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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 왕국서 네이버 밴드가 버틴 비결

'인싸'(적극적이고 사교적인 사람)들의 필수 앱인 인스타그램이 국내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생태계를 독점하는 상황에서도 10년 넘게 제자리를 지킨 토종 서비스가 있다. 네이버 밴드는 다수의 관심을 바라는 젊은 세대와 달리 신뢰를 바탕으로 소통하는 기성세대의 니즈를 제대로 공략해 장수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이제는 '모임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믿음 아래 글로벌 서비스로 발돋움하고 있다. 젊은 세대는 인스타, 어른들은 밴드17일 업계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의 이용률이 절반에 육박하며 1세대 SNS인 페이스북의 입지가 계속해서 좁아지는 가운데 네이버 밴드는 꾸준한 수요를 자랑하고 있다.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최근 공개한 국내 SNS 이용 현황을 보면 인스타그램 이용률은 지난 2021년 31.5%에서 2023년 48.6%로 2년 새 15%포인트 넘게 증가했다. SNS 이용자 2명 중 1명은 쓰는 셈이다.같은 기간 30%에 육박했던 페이스북의 이용률은 16.7%로 뚝 떨어졌다. 카카오스토리도 17.5%에서 10.2%로 조만간 한 자릿수로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여타 서비스들이 생존을 고민하지만 네이버 밴드는 13%대의 이용률을 지키며 굳건한 모습이다. 연령대별로 쪼개면 그 이유를 알 수 있다. 30대 후반까지는 인스타그램을 선호하는 추세다. 밀레니얼세대(만 25~38세) 이용률은 57.0%로 절반 이상을 나타냈다. Z세대(만 9~24세)는 66.9%로 압도적 1위에 올랐다.인스타그램은 이미지와 영상 콘텐츠에 익숙한 젊은 이용자들의 취향을 반영해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하고 해시태그로 명소나 맛집을 공유하는 유행을 선도하며 마케팅 툴의 역할도 하고 있다.틱톡이 몸집을 키우자 곧장 숏폼(짧은 동영상) '릴스'를 도입해 가입자 이탈을 막기도 했다.그런데 40대 이후로 다른 양상을 보인다.X세대(만 39~54세)의 인스타그램 이용률은 36.5%로 확 줄어든 대신 네이버 밴드는 19.9%로 2위 페이스북(22.5%)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베이비붐세대(만 55~65세)는 네이버 밴드(36.0%)를 가장 많이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스타그램(15.3%)은 카카오스토리(24.1%), 페이스북(20.2%)보다 이용률이 낮았다. 공개형 SNS 피로감 없애네이버 밴드는 공개형 SNS의 피로감 없이 관심사로 모일 수 있도록 한 전략이 주효했다.2012년 론칭한 네이버 밴드는 인스타그램처럼 모바일 맞춤형으로 개발한 것이 공통점이다. 다만 인증된 이용자끼리 모이는 폐쇄형 서비스를 지향하며 차별화했다.이후 공개형 밴드로 모임 영역을 넓힌 데 이어 운동과 공부 등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는 '미션 밴드'와 비대면 트렌드를 반영한 영상 통화를 선보여 코로나19 확산 당시 1020세대 비중이 25%를 넘어서기도 했다.'학급 밴드'는 학교와 학원 등 교육 현장에서 교사와 학생, 학부모의 소통 채널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누적으로 38만개의 학급 밴드가 개설됐고, 74만명의 학생(19세 이하)이 이용했다.매년 신학기 시즌에는 학교 반 밴드를 쓰기 위해 10대들이 대거 유입된다. 2월 말에서 3월 초까지 10대 신규 이용자(NRU)는 연평균의 5배에 달한다. 수업 자료 공유, 숙제 관리, 과제, 투표 등 특화 기능을 뒷받침한 덕이다. 이렇게 국내에서 1800만명의 월간 활성 이용자(MAU)를 품은 네이버 밴드는 해외에서도 빛을 보고 있다. 2014년에 진출한 미국에서 지난해 MAU 500만명 돌파했다.학급 밴드와 마찬가지로 스포츠, 치어리딩, 댄스 등 미국에서 보편적인 방과 후 활동에 참여하는 학생, 학부모, 코치가 밴드로 묶였다. 캘린더를 활용해 초대하고 참석 여부를 묻는 문화에 맞춘 '대답 옵션' 등 현지화 노력으로 얻은 성과다.네이버 관계자는 "올해는 모임의 주축이 되는 리더가 밴드에서 모임을 잘 관리·유지할 수 있도록 '리더를 도와줄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할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은 면밀히 분석해 지역적·문화적 특성에 맞는 서비스로 현지 사용자들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6.18 07:00
연예일반

90년대 ‘길보드’, 2020년대엔 ‘릴보드’? 숏폼 인기 실상은[줌인]

일상 속에서 가장 많이 음악을 접하는 공간은 어디일까. 세대마다 음악과의 접점은 다르겠으나 가장 손쉽고 흔하게 다양한 음악을 접할 수 있는 곳은 아마도 누구나 휴대전화를 통해 한번쯤은 이용해본 적 있는 ‘숏폼’ 플랫폼일 터다. 길거리 빌보드. 일명 ‘길보드’라 칭해지는 90년대 카세트테이프 시대엔 리어카 상인이 틀어둔 ‘최신 히트가요’ 모음집이 당대 인기의 가늠자였다. 자연스럽게 귀에 익은 곡들이 ‘가요톱10’ 등 음악 순위 프로그램에서 인기를 얻었고, 그 곡이 다시 거리에 울려퍼지며 장기집권이 가능했던 시절이었다. 아날로그의 시대를 지나 2000년대 디지털 음원 시대가 도래하면서 과도기도 있었다. 유명 가수의 신곡이 나와도 발매 즉시 반응을 얻지 못하면 묻혀버리기 일쑤. 한 번 흘러간 음원을 다시 불러와 소생시키는 일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음원 암흑기’로 불리던 시대다. 하지만 2010년대 후반부터 유튜브 콘텐츠가 폭발하고, 2020년대 들어 틱톡, 숏츠, 릴스 등 숏폼 플랫폼이 흥하면서 음원 생태계에 새로운 숨이 불어넣어졌다. 