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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주니치신문 공동 기획] '한일 야구의 가교' 선동열 인터뷰 <3> 태극기를 떼라, 선동열이 되어라

2025년은 한일 수교 60주년을 맞이하는 해입니다. 역사의 질곡을 딛고 두 나라는 협력하고, 또 경쟁했습니다. 정치·외교적 교류가 여의치 않을 때도 문화·스포츠 분야에서는 서로의 손을 놓지 않았습니다.일본의 유력 일간지 주니치신문(中日新聞)은 한일 수교 60주년을 돌아보는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스포츠 분야에서는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이 스토리텔러입니다.일간스포츠는 주니치신문과 함께 ‘국보 투수’이자 한국 프로 출신으로는 처음 일본프로리그(NPB)에 진출한 선동열 감독을 만났습니다. 꼭 30년 전 일본으로 향했던 선동열의 실패와 성공, 그리고 그가 느낀 우정을 통해 한일 관계를 어떻게 발전시킬지 고민하자는 취지로 대화를 이어갔습니다. 9월 말 이뤄진 이 인터뷰는 나카무라 아키히로 주니치신문 기자와 함께 진행했습니다. <3> 태극기를 떼라, 선동열이 되어라1996년 4월 16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전 타자 바깥쪽을 노린 시속 146㎞의 패스트볼이 몸쪽으로 날아왔다.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간판타자 오치아이 히로미쓰가 몸을 열 듯이 받아친 공은 좌중간 담장을 훌쩍 넘었다. 선동열은 6년 전 한일 슈퍼게임에서 압도했던 그 타자에게 총알 같은 홈런을 맞았다.앞서 5일 정규시즌 개막전에서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던 선동열은 이후 세이브 2개를 올렸다. 그러나 투구 내용은 기대와 달랐다. 구위와 제구 모두 그답지 않았다. 결국 선동열은 오치아이로부터 홈런을 얻어맞고 나흘 후 2군으로 내려갔다. 부진도 부진이지만, 오른쪽 팔꿈치 통증도 있었다. 이유야 어쨌든 ‘국보의 추락’이었다. 선동열 감독은 지금도 “일본에서 실패를 맛봤다”고 자주 말한다. 그게 바로 이 시기다.선동열은 “일본에서 내 공이 충분히 통한다고 생각했다. 좋은 성적을 내야 한다는 생각에 힘이 들어간 것 같다. 그러면서 (투구) 밸런스가 깨졌다. 실패가 반복되자 자신감도 잃었다”고 했다.일본에서의 첫 시즌. 모든 게 낯설었다. 2월 1일부터 페이스를 올리는 스프링캠프, 강도 높은 체력 훈련을 따라가기가 버거웠다. 불과 3주 전에 주니치 입단이 결정된 상황에서 훈련 준비가 부족했다. 게다가 캠프 막판에는 모친이 타계하는 아픔을 겪었다.한국으로 돌아가 장례를 치른 선동열은 일주일 만에 주니치 드래건스 캠프로 복귀했다. 자신은 지쳐 있는데, 동료들은 멀찌감치 앞서 있었다. 그 초조함과 불안감이 시즌 초 부진으로 이어졌다. 선동열은 5월 하순 1군에 돌아왔다. 그러나 달라진 건 별로 없었다. 그는 “내가 제대로 던지지 못하자 호시노 감독님은 선발로도 내보내 보고, 패전 처리도 시켰다. 부담이 적은 상황에서 공을 던지며 어떻게든 밸런스를 찾아보라는 배려였다”고 떠올렸다.한 번 무너진 폼은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9월 8일, 다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사실상 시즌을 마친 것이다. 그가 일본 첫 시즌 남긴 성적은 38경기에서 5승1패 3세이브 평균자책 5.50. 목표했던 30세이브와는 거리가 한참 멀었다.한국에서 선동열은 모든 타자를 이겼다. 1992년 부상 탓에 한 번 흔들렸을 뿐이다. 그가 부진으로 2군에 내려간 건 한국 팬들에게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당시 주니치 2군 코치였던 스즈키 다카마사는 무너져 내린 국보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때 선동열은 기운이 없었다. 미소도 없었다. 일본으로 치면 나가시마 시게오 같은 슈퍼스타가 2군에 온 것이다. 그에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당시는 일본인 투수 노모 히데오가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LA) 다저스에서 맹활약하던 시기였다. 일본 프로야구의 대표 선수가 빅리그에서 뛰자 마치 ‘국가대표’ 같은 대우를 받았다. 선동열도 마찬가지였다. 주니치 경기가 매일 한국에 생중계됐고, 많은 특파원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취재했다. 