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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골린이 잡아라'…유통가 '골프' 경쟁

유통 업계가 골프 관련 상품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실내 스포츠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야외 운동인 골프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2030대 젊은 ‘골린이(골프+어린이)’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20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달 골프채 등 골프용품을 판매하는 골프숍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39.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골프 의류 매출도 30.2% 늘었다. 특히 골프 웨어를 찾는 젊은 소비자가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 1~9월 골프 의류 매출은 30대에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1% 늘어 모든 연령대 중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나머지 연령대별 매출 증가율을 보면 50대와 40대는 각각 14.9%, 11.1%였고, 20대는 5.8%를 기록했다. 이에 발맞춰 신세계백화점은 밀레니얼 세대(1980~2000년생) 여성 소비자를 겨냥한 골프의류 편집숍 '스타일 골프'를 열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스타일 골프는 개점 한 달 동안 목표 매출의 60%를 넘게 달성했다"며 "지금은 SSG닷컴에서 온라인 매장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앞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열고 남성 의류도 판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백화점 광복점은 오는 26일 골프존 기준 전국 최대 규모의 실내골프 연습장인 'GDR 아카데미'의 문을 연다. GDR 아카데미는 2017년 골프존이 만든 골프연습장 브랜드다. GDR 아카데미 광복점은 1355㎡(410평)의 규모에 총 31타석을 운영한다. 정식 개점에 앞서 오는 25일까지 무료 시타 서비스를 진행한다. 홈쇼핑 업계도 골린이 모시기에 분주하다. 롯데홈쇼핑은 골프 특집 기획전과 함께 테마 방송을 론칭하는 등 관련 콘텐트를 지속해서 강화하고 있다. 우선 오는 22일까지 골프웨어 및 용품 특집전 '롯데홀인원'을 연다. '피터젠슨' '세서미 스트리트' 등 인기 골프웨어 브랜드를 포함해 '브리지스톤' 골프채와 액세서리 등을 최대 20% 할인 판매한다. 이벤트 응모고객 중 5명을 뽑아 '18홀 동반 라운딩' 초청행사도 진행한다. 앞서 지난 18일에는 골프 테마 프로그램 '선데이굿샷'을 론칭했다. '기분 좋은 일요일 골프웨어 쇼핑'이라는 콘셉트로, 올해 130억원이 넘는 주문금액을 기록한 '아디다스 골프'의 밴딩팬츠를 선보였다. 오는 25일에는 '아다바트골프니트', 다음 달 1일에는 '커터앤벅 골프티셔츠' 등 차별화된 스포츠웨어를 선보일 예정이다. CJ ENM오쇼핑부문의 골프웨어 브랜드 장 미쉘 바스키아는 퍼포먼스 기능을 강화한 필드 라인 의류를 출시하고 프리미엄 골프웨어로 상품군을 확대하기로 했다. 그동안 대중성이 높은 캐주얼 골프웨어를 선보였다. 실전 라운딩용 퍼포먼스 라인을 내놓으며 포트폴리오를 확장, 토탈 골프웨어 브랜드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ongang.co.kr 2020.10.2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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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IS] AOA 설현 "'퀸덤' 이후 잘생겼다는 반응 너무 좋아"