지금은 릴스나 숏츠에서 먼저 유행한 곡들이 유튜브에서 흥행한 뒤 방송이나 차트로 이동하는 경우도 종종 목격되고, 숏폼에서 뒤늦게 발굴되며 리스너들의 레이더에 들어와 재조명되는 구(舊)곡 사례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릴스나 틱톡 등 숏폼들이 과거 거리의 리어카 같은 역할을 해주는 셈이다. 이에 무수한 기획사들이 숏폼을 홍보 마케팅 1순위로 활용하며 크고 작은 효과를 보고 있다. 그렇다면 숏폼 차트 내 인기곡이 현재 대중의 가장 큰 사랑을 받는 곡이라 볼 수 있을까. 결론은, 영향이 없지 않지만 꼭 그렇다고 볼 순 없다. 한 음원차트 관계자는 “릴스 인기 차트의 순위가 기성 음원 차트 순위와 직결 된다고 보긴 다소 무리가 있다. 다만 릴스나 틱톡, 숏츠 등 ‘숏폼’ 이용자들이 영상을 시청하면서 자연스럽게 해당 음악들을 접하게 되는 만큼, 구곡이든 신곡이든 이 음악들이 리스너들에게 스며드는 마케팅 효과가 있다는 해석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례로 지난해 글로벌 흥행한 피프티 피프티의 ‘큐피드’ 역시 숏폼에서 스페드 업 버전이 크게 인기를 얻으면서 영어 버전에 대한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 빌보드에서도 유례없는 호성적을 낼 수 있었던 것인데, 당시 ‘큐피드’를 활용한 릴스 영상은 수만 개에 달했다. 또 2021년 히트한 이무진 ‘신호등’의 경우, 팬들이 자발적으로 ‘틱톡 챌린지’를 통해 영상을 올리며 흥행에 불을 붙여 역주행 끝 음원차트 1위를 밟기도 했다. 당시 발매 6개월 사이에 만들어진 틱톡 영상은 무려 5만 개에 육박할 정도였다.다만 초창기 숏폼 챌린지 등이 비교적 자생적이었다면 불과 1년 여 사이에 마케팅 ‘기법’으로 성장하고 진화해, 지금은 보다 정교해진 방법론에 따라 리스너들에 최대한 스며들게 한 뒤 대중 리스너가 붙게 만드는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최근 데뷔곡 ‘마그네틱’으로 빌보드 ‘핫 100’에 진입하고 국내 음원 차트에서 최상위권으로 직행한 아일릿의 경우 좋은 콘텐츠에 소속사의 전방위적 마케팅이 더해진 덕분에 역대급 데뷔 성적을 써낼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아일릿은 정식 데뷔에 앞서 틱톡커와 유튜버 등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를 초청해 일명 ‘프렌즈 나잇’ 타이틀의 파티를 개최했다. 팀의 콘셉트 자체가 ‘10대들과의 친근한 매력’을 앞세우는 만큼 10대들이 즐겨 사용하는 플랫폼과 유대감을 쌓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에 앞서 올해 초 데뷔해 대세로 떠오른 투어스 역시 데뷔곡 ‘첫 만남은 계획대로 되지 않아’는 물론 선공개곡 ‘오마마’ 관련 릴스 영상을 대거 히트시킨 데 힘입어 음원차트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한 가요 관계자는 “숏폼을 주로 즐기는 10대나 20대들은 음원차트보다는 유튜브 등을 통해 공짜로 음악을 듣는 세대들이라 실제로 차트 순위에 주는 직접적인 영향은 미미하다. 다만 일부 팬덤이 차트 순위 상승을 위해 기획사들의 숏폼 마케팅과 더불어 ‘총공’을 하는 경우 순위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기도 한다”고 말했다. 다만 모든 마케팅이 그러하듯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을 수 있는 대형 기획사와, 그렇지 못한 중소형 기획사들 사이의 간극은 상당하다. 그럼에도 이 SNS 바이럴 마케팅은 포기할 수 없을 뿐더러 현 시대의 기본이 되는 마케팅 기법인 만큼 대다수의 기획사들이 택하고 있는 방식이지만 그 효과는 천차만별이다. 한 중소 기획사 관계자는 “SNS 바이럴 마케팅은 결국 자본 싸움이다. 과거 바이럴이 일명 ‘영업비밀’로 통하던 시대만 해도 최대한 티가 나지 않게 흥행시키는 방법론을 택했다면 지금은 대부분의 기획사들이 사용하는 마케팅 사례다 보니 SNS에서 눈에 띄는 신곡들은 결국 ‘마케팅의 힘’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라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5.13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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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넥스트도어 신곡, 고난도 안무 도전의식 자극? 릴스 인기

그룹 보이넥스트도어의 신곡 ‘Earth, Wind & Fire’ 고난도 댄스 챌린지가 온라인상 인기다. 인스타그램 기준, 보이넥스트도어의 미니 2집 ‘HOW?’ 타이틀곡 ‘Earth, Wind & Fire’는 22일 오후 4시 ‘릴스 인기 상승 오디오’ 차트 8위에 올랐다. ‘릴스 인기 상승 오디오’는 최근 3일 동안 사용이 크게 증가한 오디오 트랙의 순위를 매기는 차트다. ‘Earth, Wind & Fire’는 차트 10위권에 오른 K-팝 그룹의 음원 중 두 번째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며 곡을 향한 숏폼 이용자들의 뜨거운 관심과 인기를 증명했다.특히 글로벌 숏폼 모바일 비디오 플랫폼 틱톡에서 이 곡을 사용한 숏폼은 23일 오전 8시 기준 4,800건을 돌파했다. 해당 음원은 지난 13일 오전 11시 틱톡에 선공개됐는데, 이후 약 3분마다 1개의 영상이 업로드된 셈이다.‘Earth, Wind & Fire’ 댄스 챌린지는 곡의 후렴구인 ‘자체 스페드 업’(Sped-up) 파트의 축지법 같은 움직임이 포인트다. 빠르고 정교한 동작 때문에 고난도 챌린지로 꼽히며 사람들의 도전 욕구를 자극한다. 춤 실력이 뛰어나기로 소문난 아티스트들이 이번 챌린지에 대거 참여해 ‘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Earth, Wind & Fire’는 뜻대로 되지 않는 사랑으로 인해 요동치는 감정을 다이내믹하게 풀어낸 곡이다. 멤버들은 지난주 펼친 컴백 무대에서 에너지 넘치는 퍼포먼스와 탄탄한 가창력으로 ‘웰메이드 무대’를 만들었다.한편 보이넥스트도어는 새 앨범 ‘HOW?’로 초동(발매 첫 일주일 판매량) 53만 1,911장을 달성하며 전작인 미니 1집 ‘WHY..’ 초동(44만 9,218장) 대비 20% 가까이 오른 성적을 거뒀다. 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4.23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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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시선] 총선 끝, 정치 싸움에 포털 끌어들이기는 그만