그해 6월 23일 한일 정상회담을 앞둔 김영삼 당시 대통령이 슬럼프에 빠진 선동열에게 격려 메시지를 보냈을 만큼 전 국민의 기대를 받고 있었다. 선동열이 느끼는 부담은 더 커졌다. 그는 “내가 실패하면 한국 야구가 일본에서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할 거다. 이종범·정민태·정민철·구대성 등 일본에 올 만한 선수가 많지 않았나”라고 토로했다.몸이 따라주지 않는데, 마음은 무거웠다. 선동열의 괴로움과 외로움을 호시노 감독은 유심히 지켜보고 있었다. 깊은 구렁텅이에 빠진 선수에게 감독이 말했다.“네 등에 있는 태극기를 떼라. 그걸 내려놓고, 선동열 개인이 되어 던져라.” <계속>김식 기자 2025.10.15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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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원투펀치' 가을 에이스 확인, 위기의 WBC '구·원'하나 [IS 피플]

누구는 '원 히트 원더'의 오명을 지워냈고, 누구는 '빅 게임 피처'로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구창모(28·NC 다이노스)와 원태인(25·삼성 라이온즈)이 위기에 빠진 대한민국 야구 대표팀을 '구·원' 할 준비를 마쳤다. 지난 7일 끝난 2025 KBO 포스트시즌(PS) 삼성과 NC의 와일드카드 결정전(WC·2선승제) 2경기의 주인공은 단연 선발 투수들이었다. 1차전(4-1 NC 승)에선 NC 선발 구창모가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고, 2차전(3-0 삼성 승)에선 삼성 선발 원태인이 6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삼성의 준플레이오프(준PO) 진출을 이끌었다. 시리즈는 1승을 먼저 안고 시작한 삼성의 승리(2승 1패)로 끝났다. 그러나 두 투수의 투구 내용은 우열을 가리기 어려울 정도로 뛰어났다.구창모는 2020년 NC의 창단 첫 통합우승을 이끈 '왼손 에이스'다. 그해 전반기에만 13경기에 나와 9승 무패 평균자책점 1.55를 기록했다. 그해 한국시리즈(KS)에선 2경기에 선발 등판해 13이닝 3실점(2자책)으로 호투하며 NC의 우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구창모는 이후 팔꿈치 피로골절 등 부상에 신음하며 1군 무대에서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2023년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에 입단한 그는 2025년 6월 제대 후에도 복귀 기대감을 높였으나, 다시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9월에야 복귀했다. '에이스'가 아닌 한 해 반짝한 '원 히트 원더'라는 평가를 받았다. 구창모는 올해 WC 1차전 호투를 통해 화려하게 부활했다. 1군 복귀 후 9월 4경기에선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했던 그는 가을 야구에서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3자책 이하)를 거두며 건재함을 자랑했다. 원태인은 WC 2차전에서 실력을 입증했다. 이날 타선이 1안타 빈공에 시달렸고, 비로 인해 경기가 45분이나 늦게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씩씩하게 자신의 공을 던지며 이겨냈다. "4회를 마치고 정말 힘들었다. 팔이 헛도는 느낌을 받았다"는 그는 원태인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승리를 일궜다. 원태인은 일찌감치 '푸른 피의 에이스'로 이름을 알린 삼성의 에이스다. 홈런이 많이 나오는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구장으로 쓰면서도 지난해 다승왕(15승)에 올랐다. 그는 지난해 KS 1차전 5이닝 무실점에 이어 올해 WC 2차전에서 무실점으로 호투, 큰 경기에도 강한 모습을 증명했다. 이어 13일 열린 SSG 랜더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도 원태인은 6⅔이닝 1실점하며 에이스 면모를 과시했다. 두 선수의 활약은 대표팀에도 고무적이다. 내년 3월 WBC를 앞둔 대표팀은 전력 구상에 한창이다. 3개 대회 연속 예선 탈락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최정예 전력을 꾸릴 계획이다. 이 시기에 토종 에이스 2명, 그것도 왼손과 오른손 원투펀치가 두각을 드러냈다. 대표팀은 오는 11월 한국과 일본에서 열리는 체코 및 일본과의 평가전 명단을 발표했다. 엔트리에 원태인이 이름을 올렸고, 구창모는 없었다. 하지만 이번 평가전 명단에 확실한 왼손 선발 카드가 손주영(LG 트윈스) 하나밖에 없다는 점에서 구창모의 WBC 승선 가능성이 사라진 건 아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5.10.14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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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가 보여준 기적과 감동의 마무리, 눈물 보인 이호준 감독