가수 겸 배우로 활동 중인 AOA 설현이 라이프스타일 매거진 '빅이슈' 222호의 표지모델로 나섰다. 오늘(2일) 공개된 커버 화보에서 설현은 플라워 세트를 배경으로 화려한 패턴의 원피스와 실크 셔츠, 플라워 패턴 팬츠 등을 소화하며 시선을 사로잡았다. 컷마다 다른 포즈와 표정 연기를 선보였다. 화보 촬영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설현은 데뷔 9년 차인 현재의 마음가짐에 대해 "마음에서부터 나오는 여유가 있다. 멘털이 강한 것 같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건강한 편인 거 같다"라고 답했다. 지난해 화제가 됐던 Mnet '퀸덤'에서의 '너나 해 (Egotistic)' 커버 무대 이후 기억에 남는 반응에 대해 책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AOA의 무대를 꼽은 것을 언급했다. 설현은 "무대를 준비할 때에는 그렇게 대단한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는데 무대 이후 우리의 모습을 해석해주고 좋게 받아들여줬다. 어떤 대표성을 가지게 된 것 같아 뿌듯했다. 특히 해당 무대 이후 '잘생겼다'라는 말을 듣는 건 기분이 너무 좋다. 예쁘다는 말도 잘생겼다는 말에 포함된다"라며 반색했다. 고액기부자 클럽인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기도 한 설현은 꾸준히 기부와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뿌듯하게 느낀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움이 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여러 방법으로 실천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인해 전국이 비상인 가운데 이럴 때일수록 더욱 취약 계층을 위한 일에 나서고 싶다는 마음에 선뜻 빅이슈 표지 촬영에 응한 설현은 "어려울 때라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조심스럽지만 다들 건강에 유의하시면 좋겠다"고도 밝혔다. 설현이 커버를 장식한 빅이슈 222호에는 영화 '기생충' 봉준호 감독의 아성을 이을 차세대 독립영화감독 3인방 이길보라, 정가영, 정승오 감독의 신작 '기억의 전쟁', '하트', '이장' 인터뷰를 비롯해, 밀레니얼 세대 당사자가 말하는 밀레니얼 세대를 설명하는 특집 '밀레니얼이 말하는 밀레니얼', 김현 시인의 연재 에세이 '밤을 위한 짧은 필름', '스파이더맨', '시간을 달리는 소녀' 등의 성우 심규혁의 에세이 등이 담겨 있다. 빅이슈는 서울 시내에서는 지하철역 앞의 거리 판매원을 통해 구매할 수 있고, 지방에서는 정기 구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온라인 구매는 빅이슈코리아 온라인숍과 알라딘, 예스24 등의 온라인 서점에서 가능하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사진=빅이슈 코리아 2020.03.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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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도 방탄소년단 컴백에 기대감…전 세계가 '들썩'

그룹 방탄소년단이 정규 4집 '맵 오브 더 솔: 7'(MAP OF THE SOUL: 7)을 통해 단일앨범 쿼드러플 밀리언셀러(400만 장)라는 대기록에 임박했다. 방탄소년단 관련주는 치솟았고 온오프라인에선 화제성이 끊이질 않는다. 컴백에 대한 기대감은 한국을 너머 미국에서도 마찬가지. 전 세계가 월드스타 방탄소년단 컴백에 주목하고 있다. 컴백 전부터 기록행진 방탄소년단 컴백을 앞두고 미국 현지에선 '슈퍼볼 티켓보다 인기 좋은 방탄소년단 투어 티켓' 'NFL이 글로벌 관심을 얻으려면 방탄소년단이 슈퍼볼 하프타임 쇼를 해야 한다' 등의 기사가 나왔다. 미국의 대형 스포츠 이벤트와 비교하고 방탄소년단을 현지 톱가수로 대우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실제로 미국의 티켓 판매 사이트 스텁허브에 따르면 방탄소년단 북미투어 티켓은 오픈 3일만에 슈퍼볼 티켓의 2배 이상 팔려나갔다. 아미들의 열렬한 지지 속에 스텁허브 티켓 판매 1위를 지키며, 처음 72시간 동안의 판매량은 아리아나 그란데나 테일러 스위프트보다 우세했다. 