정치권 최대 이벤트인 제22대 총선이 막을 내리면서 양대 포털도 겨우 한숨 돌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대대적인 '정치 편향' 공세에 뉴스 배치부터 댓글 시스템까지 손보느라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여전히 이들을 향한 원색적인 비난이 끊이지 않는다.최근 야당의 한 당선인은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네이버를 향한 수위 높은 발언을 하며 지지자들의 호응을 유도했다.그는 "그간 국내 포털 점유율이 압도적인 네이버 댓글만 보면 여당이 총선 의석의 4분의 3은 차지했어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얼마나 엉터리이고 댓글부대 천지였는지 알 수 있다"고 주장했다.정치 관련 기사에 보수 성향 이용자들의 댓글이 다수 달렸지만, 반대편인 야당이 압승한 것을 보면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 환경이 투명하지 않음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하지만 포털이 수년간 뉴스 서비스 정화 작업을 펼쳐온 점을 고려하면 해당 당선인이 의구심을 제기한 의도적인 집단행동보다는 콘텐츠 이용 행태의 변화가 더 많은 영향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한국언론진흥재단이 지난해 만 19세 이상 전국 성인 남녀 5000명을 대상을 진행한 조사에서 '최근 1주일 동안 인터넷 뉴스에 댓글을 단 적이 있다'고 답한 이용자 비율은 30대가 8.6%로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았다. 40대가 5.9%, 19~29세가 5.6%로 뒤를 이었다.상대적으로 보수 성향이 짙은 연령대가 자주 이용하는 플랫폼에 그들의 목소리가 더 많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대세 콘텐츠로 떠오른 숏폼(짧은 동영상)으로 뉴스를 소비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이 20대와 30대에서 20%대를 기록한 만큼 뉴스가 포털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움직임도 가속하고 있다.네이버가 포털 가운데 뉴스 이용률 90% 이상을 차지해 영향력이 절대적인 것은 맞지만, 앱 순위를 추월한 유튜브에서는 또 다른 성향의 이용자들이 실시간 대화창에서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있다.오히려 네이버는 선거와 같은 이슈 때마다 도마 위에 오르다 보니 뉴스와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앱 메인은 기사 대신 이용자 창작 콘텐츠와 숏폼으로 채웠다. 기사를 보려면 검색을 하거나 '더 보기' 들어가 직접 뉴스 아이콘을 눌러야 한다.양대 포털은 여론 조작의 도구라는 지적을 받았던 '실시간 검색어'를 일찌감치 폐지한 데 이어 부작용을 우려해 '답글의 답글' 기능을 없애고 혐오 표현을 제한하는 등 곳곳에 안전장치를 설치했다.AI 알고리즘 공정성을 검증하기 위해 외부 전문가들로 꾸린 위원회도 운영하고 있다.유튜브와 틱톡의 침공에 국내 시장에서 입지가 좁아진 포털을 향한 색안경을 벗을 때다.한국인터넷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인터넷 산업 규제 입법 평가 평균 점수가 100점 만점에 20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가뜩이나 무거운 족쇄를 차고 있는데 정치 프레임까지 쓰며 글로벌 빅테크와 힘겨운 싸움을 해온 것이다.여기에 온라인 플랫폼 규제 법안 점수는 9점으로 사실상 진흥책은 전무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도 시간이 부족한 만큼 불필요한 정치 싸움에 양대 포털을 끌어들이는 일은 더는 없었으면 한다.정길준 경제산업부 기자 kjkj@edaily.co.kr 2024.04.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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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나와" 네이버, 나우 아픔 딛고 치지직·클립 쌍두마차 전면에

유튜브와 틱톡 등 글로벌 동영상 플랫폼의 폭격에 입지가 좁아진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가 숏폼(짧은 동영상)과 실시간 스트리밍이라는 무기를 양손에 들고 진검승부에 나선다. 텍스트 기반 검색 의존도를 탈피해 콘텐츠 놀이터로 과감히 탈바꿈하겠다는 포부다.네이버는 한차례 실패를 겪었지만 개의치 않고 거침없이 칼을 빼들었다. 전례가 있었나 의심이 들 정도로 새로운 서비스를 빠르게 시장에 안착시키더니 터줏대감까지 위협하고 나섰다. 치지직 선전에 아프리카TV도 긴장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의 영상 기반 서비스인 '치지직'(게임·예능 스트리밍)과 '클립'(숏폼)은 공개 1년이 채 되지 않았는데도 이용자 저변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치지직은 인기 크리에이터를 대거 확보하며 초반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작년 12월 베타 테스트를 개시한 뒤 곧장 비즈니스 모델인 유료 후원 기능을 접목했고, 세계 최대 스트리밍 플랫폼 트위치가 한국에서 철수하기 직전인 지난달 중순에는 모든 크리에이터에게 방송을 허용했다.'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의 프로게이머로 활약했던 '앰비션' 강찬용을 비롯해 인기 게임 방송인 '릴카'와 '풍월량', '따효니' 등이 파트너 스트리머로 활동 중이다.'