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정신 바짝 차린' 라이블리, 키움 스미스 퇴출 후 2G, ERA 2.13
벼랑 끝에 서 있던 삼성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29)가 반등했다. 라이블리는 22일 대구 SSG전에 선발 등판해 6⅔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10탈삼진 3실점(2자책점) 했다. 불펜이 무너져 승리 투수 요건이 날아갔지만, 충분히 인상적인 투구였다. 7회 1사까지 SSG 타선을 '노히트'로 틀어막았다. 한 경기 두 자릿수 탈삼진은 KBO리그 개인 통산 세 번째. 지난해 10월 24일 광주 KIA전(6이닝 10탈삼진 5실점) 이후 180일 만이었다. 연속 호투다. 라이블리는 지난 16일 열린 사직 롯데전에선 6이닝 4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시즌 첫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득점 지원을 받지 못해 빈손으로 물러났지만 준수한 활약이었다. SSG전을 포함하면 최근 두 경기 평균자책점이 2.13(12⅔이닝 3자책점). 피안타율이 0.136, 피출루율도 0.191로 낮다. 9이닝당 삼진은 무려 11.37개다. 시원하게 '퇴출설'을 날려버렸다. 라이블리는 올해 첫 두 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11.42로 부진했다. KBO리그 세 번째 시즌에 대한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비례했다. 공교롭게도 지난 15일 성적(1승 평균자책점 6.30)이 좀 더 나았던 키움 외국인 투수 조쉬 스미스가 퇴출당해 묘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라이블리의 입지도 위태로운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허삼영 삼성 감독이 "라이블리에게 힘을 실어주고 응원하는 게 그 선수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거지 퇴출설 자체가 플러스 요인은 거의 없다"고 경계했지만, 부진이 계속될 경우 '결단'을 내릴 가능성도 충분했다. 라이블리는 스미스가 퇴출당한 뒤 궤도에 올랐다. 각성이라도 한 듯한 모습으로 마운드에서 버틴다. 롯데전과 SSG전 연속 쾌투로 신뢰를 되찾았다. 팀이 기대하는 피칭이 나오기 시작했다. 타이밍이 참 공교롭다. 배중현 기자 bae.junghyune@joongang.co.kr
2021.04.23 0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