스텁허브의 총괄 제프 포이리어는 "최근 몇 년간의 대중적인 활동을 보여온 방탄소년단은 투어 티켓 수요를 주도하고 있다"며 "지난해 투어로는 1억9640만 달러(한화 약 2,334억4,104만 원)에 달하는 티켓 매출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드림어스컴퍼니에 따르면 '맵 오브 더 솔: 7' 국내외 선주문량은 402만 장을 돌파했다. 국내외 선주문량을 집계한 수량으로, 방탄소년단의 앨범 사상 역대 최다 선주문량이다. 전작 선주문인 268만 장보다 134만 장 늘어 점점 확대되는 글로벌 인기를 실감하게 한다. 포브스에선 이미 방탄소년단의 엄청난 앨범 판매량을 예견하고 빌보드 200 1위를 점쳤다. 매체는 "세계적인 성과를 내면서 미국 차트에 큰 영향을 미치고 대중문화를 이끄는 뮤지션이자 합리적으로 슈퍼볼 하프 타임 무대를 채울 가수는 손에 꼽힌다. 이에 맞는 이름은 딱 하나, 방탄소년단이다"면서 NFL(미식축구리그)이 글로벌 관심을 얻고자 한다면 방탄소년단을 무대에 세울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탄소년단은 다양한 유명 인사들과의 협업도 가능하다. 이미 니키 미나즈, 할시, 릴 나스 엑스, 스티브 아오키 등 다양한 아티스트와 협업했다"면서 슈퍼볼 하프타임 쇼를 전 세계 스포츠 팬과 음악 팬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보도했다. 방탄소년단 파급력에 국내 글로벌 기업들도 프로모션에 동참했다. 삼성전자는 방탄소년단과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글로벌 현대미술 전시 프로젝트인 '커넥트 BTS'를 시작으로 글로벌 협업을 확대하기로 했다고 19일 밝혔다. 방탄소년단의 두터운 팬층과 젊은 이미지를 활용해 전 세계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방탄소년단이 모델인 현대자동차는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새로운 컨텐트를 꾸준히 업로드하고 있다. '현대자동차XBTS' 프로모션을 진행 컴백과 함께 관심을 이끌고 있다. 뉴욕 누비며 예능촬영 타이틀곡 'ON'은 21일 오전 6시 틱톡을 통해 30초 가량 선공개된다. 같은 날 오후 6시 전 세계에 발매에 앞서 비디오 플랫폼인 틱톡에서 일부를 먼저 공개하는 이례적 방식을 택했다. 컴백 첫 방송은 21일 오전 8시(이하 현지시각)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NBC '투데이 쇼(TODAY SHOW)'다. 무대는 없지만 뉴욕 록펠러 플라자 야외 특별무대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만큼, 국내외 매체들의 취재 요청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ON' 무대는 24일 NBC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The Tonight Show Starring Jimmy Fallon)'에서 최초 공개된다. 프로그램 측은 방탄소년단을 위한 스페셜 특집을 마련했다. 진행자 지미 팰런과의 인터뷰는 물론, 뉴욕의 상징적인 장소들을 방문하는 컨셉트로 특별하게 꾸며질 예정이다. 132년된 맛집 카츠 델리(Katz’s Delicatessen)도 방문했다. 가게 주인 제이크 델은 "그들과 함께한 시간은 정말 멋졌다"고 인터뷰했다. 지미 팰런은 "방탄소년단이 뉴욕 그랜드 센트럴 터미널을 장악했다"라며 무대에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SNS에 올라온 예고에는 지하철을 타고 뉴욕을 누비는 방탄소년단의 모습과 각종 게임을 하며 웃음을 터뜨리는 장면 등이 담겼다. 프로듀서 개빈 퍼셀은 "아미라면 다 알겠지만 방탄소년단은 재능만 있는 것이 아니라 겸손하기까지 하다"는 후기를 롤링스톤에 공개했다. 25일에는 CBS '더 레이트 레이트 쇼 위드 제임스 코든(The Late Late Show with James Corden)'의 코너 '카풀 카라오케(Carpool Karaoke)'에 출연한다. 제임스 코든과 차에 탑승해 대화를 나누며 노래를 부르는 인기 코너로 폴 매카트니, 마돈나, 레이디가가 등 톱스타들이 다녀갔다. 지난달 해당 프로그램에서 선공개곡 '블랙 스완' 무대를 최초로 선보였던 방탄소년단이 코너 '카풀 가라오케'에선 어떤 모습으로 예능감을 보여줄지 관심을 모은다. 