NC 다이노스가 감동을 선사하며 2025시즌을 마무리했다. NC는 지난 7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에서 0-3으로 졌다. 1차전 승리후 2차전에서 패한 NC는 가장 먼저 가을 야구를 마무리했다.2025년 가을, NC의 질주는 눈부셨다. 9월 20일 기준으로 7위(62승 67패 6무)였던 NC의 포스트시즌(PS) 진출 확률은 3.5%에 불과했다. 그러나 9월 21일부터 정규시즌 최종전까지 파죽의 9연승을 달려 5위를 기록, PS 막차에 탑승했다. 이호준 감독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NC는 올해 키움 히어로즈와 함께 '2약'으로 분류됐다. 3월 말에는 홈구장 인명 사고로 팀 분위기가 어두웠다. 두 달 넘게 '떠돌이 생활'을 하느라 선수단의 체력 및 부상 관리에도 어려움이 따랐다. 이 감독은 "훈련 장소가 마땅치 않아 호텔 숙소에서 1대1로 훈련한다"며 안타까워한 바 있다.NC는 올 시즌 선발 투수가 총 659와 3분의 1이닝을 투구, 리그 평균(737과 3분의 2이닝)보다 80이닝 가까이 적게 던졌다. 정규시즌 막판에는 리그 역대 통산 타율 4위 박민우(허리)와 마무리 류진욱(팔꿈치)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박건우는 WC 결정전에 햄스트링 통증을 안고 출장을 강행했다. 박민우와 박건우는 성치 않은 다리로 열심히 뛰었다. 주전 포수 김형준은 유구골 부상으로 WC 2차전에 결장했다. 김영규는 어깨 통증, 김진호는 허리 부상 여파 속에 침을 맞고 불펜에서 대기했다. 9월 초 복귀한 구창모는 완전하지 않은 몸 상태로 선발과 중간을 오갔다. 이호준 감독은 7일 WC 2차전을 앞두고 "선수들에게 열심히 하라는 말을 못 하겠다. (여기까지) 너무 힘들게 왔다. 선수들을 보면 찡하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100% 전력을 가동하지 못했지만, WC 1차전을 4-1로 이겼다. 2차전도 끝까지 팽팽하게 맞섰다. 이호준 감독은 올 시즌을 마무리하며 "여기까지 오는 동안 팀이 뭉치는 모습을 봤다. 시즌 시작할 때 NC만의 색깔을 진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 부분에서 만족한다"라며 "팬들께 마지막까지 즐거움을 드리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약속을 지켜서 다행"이라고 말했다.이형석 기자 2025.10.10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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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팬 열정, 표현할 수 없는 의미"...감사 인사 남긴 감보아, 동행 가능성은 불투명

'좌완 파이어볼러' 알렉 감보아가 KBO리그에서 보낸 2025시즌을 돌아보며 롯데 자이언츠 팬들을 향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감보아는 지난 6일 개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메시지를 남겼다. 그는 "뛸 수 있는 기회를 주신 롯데 자이언츠에 감사하다. 최고의 경험 중 하나였다.같은 언어를 사용하지 않고도 팀 동료들, 구단 스태프들, 그리고 팬들이 평생 기억에 남을 우정을 쌓아서 놀라웠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부산팬 열정과 에너지, 선수를 향한 믿음은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큰 의미가 됐다. 