침착맨'으로 잘 알려진 웹툰 작가 겸 유튜버 이말년(본명 이병건)도 트위치에서 넘어와 22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끌어들였다. 포털의 메인 광고까지 내어주는 네이버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치지직은 출시 1개월 만에 MAU(월간 활성 이용자 수) 130만명을 달성했다.스트리머 후원 모델은 단순화했다.'팬'(월 4900원) 또는 '형광팬'(월 1만4900원) 중 선택할 수 있으며 광고 없는 방송 시청과 네이버페이 결제 시 1% 적립, 구독 전용 이모티콘·배지 등의 혜택을 준다. 형광팬은 후원 시 대기열 1순위로 노출한다.실시간 인터넷 방송의 대명사나 다름없었던 아프리카TV도 바짝 긴장했다.통계 사이트 소프트콘 뷰어십의 보고서를 보면 지난 2월 26일부터 3월 3일까지 아프리카TV와 치지직의 최고 동시 방송 수는 각각 5218명, 5171명으로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다.최고 시청자 수는 아프리카TV가 37만4148명으로 치지직(22만1012명)을 압도했다. 평균 시청자 수도 아프리카TV(14만4631명)가 치지직(8만67명)보다 2배가량 많았다.그런데 치지직이 꾸준히 몸집을 키우는 사이 아프리카TV가 주춤한 것이 눈에 띄었다. 아프리카TV의 최고 시청자 수는 전주 대비 약 2만8000명이 빠졌는데, 치지직은 그만큼 더 늘었다.네이버 관계자는 "치지직은 4월 정식 출시를 목표로 관련 기능을 고도화하며 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네이버 앱 메인 차지한 클립숏폼 대세에 네이버 클립은 앱 화면 검색창 아래 명당을 당당히 차지했다. 개인화 추천 영역에 블로그와 같은 이용자 제작 콘텐츠로 표출되고 있다.지난해 12월과 비교해 올해 2월 클립 재생 수는 2배 이상 증가했다. 앱 개편을 마치고 3개월 밖에 되지 않아 구체적인 성과 지표는 공개하지 않았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콘텐츠 조회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는 게 내부 평가다.현재 클립 영상은 네이버가 선정한 크리에이터들이 주로 생산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는 더 많은 크리에이터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서비스를 개방할 방침이다.올 초 클립 크리에이터 시상식에서 1등에 오른 요리 콘텐츠 전문 '마요 푸드'는 "크리에이터들의 놀이터를 만들어준 네이버에 감사를 표한다.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네이버는 넷플릭스와 같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중심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열풍이 불자 2019년 라이브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표방한 '나우'를 야심차게 내놨다가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국내 대표 방송인 강호동을 내세운 토크쇼도 선보였지만 2022년 말 아쉽게 막을 내렸다. 나우는 재작년 네이버 TV와 통합됐고, 지난해 말 PC 버전까지 합쳐지며 브랜드가 희석된 모습이다.네이버 관계자는 "나우의 강점이었던 오리지널 콘텐츠와 네이버 TV의 전문 창작자들이 만든 영상을 두 축으로 삼아 서비스를 활성화할 큰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이처럼 네이버가 영상 콘텐츠에 공을 들이는 것은 유튜브가 토종 플랫폼을 제치고 국민 앱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서다.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의 통계에서 지난 1월 유튜브의 1인당 평균 사용 시간은 40시간을 돌파하며 역대 최대를 찍었다. 월간 기준 이용자 순위도 네이버가 유튜브에 2위를 내준 지 오래다.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숏폼 콘텐츠 수요 증가세에 따른 트래픽 이동이 광고·커머스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전망이라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3.0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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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판세 흔들라…딥페이크에 바짝 긴장한 네카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생성형 AI(인공지능)가 변수로 부상했다. 감쪽같은 가짜 영상이 일파만파 퍼지며 유권자들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어서다. 포털을 비롯해 국민 접점이 넓은 영상 플랫폼들은 소중한 '한 표'를 지키기 위한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다음 달 10일로 예정된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의 판세를 뒤집을 수도 있는 딥페이크 영상에 대한 단속에 팔을 걷어붙였다. 딥페이크는 AI를 기반으로 한 인간 이미지 합성 기술이다.네이버는 딥페이크와 관련한 검색어를 입력하면 '공직선거법, 성폭력처벌법 등 법령에 위반되거나 제3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유의하라'는 문구를 표출하고 있다.카카오가 운영하는 다음은 조만간 개설하는 총선 특집 페이지에서 관련 정책을 공개할 것으로 보인다.이는 최근 정치권을 강타한 딥페이크 영상의 부작용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숏폼(짧은 동영상) 서비스 틱톡과 페이스북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는 작년 말에 올라와 지난달 본격적으로 확산한 '가상으로 꾸며본 윤대통 양심고백연설' 영상으로 떠들썩했다.