트로이 시반·시아 참여 전작에선 할시, 라우브 등과 호흡했던 방탄소년단은 이번엔 시아, 트로이 시반 등 새로운 가수들과 협업을 이어간다. 얼굴없는 가수로 유명한 시아는 타이틀곡 '온'의 특별 버전에 함께 했다. 빅히트는 "방탄소년단의 제안에 시아가 흔쾌히 수락하며 이번 협업이 성사됐다"고 밝혔다. 시아가 피처링한 '온' 버전은 북미 프로모션 차원에서 글로벌 플랫폼에 21일 선공개, 한국에는 일주일 뒤인 28일 공개 예정이다. 이밖에도 미국 저작권 협회를 통해 곡 참여자들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가수 트로이 시반은 10번 트랙 '라우더 댄 밤스'의 공동 작곡가로 참여했다. 트로이 시반은 자신의 트위터에 "'라우더 댄 밤브스'에 참여하게 돼 하게 돼 행복하다. 나를 선택해줘서 너무 기쁘다"며 소감을 밝혔다. 트로이 시반과 방탄소년단은 2017년부터 컬래버레이션을 함께 하고 싶다고 이야기해왔다. 트랙리스트에 따르면 지난해 4월 발매된 '맵 오브 더 솔: 페르소나'에 실린 5곡과 14곡의 신곡을 포함해 총 19개 트랙으로 구성됐다. 선공개 곡 '블랙 스완', 컴백 트레일러로 선보인 '인터루드 : 섀도우', '아웃트로 : 에고'를 비롯해 타이틀곡 '온'과 '필터', '시차' 등이 실린다. 시아 피처링 버전의 '온'은 디지털 싱글로만 풀린다. 멤버들은 다수의 인터뷰에서 "역대급이다"며 이번 컴백에 자신감을 보여왔다. 황지영기자 hwang.jeeyoung@jtbc.co.kr 2020.02.20 08:00
스포츠일반

아직도 세상엔 ‘여자’와 ‘남자’만 있다구요? 이런…옛날 사람!

당신이 심심할 때마다 들여다보는 페이스북 얘기로 시작하자. 전세계에서 10억 명 넘는 사람들이 매일같이 접속하는 이 거대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서, 사용자가 프로필에 자신의 성별을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무려 60개란 사실을 알고 계시는지. ‘여성’ 혹은 ‘남성’이 아닌 다른 선택권이 58개나 된다는 걸 말이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동성애자 여성, 동성애자 남성, 양성애자, 무성애자, 남성에겐 여성, 여성에겐 남성, 정확하지 않은 남성, 정확하지 않은 여성 등 일일이 열거하기조차 버겁다. 타임지가 3월 27일자로 발간한 잡지에 ‘성별에 대한 관념이 바뀌고 있다’는 기사를 특집으로 다루며 든 예시다. 생물학적으로 주어진 성별이 더이상 의미 없는 시대가 오고 있는 것일까. 잡지는 “최근 미국에선 자신의 성별과 성 정체성을 정의하는 데 있어 단순히 ‘여성’과 ‘남성’, ‘이성애자’와 ‘동성애자’로 구분하는 것을 거부하는 이가 증가하고 있다”며 “전통적인 이분법을 떠나 더 다양한 표현을 사용해 자신을 정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만 제공하는 것이긴 하지만, 3년 전부터 다양한 성별 옵션을 서비스해온 페이스북은 이런 트렌드를 일찌감치 짚어낸 대표적인 사례다. 흥미로운 건 이런 특징이 ‘밀레니얼 세대’(Millennialsㆍ미국에서 1982~2000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로 개인적이며 SNS에 익숙함)라 불리는 젊은층에서 두드러진다는 사실이다. 타임지는 “한 성소수자 단체의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 중 20%는 전통적 성별(여성ㆍ남성)이 아닌 다른 성별로 자신을 정의했다”며 인터뷰한 사람들의 말을 인용해 “성별은 이제 이분법이 아닌 ‘스펙트럼’으로 봐야 한다”고 보도했다. 여성과 남성 사이에 수많은 색의 성별이 있단 뜻이다. 젊은 세대가 자신의 성 정체성을 하나에 가두지 않고, 또 이를 거리낌없이 드러내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페이스북ㆍ인스타그램 등 SNS가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타임지의 분석이다. “SNS가 일상인 젊은이들은 ‘다른 유형의 사람들’을 일찌감치 접하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여기에 할리우드 톱스타 등 셀레브리티의 용기 있는 커밍아웃도 영향을 끼쳤다. 유행에 민감한 기업들이 이런 변화를 놓칠 리 없다. 가장 기민하게 움직인 건 패션 업계다. 