사직구장(홈구장)뿐 아니라 길거리를 걸을 때도 수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 온 나를 편안하게 해줬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롯데팬을 향해 재차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감보아는 2025 정규시즌 롯데가 포스트시즌(PS) 진출 기대를 높일 시점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5월 말, 기존 투수 찰리 반즈의 대체 선수로 영입된 그는 첫 등판부터 156㎞/h 강속구를 뿌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6월 등판한 5경기에서 모두 승수를 올리고, 1점대 평균자책점(1.72)를 기록하며 팀 1선발로 올라섰다.감보아가 선발진 기둥 역할을 잘 해낸 롯데는 3위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이했다. 하지만 8월 7일 KIA 타이거즈전부터 치른 14경기에서 2무 12패를 당하며 흔들렸고, 9월 들어서도 반등하지 못하며 PS 진출에 실패했다. 감보아도 9월 등판한 4경기에서는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9.68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팔꿈치 통증 탓에 등판이 밀리거나 무산되기도 했다. 감보아는 미국 무대 마이너리그에서 한 번도 단일시즌 100이닝 이상 소화한 경험이 없었다. 종전 최다는 더블A 소속이었던 2022시즌 88과 3분의 1이닝, 최다 선발 등판은 트리플A 소속이었던 2024시즌 12번이었다. KBO리그에서 개인 최다 선발 등판(19)과 이닝(108)을 경신했다. 스퍼트를 올리지 못한 점을 의식했을까. 감보아는 "건강하게 시즌을 마쳤으면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라운드를 밟을 때마다 모든 것을 바쳤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감보아는 "한국에서의 시간을 항상 내 마음속에 간직할 것"이라고 했다. 문맥상 롯데와의 재계약이 불발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왼손 투수가 던지는 150㎞/h 중반 강속구. 그게 감보아의 경쟁력이었다. 풀타임 경험이 부족해 내구성 문제가 함께 드러났지만, KBO리그에서 경험을 바탕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역대 롯데 외국인 투수 중 가장 강렬한 모습을 보여줬던 감보아. 선수와 구단이 어떤 선택을 보여줄지 시선이 모인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2025.10.08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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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가을 기억나니?' 1783일 만의 가을 QS, '깜짝 선발' 구창모가 돌아왔다 [WC1 스타]

2020년 11월 18일. 구창모는 한국시리즈(KS) 5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승리로 NC는 2승 2패로 팽팽하던 시리즈에서 우위를 가져왔고, 6차전에서 끝내며 창단 첫 통합 우승을 경험했다. NC와 구창모의 가장 뜨거웠던 가을이었다.그로부터 5년 뒤. 그 사이 부상 및 재활 훈련 등 우여곡절을 겪었던 구창모가 5년 만에 화려하게 부활했다. 5년 만의 가을 무대에서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2020년 이후 1783일 만에 QS를 거두며 돌아왔다. 구창모는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WC(2선승제) 1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75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NC는 구창모의 호투에 힘입어 4-1로 승리, 시리즈 전적을 1승 1패로 맞추며 준플레이오프(준PO)행 업셋의 희망을 이어갔다. 이날 NC는 외국인 투수 로건 대신 구창모를 선발 투입했다. 경기 전 만난 이호준 NC 감독은 "여러 가지를 고려했다. 구창모를 불펜으로 쓰기엔 몸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고, 로건은 중간 투수 투입이 가능하다"라며 선발 배경을 설명했다. 구창모 활용 방안에 대해선 "이닝 제한보단 투구 수를 85구로 제한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사실 이날 구창모의 투입은 당연하면서도 도박에 가까웠다. 