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SSG 랜더스에서 주목할 만한 선발 투수는 왼손 김건우(24)다. 이숭용 SSG 감독은 김건우에 대해 "이왕 기용할 거라면 과감하게 써볼 생각"이라며 5선발 이상의 역할을 맡기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김건우는 지난 시즌 35경기(선발 13경기)에 등판, 5승 4패 2홀드 평균자책점 3.82를 기록했다. 선발과 중간을 오가는 스윙맨으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특히 선발 평균자책점이 3.22로 안정적이었다. 지난해 9월 23일 인천 KIA 타이거즈전에서는 개인 한 경기 최다인 12탈삼진을 잡아내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한 준플레이오프(준PO) 2차전에서는 선발 투수로 중책을 맡았다.
현재 미국 플로리다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소화 중인 김건우는 본지와 인터뷰에서 "감독님께서 많이 믿어주시는 것 같아 감사한 마음이 크다. 그만큼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느낀다"며 "믿음에 부응하기 위해 캠프 기간 좋은 컨디션을 만드는 데 집중하고, 부담보다는 즐기는 마음으로 임하고 싶다"고 말했다.
2026시즌 선발 로테이션에서 중책을 맡는 SSG 김건우. 구단 제공
김건우는 지난해 8월 중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들쭉날쭉한 제구가 문제로 지적됐는데 퓨처스(2군)리그에서 이중 키킹 동작을 추가하며 투구 메커니즘에 변화를 줬다. 이는 결과적으로 '신의 한 수'가 됐다. 12탈삼진을 기록한 KIA전이 1군 복귀 후 첫 등판이었다. 김건우는 "지난 시즌 초에는 신인이라는 생각으로 거침없이 승부했는데 후반기에는 잘하려는 욕심이 앞섰다. 그럴 레벨도 아닌데 돌이켜보면 정말 쓸데없는 생각이었다"며 "2군에서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훈련했고 일관성 있는 제구를 갖추는 데 집중했다. 그 덕분에 시즌 막바지에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SSG는 현재 세대교체를 진행 중이다. 포수 조형우, 내야수 고명준, 마무리 투수 조병현 등 2021년 입단한 2002년생들이 그 중심에 서 있다. 입단 동기인 김건우 역시 마찬가지다. 토종 에이스 김광현(38)의 나이를 고려하면 향후 그의 역할을 대신할 국내 선발 자원이 필요한 상황. 2028년 개장할 이른바 '청라 돔 시대'를 준비 중인 이숭용 감독은 "(김건우 같은) 군필 선발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건우는 "선발로 풀 시즌을 치르는 게 목표다. 그러면서 규정이닝(144이닝)을 채우고 싶다"며 "다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날 믿고 기용해 주시는 감독님께 보답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