메시지를 띄우고 있다. 대상은 코로나19에 맞서 싸우고 있는 대한민국과 바이러스 발원지인 중국 우한이다. 롯데월드타워는 오후 6시부터 4시간 동안 매시 정각과 30분에 ‘으라차차 대한민국’이란 메시지에 이어 ‘우한 짜요(힘내라)’라는 글귀를 10분 동안 교차로 내보내고 있다. 롯데월드타워는 태극기 문양, 중국 오성홍기 문양을 띄워 디자인에도 신경을 썼다. 또 중국어와 영어로 글자를 함께 연출해 전 세계를 향한 메시지를 분명히 했다. 현재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와 상하이 '오리엔탈펄타워' 등 각국의 랜드마크는 외관 조명을 활용해 코로나19로 고통을 겪고 있는 전 세계에 응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롯데월드타워도 공익 및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이번 캠페인에 동참했다. 롯데월드타워는 롯데면세점과 각종 관광 시설을 품고 있다. 최대 고객은 중국인 단체관광객(요우커)이다. ‘한한령’이 풀리면서 올해 요우커의 귀환을 기대했던 롯데월드타워는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났다. ‘우한 짜요’란 응원 메시지는 요우커를 기다리는 롯데월드타워의 진심이 담겼다는 것이 업계 시선이다. 반면 아마존과 이베이 등 글로벌 온라인쇼핑몰은 코로나19 사태를 희화화하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가 판매돼 눈총을 받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15일 이베이에서 '코로나바이러스에서 살아남았는데 내가 얻은 건 이 티셔츠 한 장뿐'이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판매되고 있다고 고발했다. 가격은 장당 2만3800원이다. 이베이 측은 논란이 된 티셔츠를 모두 사이트에서 삭제했다. 하지만 이미지는 구겨졌다. 아마존에서도 '내 안에 코로나바이러스' 문구가 적힌 티셔츠가 약 1만8500원에 팔리고 있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아마존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히지 않을뿐더러 여전히 우한을 혐오하는 내용의 티셔츠를 팔고 있다. 중국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2012∼2017년 세계 평균인 18.2%보다 3.1배 높은 57.2% 성장했다. 상위 5위 업체는 티몰, 징둥, 웨이핀후이, 쑤닝 등 중국계 플랫폼이 장악하고 있다. 반면 글로벌 업체인 아마존, 이베이는 사실상 중국에서 철수했다.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아마존 등 전자상거래 기업의 주가는 대체로 우상향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각 기업도 코로나19로 인해 희비가 엇갈린다. 한쪽은 응원을, 다른 편은 조롱을 방관하는 배경 중 하나”라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seo.jiyeong@joongang.co.kr
2020.02.19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