지난 6월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에서 제대한 구창모는 팔꿈치 통증으로 8월까지 1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9월에야 처음 전열에 복귀해 4경기 평균자책점 2.51(14⅓이닝 4자책점), 18탈삼진의 좋은 구위를 선보였지만 이닝 수가 부족했다.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했고, 80구 이상 던진 경기도 없었다. 불안요소가 있었다. 하지만 이날 NC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구창모가 안정적인 투구로 삼성 타선을 꽁꽁 묶은 것. 이날 구창모는 최고 146km/h의 직구(28개)와 슬라이더(36개) 포크볼(10개) 커브(1개)의 변화구를 섞어 삼성 타자들을 돌려 세웠다.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 보더라인에 살짝 걸치는 스트라이크로 삼성 타선을 번번이 돌려 세웠다. 이날 구창모는 1회와 2회 안타로 주자를 내보냈지만 연속 안타는 한 번도 내주지 않았다. 4회엔 구자욱-르윈 디아즈-김영웅으로 이어지는 3~5번 중심타선을 맞아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선두타자 구자욱의 투수 앞 땅볼 상황 땐 빠르게 달려가 공을 잡은 뒤 빠른 몸 회전과 강한 송구로 타자 주자를 아웃시키는 호수비를 펼치기도 했다. 5회 홈런은 옥에 티였다. 이성규를 상대로 던진 직구가 다소 가운데로 몰리면서 홈런으로 연결된 것. 하지만 구창모는 흔들리지 않았다. 6회 1사 후 김성윤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구자욱, 디아즈 두 중심타자를 범타 처리하면서 QS를 완성했다. 구창모는 7회 시작과 함께 김영규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교체됐다. NC의 소중한 승리를 견인한 구창모의 부활투였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5.10.06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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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야구에서 첫 QS라니' 구창모가 돌아왔다, 벼랑 끝 WC 1차전서 삼성 타선 '꽁꽁' [WC1]

NC 다이노스의 구창모 선발 카드는 완벽했다. 구창모가 완벽투로 와일드카드 결정전(WC) 1차전 초반 기선을 제압했다. 구창모는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WC(2선승제) 1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75개의 공을 던져 5피안타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이날 NC는 외국인 투수 로건 대신 구창모를 선발 투입했다. 경기 전 만난 이호준 NC 감독은 "여러 가지를 고려했다. 구창모를 불펜으로 쓰기엔 몸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았고, 로건은 중간 투수 투입이 가능하다"라며 선발 배경을 설명했다.사실 이날 구창모의 투입은 당연하면서도 도박에 가까웠다. 지난 6월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에서 제대한 구창모는 팔꿈치 통증으로 8월까지 1군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9월에야 처음 전열에 복귀해 4경기 평균자책점 2.51(14⅓이닝 4자책점), 18탈삼진의 좋은 구위를 선보였지만 이닝 수가 부족했다. 모두 5이닝을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NC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구창모가 안정적인 투구로 삼성 타선을 꽁꽁 묶은 것. 이날 구창모는 ABS(자동투구판정시스템) 보더라인에 살짝 걸치는 스트라이크로 삼성 타선을 번번이 돌려 세웠다. 이날 타선의 1득점 지원을 받고 마운드에 오른 구창모는 1회 말 선두타자 이재현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으나, 김성윤을 삼구 삼진으로 잡아낸 뒤 구자욱을 병살로 잡아내면서 이닝을 마쳤다. 2회 추가 득점을 등에 업은 구창모는 강타자 르윈 디아즈를 땅볼 처리한 뒤, 김영웅을 2루타로 내보냈지만 이후 두 타자를 범타 처리했다. 6번 타자 강민호에게 땅볼을 유도하는 과정에서 2루 주자의 3루 진루를 허용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3회엔 선두타자 이성규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3루수 김휘집의 호수비가 나왔다. 