해당 영상 속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을 괴롭히는 법을 집행해왔다"거나 "특권과 반칙, 부정, 부패를 일삼았다"라는 등 이해하기 힘든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가 분석한 결과 이 영상에 고도의 AI 기술이 적용되지는 않았다. 지난 2022년 대통령 후보 시절 연설한 여러 장면을 짜깁기한 것으로 추정된다."저 윤석열의 사전에 민생은 있어도 정치 보복은 없다"는 내용은 "저 윤석열의 사전에 정치 보복은 있어도 민생은 없다"라는 식으로 조작한 것으로 봤다.방심위가 긴급 심의해 시정 요구(접속 차단)를 의결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양심고백 연설'로 제목이 바뀐 영상은 지금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윤석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방한한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최고경영자)를 만나 "올해는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선거가 있는 만큼 메타와 같은 빅테크 플랫폼 기업들이 가짜뉴스와 각종 기만 행위를 신속하게 모니터링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져달라"고 직접 요청하기도 했다. 생성형 AI로 만든 딥페이크 영상의 부작용은 해외에서도 오래전부터 사회적 문제로 지적돼 왔다. 작년 3월에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뉴욕 맨해튼에서 경찰에게 끌려가는 사진이 SNS에 여러 장 올라왔다. 당시 성추문 사건으로 기소 가능성이 제기됐던 만큼 실제 발생한 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사진 속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킷과 경찰관의 손가락이 부자연스러워 가짜인 것을 알 수 있지만 표정과 배경만 빠르게 보면 진짜와 구분이 어려울 정도다.물론 딥페이크를 올바른 방향으로 쓰는 경우도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에는 배우 손석구의 어린 시절을 딥페이크로 재현한 아역이 등장했다.쿠팡플레이 코미디쇼 'SNL 코리아'도 방송인 신동엽 등 크루들의 학창 시절 얼굴을 딥페이크로 만든 영상을 올려 11일 만에 조회수 78만회를 찍었다.일단 업계는 다가오는 총선에 생성형 AI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머리를 맞대기로 했다. 네이버와 카카오, SK커뮤니케이션즈, 구글, 메타, 바이트댄스(틱톡 운영사)는 자율협의체를 구성해 선거 신뢰성 제고에 힘을 쏟기로 했다.함민정 고려대 정보문화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메타와 구글과 같은 대기업들은 이용자들이 AI 생성 콘텐츠를 인식할 수 있도록 정치 광고에 AI 사용을 명시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며 "이런 정책은 가짜뉴스와의 싸움에 중요한 전략이 될 것"이라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3.0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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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원조' 페북, 20주년 맞았지만 국내 이용자는 '뚝'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시대를 연 페이스북이 출시 20주년을 맞았지만 인스타그램과 숏폼(짧은 동영상) 등 강력한 경쟁자의 등장에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9일 빅데이터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의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지난 1월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991만3855명으로 나타났다.페이스북의 MAU가 1000만명 아래를 밑돈 것은 아이지에이웍스가 집계를 시작한 지난 2020년 5월 이후 처음이다.페이스북은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2004년 2월 론칭한 서비스다.온라인에서 친구를 맺고 사진과 글을 공유하는 신개념 커뮤니티 서비스로 모바일 시대와 함께 전성기를 맞았다. 하지만 현재는 같은 회사(메타)가 운영하는 인스타그램에도 뒤처지는 상황이다.작년 하반기 인스타그램은 10대 남성(34만명)과 여성(27만명)이 가장 많이 설치한 앱에 이름을 올렸다. X(옛 트위터)와 메타가 만든 유사 서비스 쓰레드가 2~3위를 가져갔다.특히 10대의 경우 스마트폰을 막 쓰기 시작하는 연령대인 만큼 인스타그램이 필수로 깔아야 하는 앱으로 인식된 것으로 풀이된다. 전 연령대에서 틱톡과 당근 등 신흥 강자들이 이름을 올렸지만 페이스북은 순위에 들지 못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2.09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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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스타도 당한 딥페이크…"디지털 워터마크 시급"

