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볼볼볼볼볼볼볼' LG 홀드왕 출신의 충격 난조, "하루 아침에 되겠나, 기회 주면서 기다린다"
"하루 아침에 되겠나."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이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부진한 투수 정우영을 격려했다. 정우영은 지난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시범경기에서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 ⅓이닝 동안 14개의 공을 던져 2사사구 무실점했다. 이날 정우영의 최고 구속은 144km였다. 4회 1사 1루에 구원 등판한 정우영은 제구력 난조에 고전했다. 첫 상대 김민혁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더니, 황재균에게도 연속 볼 3개를 내준 뒤 폭투까지 허용했다. 2루수 신민재의 호수비 덕분에 황재균에게 아웃 카운트를 올렸지만, 다음타자 배정대를 상대로도 2스트라이크 후 3연속 볼을 내주며 흔들렸다. 결국 폭투에 볼넷으로 흔들린 끝에 송승기와 교체돼 마운드를 내려왔다.
14개 중 11개가 볼이었다. 2022년 홀드왕(35개)의 충격적인 부진. 시범경기였지만 우려가 될 법 했다. 지난겨울 미국 유학까지 떠나 투구 메커니즘을 수정했지만, 일단 시범경기 첫 경기에선 효과를 보지 못했다. 염경엽 감독은 정우영의 투구를 어떻게 봤을까. 이튿날(9일) 취재진과 만난 염경엽 감독은 "정우영은 몸을 풀 때부터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타자와 승부할 때도 볼이 계속 빠지더라"면서 "빨리 바꿔주려고 했는데 본인이 상처 받을까봐 조금 더 기다렸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염 감독은 "미국에서 배운 것들이 아직 자리를 안 잡았다고 보면 된다. 그게 하루아침에 되면 벌써 됐을 것"이라며 "선수가 미국에 가서 선택해 온 메커니즘이지만 짧은 시간에 완성할 수는 없다. 자기 것으로 만드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염 감독은 이러한 정우영에게 계속 기회를 줄 생각이다. 염 감독은 "우리 팀에 그만한(홀드왕) 경험을 가진 선수가 많지도 않고, 충분히 성장 가능성도 있는 선수다"라며 "기회를 주면서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 올해 후반기든 내년, 내후년이든 계속 잘하는 게 더 중요하기 때문에 (메커니즘이 안착될 때까지) 기다려주려고 한다. 실전에서 공을 던지면서 부족한 부분을 찾고 채우다 보면 좋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수원=윤승재 기자
2025.03.10 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