이후 이재현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김성윤에게 맞은 타구가 2루수 글러브로 빨려 들어가면서 이닝이 종료됐다. 4회엔 3~5번 중심타선을 맞아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구자욱의 투수 앞 땅볼을 달려가 잡아낸 구창모는 빠른 몸 회전과 강한 송구로 잡아냈고, 디아즈와 김영웅은 삼진과 외야 뜬공으로 돌려 세웠다.2점 추가득점을 얻은 5회엔 일격을 맞았다. 5회 2사까지 잘 잡은 구창모는 이성규에게 던진 직구가 통타를 당하면서 좌월 솔로포로 연결됐다. 첫 실점이었다. 하지만 이후 추가 실점 위기를 이겨내며 무실점으로 이닝을 마쳤다. 6회엔 1사 후 김성윤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구자욱, 디아즈 두 중심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했다. 구창모는 여기까지였다. 7회 불펜 김영규에게 마운드를 넘기며 교체됐다. 4-1로 리드하던 7회 교체된 구창모는 가을야구에서 첫 QS와 함께 승리 요건을 챙기면서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5.10.06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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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NC, '기적'의 구창모 [WC1]

'9연승' 기적의 NC 다이노스가 극적으로 오른 포스트시즌에서도 또 한 번의 '기적'을 쓸 수 있을까. '기적'의 구창모의 손에 달렸다. NC는 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2025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WC) 결정전 1차전을 치른다. 기적적으로 가을야구행 티켓을 끊었다. 9월 20일까지만 해도 5위권과 3경기 차 7위에 머물러 있던 NC는 이후 9경기에서 모두 승리, 최종전인 지난 4일 SSG 랜더스전 승리를 끝으로 포스트시즌(PS) 행을 확정했다. 그야말로 기적의 9연승이었다. 9연승만큼 놀라운 또 하나의 '기적'이 있었다. 바로 구창모의 극적 귀환이다. 구창모는 지난 6월 국군체육부대(상무) 야구단에서 제대했지만, 팔꿈치 통증으로 바로 전열에 복귀하지 못했다. 이호준 NC 감독 역시 기대를 놓은 모습으로 내년 복귀를 바라보는 듯했다. 하지만 구창모는 9월 극적으로 1군에 복귀, 연이은 쾌투로 부활의 가능성을 보였다. 4경기에서 모두 5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평균자책점 2.51(14⅓이닝 4자책점)로 탄탄한 투구를 펼쳤다. 탈삼진이 18개에 달할 정도로 막강한 구위도 선보였다.특히 지난 30일 창원 KT 위즈전에선 구원 등판해 4이닝 동안 1피안타 2볼넷, 9탈삼진으로 무실점하면서 건재함을 자랑했다. 이날 경기는 사실상의 '5위 결정전'이라 불리며 승리가 중요했는데, 구창모가 완벽투로 '기적의 9연승', '기적의 가을야구행' 다리를 놓았다. 이제 NC는 '건강한' 구창모를 앞세워 준PO행까지 노린다. NC는 이날 1차전을 반드시 잡고 2차전까지 승리해야 준PO에 진출할 수 있다. 규정상 정규시즌 4위(삼성)가 1승을 안고 시리즈를 시작하기에, 5위 팀 NC는 적지에서 2연승을 달려야 준PO에 승선한다. 11연승이 필요한 상황에서, 초반 기세를 잡아줄 구창모의 어깨가 무겁다. 구창모는 지난 9월 18일 삼성과 한 차례 만나 3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탄탄한 투구를 펼친 바 있다. 올 시즌 홈런왕(50개) 디아즈에게 유일한 안타를 내줬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만 34개의 아치를 그려낸 디아즈를 얼마나 잘 막아내느냐에 따라 구창모와 NC의 초반 분위기가 달렸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450으로 맹활약한 리드오프 이재현의 출루를 막는 것도 관건이다. 시즌 막판 기적에 기적을 달리며 가을야구까지 승선한 NC는 또 한 번의 기적을 노린다. 구창모의 어깨가 무겁다. 대구=윤승재 기자 2025.10.06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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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타자 유격수도, 득점권 타율 1위도, 마무리도 없는데...집념의 NC