한숨 자고 일어났더니 나도 모르는 가짜 음란 이미지가 SNS에 퍼져 수천만명의 뇌리에 박혔다. 분명 얼굴은 내가 맞는데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몸은 다른 사람의 것이다.불과 일주일 전 세계 최고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에게 일어난 일이다. 신기하다 못해 정교해진 AI의 부작용 사례는 한류로 떠오른 우리나라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하루가 다르게 진화하는 기술에 대응해 디지털 워터마크(표시)의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딥페이크, 놀이에서 범죄로1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등 해외 포털에서 두 개의 키워드만 조합하면 친숙한 K팝 아티스트의 얼굴을 입힌 음란 콘텐츠가 쏟아진다.국내에서는 음란물 접근을 차단하고 있어 해당 사이트로의 이동은 불가하지만, 섬네일(미리 보기)만 해도 아티스트의 이미지에 치명적이다.이들 대다수는 딥페이크를 악용해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딥페이크는 AI 데이터 학습 기술인 '딥러닝'과 가짜를 의미하는 '페이크'의 합성어다. 진위 여부를 구별하기 어려운 가짜 이미지·영상을 뜻한다. 오래전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서 딥페이크는 일종의 놀이로 자리매김했다. 유명인의 얼굴을 출연한 적 없는 인기 영화나 드라마 속 배우의 얼굴로 대체해 일어나기 힘든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연출하는 식이다.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손흥민도 딥페이크 영상에 등장한 적이 있다.같은 팀 소속이었다가 우승을 위해 독일 무대로 떠난 단짝 해리 케인을 아쉬움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손흥민을 넷플릭스 오리지널 'D.P.' 속 한 장면으로 익살스럽게 담아 화제가 됐다.글로벌 최대 숏폼(짧은 동영상) 플랫폼인 틱톡에는 어린아이도 어렵지 않게 딥페이크 기능을 활용할 수 있는 필터가 있다. 'AI 패러디' 등의 필터를 적용하면 순식간에 자신의 얼굴이 유명 아이돌 멤버의 얼굴로 바뀐다. 문제는 딥페이크가 건전한 영역을 넘어 '성적 허위영상물'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지난달 말 테일러 스위프트의 가짜 음란 사진이 X(옛 트위터) 등에서 확산됐다는 소식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미 NBC 방송에서 "놀랍고 끔찍하다"고 말했다.이어 해당 사진의 제작 도구로 지목된 자사 AI 이미지 생성기 '디자이너'의 허점을 개선해 부적절한 콘텐츠의 제작을 막은 것으로 전해졌다.우리나라에서도 딥페이크 피해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계를 보면 연예인이나 지인의 얼굴을 음란물과 합성해 유포하는 성적 허위영상물 시정 요구가 2021년 1913건에서 2023년 11월 5996건으로 2년 사이 3배 이상 뛰었다.터치 몇 번이면 끝날 정도로 쉽지만 성적 허위영상물을 만들어 퍼트리는 것은 엄연히 불법이다.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은 음란물에 유명인의 얼굴을 합성해 유포한 경우, 허위영상 편집물을 제작하고 유포한 죄에 해당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고 명시했다. "AI로 만들었으면 '표시'하자"하지만 불특정 다수가 찍어내는 온라인 허위영상물의 출처를 알아내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디지털 워터마크 도입의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다. 적어도 어떤 앱으로 만들어냈는지 알아야 최소한의 관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대표적인 선진 사례는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AI폰 '갤럭시S24'다.사진 속 피사체만 골라 자유롭게 이동하는 등 AI 편집 기능을 쓰면 결과물 하단에 '갤럭시 AI'를 뜻하는 반짝이는 별 모양의 워터마크가 남는다. 틱톡의 일부 AI 필터도 '엔터테인먼트 목적'이라는 문구를 띄운다.이미 미국은 이미지와 비디오는 물론 오디오와 텍스트를 생성하는 AI의 표시 의무를 부과했다. EU(유럽연합)도 AI와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히는 표시 의무 최종안에 작년 말 임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도 더 늦기 전에 제도 마련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딥페이크를 활용한 가짜뉴스 등 디지털 쟁점을 관리하는 '범부처 디지털 신질서 정립 추진 계획'을 오는 3월 발표할 계획이다.문화체육관광부도 올해 AI 관련 워킹 그룹을 운영해 저작권 보호를 위한 AI 콘텐츠 표기 의무화 도입 시점을 논의할 방침이다.일부 창작자와 업계의 반발은 해소해야 할 과제다. 앱은 물론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 역시 허위영상물 유포에 따른 막대한 책임을 떠안을 수 있어서다.이대희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AI 콘텐츠 표기 의무화는 이제 첫 삽을 뜬 단계"라며 "소비자 보호, 표현의 자유, 저작권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이 교수는 또 "지나칠 정도로 광범위한 표시 요구는 예술적 표현이나 경제 활동의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고 했다.정길준 기자 kjkj@edaily.co.kr 2024.02.0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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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보호 위해 AI 콘텐츠 표기 의무화…사회적 합의 필요”