지난해 패션계의 키워드는 성별에서 자유롭다는 뜻의 ‘젠더프리(genderfree)’와 ‘젠더리스(genderless)’였다. 세계적 스파 브랜드 자라는 남녀 공용 라인을 출시하며 ‘언젠더드(Ungenderedㆍ성별 구분없이)’란 이름을 붙였고, 구찌는 레이스 블라우스와 꽃무늬 셔츠를 입은 남자 모델을 런웨이에 세웠다. 1970년대 유행한 ‘유니섹스’(남녀 공용ㆍ주로 여성이 남성복을 입었던 것을 지칭) 스타일을 넘어 아예 성별의 장벽을 무너뜨리고 젠더 개념을 초월한 패션이 2016년을 휩쓴 것이다. 그뿐 아니다. 미국 맛집 공유 어플 ‘옐프(Yelp)’는 얼마 전 성전환자가 이용하기 편하도록 ‘성중립 화장실 필터’ 기능을 추가했다. 뉴욕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이 기능을 사용하면 여성과 남성으로 딱히 구분하지 않은 성중립 화장실이 있는 식당을 간편하게 찾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시대를 앞서는 발상으로 유명한 미국의 맥주 회사 버드라이트는 최근 “모든 성별을 위한 맥주”를 카피로 내세운 광고로 눈길을 끌었다. 더디긴 하지만 사회 시스템도 이런 변화에 조금씩 발맞춰가는 모양새다. 2015년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 결혼 합법 판결 이후, 성소수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장치가 하나둘씩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정부는 운전 면허증과 같은 신분증의 성별 선택란에 세 번째 옵션을 추가했다. 새로운 선택지의 명칭은? ‘남성이나 여성에 속하지 않는(non-binary)’이었다. 지난 10일에는 오리건주 지방법원에서 사상 처음으로 ‘무성’(無性ㆍagender)’을 법적 성별로 인정하는 판결이 나왔다. 남성도 여성도, 트랜스젠더도 양성도 아닌 말 그대로 ‘성별이 없는’ 정체성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 판결을 두고 “조용하게 역사가 만들어졌다”(미국 NBC)는 평가가 나왔다. 물론 이런 변화를 이끌어내는 일은 쉽지 않다. 성소수자의 인권 또한 아직 사각지대에 있는 경우가 많다. 타임지는 “성소수자 청소년의 3분의 1이 학교에서 괴롭힘을 당하고 있고, 많은 이들이 자살 충동을 느낀다. 특히 가족에게 이해받지 못하는 경우 그렇다”며 “성별에 대한 관념을 두고 벌어지는 세대 간 갈등도 문제”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성소수자의 인권을 후퇴시킬 거란 우려 또한 현실이 되고 있다. 미국 정치 전문 매체 더힐은 22일 “트럼프 행정부가 ‘성전환 학생들의 학교 내 화장실 권리보호 지침’을 철폐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5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국 내 모든 공립학교에 ‘성전환 학생이 자신이 선택한 성 정체성에 맞는 화장실을 사용할수 있도록 조치 하라’고 내린 지침에 철퇴를 내린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도 이런 거대한 흐름을 막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타임지는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성별의 장벽은 점점 무너지고 있다”며 “이는 페이스북뿐 아니라 법원이나 군대처럼 주요한 사회 시스템에도 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SNS 이용도 활발하고, 전통적 의미의 ‘짝’을 만나는 대신 ‘나 혼자 산다’는 싱글족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는 한국은 어떨까. 미디어에서 동성애가 여전히 개그 코드로 소비되고, 싱글족을 좇는 카메라가 ‘빨리 짝을 만나야지’라는 결론으로만 귀결되는 우리 사회에서 이런 논의는 너무 이른 것일까. 참고로 페이스북은 한국에서 성별 옵션을 세 가지만 제공하고 있다. 여성, 남성 그리고 사용자 지정란. 그나마 다행인 건, 사용자 지정란에는 뭐든 자유롭게 적을 수 있단 사실이다.온라인 일간스포츠 2017.04.0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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