주축 선수가 부상으로 대거 바쪘지만, NC 다이노스는 5강 경쟁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NC는 지난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선두 LG 트윈스와 홈 경기에서 10-5 역전승을 거뒀다. NC는 이날 승리로 롯데 자이언츠를 끌어내리고 6위로 한 단계 도약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KT 위즈와 승차는 2.5경기다. 정규시즌 종료까지 6경기만 남겨둬 따라잡기 쉽지 않은 격차이지만, NC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싸운다. NC는 주축 선수들이 대거 부상으로 신음하고 있다. 올 시즌 유격수 골든글러브 수상을 예약한 김주원이 발목 통증으로 4경기 연속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득점권 타율 1위(0.432) 박민우는 허리 부상, 마무리 투수 류진욱은 팔꿈치 통증으로 각각 1군에서 이탈했다. 최원준과 권희동은 가벼운 통증으로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다가 최근 복귀했다. 이호준 NC 감독은 "힘써야 할 때 힘 한번 못 써보네"라며 안타까워했다. 결국 NC는 지난 19일 롯데 자이언츠전을 2-18로 크게 졌고, 20일 KIA 타이거즈전은 4-3으로 앞선 9회 말 뒷문이 무너져 4-5 역전패를 당하기도 했다. NC는 5강 경쟁을 위해 집념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 21일 KIA전은 1-3으로 뒤진 7회 볼넷 3개로 2사 만루 찬스를 만든 뒤 오영수의 결승 싹쓸이 2루타로 역전했다. 8회에도 4사구 3개로 얻은 무사 만루 찬스에서 밀어내기 등을 포함해 2점을 더 달아났다. 지난 23일 롯데전은 1-2로 뒤진 7회 최원준의 동점타에 이은 8회 초 2사 후 김휘집의 2타점 적시타에 힘입어 4-2로 이겼다. NC는 24일 LG전에서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줬다. 3-5로 뒤진 6회 말 KBO리그 역대 최초로 6연속 밀어내기를 기록하며 단숨에 10-5로 역전승을 기록했다. 2사 2, 3루에서 박건우의 볼넷(6구)을 시작으로 맷 데이비슨(6구 볼넷)-이우성(9구 볼넷)-김휘집(5구 볼넷)-서호철(5구 몸에 맞는 공)-김형준(4구 볼넷)-도태훈(1구 몸에 맞는 공) 등 7연속 4사구를 얻어낸 것이다. 마운드에 올라오는 LG 투수마다 제구력 난조를 보인 탓도 있었지만, NC 선수들이 덤벼들지 않고 침착하게 기다린 것도 컸다. 공이 몸쪽으로 날아오면 피하지 않고 맞고 걸어 나갔다. 3연승을 거둔 이호준 감독도 "선수들이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며 흐뭇해했다. NC는 LG·SSG 랜더스·KT·두산 베어스와 1경기씩, KIA와 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이형석 기자 2025.09.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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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세 4관왕, 송성문 2관왕 도전...예측불가 타이틀 경쟁

2025 KBO리그 개인 타이틀 경쟁은 1위 싸움, 5강 경쟁만큼 치열하다.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르윈 디아즈는 24일 기준으로 홈런(48개·2위 KIA 타이거즈 위즈점 33개) 타점(144개·LG 트윈스 문보경 108개) 장타율(0.629·LG 오스틴 0.584) 1위를 거의 확정했다. LG 박해민(48도루)도 사실상 개인 통산 역대 최다 타이인 5번째 도루왕이 유력하다. 부문 2위 김주원(NC 다이노스·40도루)이 발목 통증으로 제대로 뛸 수가 없다. 또 KT 위즈 안현민은 출루율 0.442를 기록, 2위 김성윤(삼성·0.411)에 크게 앞서 있다. 나머지 타이틀은 끝까지 주인을 예측하기 어렵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는 4관왕에 도전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탈삼진이다. 폰세가 탈삼진 242개로 1위를 달리지만, SSG 랜더스 드류 앤더슨(240탈삼진)이 2개 차로 바짝 추격하고 있다. 폰세(17승)는 팀 동료 라이언 와이스(16승)와 다승왕 집안싸움도 벌이는 중이다. 남은 일정을 고려하면 승률왕(0.944·2위 와이스 0.800)과 평균자책점(1.85·2위 KIA 네일 2.25) 타이틀은 거의 유력하다. 