전 세계적으로 생성형 AI 기술을 활용한 콘텐츠가 증가함에 따라 저작권 침해 논란이 화두로 떠오르는 가운데, 30일 국회서 AI 콘텐츠 표기 의무화법 도입을 위한 공청회가 열렸다.사단법인 한국음악저작권협회(회장 추가열, 이하 한음저협)가 주관하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상헌 위원장, 김윤덕 간사, 유정주 위원이 주최한 이번 공청회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를 대변하는 이해관계자 및 전문가들이 모여 AI 콘텐츠 표기 의무화법 도입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이번 공청회를 주관한 한음저협 추가열 회장은 “AI와 관련된 여러 규제와 상생에 대한 해법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AI 콘텐츠 표기 의무화 법안이 논의될 수 있도록 이번 국회 공청회를 주최해주신 문화체육관광위원회와 관심을 갖고 공청회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오늘 이 기회를 통해 AI와 창작자들이 함께 공생할 수 있는 방안들이 적극적으로 논의되어 AI 사용의 투명성을 강화하고 오남용을 예방할 수 있는 법안이 만들어지길 희망한다”고 전했다.문화체육관광부 유인촌 장관은 축사를 통해 AI 콘텐츠 표기 의무화법 도입을 위한 국회 공청회 개최를 축하하면서 이번 공청회를 통해 콘텐츠 창작자 및 소비자 모두를 보호할 수 있는 올바른 법안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다양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들을 제시해 줄 것을 주문했다. 유 장관은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공청회에서 수렴된 의견을 정책에 담아 탄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이번 공청회는 한음저협 박학기 부회장이 사회를 맡아 진행됐으며 이대희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발제를 시작으로 한음저협 황선철 사업2국장, 법무법인 강남 강승희 변호사, 문체부 김경화 문화산업정책과장, 한국웹툰작가협회 권혁주 회장, 한국언론진흥재단 최민재 수석연구위원의 자유 토론과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됐다.공청회의 발제 자료를 준비한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이대희 교수는 “AI 생성물에 대한 표기가 부재함에 따라 생기는 가짜 뉴스, 저품질 AI 생성물의 범람, 프라이버시 침해 등과 같은 각종 부작용들은 우리 사회를 병들게 하고, AI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AI 표기 의무화법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아울러 이 교수는 미국, 프랑스, EU, 틱톡, 인스타그램 등 해외 각국의 AI 콘텐츠 표시 의무 법안과 AI 콘텐츠 기업 가이드라인을 소개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AI 콘텐츠 표시 의무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라며 “다만, 표기 의무 범위에 대한 결정, 매체에 따른 표기 방법 및 내용이 구분되어야 하고, 이에 대한 기술적 표준과 조작, 변경, 삭제 방지 방안 역시 추가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이어진 토론에서는 AI 콘텐츠 표기 의무화에 대해 참가자들이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김경화 문화체육관광부 과장은 “AI 콘텐츠 표기 의무화는 전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AI 개념에 대한 정의, 콘텐츠 종류별 표기 의무 여부, 콘텐츠의 위험도 및 사용 정도에 따른 표기 구분 등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AI와 관련한 워킹 그룹을 운영하여 AI 학습에 활용된 저작권에 대한 보호 및 배상, AI 생성물에 대한 표기 방법, 저작권 등록 시 AI 생성물에 대한 판단 요건 등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한음저협 황선철 사업2국장은 “AI 콘텐츠 표기 의무화 법안의 부재로 인해, 일반 저작물과 AI 콘텐츠가 혼재되어 유통되는 경우, 해당 콘텐츠를 유통하거나 소비하는 대다수 국민은 지불하지 않아도 될 저작권사용료를 지불해야 할 수 있고, 이로 인한 법적 책임이 무고한 이용자들에게까지 전가될 수 있다”며, “이러한 사회적 문제들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하루 빨리 관련 법안이 조속히 발효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이날 공청회를 주최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상헌 위원장은 “이번 공청회를 통해 개진된 창작들의 소중한 의견들이 AI 콘텐츠의 신뢰성과 책임성을 강화할 수 있는 정책 제언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1.31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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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토’ 챌린지에 김종국 ‘사랑스러워’ 열풍..챌린지 시대의 명과 암 [줌인]

바야흐로 ‘챌린지’의 시대다. 2020년 발매된 지코 ‘아무 노래’가 주도한 숏폼(short-form) 챌린지 열풍이 가요계를 넘어 온라인을 장악했다.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유튜브 숏츠 등 숏폼 콘텐츠를 중심으로 다양한 챌린지가 피고 지고 있다. 발생 초반 Z세대의 놀이처럼 향유되던 챌린지는 변주를 거듭, 아이돌 가수들 사이엔 필수불가결한 홍보 요소가 되는 등 진화하고 있다. 최근 SNS에서 주목받는 챌린지는 단연 ‘나루토’ 챌린지다. 지난해 10월 중국의 한 틱톡커가 올린 숏폼이 화제가 되더니 불과 한두 달 사이 중국의 일반인들 사이에 광풍처럼 번졌다. 중국 노래 ‘일소강호’에 맞춰 개다리 춤과 흡사한 발 동작을 기반으로 유연한 춤사위를 보여주는데, 국내에선 ‘나루토’ 챌린지로 통용된다. 인천의 한 중학생들이 열풍을 주도해 지금은 댄스팀은 물론 일반인들까지 세대 불문 따라추기 열풍이다. 브롤스타즈 등 게임 캐릭터의 동작에 나루토 음악을 덧입힌 숏폼 영상도 등장하는 등 이 챌린지는 다양하게 재생산되며 소비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일본 시티팝 여왕 미키 마츠바라가 1981년 발표한 곡 ‘스테이 위드 미’도 인스타그램 릴스 음악차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일명 ‘스테이 위드 미’ 챌린지 영향이다. 일본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댄스 챌린지인데, 최근 가수 김준수도 해당 챌린지 영상을 올려 화제가 됐다.◇ 김종국 ‘사랑스러워’·엑소 ‘첫눈’, 챌린지 덕 역주행 대박 국내 가수 중 최근 챌린지 효과를 톡톡히 본 사람은 김종국이다. 김종국은 2005년 발표곡 ‘사랑스러워’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일본 젊은 층에서 유행을 하며 소위 ‘대박’이 났다. ‘사랑스러워’ 챌린지는 지난해 10월 일본의 한 인플루언서가 도전해 엄청난 조회수를 기록하자 일본 틱톡 유저들 사이에 유행처럼 번져 국내에 역수입됐다. 서양권 틱톡커, 유튜버들도 도전하는 등 글로벌 광풍을 일으키고 있다. 교복을 입은 일본 학생들이 교실에서 단체로 ‘사랑스러워’ 음악에 맞춰 춤 추는 영상은 1000만 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국제부부 유튜브 채널 ‘유카-채널’의 일본인 아내 유카가 참여한 숏폼 영상도 100만회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엑소도 챌린지 수혜자다. 이들은 ‘첫눈’ 챌린지로 13년 전 발표곡으로 음원차트 1위에 오르는 파란의 주인공이 됐다. 2013년 12월 발표된 엑소 겨울 스페셜 앨범 수록곡 ‘첫눈’이 지난 연말 큰 사랑을 받았는데 역주행을 주도한 힘이 바로 댄스 챌린지였다. 댄스 크루 깐병의 리더 황세훈이 ‘첫눈’에 창작 안무를 선보인 숏폼 콘텐츠가 대중적 인기를 모았고, 이후 K팝 스타들은 물론 일반인들의 챌린지가 이어지더니 역주행 1위라는 기록까지 세웠다. 가요계 ‘올드보이’들도 챌린지 열풍에 동참하고 있다. 김흥국은 ‘호랑나비’ 챌린지에 도전, 1989년 발표한 자신의 곡 ‘호랑나비’를 저지클럽 장르로 리메이크해 선보였다. 원곡에서 인기를 모았던 특유의 넘어질 듯 말 듯한 시그니처 동작도 화제가 됐다. ◇ “챌린지 부담돼”…가수들 하소연에도 버릴 수 없는 이유 시발점을 알기 어려운 자생적 챌린지가 대중적으로 흥하는 가운데, 기획형 챌린지도 여전히 대세다. 다수의 아이돌 그룹이 신곡 프로모션의 일환으로 하이라이트 부분에 포인트 안무를 가미한 댄스 챌린지 영상을 내놓으면 아이돌들 사이 품앗이 하듯 챌린지 영상을 올려 SNS 이용자들에 곡을 소개하는 전략이 일반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홍보 수단으로의 챌린지는 가수들에게도 부담이 되기도 한다. 레드벨벳 웬디와 슬기는 최근 유튜브 채널 ‘뱀집’에 출연해 댄스 챌린지에 대해 “가끔 과하다고 생각한다. 잘 못 해줬을 때 (팬들에게) 미안하다. 챌린지가 무섭다”고 토로했다. 이에 뱀뱀 역시 “챌린지는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어느 순간부터 너무 당연한 게 돼버렸다”며 동의했다. 이에 대해 다수의 아이돌 기획사 관계자는 “신곡 홍보용 댄스 챌린지는 이미 포화 상태를 넘어섰고 특별함 없는 홍보 수단이 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챌린지를 접한 뒤 곡에 유입되는 리스너들이 분명 있고, 챌린지를 통해 터지는 경우도 존재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선 시도하지 않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한 가요 관계자는 “기획한다고 해서 다 되는 것은 아니고, 어떤 노래가 통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축적되지도 않는다. 신곡뿐 아니라 기존 곡을 사람들이 찾아 듣는다. 억지로 유행 시키려 한다고 되는 것은 아닌데, 대중의 마음을 파고드는 무언가가 분명 존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히트곡이던 블랙핑크 지수의 솔로곡 ‘꽃’은 발매 초반 기세보다 챌린지 열풍에 힘입어 롱런한 케이스다. 곡의 하이라이트 멜로디를 배경으로 두 손을 오므리고 모은 상태에서 펼쳐 돌리며 개화를 연상시키는 동작으로 구성된 ‘꽃’ 챌린지는 대중들에 선풍적인 인기를 모았고 반려견, 반려묘의 얼굴을 활용해 귀엽게 구성된 챌린지까지 등장해 오랜 시간 음원과 함께 사랑 받았다. ◇ “자생적 챌린지는 일종의 문화 현상…성공 키워드는 공감대”김성수 대중문화 평론가는 “챌린지는 SNS 시대에 이를 활용해 가장 쉽고 편안하게 놀 수 있는 놀이의 한 방법”이라면서도 “애초의 챌린지는 자발적으로 시작돼 일종의 문화 현상적 형태가 두드러졌는데, 인플루언서 마케팅 형식의 챌린지가 다수 등장하며 놀이 문화로만 보기엔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 평론가는 “성공하는 챌린지들은 대개 독특하고 재미있는 춤들에 더해 동시대 정서를 반영하고 있는 가사나 리듬에 맞춰 진행했을 경우 나온다”며 지코의 ‘아무 노래’, ‘홍박사’ 챌린지를 예로 들었다. 김 평론가는 “‘아무 노래’는 곡이 갖고 있는 자유로움, 여유로움, 닫혀있는 틀이나 취향에 대한 강요와 압박을 벗어나고 싶다는 내용의 가사가 유니크한 동작과 어우러지며 성공했다”면서 “기본적으로 챌린지는 시대가 요구하는 메시지이든, 재미있는 가사나 동작이든 따라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이어 “반면 인플루언서들이 ‘우리가 이런 챌린지를 하고 있으니 너도 해봐’라는 식의 일방향적 챌린지로는 원하는 효과를 얻기 어렵다”며 “인플루언서들의 챌린지 역시 분명 효과는 있겠으나 이는 대중으로부터 선택을 받아 나타나는 현상은 아니다. 때문에 문화 현상이라 보긴 어렵다”고 덧붙였다.박세연 기자 psyon@edaily.co.kr 2024.01.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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