네일은 오른 팔꿈치 염증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홀드왕은 성남중 1년 선후배 사이인 40대 베테랑의 치열한 싸움이 펼쳐지고 있다. 김진성이 시즌 32홀드를 기록, 지난해 최고령 홀드왕에 오른 노경은(31홀드)에 한 발짝 앞서 있다. KT 위즈 박영현은 35세이브를 기록, 한화 김서현(32세이브) 롯데 김원중(31세이브)을 따돌린 상태다. 미국 메이저리그(MLB) 진출 도전을 선언한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은 개인 첫 타이틀에 도전한다. 송성문은 시즌 102득점을 기록해, 삼성 구자욱(101득점)에 근소하게 앞서있다. 또한 최다안타 부문에선 지난해 KBO 역대 한 시즌 최다안타 신기록을 썼던 빅터 레이예스와 나란히 공동 1위(180개)에 올라 있다. 다만 고척돔을 홈구장으로 쓰는 키움의 남은 경기 수가 적어, 송성문의 타이틀 경쟁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두산 양의지는 역대 KBO리그 포수로는 최초로 2차례 타격왕에 도전한다. 포수 타격왕은 1984년 이만수(0.340·삼성) 2019년 양의지(0.354·당시 NC) 두 차례 뿐이었다. 양의지는 24일 현재 타율 0.340을 기록, 2위 KT 안현민(0.340)에 앞서있다. 왼 무릎 타박상으로 이탈한 양의지는 25일 1군에 복귀, 타격왕 굳히기에 나선다. 이형석 기자 2025.09.24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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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도 없고, 3번 타자도 빠졌네" 갈 길 바쁜 사령탑의 한숨

갈 길 바쁜 NC 다이노스가 차·포를 떼고 5강 싸움을 이어간다. 이호준 NC 감독은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마무리와 3번 타자가 다 빠졌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NC는 지난 11일 마무리 투수 류진욱이 팔꿈치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데 이어 12일에는 주장 박민우가 허리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이호준 감독은 "박민우가 타격 시 허리 회전이 안 된다. 본인도 오죽하면 '안 될 거 같습니다'라고 했겠나"라며 "아쉽지만 엔트리에서 뺄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박민우는 올 시즌 116경기에서 타율 0.302 3홈런 67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득점권 타율은 0.432로 리그에서 가장 높다. 지난 10일 창원 SSG 랜더스와의 홈 경기에서는 8회 대타로 나와 5-4 역전승을 이끄는 결정적인 한방을 터뜨렸다. 류진욱은 마무리 전환 첫 시즌에 4승 3패 29세이브 평균자책점 3.27로 NC의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세이브 성공률이 96.7%로 10개 구단 주전 마무리 중 가장 높다. NC는 12일 현재 포스트시즌 진출 마지노선인 5위 삼성 라이온즈에 2.5경기 차 뒤진 7위에 자리하고 있다. 10개 팀 중 잔여경기가 가장 많다. 목표인 5강 진출을 위해선 매 경기가 중요한데 주축 선수 두 명이 한꺼번에 빠져 타격이 크다.다행히도 NC는 하늘의 도움으로 잠시나마 쉬어가게 됐다. 이호준 감독은 지난 1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선수단이 지친 모습을 엿봤다. 이 감독은 "한두 명이 아니라 1번부터 9번까지 다 몸이 무겁더라. 이거 큰일났다 싶었다. 올 시즌 중에 가장 힘들어 보였다"라며 "김주원도 5회 도루 실패 때 스타트가 빠른 편이었는데 아웃됐다"라고 안타까워했다. NC는 내심 12일 잠실 LG전 우천 순연을 바랐다. 이 감독은 "오늘 선발 투수로 예고된 라일리가 던져야 우리 계획대로 잔여경기 선발 로테이션이 돌아간다. 오늘 취소되면 (로테이션이) 꼬인다"라면서도 "지금 로테이션이 중요하지 않다. 최근 휴식이 너무 없으니까 정말 힘들어 보인다"라고 말했다. 결국 이 경기는 우천 순연 결정이 내려졌다. NC에는 반가운 비였다. NC는 13~14일 홈 창원NC파크에서 두산 베어스와 주말 2연전을 위해 짐을 싸 일찍 떠났다. 잠실=이형석 기자 2025.09.13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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